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이 무서워하는 명절, 추석도 지났다.

딸아이도 기숙사로 데려다 주었고  나머지 식구들은 내일아침 출근을 서두르겠지~

연휴의 연장이라 그런지 오늘밤은 늦게까지 각자 방에서 TV를 보고 있다.

일찍들 잠자리에 들면 좋을텐데....

 

 

 

추석 연휴 마지막날 밤 11시경,

괜히 이 방 저방에서  TV 소리에 질려서.....간단한 침구를 챙겨들고 거실에 나와 누웠다.

열어논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써늘하게 차지만 상쾌하다.  <또르르 똘똘~~> 풀벌레들이 운다.

무심한 남편!!   TV 만 보지말고 나란히 누워서 달빛에  풀벌레 우는소리에 손만 잡고 누웠어도 좋겠다.

나홀로 마치 먼-들판 어디메 바깥 한데에 나와 누워있는 것 같다.  그러다 잠이 들었나보다.

 

 

 

 

달빛이 나를 깨웠다.

눈을 뜨자  정오의 태양처럼 수직으로 걸린 달 모습이  음력 8월 17일이지만 아직은 보름 추석달! 

환하다 못해 교교한 달빛...써늘한 밤공기, 그냥 잠이 깬게 아니라...아침처럼 완전히 깨버렸다.

새벽 두시를 넘기고 있었다.

어느새 방마다  불이 다 꺼지고 조용하다.

어둠속에서 스적대며 카메라로  달빛을 담아보려 했으나...역부족이다.

한참을 그렇게 그 모양으로 놀다가 다시 누웠으나.... 밤벌레 울음소리~ 도저히 잠을 청할 수가 없다.

아스팔트위를 뭬 그리 바쁜지 자동차가 바람을 가르며 달려간다.  심야에 바람이 갈라지는 소리다.

일어나서  바깥마루 유리문  안에 문들을 다 닫으니 소리가 차단된다.

그렇게 문은 다 닫았지만....우윳빛 유리로 비쳐 들어오는 달빛은 전혀 막을 수 없었다.

또랑또랑....

달아난 내 잠은 어디서 찾아오누!!

 

 

요즘 다시 불면증에 시달린다. 매일밤 그런 건 아니지만,

자다가 잠이 깨면...어둠속에서 우울하다.

이런 모든 망상을 깨치려 엉거주춤 일어나 보다가 도로 잠자리로 꼬꾸라진다.

그냥 똘방똘방 눈 굴리며 누워 있는 게 일어나는 것 보다는 다음날 지내기에 훨씬 낫다.

그러다가 아무리 길어도 한시간... 좀 지독하면 2시간 후엔 스르르---잠이 들기도 하니 말이다.

어느날은 세 번을 엉거주춤 일어났다가 다시 꼬꾸라지기를......일어날 기력이 없다.

일어나도 아무런 ....그 무슨 행동을 해 낼 에너지가 없다. 시쳇말로 밧데리 나갔다.

젊었을 때는 눈이 성성할 때는 책도 읽었고...심야 빨래도 했었지만,,,,이젠 그저 깨어있는 일마저 힘에 부친다.

누워있자니 왜그리 서글픈지.....그냥 어디가서 통곡이라도 실컷 했으면 좋겠다 싶은 ...

정체성 모를 슬픔이 물밀듯 밀려와서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일어날까 말까 갈등을 겪다가 일어난 시각이 거진 3시!!

일어나  불을 켜면  가슴 한가득 먹먹하던 슬픔이 어둠과 함께 사라진다.

 

컴텨를 키고 블로깅을 하고...그러다보니 작은 늠 전화가 끊임없이 울린다.

<누구래? 이 밤중에?> 애가 잠이 깨기전에 얼른 꺼주려고 들어갔더니...눈을 뜬 아이<모닝콜이예요!!>

어이없이 그렇게도 밝아버린 날도있다. 

 

16일 아침,

요즘들어 그놈의 갱년기는 벌써 지나간 줄 알았더니 우울증이 또 몰려온다.

참한 꽃다발을 하나 마련해서 성대한 졸업식을 치뤄주지 않아설까?

도대체 언제까지...이 심리적 불안을 느껴야는지...

벌써 졸업했는 줄 알았는데...또 시작이고....내게 있어 모든 갱년기 제반증상은 돌고 또 돈다.

안구건조증도 여러해를 얼마나 시달렸던가? 이제 그 증상이 물러나나 싶더니......다시 불면증에 우울증이다.

모노로그 끝내고 바로 동네 단골의원이나 다녀와야겠다.

우울증 불면증이 심화되니 다시 살도 찐다.

살이 쪄서 우울증이 오는지...뭐가 먼전지는 잘 모르겠지만...

 

온 가족들에게까지  나의 시무룩함이 그대로 전달된다.

얼른 시정해야지!

의지대로 어렵다면 화학적 치료를 빌어서라도....

 

  

 

 

병원을 다녀오다.

한 열흘 전 빨래바구니의 손잡이가 빠진 걸 모르고 밟았더니 그 게 벌떡 일어서면서....

고리부분이 오른발바닥 중앙을 호되게 찔렀다.

얼마나 쎄게 밟았는지...무지 놀랐고...아팠고....몸은 뒤틀렸다.

그 때 화들짝 놀란 근육이 불쾌한 둔통을 가끔씩 수반했는데...걍 미련을 대었다.

추측컨대  디스크로 인한 통증같다.

오른쪽 뒷 허벅지와 오른종아리 옆쪽이 .....불쾌한 통증을 수반한다.

추석전 음식을 하려니....하지불안증처럼 가만히 서서 일을 할 수가 없어서 병원을 다녀왔다.

추석은 그럭저럭  치르고, 오늘도 물리치료를 다녀왔다.

우울증 약도 처방받고, 참으로 재미없는 구월이다.

 

 

암으로 한쪽 유방을 떼어낸 큰언니같은 권사님을 찾아뵈었다.

얼굴이 뽀야니 더 좋아졌다.  병에 대해 아주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계셨다.

난, 이게 뭐람....병도 아닌 자질구레한 우울하나 가지고...

되레 위로만 받고 왔다.

못난이 같으니라구...

 

 그래도 이렇게나마 투정부릴 데나 있으니 참 좋다.

블로그에다가...

또는 친 언니같은 미더운 이웃이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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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 섬을 섭렵하기로 마음먹고 나니 차츰 요령이 생긴다.
7월서 부터 별러 처음엔 무박으로 그냥 단 둘이 떠나도 섬에서만 십만 원을 쓰더니
두 번 째는 그 절반 가,

휴가 피크철인 세 번째는 가족 여럿이 가도 이젠 제법 섬 살림을 옹골지게 꾸려 갈 수가 있다.

자월도!
달빛이 자줏빛으로 곱다는 그 자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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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휴가기간이 음력 15일 보름이 끼어서 당연 다시 가는 자월도를 택했다.

태풍이 온다는 전날은 바다에 안개가 끼여 배가 결항하는 바람에
서해안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 뱃머리는 완전 땡볕 속에 난리도 아니었다.

이 무더위에 지친 차들이 저도 카페리 호에 승선하겠다고 끝간 데 모르게 줄 서 있는 차들...
에어컨을 공회전으로 다들 돌려대니..
그늘 한 점없는 방파제에서  피서를 떠나보겠다고 인산인해를 이룬 사람들은 거의 질식수준이다.

서너 번 다녀 본 뒤끝이라 시간 맞춰 도착했더니, 오늘은 아니다 영 딴판이다.
뱃머리 선착장 방파제에서 며칠 선탠 할 것을 단번에 다 익혀버렸다.

 

무려 7시간만에 섬으로 들어 와 민박집에다 짐을 부리고 우린 다 뻗어 버렸다.
바로 옆방에는 지난 밤 10시경에 대부도에 도착해서는 그 다음 날, 우리가 놓친 오전 11시 배를 타고
들어 온 일가족이 낮,  종일 내내 잠만 잔단다.

우린..오전 10시에 도착해서 오후 3시 반 배를 탔으니 그나마 행운이라면 행운이라 하겠다.
지친 우리가족들도 옥수수와 감자를 먹고는 한 시간 가량 잠들었다.

오후 늦게 사 개펄에 나갔다.
늦은 저녁을 마당  한복판에 놓인 평상위에서 먹는데.. 불 피워놓고 소라를 굽고,
형부에게 전화를 했다. 형부는 이런 시골 분위기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이다.
[여기 너무 너무 좋아요 형부~]
함께 오기로 했다가 8월14~15일로 미뤘기 때문이다.
언니 네도 (부산) 오늘 송정 갔다가 태풍 때문에 파도도 드세고 바람이 불어 들어왔다고 했다.
통화할 그 때만 해도 자월도 하늘은 맑았다.

 

"저어기~ 달 떴다!"
멀리서 보름달이 둥실 떠올랐다.

아! 정말 붉은 자줏빛 달이었다.

 

紫月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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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저녁을 먹고 박신양이 카리스마를 잃어 파리를 날린다는 파리의 연인을 재미없이
자다가 말다가 겨우 반 만 본 뒤....11시 훌쩍 넘어 바깥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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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숲과 보름달]

 

자월도 달을 찍겠다고,  자월도 자줏빛 달빛을 찍는다고..

섬이라 캄캄한 곳, 자정이 넘어 그나마 태풍이 온다고 구름에 건듯 건듯 나타나는 달빛이나마
찍겠다고 식구들에게 잘 자라..이르려는데..아이들은 벌써 꿈나라 행이다.

그가 어슬렁 어슬렁 따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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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경호가 필요 없다 싶었는데..

갑자기 커브길로 달려드는 차, 써치라이트-  놀란 달도 흔들리고...

어두운 해변, 모터사이클을 겁나게  타고 달리는 십대? 아이들...좀은 더럭 겁이 났다.

섬 안에 차들은 대개가 음주 운전이라 술 안 취한 사람들이 조심해야 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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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자동차 전조등에 놀란 달,]

 

길섶에는 마치 오늘 밤을 사모속에 기다려왔다는 듯... 달맞이꽃이 달을 향해 피어나고...

달 사진 찍기는 첨이라 설정 방법도 모르겠고 어디선가 새카만 구름이 몰려들어 하늘을 금새 가득 메워버렸다.

 

.

 

정말 태풍이 오긴 오려나보다

포기한 채 잠자리에 들려고 샤워를 마치고 나오니..
웬걸.. 구름은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중천에 걸린 달은 휘영청 떠 있다.
그 때가 새벽 한 시,
다음날 아침 뉴스엔...태풍이 소강 되었다 한다.

아침 일찍 일어난 나는 등산을 해 볼까 하다가
민박집에다 식사를 시켰는데.. 나만 시간 약속을 못 지키면 불편할 것 같아 포기하고 그 주변을 혼자 돌아보기로 했다.

물이 마을까지 가득 들어와 있었다.
아마도 보름이면 조수간만의 차이가 가장 심할 때 일 거라 생각한다.

섬안에 섬들은 또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자정무렵 나와서 본 그 넓디 넓은 개펄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지난 밤에 본 섬들은 그 뿌리를 다 드러낸 채 키가 훨씬 더 커 보였는데....

내가 만나 본 최고의 만조로 마치 동해안 바다같은 모습으로 지난 밤 일은 저도 모른다는 듯 뚝! 시치미를 떼고 있었다.

늘 변신을 꿈꾸는 서해안의 섬들,

내가 마치 어제 보았던 그 곳이 아닌 낯 선 곳에 와 있는 느낌이다.
바로 발 밑에까지 바닷물이 넘실대며 들어와 치어들이 올챙이 떼처럼 무수하다
정말 물 반, 고기 반이다.

이렇게 고기가 많을 줄이야.....지금 다시금 생각해 보니...
곤쟁이 젓갈을 담는다는....바로  그.  곤.쟁.이. 였어,

 

 

.

[click~ 이미지를 크게해서 치어를 찾아 보세요. 물 반 고기 반이라니까요~~ 이렇게 고기가 많을 줄이야..]

 

 

아침바다!


참으로 신선한 모습을 보여주는...

노을지는 저녁바다와는 또 다른 느낌...
송림우거진 수풀에서는 매미들의 요란한 합창소리에 귀가 다 먹먹해질 것 같은
바닷가 풍경이다.

 

방파제... 좁은 윗길을 주욱- 걷다. 왼 손에 든 카메라로 중심을 잡으며, 마치 춤을 추듯.....나...왜이리 이런 데를 잘 걷지?

 

아..참 좋다!

아직,,먼-데,  섬들은 海霧에 쌓인 채...잠에서 깨어나지도 않았다.

바다~ 그 위로 8월의 아침이 반짝이며 오고 있었다.

 

 

 

이 요조

 

.

 

.

 

내가 본 최고의 만조,

.

아직,,먼- 섬들은 海霧에 쌓인 채...

.

 내 발자국,

.

[마치 거북이 뭍으로 올라 오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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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파제... 좁은 윗길을 주욱- 걷다. 왼 손에 든 카메라로 중심을 잡으며, 마치 춤을 추듯.....나...왜이리 이런 데를 잘 걷지? 겁도 읍씨...]

 

.

 [아침 햇살을 받은 바위들,]

 

 

 

 

 

.................이 참에 벙개나 한 번 때려 볼까나??
 [8월 30날(음력 보름)... 서해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으로 다 모이~~ 31일..해산!!]
워때유??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에 오전 10시 30분까지 집결!!(11시 배편 자월도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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