아마 나는 폭설에 불안했던가 보다.

내내 차 안에서 그 엄습하는 불안을 내심 이기려 길목에 세워둔 숱한 안전표지판으로 작은 위안을 삼으려 했나보다.

<이 장소는 제가 지키고 있어요> <제가 이르는대로만가시면 안전해요><걱정 마세요. 안전을 지켜드릴께요>

길은 바다를 끼고 인접해 있었다. 궂은 날씨 탓인지....바다는 적당히 화가 난 표정으로 심술을 부렸고 가끔 인도까지 포말이 튕겨왔다.

좀 심하면 폭풍이라는 말까지 듣기도 하려나?

구석구석 세밀히 꼼꼼하게 배려해둔 그들의 안전표지판에 저으기 안심은 되었지만...심한 길은 마치 내가 자동차를 탄 게 아니라...폭풍우 바다 위 선상에

있는 느낌에 어찔 멀미가 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사람들은 낯 선 사람을 만나보면 자꾸만 누구와 비슷하다거나 닮은꼴 얼굴을  애써 연상하듯이...

여행자의 습관도 비슷한 여행지를 떠 올리는 버릇이 있다.  울릉도 해안도로를 닮아있었다.

그래도 나은 것은 울릉도 해안도로는 산에서 내려올...혹시 모를 토사를 염려하여 공간이 없는관계로 외길 터널을 만들어......신호를 받은 쪽이 다 건너가야

다음 반대편 신호가 떨어지곤 했던 ...바닷가로 난 그 좁은 길이 자꾸만 떠 올랐다. 흡사했다.

단지 난 이 나이 넘도록 파도치는 바닷가에 눈이 쌓여 하얗게 설원이 된 건 처음 만나보았다. 신기하다기보다...두려웠다.

폭설이 내리는 산악지대를 지나온 두려움 말고...또 다른 두려움이다. 그만큼 시퍼렇게 화가 나있는 바다는 또 다른 두려움이었다.

 

눈이 내려 쌓인 모래사장

 파도의 포말이 이슬비처럼 차창을 때리고 있었다.....자동차를 탄건지,,,배를 탄건지...

 곧이라도 큰 해일이 밀어닥칠 것 같은...바다!

 정말 배를 타고 바다를 보는 기분이다.

 왜 이렇게 간이 졸여 오는지...

 섬하며,,,한 겨울의 울릉도를 일주하는 기분이다.

 울릉도의 겨울도 이런 분위기일꺼다.

 단지 터널이 왕복 2차선으로 너르다는 것 외엔....다를바 없다.

 

오른편 절벽을 한 번 쳐다 보세요. 얼마나 정교하고도 튼튼하게 절벽을 다독여뒀는지를...

 

 

이상은 눈쌓인 해변 모습들

 

다음은 찍힌 사진 중에서 교통안전표지판과   설해방지림 등~~

 

 북해도의 설해방지림, 키 튼 삼나무를 심어 눈바람을 막아내고 있었다. 도로가나 마을 집주변에 많이 심어져 있었다.

 북풍한설을 막아주는 방설림

                                                            ↑ 적설량이 많아질 때...도로의 경계선을 나타내는 화살표

 

                                                   ↑ 역시 화살표

                                                                                         구릉으로 떨어지지 않게 표시한 화살표 

  스노우타이어 교체장소를 가르키는 안내표지판

 눈속에서도 조릿대나무는 청청했다.

 300m만 가면 스노우타이어 교체장

 폭설에 나무 보호대도.

 터널입구

 

 

 

 

 

 

 

노브리베츠 지옥계곡을   지나 소와신잔을 향하는 길이다.

철길과 바다가 공존하는 풍경이다.  태풍이 오면 기찻길까지 파도의 포말이 튈 것 같은 바다를 바싹 옆에다 끼고 달리는 기찻길이다.

나는 바다만 보면 왜 이리도 좋은지....

 

 눈이 내린 도로에 역광으로 찍으니 캄캄하다.

지나치면서 차창으로 보이는 너른 들판과 가로질러 난 곧게 뻗은 길 등...인상적이라 셔터를 맘추지 않았다.

그냥..<아! 멋져~ 좋구나> 하고나면 내 해마의 기억한계는 그 걸로 끝이되기 때문이다.

 

 

 

 

 이동하며 차창에 스치는 풍경들을 찍은 것인데, 차창에 비친 반사 그림자로 윗부분은 잘라냄

 

노브리베츠 지옥계곡에서 소와신잔을 향하는 내내 오른편은 산이고 

왼편은 바다다. 

 막상 눈앞에 산이 보여도...가고 또 간다.

인가는 거의 바닷가로 형성돼있었다. 생업이 거의 어부였으리라~~ 

산업화되어서 요즘은 다시마 2차 가공이 놀랍도록 발전했다한다.

 

우리나라....고가 고속도로 모습과 거의 진배없는...

사람 사는건 어디나 비슷한 모양이다. 

 다리 아래 내川도 흐르고

 비슷해보인다.

 바닷가를 위시한 주거군락지

 제설제를 살포했나보다.

집들이 조금 추워보였다.

요즘엔 그나마 난방이 좋고 건물 보온이 잘되지만....

 

옛날을 상상하자면 고다츠(방난로) 하나로 지내기엔 현재 건물마저 왠지 썰렁해보인다. 

그만큼 북해도는 너무 춥다.

 고속도로는 제설이 되었어도 지방도로는 ..그대로다.

처음과 비슷한 철길 풍경을 만난다.

이래서 일본여행은 기차여행도 멋지다는 말을 하는가 보다. 

 파도가 방금이라도 덮칠 것 같은 철로변....

 마침 건널목 차단기가 내려오고.....땡땡땡!!!

익숙한 풍경이 연출된다.

 

 

 기차에 탄 손님들이 환히 보이고...

그렇게 기차는 지나갔다. 

지나치는 터널도 찍어보며.....계속,

 

 

 마을과 외딴 주택에는 방풍설림이 반드시 심어져 있었다. 눈보라가 어찌나 극심하던지....

 

겨울에도 벌목을 해서 나르는 차들이 보였다.

 

 

<오겡끼데스까~~>

의 오타루 고장을 찾아가는 길이었다.

설국(가와바다 야스나리)의 고장도 더 남쪽이라는데....하물며 더 북쪽이니 어련하랴~

가도 가도 설원인 곳!! 차라리 강원도라면 산길이라겠는데...북해도 지방은 가도 가도 오지의 들판이 많다.

오죽하면 처녀림이 존재한다는 북해도!!

이제는 삿뽀로 동계 올림픽 이후 세상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관강객의 행로가 트이어 눈을 뜨는 북해도!!

처음에는 너른 설원을 보며 그 곳에 나가 나도 오겡끼데스까를 외치며 구르고 싶었다.

도야(칼데라호)에서 나와 오타루로 찾아가는 길은  큰 산을 가로질러 가는 듯 했다.

산위에서 설원을 구경하다가.....앞을 가리듯 쏟아지는 폭설과 눈보라에 바짝 긴장감이 돌았다.

아마도 북해도에선 이 정도의 눈쯤이야 아무것도 아닐지 모른다.

사진을 찍기위해 앞자리에 앉았던 나는 운전기사분의 안전운행을 하기위해 애쓰는 긴장된 몸짓 하나 하나도 섬세하게 느낄 수 있었다.

 

예로부터 일본은 천재지변이 많은 나라이다. 우리나라는 일본에 비하면 축복받은 나라나 진배 없다.

눈보다는 북풍한설이 더 무서워 보이는 곳!

외딴 집들은 눈바람을 피하기 위한 방풍설림을 두르고 있었다.

물론 마을에도 방풍설림이 둘러서 심어져 있고 도로가에는 우리는 흔히 방음용으로 만든 그런 비슷한 구조물이 설원의 바람에 날리는 눈을 도로로 유입되지 못하게 잘 막아주고 있었다.

지진에 폭설에 태풍에 폭설에...나는  두려운 마음에 애써 긴장감을  감추려  그들의 폭설대비책을 부지런히 카메라에 담아보았다.

 

이왕 눈이 많은 북해도에 왔으나 삿뽀로의 얼음축제 날자와는 어긋나서  못볼지언정 눈구경이라도 실컷 보게 생겼으니 참으로 운이 좋다고  만족하며 다행으로 여겼다가 점점 공포스런 분위기로 빠져 들었다.

카메라의 정보를 보니 두시간 반 동안의 눈속을 헤치고 나온 공포의 설원여행이었다.

2시간 반 동안 긴 산길을 빠져 나오며  눈에 보이는 설경도 갖가지~ 화사하게 눈이 쌓인 곳,

앞이 보이지 않도록 눈바람이 휘몰아쳐서  길이 보이지 않던 곳....

인가가 있길래 이젠 다 내려왔나보다 했더니 산 중턱이었던 곳!

나중에 바다가 보이는 곳에 다다러서야 <이제야 다 내려왔나보군> 하고 가슴을 쓸어 내렸다.

 

마치 내가 도로시찰단(재해대책) 같았던 느낌이다.

그제서야 눈때문에 좀 늦겠거니 짐작은 했지만....예약된 식당에서 생각보다 너무 늦어서 걱정된다며  별일 없느냐며 전화가 왔다.

오타루에 도착한 시간은 2시 늦은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북해도 하면 산간오지에 속하는데도 도로에 표지판이라든가....안전 시설물등이 충분해 보입니다.

좋은 것은 우리도 배우면서 삽시다.

사진을 찍은 순서대로 올렸으니 자~ 눈 속으로 함께 떠나 보실까요?

 

글:사진/이요조

 

 

처음엔 이런 멋진 눈구경만 할 줄 알고

어린아이처럼 좋아라 했다. 

 

 

차에서 잠시 내려 구르고 싶었다.

오겡끼데스까~

 

 

음...역시 잘하고 있군!! 

 

.....

 

 

그런대로 느낌도 많고 설경을 안전하게 즐기려는데,

 

 

블랙홀같은 눈보라 속으로 

 

... 

 ...

 과연 북해도답군!!!

... 

 

제설차도 다녀갔고, 

 

.... 

멋진 산골풍경도, 

 길이 점점 사라졌다.

어느게 길인지....밭인지.... 

 지나다니는 차들이 없다.

간혹 침묵을 깨고 마주치는 차량, 

 

 위에 보이는 화살표 방향이

도로경계선 표식이다.

 

 

그런 표식이 없다면 구릉으로 빠질 것이다.

 

 

도로경계선도 흰눈에 덮였다.

 

 

음 여기엔 선명하게 보이는군!!

 

 

안전표식판들이 (산골) 얼마나 빼곡한지....

 

방풍막이다, 눈보라를 막기위한....

 

 

이크...소형차가 미끄러졌다.

 

 지표면 위로 눈이 얼마나 쌓였나

알아보는 잣대인가보다.

 

도로경계선, 보이시지요? 

 

보이는 건 설원뿐!!

 ....

 

거 참..눈이 펑펑 내리는데도

일본사람들은 자기집앞 눈을 치운다.

 

 

또다시 눈보라가 시작이다.

 

 

차들이 엉금엉금 기어다닌다. 

 .....

 

 펑펑 내리는 눈 맞으며 눈치우기를....

존경스럽다. 배려하는 문화가,

 

 

마을이 보이기에

산을 다 내려왔나 안도의 한숨을 쉬었는데...중턱인가보다.

나중에 내려오고보니...

 

눈보라의 설원 

눈보라가 심해서 

시야확보가 어렵다. 

기사분도 바짝 긴장!! 

점점 눈보라는 심해져가고, 

가시거리를 확보할 수가 없다.

어둔 밤에 지팡이 짚고 더듬거리며 가는 꼴이다.

아마도 여기 기사분이라 잘들 하시겠지

강물 안에도 수심을 나타낼 막대가 꽂혀있고, 

 

여행중 천재지변으로 지체(체류) 할 때는 여행자 부담이다.

계약서에 쓰인 글 중에서 눈에 확 뜨이더만.....폭설에 비행기가 안 뜨면?

여행자 부담으로 기다려야한다.

<어익후!!....우리가 그렇게 되는 건 아닐까??>

 

 

 당췌 앞이 보이지 않는다.

 

 

이러다가....여행길이 황천길?

 

 

이 안에까지도 눈이 들어찼으니

눈보라를 가히 짐작하고도 남겠다.

 

 

또, 안 보이잖어!

 

 

무섭다!!

 

 

휴게소

구경이고....뭐시고.....무서버!! 

산위에 보이는 건? 

 

눈사태 대비용이다.

도로에 눈이 와르르 쏟아질깨비...

 

 

밖에는 눈!!

안에는 기사 아저씨 식은땀방울,

 

햐! 경치가 좋긴 좋다.

위험을 감수한 만큼....

 

 

기가 막힌다.

또 다시 속으로만<오겡끼데스까~~>

 

만나는 차는 하나도 없다. 

 

이 차는 오르막에서 돌발 정지

기사분 내려서 어디론가..도움을 청하러~

우리가 탄 차 기사분 바짝 긴장,

저 너머 반대편으로 차가온다면 큰 일이기에....

조심조심 무사통과~

 

 

아저씨  중간 하차해서 얼음이 되려는 와이퍼 딱아주기~

 

 흐미....

순찰은 돌고... 

 

또 마을이다.

그러나 아직 산이더라~

 

 .......

제설차가 보인다. 

 

얼마나 눈이 많이 쌓이는지

이 나무들 모습을 보면 아시겠지요?

물론 눈에도 견뎌내라는 지탱도 되지만....

엄청 많이 왔을 땐 제설차가 그냥 밀어버릴지도 모르니까~~

 

 

역시 눈사태용 

 ..... 

.............. 

 ... 

 

 체인을 감고 가는 장소라고 씌였더군요!

이젠 거의 다 내려왔나봅니다.

체인을 감고 워밍업! 산길을 오르려는 차들이 있으니~

 

 

도로부근 산에는 중간중간

눈을 받쳐주는 방설책이... 

 ...............

........ 

.......... 

사진 하나 하나 설명을 하려니 

그날 그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 나는....

..... 

 

군데군데...

잘 설치된 안전방지책 덕분에

아무런 문제 없었습니다.

 

 

이제 내려가는 길입니다.

 

 

곧이어 오타루 시내로 진입할

바다가 가까워지나 봅니다.

여느여행객들은 기차로 움직이더니만....

허! 우리 패키지는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하는군요.

기차를 타고 雪國으로 떠나는 소설~

기차창가에 기대어 앉아 생각하고 바라보이는 것들..... 

(몇 살 때 독서였는지는?)

시작부분이 무척 인상 깊었는데.....다음에,,,또 그런 설국속으로 향하는 

겨울여행을 꿈 꾸어야겠어요.

 

 

 산을 내려오니  평지 도로는 바로 바다와 연결되더군요.

바닷가를 끼고 도로를 지나는 풍경인데... 바닷가에 눈이 쌓인 것은 저도 첨 보았지요.

우리의 울릉도하고 얼마나 흡사한지 착각이 들 정도더군요~ 2편도 기대해 주세요. ( 북해도 바닷가 설경편)

 

 

"오 겡끼 데스까(おげんきですか?)(잘 지내시나요)"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로 감동을 전했던 일본영화 '러브레터'기억하시나요?

'러브레터'의 촬영지, 오타루를 향해 산길로 가면서
영화속 그런 설원을 만났습니다.
영화속의 오타루 설산이었는지 그 것까지는 알길이 없습니다만...
하얀눈으로 덮힌 설원에서 큰 산을 바라보며 그녀가 외치던 말<오겡끼데스까~~>
메아리가 들려올 것 같지않나요. <와따시와 겡끼데스~>

 

 

  

 

홋카이도(北海道) 여행기②


본에서 오직 하나의 무공해지대가 있다면 홋카이도(北海道).
도쿄에서 홋카이도의 싱그러운 공기를 포장해서 상품화하는 진풍경까지 생겼났던 청정한 곳이다.

오지...눈의 나라 홋카이도 !
중심지로는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삿뽀로가 있는 곳이다.
외곽에는 넓은 대지에 처녀림이 존재하는 북극의 정취를 느끼게 하는 아름다운 곳이다.
일본의 4대섬 중에 가장 북단에 위치한 원주민 아이누의 고장.
일본에서 가장 개척이 덜 된 곳, 그러기에 오염이 덜 된 홋카이도는 진정 아름답다.
가로수로 포플러 나무가 있고 몽골 같은 原野가 그대로 펼쳐져 있다.

 노브리베츠의 지옥계곡(地獄谷)
벌거숭이 산 곳곳에서 솟아오르는 수증기와 뜨거운 열기가 마치 지옥을 연상케한다 하여 붙은 이름.
산책길옆의 나무가 잘 자라더라도 시냇물이나 바위에는 화상을 입을 염려가 있으니 함부로 손대지 말란다.
계곡 전체에 유황냄새가 독하게 나지만 무려 11(?)가지의 온천수가 부분마다 다르게 솟아난다는 곳이다.


나는 이번 여행에서 오지의 지옥을 체험했다.
지옥온천과 지옥까마귀들과 길이 어디며 들이 어딘지도 모를 눈길을 헤쳐 나온 지옥설원을 보았다. 도착할 때는 4시 가까이였는데 밤중이었다. 사진은 야간모드로 찍었기에 밝게 나왔을 뿐 실제는 캄캄했다.
홋카이도는 3시 30분이면 일몰이고 4시면 어둡다. 5시면 한 밤중이 되어버린다. 일본의 국조인 까마귀들, 날만 어두우면 이런 비상을 한단다. 안 그래도 을씨년스러운 지옥계곡의 하늘을 온통 뒤덮던 까마귀 떼들...

 

① 지옥계곡
② 지옥을 방불케 하는 까마귀 떼
③ 지옥설원

 

까마귀

버스에서 내린 시간은 오후 4시가 채 덜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북해도의 석양은 이미 오래전에 지고 벌써 어둠이 내려앉고 있었다.
버스에서 내리자 훅 끼쳐오는 유황냄새에 뭔가 이상한 소리가 하늘을 가득 메웠다.
단체로 울부짖고 단체로 비상하며 날아 올랐다.
좀체 놀라지 않는 나도 놀랐는가 보다, 노브리베츠 지옥계곡 사진 대부분이 흔들렸다.
사진을 찍다가 보니 카메라의 흔들림이 마음따라 후들거림을 느낄 수 있다.
빈센트반고흐의 밀밭을 나는 까마귀가 갑자기 떠올랐다. 암울하고 음산한...분위기~
지옥계곡은 나무도 자라지 않는 음산한 곳인데 어스름녘의 까마귀라니 너무나 절묘한 지옥의 묘사가 아닌가?

머리가 흔들 거려왔다. 하늘을 한참 바라보았음인지 현기증이 인다.
유황냄새에 속도 메스꺼웠다.
까악!! 까악!!
소리도 크고 몸집도 우람하다.
저 숱한 까마귀는 도대체 뭘 먹고 살까? 낮에는 여자 관광객들을 골라 먹이도 낚아채간다는 까마귀들...
호텔에 들어와서 방문을 닫으니 좀 살 것 같다.
그렇지만 까마귀와는 달리 유황냄새는 사방을 스멀스멀 살아서 기웃거렸다.

밤이되자 눈이 내렸다.
깊은 산 속 계곡이다. 거리가 스산하다. 가로등 불빛 뿐....

아침에 일어나니 지난 밤 내린 눈으로 빙판길에 눈이 부셨다.
아! 눈이다~
2007년 들어 첫 눈을 맞게되는 셈이다.
멋진 북해도 여행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러나 뭐든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것을...

우리나라처럼 눈이 왔다가 아니라....눈이 내릴 것이라는 예보에 지나지 않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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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北海道) 여행기

 

 

일본에서 오직 하나의 무공해지대가 있다면 홋카이도(北海道).
도쿄에서 홋카이도의 싱그러운 공기를 포장해서 상품화하는 진풍경까지 생겼났던 청정한 곳이다.

오지...눈의 나라 홋카이도 !
중심지로는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삿뽀로가 있는 곳이다.
외곽에는 넓은 대지에 처녀림이 존재하는 북극의 정취를 느끼게 하는 아름다운 곳이다.
일본의 4대섬 중에 가장 북단에 위치한 원주민 아이누의 고장.
일본에서 가장 개척이 덜 된 곳, 그러기에 오염이 덜 된 홋카이도는 진정 아름답다.
가로수로 포플러 나무가 있고 몽골 같은 原野가 그대로 펼쳐져 있다.

 

나는 이번 여행에서 오지의 지옥을 체험했다.
지옥온천과 지옥까마귀들과 길이 어디며 들이 어딘지도 모를 눈길을 헤쳐 나온 지옥설원을 보았다. 도착할 때는 4시 가까이였는데 밤중이었다. 사진은 야간모드로 찍었기에 밝게 나왔을 뿐 실제는 캄캄했다.
홋카이도는 3시 30분이면 일몰이고 4시면 어둡다. 5시면 한 밤중이 되어버린다. 일본의 국조인 까마귀들, 날만 어두우면 이런 비상을 한단다. 안 그래도 을씨년스러운 지옥계곡의 하늘을 온통 뒤덮던 까마귀 떼들...

 

 

노브리베츠의 지옥계곡(地獄谷)
벌거숭이 산 곳곳에서 솟아오르는 수증기와 뜨거운 열기가 마치 지옥을 연상케한다 하여 붙은 이름.
산책길옆의 나무가 잘 자라더라도 시냇물이나 바위에는 화상을 입을 염려가 있으니 함부로 손대지 말란다.
계곡 전체에 유황냄새가 독하게 나지만 무려 11(?)가지의 온천수가 부분마다 다르게 솟아난다는 곳이다.


여행 떠나기 전 감기가 딱 붙어 저도 여행을 함께 떠나잔다.
계단으로 내려가는 곳에 약사여래..뭐라고 되어있다(동양은 다 같은 모양이다)
병을 고쳐준다니 김이 오르는 곳에 입을 벌리고 심호흡을 했다. (편도선이나 좀 가라앉게..)
심지어 길가에 축담을 쌓은 돌 틈에서도 김이 모락거렸다. 손을 대어보니 돌은 싸늘했지만,
지옥온천의 산장에 하룻밤을 묵는 내내 호텔 구석구석을 스멀거리며 기어다니는 유황냄새~

계란이나 양파가 썩는 유황냄새가 가득한 이 곳! 정말이지 지옥을 연상케 한다.

온천탕에 들어갔다.
여러 군데의 탕이 있는데..그 중 첫 번째 탕에 들어가서 좀 편히 앉아 보려다가 기겁을 했다.
가루분 같은 흙먼지가 탕에 가라앉았다가 그 먼지가 내가 들어가니 어떻겠는가? 그 먼지 층이 5cm는 좋이 될 것만 같았다.
기겁을 하고는  여러 번 여과되어 흐르는 맑은 탕으로 들어갔다.
아깝지만 더친 감기에 노천탕은 생략했다.

 

① 지옥계곡
② 지옥을 방불케 하는 까마귀 떼
③ 지옥설원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부셨다. 눈이 와 있었다. 기분이 상큼했는데, 그랬는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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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문채취기

 온 몸으로 표현할 길밖에 없는 x 가새표 

 

김해공항 국제신청사

 

 김해공항을 오전 8시 50분 KAL로 출발,
북해도 치토세 공항에 11월20일 11시에 도착할 때는 겨울비가 추적대며 내리기 시작했다. 

치토세(千歲)공항!

일본은 입국하는 외국인 16세 이상 지문채취를 하는 첫 날, 치토세 공항의 (외국)첫 비행기란다.
그러니까 북해도로서는 시행하는 첫 손님인게다.

한적한 공항이기에 망정이지 입국심사가 더뎠다. 입국심사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행렬이 길어졌다.
뉴스로만 접하던 지문채취와 사진찍기가 시작되나 보다.
기자들이 만반의 준비를 끝내고 취재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더구나 입국심사가 까다로와 상습 지체되는 일본여행에 짜증을 더 할 게 뻔하다.
입국심사대의 긴-행렬에 많은 사람들이 수런거렸다. 검지(둘째 손가락)을 올려 지문채취를 하고 난 뒤 얼굴을 들고 카메라 렌즈구멍을 정면 주시하라는 말에 고개를 들면 찰칵 사진이 찍힌다.
<기분이 좋지 않다. 마음과 몸을 쉬게하려 여행을 떠나왔을 따름인데, 지문을 뜨고, 찰칵 사진이 찍히고...>

불쾌감을 떨쳐낼 수가 없다.

테러범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방법이라는데,  꼴뚜기가 뛰면 망둥이도 뛰는 것은 아닌지
미국은 수긍이 간다고 쳐도 일본은 왜 따라쟁이처럼 흉내를 내고 있는건지 잘 모르겠다.
일본내에서 지각있는 자들은 이 번 일을 인권침해, 프라이버시침해운운 반대운동을 벌이는데 굳이 여행객들을 잡고는 무슨 심산인지 모르겠다.

지문채취, 또는 사진 촬영을 한다해서 그 걸 피해가지 못한다면 테러범이라 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세 살 먹은 아이들이 생각해도 이런 행동은 여행객들을 잠정적인 범죄자로 보는 일이다.

한마디로 불쾌하다.

수화물을 찾아서 공항심사대를 빠져나오자.
그 곳 역시 TV 방송기자들이 경쟁 취재하느라 소란하다.
그들은 일본어를 능통하게 잘하는 한국손님을 찾느라 혈안이 되어있다.

일본어를 능통하게 하는 한국인(?)들에게 와르르 붙어서 인텨뷰를 하고 그들은 생끗 웃으며
<뭐, 테러법들을 여과하기 위한 방법이라면....당연히 해야지요. 뭐...>
이런 대답이나 하고들 있다.

다들 웃는 얼굴로......< 어우야, 속 터져!  솔직하게 불쾌한 내색 하나 없다>
얼추<좋은게 존거여> 로 끝내는 대답, 대답들....

<내가 일어를 잘 하등가, 영어에 능통하등가 했어야지..>
이 때처럼 후회되어 본 적이 없다.

한국말로 불만을 토로하고 앉았는데 조심스레 웬 남자가 말을 건넨다.
처음에는 같은 여행객인 줄 알았다.

한국말로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다. 나는 먼저 그가 일본인인지, 한국인인지 물었다.

그는 명함을 꺼내며 자기는 북해도 신문사에서 나왔으며,한국에 3년 동안 체류하면서 한국말을 배웠단다.

봇물이 터져나오듯 나의 불만은 포문을 열었다.
미국인들에게도 오늘 우리가 한 것처럼 똑같이 하는 것인지?
차별화를 두지 않는 것인지 먼저 물었다. 그렇다고 했다.
아무리 그래도 이 건 너무 하지 않느냐?
언제나  전쟁의 이슈 그 소용돌이 가운데 있는 미국처럼  너희들('장삿군에 가까운')은 모난 돌도 아니면서 무슨 '테러범우려'란  명분을
앞세워 단순여행객들을 암시적인 범행자로 지켜보자는 작태가 아닌가?
나, 오늘 이 일을 사진으로 찍어 두었다. 한국에 돌아가면 네티즌들에게 알리고 우리도 지문채취를 하든지하자고 해야겠다.

머리가 희끗한 초로의 신분도 망각, 다혈질인 나는 울분을 토했다.
김희로가 생각난다고도 해줬다. 

세계 정세에 언제나 유리하게 매끄럽게 요리조리 잘 피하고 몸조심 잘하는 일본인들,
작금에 그들이 누구에게 원한을 살 일이 있다고 테러범 운운할까?

아 맞긴하다.
그들이 한국과 중국에 저지른 침략과 노략질의 만행들,
이제야 부끄러워지며 두려워지는가 보다.
그래서 발 뻗고 자기에 심사가 가히 편치 않은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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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2007,11, 20일 11시 도착 (KAL) 

치토세(북해도)공항 

치토세(북해도)공항 전경 

 취재진(공항안)

취재진(공항안) 

 취재진(공항안)

 

 취재진(공항밖) 

오른쪽 베이지칼라의 양복입은 사람이...(맨 아래...글))

일본어을 구사하는 손님에게만 접근 

 다들 ..기분좋게...

(한국사람들 너무 무르다)

  웃는 얼굴로,

 

......

<자국을 보호하는 차원이라면 조금 불편하더라도 우리가 이해해야지 않겠느냐>

는 (영어)말에 너무 좋아하는 것일까?

아니면 취재에 포카스를 맞춰야 되는데(거세게 불응하거나 분개하는 자는 없는지)

기대에 어긋난 ...황당한 웃음일까?

 

볼 하나 가득  심술바람을 넣은 나를 눈 여겨 보았는지 한 남자가 다가왔다.

방송취재가 아니니 그는 카메라도 없고 펜과 종이 뿐이다. 

(그가 가장 솔직한 인텨뷰를 받아낸 게 아닌가 싶다.  거대한 카메라 앞에 솔직한 심경을 토로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에게 하고싶은 말을 하고나니 속이 조금 후련했다.

말이 통했지만 나는 저절로 액션이 취해졌다.

두 팔을 들어 가새표를 지어 강하게 흔들었다.

그는 내 뜻을 분명 전달 받았으리라!

 

"NO"

 

 

사진:글/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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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북해도 도청사(그들의 문화유산)에 갔을 때 일이다.

나는 그들의 문화유산 따위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우연찮게

마음의 잔상에 남는 두 사람이 있었으니~

 

문화재를 지키고 앉아있는 

머리에 허연 서리가 앉은 한 서기관과

그리고 이차대전 전쟁비품을 보며

묵념으로 숙연하던

중년의 한 지식인에게서...

 

아직도 몇몇 소수의

의식속에는

국수주의가 피처럼 살아

흐르는 것을

느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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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대전을 치른 선조들의 

전쟁유물들 앞에서 요지부동으로

숙연한 그를 피하여 사진을 찍다.

그의 코트자락이 ,,,오른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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