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밝다.나는 폐인인가?어둠 속에서 행자?너무 밝은 내 방이 싫어 커튼을 내린다. 바깥엔 봄이다.뜰엔 꽃이다.근데..왜?화상 이미지로 꽃을 보냐고?
      햇살, 눈이 부신
      마당에 내려서자흙을 만지자. 그것만으로도 좋은 일꺼리잖냐? 그래, 옷 갈아 입고..흙이나 주물르러......그만 뜰로 내려서자.
나비저물녘 바위밭에 홀로 앉아 그윽히 피리를 불 때 어데선가 흰나비 한마리 날아와 피리 끝에 앉았던 기억 에헤라 내가 꽃인줄 알았더냐 내가 네 님인줄 알았더냐 너는 훨훨 하늘로 날아올라 다른 꽃을 찾아가거라 아 눈멀고 귀먼 내 영혼은 그저 길에 핀 한송이 꽃 나비처럼 날아서 먼 하늘로 그저 흐느적 날고싶지 에헤라 내가 꽃인줄 알았더냐 내가 네 님인줄 알았더냐 아 눈멀고 귀먼 내 영혼도 그저 나비처럼 날고싶지 아 눈멀고 귀먼 내 영혼도 그저 흐느적 날고싶지 아!귀.먼. 내. 영.혼.도.그.저.나.비.처.럼.날.고.싶.지!



영산홍

 

#

천둥이 친다.

한참을 가물더니

이 봄날에 웬 날벼락,

오려고 맘 잡숫더니 웬걸, 이젠 자주 오시네

그래 차라리 꾸물 꾸물거리려면 씨-언하게 퍼 부어라

 

등꽃

 

#

지난 번 비로

마당이 또 다른 얼굴을 디민다.

푸릇 푸릇 성큼 자라더니....

오늘은 글쎄 등꽃이 폈네... 벌서 봉오리가 늘어지고

빠른 꽃송아리는 피기까지...

영산홍은 꼬깔모자를 벗지도 않았고,

아니 벌서 핀 것도 있다.

지금은 진달래 지고 철쭉이 한창이다. 

 

 

#

등나무는 그렇게 잘라내도 무성히 기어 오른다.

며칠 전 등나무 없는 현관이 너무 뜨거워서

아무래도 조금만 양보하면서 함께 살아갈려믄 그냥 둬야할 것 같다.

포도를 죽자고 키워 올리렸더니

등나무 시샘인지 몇 그루를 해 먹었다.

그늘을 잔뜩끼워서 질식시키는것이다.

 

 

전나무

 

 

별로 좋지도 않은 나무가 생명력은 되게 좋다.

우리마당엔 좋은 금강송 오엽송 다 죽이고 전나무가 많다.

오래 전 아이들 크리스마스 트리삼아 사다 둔 것을 화분에 그대로 방치하다가

심은 넘,

&

이종여동생 (수녀)

볼일 보는데.. 기사해주고 (천주교 묘지일 보러다니는데)

한웅큼 모종 준 것을 싫다고는 못하고 가져와선 걍  큰 화분에 던져 두었다가

봄날... 쌔끼에 둘둘 쌓여 묶인채로 새순을 내기에

하, 불쌍해서 대충 심었더니

백목련, 모란 죽고 단풍나무 죽고...

죽은 나무들 자리에 저놈들이 다 차지하고 앉았다.

그래도 주목은 이십년이 다 되어거도 맨날 그 모습 그대로다.

'모진넘, 세월을 먹으믄 밥값, 나잇값은 해얄것 아녀, 천하에 악답받은 넘'

(악답받다/나도 잘 모름... 갱상도 울엄니가 자주 쓰던 사투리/모때따.)

 

전나무는 새잎이 날 때가 젤로 예쁘다.

꽃보다도 더 예쁘다.

새 순이 벌어지면 연두색 애기 손바닥같이 펴서는 

응석 부리듯 팔을 쭉쭉 뻗어대고

스치는 나를 매우 행복하게 만든다.

 

 

#

맨 아래 사진

다락방에 돌단풍

'슬픈 데이트'

에서 생겨난 전리품이다.

오늘 비나 실컷 맞으라고 방금 우산 쓰고 내놨다.

마당에 똘이란 넘,

해찰이나 안할라나 모르겠다.

그랬다만 봐라 "두길넘"

 

 

#

비가 많이 오나보다.

멀리서 차바퀴 구르는 소리에

빗물소리가 흥건히 괴어있다.

...............

 

 

#

혼자놀기,

거실에서는 마리가 제 이불 타올과 장난감을 죄 꺼내

늘어 놓고는 혼자서 논다.

나보다 나은넘,

 

할머닌 들어가서 코~ 주무시나보다.

 

#

힛!

난 너므 게으르다.

오늘은 꼭,

두 넘 데블고 산책할라 했는데...

우째 날 잡으니 비님 오시네~

 

딸은 아빠보다 낫다.

지난 번 진료 놓친 것,

다시 예약 안한다고 난리다.

 

"아직 이주 남았자너,,,,"

"그 게 벌써 며칠 전 일인데..엄만, 열흘 남았어~"

"근가? 아라써 야~"

 

 

영산홍

 

 

 

 

#

그 날,

병원 간 날

비하인드 스토리

 

11시 30분 좀 넘었는데...

끝났다네.. 아니 12시 거의 다 됐나?

암튼 고관절 아픈 환자가 없나부지...일찍  샤터내리게...

 

간호사왈,

학회가셨으니...이주 후에나 오란다.

다시 예약해 드릴까요?

'되얐어, 나 다른 병원 갈지도 몰라'

일없다고 흥, 콧방귀 뀌고 돌아섰지

 

차를 빼서 나오려는데... 당췌 나가야지 원

주차안내 아저씨께 물어보니...

점심시간이라 다 몰려들 나가고..비도 오고....

이러다 언제 갈지 모르겠다.

 

도로 파킹하고 안과에 접수를 했다.

언제부터 눈이 좋지 않다. 시력은 존데...

접수하고 한끼니 굶으면 어디 덧나나?

그거 찾아 먹으려면 힘들까봐 나가자니 귀찮고

병원구내 식당으로 내려갔다.

하도 오랜 병원생활에 비윗짱하나 끝내줌,

 

우씨..맛도 디게 없다.

내 앞에 청년 식판이 넘치도록 닭고기를 가져와 잘도 먹는다.

 

나....?

에헤라~~

싱거운 콩나물에 밥이나 벅-벅 비볐다.

어떤 아줌시... 영문도 모르고 때깔만 그럴싸 버얼거니까

아 밥 데기 맛있게 비벼 드시넹,

흐흐.....그래, 아줌마도 비벼~~

 

빠트릴 수 없는 300냥짜리 커피를

내리는 비를 보며 마신 후,

안과에 올라갔다.

이내 "이요조님~" 호명!!

안압검사에 깜딱 놀랬자너,,,,

눈에다 총쏘는지 아랐어,

글고는 양 눈알에다 리트머스 시험지를 끼우는 거 있지...

'아, 쓰라려~~'

당장 빼고 싶은데...

 

상상을 해 바유..

5cm길이의 리트머스 시험지를 양쪽 눈에다가

ㅠ.ㅠ~

그리고는 검사를 하는데..눈을 뜰 수가 없다.

의사 쌤님이 욱박지른다.

 

이러시면 안돼욧!!

가만 좀 계세욧!!

....

 

"저...아까 안압 검사 할 때 워낙 놀래놔서...."

"눈물이 없는 것 같지 않으니... 눈물 구멍이나 뚫고 가세요"

'핫, 캄사하므니다."

 

우씨... 그러게...

안과에서 아무리 안구건조증이라 약을 줘도 낫도 않고

한 쪽만 계속 눈도 못 뜨니

누구에게 엄살도 한 번 못떨고~

 

"그러게 컴퓨터 사용 줄이랬찌~~"

 

그 소리 듣기시러서....

 

좀있다 젊은 의사 바늘을 들고 와서 막무가내 찌르려 한다.

간호사 히쭉웃는다.

(나중에 거울 보고 알았다. 왜 웃었는지...

안과에 올 생각이 없었으니.. 눈 화장이 엉망이다.)

 

또 눈이 저절로 감긴다.

"아까 안압 잴 때 너무 놀랬자너... "

"글고 여기 목 뒤로 받치는 의자 없셔?"

" 나 목이 아파서 병원에 왔다가 안과는 보너스거등"

 

ㅎㅎㅎ~

둘이서 좀 우따가 다시 시도

멀쩡한 눈을 다시 찌르겠단다.

 

황급히... "아녀 되얐쎠여 방금 코로해서 목구녕으로 넘어갔어여"

"예 분명 그래써여??"

"그람 됐쎠요"

이 글 써 노코보니... 좀 이상이 있다.

분명 큰 의사 쌤님, 나더러 상수도가 막혔따 했는디...

얼결에 넘어갔다고 되얐다는 건

"이런 하수도 아녀?"

제 얘기가 너므 어려버 납득이 안가면 걍 오라잇!!

 

아하! 낭패로고 더 뚫고 올걸, 학실히 뚫꼬 올껄,

 

울딸 왈

"엄마가 쌤님이여요?"

 

"니땸새 나, 쌤님 다 돼끄마..."

 

것도 수술인감? 안약을 몇 개나 받아 와 노코 아직 뚜껑도 안열었다.

 

히구

날씨가 그렇고 하도 꿀굴해서 좀 지껄였더니...

해 난다야~~

 

"그래도 운동은 못 나가겠는디요"

 

부도여 부도!!

 

"못들은 걸로 해줘여~~"

 

 

 

 

 

돌단풍

 

 

 

 
 
연못 *내 손으로 꾸민 연못, 폭포도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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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어리둥절~~

새 것을 받아 들인다는 게 적응이 어렵나보다.

여러개의 카테고리에 든 음악이 한꺼번에 쏟아지다니...

불만을 일일이 토로할 수도 없고, 언제나 ... 누구나...다들 그랬다.

새로운 방법이 모색되면 익히기까지... 매우 난처해했다.

자료는 어디서 찾아 올리는 거지?

나는 오늘도 미궁 속을 헤매는 나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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