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치미

 

옷깃을 여밀 정도로 날씨가 쌀쌀하니 추워진다.

첫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도 지나고 이제 입동이 코앞이다.

입동 전에 동치미를 담는 것을 시작으로 무를 뽑아 무청시래기를 말리고

배추 김장김치를 준비하고 흙구덩이를 파서 묻어두면 겨울을 지낼 준비는 끝낸 것이다.

요즘은 금방 담아 먹을 수 있는 스피드 동치미도 있더라만 뭐니 뭐니해도 동치미는

오래 익혀 코끝이 쨍하도록 시원해지는 맛!!

우리의 전통,  진정한 슬로우 푸드가 아닐까 싶다.

 

 

 

옷깃을 여밀 정도로 날씨가 쌀쌀하니 추워진다.

첫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도 지나고 이제 입동이 코앞이다.

입동 전에 동치미를 담는 것을 시작으로 무를 뽑아 무청시래기를 말리고

배추 김장김치를 준비하고 흙구덩이를 파서 묻어두면 겨울을 지낼 준비는 끝낸 것이다.

 

 

 

그리고 동짓날 시원한 동치미와 함께 먹는 나이대로 새알심을 먹는다는 동지팥죽이 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이어 새해,

모질게 에이는 삭풍 속에서도 겨울은 낭만이 있기에 지낼만하다.

얼음 둥둥 뜨는 동치미에 국수를 말아먹는 맛은 진정한 계절의 멋과 맛이다.

 

 

동치미를 폭 익혀 동지팥죽과 함께 먹을 때를 기점으로

겨울방학 동안 얼음 둥둥 뜨는 동치미 국수를  오들거리며 먹을 수 있다는 것은

가족들에게 계절의 행복과 훗날 추억을 키워주는 일이다.

 

 

동치미하면 언제나 동티미국 하시던 백석님의 "국수' 詩가 생각난다. 

 

국수                                                            - 白 石
 
눈이 많이 와서 산엣새가 벌로 나려 멕이고
눈구덩이에 토끼가 더러 빠지기도 하면
마을에는 그 무슨 반가운 것이 오는가보다
한가한 애동들은 어둡도록 꿩사냥을 하고
가난한 엄매는 밤중에 김치가재미로 가고
마을을 구수한 즐거움에 사서 은근하니 흥성흥성 들뜨게 하며 이것은 오는 것이다.
이것은 어늬 양지귀 혹은 능달쪽 외따른 산 옆 은댕이 예데가리 밭에서
하로밤 뽀오햔 흰김 속에 접시귀 소기름불이 뿌우현 부엌에 산멍에 같은 분틀을 타고 오는 것이다.
이것은 아득한 녯날 한가하고 즐겁든 세월로부터
실 같은 봄비 속을 타는 듯한 녀름볕 속을 지나서 들쿠레한 구시월 갈바람 속을 지나서
대대로 나며 죽으며 죽으며 나며 하는 이 마을 사람들의 으젓한 마음을 지나서 텁텁한 꿈을 지나서
지붕에 마당에 우물 둔덩에 함박눈이 푹푹 쌓이는 여늬 하로밤
아베 앞에 그 어린 아들 앞에 아베 앞에는 왕사발에 아들 앞에는 새끼사발에 그득히 사리워오는 것이다.
이것은 그 곰의 잔등에 업혀서 길여났다는 먼 녯적 큰 마니가 또 그 집등색이에 서서 자채기를 하면
산넘엣 마을까지 들렸다는 먼 옛적 큰 아바지가 오는 것같이 오는 것이다.
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이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
겨울밤 찡하니 닉은 동티미국을 좋아하고 얼얼한 댕추가루를 좋아하고 싱싱한 산꿩의 고기를 좋아하고
그리고 담배 내음새 탄수 내음새 또 수육을 삶는 육수국 내음새 자욱한 더북한 삿방 쩔쩔 끊는
아루궅을 좋아하는 이것은 무엇인가
이 조용한 마을과 이 마을의 으젓한 사람들과 살틀하니 친한 것은 친한 것은 무엇인가
이 그지없이 枯淡하고 素朴한 것은 무엇인가

 

동치미 재료

 

* 무 선정

동치미 무는 너무 큰 것 보다는 자잘한 것이 좋다.

깨끗이 씻어 (껍질은 절대 벗기지 않는다) 소금에 굴려 단지에 넣어둔다. 

2~3일 쯤 두었다가 재료가 잠길 만큼의 물을 붓는다.

물과 소금간

물을 재료가 충분히 다 잠길만큼 부어 간은 물 3리터에 소금 한 컵 정도의 양이면 된다.

 

 

 

2012년 동치미 재료(참고용)

달랑무 30개,  청갓 1단,  삭힌 고추 1보시기, 양파(대)2개, 생강, 마늘 각 한컵, 쪽파 서너줌, 배 1개

소금은 달랑무3개당 1컵 정도  물은 재료가 뜨지 않을 정도로  간은 좀 짭짤해야 변질이 없다.

나중에 떠서 먹을 때 생수를 희석해서 먹는다.

 

TIP

3일 뒤 물을 부을 때 부재료를 함께 넣어준다.

가능하면 물위로 떠오르지 않게 한다.

  자칫 날씨가 더우면 곰팡이가 끼기 쉽다. 땅 속에 묻힌 항아리나 김치냉장고에 담을 때는 예외지만,

  항아리에 담궈서 바깥에 둘 경우에 11월은 일교차가 심하기 때문이다.

지금은(주택)장독간에 담아두었지만 동치미에 살얼음이 살짝 끼어 구멍을 내어 꺼내 먹을 때까지만 두었다가 
완전히 얼어버리는 혹한기가 오면(12월 말~1월) 살얼음만 끼일 정도의 실내로 들여 놓았다가 

음력 설이 다가오면  김치냉장고에 보관한다.

 

 

 

 

이제 집에 남은 가족이래야
아이들 다 짝 지워 떠나보내고 나니 우리 두 내외뿐이다.

총각무를 사와서 좀 굵은 것은 동치미 담글 것으로 따로 분류,
자잘한 무는 알타리김치를 담그기로 했다.

무가 자잘해서 하룻밤만 절여 바로 물을 부어주기로 했다.
부재료도 많이 생략, 간단하게 했다.

 

 

알타리 큰 무만 골라냈지만

4~5단 가량의 양이지 싶다.

8~10시간 가량 절인 다음

 

 

생강, 파뿌리, 통마늘, 배 반개, 사과 반 개 그리고

삭혀둔지 15일 남짓되는 고추를 넣었다.

그랬다가 배 반쪽을 더 넣고 생강도 좀 더 넣었다. 쪽파구입이 귀찮아 대파 2뿌리도 넣었음

 

 

부재료랗 것도 없지만....베주머니에 나눠 담아주고

양파망을 준비해두었다.

 

 

혹자는 양파주머니라...조금 께림직하게 볼지몰라도

뜨거운 물이 아니니 괜찮다.

동치미 무가 자잘해서 뜨게되면  공기와 닿아서

흰 골막지가 쉽게 끼인다.

 

 

적당한 단지에 넣고

물 3리터(1,5리터 패트병 두 개 양)에 소금 한 컵가량

물을 12리터를 부었다. 간이 약간 짭짤하다. 그래야만 변질이 없다.

물을 약간 타서 먹을 정도로 간을 맞춘다.

 

 

큰 베주머니를 이용하면 더욱 더 좋겠지만....

 

 

 

누름돌로 눌러준다.

20일 정도 지나야 어느 정도 숙성된다.

입동(11월7일) 전에 담군 동치미는 동짓날 팥죽과 함께 먹을 때쯤이면

동치미 맛의 절정을 이룬다.

 

연말연시로 모임이나 음주도 많아지는 12월은 속풀이로는 동치미가 제격이다.

 

 

알타리 무김치도 지레김치처럼 이맘 때 만들어 저장한다.

 

 

 

예전 마당에 묻었던 동치미~~

김치냉장고 들여오고 구덩이를 메꾸고 보니 이제사 다시금

후회가 솔솔~~

 

 

귤을 넣기도 했었다.

 

 

잘 익은 동치미

 

배추를 절였다가 무와 함께 넣어도 아주 좋지만....신정 이후까지는 저장성이 조금 부족!!

 

만들기 쉬운 동치미!

지금 바로 도전해보세요!!

요리

◆겨울엔 역시 동치미

겨울 음식의 대표주자인 김장 김치에는 섬유질이 많아 치아를 닦아주는 세정작용을 한다.
김치에는 치아에 좋지않은 당과 산도 있다. 그러나 김치에 든 당 성분은 무게가 무거워 입 안에서 잘 분해되지 않으며, 산 역시 치아 표면의 세균막을 뚫고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치아를 손상시키지 않는다.
살얼음 동동 뜬 동치미는 치아 세정뿐 아니라 잇몸 조직에 적절한 자극을 줘 마사지 효과를 내기 때문에 잇몸을 건강하게 보호해 준다. 동치미 국물은 탄수화물을 섭취한 구강 내 산성환경을 중화시킴으로써 충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동치미 국물의 효능

동치미 국물은 무, 파, 고추, 마늘, 생강 속에 들어 있던 녹말 분해 효소의 용출에 의하여 녹말 분해 능력을 가지게 된다.
파, 고추, 마늘, 생강은 동치미 국물에 대하여 녹말 분해 효소를 제공해 줄뿐만 아니라 젖산균의 조기 발생을 억제하여 산도의 급격한 증가를 방지 해주고, 소금은 채소 속에 들어있는 소화 효소의 용출을 촉진시키고 조기 부패를 방지해 주며 국물 속의 소화 효소의 작용을 활성화시킨다.
침은 녹말을 분해하여 맥아당을 생성시키나 동치미 국물은 녹말을 덱트린, 맥아당, 포도당으로 분해한다. 동치미 국물은 숙성이 진행되면 산도의 증가에 따라 수소이온 농도가 점점 낮아지며 국물 속에는 젖산균, 효모, 부패균의 순으로 미생물이 발생한다.
동치미 국물이 소화 능력을 갖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 채소, 파, 고추, 마늘, 생강 속에 들어있던 녹말 분해효소가 소금절임의 과정을 통하여 동치미 국물 속으로 녹아 나왔기 때문이고, 동치미 국물 속에 발생하는 젖산균 또는 효모가 소화효소를 생성하거나 분비해 주기 때문이다.

 

사랑해4

 

이 글은 여성가족부에 기고한 글입니다.

 

 

 

엽기김치

 

 

  살다가 살다가 내가 이런 엉터리 김장김치를 할 줄 정말 몰랐다.

지금도 김치 냉장고에는 아직 먹다만 김치가 여러종류 찌꺼기로 조금씩 남아있긴 하다.

작년에 담은 갓김치, 얼마전에 담은 생절이 갓김치, 갓으로 담은 물김치, 언제적 담근 것인지 모를 알타리김치, (울궈서 된장찌개에나 넣을정도)

작년김장에 별미로 담은 좀은 짜지만 이제사 맛이 들어 차마 아까워서 먹지 못하는 갈치김치 한 포기,

그리고 지인에게서 얻어온 김치 한 통이 들어 있지만 그 김치는 김치찌개용으로 사용하면 딱이다.

 

언제나 도사공(都沙工)1 얼어 죽는다는 음력 10월 20일의 첫 한파가 오면 김장걱정이 먼저 앞선다.

이상하게도 이렇게 날씨가 뜨르르 추워지면 뜨끈한 동태매운탕이 먹고싶고 감 무쳐낸  김장김치 속쌈이 먹고싶어지는 건 나만 그런가?

겨울이 되자 배추쌈이 먹고싶다 노랠불렀더니 겉 잎은 벌레가 숭숭먹었지만  유기농 배추가 네 통 거저 생겼다. 

<옳커니~ 이 걸로 쌈싸먹고 나머지 세 통으론  지레김치2를 담아야지~>

 

배추 한통을 짜개서 반텅은 쌈으로 반 통은 배추나물로, 배추 전으로 우거지는 배추우거지국으로 알뜰하게도 만들어 먹고

세 통은 절여서 김치 담을 준비를 했다.

일찌감치 김장을 할까하여 생굴과 생새우를 사두었다가  생굴만 다 먹었고 생새우는 냉동실에서 꽁꽁 얼어있다.

다른 부재료를 밖에 나가지 않고 집안에 있는 재료로만  해결해야지 하고 맘 먹은 내 딴에는 만만한 지레김치였다.

이젠 김치에 설탕 넣기도 겁난다.

대추를 푹 고았다. 설탕대신 단 맛을 약간 주기위해서다. 아니 이왕이면 인삼도 한 뿌리 넣어서 마시기도 하고 찹쌀죽도 쑤지 뭐....

했는데....했는데...찹쌀이 아무리 뒤져도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쌀을 불렸다. 언젠가 쌀로 죽을 끓이는데....핸드블렌더로 갈아주니 찰기가 돌았던 걸 기억해냈다.

찹쌀이 아니면 밥도 넣는데...뭐 어떠랴! 쌀을 한 대접이나 불렸다. 양념 남으면 깍두기 담을 요량으로,

그랬다가  배추 6포기를  부리나케 사다 절여서 김치 두 통을 내친김에 더 해버렸다.

엉터리로 시작했지만 모처럼 참 잘한 짓이다 싶다.

두고두고 날씨가 추워지면 여자들은 긴장걱정에 얼마나 시달리는데, 나는 얼결에  걱정에서 헤어나게 되었다.

시작이 반이다. <아직 김장 안했으면 이 번 추위 물러가거든 얼른 김장 하세요>

거짓말처럼 날씨가 풀려서 따듯해질테니요~~

 

그럼 엉터리로 담근 제 김치 보시고 웃든지..말든지요!!

궁하면 통한다구요!!

 

1/풀물을 쑤기위해 대추물을 사용하다  

2/찹쌀대신 불린 맵쌀로 죽을 쑤다.

3/핸드 블렌더로 쌀죽을 갈아준다.

4/멸치젓갈을 뜨다./용수를 박아 뜨면 좋을텐데....찌꺼기가 조금 있는 멸치젓갈

멸치젓을 달여서 맑은 액젓으로 써야는데....바로 뜨다. 

5/쑨 풀물에 멸치젓국물을 부어서 한소끔 끓여주면 소독도 되고 비린내도 달아난다.

6/땅콩도 갈아서 넣어보았다.

7/지레김치니까.....붉은 물고추도 갈고 있던 청각도 불려서 넣고

8/얼려두었던 생새우, 그리고 여름내 먹다 남은 새우젓도 좀 넣고 ...남긴 새우젓 사진을찍다.

9/무생채,쪽파, 갓이 있길래 절여서 굵은 줄기는 잘라서 두었다.

미나리는 당연 없다. 마늘, 생강이야 있지만....지레김치! 이 정도면 하는 마음으로

김치 담그기 작업을 하다.

 

 

풀기가 쎈지..땅콩 탓인지...반질반질해보이는 양념~ 김치통으로 한 통!!

무생채가 적은 듯 하여 통 맨 아래 깔아 둘 무우까지~

 

 

이왕지사 무도 넉넉하니 넙데구리 썰어서 갓과 함께 깍두기로 한 통!

곰국에 밥 말아서 먹으면 좋겠다.

 

 요거 해두고 뭔가 찜찜하다.

시장 안가려다가 다시 나갔다. 묻힌김에 해야지...배추 2망, 6포기만 사왔다.

6포기도 일은 일이다.

조금 남았던 양념에 다시 양념을 보태다.

 지레김치 담으려다. 9포기로 김장 끝냈다.

초절약 짠순이 김장이 끝났다.

 이젠 더 하려해도 힘에 부쳐서 못하겠다. 늙었을까? 꾀만 남는다.

 

 꼴시런 김치 해두고 김장 다했다고, 두 팔 벌려~

김장 끄읕~~

 

 

담날로  바로 추가로 담은 6포기가 두 통도 채 못된다.

밝은 마루에서 찍었더니...맛도 없어 보이는 사진!!

암튼 날씨야~ 네 아무리 추워봐라!!

 

배추김치 3 통, 깍두기 한 통, 얻은  찌개용 맛든 김치 1통!

합이 5통!! 

ㅎ`ㅎ`

꼴시런 김장 해뒀다고 날씨가 쨍하니 추워도 마음이 편안하다.

 

 

 

 

  1. 뱃사공의 우두머리. [본문으로]
  2. 김장 전에 조금 담그는 김치.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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