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칼럼 독자란에
앵초님이라고 나서서 인사를 한다.
독자명부에서 얼핏 본 기억이 있어 달려 갔더니...
1월에 오신 분이다.
헌데...닉이...앵초라...
난 갑자기 앵초님을 궁금해 하듯...
그 많이 들어 본 듯한 앵초가 갑자기 너무 보고싶었다.
그런데 불현듯 왜? 엉겅퀴가 앵초속이라는 엉터리같은 생각이 든 것일까?
얼른 내 홈페이지로 달려갔다.
그 곳에는 이전에 강동석님이 올려주신...
들풀 들꽃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참 강동석님은 일 관계로 타지에 나가 계심...
이그...그래도 몇 자 긁적일순 있을 텐데..)
아~~
이 무슨 이심전심이던가?
빼빼님이 올려 놓은...앵초 사진과 이야기....
그 것도 바로 빼빼님 방 창문아래 피어있는...
아 이렇게 반가울 수가.....
난 한꺼번에 두 사람의 얼굴을 마주 대하는 느낌........
나...좋아서 죽겠습니다.
저.....이래서...이맛에 사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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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숲속의 대장간)마저
제 마음을 알아주듯 신명이 났습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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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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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은 미루.
빼빼의 노란 편지함
http://column.daum.net/p1011/
◎ 이름:빼빼 (pyapya66@hanmail.net)
◎ 2002/4/12(금) 07:45 (MSIE6.0,WindowsNT5.1;Q312461) 218.147.228.80 1024x768
| 작품은 아니고 사진땜에요.
안방 처마 밑에 작은 화단 하나. 몇 뼘 되지도 않는 곳에 종류도 여러 가지.
기린초,둥근잎 꿩의 비름,섬갯메꽃,앵초,남산제비꽃... 거기다 허브까지.
그런데,이 갯메가 다른 것의 뿌리속까지 파고 들어가서는 온 화단을 다 차지했다. 젖빠는 강아지가 지 에미품을 파고 들듯이 말이다. 급기야 오늘은 그것들을 죄다 흩어 놓았다.
작년 이맘때쯤, 내가 앵초를 구한다고 노래를...노래를 했더니 연구소 오라버니께서 직접 예까지 가져다 주셨던 것들이다.
하긴 그것 말고도 이질풀에,붓꽃에,노루귀,둥글레...꽤 된다.
산속 어드메쯤 볕좋은 곳에 있어야 할 앵초와 바닷가 돌틈으로 삐죽이 나와 모래사장을 기어가야 할 갯메꽃.
산과 바다가 만났다...그리고 헤어졌다.
++++ 앵 초 ++++
...독일전설에서...
옛날, 독일의 작은 마을에 리스베스라는 여자아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리스베스의 어머니는 병이 나 오랫동안 앓아 누워 계셨습니다. "바깥으로 나가 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햇볕을 쬐며 걸을 수 있다면 얼마나 기분이 상쾌할까?" 걷는 것은 물론 일어날 기운조차 없어진 리스베스의 어머니가 쓸쓸하게 "들은 꽃으로 가득하겠구나. 얼마나 예쁠까?"
봄이 왔습니다. 숲 속의 나무들은 연한 녹색잎을 잔뜩 달고, 꾀꼬리는 가지 위에 앉아 노래하고 있습니다. 들판은 부드러운 풀잎에 싸여있고, 앵초가 가득 피어 있었습니다. "엄마, 앵초를 꺾어 올께요. 싱그럽게 자란 앵초를 보면 금방 나을지도 몰라요." 리스베스는 들판으로 달려갔습니다. 들판은 푸르게 빛나는 하늘에서 부드럽고 따스한 햇빛이 쏟아져 마치 천국같았습니다. 산들바람이 불면 나무도 풀도 행복한 듯이 흔들거렸습니다. 앵초는 지금 한창인 듯 아름답게 피어 있었습니다. 연분홍색의 작은 꽃잎은 방긋 웃고 있는 천사와 같았습니다. '분명히 멋진 꽃다발을 만들 수 있을 거야. 엄마가 얼마나 기뻐하실까?' 리스베스는 앵초를 꺽으려고 손을 뻗다가 순간 멈추어 섰습니다. 꽃을 꺽는 건 꽃을 괴롭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물이 담긴 컵에 꽂아 놓고 아껴 주더라도 한번 꺽인 앵초는 2,3일만에 시들어 버리고 말아. 그대로 들판에 있으면 더 오랫동안 피어 있을 수 있어. 어떻게 한담......' 리스베스는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어머니는 앵초를 보면 기분이 좋아져 금새 기운을 차릴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꺽인 꽃은 들판에 있을 때보다 훨씬 빨리 시들어 버릴 것입니다. '뿌리째 뽑아 가면 돼.' 리스베스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화분에 심어서 햇볕이 잘드는 창가에 놓으면 앵초들은 들에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피어 있을 수 있습니다. "매일 물을 주고 말을 걸어야지. 앵초야, 열심히 보살피고 아껴 줄테니까 날 용서해 주렴." 리스베스는 그렇게 말하고 조심스럽게 말하고 앵초를 한 포기 파냈습니다. 수많은 친구들에게 에워싸여서 즐겁게 피어 있던 앵초를 한 떨기만 가지고 돌아가자니 불쌍해서 결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어떻게 해서든지 널 엄마에게 꼭 보여 드리고 싶어." 앵초에게 미안하다고 용서를 빈 후 집으로 돌아가려던 리스베스는 갑자기 그 자리에 우뚝 멈춰섰습니다. 요정이 훨훨 날아서 바로 눈앞으로 내려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축하해요. 당신은 아마도 이 세상에서 운이 가장 좋은 사람일 거예요." 연녹색 날개옷을 펄럭이며 요정이 말했습니다. "축하하다.....니, 운이.....좋.....다....니......" 리스베스는 무슨 영문인지 몰라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당신이 맞췄어요, 우리가 지키는 보물성으로 들어가는 열쇠를." 더욱 더 무슨 말인지 영문을 몰랐습니다. "저를 따라 오세요. 성으로 안내 할께요." 리스베스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요정을 따라갔습니다. 새들이 지저귀는 수풀을 지나고 맑은 물이 가득 찬 샘물을 돌아서 요정은 깊고 깊은 숲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리스베스는 침을 삼키며 멈춰 섰습니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아름다운 성이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커다란 나무들에 에워싸여 있는 듯한 성은 지붕도 벽도 모두 연녹색이었습니다. 높이 솟은 탑은 싱그러운 나무 빛깔이었습니다. "요정이 지키는 성이야." 낭랑한 목소리로 요정이 말했습니다. "성안에는 보물들이 가득 차 있지. 하지만 성지기는 없단다." "왜? 보물을 도둑맞으면 어쩌려구?" 걱정하는 리스베스에게 요정은 방긋 웃어 보였습니다. "어떤 힘으로도 성문을 열지 못해. 임금님의 군대가 쳐들어와도 문은 꼼짝도 안 해. 문을 여는 열쇠는 앵초뿐이니까." 요정은 리스베스가 안고 있는 앵초를 쳐다보았습니다. 보물성의 문을 여는 열쇠인 단 한 송이의 앵초를 알고 있는 것은 요정뿐이었습니다. "봄이 올 때 마다 들에는 몇천 송이나 되는 앵초가 피지. 똑같아 보이는 앵초 중의 단 한 송이가 성문을 열 수 있는 열쇠야." 리스베스는 모르고 있었지만 마을에는 옛부터 전해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숲속 깊은 곳에 보물성이 있는데 그 문을 열 수 있는 것은 앵초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열쇠를 발견한 사람은 요정의 안내를 받아 성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보물을 차지하고 싶은 사람들은 들로 나가서 앵초를 살펴 보았습니다. 열쇠가 되는 것은 단 한 송이의 앵초. 사람들은 그것을 단 한 번만에 찾아 내어야 했던 것입니다. 들판에 가득 핀 앵초를 하나씩 하나씩 파내서 시험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너는 단 한 번만에 단 한 송이인 앵초 열쇠를 얻은 거야. 아마 마음씨 착한 리스베스에게 하나님이 주신 선물일거야." 요정은 리스베스가 손에 꼭 쥐고 있는 앵초의 뿌리를 가리켰습니다. 겨자씨만한 금별이 반짝 반짝 빛나고 있었는데, 그것이 보물성의 열쇠라는 표시였습니다. 연녹색 성문에 앵초를 댄 순간 조용히 문이 열렸습니다. "보물은 모두 다 네 것이야. 얼마든지 가져가." 성 안은 온통 보석 천지였습니다. 온갖 보석이 산처럼 쌓여 있었습니다. '내게 필요한 것은 엄마에게 보여 드릴 앵초뿐인데......' "서둘러, 리스베스. 행운을 놓쳐서는 안 돼. 문은 금방 닫힐거야." 요정의 말대로 보물성의 문이 열려 있는 것은 잠깐이었습니다. 요정은 닥치는대로 보석을 주머니에 집어 넣고는 리스베스의 손을 끌고 얼른 문 밖으로 나왔습니다. "백년 전 쯤에 행운을 잡은 남자가 있었어. 나는 그를 안내해서 성 안으로 들어갔지. 그런데 그는 보석을 보는 순간 욕심꾸러기로 변해 버렸어. '서둘러요, 어서!' 라고 재촉했는데도 '조금 더', '조금 더'하면서 온 몸의 구석구석, 심지어 속옷까지에다가 집어 넣다가 그만 시간이 넘어 버렸어. 나는 그 남자를 성안에 두고 성을 빠져 나왔지. 다음 번에 문이 열리는 것은 1년 후가 될지, 10년 후 일지 아니면 100년 후가 될지 아무도 몰라. 이대로 갇히면 보석더미에 싸여 죽게 될 뿐이야. 그런 일은 절대 사양하겠어. 그 남자의 뼈가 성안 어딘가에 남아 있을 거야." 요정은 웃으면서 리스베스의 뺨에 키스를 하더니 상냥하게 속삭였습니다. "네 행운을 부디 소중하게 쓰렴." "고마......." 리스베스가 미처 대답을 끝내기도 전에 요정도 보물성도 사라져 버렸습니다. 보석과 앵초를 갖고 리스베스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꽃을 본 어머니는 행복해 하였습니다. 보석 덕분에 어머니를 병원에 모시고 가서 치료를 받고 약을 구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윽고 완전히 기운을 차린 어머니가 리스베스에게 말했습니다. "내 병이 나은 건 보석 때문이 아니야. 앵초를 캐 온 리스베스의 정성 때문이지. '살아야지, 귀여운 딸을 위해서라도 건강한 엄마가 되어야지' 하고 병과 싸울 힘을 네가 주었기 때문이야." 리스베스는 평생을 행복하게 살았지만 두 번 다시 앵초열쇠를 발견하지는 못했습니다.
흐르는 음악은 '미하엘리스'의 숲속의 대장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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