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골수석

 

 

비가 왔다.

마당 낙엽을 쓸려고 나갔다가 흠칫했다.

봄에 줏어논 돌이 울고 있었다.

가족들이 안으로 들여놓는 걸 반대해서 바깥에 늘 두었는데....오늘 바라보니 두 눈에서 눈물을 흘린다.

큼지막한 두 눈으로 뭔가 할 말이 많은 표정이다.

지난 봄 한탄강에서 줏어 온 돌이다. 이 돌을 발견하곤 한국전쟁 동란중에 어이없이 져버린 <이름없는 병사>누군가의 얼굴을 떠 올렸다.

지금은 비록 한탄강에 나뒹구는 돌일지언정...누군가의 얼굴이었다는....그런 망상끝에 모셔온 돌이다.

처음 이 돌을 본 아들들은 웃더니...남편은 마당에 내어 놓으란다.

던지듯 잊은 채 두었는데...

 

수석으로는 맞구멍이 뚫린 관통석을 줏으면 행운이라고 한다. 재수 좋단다. 비록 관통석은 아니지만 묘하게 뚫렸다.

줏어올 때 한 손으로 두 구멍에 손가락을 집어 넣고 차있는 곳까지 들고왔다.

갑자기 볼링 생각이 났다.

볼링의 유래가 적군들의 두개골에다 손가락을 집어 넣어 굴려서 또 다른 두개골들을 넘어뜨린데서 기인한 스포츠란다.

집안에 들여 놓으려다 기겁을 하는 남편때문에 마당에 두었는데...오늘 자세히 보니 눈물을 흘리고 있어 사진을 찍어보았다.

 

 

 

 

 

 

머루나무의 신비

 

 

전지를 안하고 두니 마냥 높은 곳으로 자라기만하는 머루나무

등나무를 이겨먹는다.

누구라 편을 들지 않고 가만 두었다.

세상은 승자의 몫이기에 이마저도 가타부타않고 내버려두었다.

누구든 내게 좋은 공기와 그늘만 준다면야...

 

말벌, 파리....나비까지 온갖 곤충들이 모여든다.

제법 줄기에서 빨아먹을만한 수액이 나오나보다.

가만히 지켜보면 저들끼리 싸우기도 하고 밀어 내기도 한다.

 

그 머루나무 줄기가 가을이 되니 벌레를 불러 모은다.

줄기에서 단물이 나나보다.

이 나방이는 나무늘보처럼 가만히 붙어있는데 건드리면 스프링처럼 튀어오른다? 아니 날아오른다.

날개 밑에 붉은 속옷을 입었다. 날개를 피면 예쁘다.

올해 처음 이런 광경을 본다. 신기하다.

말벌이  많이 우글대지만 사람은 해치지 않는다.

오늘은 비가 온 뒤라...곤충들이 한가하다.

 

 

중간 가지를 댕겅자르면 단물은 커녕 비릿한 물이 보름은 흘러 나온다.

그러다가 송진 같은 게 나와 상처를 막고 자가치유를 한다.

곤충들도 그 수액을 마시려고 떼로 몰려오는데

나도 가지를 하나 꺽어내고 물을 한 번 받아마셔봐?

어디서 보니 산에가서 물이 없을 때 머루나무 가지를 자르면 물을 많이 받는다고는 하던데...

작은 가지만 하나 잘라도 뚝뚝,,,고장난 수도꼭지처럼 흐른다.

 

대신 머루나무 아래는 나방이들의 분변인지 지저분하기만하다.

 

은행은 줏어다 놓고는 알러지로 겁이 나서 만지질 못해 빗물받아 그냥 두었다.

저걸 어떻게 까나??

 

낙엽쓸기가 귀찮아서  나무를 잘라버려? 싶다가

여름엔 시원한 그늘이 되어주는데... 웬 토사구팽? 에라 내가 참아야지...

낙엽을 모아 태우다가...기관지가 약해선지 한 해 길-게 혼나고는 이젠 모아서 썩힌다.

부엽토를 만들면 화분에 부엽토를 채우고 고추모종 심는데 아주 좋다.

마당에 나오면 이야깃거리가 많다. 누구는 예쁜 꽃만 짜달시리 올려대두만....ㅎ`ㅎ`

누에로치바(쓸어지지도 않는 젖은납엽) 하나를 보았다.

아무리 빗자루로 떨어내려해도...떨려 나가지 않는... 그래서 내싸두었다.

날씨건조해지면 바람에 날려 갈텐데..뭔 걱정을??

일기예보엔 춥다고 호들갑이더니 날씨가 쌀쌀하니 참 좋다.

그나저나 11월 11일 계룡산 가믄 단풍 다 떨어지고 없겠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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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득님이 돼지코라 부르랜다.

해골은 넘 무섭다고...

워쪄 실제 두상만한 돼지코도 있남유?

크기가 딱 고만한데...

그래도 만득님 말마따나....크은...돼지코라 여길께유~~

글고보니 글케도 보이네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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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고만한

돼지코 돌도 있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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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아우라지 강변에서

주워 온 돼지코를 닮은 福돌!! 

 

 

 

 

낙엽여행을 떠났다. 어느새 가을이 이토록 깊었는지 만산홍엽이더구나!

강원도 홍천, 대명 비발디파크의 참나무 군락지인 산책로, 가도 가도 온통 낙엽뿐일 것 같은 호젓한 산길을 지천으로 널린 갈색 낙엽에 지쳐 숨막히는 호흡을 고르며 걸으며, 푹-푹...빠지도록 차곡차곡 쌓인 낙엽을 발목이 시도록 밟으며, 떡갈나무, 상수리(갈참, 굴참, 졸참, 신갈)낙엽들이 떨어져 켜켜이 쌓인위로 또 쌓여 나뒹굴고 건듯 부는 바람에도 바스락 이며 몸을 굴린다.

 

건듯 스치는 바람에도 비처럼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에 하늘 한 번 바라다보고 절대자는 무엇 하나라도 그저 만들지 않았다 하셨거늘,  떨어져 누운 낙엽에 대해,  생각을 하며 걸었었다.

떨켜가없는 낙엽들은 작은 바람에도  비처럼 쏟아지고 바람처럼 흩날린다.

떨켜라는 단어를 배웠다.  내게도 내 삶에도 진정한 떨켜가 있다면?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떠날 수 있을 때 떠날 수 있음은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시간 맞추어 기차역에 나가듯 때맞추어 갈 수 있는 인생, 약간은 아쉬운 듯한 나머지 생에게 손을 흔들어 주며그렇게 아름답게 떠나고 싶다.

떨켜는 떨어지더라도 그 자리를 수분이 증발하지 못하도록 보호도 한다니...이 어찌 부모의 마음같지 않을까?

그런 소중한 [떨켜]가 내 인생에서도  빛을 낼 수 있다면 참 좋겠다.

물러설 때 물러설 줄 아는 지혜,  마지못해 바람에 우수수~ 떨어지는 그런 나무보다는 종당에는 참한 떨켜로 기대어왔던 나무의 수분까지 되막음 해놓고  이生을 예쁘게 마감하고 싶다는 생각이 엄살기 유난한 구물잡담(口勿雜談)인지 몰라도 적어도 늘그막에 누레오치바(젖은 낙엽)는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보며 제법 쌀쌀해진 오후, 일몰 전 산책길을 서둘러 내려왔구나!


벌써  저무는 한 해가 가까운 시월의 마지막 밤이네~

스산한 바람이 일면 사람들은 왠지 모를 허전함에 따듯한 온기를 그리워한다.

이리저리 흩날리는 낙엽을 창 너머로 보며 괜스레 으스스해져서 옷깃을 여미고는 황망히 제 갈 길을 재촉한다.  가을이면 밤이 이슥하다 못해 새벽이 오도록 불을 끄지 못하는 그 무엇이 우리들 맘을 이토록 시리게 만드는 걸까? 시월의 존재 는 우리를 한없는 사색의 길로 접어들게 하구나.


잠이 오지 않아 뜰에 내려선 정수리 위에서 환하고 둥근 가을 달이 비춘다. 낙엽이 우수수 떨어진다. 달마저 시리도록 밝구나! 달빛 그림자에 낙엽은 두 배 세 배가 되어 떨어져 내린다.

한기가 들어 마지못해 실내로 들어 온 나는 주전자를 찾아내 찻물을 끓이다가 우중충한 식탁위에 가을을 옮겨놓기로 했다.

꽃을 꽂아두는 것도 좋겠지만 꽃값이 비싸구나, 굳이 꽃을 사지 않아도 가을 감각에 딱 맞게 집안을 꾸미려면  돈을 들이지 않아도 가을 을 물씬 풍길 수 있을 테다.

가을엔 모든 것이 풍성하다. 오곡백과가 있고 떨어지는 낙엽의 색갈이 곱다. 식구들을 위해서 또 다른 분위기를 화사하게 연출해보자!  오스스 추운가슴 웅크리고 들어 온 가족들 마음이 훈훈한 행복으로 넘쳐나게~

서리가 설핏 내린 요즘이 낙엽이 고울 때다. 연이어 서리를 맞은 낙엽 때깔은 죽어버린단다.

낙엽을 주어보아라!  소녀적 마음으로 돌아가서 예쁜 낙엽들을 주워 모아서  화장대에도 깔아놓고,

식탁위에다 색색으로 물든 예쁜 낙엽을 깔아 보거라!  그 위에는 아무 것이나 올려 보아도 아주 멋진 가을 소품으로 변하더구나!

두꺼운 책 한권을 들고 낙엽 떨어져 쌓이는 곳으로 나가자. 독서를 하러 나가냐고? 물론 그것도 좋겠지만, 낙엽을 주워서 책갈피에다가 끼워서 가져오면 식탁을 장식했다가 또 한 번 더 나머지로 갈아주면 어느새 봄은 성큼 다가와 있지 않겠니?

읽지 않는 두툼한 책 한권에다가 가는 가을을 유보시켜보는 거다. 나만의 가을로  책갈피에 숨겨두고 긴-긴 겨우내  즐겨보는 가을,  가는 시월의 마지막이 아쉬워서~

 

...엄마가,

 

 

 

      낙엽이 한창 고울 때다. 지금이...

      별다른 방법은 없단다.

      식탁에 가족사진이 끼워져 있는 집들을 종종 보았다.

      사진은 식탁에다 놓지 않았으면 좋겠다. 뜨거운 것을 올리고  음식 냄새나는 곳이잖니?

      사진은  빈 나무가지를 구해와서 예쁜 집게로 사진을 잎새처럼 달아보는 아이디어는 어떨까 싶다.

      사진만 붙여놓고 뭔가 허전하다면 예쁜 구슬이나 리본으로

      치장을 하여도 좋을 것이다.

      년말 크리스마스 트리보다 멋지지 않을까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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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에 사용할 낙엽을 준비해서 책갈피에 둔다.

      겨우내 한 번은 더 갈아줘야할 듯...그러노라면 봄이 오겠지? 

      이 가을에 육필로  직접  아날로그 편지를 써보는 것은 어떨까?

      편지지를 곱게 접을 때 함께  넣어도 좋겠지?

 

       아마 네가 꾸민다면 더 예쁘겠지?

      엄마가 하는데 젊은 네가 한다면 더욱 빛나지 싶구나!

      봄에는 꽃으로 꾸며볼 생각이다.

      아이들이 있다면 함께 만들어도 좋겠지?

      식탁위엔 굳이 꽃꽂이가 필요 없단다.

      먹는 채소, 과일 이보다 더 예쁜 빛깔과 자태가 또 어디있을까?

      식탁위에서 제일 무난하고.....오래가고

      또는 덥썩 깨물어 먹어도 좋을 소품들이니~

 

 

..

 

..

 

 

 

 

 

 

 

 

 

 




떨―켜[명사] 낙엽이 질 무렵, 잎꼭지가 가지에 붙은 곳에 생기는
특수한 세포층. 수분을 통하지 못하게 하여 잎이 떨어지게 하며,
잎이 떨어지면 그 떨어진 자리를 보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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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어든

비록,

낙엽일지라도 다 때가 있는 법!

 

한 시간이 머다않고 떨어져 내려 수북히 쌓이는 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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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집 낙엽은  물도 채 들기 전 첫 추위에 얼어버렸다.

단풍도 들기 전, 파란 잎새가 그대로 얼어 마르더니...

우수수 떨어져 내리는 것이다.

 

현관문만 열면 빗자루를 들어야 할 참인데...

웬걸, 오늘 아침은 누가 있어 쓸어준 것처럼 깨끗하다.

 

그래~

이제 그만 둘 때가 되었나보다.

떨어지는 낙엽도 다 때가 있었던 것이었다.

 

 

 

글:사진/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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