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명월 (淸風明月)

맑을 청(淸)

바람 풍(風)

밝을 명(明)

달   월(月)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이라는 청풍명월의 청풍호에 금빛 낙조가 어렸다.

 

 

 

 

퇴계, 이황 선생님은 금수산(제천)을 금실로 수를 놓았다 하셨지만  일몰은  청풍명월, 청풍호에도  눈부신 금사로 수를 놓았다.

서울에서도 하루만에 오갈 수 있는 거리라....한 낮의 청풍호는 보았지만 1박으로 느긋해선지 석양, 노을진 청풍호는 처음 보지만...

더 욕심을 내자면 보름달 밝은 밤 청풍명월을  봐야지만  진수를 보는 게 아닐까? 라는 욕심마저 내어본다.

 

제천 <청풍호 벚꽃잔치>가 얼어붙었다.

변덕스런 봄날씨에 해발 260여m인 제천은 제일 늦게 벚꽃이 피는 지역이라는데...봉오리는 아직 잠들어 있었다.

그랬던 봉오리가 하룻밤 묵고난 다음날 배시시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시간이 무섭게 앞 다투어 피어났다.

우리가 가서 벚꽃을 일깨운 셈이다. 다녀 온 뒤 바로 청풍호 벚꽃이 흐드러졌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주차장에서 산위로 올라가면 조각공원이 있고 강아래로 내려가면 여러가지 시설들이 있다는데...나는 그냥 노을에 빠져서

일몰이 바라보이는 언덕배기에 그만 발이 붙어버렸다.

노을을 바라보며 데이트를 즐기려 미리 커피를 마련해 오거나 하는 연인들의 승용차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이미 이 곳은 석양무렵 데이트코스로도 정평이 나있는 곳이구나~~

인천 영종도 을왕리 해수욕장이 그랬다.

낙조를 즐기러 승용차들이 나란히 나란히 어깨를 겯고 바다를 향하면 저녁 석양은 기다렸다는 듯.....서서히

하늘을 노을빛으로 물들이며 바닷물로 잠겨들던 그 곳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서울서 일일코스로 청풍호를 드라이브로 둘러보며....

1박을 하고싶은 마음 굴뚝같았는데 드뎌 소원대로 청풍호가 내려다 보이는 청풍리조트(레이크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다음글로 계속~)

 

 

 

 

 

 

 

 

 

 

 

 

수상아트홀

 *찾아오시는길*

*승용차*

*대중교통*

 

벚꽃과 청풍대교 

 

글/이요조 

 

 

 

가족과 함께하는 해넘이 여행 


쏴아- 파도소리와 함께 흰 이를 드러내며 출렁이는 소란스런 바다여야한다.

우리의 관념 이란 틀에 박힌 '바다'라는 이름은,

 

그러나 서해는 조용하다. 

밀물도 썰물도 발뒷굼치를 들고는 잠든 어린아이라도 깰세라  소리 없이 드나든다.

갯벌을 생업으로 평생 사는 사람들은 귀를 기울이면 물이 밀려오는 소리가 들린다고도 하는데..

난, 아직 듣지 못했다.

 

그냥 언제나 보여주던 썰물의 먼-개펄이겠거니 미리 단정된 관념을 가지고 언덕을 올라 선 순간!

우리는 "와~" 하는 탄성을 동시에 질렀다.

순간 아직 한 번도 보지 못했지만, 

내 여지없이 초라한 지식정보의 뇌파에서 타다닥 거리며 떠 오른 문자가 있었으니,

'알래스카'라는 단어가 떠 올랐고 '언감생심 '만년설'이란 단어도 좁은 자리를 비집고 들어섰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바다가 아니라 그야말로 눈부신 하얀 설원이다.

흰 설원에 노을빛은 퇴색했는지..제 빛을 잃어버렸는지 그저 눈만 부신 흰 노을이다.

시방 그 설원에 눈이 아프도록 강렬하게 되비치는 희게 보이는 석양빛!

그 태양이 침몰하려 마지막 안간힘의 빛을 발하는 중이었다.

 



서울에서 영종도는 40km에 이르는 먼 거리지만 거의 논스톱인 영종도로 향하는 길은 가슴이 후련하다 못해 시원하다.

더위가 극성을 떨던 휴가철에 비하면 요즘은 한산하다  싶을 만큼 차량 소통도 드물어 오히려 너무 한적하다. 

인천항 고속도로는 적자운영이라 정부에서 지원을 받는다고 한다.

 

바다바람을 가르며 시원하게 달리며,

영종대교며 바다 풍경에 눈길을 주다 보면 어느새 공항입구가 나올 만큼 가깝게 느껴진다.

영종도에 가기 위해서는 여객터미널(인천공항)가기 직전

영종ㆍ영유 표지를 따라 공항 남로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을왕리 해수욕장 일몰을 찾아 가는 길이었다.

송림이 하도 멋지게 우거진 운취가 유달라서 아마도 이 곳이 아닐까 어림잡아 차에서 내렸는데,

(나중에 알고 봤더니 용유도 마시린 해변이란다)

그랬더니...상상치도 못했던 풍경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송림으로 들어가서 사이로 바라보이는....실로 생경한 ,   

말로만 늘 들었던 눈 쌓인 바다다.

神이 그려낸 흰 바다의 눈부신 장엄은 그저 아름답다는 말로 밖에 표현할 줄 모르는 언어의 한계를 절감했다.

 

우리나라의 서해 개펄은 늘 보아오던 우리에겐 낯익은 풍경이지만 세계 5대 개펄 중에 속하리만치 유명하단다.

여름철, 국민관광지  피서지로 각광받는 용유도는 찾는 사람이 많은 만큼 횟집, 조개구이집등 먹거리가 많았고

호텔부터 민박시설까지 숙박시설도 다양했다.


어른인 나도 눈 쌓인 바닷가가 너무나 좋아서 환호를 지르며 모래언덕을 구르다시피 달려 내려갔다.

추운 줄 모르는 어른이나 아이들의 달음박질이 숨 가쁘다.

 


석양이 점차 설원을 녹이듯, 잦아들듯,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노을이 물든 석양 속으로 여행을 떠나 볼 일이다.

사랑하는 연인의 석양에 발그레 물든 얼굴은 이 세상에서 그지없이 사랑스러울 것이다.


전동스쿠터가 겨우내 추위에 심심해서 길게 드러누워 졸고있는 게으른 백사장의 가려운 등짝을 긁어주며,

내게 함께 놀자, 놀자며 마구 보채듯  흔들어 깨우고 있었다.

부르릉~~부릉~ 

나도 타고 싶다. 나이? 그 게 무슨 상관이랴?

 

나는 발목이 긴- 부츠를 신었으니..그냥 하얗게 눈 쌓인 얼음바다 속으로 천방지축 어린 아이들 마냥

꺼리낌 하나 없이 저벅 저벅 걸어 들어갔다.

운동화를 신고 온 남편은 막상 저도 그러고 싶어선지 괜히 빠진다며 들어가지 말라고 심술만 부리고 섰다.

 

ㅎㅎㅎ~~ 걸을 때마다 내 몸무게에 비례해서  발목까지 미련없이 쑥-쑥- 빠져드는 이 쾌감, 

 가만 서 있자니 내 몸무게에 스르르 뒤로 빠지고 있었다.

넘어져 봤짜지~   까이꺼 눈인데....

 


 

두 부부가 섰고 초등생임직한 아들이 셔터를 누르려는데..

그 엄마...지금 빠지는 중이니 빨리 찍어 달라고 어린 아들에게 채근을 하고 있었다.

준비된 카메라로 얼른 내가 몇 컷~ 찍어 드렸다. daum id를 묻고..그 사진은 오늘 보내드렸다.

가족사진이 오늘 여행이야기에  나와도 괜찮다는 허락을 받았다.

 

가족중 막내가 떨어져 있다 길래 

푸욱 푹 빠지는(몸무게로 인한) 눈 속으로 한참을 더 걸어 들어가서야

눈 장난에 여념이 없는 이 행복한 가족의 막내도 한 컷 찍었다.

화목한 가정~ 오늘처럼 그렇게 늘 행복하시기를..


 

참 이상하다.

서해는....

이렇게 밀물로 개펄을 맘껏 드러낸 자리가 있는가 하면

을왕리가 아닌 줄 알고 다급하게 이동한 내게 을왕리 바다 한켠은

너울이 밀려오는 만조의 서해 바단가 싶다가도,

막상 해가 떨어지는 바다쪽은 파도가 바위에 와서 하이얀 포말을 내며 부딪치는

영낙없는 동해 바다를 닮아 있다.

 

내 머리는 온통 뒤죽 박죽이다.

오늘이 음력 몇일이지? 24일? 어제가 조금인데....에라, 아무튼

아마도 수심이 얕고 깊은 차인 가 보다.  하고 일단 복잡한 의아심은 접어 두었다.

그나 저나

1~20여분 달린 간만의 차이로  이렇게도 성정이 다른 듯한 바다를 만날 줄이야~~

 

마시린 해안의 눈부신 하얀 설원은 생경했지만  날씨는 그런대로 따듯한 봄날, 간조의 서해라면,  

바람에 풍랑의 너울이 치는 을왕리 선착장부근의 푸른 물빛 또한 남해라면,

(탐조등)오른쪽 빙벽너머 바윗골 바다는 내겐  낯 선 혹한의 동해 바다였다. 

 

 

을왕리 선착장 방파제 끄트머리 높은 바위 위에 묻힌 표식이었다.

그와 나는 이게 뭐까 궁금해 하다가 동서남북을 알리는 방위 표시가 아닐까 생각했다.

지금 현재 해가 지는 방향은 이 방위표를 보아  어림잡으면  남서서 방향으로 해는 지고 있었다.

 

 

 

멋진 일몰이다.

 

같은 영종도내에서도  나는 오늘 색다른 두 개의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행운이 주어졌다.

늘 상상으로만 바닷가에 쌓인 눈을 그려왔는데...

밀물이 빠져나간 너르디너른 개펄의 알래스카 설원을 연상케 하는,

아마 서해에 대해서는 익숙치 못한 내, 상상의 한계를 벗어나 심한 엔돌핀은 흥분을 유발시키고도

아직 내 체내에 머물러 우쭐거리며  핏줄을 타고 돌아 다니나 보다.

잠이...쉬 잠이 오지 않는다.

 

내 정수리에 모터 달린 축을 꽂아 영혼을 마구 뒤흔들어 논 듯한  오늘,

낯 선 곳을 조금씩 알아간다는 여행의 새로운 희열, 

그 희열이 숨길 수 없는 기침처럼 쿨럭 쿨럭 소리내며,  삐져 나오는....

아마도 이런 기분에 나는 점점 더 길을 떠나는 여행자를 꿈꾸는지도 모르겠다.

혼자 TV 성탄절 특집 영화도 다 보고도 오늘 보고 온 설원처럼 온통 머릿속이 하얘서

잠이 쉬 들 것 같지가 않다. 

눈이지만 바다에 쌓였으니 염분끼 있는 눈일텐데...

현관에 나가서 혹시나 하고 신발을 보니 벌써 하얀 소금꽃이 군데 군데 피어있다.

미지근한 물에 구두를 닦으며 갯바위에서 마구 할퀴듯 상처 난 곳도 보며 피식 웃었다.


즐거움이다. 내게는,

아! 오늘밤은 종내 잠을 설칠 모양이다.


푸르스름한 미명이 창 너머로 고개를 디밀 무렵,

그제서야 나는 곤한 잠에 빠져들었다.

 

 

글/사진/이요조

 

 

아이들과 함께 겨울바다 나들이는 어떨까?

전동 스쿼터도 타고...

스케이트를 탈 순 없지만, 깍쟁이 우리알같이 뺀질뺀질한  매끄러운 빙판은 아니지만,

푸욱 푹 빠질 듯한 바다 개펄 설원에서  애나 어른이나 이렇게 다 함께

즐거울 수 있다면, 어딘들 좋지 않으랴?

 

 

이국적인 맛이 흠씬 풍기는 설원의 바다로 연인이나 가족들과 함께 나가 일몰을 함께 즐긴다면

겨울, 데이트 산책코스로 매력적이지 않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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