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물과 봄여행

내가 봐도 예쁘다.

두릅을 보자기에 고이 쌌다.

5월 9일 KTX로 창원에 사는 막내집을 찾기로 했다. (언니네 부부와 우리 부부 4명)

내 막내가 아니라....울 엄마의 막내!! ㅎㅎㅎ 막내동생이다.

쌍둥이를 두었는데, 며칠전 LG화학에 입사 합격통지서를 받았단다.

과거 급제마냥 신나고 즐거운 일이다.

 

고모가 요렇게 정성들인 두릅을 갖고 ..창원, 동생네를 찾아갔다.  작은 정성이다 (헐)

 

랩을 씌웠어야 되는데 보자기로 사서 냉장고에 넣었더니 하룻밤새 탈수가 되어 숨이 좀 죽었다.

요즘 산바람이 톡톡히 들었다.

 

나물에 묻어온 산복숭아꽃도 올리고 힛~~

 

그 날 산에서 따온 다래순도 삶고...그랬더니 그만 해가 지려한다.

 

집안에 있는 채반같은 소쿠리는 모두 다 비상소집, 동원령이 내렸다.

 

앞마당은 나무 그늘에 가렸고 집 옆구리 햇살 조금 들어오는 지하실 입구 골목에 나물을 두었다.

그래도 다래순은 아주 잘 말라주었다.

 

다래순 한 봉지 묵나물로 만들어 두고는 이리도 흐믓할 수가~~

 

 

고비.....참나물...

다래순

다래순을 무겁도록 땄다.

왜그리 깊은 산에 혼자 있는 게 좋은지....

나는 사위가 고즈넉한 적막을 깨치는 새들의 노래소리~~

딱따구리가 멀리서 나무를 쪼는 소리~

가까이서 산돼지 소리도 들었다. 하지만 하나도 무섭지 않다.

나도 자연이니까!!

 

 

산복숭아꽃 향내

 

다래순을 따는데, 귓가에서 벌이 잉잉거린다.

제 먹을 도화꽃을 건드리는 줄로만 알고...

<아냐 아냐 네 좋아하는 나무를 못살게 구는 이 늠을 손 봐주는거야~>

구캐싸면서...

하도 벌이 잉잉거리길래 <을매나 이기 맛나면 저래쌋노?> 싶어서

나도 신복숭아꽃 하나를 입에 따서 넣는다.

 

<이런..이런 향이~~>내가 찾던 바로 그맛이다.

눈물이 울컥 솟으려한다.

 

육이오 전쟁후

부산은 피난민들로 부락을 이뤘다.

지금은 수산센터가 들어선 충무동 5가....그 곳은 매립지로 남부민 국민학교에 그 곳 아이들이

대거 편입되었다.

 

우리집은 적산가옥으로 제법 큰 집이었는데...문간방을 어떤 남자어른(내 눈에는...) 총각 아저씨에게

세를 놓았는데 판자촌동네 갱생원이라나 그 곳에서 제법 중직을 맡았던 사람이었다.

 

미국의 원조를 받아 옥수수죽을 끓여 그 동네에 나눠주곤 했는데

우리들은 그 아저씨가 갖다주는 미제 과자를 넉넉히 얻어먹었다.

그런데....그 향이 싫었다. 빛깔도 까만....젤리같은 것이 ,,,뭔 향이 그리도 짙은지~~

그래서 늘 주는 과자도 우리 형제들은 모두 심드렁했고, 동네 아이들에게 나눠주기 바빴다.

 

그랬는데....어른이 되고 그 과자가 생각나더니 먹고싶은 거다 (웬 벨일@@)

미국에 가서 뭐 먹고시픈 거 없냐는 사위에게 어릴적 그 과자 이야기를 하고  함께 여기 저기를 다 뒤지고 다녀봤지만  그런 향나는 젤리는 없었다.

 

그랬는데...

산복숭아꽃을 하나 입에 문 순간, 그 과자 향이 바로 이 향이었던 것이다.

내가 그초록 그리워했던 과자의 향이.....

 

그 당시에는 마뜩찮던 향기를 나는 왜  반백년이 넘도록 기억하고 있는 것일까?

나도 모를 일이다.

향내는 ,,,기억을 되살리고 추억을 반추하는데 비중이 큰가 보다.

 

 

 

똑딱이 디카로 찍었지만.....

마음만은~

이 걸 들고 여행길에 올랐다.

다래순 말리기

새벽에 출발 산나뮬 캐오고...데치고 나니 해가 지려한다.

그래도 집 옆구리, 지하실 입구에 햇살짜투리를 붙들고 나물을 말렸다.

덕분에 잘 말라주어서 다행이지만...

봄여행은 시작되었다. 창원 막내집으로 광안리 여동생집으로,

백수 백조인 언니, 누나, 형부 자형들이 대거 몰려 다녔다.

언제 또 이러겠냐?  우리 인생의 봄날도 가려는데...

여행이야기는 죽-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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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복숭아꽃 향내을 알았다는 이 충만한 즐거움!!

어린 날,  추억속에

그 애매모호한 과자향을 찾아

끄집어냈다는...환희!!

 

이 봄에

정녕

행복하다.

 

나 죽기전에 궁금했던 수수께끼를 하나 풀 수 있어서,

 

이 요조

 

 

 

 


창원 해양공원


광안리 여동생 집 부근

우리집 대보름 음식

 

 

어제, 대보름나물을 볶았습니다.

옛날에는 오곡밥에 복쌈을 사먹고 9가지 나물을 먹고

모두가 흥겹게 놀 수 있는 정말 명절이었습니다.

설날은 차례를 지내야하고 세배를 다녀야하는 엄숙함이 있지만 대보름날은 만나는 사람에게 <내 더위사가라>며 더위를 파는 웃음을 주는 인사도 있었습니다. 

부스럼이 나지 않기위해 부럼도 깨물고, 마을의 풍년과 안일을 비는 지신밟기라는 풍악놀이가 있고  귀밝이술이라고 누구나 조금씩 맛보는 술에다가 아이들은 복조리를 들고 아홉집 밥을 얻어먹어야 건강하게 된다며 아이들은 복조리를 들고 동네를 돌아다녔습니다.

 

 

마치 할로윈데이 때 아이들이 찾아오면 쵸코릿이나 캔디를 주는 풍습과 비슷했지요. 저도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

밤에는 달집 불놀이가 있었고 여자들은 잣불놀이에 놀거리 먹을거리가 풍성한 명절이었습니다.

지금은 축소되어서 대보름 달맞이나 오곡밥과 나물로만 대보름을 넘기게끔 변모되었습니다.

 

 

정월의 절일로는 설과 대보름이 있습니다. 태고적 풍속은 정월대보름을 설 처럼 여기기도 하였습니다.

조선 후기에 간행된 (동국 시세기)에 의하면 대보름에도 섣달 그믐날의 수세하는 풍속과 같이 온 집안에 등불을 켜 놓고

밤을 세운다는 기록이 보입니다.

 

한편 중국에서는 한나라 때부터  정월 대보름을 8대 축일의 하나로 중요하게 여겼던 명절이었답니다.

또한 일본에서도 대보름을 소명월(小正月)이라하여  신년의 기점으로 생각하기도 하였답니다.

 

이는 정월 대보름 날을 신년으로 삼았던 오랜 역법의 잔존으로 보이며,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보건대 

정월 대보름의 풍속은 농경을 기본으로 하였던 고대 사회로부터 풍농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유래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9가지 나물을 하려다가 7가지로 줄였습니다.

취나물, 피마자나물, 고사리나물, 무청나물, 건표고볶음, 쑥부쟁이나물, 마른 가지볶음나물입니다.

한국음식은 언제나 짝수로 하지 않고 홀수로 합니다.

1,3,5,7,9 이렇게 홀수로 나물을 만들면 됩니다.

 

 

 

부럼을 사려도 마트에 들렀다가 어찌나 비싼지 깜짝 놀랐습니다.

수입산들인데도 보이는 사진의 두 배 가량이 8,000원 정도입니다.

대보름날 아침 눈 뜨자마자 부럼을 깨물면 부스럼을 하지 않는다지요?

 

 

 

오곡밥을 해야하는데...전 3곡밥입니다.

조, 수수, 검정콩, 현미,팥 등 5가지를 섞어서 밥을 합니다.

예전대로라면  소금간을 해서 쪄낸 오곡밥은 늘 먹던 밥이 아니라

그냥 먹어도 좋을만큼 간간하고 맛이 좋았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부지런히 나물을 찾아 물에 불렸습니다.

데치고 손질하고...헹구고 밑간해서 두었다가 볶아서 뭉근한 불에서 뜸들이고

지난 봄부터 말린 나물에다가 여간 손이 가는 나물반찬이 아닙니다.

참, Slow Food 가 아닌가 합니다.

 

 

집에서 말린 표고버섯과 쇠고기도 함께 볶아서 차지 했습니다.

 

한 가지 일이라도 줄일라고

지난 설날 고사리 나물도 냉동실에 조금 챙겨두었더랬습니다.

 

 

 

 

 

대보름에는 약식도 합니다.

문헌에는 대보름날 약식을 한다라고 되어있습니다.

약식은 왕의 목숨을 구한 까마귀의 충절을 기리는 음식인데 그 때문에 이율곡의 ‘격몽요결’,

허균의 ‘도문대작’, 이익의 ‘성호사설’ 등 조선의 양반들이 쓴 문헌을 보면 모두 대보름 음식으로

약식을 꼽고 있다.

오곡찰밥이 있으니 약식은 생략하고 인절미를 만들었습니다.

콩가루와 떡집에서 사 온 찹쌀가루만 있으면 30분이면 OK~

 

 

 

 

 

찹쌀가루 5컵 양입니다. (떡집에서 소금간도 맞춰줍니다)

20분간만 찜기에서 쪄내면 콩고물만 묻히고 반듯하게 편 다음 접시로 잘라내면 됩니다.

참 쉽지요??

 

 

 

나물로만 뭔가 식탁이 허전하다시면~~

 

 

 LA갈비찜

 

매운 갈비찜을 만들었어요.

 (잘라논 방식 이름이 LA~ )

나물에 고춧가루가 하나도 안들어가므로 뭔가 핫핫하게 매운 게 끌릴 것 같아서요.

갈비2kg에 진간장 1/3컵, 매운 고춧가루 1/3컵 고추장1/3컵

설탕이나 매실청대신 포도청을 포도채로  2컵쯤 넣고...

뱅쇼(Vin Chaud)라는 과일수정과를 3컵 넣어서 중불로 3~40분 후 완성
(뱅쇼-뜨거운 와인(한국식)만들기- 다음 글로~)

마지막엔 국물을 있는대로 다 따라내면(기름기 제거/뜨거우니 조심하시고)

식탁에 올리면 완성!!!

전 날 저녁식사 약속이 있어 깜뻑 잊고 나갔다가 핏물을 하루하고도 더 뺐어요,

그래서 끓는 물에 튀기는 건 생략했습니다. 사진으로 그 상황이 보이시지요. ㅎㅎ

양념이 맛있었는지....한끼 식사로 몽땅 다 팔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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