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득한 벼랑길을 걷고...또 걷고~~

삼팔선 부근에서 선착장 가는 길은 아주 잘 딱여있는 셈이다.

줄배 타러 내려갈 때는 조금 가팔라서 미끄러질 염려가!

 

 

 

 

 

 

 

 

 

 

 

길은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정도의

다듬어지지않은 오솔길이었다.

해설사가 지나는 이 길은 초입이라 오솔길답게 보이지만...

 

 

 

 

이 바위 구멍을 바라보면 바람이 난단다.

ㅎㅎ

 

벼랑길을 내려다보는....

 

 

 

 

 

 

 

 

 

 

 

  선암마을 한반도지형 속살을 걷다.

 

명승지 75호인 한반도지형은 자연의 수려한 풍광뿐만 아니라

벼랑에 천연기념물 24호인 수리부엉이와 30호인 수달을 품고 있는 자연동굴이 있다.

 

이번 방문으로 3번째 방문이다.

두 번째 찾았을 때 전망대에서 뗏목을 발견했다.

다음에 오면 꼭 저 뗏목을 타봐야지 했던 게 2년 반만에 이뤄진 셈이다.

 

2009년 선보인 뗏목은 서강 물줄기가 만들어 놓은 한반도 지형의 남해안을 출발해 서해안까지 1㎞ 구간을 왕복한단다.

뗏목을 타고 한반도 지형을 감상하며 유유히 물길따라 흐르는 길이다.

물에 비치는 반영을 찍어가며 절경에 취했다.

 

 

경사가 가파르고 수심이 깊은 동해 부근에서 뗏목을 타고 경치가 아름답고 완만한 남해를 지나 해남부근에 다다랐을때 하선했다. 서해부근은 수심이 얕아 그 쪽으로는 가지 않는다고 한다.

 

해설사님을 앞세우고 한반도 지형, 미니어처격인 국토대장정인 셈이다.

발걸은이 아니라...축지법으로 이내 좌로는 전라남도 우로는 경상남도 팻말이....금세 전주 나주 가원도가 보인다.

 

 

그냥 걸은 게 아니다.

백두대간으로는 소나무 숲이 산맥의 등줄기를 나타내고 남쪽에는 활엽수림이 울창하다.

미니어처 한반도 지형에는 생태계가 살아 숨쉬고 있었다.

 

 

오르막 내리막 길을 걸으며 일일이 길섶에 있는 꽃들을 찍었다.

부처손 군락지도 보인다. 요즘 약초로 부상하고 있다는데 일반인들에게 허락된다면 모두 훼손될 게 뻔하다.

선암마을의 유래는 경치가 하 좋아 신선이 내려와 돌의자에 앉아 경치를 감상했다는 돌의자,

관통된 석굴을 (바위구멍)보는 여자들은 바람이 난다는 전설~~

이 꽃이 피면 그 근방에 송이버섯이 피어난다는 송이꽃!!

 

삼팔선부근에 오니 길이 나있고 한반도지형 지키미아저씨 한 분이 계신다.

 

삼팔선 오른쪽으로난 내리막길로 조금 더 내려오니 줄배가 기다리고 있다.

 

 

 

ⓛ산첩첩 물겹겹, 아름다운 선암리 한반도지형 2008.05.02

http://blog.daum.net/yojo-lady/12845592

 

 

②한반도지형(선암마을)2011.04.20

http://blog.daum.net/yojo-lady/13745952

 

 

한반도 지형, 그 안에 피어있는 꽃들을 부지런히 찍었다.

송이버섯이 자라오를 때 쯤이면 핀다는 물봉선을 닮은 송이꽃, (부근을 살펴보면 송이버섯이 있다는데..)

칡꽃, 토종 바나나 으름, 벌개미취, 패랭이꽃, 여뀌, 닭의장풀, 뽀리뱅이, 자운영, 달맞이, 그 외 내 실력으로는 알 수 없는 꽃들....

한반도지형의 이름모를 꽃들에게 취했는지...그 풍광에 취했는지...

한반도지형, 그 속살을 걷고 나온 나는 줄 배에서 내리자 휘청거렸다.


                                                                                                                                     글 / 이 요조



 

벼랑 전체를 덮다시피하는 '부처손'

 

 

 

 

 

 

산과 들에서는 이름모를 꽃들이 끊임없이 피고지고를 반복하는 계절입니다.

저들도 얼른 개화를 하여 씨앗을 퍼트려야 내년을 약속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평창, 그린투어 산촌체험을 가서 숲해설사와 함께 산과 들 여기저기를 기웃댔습니다.

숲해설사님이 주시는 확대경으로 바라 본 민들레 홀씨도 신기하기만 하였습니다.

 

우리나라 어디서나 피어있는 민들레...

오늘 민들레꽃을 확대경으로 본 순간 새로운 세계를 바라보았습니다.

꽃 가운데를 들어 갈수록 덜 핀 노란 꽃술들이 고사리같은 손을 옹크리고 있는 모습!!

지천에 잡초로 흔한 소루쟁이도 그 꽃자루를 보니 작고 앙징한 빠알간 꽃송이들이

수줍은 듯 조로로롱 맺혀있더군요.

 

산과 들에 피어있는 풀 한포기 잡초 하나도 어느 것 하나 아름답지 않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하루였습니다.

세상에 쓸모없는 건 아나도 없다.

제각기 아름다움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말을 인정합니다.

 

민들레 대궁을 끊어 (7Cm가량) 한 쪽 끝을 눌러주고 불면 풀피리가, 아니

민들레피리가 금세 되어주었습니다.

ㅎㅎ 여기저기서 민들레피리를 부느라 우리들은 모두 잠시 동심으로 돌아 간 아이들이 되었습니다.

 

 

민들레대궁으로 만든 피리불기

 

체험객들 30명 남짓에 숲해설사님이 4분

조를 짜서 각자 아이들처럼 제각기 선생님을 따라 나섰습니다.

 

시원한 계곡물이 일품인 평창대화면 광천마을

 

숲해설사님은 칼라펜과 나무 하나를 건네주십니다.

자기 자신가 내다버리고 싶은 것!!

고민되는 것 하나를 적으라 하십니다. 저도 얼른 욕심! 이 생각나서

오욕칠정이라 적었습니다.

 

 

평소 조절이 되지않는 욕심들을

성황당 큰 나무뒤로 힘껏 던져 내버리고 왔습니다.

정말이지 ....마음이 후련한 듯, 모든 것의 욕심에서 다소 벗어날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광천마을 풍경

 

무척 정겨운 고향집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문득 '고향의 봄' 이란 노랫말이 떠 오릅니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복숭아꽃, 살구꽃!!

 

메밀꽃 필무렵, 소설이지만 실제였다는  허생원이 머물었다는 곳도 있습니다.

웬 난데없는 남무하미타불...아하! 나무아미타의 원어 그대로인가봅니다.

그러더니 작은 절집이 나타납니다.

이 모든 것이 정겹기만 합니다. 산과들에는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나고~

이제 산길을 걷습니다. 하나 하나 꽃들의 이름을 불러볼까요?

 

 

흐르는 맑은 물 사이로 노란 미소를 띄우고 산괴불주머니꽃 한 무더기가  길손을 반갑니다.

 

이 꽃 이름이 뭔지 ....미처 못 물어보았습니다.

타래난초 비슷한데...

 

 

민들레꽃~ 외래종입니다.

꽃받침이 아래로 향하고 있습니다. 위로 항하면 토종 민들렌데...

 

금낭화입니다. 마치 복주머니같지요?

자연광을 많이 받아선지 빛깔이 유난히도 선명하고 곱습니다.

 

쥐오줌풀이랍니다.

그 곳 분들은 듣기에도 좀 민망한 중대가리이라고 했습니다.

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 중 하나는 스승이라더니 재빨리 누군가 검색을 해서 중대가리풀을

보여줬습니다. 해서 이 풀은 제 이름대로 썩 멋지진 않지만 쥐오줌풀로 바로 불려졌습니다.

뿌리줄기에서 쥐의 오줌과 같은 냄새가 나서 쥐오줌풀이라고...ㅎ

 

 

검색해보니

중대가리풀은 이렇게 생겼군요.


참고/검색이미지


마치 잘 깍았다가 다시

돋아나는 민머리 머리카락처럼 보송송하군요.

또 이런 말도 있었습니다.

느닷없는 재채기에 '중대가리풀'을 비벼 콧구멍에 넣어주시던 할머님 생각이... '중대가리풀'을 '토방풀' 또는 '아불식초(鵝不食草)'라고 하지. '아'가 '거위 아(鵝)' 字인데, 이 풀은 글자 그대로 거위가 먹지 않는 풀이란다.

쥐똥나무↗

 

그 때 제가 그랬습니다.

똥과 오줌을 구분 못하고 절대 쥐오줌풀은 아니다 라고....ㅎㅎ

짧은 실력에 어디서 들어봤던 쥐똥나무를 생각했던 거지요!!

좀 가다보니 쥐똥나무가 있었습니다. 꽃향내는 달콤하게 좋은데 왜 쥐똥이냐고요?

꽃 지고나면 쥐똥같은 열매가 다닥다닥 생기거든요. 담장나무로 많이 사용하는 식물입니다.

 

이름모름(그 당시 알고 있던 이름과 차이가 나는군요) 과         뽀리뺑이

금낭화와      민들레홀씨....여기 또 나오는군요!!  (복습)

미나리냉이꽃 과 산괴불주머니꽃

 


마을. 집 정원에서

이 나무는 라일락같지요?

그러나 아니랍니다.

순수 우리 토종꽃 '수수꽃다리'

라일락과는 좀 다르답니다.

 

한 미국인이 이 꽃에 반해 미국으로 가져가서 등록하기를  "미쓰킴 라이락" 이라고 했답니다.

 

키도 그다지 크게 자라지 않고 자그마하여 분에서도 잘 자라주는 미쓰킴 라이락은 온 세계인이 좋아한답니다.

 

우리말로는 "수수꽃다리"

이름 잊지말고 바로 불러주세요!!

자세히 보면 라일락과는 많이 달라요!

 

역시 정원에 핀, 번부채와 붉은 명자나무꽃 그리고 할머니꽃

이정표 뒤엔 산복숭아 나무 같아요!

무궁무진한 식물과 꽃이름들 이번 여름 산과 들 계곡으로 나가시면

꼬옥 제 이름을 찾아 불러주세요!

 

틀린 이름있으면 지적해 주세요!!

 

 

글/사진: 이 요조

 

 

 

 

 

 

고무신을 이용한 분경

부들(수생식물)

이슬머금은 쇠뜨기 (소가 잘 먹는대서...)

 줄기까지 새빨간 농염한 봉선화

쇠뜨기

봉선화

 쇠뜨기

 해당화

 나팔꽃

 박꽃

 붉은 인동초

 노랑어리연

노랑가시연? ㅎㅎ 맞는지 확실치 않습니다. 검색해보고 수정해놀게요~~

다육인데 이름은 모르겠군요. 

 ?

백일홍 넘 곱지요? 얘는 태양을 많이 받아야 요렇게 선명한 빛깔로 피더라구요!

 ? 완전 몰라요!!

이 피마자는 줄기가 빨개요. 꽃처럼 예쁘지요? 몇년 전부터 눈독을 들이던거라 씨앗을 구해왔어요. 내년에 심어 볼려구요.

 ㅠ.ㅠ 저희집 머루나무는 ... 주홍꽃매미때문에 .....너무 징그러워 그냥 잘라내버렸어요.  머루나무만 보면 죄책감이....

무궁화

 창포도 이렇게 좁은 항아리 뚜껑에서도 잘 자라는군요. 아파트 베란다에서도 시도해봄직 하지요? 큰 키가 시원하고 멋져요!!

 

다람쥐는 맛있는 걸 달라는지...제법 포즈까지 취해주었지요!

노스콘도를 한 바퀴 돌아 산길로 오르려는 중입니다.

 

 

산딸나무랍니다.

빨간 열매가 오톨도톨합니다.

 

맛도 있나봅니다.

방금 다람쥐가 먹다가 남긴 모양같습니다. 

 

오물오물 먹다가

산책나온(어린아이를 동행한) 사람들에게서 얻어먹는

간식에 더 맛을 들였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식구들이 다 모여있네요! 무슨 벌렐까요?

  

 

사진엔 잘 보이지 않네요 

거미 한 마리가 달맞이 꽃에 줄을 쳐놓곤....

입김으로 훅- 불자 꽃 속으로 쪼르르르 숨는 늠....(귀여워요)

사진이 흐릿하지만 거미가 아닌...네 발 달린 작은 동물이 대롱거리는 것 같네요.

 

  웃기지 않나요?

날개에 무서운 눈을 가진 나방이....(이름을 모르겠지만)

근데...입이 스마일 이네요!

앗!

근데 자세히 보니 더듬이까지

철저한 위장이네요. 나뭇잎 더듬이???

나뭇잎처럼 생긴 더듬이는 마치 머리빗처럼 되어 있어

촉수가 수십개, 아니 수백개에 이르는군요. 

아마 촉수(안테나)가 발달된 거로 봐서 이 늠은 좀 민한 나방이 임에는 틀림없나 봅니다.

몸에 문신이나 새기고 하는 허튼 수작으로 봐서도...

 

 아무리 봐도 웃음이 나네요.

 

걷고 있는데, 갑자기

뭔가 푸드득....소리가 나더군요.

새가 한 마리 날아가고...

나방이라기엔 믿기 어려운 큰 늠이 바닥에 떨어졌어요!

오호라!!  새가 나무에 깃든 나방이를 제 영역이라며 쫓아 냈군요.

그런데 나방이나 날아간 새나 크기가 같아요!! 

▼앞에서 찍은 모습인데...나뭇잎 같은 더듬이 사이에 얼굴이 있어요!! 

 

 

어쨌거나 제 자리래서

쫓겨나긴(비켜주었어요...차암 나,)했지만

아직 잠이 덜 깨서

잔디밭위에서도 쿨쿨 자고 있네요.

산책길이라 똑딱이 카메라를 갖고 온 게 애석할 만큼

우람한 놈이예요.

 

 "안냐세요?"

사진아니었음 저도 더듬이를 식별 못할 뻔 했지 머예요!!

얼굴이 작으니 미인이시긴한데...

표정이 영....

 

  몸통 상위 부분에....

대마왕같은 얼굴모습도...ㅎㅎㅎ

 눈깔나방님!(임시로 제가 지어본 이름)

아무래도 그림 잘못 그린거 가터

다 좋은데,

맨아래 둘려친 무늬가

푼수떼기 웃는 입같이 되어버려서

기껏 힘 준 인상이 걍 허사가 되버린 꼴이로구나!!

  

 남편은 독나방일지 모르니 가까이 가지 말라며 호통~

 

이 나방은 아주 패셔너블하지요?

철 이르게 벌써 가을옷으로 갈아 입었군요!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낙엽은 온통 떨갈나무 낙엽입니다.

잦은 비에 축축한 대지에서 막 얼굴을 내밀고 솟아 오르고 있었습니다. 

 

 

나,예쁘지요?

 

 

비젖은 낙엽에 등산화도 아니니 미끄러질까봐....

사진은 흔들리고... 

 

 

양치류 식물에 달린 해충들의 집 같은데요.

진딧물인지 거민지 들락이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늠들 차암.....화이트 하우스를 짓고 사는군요. 쩝!! 

 

 

사진이 흐리고 흔들렸는데....

이름을 지으라면 시계버섯!

낱낱이 초침같은 갓에다가 갸녀린 버섯대....(첨 봤어요)

 

 

여기는 집성촌? ㅎㅎㅎ~ 

 

 

예뻐요.

흰버섯중에서 광대버섯이 있던데....설마

흰양복에 백구두를 신은 멋쟁이처럼 생겼어요! 

 

 

부풀어 오른 게 맛있는 빵 같군요!!

 

핫케�? 

사이좋게도 의지하며 자라나는군요.

샴인가요? 

 

첨엔 떵인줄 알고 화들짝!!

아마 바로 옆에 작은 버섯의 어미 같았어요.

포자를 남기고 떠난 모성, 거름이 되고 있나봅니다.

작은 버섯은 마치 어제 떨어진 감꽃처럼 갈변된 색깔을 하고 있어요!

 

감�같은 그 버섯이 좀 자란 모습 아닐까요? 

 

에혀....아닌가보네요.

좀 자리니깐...버터에 쩐 팝콘같은 모습을....

 

 

나무수국

너무 예쁘지 않나요? 

 

 

희고 깨끗해 보여서

보는이의 마음까지도 정갈해 지는 듯 하더군요! 

 

 

<좀깨잎나무>

흡사 깻잎처럼 생겼지요? 

누군지 몰라도 참 이름하나 제대로 지었지요?

 

 

<짚신나물> 꽃이라네요!  노랑색이 무척 예뻐요.

야생화는 얼른 보면 크기가 작아 보잘것 없어 보여도 보면 볼수록 예뻐요.

 

<벌개미취> 

습한 곳이면 어디서나 잘 자라서

재배하기도 좋은 국화과 식물이랍니다. 

 

 떡갈나무 골짜기의 내밀한 이야기들

아주 아주 조금만 봤는데도 이야기가 많아요.

 

 

오크밸리에서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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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비비추가 좋다.
 
그래서 몇 년째 이어 비비추를 키워오고 있다.
보랏빛 꽃이 층층이 맺혔다가 수줍은 듯, 등(燈)을 밝히면 수술은 마치 고전무용을 하는 여인의 손에 들려진 흰 비단 천처럼 부드럽게 휘늘어지듯 허공에다 곡선을 긋는다.

아름다운 조선 여인네의 춤사위를 닮아 보인다.

 

춤사위
비비추....비비추....비비추 꽃이 피어날 즈음이면 추적거리며 내리는 비, 비, 비가 잦아진다.
 비비비, 추,추워~ 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입속으로 가만히 되뇌어 보면 비비추에는 울음 같은 연약한 리듬감이 있다.
이런 우리의 야생화 비비추를 지천에 흐드러진 들꽃이라 무시하듯 눈길도 채 주지 않을 때, 서구사람들은 벌써 이 꽃의 아름다움을 알고는 종자를 몰래 가져다가 개량을 하여 세계 화훼협회에 등록을 해버렸다니 ....우리는 두 눈을 뻔히 뜨고도 외양간의 귀한  송아지를 내어준 꼴이 되어 버렸다한다. 어찌 애석한 일이 아니랴~
 .............

등록만 해두곤 자주 들리지도 못하는 시조카페에서 멜이 왔다.
비비추에 관한 글이다. 추창호시인님께 이 글을 사용해도 좋으냐고 허락을 받고 비비추 꽃일지 에다 아름다운 시를 덧붙여 본다.
詩도 물론 아름답지만 추창호 시인님의 평론 덧글도 무척 아름답다.

 

글/그림/사진: 이요조

아주 오래전에 그려두었던 마우스 그림을 별로지만 붙여보았습니다.  춤사위하니까? 갑자기 생각이 나더군요


 

 

*비비추*에 관한 연상 - 문무학

 

 

만약에 네가 풀이 아니고 새라면
네 가는 울음소리는 분명 비비추 비비추
그렇게 울고 말거다 비비추 비비추


그러나 너는 울 수 없어서 울 수가 없어서
꽃대궁 길게 뽑아 연보랏빛 종을 달고
비비추 그 소리로 한번 떨고 싶은 게다 비비추

 

그래 네가 비비추비비추 그렇게 떨면서
눈물나게 연한 보랏빛 그 종을 흔들면
잊었던 얼굴 하나가 눈 비비며 다가선다


* 백합과 다년생의 산초, 7~8월에 개화하며 산지의 어둡고 습한 암벽, 너도밤나무 등의 고목 줄기에 착생함

 

 이 시는 읊조리며 읽는 재미가 일품이다. 백합과 다년생 산초인 비비추가 새가 되었다가 종이 되었다가 끝내 잊었던 얼굴 하나 떠올리게 되는 연상 작용도 묘한 카타르시스를 던져준다.

지고지순한 사랑에도 사연은 있었을 텐데, 비비추비비추 그렇게 울고 싶어지는 사랑은 대체 어떤 사랑이었을까? 꽃대궁 길게 뽑아 연보랏빛 종을 매단 그리움은 또 어떤 그리움이었을까? 생각하면 지독한 열병을 앓던 사랑 같기도 하고, 어쩌면 비련으로 끝난 슬픈 사랑 같기도 하다. 어느 것이든 온 몸을 바쳐 누군가를 사랑하고 아름답게 추억할 수 있다는 건 행운이고 행복한 일이 아닐까?

정이 메마른 세상일지라도 삶의 간이역 어디쯤에서 눈물 나게 연한 보랏빛 종소리가 울릴 때면 만사 제켜놓고 가만 귀를 기울여볼 일이다.

추창호 시인

시조를사랑하는사람들 : 시조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쉼터이자 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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