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은 *





며칠새 몰라보게 자라 난
뭉글뭉글한 녹음이
.
산을 엉금엉금
기어 오르고있다.
.
.
저리 올라간 봄은
갈바람에 붉은 흔적을 안고
.
눈 내리기 전, 울며불며
엎어지듯, 서둘러 하산할 터...
.
.
윤회는 있어도
영겁은 없나니....
.
.
.
글/이요조.












등창난 곱추의 등에는
날마다
꽃이 피었다
사막의 선인장 처럼
붉고 고운 꽃들이
내밀한 비밀을 틔우곤 했었다

별들이 별들이 어둠의 장막
저편에 자리를 잡을즈음
현을 켜는 악사의
가는 숨과 격정의 호흡이
잦은 기침소리로
자즈러 질때
지친 영혼도 다시 운다

반짝이는 신호의 느낌
그는 선율의 인도를
받는다
맑은 눈에는 정령의 숨결이
이슬로 나리면
암울한 불구의 죄악을 벗어난
천사처럼
육신에서 벗어나
지친영혼은
길을 나섰다


내 영혼이 웁니다
사랑에 갈급한 내 영혼이
통곡합니다
등창난 내 영혼에는 피고름이 흐릅니다

참 고운데
세상이...


純貞






연극이 끝난뒤
우린
아무렇지 않은듯
제 자리로 돌아간다
일상이라는 연극은
우릴
광대로 만든다
인생은 그렇다.
견디지 못해 기댈량이면
위선은 기도 속에서도 몸을 숨겨야 하고
찬연한 비굴도 엄숙이 고개를 주억거리며
알량한 엄숙으로 발톱을 숨긴다.


지는 갈대 속에서
웃는 연륜이 하얗게
어깨를 견주며 부딜때마다 아름다운 실내악 연주음이
불결과 편견을 불칼로 치며 배를 가른다
오 찬연한 위선들이여.


火因을 품고 하늘로 오르는 허연 냉 같이
지는 꽃순보다 아름다이 병들고
묵빛으로 얼룩진 가슴에 검은비가 내릴라 치면
모태를 물어뜯는 살모사의 눈빛이 빛나고
통속의 아름다움이 문명속에 아름답게
몸짓하는 오늘을
우리는 보내야 한다
연극이라는 이름으로...


봄을 앓으며
純貞


당신의 그림자가 내 그리움


하루는 웃다가

또 하루는 울다가


기다리다가

애타게 기다리다가

지쳐 쓰러지는 꽃잎처럼....


졸졸 따라다니는 강아지마냥

늘 곁을 떠나지 않지만...


손 한번 잡을 수 없고

눈길 한번 주고 받을 수 없지만



서산너머 해 지고 나면 만나지려나

아마 달님은 내 부탁 들어 줄려나



우리들의 그림움은

장미빛으로 붉게 타 들어가는데



어찌하여 이다지도

그리워만 해야하나



어느곳에 계신들 따라가는 이마음

당신의 그림자가 내 그리움이란 걸 아실런지



능금




내 사랑은 등뒤에


보고싶다고
또 보고싶다고 하면
이내 가슴이 배 멀미한다


그리움으로 울컥 차 오른 덩어리
차마 토할순 없어 꿀꺽 삼키며


조용히 눈도 감아보고
서성거려 보지만....


생각할 수록 모습은 멀어지고
느낌만이 한순간도 떠나질 않네


간간히 가는 숨을 몰아 쉬며
가슴가득 공기를 불어 넣지만


허전한 발검음만이
허공을 안타깝게 누비고


애타게 그리는 사무침만이
등줄기 타고 흘러내린다


언제나 후끈한 등이 느껴짐은
돌아서 안기고 싶은 거리에서


말없이 다가와 나를 감싸주고
떨어져 지켜보는 눈길로 느끼지네


능금

사과꽃



*이야기*





땡 감


어머니는
간혹
떫띠 떫은 땡감을 즐겨 잡수셨다.

그 땐
차마 몰랐었다.

어머닌

입안 가득
떫음이 맺히게
못 먹을 것을 드시는지...

그 게
도시생활의
내 어머니에겐
시골 친정길로 내 닫도록
목을 꺽꺽 막던
향수의 출구였음을.....


그러던
지금의 나는
어쩌다 떫은 감만 보면
어머니 만나본 듯 반가와
서슴없이 달겨들어
깨물어 보는
아리도록 떫은 그 맛은

어머니께로
한 발 다가서는
그리움일줄...

나만의,
목젖까지
무거움으로
떫게 차 오르는
그 무엇임을....





글/이요조



















지금은 不如歸 울음 소리만
반짝이는 春夜이다.

담요 이불 다 뒤집어 쓰고
고함치고 싶은
삼국유사의 이발사를 위하여
나는
한 그루 대나무가 되고 싶다.
하늘로 하늘로 울음을 올리며
서 있는 그미들
가슴은 비어둔채
속 울음 내밀히 숨겨둔채
나는
한그루 대나무가 되고싶다.

이 봄밤
가슴 무너짐을 위하여
내일은 병원에 가
진찰이라도 받을 계획이다.

지금은
不如歸 울음소리만
출렁이는 春夜 이다.


사월 스무닷세날
純貞















悔訴曲 /梁 純貞

공후인의 애절한 가락이로구나
나비처럼 날리는 달빛이여
기루어 흰 그리움을 소리내며
오늘도 나는 회소 회소 회소가락을 찾네


생명의 삯도 없이 나는 피를 끄집어 내어
영글지도 못한 무른 골육을 공간에 묻는다
어이 할꺼나
어이 할꺼나
나는 몹쓸 년으로
사공도 없이 건너는 강끝을
바라봄이 멀기도 멀건만
나는 아득히 입술을 참으며
회소 회소 회소가락을 짚네



물끄러미 지켜준 수마속의 내 사람아
당신의 가슴에 내 머리를 묻으며
밤이 끝나버리고 서툴게 아장거리며 입술을 부빈다
달빛도 잊고 별빛도 잃고
한줌 혈수로 비릿히 사라진
사랑이
몇번의 사정도 없이 님의 등도 나의 등도
모두 보았구나
아소님아 아아 아소님아



잠들지 않은 하늘의 빛나는 눈들이
서슬 푸르게 서슬푸르게
너울춤을 추나니
당신은 笛을 들어 가락을 다듬네
회소 회소 회소가락이 되어
공후인의 애절한 가락이로구나


지난 겨울
삶과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며
써놨던 글입니다
황진이 님께서
주신 귀한 동백에
제글을 붙여 봅니다

삼월 열 엿세날
오후에

純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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