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와이너리 앞에서 찍은 감나무 사진*

 

아침도 안먹은 빈속으로 어영부영 산을 올랐다가

많은 것을 보고 느낀 사유의 시간이 너무 좋다.

헛개나무 열매 하나 하나 줏을 때마다 떠오르는 이들을 위한 기도 한 줄! 또 한 줄의 간구!

생각의 기도만으로도 오히려 내가 더 충만해졌다.

흐믓하게 산을 내려왔다.

 

집에 와서 낙엽과 검불 부스러기등을 떼내고 정리해서 세 군데 나눴다.

 

남편이 암수술하고 회복중인 그녀와 그리고 머리를 다쳐 수술을 했다는 그녀의 남편을 위해 (여행멤버들)그리고 지난 봄에 스탠트 시술을 받은 내동생에게 모두들 매일 독한 약을 복용할 그들에게 그냥 물로 끓여 먹으면 좋겠다 싶어 포장하여 택배로 보냈다.

청정지역에서 어렵게 채취한 것이다.

아픈 사람들을 생각하며 한 알 한 알 줏었으니 내 작은 사랑의 정성이 닿아서 얼른 쾌유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헛개나뭇잎 낙엽은 힘도 없이 오그라지며 삭아 바스라지니 형체도 없고 근방에 숱하게 떨어진 성성한 상수리나뭇잎을 한 장씩 넣어서 보냈다.

헛개열매의 효능과 달여먹는 방법 등은 카톡으로 전달하고~

 http://blog.daum.net/yojo-lady/13747122

 

헛개열매를 나누고 나니 바로 누가 또 내게 사랑의 나눔을, 사랑의 정을 보내왔다.

청도에서 감을 보내겠단다. 떫으니 깎아서 곶감이나 만들어 보라면서~~

 

외출했다가 집에와보니 그 무거운 것을 대문위로 던져서 나뒹구러지게 넣어 두었다.

두 박스나 ㅡ

상처나지 않았을까 얼른 열어 확인해보니 다행히도 괜찮다.

 

난 그녀에게는 아무것도 베푼 게 없는데 ㅡ

아마도 그녀는 다른 것으로 충분히 상급을 많이 받은 것으로 느껴진다.

 

시어른 모시고 아이 셋에 정신없이 살 때는 몰랐는데 이제 주위를 좀 둘러보고 하다못해 적은 것 하나라도 나누다보니 내게로 두 배 네 배가 되어 되돌아 오는 거 같다.

더 늦기전에 이 또한 알게 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


 




 

 

 

지인에게서 감 택배를 받고...

 

난 그녀게게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는데<떫은감이니 곶감이나 만들어 보라며~>

외출했다가 오니 대문안으로 집어 던져졌다.

<이런...먹을 게 다 찌그려졌겠다> 그러면서 감이 두 박슨줄 알고 한 박스만 뜯어보니 그리 상하진 않았다.

급히 저녁준비로 놔두고 (요즘은 바깥기온이 더 냉장고 같으므로) 감사의 문자를 보냈는데...

한 박스에는 대추가 들었단다.  일단 고맙다고 전하고  다음 날 아침에 마당에 나가 확인해보니 정성도 이런 정성이 없다.

감말랭이, 대추, 대봉감, 밤까지 차곡차곡들었다.

콧등이 찡하다.

마치 친정엄니가 꼭꼭여며 딸에게 보낸 선물꾸러미처럼~~~

 

마당에 있는 어린 감나무(잡감)는 올해 해걸이를 하는지 지난해는 가지가 부러질 정도로 달리다가 올 해는 겨우 체면 유지다.

그나마 따려고 보니 따뜻한 기온에 땡감이 홍시가 되어 절반은 직박구리란 늠이 다 파 먹었다.

먹다 매달린 감에는 초파리가 우글거린다. 그냥 다 따버렸다.

새가 똥싸는 것도 싫고....초파리도 싫고,

까치감 몇 개만 두고는 먹다 남은 것 까지 정리해서 다 따내리고 보니 내 심술이 조금 심했다 싶었다.

가지채 꺾은 감은 다 나누고 낱 개 스므알 정도는 남편이 하도 소금물 침시 운운하며 소원해쌌길래

오이지 건지고 남은 소금물에 건성 퐁당퐁당 던져두었더니 이참에 한 개 꺼내 먹어보니 감은 싱싱하게 그대론데....

반찬으로 먹기엔 너무 싱겁고, 덜 시고.....맛이 너무 약하다.

갓 딴 것처럼 싱싱하긴 하니 봄까지 그냥 내싸둬도 되겠다.

아님 소금물 더 풀어 건져내어 다른 맛을 심어주등가......(그래야겠지?)

 

보내온 감때문에 일일이 동그랗게 깎아 매달아 곶감을 만들까 하다가 건조기 한 대를 급주문했다.

전기보다 햇볕이 좋다고 뭐든 햇살에 말리기를 고집하던 내가 그만 꺾였다.

 

 가지에 매달린 감이 아닌 낱 감을 나눌수도 없고 건조기에 넣어 일단 감말랭이나 만들어야겠다.

17일 건조기가 온다니....오늘부터 감깎기 모드로 진입~~~

 


찌그러진 감을 먹어보니 별로 안 떫다.  건조기 개앤히 주문했나?

 


 

 

 

 

오전 일찌감치 산으로 올랐다.

ㅡ산이나 갑시다 ㅡ란 말에 우리부부는 쉽게 운동화나 꿰신고 그저 동네 뒷동산 가듯이 산책겸 따라나선 것이 ....

덤불이 얼키설키한 곳을 구부리고 통과하려니 뺨에 스치고 등 뒤에서 마른가지 부서지는 소리가 난다.

얼추 비슷한 실력의 남편이 앞서가며 길을 터주느라 애쓰지만 겨울 마른 숲길도 만만찮다.

 

가느다란 줄을 조여주는 ㅡ운동화, 그 줄이 저절로 자꾸 느슨하게 풀어진다. 이젠 신발도 늙었나보다.

 

얼떨결에 나선길이라 우리는 스틱도 챙겨오지 못했다.

둘레둘레 살피다가 지팡이로 쓸만해서 집어들면 맥없이 툭 부러지는 썩은 나뭇가지였다.

그러다가 좀 더 오르자 눈에 들어온 누군가 쓰다버린 모양의 나뭇가지로 된 지팡이 실한 것을 두 개나 득템했다.

이 지팡이는 성성한 거 보니 살아있는 가지에서 뚝 분질러 만든 것 같았다.

성큼성큼 앞서 올라간 산꾼, 산신령이 앞 서 가서는 감나무 같이 생긴 나무를 탄다.

이래도 되요? 했더니 산이 집안 문중 선산이란다.

 

ㅡ아! 저 나무 약할텐데 ㅡ

하기사 암 것도 모르는 내가 뮐 안다고, 그러더니 흔들 흔들~~ 후두둑 후두둑!! 뭔가 우수수 떨어진다.

 

ㅡ형수님은 무리하지 말고 여기서 이거나 줏고 계세요ㅡ

ㅡ형님하고 난 산을 더 탈테니 ㅡ

 

난 외따로 혼자 있는 게 넘 좋다.

사위가 고즈넉해서 더욱 좋지만 오늘 산은 아득한 산아래 큰 길로 차가 지나가는 소리가 산을 타고 올라온다.

헬기소리도 사람이 코고는 소리처럼 간간이 들린다.

 

모처럼의 어부지리 등반이지만 아픈 허리로는 힘에 부친다. 신발마저 말썽이다.

ㅡ 준비도 못하고 그냥 산책정도로 알고 따라나섰으니, 상수리잎이 쫘악 깔린 더구나 비탈진 곳에 떨어진 게 뭐라고 아무런 흔적조차도 없다.

 

그랬는데 나 혼자 남겨져서 찬찬히 둘러본 내 시야에 들어온다. 마치 매직아이 보는 것 처럼,

집중하니까 신기하게도 보이기 시작했다.

 

ㅡ헛개나무 열매 ㅡ

 

 

갑자기 몸이 후끈 달아올랐다. 옷도 벗고 모자도 벗어던지고

비스듬한 언덕배기 아래서 부터 구획을 짓고 차근차근 훓어올랐다.

여기 한 무더기 모아놓고 저기 또 한 무더기 모아놓고  바위위에다 모아두고....

그러자니 아홉 무더기나 된다. 내가 생각해도 기특하고 장하다. 흠!

 

아픈 허리로 운동삼아 따라온 것이 ~~ 산비탈진 곳에 엉거주춤 앉아 재미에 폭 빠졌다.

혹여 뱅그르르 엉덩이 한 번 돌아 앉으면 잊어버릴까봐 참나무잎을 거꾸로 하얗게 놓고는 그 위에다 담아가며 모아갔다.

어릴적 소꼽놀이 하던 것 마냥~사진까지 찍고 한참을 놀아도 위로 올라간 사람들이 안내려온다.

 

전화해서 배고프다고 징징댔다.

 

그들이 내려올 때까지 하릴없어 주변을 둘러보았다.

무슨 짐승의 변일까? 마치 쥐눈이콩 처럼 생긴 까만 산짐승 똥도 발견하고 사진 한 번 찍어보고 ㅡ

쓰러져 죽어있는 나무뿌리가 돌맹이를 꽉 부여잡고 기어히 쓰러진 죽은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도 해보다가,

 

ㅡ그러게 품을껄 품어야지 ~

아무꺼나 품다간 제 명줄만 재촉하지~해싸면서...

 

드뎌 일행을 만나 하산했다.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렇게 많더냐고.....아마도 큰나무라 제절로 떨어진 것도 많았던 모양이다.

오를때는 숨이 턱에 차도록 힘만 들었는데 내려갈 때는 참나무 갈방잎(가랑잎)이 와그리도 미끄러운지ㅡ

마치 스키를 타는 듯하다.

올라갈 때 줏어 사용한 지팡이를 안버렸기에 망정이지 미끄러워 애먹을 뻔 했다.

가랑잎에 발목이 푹푹 빠진다.

가랑잎을 헤치며 걷는 소리들이 마치 파도를 가르며 가는 듯하다.

산파도를 헤치는 물소리 ~~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아침도 안먹은 빈속으로 어영부영 산을 올랐다가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끼고 열매 하나 줏을 때 마다 떠오르는 이들을 위한 기도 한 줄! 또 한 줄의 간구!

그랬을 뿐인데 오히려 내 몸이 더 가뿐 마음마저 충만해졌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흐믓하게 산을 내려왔다.

 

 

헛개나무

헛개나뭇잎은 얇고 바스라져서 파랬을 때, 모양은 가늠은 할 수 없었지만....







 

마치 뱀이 입을 최대한 벌려 뭘 집어 삼키려는 모습이다.

 

나무는 그러다가 죽었다.

나무결을 만져보니 딱딱하다.

 

가져가서 다듬어서 괴목, 수석을 한꺼번에 즐겨봐?

그러다가 에에이~~ 아서!

힘들게 올라온 여기가 어딘데!

 

돌이 한 두개도 아니다.

잔뿌리로 아예 끌어 안은 것도 있다.

 

<소탐대실>

이 나무의 이름이다.

 

맨 위엣 사진...20년 전에 가 본 블루마운틴의 능선을 닮았다.

신기하다 빛깔마저 푸르스름한 게....

그 때 가슴으로만 찍어 두었던 모습이 살아 재연된다.

 

 

열매가 하도 예쁘게 달려서 이름이 궁금해서 따긴했는데 잊어버렸다.

이름도 물어보지 못하고.....개앤히 버리게 생겼다.

그자리에 그대로 둘 걸,

새나 산짐승이 먹게~

 

 

 

 

 

 

가을이다!

철원새끼줄축제에 갔다가

약초만 사왔다.

오래전부터 겨울이 되면 잦은 기침에 무척 괴로웠는데

이젠 안당해야지~ 폐렴 독감주사를 시작으로 기침에 좋다는 약은 다 구입하고 있다.

겨울이면 나는 물을 끓이되 약초를 듬뿍넣어 집안에 습기도 더하고

약초냄새도 끊이지 않았는데...

날로 갈수록 돌팔이 한약방을 차려도 되겠다.

 

 

가을이라 뿌리채소가 쏟아진다.

연근 우엉~

그리고 기침 천식에 좋다는 단풍마까지(단풍마 애초 모습은 사진에 없슴) 구입했다.


연근과 우엉은 반찬으로 그리고

조금 잘라 둔 것으로는 말렸다. 우엉은 구수한 맛과 향이 있고

다이어트에도 좋으니까~


우엉 말린 것


단풍마(긴-잔뿌리가 특징)


함께 말렸으나 분류가 쉬웠다.

우엉은 새카맣고 단풍마는 하야니까~~

김장철이 오면 생강도 무척 비싸진다.

지금은 생강이 멍든 데 하나 없어 말리기 좋다.

멍든 생강은 잘 말라주지 않는다.

그런 건 골라내어 생강차로 끓여 먹었다.


하수오(何 首 烏)

어찌하, 머리수, 가마귀오 

머리가 검어진단다. 그리고 스테미너에 좋고....체질개선에 좋고

한때 이엽우피소 바람에 하수오 농가가 울상이란다.

다들 의심의 문으로 ,,,,매매를 해주지 않는다고 한다.

철원에서 축제장에 나온 하수오 1kg이 1,5kg은 좋이 된다.

 

 

윗 부분은 잘라서 마당에 심어도 된단다.

먹을 만큼 꺼내고 보관해 두었다.

백하수오가 있고 적하수오가 있다는데

백하수오다.

 

일단 조금 말려보기로 했다.


씻고보니 싹도 보인다.


설겅설겅 잘 잘라진다.

 


삼계탕 해먹다가 남겨진 인삼도 걍 말려본다.

말려서 물을 끓이면 뭐든 약효와 성분이 더 강해지고 좋아진다니까~


인삼말리기


하수오말리기

헛개열매도 튼실하다.

아이들에게 물 끓여 먹으라고 나눠주었다.

물이 달큰해진다.

 

 

 

하수오밥짓기

 

4~5인 분향에 썰어둔 하수오를

반 컵가량 넣고 밥을 짓는다.

상큼한 향내와 밥이 차지게 된다.

하수오는 이모양 저 모양으로

먹을 수만 있으면 좋다.


꽤 먹을 만하다.


반 컵정도면 밥 4~5인분 충분하다.


하수오를 손질하며 꼬리 등 상처난것을 모아 물로 끓여 먹는다.


파뿌리도 말리고 도라지도 말리고...

이 가을에 나는 겨울 건강을 위한 약초를 준비하려

아쉬운 가을볕에 ....뭐든 말리기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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