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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잎이외다.

피는 새싹이든...
지는 꽃잎이든...

아무튼 나는 잎이외다.

언젠가는
홍차빛으로 퇴색하여
끝없이 추락하고말....

그러나
난 당연한 일이었노라
말 할 거외다.

내가 꽃잎이었다면
씨방을...
영글게 했고

내가
나뭇잎이였다면
뿌리나 줄기에게
영원의 호흡을 실어다 날랐고

내가
한해살이
풀잎이였다면
새 잎을 돋게 할
기꺼운 몸짓이었음을...


2002년 5월13일에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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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다인실로 옮겼다.
2인실에 있을 때 함께 있던 아이도 따라왔다.

이왕 옮길꺼면 함께 있게 해 달라고...

"정아"
예쁜 얼굴이다.

아이는 수술전 멀쩡하게 입원했다.
'왜왔을까?'

세상에!! 키를 늘리러 왔단다.
7cm만 늘리는 게 소원이란다.

147cm의 정아....귀여운 모습이 조화로워 괜찮은데...
수술전날 두려움에 주저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알지 정아야?
언니는 다리는 길지만...아프고
넌..건강하지만...수술해야한다는 것?

얼마나 아픈지...각오 단단히 되었겠지?
그렇담 됐어.
믿어봐...잘 할 수 있으니까...의료진에서
하겠다는 것 아니야? 걱정마"

그러나
요즘 의료진은 다르다.

암도 암이라 바보스레 말하진 않지만...
당연한 다음단계 이야기로 스스럼없이 접어들고 만다.

아마도 의료법 보호 차원에서 스스로 방어하고자 내린 결과리라.
어쩌면...
그 게 더 바람직 할른지도 모르겠으나..
암튼 그랬다.

불안해 하는 정아에게 다가와

"이 수술은 뼈를 늘이려는 단시일의 수술을 요하므로
하루에 1mm를 키우는데...
다리는 각각 두 군데 씩 네 군데를 절단합니다.


그리고 '이자로프'를 끼우고
매일 자기 손으로 하루에 네 번 나사를 돌려 늘여 줍니다.

뼈는 당연히 늘어나고
근육도 늘어납니다.

근육은 중간 중간...끊어주면 되지만
신경이나 아킬레스건,핏줄이 함께 늘어나야 하는데...
만약 그렇지 못할 경우
중도에 포기 할 일도 생깁니다.

심하면...하반신 마비가 오기도 합니다.
그래도 하시겠습니까?"

아이는 이틀밤을 쫄아서 지내는 것 같았다.

그 아이가 요즘엔...
씩씩하게 혼자 해내고 있다.

하루에 한 번 소독할 때...손이 닿지 않는 부분은 내가 도우고...

그 아이의 엄마?

그러실만도 했다.
어머니 아버지가 유난히 키가 작으신 분이셨다.
더구나
아버진 당뇨 합병증으로 한 쪽 다리를 절단하신 환자셨다.
아직... 완쾌가 더디 되는 바람에 의족도 끼우지 못하고 간혹 오셨다.

그 아버지가 병원에 계시면서
딸아이와 당신의 심리적 고통을 아마도 합쳐서
이 일을 감행하시는 게 아닐까?

나 혼자 생각해 보았다.

어머닌 양쪽...환자와 집안일 때문에 잠간씩만 병원에
들리셨다가 가시지만..
작은 키로 종종걸음만 바쁘게 치다가 가시곤 했다.

정아는 아주 꿋꿋하게 잘 해내고 있었다.

나도 첨에는 "이자로프'기가 무서웠지만...

이젠 아무렇지도 않게 되었다.

그냥...신체 일부에...'피어싱' 한 것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으니...

참...사람의 마음이란...알다가도 모를일이다.

두 아가씨가 서로 핸드폰으로 문자를 날리며

키들되고 있다.

정아는 일년을 없는 세월인냥 포기하고 살아야 한단다.

기억 뒷편으로 묻어두어야 할 시간들...

아릿다운 두 젊음이..
아카시아 향 풍기는 들녘을 어찌 내다르고 싶지 않으랴....

오늘은 정아의 생일...

난 밤새 식혜를 정성껏 달였다.

냉동실에 넣어둔 식혜를 들고 또 달려가야지...

가서는 얼음이 설겅거리는 시원한 식혜라도

아이들에게 먹이고 와야겠다.

서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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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의 눈*



























*폭풍의 눈*


병원에서
집에만 오면 불안했다.
밤에는 잠이 오질 않았다.

낮엔...
괜스레 컴이라도 잡고 있어야지 아니면 내 마음 둘 데를 몰랐다.

한 이태전에도
내 아이는 양성이지만..
종양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였다.

주로
청년기에 걸리는 골육종들로
앳된 청소년기 아이들이 있는 암 병동이였다.

청소년기는 뼈에
장년기는 근육에
노년기는 내분비계에 암이 성행했다.

요즘은 많이도 낳지 않는 아이들...
에미들은
암 치료차 들른 병원에서
또래의 엄마들 끼리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다.

어디에서
그들의 절망과 어두움을 찾아보랴

그들은 즐거웠다.
간호하면서도
울고 있질 않았다.

웃었다
건강한 여늬 사람들과
똑 같았다.

"엄마! 엄마~"
자꾸만 불러대는 아이
"싫어 나 니 엄마 안할래"
......
"저기요 아줌마!"
엄마와 아이는 그렇게 웃었다.

집에가면 집안에서
동네에서 이웃들이
모두 수군댄다고 그랬다.
"저집 아이 암이래"
"어머 어쩜!!"
마치 엄마와 아이는 무슨 죄인 취급을 받기 일쑤였다고 했다.
눈치보기에도 지겹다고 했다.

그러다가 병원에 와서
같은 처지의 같은 이웃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단다.
그렇게 마음편할 수가 없단다.
동병상련이란 말이
그렇게도 마음에 다가설지 몰랐단다.
함께...병원주방에서
아이들 김밥을 말고
함께...횟감을 사다 먹이고
엄마들은 주방에서 모여 앉아
숨겨온 소주들을 한 잔씩 하는 모양이였다.
마치 수확여행나온 엄마와 아이들 같았다.

머리를 박박 민 아이들은
(어차피 보기싫게 빠지므로)
휠체어를 타고
병실 복도에서 즐거운 경주를 했다.


아니면 어찌 견디랴...
그 시련을...
아...
이제사
그 때 그 일이
이해가 가는 ...
새록새록...수긍이 가는 일인줄..

재차 입원한
병원,
내 아이 곁에 가면..
그 불안 했던 마음이 사라진다.

불면의 밤으로
한없이 뒤척이던 잠이
작은 보조 베드에서는 사라진다.
차렷 자세나 겨우 웅크린 새우잠으로
잠 투정할 겨를 이 없다.
눈에 보이면 덜하다.
막상 아무렇지도 않아 좋다.

키를 늘이는 정아..
양쪽 다리 모두
무거운 이자이로프를 끼운 채
나사를 돌려야 하는데..(하루 네 번)
거꾸로 돌렸놨다.
(나사가 하도 많으니까)
주치의 왈
" 아~~ 키 줄이려고 오셨구나~ "
병실안은 일순 모두
너무 웃어...
배를 잡는다.

그래...
막상 폭풍의 눈 속은 이리도
고요한 거구나
아무런 걱정 근심도 없어 보이는 것이로구나...

나도
딸 아이랑 씨잘때기 없는 이야기로
키들거려본다.
주치의 간호사...흉도 봐가며....
마치 피크닉 나온 사람들처럼,

그랬었다.
폭풍의 눈이였다.
눈,
그 가운데는 오히려
잠잠하고 고요했었다.

반 발작만
벗어나도
숨 쉴 겨를없이
감겨오는
회오리임을....


그 한가운데
늪 속의
죽음처럼
무겁고
깊은 고요임을....


글/이요조








그대여
당신은 아십니까?
폭풍우 속에 그토록
나를 감동시키는 그 무엇이 있는가를

폭풍우가 휩쓸고 지날 때
어찌하여, 나는
더욱 강해지고
삶에대한 확신이
더욱 커지는 것입니까?
나는 그것을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나는 폭풍우를 사랑합니다.
자연속의
그 어떤 물상 보다도
몇 배나 더 사랑합니다.


1912, 8,14. 칼릴지브란.
















*밤의 눈(어둠을 지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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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넝쿨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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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넝쿨장미



비린 연두빛이
제대로 된
녹색의 장원을
이룰 즈음,

붉은 선혈처럼
5월이 흘린 핏 빛은
한 방울 두 방울
번져나기 시작했어

오월의 대지에서
길어올린 물로
제가 기른 제 가시에
심장을 찔린 장미는

뚝- 뚝-
유혈로
장원을 물들여 놓다가는
종내 낭자해 져서는
자지러지더군.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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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 어제는



잠이 오질 않았다.

지난밤에도
하, 달빛이 교교해서 누워서 방 하나가득 들어오는
달빛을 맞아 놀았는데도...

오전 5시가 못 되어 희부염 밝아지자
더 자려다 말고 벌떡 일어났다.
반바지에 모자에...두꺼운 면양말을 챙겨 신었다.
갑자기 그가 보고 싶었다.

어머니께
조금 늦어도 걱정마시라고
그리고 가능한 빨리 오겠노라며
집을 나섰다.

먼저 재래시장으로 갔다.
새벽이면...
아무데나 차를 세울 수 있어좋다.

부지런한..
늘 새벽을 여는 그들의
새벽을 조금은 나눠 가질 수 있어서 좋다.

배추와 내가 좋아하는 머윗대 두 단과..
살아서 혀를 움직이는 대합조개와
성게도 그닥 크지 않지만 잡혀 온 게 억울하다는 듯
집게를 바싹 올리고 달겨드는 좀 어린 작은 참게와
(ㅎ~ 난, 참게의 시원함 보다는 발라먹지 않아도
될 아삭한 껍질 채 깨무는 맛을 더 즐기나 보다)
그리고
좀 쇴지만 그래서 싼맛에...먹을만한 키 큰 두릅나물과...
물좋은 고등어 자반과(국산은 등무늬가 흐림)

마트나 백화점에서 좀체 만날 수 없는 물건들을 사고는
그를 만나러 갔다.
신흥 대학교 옆으로 난길...원도봉산 가는 길
아마 6시도 채 못 되었으리라
쓴 모자는 무색했고 반소매 옷은 무척 썰렁했지만..
아무도 없으니..차를 매표소 지나 포장 끝 간데 까지 끌어 올린다.

사찰이 너무 많다.
더러는 초파일 등이 채 걷혀지질 않았다.

원도봉산으로 오르는 것은 처음이다.
등산길이 마냥 오솔길로 조붓하다.
산책하기엔 그저 그만인 것이...

오르다 보니.. 이름모를 민둥 바위 한 봉우리가(도봉산 中) 옆으로 비껴 선다.

"헉~~ 내가 이렇게 높은 곳을...
아~~ 중간지점 더 되게 차를 끌고 왔었지"

天中橋를 지나 極樂橋도 지나 한참을 가파른 길을 오르다가
어지러워졌다.

그래도 미련을 대고 다시 내려가는길로 가다가
또...다리를 건느고...
다시 올라가야할 길 앞에서

"내가 왜 이러지...기압탓인가?"
늘...아이 병실에만 있으려니 운동 부족이였나?
조금 더 가 볼까 하다가 되돌아섰다.

영 몸이 이상했다.
내려오는 공터에 돌로 다듬어놓고는'세계적인 등산가
몇 고지를 ....정복한 누구의 자란 동네가 바로 여기'
라는데...
지금 아무 것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어지러웠으므로....

기압탓이였다면
아마 그가 이런 깊은 산 골짜기에(도봉산 속에??) 집을 두고 있었던
효력인가?

아무튼 그 이름이 생각나진 않지만 무엇이든
자라나온 환경은 아주 중요한 요인이 되나보다.

**(산악인 엄홍길이 어릴 때 살았던 곳이라네요)

어제는 쾌청했는데?
기압이 더 작용하는지? ㅎㅎ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아마 늙어가는 탓으로 돌려버리지 뭐,


산을 오를 때는 느리다.
정말 느림의 미학이 따로 없다.
천천히 올라 가다보면
얼마나 많은 중요한 것들이 눈에 보이는지

사람들은 등산화에 지팡이까지 챙겨들고 무엇이 급한지
허걱대며 오르기만 한다.
물론 높은 산을 등반 할 때는 제대로 갖춘 복장이 좋으리라
하지만...
나처럼..
기껏해야 오르내리는 데 3~4 시간 할애할 산이라면...
발 편한 신발 정도만 갖추면 ...
난 언제나 떠날 수 있다.

돌아서 내려오는 길..
오를 때도 언제나 바쁘진 않았지만
난, 언제나 하산을 즐기는 편이다.
좀 일찍 왔더라면 아카시아 꽃으로 덮힌 길을 걸을 수 있었을 텐데..

아직도 아카시아꽃을 많이 달고 있는 나무도 있었다.
길바닥..바위위에 노오란 감꽃처럼 떨어져 마른 꽃..

물위에 갇혀 하얗게 떠있는 꽃의 잔해들....
한 일주일 전만 왔어도
꽃 속에..꽃 향기에 흠씬 취할 수 있었을 텐데....

바닥에는 마사토처럼 뒹굴어 쌓인 꽃..꽃들...
떨어져 누운 꽃 들을 보며...벌써 썩어서 유기질로 환원도 되었을
꽃들...

"그래 내 이 한 몸도 저렇듯 허망한 유기체임을...."

나무다리에 떨어진...꽃 다리 ..그 위에선...
가볍게 뛰어 보다가 빙그르르 돌다가

"아, 담비다"
청솔모를 만났다.
꼬리가 좀 가스스하지만..
먹을 게 ... 줄 게 아무 것도 없는 나 자신
그제서야
"아차" 싶었다.

새벽..매표소에서 표를 안 끊어도 되는 것 보다
이런 매표원이 잠복해 있는 걸 오늘은 깜빡했디.

먹을 게 부실했을까?
보기에 병약해 보이는 담비는 이나무에서 저나무로 기어오르다가
높은 가지에서 이가지 저가지로 점프하면서도
관객인 날 의식하고 있다.

난 귀빈석에 앉아있는 의젓한 관객처럼 꼼짝않고 턱을 치켜들고
그의 몸 동작을 차분히 지켜 봐 주었다.

마음 속으로는 끊임없는 우호적 테레파시를 보내는 것을 잊지 않으며...
'아 잘 하는구나...그래 나 여기서 즐겁게 보고 있단다.
너도 날 보면서 하는지 다 알아 ....
멋져...정말로....'

나의 속 마음을 알아 들었을까?
떡갈나무 가지 끝에서 끝으로 옮기는 묘기를 부린다.

나뭇잎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아~~ 아니다.
아직은 이른 아침..나뭇잎들 가득 머금고 있는 이슬방울들이
막 떠 오른 태양빛으로 보석처럼 쨍한 빛을 내며
아래로 아래로 후드득 떨어지는 소리들이였다.

"세상에...."

아! 이런 감동이.....
온 산이 온대지가 태양마저도
아니 내가 잠 못 이루던 지난 밤 달빛 마저도
함께 협심하여 이루어 낸 극치의 모습을
담비가 안내하여 이렇게 보여 주다니...
보석같은 이슬 방울의 낙하로,

난 주변의 이슬을 손에다 묻혔다.
그리곤 얼굴에 대고 문질렀다.
손도 닦았다.


산초 나무를 만났다.
'허브가 별 겐가..이 게 바로 허브 아닌가?"
허브 식물은 우리 몸의 피를 맑게 해주고
탁한 머리도 개운하게 해 주는 점을 공통으로 갖고 있다.

난 산초잎을 몇 가닥 꺾어 작은 잎을 하나씩 떼내어 잘근거리며 내려왔다.
그제서야 사람들이 오른다.

"안녕하세요?"
산초잎늘 질겅이느라 그랬는지
한적한 곳에서 만난 아저씨라 멋쩍어 그랬는지..
"아..예"
어눌한 대답을 한 게 부끄럽다.
좀전에 내가 핑~ 돌려 어지러울 때..
만약의 불상사라면
내 생명의 은일일 수도 있는
산사람들이잖는가?

한참을 내려오다
아주머니를 만났다.
먼저 반갑게 인사했다.
여기 사람들은 산초를 즐겨먹지도 않을 뿐 아니라
다들 잘 모른다.

"안녕하세요? 이 것 허브거든요 한 잎씩만 깨물며 올라가세요"
"이것 먹는거예요?
"그럼요"

그 아주머니랑 나랑
환히 웃으면서 헤어졌다.
입안에 알싸한 맛과 냄새 만큼이나 상쾌한 새벽이다.

얼른 집에가서
손 끝에 물이 시커멓게 묻어나도 좋을 머윗대를 까고
배추를 절이고
참게 된장찌게를 하고
자반을 노릇하게 굽고
저녁에는 어머니 좋아하시는
대합을 넣고 미역국을 끓이고
머위는 볶기도 하고 초고추장에 무치기도 하고
일부는 말리기도 해야지.

정면으로
떠오르는 햇님에 눈이 부셔
손으로 부채를 만들어 얼굴을 가렸다.




사랑하는이여
우리들 모두는
어딘가 쉴 곳이
있어야만 합니다
내 영혼이 쉴 자리는
아름다운 작은 숲-
그대에 대한 나의
이해가 사는 그곳입니다.


1908년 11, 8일 칼릴지브란





ㅎ~~~ 오늘은 약간의 근육통 수반하면서,
지난 자정서 부터 무거워지던 다리를 접고 앉아서....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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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에 오른 "노인과 여인"에 대해**
(上/문제의 글 & 下/異見의 글)






푸에르토리코의 국립미술관에는
푸른 수의를 입은 노인이
젊은 여자의 젖을 빠는
"노인과 여인"이라는
그림 한 작품이 걸려 있다.

방문객들은
노인과 젊은 여자의
부자유스러운 애정행각을 그린
이 작품에 불쾌한 감정을 표출한다.

이런 싸구려 그림이
어떻게 국립미술관의 벽면을
장식할 수 있단 말인가.
그것도 미술관의 입구에...

딸 같은 여자와
놀아나는 노인의
부도덕을 통렬히 꾸짖는다.

의아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푸른 수의를 입은 주책스런 노인과
이성을 잃은 젊은 여성은
가장 부도덕한 인간의
한 유형으로 비쳐지고 있다.

작가는 도대체 어떤 의도로
이 불륜의 현장을 형상화하고 있는 것일까?

이 그림은 정말 3류 포르노인가?

푸른 수의를 입은 노인은
분명히 젊은 여인의 아버지다.

커다란 젖가슴을
고스란히 드러내 놓고 있는 여인은
노인의 딸이다.

이 노인은
푸에르토리코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싸운
투사였다.

독재정권은
노인을 체포해 감옥에 넣고
가장 잔인한 형벌을 내렸다.

'음식물 투입 금지'

노인은 감옥에서
서서히 굶어 죽어갔다.

딸은 해산한 지 며칠 지나서
무거운 몸으로 감옥을 찾았다.

아버지의 임종을 보기 위해서였다.

뼈만 앙상하게 남은 아버지를 바라보는
딸의 눈에 핏발이 섰다

마지막 숨을 헐떡이는 아버지 앞에서
무엇이 부끄러운가.

여인은 아버지를 위해 가슴을 풀었다.
그리고 불은 젖을 아버지의 입에 물렸다.

"노인과 여인"은
부녀간의 사랑과 헌신과 애국심이 담긴
숭고한 작품이다.

푸에르토리코인들은
이 그림을 민족혼이 담긴
'최고의 예술품'으로 자랑하고 있다.

동일한 그림을 놓고 사람들은
'포르노'라고 비하도 하고
'성화'라고 격찬도 한다.

"노인과 여인"에 깃든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들은
비난을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그림속에 담긴 본질을 알고 나면
눈물을 글썽이며 명화를 감상한다.

사람들은 가끔 본질을 파악하지도 않고
비난의 화살을 쏘아대는 우를 범한다.

본질을 알면 시각이 달라진다.

교만과 아집 그리고 편견을 버려야만...
세상이 보인다......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만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제게 굳이 분류하라면 키치(kitsch)미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키치(kitsch)라 함은 독일어에서 유래한 "값싸게 하다"
라는 뜻에서 나온 말인데...
요즘은 아예 미술의 한 장르로 다양하게 표현되어지기도 합니다.
이발소에 자주 걸리는 돼지그림도 일종의 키치(kitsch)에 속한다면
수긍이 기실른지요?
아아니~~ 그렇다고...키치예술이란 아예 저급을 가르키는 것은 아닙니다.
쉽게 말하면
나무무늬를 흉내낸 비닐장판이 키치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서민의 정서가 규합해서 솟아난 미학이 바로 키치이지요.

요즘은 모든 미술인들이 키치(kitsch)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아주 다양한 키치(kitsch)는 고급예술에 일종의 테러를 가하고 있습니다.
현대미술에서는 엘리트주의에 도전하는 통속예술을 키치라 하는데
고급예술과 저급예술의 경계가 허물어진 포스트모던한
오늘날에는 키치가 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인과 여인'의 스토리~
이 글 내용을 어디서 읽은 사람은 많을 것입니다.
저도 오래 전...이 글을(아마 신문/그 것도 정식으로 다룬 게 아닌
가십꺼린지? 줄글 인용인지?)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림은 등재되지 않아 기억에 없군요.
그런데...
지금 와서 보니 알 것도 같습니다.
제 눈에는 그냥 극사실화의 단순 그림일 뿐이지
예술성의 리얼리티가 없다는 점입니다.

****푸에르토리코인들은 그들의 민족혼이 담긴 그림이라 하여
자국의 국립미술관에 비치되었고
방문객들은 노인과 젊은 여자의
부자유스러운 애정행각을 그린 이 작품에 불쾌한 감정을
포르노라고 비하하였다는***** 원문 글***


관람객들은 이 그림을 보고
포르노 수준이라고 하였다지요.
물론 그 그림의 숨겨진 뒷 이야기는
그런 눈물겨운 애국심 발로에서 기인했지만

감옥에서 굶어 죽어가고 있다는 아버지...
족쇄만 있다 뿐이지 피골이 상접한 모습이 아니라
전혀 연민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피둥피둥한 한 남자로 보이는데 그 연유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미술관을 찾는 방문객~
그 사람들도 그 정도의 시선은 있지요.
얼핏보아 불쾌하고...
그림이 그려진 비하인드스토리를 듣고도 갸웃하는 것은
어딘가 이 그림이 어색하다는데 있는 것입니다.

아무튼 이 그림이 그런 포르노다 아니다라는
시시비비의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화제의 그림이다 보니...
이제 엉뚱하게
그런 이슈에 휘말려...
웹에서도 둥둥 미화되어
재미있게 떠 다니는 것 같습니다.


언뜻 본 이 작품의'모랄리티'를 두고 말이 많았음은
이제사 알겠습니다.

우린 이렇게 그림을 두고
왜 그런 논란의 소지가 많았는지는
각자 느낌에 물어 보아야겠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유적지에 그려진 그림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논개가 외적장을 끌어 안고 의암호에서 투신하는 그림...
이런 작자미상의 민화 수준의 그림..
우리민족의 눈에는 의미가 있는 대단한 그림입니다만
얼핏보면...술에취한 두 남녀의 희롱꺼리로 보일법한 그림이지요.
그렇지만... 예술성에는 도저히 미치지 못하는 그냥
그림으로 머물지요.
이순신장군의 그림이 초상화로 명화가 되지 못하듯...

아랫 글은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지만...
좀 더 날카로운 (예술을 논하는)
시사성이 배제된
감성위주로 지우친 글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이에 견주어
어느 책(베스트/번안서적) 어느 대목인지 잊었습니다.
,,,,이런~~` 기억이 뒤엉켜서...
너무 희미하군요
**무슨 작품이였는지 누가 일러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아마 피난중이였을 것입니다.
길가에서...포로인지...
너무 아사작전의 목말라하는 낯선 남자에게
여주인공은 서슴없이
가슴을 풀어헤쳐
젖을 물리고 맙니다.

그 작품을 전달할 수 없기에
상상은 ....독자님들 몫으로 맡기겠습니다.

이 대목에서
그 누가 숭고한 휴머니티를 느끼지않을 수 있을까요?

정말 문학에서 최고조로 표현된 승화한 인간애 였습니다.

이 그림으로 인해 그와 유사한 인간애는 느껴도
우리가 푸에르토리코인이 아닌 이상
그림으로서는 그닥 예술성은 높지 않다고
느껴지는 것은 제 혼자만의 기우일까요?

마티즈님~
어렵사리 구해오신
그림 잘 보았습니다.
그닥 고급예술은 아니더라도
이 그림의 원 뜻은 정말 아름답기 그지 없다고 느껴집니다.
이런 좋은 이야기꺼리의 빌미를 주신
마티즈님께
감사드립니다.

글/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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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이요조

2002/6/17(월) 17:14 (MSIE5.0,Windows98;DigExt) 211.222.168.103 1024x768


쇈찮은 에미  










딸애한테서

전화가 왔다.

메신저가 안되냐구?

웬일인지 뜨질 않는다.



하기사 두달여를 안썼으니...

것도 개설은 딸아이가 했으니



궁금증에

메일을 띄웠다.

오늘 아침은 그냥

세탁기 한통 돌리고

컴 붙잡고

빨래는 엄니가 너시고

그렇게 아침나절이 흘렀다.



점심상 봐드려야지...



쇈찮은 에미...이야기 끝입니다.

웃으면서 훌-훌 털고 일어납니다.

여러님들 위로에... 정말 기분 좋아졌습니다.







**************************************



종인아 메모리에 써서 메일로라도 날려바라

궁금해서 죽겠따...





******************************************

제목 Re: 궁금해





그냥..메신저가 되나 해서

회사에서는 전화보다는 그게 더 말하기 쉬우니까..

근데 엄마 암호 까먹은 듯하니..

한참걸리겠구려..메신저로 대화하기는..



음..

출근잘했구..



내 방 냉장고 소리에 잠을 잘못자서

결국은 새벽에 전기코드 뽑고 잤다..

냉장고 그래도 되는건지..--;;



밥 잘먹구..

10분만에 오니까..

진짜 좋음..



근데 고시텔 너무 조용해서 갑갑해..

좀있으면 적응되겠지..



그럼 엄마 안녕..



***************************************



휴~~

난 또 먼 일이 난 줄 알고

간이 다 떨어졌다야...

다음 메신저 함 열어볼까?

나..그거 한번도 안해 봤는디...

거 hotmail꺼 이나이에 워디 쓰것냐...

왼통 꼬부랑 글씨가 되나서...

야~~

한참을 안썼더니 인자는

내 것도 몬찾아 들어가겄다.

마 말자..

daum꺼 함 내 볼께...

될란가??

냉장고 나올 때 켜고 나오지 그랬어?







에미, 오버!



*****************************************



보고





냉장고는 켜놓고 나왔음..

핫메일도 우리말 서비스 됨..

다음 메신저는 컴이 꼬져서

켜놓게 되면 다른 메신저랑 충돌되므로 불가능함..



오바..










*8강을 기원하며/아울러 아이의 건각도 간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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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98 : Re..No1/엄마의 러브레터 중 1 /윗글은 2,3 입니다.





















2002/6/20(목) 10:15 (MSIE5.0,Windows98;DigExt) 211.227.69.100 1024x768


Re..No1/엄마의 러브레터 1 /윗글은 2,3 입니다.











◎ 이름:이요조

2002/6/19(수) 21:25 (MSIE5.0,Windows98;DigExt) 211.227.69.238 1024x768



엄마 마음









난,

모진 에밉니다.

큰 아들녀석 군대에 갈 적에도

현관까지만 따라 나갔습니다.

(딱히 말하자면 친구랑 간다기에

기차에서 나눠 먹을 점심 보따리만 들려서)



딸아이를 일년동안 미국에 보낼 때에도

공항에서 웃으며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일년을 딸아이를 위해서도

군대간 힘이 들 아들녀석을 위해서 한 번도

울어보질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며칠 전 퇴원한 딸아이,

오늘 출근했습니다.

예전엔 늘

이 에미가 출근은 꼭 시켜주었는데,

어제 광화문 쪽(회사 부근)고시텔로 데려다 놓고

오늘 아침에사 말고

뒷북치듯 눈물이 납니다.



취업난에...그 자리를 놓을 수도

부여잡을 수도 없는

'계륵' 같은 현실에서

혼자서 양말을 어떻게 신었을까?

(고관절 수술환자라서)



어제 오후

좁디 좁은 방에 혼자 두고 나올 때에도

나보다 더 지독한 딸 아이는 아무시랑도 않게 밝게만 웃고

이 모진 에미도 모지라게 환히 웃으며 헤어졌건만...

왜 오늘 아침에사 눈물이 나는지 모를일입니다.

너무 가까운 거리라서 택시가 잘 잡힐려나?

벼라별 걱정이 다 생깁니다.

오늘은 모처럼 첫 출근이라 아이가 좀 바쁠테지요

내가 늘 컴앞에 앉는 이유가

어느날 딸아이가 생각해 낸 메신저로

언제나 나는 아이가 안쓰러운 나머지 촉각이 곤두서 있는

딸과의 메신저 접속이 수시로 있었기 때문입니다.



항시 염려의 마음을 줄 수 있다는

에미의 가느다란...탯줄같은,

무선으로 이어진....모정,



내일 모레면 막내넘 마저 군대엘 갑니다.

조금 서운하군요.

심부름을 너무도 잘 하는 넘이였기 때문일겝니다.

(우리집 전담반 심부름멘)

"우쉬~ 날 심부름 시키려고 나았지...모다 나 없으면 우짤라고?"

"모두들 서운하시다고? 치~ 심부름 시킬 사람 없으니 그러시겠지"



그 땐...

연출로라도 몇 방울 흘리는 척 해 봐야할지,

아니면 내 식대로

"얌마~ 군댄 너만 가냐?"

으름장을 놓아야 할지 아직은 대책이 안섭니다.





안절부절한 맘을 글로 달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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