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순무 깍두기를 담고 남았기에 동치미에다 넣어두었다가 봄이되자 아직도 싱싱하기에 장아찌를 담으려고  다시 연한 식촛물과 소금물에 담궈 두었었다.

가무잡잡한 빛깔을 내려면 이제 그만 간장을 부어도 될라나...그 맛도 보고자...잘랐더니 속에 본연의 자줏빛을 콩알만큼 품고 있었다.별 것 아닌 것에 콧등이 시큰한 감동이다.

 

 

 

      순무

       

      소금물,

      식촛물에도 견뎌내었다.

      몇 달 동안 잠겼으면

      빛이 바랠만도 한데,

       

      먹감나무 지극한 모성처럼

       

      안으로 안으로

      꼭 꼭 여며

      품어 안은  자줏빛!

       

      '나는..나는....

      그저

      순무올습니다'

       

       

       

      이요조

       

       

*먹감나무란

 

감나무의 쓰임새는 열매 뿐만 아니라, 목재가 단단하고
고른 재질을 가지고 있는데, 특히 굵은 나무 속에 검은 줄무늬가 들어간
것을 먹감나무(烏枾木)라 하여 세공에 많이 쓰임을 받는 귀한 목재라는군요. 사대부 집안의 가구, 문갑, 사방탁자 등에  장식용으로도 널리 이용된답니다. 또 골프채의 머리부분은 먹감나무로 만든 것을 최고급으로 친다고 하는데... 묵은 감나무 일수록 검은 반점이 많이 나타나고 먹감나무 역시 오래 묵은 나무일수록 속이 새까맣습니다.

그 비유를 들어 우리 조상님들은 부모님의 사랑을 먹감나무에다 견주어왔습니다.  우리들(자식)을 키워내면서 얼마나 속이 새카맣게 탔으면...

먹감나무는 나이테만큼 가슴 속에  먹물처럼 태운 속을 안고 살아가는 부모님의 심정에다 견주었기 때문입니다. 

해서 감은 제삿상에도 올리는 과실이 되었답니다. 부모님의 은덕을 잊지않고 기리는 마음이랍니다. 감의 내력은 孝라는....,.......................2006,3,29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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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 물감을 손톱에 묻혀 진달래를 그렸던 게 생각납니다.

http://blog.daum.net/yojo-lady/528966   ← '비트와 진달래'

 

 

순무를 다듬다가 그 빛깔에 또 매료되었습니다.

무와 달리 좀 단단한 편이라..칼질도 어렵거니와 잔뿌리와 돌기부위에 묻은 흙이 많아 일일이 깍아내야 합니다.

 

껍질을 벗겨내다 보면 맑은 보랏빛이 숨어 있고.

꽁지를 떼어내면 장미꽃 무늬에...제가 어찌....마음이 동하지 않으리오!

 

.....

 

엄마가 계셔 보셨으면  야단깨나 들었을 것 같습니다.

"일이냐? 장난이냐?" 고 하시면서,

 

 

어찌나 하기 싫던지....그넘에 순무는 주름도, 잔털도 많구요.

당연지사 흙도 많이 끼였구요.

 

에혀~~

허리야~~~

 

보라빛 순무껍질을 가지고 놀다 쉬다 일했습니다.

 

깍두기로 썰어놓고 보니...량이 좀 많군요.

이노무....손은 딥따 커서~~

.

.

.

.

"순무깍두기 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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