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워낙에 싫어하는 나!!

걷기라고 처억 써 붙이긴 했지만 실제는 내겐 하악거리는 태백쯤 버금가는 등정이다.

(4월4일 오전 10시20분 )1호선 도봉역에 내렸다.

머리는 도봉역인데 머릿속 지도는 망월사역이다. (이런! 이런!)

어째어째 30여분 지각에 발이 손이 되도록 빌고 무수골 입구로 향했다. 팀이라고는 전원 6명, 

등하불명이라 가까운데 살아도 도봉산 구석구석 다 모르지만....

도봉역에서 오르는 건 또 난생 처음인 나는 꽃샘바람을 뚫고 처음엔 스적스적 잘 걸었으나 무수골 계곡을 다 벗어나기도 전에 힘들다.

다행히 티타임을 가져주어서 잠시잠깐 쉬면서 보니...웬걸 무수골로도 에븝 많은 사람들이 오른다. 

 

 도봉산,

우습게 보면 안된다. 무수골계곡으로해서 원통사 우이암으로 가는길은 험준하다. 멋드러진 경관은 그리 쉬 얻어지지 않는가보다.

 

무수골입구에서 오르기를 오전 10시 30분 ~~ 도봉산 정문으로 나오기를 3:20분에 벗어났다.

거의 5시간의 산행인 셈이다.  무수골 입구에서 차 마시고 과일먹고 원통사 뒷산에서 점심먹고...쉬엄쉬엄 내려오자니 산속에서만 4시간 30분이다.  2시간 30분~3시간만 하면 충분할 것을  산속에 푹 안겼다 오느라...ㅎ`ㅎ`ㅎ`

ㅠㅠ 실은 고백하자면 민폐끼치는 내게 자상하게들 맞춰주느라... ㅠ.ㅠ

 

 

나무야 고맙다.

유명산 깊은 골에 있는 사찰들은 대개가 천년고찰이라 씌어졌더만....

네 몇 백년 묵은 보시는 어찌 단 한 줄 공덕의 치하도 없이 몇 만번의 밤낮을 하루처럼 이렇게 사람의 발밑을 지켜주었더란 말이냐~~

미끄러운 산길에 제 뿌리를 스스럼없이 내어주어 이리 편하게 다니게 해주는 네 맘을 나는 고맙다! 속으로 칭송뿐이니 부끄럽구나~~

 

 

큰바위를 병품삼아 자그마한 암자가  보일 듯 말 듯 하다.

길이 점점 가파라진다. 고소공포증이 없지만 아래를 내려다보기 싫어 부러 외면한다.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드디어 원통사의 모습이 일부분으로 나타나고....

 불교와는 인연이 멀지만 이 곳을 천혜의 관음성지라고 한단다.

 

 ▼원통사에 대한 정보가 없어 한국관광공사 글로 대체합니다.

 

원통사(圓通寺)은 서울시 도봉구 도봉동 546번지 도봉산에 자리한 대한불교 조계종 1교구인 조계사의 직할사찰이다. 원통사는 예로부터 좌우에 수락산과 삼각산을 거느리고 한강을 바라보는 도봉산의 최고 길지에 자리잡은 수행기도처로 알려져 왔다. 조선초기의 무학대사를 비롯해서 근대에는 만공 · 동산 · 춘성스님 등 선지식이 이곳에 머물면서 큰 깨달음을 얻었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관음기도 도량으로도 유명하다.

또한 조선 영조 때 영의정을 지냈던 조현명, 서명균 등이 나라의 일을 이야기하며 심신을 닦았던 곳으로 당대 유학자들 사이에 명소로 이름 높았다. 현재 경내에는 조선 태조 이성계가 기도했다는 석굴이 있으며, 약사전 아래 큰 바위에는 태조가 기도를 마치던 날 천상의 상공(정승)이 되어 옥항상제를 배알하는 꿈을 꾸었다하여 새겼다는 《상공암(相公岩)》이라는 글씨가 있다.

그런가하면 절 뒤쪽에 있는 우이암으로 불리는 바위는 관음보살이 부처님을 향해 기도하는 형상을 하고 있어 원래는 <관음봉> 으로 불리었다고 한다. 주변의 자연 지세를 자세히 살펴보면 호랑이 · 코끼리 · 학 등 여러 동물 모습을 한 바위들이 이 바위를 향해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형상이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이곳을 천혜의 관음성지라고 믿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황사먼진지...운문지...뿌우옇게 보이는 곳이 상계동일대

 이 길로 원통사를 올랐었나? 원통사에는 등산객을 위한 해우소가 따로 마련되어있었다.

 해탈한듯한 절집 개!!

혀를 꼴꼴꼴차며 다정하게 여길보라며 불렀지만 미동조차 않는다. 사진을 찍고나니 그제서야 슬그머니 돌아다본다. 그랬다. 해탈했다.

 해우소에서 몸을 가볍게 한 뒤 오르는데...

  절 뒷편으로 오르는데....앞 서 간 일행이 부른다.

  조오기서 간단한 점심을 먹자네~~

오잉? 점심은 하산해서 먹기로 했는데? 웬? 은행과 밤이 든 찰밥에다가 막걸리에 문어숙회에.....맛있는 묵은지에

<에라~ 금강산도 식후경이랬는데!!>

 

그런데 아랫 사진을  보면 자일이 보인다.

자일을 건너 들어갔다(지금 고자질) 보기엔 아늑한 저 곳이  실은 벼랑이다.

큰 소나무가 지난 번 폭설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꺽어져서

넘어진 소나무 윗부분이 벼랑을 용케 가리고 아늑한 공간을 만들어내었다.

 

곧추서있어도 가지 하나쯤은 부러진 게 보이더니 45도로 비스듬히 서있는 네가 무슨 기운으로 버텨낼 것이냐~~

네 무너져 내리는 날, 온세상이 폭설로 뒤덮인 이 곳 원통사 절집에서는 네 허리 부러지는 소리가 산울림되고 또 울리고...

마치 마지막 죽어가는 짐승의 울음처럼 포효로 들렸을게야~~

 

 봄은 봄이다! 

바람 찬 능선 위라도 바람만 잘 피해 앉으면 따뜻하고 고요하다.

 바위틈새 벼랑에서 사진을 찍으려 하자 어디서 그런 냉골 바람이 부는지...

아참!! 여기가 바위 벼랑 끝이지??

 원통사가 내려다보이고 멀리....도봉구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가히 천혜의 절경이다.

 바위도 작은 바위가 큰바위에 살풋 기대어 섰다.  억겁의 세월을 서있으려니 어찌 힘들지 않으랴~

내 눈에는 左가 어깨를 내어준 남자바위! 右가 빌린 어깨에 살짝 기댄 여자바위 같아보인다. 

떡 벌어진 어깨가 믿음직해 보이는 큰바위~~~

 겨우 2,1km올라왔다.

사람들이 서 있는 저 곳▲ 으로 갈 것이다. 마치 헬기에서 찍은 공중사진같다.

저 암봉에 다다르자

 일행중 한 명이 눈에 보이는 저 벼랑으로 냉큼 떨어지듯...폴짝 @.@

순간.........내 입에서 <가스나~~> 소리가 절로 나왔다.

우리집 마리가 애먹이면 노상 입에 달린 소리다.

얼마나 놀랬으면~~ <사진을 찍어달란다>

그 위에 바위에 게우 서서 사진 찍어주는 내 손, 발이 후덜덜 떨린다.

바로 이 사진   ☞

놀란 가슴 지금도 벌떡거려,  다시 한 번 더, ㄱ ㅅ ㄴ~~~

 지금도 풍화작용이 진행중인 관음봉~~~ 툭툭 깨어져 부서지고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앞면 얼굴은 미끈한데....뒷얼굴 뒷면은 온갖 풍상으로 깨어지고 찌그러져있다.

마치 현세를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닮았다는 생각을 얼핏 해보았다. 

 저 산길을 걸어 올라왔다. 운동이라면 불에 데인 듯 화들짝 놀라는 나무늘보같은 내가...!!!!!

 봄은 봄이다!  청솔가지 청청하고 산빛은 푸르다!!

 바위의 은밀한 속살을 보는 기분입니다. 보기는 우툴거리는데 손으로 쓰다듬어보니 매끄랍습니다. 오랜 세월의 궤적입니다.

그 앞에 선 나!! 한갑자는 감히 먼지 티끌보다도 못한.....

우이암 능선에서 바라본 도봉산 

 진달래가 막 피기시작했다.

사진이 이렇게 엉망으로 나온 건~~ 내 몸무게도 견디기 어려워 슬림한 똑딱이를 가져갔더니 해가 너무 부셔서 뷰파인더를 잘 볼 수 없었다고 핑계를 댈까?

올해는 봄이 사람들을 감질맛 태우며 다가왔다. 칙칙하게 어둡게.....눈이 왔다가 다시 얼었다가 비가... 폭우로 쏟아졌다가 .....

온갖 징징거림을 다 쏟아부으며 볼 부은 채 등떠밀려 겨우 온 봄!!

이제 도봉산에도 완연한 봄의 교향악이 시작되고 있었다.

봄은 곧 환한 웃음을 지을테지~ 

/이요조

 

 

 

 

 

 

 

도봉산을 좋아한다.

 


도봉산,

산 가까이 살 때는 생각나면 더럭 자다깨어 새벽에도 오른적이 있는데...
그리 자주 간 횟수는 아니다. 등하불명이라 했던가?


사람들이 익히 아는 도봉산은 여러 군데의 등산 출입로가 있다. 크게 나누자면

 

 오시는 길,   1호선 전철을 타고,

 

1/도봉산 정문이랄 수 있는 도봉산역에 내려서 올라가는 잘 닦인 등반로와

2/회룡역에 내려서 진입하는 회룡사를 지나치는 등반로, 그리고

3/망월사역에 내려서 올라가면 망월사가 있는 원도봉산이 있다.


등산객들의 북새통인 도봉산보다는 회룡사로 올라가는 사패능선은 입구의 우람한 계곡이나 철골구조의 다리나 가파른 등산로의 남성다운 면모와는 달리 망월사역에 내려 원도봉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계곡이나 그 진입로가 여성스러워서 데이트 산행을 하기엔 그만이다.
입구는 요즘 도시 외곽순환도로 공사로 제일 부산하지만...무싯날이면 사위가 조용해서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가기에 제격이다.  너무 바삐 힘들게 오르지 말고 오르는 걸음마다 하나씩 벗어던지며 생각하는 등반을 하기엔 무척 좋은 산이라 생각한다.

원도봉산 입구는 그냥 산이 아니라...자연이 오밀조밀하게 잘 꾸며논 정원이다.

 

멘토가 없어도 혼자 생각하며 오르기에 더 없이 좋은 산!!

내가 간 날은 마침 봄날 마지막 꽃비가  하르르 하르르 날리고 있었다.
산벚꽃이 바람에 져서 비로 내리고 있었다.
갑자기 만나야지 하다가 자꾸만 미뤄지는 친구들에게 미안해졌다.

그래~ 아카시아 필 때 모이는 거야!! (그래야겠지!)

봄날...나는 원도봉산을 오르다가 마지막 산벚꽃이 져 내리는 폭포에서 그만 주저앉고 말았다.
물에 둥둥 떠도는 꽃잎들이 보고 싶은 얼굴들로  빙그르르 돌고 있었다.

이 좋은 계절이 다 가기전에 얼른 만나자고 전갈 해야겠다.

 

 

 

글:사진/이요조

산벚꽃은 이미 다 졌고 아카시아 필 때 약속하자꾸나!

 


아랫글은 한 4~5년 전? 봄에 쓴 글 중 일부분입니다.

 

난, 산을 오를 때는 느리다.  원도봉산 새벽산행(책)기

 


정말 느림의 미학이 따로 없다. 천천히 올라 가다보면 얼마나 많은 소중한 것들이 눈에 보이는지...

사람들은 등산화에 지팡이까지 챙겨들고 무엇이 급한지 위를 향해 오르기만 한다.
물론 높은 산을 등반 할 때는 제대로 갖춘 복장이 좋으리라
하지만, 나는 기껏해야 오르내리는 데 3~4 시간 등산이 아니라 산책(소요)으로 할애할 산이라면 발 편한 신발 정도만 갖추면 언제나 떠날 준비가 되어있다.

돌아서 내려오는 길..오를 때도 언제나 바쁘진 않았지만 하산을 즐기는 편이다.
좀 일찍 왔더라면 아카시아 꽃으로 덮인 산책길을 걸을 수 있었을 텐데..

아직도 아카시아 꽃을 많이 달고 있는 나무도 있었다. 길바닥 바위틈에 노란 감꽃처럼 떨어져 마른 꽃.. 물위에 갇혀 하얗게 떠있는 꽃의 잔해들....
한 일주일 전만 왔어도 아카시아꽃 속에서..꽃향기에 흠씬 취할 수 있었을 텐데~

바닥에 뒹굴어 쌓인 꽃! 꽃들!  곧, 흙으로 돌아갈 떨어져 누운 꽃 들을 보며,
"그래 내 이 한 몸도 저렇듯 허망한 유기체임을...."

나무다리에 떨어진 꽃,  꽃다리  그 위에서 가볍게 뛰어도 보다가 뱅그르르 돌아보다가~

청솔모를 만났다. 꼬리가 좀 꺼칠하다.  먹을 게 부실했을까? 먹이로 줄 게 아무 것도 없고 나! (미안해~)
청솔모는 먹이를 얻기 위함인지, 나를 위한 쇼를 시작했다.

보기에 병약해 보이는 담비는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기어오르다가 높은 가지에서 이가지 저가지로 점프하면서도 관객인 날 의식하고 있다.

난 귀빈석에 앉아있는 의젓한 관객처럼 꼼짝 않고 턱을 치켜들고 그의 몸동작을 차분히 지켜 봐 주었다.

마음속으로는 끊임없는 우호적 텔레파시를 보내는 것을 잊지 않으며,
'아 잘 하는구나! 그래 나 여기서 즐겁게 보고 있단다.
너도 날 보면서 하는지 다 알아~  '멋져~정말로!'

나의 속마음을 알아들었을까? 떡갈나무 가지 끝에서 끝으로 옮기는 묘기를 부린다.

 

나뭇잎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아~~ 아니다. 아직은 이른 아침..나뭇잎들 가득 머금고 있는 이슬방울들이
막 떠 오른 태양빛으로 보석처럼 쨍한 빛을 내며 아래로 후드득 떨어지는 소리들이였다.

"세상에!!!"

아! 예기치 못한 이런 淸精한 감동이~
온 산이, 온 대지가 태양마저도 아니 내가 잠 못 이루던 지난 밤 달빛마저도
함께 협심하여 이루어 낸 극치의 모습을 담비가 안내하여 이렇게 보여 주다니...
보석 같은 이슬방울의 낙하로, 그 소리로~~

난 주변의 이슬을 손에다 묻혔다. 그리곤 얼굴에 대고 문질렀다. 손도 닦았다.


산초나무를 만났다.
'허브가 별 겐가..이 게 바로 허브 아닌가?" 허브 식물은 우리 몸의 피를 맑게 해주고
탁한 머리도 개운하게 해 주는 점을 공통으로 갖고 있다. 난 산초잎을 몇 가닥 꺾어 작은 잎을 하나씩 떼어 내어 잘근거리며 내려왔다. 그제야 사람들이 두런거리며 오른다.

"안녕하세요?"
산초잎을 질겅이느라 그랬는지, 한적한 곳에서 처음 만난 사람이라 멋쩍어 그랬는지..
"아(어)..예(에)" 어눌한 대답을 한 게 부끄럽다. 좀 전에 내가 핑~ 돌려 어지러울 때.. 만약의 불상사라면 내 생명의 은일일 수도 있을 반가운 산사람들이 아닌가?

 

한참을 내려오다 아주머니를 만났다. 이번에는 먼저 반갑게 인사했다.
여기 사람들은 산초를 즐겨먹지도 않을 뿐 아니라 다들 잘 모른다.
"안녕하세요? 이 것 허브거든요 한 잎씩만 깨물며 올라가세요."
"이것 먹는 거예요?
"그럼요"
산초 잎을 받아 즉시 깨물어 보는 아주머니랑 환히 웃으면서 헤어졌다.
입안에 알싸한 맛과 냄새만큼이나 상쾌한 아침이다.....이요조


 

 

 

 

 

 

 꽃지(池)다. ...ㅎㅎ 내 맘대로 명명~

 

 

 

 

 

봄인데....빨간낙엽, 노란낙엽, 갈색낙엽....모두 놀러나왔다.

 

 

 

  

 

  

  

 

  

 

 

  

 

 

  

 

한가지 흠이라면 원도봉산 입구엔 사찰이 너무 많다.

심지어는 굿당도 있어서 시끄러울 때가....봄에는 사월 초파일 연등으로 입구가 온통 울긋불긋하지만

막상 등산로로 접어들면 그런 세상과는 등을 돌린 자연의 세계가 펼쳐진다.

원도봉산 입구는 아기자기하다.

천천히...천천히...주변 자연을 즐기며 산책하기 좋은 시발점이다.

 

 

 

황매화가 벙글고.

 

"산괴불주머니" 비슷한 식물을 갯가에서 만났다면....갯괴불주머니!!

 

뱀딸기

 

색상 블루가 돋보이는...무수카리꽃!

 

?  누가 알려주세요!  어떤 고마우신 분이 "바위말발도리" 라 일러주시네욤~ (고마우셔라)

 

애기별꽃맞아요? (맞대요)

 

꽃잎에만 정신이 팔려 몰랐는데...자세히 보니 올챙이가...수두룩! 모두 개구리가 된다면 도봉산 여름밤엔 개구리 울음소리가 산골짜기를 타고 올라 천지를 진동하고도 남겠다.

잠 안오는 한 여름 밤!  스적스적 야간 등산이나 한 번 올라야겠다.

 

 

 

 

 

 

 

 전, 글을 쓰고는 제가 한 번씩 읽어볼 때마다 반복 수정을 합니다.

그런데 얼마전에사 알았습니다 매번 고칠 때마다 통하기의 블로그에 미니 알리미로 새로운 듯이 뜬다는 것을.....그 사실을 알고나니 수정하기에 얼마나 오금이 저린지....

그래도 아무케나 갈겨 쓴 첫 글은 제가 봐도 우스울 때가... 해서 스크랩 전부분을 (민망해서) 막아두었지요.(일부분만 허용)

간혹 전혀 다른 포털에서 제 글을  (이미지...이름이 없는)가져다가 척하니 제 것인양 해 논 것을 볼 때

씁쓸하지요.

 

꼭 스크랩 하실 분들은 

  • Daum 시티N feel!
  • Daum여행마스터이요조 이 곳을 클릭하시면 대부분의 글들을 편하게 스크랩 해 가실 수가 있습니다.
  • 제발 사진과 글을 나누어서 ....타인의 글을 마치 제 글처럼 인용하지만 않으시면 됩니다.

     





    ㅎ~ 어제는



    잠이 오질 않았다.

    지난밤에도
    하, 달빛이 교교해서 누워서 방 하나가득 들어오는
    달빛을 맞아 놀았는데도...

    오전 5시가 못 되어 희부염 밝아지자
    더 자려다 말고 벌떡 일어났다.
    반바지에 모자에...두꺼운 면양말을 챙겨 신었다.
    갑자기 그가 보고 싶었다.

    어머니께
    조금 늦어도 걱정마시라고
    그리고 가능한 빨리 오겠노라며
    집을 나섰다.

    먼저 재래시장으로 갔다.
    새벽이면...
    아무데나 차를 세울 수 있어좋다.

    부지런한..
    늘 새벽을 여는 그들의
    새벽을 조금은 나눠 가질 수 있어서 좋다.

    배추와 내가 좋아하는 머윗대 두 단과..
    살아서 혀를 움직이는 대합조개와
    성게도 그닥 크지 않지만 잡혀 온 게 억울하다는 듯
    집게를 바싹 올리고 달겨드는 좀 어린 작은 참게와
    (ㅎ~ 난, 참게의 시원함 보다는 발라먹지 않아도
    될 아삭한 껍질 채 깨무는 맛을 더 즐기나 보다)
    그리고
    좀 쇴지만 그래서 싼맛에...먹을만한 키 큰 두릅나물과...
    물좋은 고등어 자반과(국산은 등무늬가 흐림)

    마트나 백화점에서 좀체 만날 수 없는 물건들을 사고는
    그를 만나러 갔다.
    신흥 대학교 옆으로 난길...원도봉산 가는 길
    아마 6시도 채 못 되었으리라
    쓴 모자는 무색했고 반소매 옷은 무척 썰렁했지만..
    아무도 없으니..차를 매표소 지나 포장 끝 간데 까지 끌어 올린다.

    사찰이 너무 많다.
    더러는 초파일 등이 채 걷혀지질 않았다.

    원도봉산으로 오르는 것은 처음이다.
    등산길이 마냥 오솔길로 조붓하다.
    산책하기엔 그저 그만인 것이...

    오르다 보니.. 이름모를 민둥 바위 한 봉우리가(도봉산 中) 옆으로 비껴 선다.

    "헉~~ 내가 이렇게 높은 곳을...
    아~~ 중간지점 더 되게 차를 끌고 왔었지"

    天中橋를 지나 極樂橋도 지나 한참을 가파른 길을 오르다가
    어지러워졌다.

    그래도 미련을 대고 다시 내려가는길로 가다가
    또...다리를 건느고...
    다시 올라가야할 길 앞에서

    "내가 왜 이러지...기압탓인가?"
    늘...아이 병실에만 있으려니 운동 부족이였나?
    조금 더 가 볼까 하다가 되돌아섰다.

    영 몸이 이상했다.
    내려오는 공터에 돌로 다듬어놓고는'세계적인 등산가
    몇 고지를 ....정복한 누구의 자란 동네가 바로 여기'
    라는데...
    지금 아무 것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어지러웠으므로....

    기압탓이였다면
    아마 그가 이런 깊은 산 골짜기에(도봉산 속에??) 집을 두고 있었던
    효력인가?

    아무튼 그 이름이 생각나진 않지만 무엇이든
    자라나온 환경은 아주 중요한 요인이 되나보다.

    **(산악인 엄홍길이 어릴 때 살았던 곳이라네요)

    어제는 쾌청했는데?
    기압이 더 작용하는지? ㅎㅎ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아마 늙어가는 탓으로 돌려버리지 뭐,


    산을 오를 때는 느리다.
    정말 느림의 미학이 따로 없다.
    천천히 올라 가다보면
    얼마나 많은 중요한 것들이 눈에 보이는지

    사람들은 등산화에 지팡이까지 챙겨들고 무엇이 급한지
    허걱대며 오르기만 한다.
    물론 높은 산을 등반 할 때는 제대로 갖춘 복장이 좋으리라
    하지만...
    나처럼..
    기껏해야 오르내리는 데 3~4 시간 할애할 산이라면...
    발 편한 신발 정도만 갖추면 ...
    난 언제나 떠날 수 있다.

    돌아서 내려오는 길..
    오를 때도 언제나 바쁘진 않았지만
    난, 언제나 하산을 즐기는 편이다.
    좀 일찍 왔더라면 아카시아 꽃으로 덮힌 길을 걸을 수 있었을 텐데..

    아직도 아카시아꽃을 많이 달고 있는 나무도 있었다.
    길바닥..바위위에 노오란 감꽃처럼 떨어져 마른 꽃..

    물위에 갇혀 하얗게 떠있는 꽃의 잔해들....
    한 일주일 전만 왔어도
    꽃 속에..꽃 향기에 흠씬 취할 수 있었을 텐데....

    바닥에는 마사토처럼 뒹굴어 쌓인 꽃..꽃들...
    떨어져 누운 꽃 들을 보며...벌써 썩어서 유기질로 환원도 되었을
    꽃들...

    "그래 내 이 한 몸도 저렇듯 허망한 유기체임을...."

    나무다리에 떨어진...꽃 다리 ..그 위에선...
    가볍게 뛰어 보다가 빙그르르 돌다가

    "아, 담비다"
    청솔모를 만났다.
    꼬리가 좀 가스스하지만..
    먹을 게 ... 줄 게 아무 것도 없는 나 자신
    그제서야
    "아차" 싶었다.

    새벽..매표소에서 표를 안 끊어도 되는 것 보다
    이런 매표원이 잠복해 있는 걸 오늘은 깜빡했디.

    먹을 게 부실했을까?
    보기에 병약해 보이는 담비는 이나무에서 저나무로 기어오르다가
    높은 가지에서 이가지 저가지로 점프하면서도
    관객인 날 의식하고 있다.

    난 귀빈석에 앉아있는 의젓한 관객처럼 꼼짝않고 턱을 치켜들고
    그의 몸 동작을 차분히 지켜 봐 주었다.

    마음 속으로는 끊임없는 우호적 테레파시를 보내는 것을 잊지 않으며...
    '아 잘 하는구나...그래 나 여기서 즐겁게 보고 있단다.
    너도 날 보면서 하는지 다 알아 ....
    멋져...정말로....'

    나의 속 마음을 알아 들었을까?
    떡갈나무 가지 끝에서 끝으로 옮기는 묘기를 부린다.

    나뭇잎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아~~ 아니다.
    아직은 이른 아침..나뭇잎들 가득 머금고 있는 이슬방울들이
    막 떠 오른 태양빛으로 보석처럼 쨍한 빛을 내며
    아래로 아래로 후드득 떨어지는 소리들이였다.

    "세상에...."

    아! 이런 감동이.....
    온 산이 온대지가 태양마저도
    아니 내가 잠 못 이루던 지난 밤 달빛 마저도
    함께 협심하여 이루어 낸 극치의 모습을
    담비가 안내하여 이렇게 보여 주다니...
    보석같은 이슬 방울의 낙하로,

    난 주변의 이슬을 손에다 묻혔다.
    그리곤 얼굴에 대고 문질렀다.
    손도 닦았다.


    산초 나무를 만났다.
    '허브가 별 겐가..이 게 바로 허브 아닌가?"
    허브 식물은 우리 몸의 피를 맑게 해주고
    탁한 머리도 개운하게 해 주는 점을 공통으로 갖고 있다.

    난 산초잎을 몇 가닥 꺾어 작은 잎을 하나씩 떼내어 잘근거리며 내려왔다.
    그제서야 사람들이 오른다.

    "안녕하세요?"
    산초잎늘 질겅이느라 그랬는지
    한적한 곳에서 만난 아저씨라 멋쩍어 그랬는지..
    "아..예"
    어눌한 대답을 한 게 부끄럽다.
    좀전에 내가 핑~ 돌려 어지러울 때..
    만약의 불상사라면
    내 생명의 은일일 수도 있는
    산사람들이잖는가?

    한참을 내려오다
    아주머니를 만났다.
    먼저 반갑게 인사했다.
    여기 사람들은 산초를 즐겨먹지도 않을 뿐 아니라
    다들 잘 모른다.

    "안녕하세요? 이 것 허브거든요 한 잎씩만 깨물며 올라가세요"
    "이것 먹는거예요?
    "그럼요"

    그 아주머니랑 나랑
    환히 웃으면서 헤어졌다.
    입안에 알싸한 맛과 냄새 만큼이나 상쾌한 새벽이다.

    얼른 집에가서
    손 끝에 물이 시커멓게 묻어나도 좋을 머윗대를 까고
    배추를 절이고
    참게 된장찌게를 하고
    자반을 노릇하게 굽고
    저녁에는 어머니 좋아하시는
    대합을 넣고 미역국을 끓이고
    머위는 볶기도 하고 초고추장에 무치기도 하고
    일부는 말리기도 해야지.

    정면으로
    떠오르는 햇님에 눈이 부셔
    손으로 부채를 만들어 얼굴을 가렸다.








    ㅎ~~~ 오늘은 약간의 근육통 수반하면서,
    지난 자정서 부터 무거워지던 다리를 접고 앉아서....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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