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김치를 담고는 몸쌀인지 지쳐서 시장에도 가기 싫고 내 놓느니 김치종류 뿐이네요.

익은 배추김치 갓담은 배추김치, 총각김치,동치미....배추나물!

식탁이 온통 그린필드입니다.

ㅎ`ㅎ`ㅎ` 이러다 온 식구가 영양실조 걸리겠습니다. 

 깨끗하게 밑둥이 잘려나가고 잘 다듬어진 배추를 사왔지만 겉잎은 이만큼 모아졌습니다.

겨울에 된장시락국이나 된장찌개로 끓이면 얼마나 부드럽고 구수하게요!!

 끓는물에 데쳐내어 배추나물을 만들려고 무칩니다.

 나물을 해두었지만...저 안 먹으면 손을 대지 않는군요.

매운음식을 해야지만.....호호거리며 싱거운 나물에 손이 갈텐데 말입니다.

냉동실에 둔 돼지갈비 1kg을 꺼내어 물에 핏물을 빼고

 데쳐둔 시래기에 된장을 넣고 조물거리다가 쌀뜨물을 붓고

 먹다 남은 배추나물도 넣고 핏물 뺀 돼지갈비를 넣고 압력솥에 끓였습니다.

추가돌고 20분!!

 시래기 갈비된장찌개입니다.

갈비만 속속 건져 먹는군요. 두 아들이 장정이니...성인 4식구 두 끼니에 홀랑입니다.

 지지난해 담은 메주콩을 대충 찧었더니 저희집 된장은 콩이 살아있습니다.

ㅎㅎㅎ 갈비만 쏙 건져먹은  시래기만 남았습니다.

 지난 번 농촌체험 두부만들기에서 가지고 온 비지가 생각났습니다.

콩비지를 좀 넣고....

 돼지고기를 갈아놓은 것도 두ㅡ 덩이 넣어서 잠깐 다시 끓였습니다. 다시 먹을만해졌습니다.

오히려 갈비가 든 것보다 더 맛있군요.막내 아들이 그럽니다.

<아! 비지가 먹고싶었는데...엄마와 필이 통했다며>

밥위에 척척 얹어서 너무도 잘 먹습니다.

겨울 반찬으로 이런 시래기된장찌개만 있으면 그저그만입니다.

 

글/이요조

 

 

 

 

 

 

호박, 무청시래기 이야기


여름날 대지의 푸른 기운을 실컷 포식하고는 가을볕에 누워서 누런 배를 내어놓고 선탠을 하는 늠들,

나는 우짠지 그늠들이 좋더라!

해서 겨울이면 김장하기 전 우리 집에 적어도 열댓늠은 들여놔야만 직성이 풀리더라!

그리고 김장보다 우선인 무청 말리기,  어찌 김장만 겨우살이 준비라고 보느냐 나는 내 집안에 이렇게 누런 청둥호박을 들여놓고 나면 넘의 집 금송아지가 안 부럽더라!  예로부터 청둥호박은 열 보약도 부럽잖다 했다. 가을에 청둥호박을 잘 먹어두면 겨울 감기도 끄떡 없다고 했다.


<무청시래기만 보면 느이 아부지는 붕어찜을 연신 노래하시는데, 그 소원 올 겨울은 꼭 들어 드려야겠다. 엄마가 시집와서 보니  할머니 고향에서 오실 때 보자기에 냄비채로 싸서 들고 오시더라.  그 냄비에 들어있는 것을 열어본즉, 별로 식욕이 땡길 것 같지 않은 거므티티한  무엇이 들었는데...그 걸 네 아빠가 좋아하신다고 할머니는 겨울이면 매번 다니러 오실 때마다 힘들게 만들어 오셨다. 처음에 나는 뭘, 이런 걸.....했다가 실은 요즘엔 엄마가 더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맛이 되부럿다.

연탄불 위에서 하룻밤, 하루 낮을 은근히 쫄인 붕어찜이었는데  그리 크지도 않은 참붕어를 손질해서 익혀놓고는 냄비 밑바닥에 시래기 밑에 돌려 깔고, 무도 조금 있음 깔고 다시 그 위에 익힌 붕어를 올리고 꼬장(고추장) 된장 고루 섞어서 양념장 만들어 익힌 붕어가 다칠세라 양념을 살그머니 끼얹어 가며 졸이시더라!

다 졸인 듯 하다가 또 연탄불 속 뚜껑을 닫고 불 조절하여 그 위에 얹어놓고는 밤새도록 타지도 눋지도 않고 물기 하나 읍씨 뽀드라시 지져서 그 걸 갖고 오시는 거다. 추운 겨울 냉장고 말고 냄비채로 장독대에 얹어 놓고는 냄비 뚜껑을 열고는 숟가락으로 붕어 바스라지지 않게 살그머니 뜨고 시래기 댓 가닥만 들어내어  상에 올리면 네 아부지 그것만으로 꿀 빨듯이 자시(잡숫)더라! 붕어찜 맛이 무에 그리 좋다고? 어디 그 맛에 인이 백혀서겠냐?  작년에 돌아가신 니 할무이가 보고자픈 게지!>


아마도 그러실게다.

맛은 곧 엄마를 연상시키기도 하니까 니들은 후제 엄마 없으면 무슨 음식으로, 무슨 맛으로 날 생각하게 될까?

청둥호박도 넉넉하겠다. 무청시래기도 잘 말랐겠다.

쑹덩쑹덩 썰어서 자반고등어를 넣고 지져 보았다.

어찌나 맛나던지 앵콜모드로 다시 끓여본 게 호들갑 떠느라고 호박 속에다가 고등어를 감금시켜도 보았다.


청둥호박으로는 죽이나 끓이고 떡이나 하고 약으로나 쓰지 이렇게 생선까지 졸여 내는 건 엄마도 못 보았다.

그건 시골에 널린 게 무청시래기나 시원한 무가 지천인데...껍질 벗겨내기에 모질게 유난시러븐 청둥호박을 부여잡고 애걸하겠냐?  더러바서 그저 손쉬운 김치나 시래기나 무를 넣고 말지~


그런데 세상은 좋고 사람들 머리도 좋고, 참말로 호박 같은 세상이다.

지난 번 단 호박 껍질 벗기기 이야기 기억 나냐?

단 호박을 숭덩숭덩 잘라서 3분만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순한 양처럼 껍질 벗기기에 쉽다고?

청둥호박은 좀 쎄긴 하더라만 역시 잘라서 3~4분 돌리니 깎기 쉽더라!


그러니 뭔들 호박하고 안 어울릴까?

호박은 포용성이랄까? 수용성이 강한 채소다. 뭐든 잘 끌어안는다. 누구하고든 별 탈도 없이 음식 궁합도 잘 맞는다.

무도 그렇지만 한약 먹을 때는 무도 비켜간다. 하지만 호박은 아무데도 거슬리는 데가 없이 너그럽다.


세계만방을 가도 뷔페음식에는 기본으로 반드시 호박죽(�)이 따라 나온다.

호박은 모든 음식의 식중독을 미연에 방지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부드러운 중화제 역할을 하는 셈이지!

생긴 그대로 천성이 너그럽고 정말 후덕하지 않냐?

못생긴 것을 빗댈라치면 호박 같다고 그러지만  성질을 논할라치면 호박처럼 둥글 둥글하다 그러고 좋은 일이 거푸 생길라치면 호박이 넝쿨째 굴러왔다고 한다.  호박은 아무튼 좋은 것임에 틀림없구나!

 

<얘야, 너도 시집가걸랑 시댁에서 널 보고 호박이 넝쿨째 굴러 들어왔다는 소리가 바람에라도 날려서 이 모친의 귀에 까정 쪼메 듣기구로 해보능 거 또한 어떨꼬?>

 

 

 

   재료  

 

청둥호박, 작은 것 1개, 고등어 자반 한 손, 무시래기200g, 먹다남은 나물 조금, 된장 3큰술

고추장 2큰술, 멸치다시마 조금, 대파 1대. 마늘 2~3큰술, 풋고추 5개

 1/솥에 들어 갈 만한 호박을 깨끗이 씻는다.

2/ 뜨건 국물이 들락거리게 옆구리를 타갠다.

3/말려둔 시래기를 삶아 우리고 

4/ 마늘, 된장 고추장에 시래기 밑간을 하고 나머지 된장 고추장은 국물 간을 낼 것이다. 

5/먹던 나물을 사이에 넣고 시래기로 그저 감아 보았다. 

6/ 뭉쳐둔 고등어  /자반도 짜고 시래기도 간이 쎄고 하면 자칫 짜질라.... 

 

7/ 호박 속에다 차곡차곡 넣는다.  (하나가 남네~)

8/옆구리를 막고(ㅎ`) 반대편에는 주발 뚜껑으로 눌렀다.

대파, 멸치, 다시마도 넣었다.  물 2컵도 호박가장자리로 더 돌려서 부었다.

 

* 압력솥에 넣었다. 깊으니까 꼭지 때문에 들어내기에 좋으라고,

일반 솥 시간을 알기위해 그냥  일반솥 기능으로 끓였다.

쎈불에서 10분 중간불로 40분 (딱 좋더라)

젓가락으로 찔러 보았다.(숙-숙-)

9/터진 곳을 주걱을 대고 꺼내니 올라온다. 

밑이 빠지면 어쩌나 우려했으니 괜한 걱정이다.

10/먹을 때는 뚜껑을 칼로 딴다. 

* 어쩜! 호박도 너무 잘 물렀다. 

* 고등어를 한 덩이 꺼내놓고 

* 배를 갈라보니~ 와! 

*호박속에서 뭔가 맛난 것이 와르르 쏟아지는 모드~ 

*호박이 ...호박이 꿀맛!! 

*간고등어가 부끄럽다네...

호박맛에 기가 질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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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처음 요리는 이랬는데,

자반 한 손을 사다가 뭘 넣고 졸일까 궁리~ 

호박 껍질 까기엔 선수 아닌가? 

까이꺼 뭐,

전저렌지에 3~4분만 돌리믄(글타고 통채 돌리진 않�쪄?)

 애호박은 넣었어도 청둥호박은

나도 첨이라네~

 바글보글 끓여서

 얼마나 맛나던지...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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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마표 시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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