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혜와 식해

 

▲ 이렇게 덜어서 간식으로 먹으면 된다. 옛날엔 손님상에 내놓는 귀한 음식이라더니만...

 

 

신년맞이 향토요리

 

 

얘야~ 네 아버지께서
한 보름 전에 식해가 생각난다고 하셨다.

엄만, 요즘  어찌된 심산인지 몸이 늘 찌뿌둥한지라..

해서 신년에 너도 오고 가족들 다 모일 때 만들어 드리겠다고 약속했었다.

하도 만든지 오래돼서 기억이 아슴슴하다만,

 

좀 황당한 [밥식해]

의외로 넌 이내 그 맛을 알더구나

"엄마 식해 더 없어요?" 해서 난 ..피식 웃었다. 엄만 시집와서도 몇 년 걸린 맛을 넌 단 번에 알았으니,

식해를 내가 처음 안 것은 시집을 와서 몇 해 지나서 였다.

고향이 부산인 엄마는 시집식구들이 맛있게 먹는 식해를 보고는 속으로 '개죽'같다는

황당한 생각을 했다.

못 먹는 색시에게 '맛있다며..정말 맛있다며..' 억지로 먹이려는 신랑(네 아빠) 고집에 조금 먹어보다가 나중엔 아예 맛을 익혔지,

"어어라~~ 애븝 맛있네~"

그 질죽한 고추가루 밥이 맛있어지기 시작했다. 가만히 생각하니...이 게 그 몸에 좋다는

진짜배기 순 발효식품이 아닌가?? 그러나,

간칼치를 넣고 밥알을 넣어 삭히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는 음식이었다.

네 할머님 본가는 경북 영일이시다.

그러니까 너의  진외가(陳外家/아버지의 외가) 는 영일인 셈이다.

 

어느덧 나도 좋아져버린 이 음식의 근원이나 알고자 찾아보니...어쩜!

경북 영일로 되어있더구나. 밥식해의 주재료는 간칼치나 가자미로 되어있더구나.

몇 해전 난 간칼치를 구하지 못해 북어 살로 한 번 만들었는데...맛이 덜했다.

다음은 쥐포를 넣었다. 실패했다.

밥하고 생선을 함께 삭힌다는 데 심한 거부감을 느끼고 있기에 나는 좀 더 비리지 않는

담백하고 칼칼한 어포를 택했던 것이었다.

할머님은 구순이 다 되셔서 이젠 아무 것도, 기억조차도 못하신다.

엄마는 대충 옛일을 기억해내선

실제 구둘 목은 없으므로...전기요 위에다 잘 싸서 묻어두었다.

 

그리고 시간이 나서 도대체 식해에 대한 먹거리에 검색을 시작했다.

가자미도 좋다고 나와있다.

뼈가 무르기 때문에...

에궁...진작에 가지미로 할 걸......갈치보다야 나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어차피 간 갈치는 생산되지도 않으니,

 

생선 재료는 뭐로 썼냐고?
봄 늦게 먹을 김치에 부산지방에서는 갈치나...생태를 넣는단다.

생태보다 칼치가 얼마나 맛있는지...비린내? 마치 솜사탕 눌러 논 것 마냥 갈치는 형태도 없어지지만

너무 그 맛이 독특해서 땅 속에서 오래 삭힌 봄에 먹는 김장김치 맛 아니고는 달리 맛 볼 수 없는 맛이었다.

이번 김장때 엄마는

생태를 사서 소금에 좀 절여 두었는데...김치 담는 날 너무 힘들어서  조금만 담고는 나마지

배추는 그냥 염장으로 땅에다 묻었지.

 

그 때 쓰지 못한 생태가 소금에 절여져 동태로 되어 냉동고에 들어있던 거였어.

밥을 고슬고슬하게 해서 

만든 양념을 넣고 엿기름가루를 뿌려서 삭히면 된다.

시간은 아마도 12 시간쯤 걸렸던 것으로 아는데... 글세

내일아침이 되어야 알겠다.

잘 삭은 것은 작은 단지에 담아 시원한 곳에 두면 된다.

 

양념은 블렌더에 마늘을 갈지 않고 절구에 마늘을  고춧가루와 함께 짓찧어야 맛이 더 좋다.

그러나 지난 김장김치 양념이 많이 남았기에 그 것으로 대체했고 마늘은 따로 듬뿍 더 넣어 주었다.

 

엿기름 가루는 ..내일 먹어보고 만약 잘 됐다면 요리 팁을 만들어야겠다.

 

아무리 검색을 해도 만드는 방법은 어디에도 나와있지 않았다.

할머니 정신 맑으실 적에 지켜보시는 데서 서너 번 만들어 보곤 ... 기억이 잘 나질 않아~`

잘 만들어질지 모르겠다.

밥식해는 가자미 식해와는 발효과정이  또 다른 방법이니....

가자미 식해는 엿기름 가루가 들어가지만...뜨거운 방에서 발효시키진 않는다는 점이 서로 다르다.

 

식해(食)[시캐][명사]
생선을 토막 친 뒤에 소금·조밥·무·고춧가루 등을 넣고 버무 려 삭힌 음식. 생선젓. 어초.

식혜(食醯)[시켸/시케][명사]
쌀밥에 엿기름 가루를 우린 물을 부어 삭힌 것에,생강과 설탕을 넣고 끓여 식힌 다음,건져 둔 밥알을 띄운 음료. (참고)단 술.
[국어사전]

 

식해요리 팁

쌀 /7인분

생태/두마리 살고기만

마늘/200G

김치 양념 300G(고춧가루 젓갈 마늘 생강 )

엿기름 가루 체에 받힌 것/2~300G

 

1/가자미를 소금간하여 꾸덕 꾸덕 말려 뼈 채 잘게 썰어 둔다.

2/밥을 고슬고슬짓는다.

3/마늘을 찧으며 고춧가루를 함께 넣어 빻는다. 마늘에 고추물이 든다.(양념이 많아야 맛이 좋음)

4/123을 버무려 잘 싸서 따뜻한 곳에서 12시간 쯤 발효시킨다.

5/약간의 물기가 돌고 밥알이 삭았으면..냉장고나..한 데다 두고 먹는다.

* 엿질금 가루가 좀 적다 싶으면 설탕을 약간 보탠다/발효를 도운다.

 

결과 /명태 뼈가 잘 삭지 않음...가자미를 소금 간 하여 말렸다가 잘게 썰어(뼈 채)

쓰는 게 좋을 것 같음

 

발효/12시간 소요: 물기가 약간 비취면서 밥알을 먹으면 달착지근하게 삭아있음

찬 곳으로 옮겨두고 먹으면 됨


 

내일은 식혜(감주:단술)도 만들어야겠다.

날씨가 차서  큰 들통 채로  (바깥은 너무 얼 테고) 내다 놓으면 얼음이 동동 떠 있을 테니

어서들 오기나 하여라~~ 기다리마......./엄마


 

▲엿질금 가루와 양념을 넣고 버무리기

 

 

▲완성된 식해/항아리나 자기 그릇에 담아 시원한 바깥에다 둔다.

 

 

 

웹문서 / 검색에서 그 흔적을 찾아 본 식해

 

동해안일주도로를 타고 내려오면 포항. ‘과메기’와 ‘밥식해’가 기다리고 있다. 알배기 청어의 껍질을 벗기고 반으로 쪼개 말린 과메기는 비릿하지만 미역과 초고추장과 함께 먹으면 쫄깃쫄깃한 맛이 입안을 즐겁게 한다. 식혜와 달리 소금에 절인 생선에다 밥을 더한 밥식해는 영일만 지역에서 맛볼 수 있다. 좀더 내려가면 울산에선 동해안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고래고기’가 있다. 쇠고기값의 10배나 될 만큼 비싸 눈치보며 먹어야 하고 12가지의 맛을 갖고 있는 고래고기는 울산에서 제맛을 볼 수 있다. 포항에서 배를 타고 울릉도를 찾아 약초만 먹고 자란 ‘울릉도 약소’를 먹어보는 것도 동해안 맛여행의 재미다.

“어라??!! 이거 밑반찬도 예사롭지 않은데...밥알을 넣고 만든 가자미식혜와 젓국향이 강하게 풍기는 톳나물...난 좁쌀 넣고 만든 가자미식혜가 좋긴 하지만 여기 것도 장난이 아니네.”
“그러게 말야. 지역에 따라 식혜에 좁쌀밥, 맵쌀밥, 찹쌀밥을 넣어 준다지...쫍쫍쫍.”

 

 

▲이불덮어 삭히기 /마늘양념냄새가 진동~~``


 

 

출처:서울신문

 

생선을 소금에 절이면 염장어가 되고, 발효시키면 식해 또는 어장(魚醬)이 되는 것이니, 이런 유의 음식은 전 세계에 분포되어 있다. 생선식해는 이른바 ‘감주’식혜와는 다른 것이지만, 발효시킨다는 뿌리는 같다. 곡식과 생선을 섞어 발효시킨 것이 가자미식해이니, 동해안의 원래 주인공인 동예(東濊)나 발해인들이 바로 이 식해를 먹었을 것이다. 곡식과 생선을 버무려서 발효시켜 저장하는 기술은 선사시대 이래의 식생활이니 가자미식해는 한반도에 흔치않게 남아있는, 그 자체가 바로 살아있는 무형의 문화유산 아니겠는가.

사실 동해안에 가자미만큼 흔한 고기도 없다.“왜 식해를 만들때 수많은 생선 중에서 가자미를 쓰느냐.”는 질문에 “뼉다구가 날래 물르기(빨리 삭기) 때문”이란다. 덧붙여 “가재미 식해는 뼈가 물러야지 좋으니까.”라고 사족을 단다. 재미있는 것은 조밥 대신에 쌀밥을 쓴다는 점.“경상도 사람들이 조밥을 넣지, 여기서는 그리 안해요.”이런 습속은 다른 곳도 같아 강릉시 사천면 진리 일대 등 여타 강릉시 일대에서도 흰 쌀밥을 이용해 식해를 만든다. 조로 만드는 것과 비교해 맛이 어떠냐고 묻자 “조밥보다 쌀밥이 더 맛있어요. 예전에는 값도 쌀이 비쌌지요. 삼척 넘어가고 경상도 가니까 다 조밥 넣데요. 그러나 이 인근은 모두 쌀밥으로 해요.”우리가 알던 ‘조밥 가자미식해’와는 다르다.

 


기사일자 : 2004-11-18
 

 

 

 

▲중간 발효모습

 

(펌) 새 우리말 바루기 (중앙일보 연재물) 계속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땐 별미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여름을 나는 한 방법입니다.

며칠 전 제법 식도락(食道樂)을 즐긴다는 한 친구와 식당에 갔는데 그가 대뜸 이런 주문을 하더군요.

"아줌마, '식해'한 접시 갖다 주세요. 시큼하게 잘 삭힌 걸로."

은근한 단맛과 발효된 쌀알이 동동 떠 운치를 더해 주는 '식혜'를 생각하며 "그거, 여름에 딱 좋지"라고 맞장구를 쳤던 나는 순간 '식혜'를 달라면서 '시큼한 것으로'란 말을 덧붙인 것에 의아했습니다. '식혜'에 대한 친구의 미각과 그 표현 한번 독특하다고 느끼다 아, 그 '식혜'가 아니라 '식해'를 말하는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마시는 '식혜'와 요리로서의 '식해'는 발음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것입니다.

'식해(食)'와 '식혜(食醯)'의 한자어에서 보듯 둘 다 '밥'이 공통적인 재료로 들어가고 숙성시켜 만든 음식이란 점에선 비슷하지만 첨가되는 내용물에 따라 그 맛이 각각 미묘하게 나타납니다.

엿기름(보리를 싹 틔워 말린 뒤 가루로 만든 것) 우린 물에 쌀밥(지에밥)을 삭혀 띄운 것이 우리 주변에서 흔히 알고 있는 '감주(甘酒)'라 불리는 '식혜'입니다.

반면 '식해'는 좁쌀.찹쌀 등으로 만든 밥과 계절에 맞는 생선을 새콤달콤하게 버무려 삭힌 것으로 주로 해안 지방에서 발달한 음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함경도 가자미식해.도루묵식해, 황해도 연안식해, 강원도 북어식해, 경상도 마른고기식해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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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꽃


 

화전에 웬 샹송이냐고요?
에구머니~~
또 비트가 들어갔거든요.
 
역시 우리선조들의 흰 화전이 좋더라구요.
진달래꽃 빛을 더 잘 받쳐주니...
 
'비트'물이 들어간 화전은 흰 진달래가 제 격일까요?
관악산, 어딘가에  흰 진달래가 있다던데....
흰 진달래를 찾으러 관악산을 헤매러 댕길까요?
 
통대나무는 대통밥 해 먹으려고 연휴에 시골가서 가져왔어요.
 
뜰, 조경공사? 를 벌이느라 지독한 몸살났어요.
 
예빼당 질러 가시려고 뒷문을 애용하시는 우리 엄니, 
그 뒷길을....양 가로 꽃길을 내어
그 사이로 걸어 가시라고, 무성한 붓꽃을 포기나누어 양 사이로 옮겨 심느라 붓꽃 뿌리는
엉겨 붙어서 곡괭이를 휘둘지 않음 안돼요.
마치 '아이언' 휘둘듯이 어깨 너머까지 곡괭이를 올렸다가  탁-. 공을 치는 게 아니고 흙
을, 땅에다 내려 꽂는거지요.
조준을 잘 해야합니다. 그냥 땅을 파는 게 아니라... 알뿌리를 캐내기 위함이니..너무 멀
어서도 너무 가까워도 안돼요! 알뿌리를 여지없이 짓이겨서 아작내고 말거든요.
(폼을 상상해도 제 곡괭이 솜씨..장난이 아니지요?)
 
제가 생각해 봐도 ..거의 세경 에이풀급 선머슴 수준!!
멀리 교회 계단으로 내려오시는 목사님...
모른 척 모자 더 눌러 쓰고 남자인 척,  열심히 응차! 응차!!
 
또, 상사화는 뿌리가 양파처럼 약해요.
호미로 살살 둘레를 파놓고는 삽을 7~80도 각도로 넣고는 삽 오른 쪽 날개에 오른 발을
올리고는 젖 먹던 힘까지 내어 깊숙이  응차!!
그러면 견디다 못해 흙덩이 채로 상사화 알뿌리가 몽창 올라오지요.
 
소 갈 데, 말 갈 데를 가리지 않고...
톱으로 나무도 자르고...불도 지르고,
에고야 내 모가지~~
 
칼럼 글이고 화전이고 내사 아파 죽겠는데... 혼자만의 약속도 약속인지라 끙끙거리며
준비를 했지요. 준비야 뭐 있나요? 마당에 참꽃(진달래)은 흐드러졌지요. 제 손만 있으면
돼요. 정말은 불린 찹쌀을 빻아와서 정통법으로 만들려고 마음먹었는데....인스턴트 찹쌀
가루로 걍 떡을 빚었지요.
 
찹쌀가루는 제 소견에 '솔표'가 좋아요.
소금 간하여 프라이팬에 익히시면 돼요.
 
조금 오래두니.. 참 꽃이 막물이라 그런지... 아주 희미해져선, 맘에 들지 않았지만 불끄
고 아주 살짝만 눌러 주었지요.
 
다 만든 다음...꿀로 마무리~~
(이 것 만들라고 꿀 두 병 특별 주문했다는 것 아닙니까?) 

꿀

 


좋은 찹쌀을 불려 빻아서 참꽃 '화전' 을 만들고 꿀로 마무리 했다면 저도 지금처럼 기분이
이렇게까진 꿀~꿀~해 하진 않을텐데...
다음부턴.. 아무리 사진만으로 맛을 보셔도 정성은 최고로 다 하겠습니다.
 
 
아무튼 맛있게 드옵소서~~
사진 보시는 모든 님들...진달래 꽃이 지려고해요.
 
그리고 예뻐지소서
좋은,  더도 덜도 말고
화사한 봄날 같이만 되소서~~
 

 

장금 아주메/실로 얼마만에 써보는 이름인가? / 이 요조

흰 진달래

 

'흰 진달래' 넘의 마당꺼 쌔벼 왔지요.

 

부꾸미

 

*부꾸미

 

화전형식으로 꽃이 들어가지 않은 것을 '부꾸미'라 부릅니다.

'비트' 물들인 반죽을 냉동실에 두었다가 해동시켜 칼로 두부 자르듯이 그냥 잘랐네요.

실은 꽃없이 둥그렇게 구워내면 부꾸미지만...

마침 진달래 지고 진달래빛 철쭉을 따다 곁에다 놓아보았습니다.

 

2004년 4월27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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