仲秋佳節



              오랜 장마 뒤에 맞이하는 한가위지만
              휘영청 보름달을 기대하며
              온 가족이 둘러앉은 차례상에는
              기쁨이 넘칩니다.

              님~
              어려운 시기지만 무상으로 넘쳐나는
              사랑 한 바가지면 이 위기를 무사히
              이겨내실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리운 고향으로
              가시는 길 오시는 길
              안전하게 다녀오십시오.

              이요조 2003. 9 10




              src="http://myhome.naver.com/6064happyy/07/8-05.wma"
              autostart="true" hidden=true volume="0" loop=-1>







              -----------------절----------------취----------------선------------------








              비맞으며...다녀 온 낙엽여행

















































'가납사니 > 이야기가 있는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메꽃과 나팔꽃  (0) 2003.11.25
사람의 일도, 사랑의 이치도 그러할진데...  (0) 2003.11.21
엄마의 러브레터 4  (0) 2003.11.06
넝쿨 장미/잠자리와 가을하늘  (0) 2003.10.29
느림의 美學  (0) 2003.09.09



◎ 이름:이요조

2002/6/21(금) 13:39 (MSIE5.0,Windows98;DigExt) 211.198.117.143 1024x768


엄마의 러브레터 그림일기4






**LUCKY~ 7 이다.**


할머니 말쌈이
항상 기도하고....

임맛 엄따고 굼찌말고
구미 땡기능거 머 쫌 사 묵꼬...

또 기도 마이 하고
그라고
우야든동
건강하란다.

야야
그나저나....
토욜날...
4강 스페인전인디...
우린 아무리
오페라 유령인가
귀신인가
뷔아피 석이라 한들...
아무리 거금을 드렸다 한들...
대한민국의 그 뜨거운 열기
4강만 하겄냐?
참말로
갈뜽 때리는구마...

시간도 딱 고 시간이네...
문디 가스나...
예약도 팔짜로 해 났다 아이가.

우야믄 존노?
어이?

금욜,
내일 데불러 갈꾸마...
대충 그리 알고 있을 꺼구마...

날씨 함 조타...
비 온뒤라
바람 한 번 션-하고,

모처럼 엄마 기분도 구우시다.

오바다.


에고~ 이자뿔뻔 했따.
온 아침...출근은 우예했노?
비오는데?



아침에 비 별로 안왔어요..
우산을 써야되나 말아야 하나..할 정도로만..

금요일 저녁에 집에 갈수있도록 해볼께요..
토요일날 휴무한다고 눈치봐서 말해야지..
결과는 전화로 내일 알려드리지요
가져갈 짐도 좀 있구요..(헤헤 빨래..등등)

하필..오페라 유령과 8강 경기가 겹치는 불운..을 기뻐해야할런지
슬퍼해야할런지..

그럼 이만..

종인




5시 반에 퇴근합니다..
회사앞에서 집으로 바로 갈까 생각해봤는데
방에서..집에가져갈 여러짐들을 회사로 가져올 엄두가 도저히 안나서..
(사실 챙겨놓지도 않았음..--;;)
그냥왔어요..
회사에서 방에 들러 짐가지고 가야할듯..
참..그리고..
분홍색 자켓말예요..
지금 드라이 맡겨줄수 있으세요?
내일 오전에 찾을 수있다면..
그거 입고 가게요..

그럼..또 연락합지요..

종인



핀지
다 날리따...
따운이면 받아먹지나 말지
꿀꺽 먹고는(임시 보관함) 읍네
커서도 꼼짝 않는 악질 동결 따운이라서 고마
벨 수 없이 상납했따.

번갯불에 콩볶나?
드라이가 무신...지 할배집이라도 안되겄다.

오늘...
니 데부러 가야는데..
아빠랑 약속했다.

토욜 한달 전.. 예약해 노코
Y아줌마랑...
"난 언제든 굉일" 이라고 큰소리쳤따.

니 엄마...
딱 하나만 알고
두 개만 쥐어줘도 헷갈린다.

니도 그리 알고 대처해라.

오늘 아침...
밥맛이 없어...
(실은 배가 아파)
할머니만 먼저 차려드리고

인자사 아침 먹는다고
답장 좀 늦었다.
것도 두 번이니...

더 먹을까 하다가
도끼눈으로 토시고 앉은 니가
맞은 편에 앉았다 생각하고
고마,숟까락 놔부럿따

치과도 몬갔고...
나가믄서..마트에도 가야허고
일찌감치 서둘러야것따.

우리공주
기다릴라.

ㅎㅎ
또 다운!
허지만 두번은 안당하지~
내가 누군데...
胃大한 너그 엄닌데...




컴만 자꾸 다운되는게 아니라..
어무이 편지도 다운직전이구먼요..
긍게..
아빠랑 약속은 뭐구
Y아줌마랑 약속은 또 뭐대요..
그럼..
둘다 취소하고..
날 데리러 오신다는 말쌈?

험..몰겄다..
알아서 와!!
아님 낼 데리러 가마..
이거 아닌지 몰라..

종인..

88888888888888888888888888888888888888888888888888888888888888888


ㅎㅎ~
그리도
헷깔리더나?

경기지사가 아니고

당연지사제.
(설사약 아님)

지둘려라
이,에미가 나가신다!

오바













 



 









 

 

 

















 

 

 

















'가납사니 > 이야기가 있는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람의 일도, 사랑의 이치도 그러할진데...  (0) 2003.11.21
仲秋佳節  (0) 2003.11.19
넝쿨 장미/잠자리와 가을하늘  (0) 2003.10.29
느림의 美學  (0) 2003.09.09
노래방/달 밤하늘  (0) 2003.09.09



































'가납사니 > 이야기가 있는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仲秋佳節  (0) 2003.11.19
엄마의 러브레터 4  (0) 2003.11.06
느림의 美學  (0) 2003.09.09
노래방/달 밤하늘  (0) 2003.09.09
태풍의 눈  (0) 2002.06.03




ㅎ~ 어제는



잠이 오질 않았다.

지난밤에도
하, 달빛이 교교해서 누워서 방 하나가득 들어오는
달빛을 맞아 놀았는데도...

오전 5시가 못 되어 희부염 밝아지자
더 자려다 말고 벌떡 일어났다.
반바지에 모자에...두꺼운 면양말을 챙겨 신었다.
갑자기 그가 보고 싶었다.

어머니께
조금 늦어도 걱정마시라고
그리고 가능한 빨리 오겠노라며
집을 나섰다.

먼저 재래시장으로 갔다.
새벽이면...
아무데나 차를 세울 수 있어좋다.

부지런한..
늘 새벽을 여는 그들의
새벽을 조금은 나눠 가질 수 있어서 좋다.

배추와 내가 좋아하는 머윗대 두 단과..
살아서 혀를 움직이는 대합조개와
성게도 그닥 크지 않지만 잡혀 온 게 억울하다는 듯
집게를 바싹 올리고 달겨드는 좀 어린 작은 참게와
(ㅎ~ 난, 참게의 시원함 보다는 발라먹지 않아도
될 아삭한 껍질 채 깨무는 맛을 더 즐기나 보다)
그리고
좀 쇴지만 그래서 싼맛에...먹을만한 키 큰 두릅나물과...
물좋은 고등어 자반과(국산은 등무늬가 흐림)

마트나 백화점에서 좀체 만날 수 없는 물건들을 사고는
그를 만나러 갔다.
신흥 대학교 옆으로 난길...원도봉산 가는 길
아마 6시도 채 못 되었으리라
쓴 모자는 무색했고 반소매 옷은 무척 썰렁했지만..
아무도 없으니..차를 매표소 지나 포장 끝 간데 까지 끌어 올린다.

사찰이 너무 많다.
더러는 초파일 등이 채 걷혀지질 않았다.

원도봉산으로 오르는 것은 처음이다.
등산길이 마냥 오솔길로 조붓하다.
산책하기엔 그저 그만인 것이...

오르다 보니.. 이름모를 민둥 바위 한 봉우리가(도봉산 中) 옆으로 비껴 선다.

"헉~~ 내가 이렇게 높은 곳을...
아~~ 중간지점 더 되게 차를 끌고 왔었지"

天中橋를 지나 極樂橋도 지나 한참을 가파른 길을 오르다가
어지러워졌다.

그래도 미련을 대고 다시 내려가는길로 가다가
또...다리를 건느고...
다시 올라가야할 길 앞에서

"내가 왜 이러지...기압탓인가?"
늘...아이 병실에만 있으려니 운동 부족이였나?
조금 더 가 볼까 하다가 되돌아섰다.

영 몸이 이상했다.
내려오는 공터에 돌로 다듬어놓고는'세계적인 등산가
몇 고지를 ....정복한 누구의 자란 동네가 바로 여기'
라는데...
지금 아무 것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어지러웠으므로....

기압탓이였다면
아마 그가 이런 깊은 산 골짜기에(도봉산 속에??) 집을 두고 있었던
효력인가?

아무튼 그 이름이 생각나진 않지만 무엇이든
자라나온 환경은 아주 중요한 요인이 되나보다.

**(산악인 엄홍길이 어릴 때 살았던 곳이라네요)

어제는 쾌청했는데?
기압이 더 작용하는지? ㅎㅎ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아마 늙어가는 탓으로 돌려버리지 뭐,


산을 오를 때는 느리다.
정말 느림의 미학이 따로 없다.
천천히 올라 가다보면
얼마나 많은 중요한 것들이 눈에 보이는지

사람들은 등산화에 지팡이까지 챙겨들고 무엇이 급한지
허걱대며 오르기만 한다.
물론 높은 산을 등반 할 때는 제대로 갖춘 복장이 좋으리라
하지만...
나처럼..
기껏해야 오르내리는 데 3~4 시간 할애할 산이라면...
발 편한 신발 정도만 갖추면 ...
난 언제나 떠날 수 있다.

돌아서 내려오는 길..
오를 때도 언제나 바쁘진 않았지만
난, 언제나 하산을 즐기는 편이다.
좀 일찍 왔더라면 아카시아 꽃으로 덮힌 길을 걸을 수 있었을 텐데..

아직도 아카시아꽃을 많이 달고 있는 나무도 있었다.
길바닥..바위위에 노오란 감꽃처럼 떨어져 마른 꽃..

물위에 갇혀 하얗게 떠있는 꽃의 잔해들....
한 일주일 전만 왔어도
꽃 속에..꽃 향기에 흠씬 취할 수 있었을 텐데....

바닥에는 마사토처럼 뒹굴어 쌓인 꽃..꽃들...
떨어져 누운 꽃 들을 보며...벌써 썩어서 유기질로 환원도 되었을
꽃들...

"그래 내 이 한 몸도 저렇듯 허망한 유기체임을...."

나무다리에 떨어진...꽃 다리 ..그 위에선...
가볍게 뛰어 보다가 빙그르르 돌다가

"아, 담비다"
청솔모를 만났다.
꼬리가 좀 가스스하지만..
먹을 게 ... 줄 게 아무 것도 없는 나 자신
그제서야
"아차" 싶었다.

새벽..매표소에서 표를 안 끊어도 되는 것 보다
이런 매표원이 잠복해 있는 걸 오늘은 깜빡했디.

먹을 게 부실했을까?
보기에 병약해 보이는 담비는 이나무에서 저나무로 기어오르다가
높은 가지에서 이가지 저가지로 점프하면서도
관객인 날 의식하고 있다.

난 귀빈석에 앉아있는 의젓한 관객처럼 꼼짝않고 턱을 치켜들고
그의 몸 동작을 차분히 지켜 봐 주었다.

마음 속으로는 끊임없는 우호적 테레파시를 보내는 것을 잊지 않으며...
'아 잘 하는구나...그래 나 여기서 즐겁게 보고 있단다.
너도 날 보면서 하는지 다 알아 ....
멋져...정말로....'

나의 속 마음을 알아 들었을까?
떡갈나무 가지 끝에서 끝으로 옮기는 묘기를 부린다.

나뭇잎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아~~ 아니다.
아직은 이른 아침..나뭇잎들 가득 머금고 있는 이슬방울들이
막 떠 오른 태양빛으로 보석처럼 쨍한 빛을 내며
아래로 아래로 후드득 떨어지는 소리들이였다.

"세상에...."

아! 이런 감동이.....
온 산이 온대지가 태양마저도
아니 내가 잠 못 이루던 지난 밤 달빛 마저도
함께 협심하여 이루어 낸 극치의 모습을
담비가 안내하여 이렇게 보여 주다니...
보석같은 이슬 방울의 낙하로,

난 주변의 이슬을 손에다 묻혔다.
그리곤 얼굴에 대고 문질렀다.
손도 닦았다.


산초 나무를 만났다.
'허브가 별 겐가..이 게 바로 허브 아닌가?"
허브 식물은 우리 몸의 피를 맑게 해주고
탁한 머리도 개운하게 해 주는 점을 공통으로 갖고 있다.

난 산초잎을 몇 가닥 꺾어 작은 잎을 하나씩 떼내어 잘근거리며 내려왔다.
그제서야 사람들이 오른다.

"안녕하세요?"
산초잎늘 질겅이느라 그랬는지
한적한 곳에서 만난 아저씨라 멋쩍어 그랬는지..
"아..예"
어눌한 대답을 한 게 부끄럽다.
좀전에 내가 핑~ 돌려 어지러울 때..
만약의 불상사라면
내 생명의 은일일 수도 있는
산사람들이잖는가?

한참을 내려오다
아주머니를 만났다.
먼저 반갑게 인사했다.
여기 사람들은 산초를 즐겨먹지도 않을 뿐 아니라
다들 잘 모른다.

"안녕하세요? 이 것 허브거든요 한 잎씩만 깨물며 올라가세요"
"이것 먹는거예요?
"그럼요"

그 아주머니랑 나랑
환히 웃으면서 헤어졌다.
입안에 알싸한 맛과 냄새 만큼이나 상쾌한 새벽이다.

얼른 집에가서
손 끝에 물이 시커멓게 묻어나도 좋을 머윗대를 까고
배추를 절이고
참게 된장찌게를 하고
자반을 노릇하게 굽고
저녁에는 어머니 좋아하시는
대합을 넣고 미역국을 끓이고
머위는 볶기도 하고 초고추장에 무치기도 하고
일부는 말리기도 해야지.

정면으로
떠오르는 햇님에 눈이 부셔
손으로 부채를 만들어 얼굴을 가렸다.








ㅎ~~~ 오늘은 약간의 근육통 수반하면서,
지난 자정서 부터 무거워지던 다리를 접고 앉아서....이요조.


















'가납사니 > 이야기가 있는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의 러브레터 4  (0) 2003.11.06
넝쿨 장미/잠자리와 가을하늘  (0) 2003.10.29
노래방/달 밤하늘  (0) 2003.09.09
태풍의 눈  (0) 2002.06.03
꽃가루는 눈처럼 날리고  (0) 2002.05.13





노래방엘 갔다.
노래가...
노래가....
목구녕에 콱 멕혔다.

노래가
명치끝에
딱 걸려서는
당췌 넘어오들 않았다.

손가락을 넣어
토악질이라도
하고 싶은
설운 삶의 마디는

또아리 튼지
너무 오래되어
삐걱이며
절름대는 슬픔

휑한 가슴을
한 바퀴
휙 돌아 나오는
마른 소리는

날개마저
젖은 오한으로
끼룩대는
새의 고통.




요조














'가납사니 > 이야기가 있는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의 러브레터 4  (0) 2003.11.06
넝쿨 장미/잠자리와 가을하늘  (0) 2003.10.29
느림의 美學  (0) 2003.09.09
태풍의 눈  (0) 2002.06.03
꽃가루는 눈처럼 날리고  (0) 2002.05.13

























*폭풍의 눈*


병원에서
집에만 오면 불안했다.
밤에는 잠이 오질 않았다.

낮엔...
괜스레 컴이라도 잡고 있어야지 아니면 내 마음 둘 데를 몰랐다.

한 이태전에도
내 아이는 양성이지만..
종양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였다.

주로
청년기에 걸리는 골육종들로
앳된 청소년기 아이들이 있는 암 병동이였다.

청소년기는 뼈에
장년기는 근육에
노년기는 내분비계에 암이 성행했다.

요즘은 많이도 낳지 않는 아이들...
에미들은
암 치료차 들른 병원에서
또래의 엄마들 끼리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다.

어디에서
그들의 절망과 어두움을 찾아보랴

그들은 즐거웠다.
간호하면서도
울고 있질 않았다.

웃었다
건강한 여늬 사람들과
똑 같았다.

"엄마! 엄마~"
자꾸만 불러대는 아이
"싫어 나 니 엄마 안할래"
......
"저기요 아줌마!"
엄마와 아이는 그렇게 웃었다.

집에가면 집안에서
동네에서 이웃들이
모두 수군댄다고 그랬다.
"저집 아이 암이래"
"어머 어쩜!!"
마치 엄마와 아이는 무슨 죄인 취급을 받기 일쑤였다고 했다.
눈치보기에도 지겹다고 했다.

그러다가 병원에 와서
같은 처지의 같은 이웃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단다.
그렇게 마음편할 수가 없단다.
동병상련이란 말이
그렇게도 마음에 다가설지 몰랐단다.
함께...병원주방에서
아이들 김밥을 말고
함께...횟감을 사다 먹이고
엄마들은 주방에서 모여 앉아
숨겨온 소주들을 한 잔씩 하는 모양이였다.
마치 수확여행나온 엄마와 아이들 같았다.

머리를 박박 민 아이들은
(어차피 보기싫게 빠지므로)
휠체어를 타고
병실 복도에서 즐거운 경주를 했다.


아니면 어찌 견디랴...
그 시련을...
아...
이제사
그 때 그 일이
이해가 가는 ...
새록새록...수긍이 가는 일인줄..

재차 입원한
병원,
내 아이 곁에 가면..
그 불안 했던 마음이 사라진다.

불면의 밤으로
한없이 뒤척이던 잠이
작은 보조 베드에서는 사라진다.
차렷 자세나 겨우 웅크린 새우잠으로
잠 투정할 겨를 이 없다.
눈에 보이면 덜하다.
막상 아무렇지도 않아 좋다.

키를 늘이는 정아..
양쪽 다리 모두
무거운 이자이로프를 끼운 채
나사를 돌려야 하는데..(하루 네 번)
거꾸로 돌렸놨다.
(나사가 하도 많으니까)
주치의 왈
" 아~~ 키 줄이려고 오셨구나~ "
병실안은 일순 모두
너무 웃어...
배를 잡는다.

그래...
막상 폭풍의 눈 속은 이리도
고요한 거구나
아무런 걱정 근심도 없어 보이는 것이로구나...

나도
딸 아이랑 씨잘때기 없는 이야기로
키들거려본다.
주치의 간호사...흉도 봐가며....
마치 피크닉 나온 사람들처럼,

그랬었다.
폭풍의 눈이였다.
눈,
그 가운데는 오히려
잠잠하고 고요했었다.

반 발작만
벗어나도
숨 쉴 겨를없이
감겨오는
회오리임을....


그 한가운데
늪 속의
죽음처럼
무겁고
깊은 고요임을....


글/이요조








그대여
당신은 아십니까?
폭풍우 속에 그토록
나를 감동시키는 그 무엇이 있는가를

폭풍우가 휩쓸고 지날 때
어찌하여, 나는
더욱 강해지고
삶에대한 확신이
더욱 커지는 것입니까?
나는 그것을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나는 폭풍우를 사랑합니다.
자연속의
그 어떤 물상 보다도
몇 배나 더 사랑합니다.


1912, 8,14. 칼릴지브란.
















*밤의 눈(어둠을 지키는)*













..





'가납사니 > 이야기가 있는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의 러브레터 4  (0) 2003.11.06
넝쿨 장미/잠자리와 가을하늘  (0) 2003.10.29
느림의 美學  (0) 2003.09.09
노래방/달 밤하늘  (0) 2003.09.09
꽃가루는 눈처럼 날리고  (0) 2002.05.13
.

 

도심지 길가에는
지난 주만 하여도 노오란 민들레가
첫돌바기 아가처럼 앙증스러웠는데
며칠 사이 그 고운 민들레 마저도 쇠버렸습니다.

첫 봄 꽃,
민들레 산수유 개나리...유채꽃,
거의가 노란색입니다.
노랑저고리...
초록들판에...노랑이라니...
이 아니 고운 색이던가요?

옛날부터, 노랑저고리는 아가씨를 이름이였습니다.
녹의 홍상...빨강 치마에 초록색 저고리가 새아씨이듯,
아가씨...즉 처네(처자)들은 노랑저고리로 표식을 하다니...
참으로 기막히게 어울리는 색갈의 표현이라 생각지 않으세요?

민들레는 쇠하고...
민들레 홀씨가....둥그렇게..작은 솜사탕처럼..
호르르르 날릴듯....
강 둑에 서서
이제 곧 바람만 불어오기를
그렇게들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제가 있는 이 곳
오늘,
창밖 풍경은 참으로 진기했습니다.
눈이 하늘에서 쏟아지는 게 아니라
땅위에서 쏟구쳐 올라왔습니다.

이 곳은
은사시나무 숲으로 둘러싸여 있는 곳입니다.

14층까지도 수월하게
거꾸로 날리는 눈이 되어
산도 넘고..바다도 강도 넘을 것 같은
가벼이 훨-훨~~몸을 날리는 꽃 가루......

오늘
왜.....은사시나무의 꽃가루 솜털이
제 맘에는 그다지도 부러워 보였는지요...
마구 봄 햇살이 번져 나는 허공을
아래에서 위로...위에서 옆으로,
군무하듯 날리는 ....

나도,
어디론가
훨~~ 훨~날아가서는
볕 바른 곳에 뿌리를 내리고
비 오는 날,
이름없는 간이역에서
그대를 기다리는 어느 시인의 은사시나무
한 그루로 진정 다시 태어나고 싶었습니다.




꽃가루가 날리는 어느 봄날
글/이요조



*이정하 시인의 은사시 나무*



**가끔은 비 오는 간이역에서 은사시나무가 되고 싶었다**


햇볕은 싫습니다.

그대가 오는 길목을 오래 바라볼 수 없으므로.

비에 젖으며 난 가끔은

비오는 간이역에서 은사시나무가 되고 싶었습니다.

비에 젖을수록 오히려 생기 넘치는 은사시나무,

그 은사시나무의 푸르름으로 그대의 가슴에

한 점 나뭇잎으로 찍혀 있고 싶었습니다.

어서 오세요, 그대.

비오는 날이라도 상관없어요.

아무런 연락 없이 갑자기 오실 땐

햇볕 좋은 날보다 비오는 날이 제격이지요.

그대의 젖은 어깨, 그대의 지친 마음을

기대게 해주는 은사시나무. 비오는 간이역,

그리고 젖은 기적소리.

스쳐 지나가는 급행열차는 싫습니다.

누가 누군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빨리 지나가 버려

차창 너머 그대와 닮은 사람 하나 찾을 수 없는 까닭입니
다.

비에 젖으며 난 가끔은 비오는 간이역에서

그대처럼 더디게 오는 완행열차,

그 열차를 기다리는 은사시나무가 되고 싶었습니다.







'가납사니 > 이야기가 있는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의 러브레터 4  (0) 2003.11.06
넝쿨 장미/잠자리와 가을하늘  (0) 2003.10.29
느림의 美學  (0) 2003.09.09
노래방/달 밤하늘  (0) 2003.09.09
태풍의 눈  (0) 2002.06.0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