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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사라졌으니 제목도 달라져야겠지?
"다리가 있는 풍경"
벌써 여름이 탈진해 가고 있다.
강가에서 멱을 감던 여름은 보랏빛 얼굴로 이를 딱-딱 마주치며
떠날 채비를 한다.
폭염에 농염하게 익은 아가씨들의 부푼 젖가슴과
그녀들의 은어 같은 종아리와
만지면 바스러질 것 같은 가녀린 상아빛 어깨들,
현기증이 난 배꼽들을
마구잡이로 외출시키던 그 여름은 저 다리 끝에 걸터앉았다.
유난히 시끄럽던 매미의 호곡도 얼추 끝이 났다.
시방 풀벌레들은 다음 순번을 기다리며 장막 뒤에서 조율을 한다.
그렇게 하면 갈 것을 엄청난 가뭄의 갈증과
허우적대는 홍수를 언제나 앞세우던
지친 푸름이 먹빛으로 익사한 강,
그 다리를 건너...
그리... 가고 말 것을...
아가씨들은 서둘러 정신을 차리고
서랍장 깊숙이 넣어 둔 두터운 옷들을
성급히 찾아 갈아입을 것이다.
영영,,,,다신 보지 않을 것처럼...서둘러서...
글/그림/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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