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ction이 무슨뜻이지? 라고 물었을때

기능. 요러면 문과고

함수. 요러면 이과랬다.

삼십년간 세상의 이치를 찾아 방황하며

시와 풍류를 즐기던 문과선생들이

요즘 일명 산수놀이에 한참 빠져있다.

 

일욜 오후 숙사 향하는 길에 김경태군을 학교에서 마주쳤다

어! 뭐예요 진짜 공부하는 학생이네 이제.

회사때는 패션리더더니 복장이 왜이렇게 검소해지셨어요

이러고 가는데

사실 나 그날 츄리닝 벗어던지고 나름 꾸민거다 ;;

아무리 둘러봐도 꾸민거 맞는거다;;

 

나는 이미 샤넬귀걸이를 보면 엑스변수나 알파변수가 생각나고

비비안웨스트우드의 대박유행친 유에프오모양의 귀걸이가

파이변수로 보이는거다

 

술마시고 비틀거리는 사람을 보면서

저분 오늘 발걸음의 S.D.가 제법크십니다 이러구

 

세명이 5000원

한명이 4500원

나머지 한명이 5500원짜리 메뉴를 시키면서

오호 정규분포네 mean 5000원되겠숨다.

누가 이러면 아냐 kurtosis 높잖애 머 이러고

 

연하가 대세잖아

무슨쏘리!! 27~29세여자에게는 투시그마의 확률로 있을법하지만

서른넘으면 식스시그마에도 안들어가거든!!

머 이러고

 

OTM 깊게 찔러 복권처럼 기다려볼까

머 이러고

 

승엽이는 좋겠다 앉아서 원화기준으로 연봉두배뛰고 이러면서

우리의 3학기 예상비용을 술잔에 토해내며

하루에 몇번씩 만수야~~를 외친다

 

 

청량리 바깥세상의 친구들이 어색해 할일이다.

 

청량리라는 시그마알지브라를 벗어나면

나는

 

아웃라이어?

 

 

2008.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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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연애를 해라!
호랑이 눈썹을 빼고도 남을 그 아름다운 나이에
무엇보다도 연애를 해라.
네가 밤늦도록 책을 읽거나 컴퓨터를 두드리거나
음악을 듣고 있는 모습을 보며
나는 몹시 흐뭇하면서도 한편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단다.

그동안 너에게 수없이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마는,
또한 음악이 주는 그 고양된 영혼의 힘을 사랑해야 한다고
말했다마는, 그러나 책보다 음악보다 컴퓨터보다 훨씬 더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은 역시 사람이 사람을 심혈을 기울여
사랑하는 연애가 아니겠느냐.
네가 허덕이는 엄마를 돕겠다는 갸륵한 마음으로
기꺼이 설거지를 하거나
분리된 쓰레기 봉지를 들고 나갈 때면
나는 속으로 울컥 화를 내곤 한단다.

딸아!
제발 그 따위 착한 딸을 집어치워라.
그리고 정숙한 학생도 집어치워라.
너는 네 여학교 교실에 붙어 있던
신사임당의 그 우아한 팔자를
행여라도 부러워하거나
이상형으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닐 테지.
혹은 장차 결혼을 생각하며
행여라도 어떤 조건을 염두에 두어
계산을 한다거나 뭔가를 두려워하며 주저하고 망설이는 것은
아닐 테지.

딸아!
너는 결코 그 누구도 아닌 너로서 살기를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당당하게 필생의 연애에 빠지기 바란다.
연애를 한다고해서 누구를 카페에서 만나고 함께 극장에 가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그런 종류를 뜻하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것을
알리라. 그런 것은 연애가 아니란다.
사람을 진실로 사귀는 것도 아니란다.
많은 경우의 결혼이 지루하고 불행한 것은
바로 그런 건성 연애를 사랑으로 착각했기 때문이다.

딸아!
진실로 자기의 일을 누구에게도 기대거나 응석 떨지 않는
그 어른의 전 존재로서 먼저 연애를 하기를 바란다.
연애란 사람의 생명 속에 숨어 있는 가장 아름답고 고귀한
푸른 불꽃이 튀어나오는 강렬한 에너지를 말한다.
그 에너지의 힘을 만나보지 못하고 체험해보지 못하고
어떻게 학문에 심취할 것이며
어떻게 자기의 길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냐.
그러나 세상에는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렇듯 깊고 뜨겁고 순수한 숨결을 내뿜는
야성의 생명성을 제대로 맛보지 못하고 마는 경우가
허다하다.
솔직하게 말못할 것도 없다.
나는 아직도 제일의 소원의 하나로 연애를 꿈꾸고 있단다.
오랫동안 시를 써왔지만 그보다 더 오랫동안 수많은 덫과
타성에 걸려서 거짓 정숙성에 사로잡혀 무사하게 살아왔다.
지금까지의 대부분의 여성의 삶이라는 것이
그런 범주였다는 것은 너도 잘 알고 있으리라.

딸아!
그래서 하는 말인데 제발 이제부턴 다이어트를 멈추어라.
자본주의 상인의 줄자나 저울에나 맞는
그 나약한 몸으로 21세기를
어떻게 살아내려고 몸무게를 줄이느냐. 날씬한 허리,
균형 잡힌 몸매를 원할 때가 있다면 그것은 건강을 생각
할 때 딱 한 가지뿐이다.
땀 흘려 일하고 입을 쩍 벌려서 상추쌈을 먹고
늑대 같은 야성의 힘으로 아이를 낳고 또 사랑을 하는
그런 넘치는 에너지를 가진 여성이 되거라.
탐스럽고 비옥한 대지와 무한한 생산성이야말로
여성의 진정한 힘이요, 미의 원천이란다.
다가오는 세기의 진정 아름다운 여성은 그렇듯 넘치는 야성과
넓고 순수한 힘을 지닌 여성일 것이다.
20세기의 업적의 하나로 남녀 차별과 고정관념이 무너진 것을
기억한다면 우리는 이제 말라깽이가 아름답다는 고정관념도
과감히 버려야 한다.
얼굴이 검은 여자도 아름답고 뚱뚱한 여자도 아름답다는
생각을 해 보아라. 얼마나 시원하고 편하고 멋있느냐.
몸이란 원래 그 자체의 음악을 가지고 있다지 않니?
자신의 몸을 자본주의 상인들이 만든 유치한 옷걸이로
전락시키거나 짧은 수명의 유행 상품으로 변장시킨
줄도 모르고 끝없이 몰려다니는 가련한 미인군이나
막무가내의 소비의 인질들이 되어서는 안 된다.

딸아!
지금 막 코앞에 다가오는 세기는 틀림없이
여성의 세기가 될 거라고 한다.
어서 네 가슴 속 깊이 숨쉬고 있는
야성의 불인 늑대(archetype)를 깨워라.
그리고 하늘이 흔들릴 정도로 포효하며 열정을 다해
연애를 하거라. 

문정희 (월간 작은이야기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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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글이 존재하므로

굳이 나는 힘들여 표현하지 않고도 시인의 function 을 인용한다.

문정희시인은 나보다는 나이가 세 살이나 많은 분이다.

언제나 그녀는 사랑하는 딸을 위한 시를 잘 남긴다.

 

어머니라면 누구나 공감할,

딸을 둔

엄마라면

누구나......

 

 

이요조

 

스크랩/기말고사로 문 닫긴 홈피가 잠시 열렸네,

 

 

 

 

 

 

 

 

 

 

 

딸에게 편지를 쓰며(유교교육의 메카, 영주를 다녀와서)


얘야,
오랜만에 네게 편지를 쓴다.

같은 하늘을 이고 살지만 넌 공부를 더 하겠다고  대학원 기숙사로 들어가버렸다.

너를 만나보기가 가물에 콩나듯 하니 어쩌다 만나도  하나라도 더 맛난 것 멕이고픈 욕심에
너와 나의 차분한 대화는 요원한 듯하고 언제나처럼 차라리 글이 더 나을 성 싶다.

 

엄마는 이번에 영주 FAM TOUR(팸투어)를 다녀왔다. 영주하면 선비촌으로 알려진 곳 아니냐
소수서원과 선비촌이 있는 곳으로 가서 다도 체험현장으로 갔다.
미리 준비를 하고 기다리고 계시는 분들은 단아한 차림을 하고 반가히 맞아주더구나.

찻상과 방석이 미리 놓여져 있었는데 그 방석을 발로 저벅이며 밟고들 앉는 사람이 눈에 띈다는 말씀이다.
물론 장소도 좁아 그랬겠지만... 나도  듣고보니 아차 싶었다.

내가 만일 손님을 초대하고 방석을 조신히 내어놓았는데 그 방석을 발로 지근거리며 밟고 선다면
내심  우려하는 마음이 생길 것이다. 

 

요즘은 주로 입식이라 방석을 내어놓는 자리는 대개가 식당이다.
식당에서는 여러사람이 쓰는 거라 방석을 발끝으로 자리에다 맞춰놓고 털버덕 앉는 일이 더러 보이더라
널랑은 그러지 말거라!

음식이 있는 식당이니 두 손으로 가만히 가져와 살그머니 놓고 먼저 방석 중앙에 무릎을 꿇고는
무릎걸음으로 두어걸음 상 앞으로 당겨 앉는 법이란다.

일어설 때도 방석을 밟지말고 반듯이 놓아졌는지 살펴볼 일이다.

 

 

차 마시는 법이야 엄마보다도 더 잘 알 터이고
엄마는 절 하는 법을 오른손 왼손은 알았다만...네게 다시 가르치마!
거기에도 다 음양오행법이 깃들어 있더구나!!

먼저 남쪽을 향해 반듯이 서면 왼손은 동쪽에 있고, 동쪽은(해가 솟는) 양이다.
왼쪽손은 서쪽에 있고 (달이 돋는)음이다.

그러니 여성은 앉아있을 때나 절할 때엔 오른손이 올라가야 바른자세다.
물론 남자는 왼손 즉..양이 위로 포개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발도 마찬가지로 포개어진다. 여자는 왼발이 위로 올라가야 한다.

물론 이 모든 자세가 흉사가 있을 때는 거꾸로 한다. 물론 상가에 갔을 때의 자세도 그러하다. 
여자는 오른 손이 위로향하고 남자는 왼손이 위로 향한다.

여자의 평절은 양손을 어깨 넓이로 펴서 바닥을 지탱하고 인사를 하되 고개만 숙이는 게 아니라 허리가
천천히 내려가는 인삿법을 익히면 자태가 곱다.
앉을때는 자세를 곧게 하여 반듯하게 앉아라!


윗어른들과 대화할 때는 너무 정면만 바라보지 말고 얼굴의 코나 입정도에 시선을 맞추고

경청하는 게 제일 아름다울테다.

 

소수서원 이야기는 할 말이 하 많아 엄마도 천천히 공부해가며 글 올리마!!
미처 몰랐던 이야기가 얼마나 무궁무진한지...

올해는 반기지도 않는 독감이 벌써 찾아왔다는 소식이구나

학문도 중요하다만, 건강이 먼저니라!
가을비 내리고  소슬한 날씨에 몸 단속 잘하거라!!

 

 

선비촌을 다녀온 엄마가

 

 

 

 끝난 후,

 

 


 예절체험(절하기)

 여자 평절을 먼저 익히고  남자들 절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

1박2일 즐거운 여행을 함께했던 블로거님들(더보기)

 

 


 

 

 선비촌 저자거리에 있는 찻집 '차 마시는 뜰'

 예절체험을 마치고 비 내리는 마루끝에 서서...

소백을 바라보며,

 

 

 

 postscript

 일행이 찍은 사진 중에서~

 

 

 

THANKFUL HEART

by Morgan Weistling

 

 

오늘도 일용할 과제와 시험을 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소화불량에 빠지지 않게하시고

다만 기초대사량의 증진만 허락하시옵소서.

 

아멘!

 

 

내인생의 passport

 

 

 

 

 

 

 

 

 

 

 

 

 

 


 


Photo : Untitled by Gil Purcil

 

쉿!

이유따윈 묻지말라구.

 

좋은건

그냥 좋은거야.

 

이유를 우물우물 말하는 순간

얼.음. 처럼

그 단어에 갇혀 버리고 마니까.

 

_鐘仁

 


 

한여름에도 열공에 여염�는 울 딸아~

 툐끼야 툐끼야 �토게 툐끼야 겨우이 되며느 무어머꼬 사느냐 희누니 내리며어 무어머꼬 사너ㅡ냐

허벌나게 비오는디~♬ 무얼 먹고 지내냐?   얼라때 니 버전으로 음마가......(집통신)

 

 

 

더보기

 

내 맘 속에, 내 눈에 담긴 너는 아직도 요만하구나!!

딸아!!

&

장남 역시!! 

 

 

 

 

 

 

 

 


 

 

 

 

 

                 【 늙은 엄마의 서푼짜리 경제철학 】

                       서귀포 용두암 부근에서 (돈나무)2004,11-13 오전 8시

 

 

* 남자와는 약간 다른 여자의 경제상식과 개념*


대다수 여자들은 아주 알뜰하다. 

너무 알뜰해서 탈이다. 돈 씀씀이는 남자들과는 엄연히 다르다.

이번 라면가격 한 봉에 100원이 오른다고 전국의 여자들은 라면 사재기를 했다.

재래시장에 가면 콩나물 한 웅큼이라도 덤으로 다 얹어 와야지만 제대로 샀다고 느끼고

줄서서 사은품 받아 챙기기를 즐겨한다.

그런 여자들이 남자와는 다른 점이 큰돈에 대해서는 통이 큰 건지 감각이 없는 것인지 그렇게 대담해질 수가 없다.

부동산투자도 여자들이 더 잘한다. 오죽 <복부인>이란 말이 생겨났을까?

한 두푼을 아끼던 여자들이 명품을 사서 몸에 두르고 집안 꾸미기에 서슴치 않는다.

적은 돈은 피부로 느껴지지만...큰 돈에는 너무 둔감한 것은 아닐까?

길에서 잃어버린 돈 몇 만원은 두고 두고 아까워하며, 친구에게 빌려줘서 되돌려 받지못한 적은 돈은 평생 머리에서 지우지 못한다.

그러면서 그런 푼돈 따위는 견줄 수 없는 큰 돈을 떼였거나 주식실패로 낭패를 보고는 속상해 하다가  일이년 지나면 잊어버리고 살아간다.

그 돈은 손으로 만져지는 돈이 아니라...머릿속 장부속에서만 존재하는 돈이기 때문이다.

여자는 한 달에 한 번 마술에 걸리는 게 아니라  돈에 관한한 남자보다 마술에 더 잘 걸린다.

주로 돈을 버는 쪽인 남자들은 돈의 쓴 맛을 잘 알고, 소비를 담당하는 여자들이 돈의 단 맛을 더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돈이란 벌어보지 않은 사람이 더 잘 쓰게되는 법이다.

그래서 옛말에 <버는사람 따로, 쓰는사람 따로>라는 말이 생겨났다.

여자는 큰 돈에 무뎌지고  뒤에 숨겨진 함정을 잘 보지 못한다.

그래서 배팅도 크게하고 <큰손>이 되어 자칫 실수의 늪에 빠지는 것도 일부 배포가 큰 여자들이다.

 

 

어렸을 적에 엄마를 따라 시장에 가면 지겨웠다.

붉은 고추를 사도 일일이 찢어서 살피두께며 냄새까지 확인하던 엄마,

참깨 구입에도 (그 당시에는 수입산이 없었다) 이집 저집 것을 비교, 몇 알을 꼭꼭 씹어 보시고는

구입을 하셨다.

참기름집에 가서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참기름이 다 나오도록 자리를 지켰다가 들고 오시던 엄마~

김치를 담을 때마다 고추를 쇠절구공이에 일일이 빻아서 김치를 담구시던 엄마~

그래야만 김치가 한결 맛난다고....

시집간 두 딸의 음식맛을 보시고는

<양념을 이렇듯 아끼지 않고 펑펑 쓰면 누군들 맛이 안날까?>라며 나무라셨다.

 

그제는 기름집에서 참기름을 짰다. 대보름 나물을 맛있게 무쳐 먹으려 함이다.

<참기름 한 말 짜는데 얼마예요?>

<5만원이요!>

<국산? 수입산?><국산이요/그렇게 들은 거 같다.>

<짜주세요.> 그리고는 지갑을 확인하는데....시장을 본 뒤여선지 현금이 조금 모자란다.

부근 은행에서 현금을 찾아오마며 나섰다.

30분이 걸린다니 공기 나쁜 곳에서 앉아 기다리느니 쉬엄쉬엄 걸어서 다녀왔다.

<아차차!! 대충 볶다가 나물거리 산뜻하게 무칠 만큼만 덜어내 달라고 할껄...>

부지런히 왔으나 이미 참깨는 까맣게 볶아지고 있는 중이었다.

1.5리터짜리 패트병으로 딱 두 개가 나왔다.

고추씨 기름을 한 병 사고는 가격을 짐짓 모르는 체 다시 확인하며 묻는다.

<중국산이예요~ 53,000원>  야무진 구석없이 참으로 헛점이 많이 보이는 엄마의 가사생활이다.

집으로 오는길에 옛날 참깨를 고르고 또 고르시던던 할머니를 떠 올렸다.

 

딸아!

이렇듯 네 엄마도 할머니에 비하면 아주 덜렁쟁이란다.

니네들 한참 키울적에 또래 엄마들이랑 수다떨고 놀다가

시장에가면 10분만에 양손가득 장을 봐서 나오는 엄마가 나였다.

마치 춤바람난 아줌마가 신랑 퇴근시간에 맞춰 꼬랑지에 불 붙은 것처럼.....

그랬던 내가  엄마라고 ....딸인 네게 잔소리를 한 마디 하고 넘어가려 한다.

엄마는 콩나물 한 웅큼에 연연하진 않지만...쓸데없는 소비는 않는다.

 

어제 네 짐이 집으로 들어오는 날이다.

무슨 짐이 그렇게나 많은지....

기숙사로 여섯번을 승용차로 가득 실어서 날랐다더만...

전자제품은 공용으로 쓰고자 네사람이 쓰는 연구실로 다 날랐다는 짐이 줄줄이 사탕?

<아직도야?> 했더니..... 씨익- 웃기만 한다.

 

엄마도 나름 집안을 이사하는 것처럼 버리고 비우고 근간에....손이 트실거리고 허리가 휠 정도로

준비했거늘....

집안은 늘어놓은 짐들로 다시 빼곡하다.

오늘은 나도 널치가 나서 집안일 잠깐 포기하고는 넉장거리로 컴텨를 잡고 앉아  너스레다.

 

포장이사비 말이다.

오피스텔 살림살이 뻔하지

기숙사로 수태 실어간 나머지 살림이 평일날 35만원이면 충분하고도 남지~

어제 넌 팁으로 그들에게 오만원이나 주더구나. 에혀 애초에 계약할 때 야뮤지게 해두지 않고

여타 가정집 이삿짐에 비하면 자다가도 얼떨결에 덜렁 옮길수 있겠구먼 고까짓 걸 가지고...

<왜 그랬니?>

<엄마, 그 사람들  힘들게 벌잖아요~><...말...없음..표....>

 

얘야!

남을 돕는 거 하고 알뜰한 것과는 다른 것이란다.

싱글이니 다행이다만 혹시 남친이나 아니면 시가 어른들이 계셔 보셨다면 그 또한 흉꺼리가 될성부르다.  

이종 현주언니는 말이다.

의사, 약사 살림에 이사가면서 10만원가지고 실갱이 하더란다.

보다못해 네 아빠가 얼른 10만원을 내주었으면 싶었더라는....

아마도 몇 해 안있으면 개인병원도 차릴 것이다. 내외가 둘 다 그렇게 알뜰살뜰하니~

 

우리 조상들은 절약을 미덕이라며 늘 아끼라고 강조하였다.

그것을 자녀교육의 기본이라 생각하며 늘 가르쳐왔다.

 

넌 늘 그랬지.

<차암  엄마는~ 절약이 미덕일 수는 있어도 반드시 현명한 일은 아니라고요>

물론 펀드매니저를 바라보는 금융공학도 다운 말이겠거니 하지만 차마 건너지못할 gap이 생기구나!

 

그러나 얘야!

두 가지 다 병행하면 어떨까 싶다.

물론 네가 낭비를 한다는 게 아니라 조금은 더 아껴쓰는 생활이 몸에 배었으면 한다.

나 역시나 못 그랬기에 미처 어렸을 적부터 습관적으로 길들이지 못한 내 탓도 있지만....

거의 한 갑자를 살아 온 엄마로서 경제적 소비 개념에 뒤늦게라도 유연한 브레이크를 장착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돈이 귀한 줄 모른다는 것은 불행하기도 하고 위험도 하단다.

 

.

.

이 시대의  몇몇 여자들,

100원 오르는 라면에는 줄을 서도 100만원대의 명품 사기엔 주저치 않는 여자가 있는 이상

남자들의 삶은 고달프기 마련이다.

최근에 피부로도 아프게 느껴지는 생활물가는 다락같이 오르고 허리 동여매고 사는 알뜰 주부들에겐 하등 필요없는 사족같은 말이지만.....

 

 

 

널 보내놓고 엄마가

 

 

 

 


 

 

2007년 12월16일 오후4시 영세를 받다.

 

<엄마! 카메라 가져오시면 안돼요!>

그말만 믿고 짐스런 카메라는 두고 갔더니 막상 다른 이들은 잘만 찍더라~

대신  엄마는 집에서 소품만 놓고 찍었다.

<용타!>

직장 일에다가~

영세 받을 준비기간 6개월에다가~

카이스트 대학원 합격에다가~

정말 용하구나!!

<축하한다. 딸아!!>

 

 

얼결에 합격소식 들은 엄마도 네 진로에 대해서 걱정하느라 불면증에 시달렸다.
<모땐 지지배 시집이나 가지~>
동안 아프느라 결혼시기를 놓쳤다고 생각하며 막무가내 결혼을 채근하는 내게
 <엄마!  (결혼) 하려면 내일이라도 할 수 있어요! 그러나 누구하고 하느냐가 중요하잖아요.>
한마디 얄미운 말로 엄마 입막음을 하던 너!
76년생 늦깎이 만학도로, 좋은 직장 선선히 그만 두고 학업을 계속하려는 네 뜻 앞에 엄마는 응원을 보낼 밖에~
자식을 강하게 키우려는 엄마의 생각이 의외로 여자아이인 너를 너무 강하게 키웠더냐?

동안 냉정한 듯  무심한 에미가 얼마나 야속했을꼬!!
몸이 아픈 것도 숨기다가 수술 전에야 ....엄마는 뒤늦게 알았고
직무에 시달리면서도 공부하는 걸 비밀로 부쳤다가 KAIST MBA 합격을 통보하는 너!
엄마는 그저 네가 평범한 여자로 살기를 원했기에 <딸에게 쓰는 엄마의 요리편지>로  네게 평범이 곧 비범이라는  메시지를 꾸준히 날렸건만.....

치유의 천사<라파엘>을 굳이 여자로 고쳐서 <라파엘라>로 세례명으로 택한 너!

라파엘라란 세례명으로 어쩌면 넌 너에게 먼저 치유의 은사를 베풀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 이 세상에는  몸보다 마음이 더 아픈 사람들이 수두룩하단다. 부디 치유의 천사로, 그 날개를 달고 고통속에 빠진 사람들의 심경을 위로하고 다독거리는 진정한 봉사자가 되어라!!

 

영세 받는 너를 지켜보면서....
너의 또 다른 길을 보았다. 여태까지의 모든 것은 씻어내듯 잊어 버려라. 다시 태어나는 거다.
아팠던 기억, 좋지 않은 기억, 그리고 모든 죄는 생명수로 깨끗이 씻고 넌 다시 새롭게 태어났으니.....
만 30이 지났으니 이젠 넌 내 품을 떠나도 된다.

동안 몸과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도 ..... 이제야 늦었지만 네 진로를 바라보며 비상하려는 너를 떠나보낸다.

<우리 부부에게 첫 아이로 와줘서 고마웠다, 딸아!!>
그래~ 훨훨 날아가거라~~
너른 창공을 향해~

 

2007,12,19 엄마가

사진을 따로 선별하지 않고 몽땅 올린다.

네 가는 길에 많은 꽃을 뿌려주며 축하하는 엄마의 마음으로...

 

 

 

 

  

 

 

.

 

 

 

.

  

.

 

 

 

 

 ..

.. 

.

 

 

딸아이의 신앙  | † 걸음마 신앙 2005.08.25 13:25

딸아이가 성당을 나가겠단다. 제가 거처하는 오피스텔 바로 앞, 혜화동 성당, 가까우니까 저녁미사에도 나갈 수 있어 바쁜 저는 좋단다. .......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제 큰 이모는 아끼던 것을 아이에게 선물로 내어 놓았다. 손수만든 작은 누비 주머니에 넣어서.... 믿음은 제(心) 안에 있는 것을,

 

 

 

아가!  

나는 너를 열 달 동안 배속에서 품어내어  30년을 키웠지만 아직은 너를 아무에게도 내어주질 못하겠구나!

네 엄마는 모진 편이다. 네 동생 둘이나 군대에 보낼 때에도 현관문  멀리 배웅도 나가지 않았다.

물론 내다보지 않은 에미심정이야 오죽하겠냐마는......

느이 외할무이도 그러시더라 외삼촌들에게 "너만 군대가는 거 아니다. 가걸랑 잘 하고 오너라~" 엄마도 얼결에 외할머니를 고대로 닮아가나 보다.

그러나 옷이 돌아온 날 소포뭉치를 풀어 아들 체취를 어미개처럼 킁킁거려 맡아보곤 별수없이 그만 눈물이 핑-돌더라!

 

그랬던 내가 친구딸래미 결혼식에 갔다가 왈칵 솟구치는 설움에 그만  그곳을 뛰쳐 나와버렸다. 

얘야!  아무래도 엄마는 널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가 영 덜 된 모양이다.  아직은 솔직히 자신이 없다.

친구의 딸 결혼식에서 조차 여태 눈물바람인 나는 언제쯤이면 너를 웃으면서 선선히 보낼수 있을까?

 

어느날... 건강한 줄만 알았던 넌 내 앞에서 눈물 그렁거리며 <엄마! 나, 수술해야된대요>했을 때 하늘이 무너져 내려앉더라~

혼자 아프고 혼자 검사하고 혼자 견디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꼬?

걸음을 걸을 때마다 고관절에 마치 꽃을 꽂는 침봉이 들어앉은 것처럼 무수히 찔리는 통증을 혼자 말없이 겪어내었다니,

내가 진정 잘못했구나!   쓰잘데 없이 무조건 엄하게 강하게만 키우려던 내 잘못이 크구나!

 

열 달, 배 아파  내 속에서 난 내 딸 아니더냐?

아프면 이 어미에게 응석도 부리고, 조잘조잘 이야기도 자주 했더라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을...그랬을 것을,

<얘야 정말 미안쿠나~ 무지한 이 엄마를 부디 용서하려마~> 

어미는 오십이 넘어서야 이제 알았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정해진 공식이 없다는 사실을,

 

神이 아닌 우리 인간들은 인생의 산 모롱이를 돌아가며 보이지 않는 그 곳이 벼랑길인지  흙탕길인지

아니면 산 위에서 돌멩이가 굴러 떨어질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삶이란  것을 깨달았구나.

 

병원에서 카피한 사진 보퉁이를 끼고는  서울의 큰 병원이란 병원은 다 순회해 보았다.

병명도 뭐가 그런지 <고관절 골종양>불가피한 수술까지는 좋다만 약도 없는 병이 세상천지에 어딨냐?

 

별 도리없이 수술을 하고 의사선생님 말씀은 아가씨라 차마 고관절을 잘라내지 못하고 속을 긁어 의료용 골시멘트로 채워 넣었다더구나!

그런데 그 후로도 그넘의 병은 재발이다 감염이다  재수술하기를 무려 5차례~

수술 후 잘 나아지는가 싶어 지팡이를 버릴라치면 또 수술 들어가고,  힘든 회복기를 거쳐 출근할라치면 또 재수술 들어가야 하고

집에와서 회복중에 갑자기 온 몸이 경직되기를 손가락 하나 어쩌지 못해 119가 뜰채처럼 생긴 들것으로 너를 떠서 옮겼다.

 삐요~삐요~

 .....에에에엥 ~

러쉬아워에 막힌 길을 양보 해달라는 애절한 경보음을 내면서 응급실로 달려갈 때는

어미는 감전된 사람마냥 발끝에서 머리카락 끝까지 찌르르르~ 곤두선 오한과 공포에 질렸지만 엄마는 네 앞에서 애써

어금니만 앙다물었지  내색을 못했다.  그때사 깨달았구나!

어금니는 뭘 씹으라고만 있는 게 아니었다.  그런건 어금니에 깊이 깊이 숨기듯 묻어 둘 수 있었다.

배속에 넣어 키운 열 달과 품에서 키운 25년과 맞먹고도 남을 고군분투의 투병세월 , 그  5년 동안 너와 나는 다시 탯줄로 이어지듯 고통스런 출혈로 이어졌다.

잦은 수술끝에 설상가상 감염까지 찾아와선  고통의 나락으로 너가 빠지면 당연 탯줄로 이어진 엄마도  동반 추락했다.

너는 매번 자지러지다가 혼절했지만 평소엔 전혀 고통을 내색않는 기특한 효녀였다.

병원에서도 밝은 표정이 그럴수가 없다며  너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엄마는 내심 알고 있었다. 

나를 쓸데없이 빼다 닮아 ... 괜시리 모진 것을.....그나저나

신은 견딜 만큼의 고통만 주신다더니 고통도 순간도 잘 견뎌내고  재활 치료기간에  일그러진 무리에 우리도 동참했다.

 

멀쩡했던 사대육신들이 어쩌면 마구 구겨진 휴지처럼 망가진 채 멈춰진 삶의 늪에서 다들 허우적대며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나만, 우리만 그런 게 아니었다.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장성한 아들이 어느 날 갑자기...잘 자고나서... 온몸이 허물어졌다는 늙은어미의  허탈한 모습,
어느날 갑자기  문득  악귀에게 모든 것을 빼앗겨 버린 듯 탈진해 버린 사람들,
그들 눈에선 슬기롭게 반짝이던 영특함이 빠져 달아나고.. 그들의 건강과 지혜는 모두 걸귀가 먹어치워 버린 것같은
빈- 사발,....빈- 껍데기로...그마저 구겨져 버린... 군상들의 재활원이었다.

 

골종양(거대세포종) 수술밖에는 별 도리가 없는 병 앞에  풍전등화처럼  다시 재발할까봐 마음만 조릴 뿐......아무런 대책이 없었다.

차라리 악성이라면 방사선 치료라도 해볼 것을.... 

엄마인 내가 해 줄것은 확실히 알수 없는 건강식품 말고 최선책은 생활 습관과 식생활을  바뀌도록 도와주는 것 뿐이었다. 

 

넌, 유난히 육식을 좋아했고 기름진 음식을 탐닉했다.

공부하러 미국에 잠깐 나가있는 동안에도  한치의 불편함을 못 느끼는 그런 식습관의 아이였다.

그렇다고 애면글면 그런 습관을 고쳐주려 노력한 훌륭한 엄마도 아니었다.

<버섯이 몸에 좋대, 청국장이 좋대, > 그런 말을 듣는 몇 년 전만하여도 나는 그닥 버섯을 중히 여기지도 않았다.

지금이야 버섯은 물론 간장, 된장, 고추장까지 심지어 갖가지의 장아찌까지 손수 담아먹는 엄마로 변했다.

네가 아프기 시작하고 가슴이 답답해져 오면  나는 바람을 맞으러 달려나가  몸을 씻고 마음을 풀어놓을  웹상의 강을 하나 만들기 시작했다.

시퍼런 강물위에다  나의 시름을  몽땅 띄워 보내리라 작정하고  웹상에 강을 하나 그어놓고  마음이 울적할 마다 달려나가서는 

강물위에글을 쓰다가  아이에게 세상 이야기를 전해 주기도 하면서 차츰 그렇게 우리 두 모녀는 어두운 터널을 함께 절뚝이며 벗어 날 수 있었다.
마치 이인삼각 놀이처럼......

 

 어느정도 회복되어 유보해두었던 직장생활을 다시 시작할 때 집에서 회사까지는 전철을 두 번 갈아타야 하는 먼-거리였고 

그러자면 지하도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해야할 건강상 불편에 매일 출퇴근을 시켜주던 나는 한겨울 빙판길에 미끄러진 사고 이후

(전철 자리에 앉아있을라치면 연세드신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노골적으로 자리를 내어주길 바라는  일도 생기고 자는 척 눈감고 있기에도 괴롭다기에)

궁여지책으로 그 당시 흔한 고시원에 한 두달만 버티기로 작정하고 얻었다.

금요일 밤에  데려오고 월요일에 데려다 주면 네가 나흘만 견디면 일주일이 후딱 지나가니 그러는 게 좋겠다 싶었다.

그랬던 게  절반은 내 품을 자연스레 벗어나는 계기가 될 줄이야~~ 너와 나....본의아닌 고생 후 얻은 결론은

제대로 된 오피스텔을 얻어 독립된 생활을 하면서 엄마의 분주한 이중생활이 시작되었구나 그렇지?

참, 아니다. 아빠도 그 당시 지방근무를 하셨으니 3중 생활이였구나!

다행히 바쁜 엄마를 위함인지 기특하게도 네가 건강을 점차 회복하고 믿기지 않게끔 완전해졌다.

 

 한숨을 돌린 엄마는 뭔가 떨어져 사는 네게 가르쳐야 할 많은 것들이 그제사 생각났고,

너를 품안에 늘 끼고 산다면 과일을 하나 깎아도 가르칠 것을...뭔가 모녀간에 소통할 방법이 없을까 생각했다.

그래, 우리가 잠깐 메신저로 서로의 궁금한 소식을 주고 받았듯이   블로그에다 네게 요리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잠시라도 짬을 내어 엄마글을 읽게 된다면 넌...엄마의 당부를  알게 될 테이고 콩나물 시루에 물 내리듯...흘려 보내어도

콩나물은 그 물을 먹고 자라는 것 처럼 아마도 네가 내 가름침대로 잘 따를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다시 건강해진  너의 사회생활은  늘 회식이다 매식이다  바깥 식사가 다반사였지만 좋아하는 고기대신 생선을 가까이하고

밀가루를 좋아하는 널 잡곡밥으로 먹게 유도하고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즐겨먹게 하고.

가능하면 유기농식품으로 대체했다. 초코렛같은 당분을 즐겨먹는 것을 금하고 패스트 푸드를 근절시켰다.

운동을 하게 만들고, 될수 있으면 평안한 마음과 긍정적인 생각을 갖도록 하여 치료에 도움이 가게끔 했다.

 

나는 네가 언젠가는 네 가족들에게 맛난 음식을 잘 만들 줄 아는 멋진 아내이자 어머니가 되기를 소원하였다.

처음에는 네게 요리편지를 시작하여 쓰다보니 그 편지는 어느새 나 자신에게 쓰고 있는 것을 알았다.

나 스스로가 많이 개선되었음을 알게 된 것이다.

 하나 둘  편지가 쌓이다 보니 음식에 대한 나의 관념이 바뀌고 내가 먼저 달라져갔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낮은 곳으로 물 흐르듯 너도 나를  닮아가지 않겠느냐?

 

 사랑은 위(胃)를 통과한다 는 영국속담이 있다. 음식이란  어머니가 가족들에게 전하는 사랑의 의미가 담긴 것이다.  

어머니가 만든 음식은 가족들에게 사랑의 물을 주는 일이다.

정성껏 마련한 음식은  남편과 자녀들에게 늘 사랑으로 충만한 가정을 만들어 주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딸아!

네게 띄우는 요리편지가 하나, 둘 쌓이다보면  아픈 기억은 모두 잊고 눈부시도록 환한 그  날이 조만간 올게다.

암.....오고 말고!!

.

.

 

그 때 엄마, 쬐끔만 더 울께~ (너무 기뻐서)

 

 

 

 

몸과 마음이 유리된...저들에게도

반듯한 얼굴로, 웃으며 말하고,  양 어깨를 힘주어 펴고
반듯하게 설 수 있는 곧은 허리와  반듯하게 걸을 수 있는 건각을 주시고, 세상 속으로 마치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반듯해진 걸음걸이로 뚜벅 뚜벅 그렇게 세상속으로 들어가게 하옵소서~
반듯한 몸을 가진 세상 밖 사람들은,   반듯한 직장과 반듯한 그 모든 것을 가졌을지라도
반듯한 생각을 하지 못하면 생을 반듯하게 살아내지 못하는 자들도 더러 많을 줄 압니다.
반듯한 우주만물의...절대자님이시여~~
반듯한 ..저울질로 저들과 함께 잘 살아 갈 수 있는 반듯한 세상 만들어 주시옵소서~
반듯한 뜻이 계셨다면 이제 사랑의 매는 그만 거두시고  삶을 다시 살도록  재활의 기회를 한 번만 더 허락 하옵소서.
반듯하고 당당한 자신감을 잉태할 힘찬 건강을 한 번만 더 허락하시옵소서.

한 번 더 허락하옵소서!

 

 

재활치료중에 글/이요조

 

,

  

딸에게 전하는 서푼짜리 경제철학

 

쇠푼도 없는

논네인 엄마가  

무슨 경제철학을 논하냐 하겠지만 본시 없는 늠이 돈에 관한한  더 잘 아는 법이다.

이 글 읽고 쓴 소리 하려면 아예  읽질 말든가....

구닥다리 엄마가 무슨 경제를 안다고?  구세대 진부한 소리라고?

잔소리 듣기 싫으면 관두려므나!

 

그러나 얘야!

인생을 더 산  어른들 말씀에는 잘났든 못났든 삶의 지혜가 곁들여 있겠거니...생각하고

말씀중에는  항상 두 손을 모으고 눈빛을 낮추어 듣는 습관을 들여라!

 

 

맞벌이   외벌이

 

요즘 맞벌이, 외벌이란 말이 유행한다.

맞벌이라고  저축이 많이 되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외벌이가 저축이 안 된다는 건 아니다.

응? 그 게 뭔 소리냐고?

 

구세대 진부한 엄마의 잔소리라며? 

말어?

햐?

 

그럼 이왕 전을 벌렸응게 내처 해보기로 하자꾸나!!

 

맞벌이

맞벌이를 하는 부부들은 (돈 때문에)다툼이 노상 잦더라.  

해서 마음이 상하기도 하고...

 

각자의 이기심인 탓이지! 서로가 자기 것은 다 쓰면서

상대방 돈은 착실히 쌓여갈 것이라고 착각하는 데서 그 틈새는 생기기 시작한다.

남자들은 직장에서 모임이나 2차 뒤풀이에

집사람이 돈을 잘 버니....당연히 내게 되는 일이 왕왕 많아지고

물론 양가 특별한 일에도 너희들은 맞벌이니...하는 기대감에도 부응하는 무리감도 무시할 수 없다. 

여자들은 직장생활에 전업주부와는 다른 외모 치장에 씀씀이가 커진다.

주부로서 늘 집을 비운다는  아이들을 향한 죄책감에

과잉의 용돈이나 인스턴트 먹거리로 보상심리는 이어진다.

홀로 있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학원 순례를 하게되고

초등때는 상위권이겠지만 사춘기에 이르러 안정감을 잃게 되면

성적은 뚝-뚝 떨어지는 일이 간혹 생길 수도 있다.

뼈 빠지게 맞벌이 하고도 서글픈 결과에

피눈물을 흘리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결국

겉모양은 그럴 듯한데 생각보다 쌓이는 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어느 기회에 쌍방이 서로 믿고 살다가는 그 허실을 알고는

무너지는 기대감에 허무해 하기도 하다가

치유할 수 없는 마음에 상처까지 주고받는다.

 

외벌이

 

누군가 한 사람은 일터에 나가고

한 사람은 둥지를 지키고 보존하는 생활인데

전업주부도 직업이 맞다.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먹거리를 선별하고

외식을 줄이고 질 좋은 신토불이 음식으로 우선 가족들의 입맛을 가정에 길들인다.

 

안정되게 집안에 주부가 항상  있게되면 가족들의 정서마저  전염된다.

건강이 좋아지고 사춘기의 방황과도 멀어지며 자연 학업성적도 (꾸준하게)올라 갈 수가 있다.

매달 아주 적은 돈이지만 조금씩 조금씩 모여 종자돈이 되고 그 가치는 무한 비례하기도 한다.

 

누가 그럴지도 모른다.

<누가 그 걸 모르냐고요? 오죽하면 맞벌이를 할까?>

 

사랑의 열매인 아기를 낳고 핏덩이를 누군가에 맡겨야한다.

육아를 위한 보상비가 허리 휘게 나가고

우선 아내의 월급이 전부 나갈지라도

먼- 훗날 아내의 몸값을 부쩍 오를 것을 감안하고 감내한다면야 뭐라고 할 말은 없다.

 

 

그러나

비싼 육아비까지 감내하면서 노력하는 아내

나 그렇게 긴- 아내의 맞벌이 잘 보질 못했다.

개중에 정말 시쳇말로 쇠밥그릇을 가진 공무원이나 되면 몰라도

그나마 황금직장을 가진 아내의 앞길에는  간혹 피해갈 수 없는 복병이 숨어 있기도 하다.

엉뚱하게도 육아나 전업주부에 무용지물인 남자들이 백수가 되버리는 현실만 종종 보게된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처음에는

아주 그럴듯한 말로 (아내에게)퇴직을 승낙받는다.

나 다시 공부할래~, 나 다시 시험 칠래,

나, 하고 싶었던 일, 자격증을 따야겠어!

아주 바람직한 말에 현혹되어 남편의 앞 길을 열어주겠다는 현명한 아내 같은 행동을 했다가는

아내는 한 평생 한숨을 쉬며 직장을 다닐지도 모를 일이다.

 

엄마의 서푼짜리 경제철학

 

ㅎ`

이야기가 오데로 흘렀냐?

마치 맞벌이 하지말라는 말로 듣는 오해는 없었으면 한다.

얼마전에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오래 전에 강남 아파트를 샀는데  가격이 착하게 올랐단다.

남편이 팔아버리자고 하도  성화여서 팔았더니 가격이 다락처럼 올라버렸단다.

아내는 부아가 치밀었단다.  그렇다고 이혼소송을 낸 아내,

 뭐가 더 중요할까?

 

자!

60을 바라보는 초로의 엄마 서푼어치 경제철학은

옛날이야기 하나로 끝을 내야겠다.

 

맞벌이 하는 사람들이 쌓인 돈이 없다고 서로에게 투덜거리지

언제나 내 글을 읽고 왜 여자만? 하겠지만

그럼 이제 성을 떠난 주부라고 이름으로 불러 이야기 하자.

 

옛날에

우물가에서 아낙이  물동이에다 두레박으로 물을 길어 담으면서 푸념을 하고 있더란다.

물이 줄줄 새는 두레박질에 신경질이 난 아낙은

<우예 두레박까지도 서방 꼴을 닮아서 이 모양이누....늘 돈이 줄줄 새니 집에 갖다주는 돈이라고는

얄량한 쇠푼이나 건네 주면서...하이고 내 팔자야~>

 

그 말을 들은  지나가던 스님,

(우리의 옛 이야기에 스님은 산신령 다음으로 지혜로운 자로 종종 등장한다)

<아주머니 내가 그 두레박을 새지 않게 고쳐봐 드리리다>

하며 두레박은 고쳐놓고  마침 약간씩 새는 물동이의 구멍을 대신 크게 뚫어 놓았다.

 

아낙은 온전한 두레박으로 물을 길으며 좋아라했다.

이제 몇 바가지만 퍼올리면 한 동이가 될 것 같았다.

그런데...

갑자기 물동이가 펑펑 새면서

바가지가 샐 때 보다 더 힘이 드는 게 아닌가.

채워도 채워도 새는 게 더 많으니....물이 받아질리가 만무하다.

<아니, 스님  물동이가 새니 바가지는 온전해도 아까보다 더 힘들어요>

 

<예, 바로 세상 이치가 다 그런거랍니다>

 

그렇단다.

옛날 이야기가 전해주려는 내용은 

벌어들이는 사람은 온전하게 그대로 다 가져와도 집에서 받는 이(주부)의 씀씀이가 헤퍼서

마구 줄줄 샌다면 물은 모이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다. 아니 절대로 모을 수가 없단다.

 

물을 푸는 두레박은 좀 시원찮아서  적은 량을  퍼 올려도

동이만 온전하다면야  물을 푸는 수고가 다소 수반하겠지만

언젠가는

원하는 물을 한 동이 받아 이고 집으로 돌아 갈 수가 있을 것이다.

 

근검절약의 정신을 길러주는 것이

 아이의 미래에 유산을 물려주는 일이다.

 

엄마가 네들을 길러보니 옛말 하나도 틀리지가 않더구나!

세 살 버릇 여든 간다고 성격 하나 하나가 어릴 적 고대로더구나~

모든 인성교육은 어렸을 때부터 이루어진단다.

아이들 손에 무조건 지폐를 들려주는 대신

돈에 진정한 가치를 쥐어줘야 한다고 본다.

 

 

엄마 생각에는...

(이요조) 

 

 

 

 

 

 

 딸에게


딸아!
여행이란 참으로 많은 것을 얻게도 하고 느끼게도 해준다더니 정말이더구나.
엄마는 이번 원주 여행길에서 나 스스로도 잘못된 대화 습관을 반성도 하며 산책길에서 곁을 지나쳐가는 행인들의 흘리는 이야기를 듣고도 많이 깨달았단다.

 

여행지에 도착한 첫 날 밤,  센터빌리지까지 가는데 걷자느니 타자느니 우리는 각자 의견이 달랐다.

엄마는 여름밤을 땀을 흘리며 씩씩거리며 걷느니...모처럼 분위기를 잡고 싶은 게 더 중요했거든, 그런 생각으로 타고가자고 했는데
아빠는 먼저 엄마의 기분이 어떤지 묻고 헤아려 주셨다면 하는 게 엄마의 희망사항이었던 거다.

서로가 내 세우는 의견 방법이 달랐지 뭐냐
아빠는 엄마에게 건강상 이렇게 공기 좋은 곳에서 걷자고 엄마에게 설득을 시키든가.
엄마는 또 아빠에게 그 곳까지는 멀기도 하려니와 힘들 것 같으니 땀 흘리지 말고 우아하게 모처럼 분위기나 잡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을 하든지...
서로 자기 생각만 옳다고 우겼지 상대방에게 설득을 위한 노력은 막상  해보지 않았구나!
설득을 하더라도 역지사지, 남을 이해하려 드는 노력도 따라야 할 것이다 만,

아무튼 우리 부부는 조금 티격태격했다.
<머리만 있고 감정이 없는 양반 같으니라고~>엄마는 속으로 불평했다.
 
건물 바깥을 조금 나서서 어둔 얼굴만큼이나 무거운 발걸음으로 걸으려하자  밤길에 인도도 없을뿐더러 마침 소나기가 후드득 쏟아 내렸다. 그 바람에 엄마 뜻대로 차를 타기는 했는데  거리를 체크해 보자는데 의견 일치를 보았다.
아빠는 1,7Km, 엄마는 2,2 Km 라고 짐작을 내세웠는데....그랬더니 계기에는  정확하게도 2Km! 딱 오리가 나오더구나!
ㅎㅎ 엄마 아빠 둘 다 오십보백보지만 엄마가 근접했다.

여행지 첫 날,  극기훈련처럼  어둔 밤길을  오솔길도 아닌 왕복 십리의 차도를 걸었다면  쌩쌩 달려오는 자동차들의 라이트에도 눈부시고 놀라고...아마도 엄마는 지쳐서 몸쌀이 났을지도 모를일이다.

 

 

이튿날은  아침 새벽 일찍 눈을 떴다.
센터빌리지 부근에 있는 산책길을 찾아 걷기로 했다.
2km떨어진  센터까지 가는 길에 바라보니 새벽 숲에는 버섯들이 막 머리를 내밀어 자라오르고,  호수에는 안개가  피어오르는 장관이 연출되고 있었다.
여느 때 같았으면  잠깐 차를 좀 세워달라 그럴텐데, 말 하기 싫어 그냥 내처 목적지까지 갔다.

아빠 센터에 내리시고 곧 뒤따라 가겠노라며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왔다.  안개 낀 호수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 다시 그 자리로 내려왔으나 단 몇 분 만에 안개는 거짓말처럼 저 멀리 달아나고 있는 중이었다.

놓친 마음에 속상해서 아쉽지만 안개가 달아나는 모습의 호수 사진을 얼른 찍고 다시 조각공원까지 되돌아갔었다.
조각공원을 끼고 산책길이 있다기에 엄마는 달리다시피 오른편으로 나아갔다.
아빠에게 전화를 했더니 엄마는 전혀 다른 길로 접어들었더구나.
이내 뒤따라가겠다는 산책길에 부랴부랴 서둘러 달렸더니 되레 더욱 멀리 어긋나버렸단다.

만나기를 포기하고 헐레벌떡한 숨을 고르며 나 홀로 산책을 즐기고 있으니...웬걸, 느긋함이 한결 좋기만 하다.

잠시나마 아주 잠시나마 혼자가  더 좋은 부분도 있을 거라는 생각도 해봤구나!


방금 돋아난 버섯들하며 ...이슬 맺힌 잔디하며...신선한 아침, 맑은 공기를 폐부 깊숙이 받아들이며 느릿한 걸음으로 되돌아가는 중이었다.

산책길 맞은편에서 한 가족 일행이 오고 있었다.
어림짐작하건대 나보다는 나이가 댓살이나 더 됨직한 아주머니의 내외와 그 아들 둘,
시동생이나 친정동생일 것 같은 사십대 남자 한명 그렇게 다섯 명이었지 싶다.

5m 앞 마주보는 지점에서 아주머니는 <버섯이네~>를 외침과 동시, 서슴없이 톡 분질러 따는데...버섯모양은 20cm 길이의 기다란 자루에 갓은 조그맣고 봉긋한 그런 모양의 버섯이다.  나는 흔하지 않은 버섯 사진을 찍지 못해 아깝다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이것...갓버섯이야 아침에 끓일 된장찌개에다 넣어 먹어야지>
그 말에 삼촌 같은 중년이 얼른 되받았다.
<버섯은요 비슷해도 몰라요. 그냥 버리세요.>
<내가 왜 몰라, 먹는 거 맞아>누가 뺏어 갈세라 버섯든 손을 아예 뒷짐 졌다.
<안돼요. 어머니 클나요!>
<맞다는데 뭘 그래?>
<......>
모두 묵묵부답이다.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곁을 지나다가 듣게 된 나 역시 <그건 아닌데...> 싶었는데 하물며 가족들 생각이야 오죽할까?

나이든 여자의 고집이다. 가족들은 독버섯을 먹을지도 모를 공포에 ....일순 이상한 분위기가 잠시 흘렀는데, 그랬는데,
<여보~ 버려!>라는 말이 들린다. 아주 부드럽고도 단호한 남편의 한마디다.
버렸는지...어쨌는지 그 후 일은 모른다. 순간 그들 곁에서 멀어졌으므로...

<여보~ 버려!>
그 부드러운 말 한 마디라면 고집 센 나도 아무 말도 없이 그냥 버렸을 것 같았다.

그 때 내가 들었던 어투는 얼마나 다정하고도 사려 깊은 어감이었는지, 녹취가 아닌 담에야 글로는(문자)아주 짧지만 리듬이 실린 정감어린 말을 달리 표현할 길이 없구나!
여자란 모름지기 나이가 들면 야생마처럼 코만 드세어지는 법이지! 어쩔 땐 어느 누구도 꺾지 못할 정도로,

오늘 난 가슴으로 느꼈다.
남편이 곁에 있어 함께 가면서 잘못된 것은 수정하며 바른 길만 가도록 도와주는 당근도 될 수 있다는 것을.... 남편이 있어 흔들리지 않고 중심 잡을 수 있다는 것을, 그런 과정으로 비로소  완성된 인생으로 가꿀 수도 있다는 것을,

얼굴을 미처 보진 못했지만 그 남편이 참 멋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만약에 남편이
<잘 알지도 못하면서...버섯은 비슷한 게 많다잖아!  버리라면 버릴것이지~ 식구들 다 죽일 일 있어?>

하고 눈을 홉뜨며 비아냥끼의 말투로 자존심까지 건드렸다면 모르긴 해도 그 가족들은 모처럼의 여행기분을 다 망칠지도 모를 일이다.

 

결혼상대로 우선 여자들이 일순위로 꼽는 착한 남자!
그러나 나는 착한 남자위에다 하나를 더 보탠다면 말을 아주 점잖게 뽄새 있게 할 줄 아는 남자였으면 해~

물론 여자도 당연하지.

 

부부가 살다가 보면 얼마나 숱한 말에 상처를 많이 주고받게 되는지... 무심코 내뱉는 말이 영원히 지울 수 없는 가슴에 흉터로 남는 말이 되지는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말이란 내뱉는 사람은 잘 모른단다.
얼마만한 독성을 지니고 상대방에게 튀어 나갔는지, 그 말을 들은 상대방은 평생을 잊지 못하는데도...

사랑받기를 거부하고 미움, 증오만 받을 심산이 아니라면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솜씨처럼 말에도 씨가 붙어 말씨라 불리듯이 말이다.

딸아!  모든 이 들에게 사랑 받으려면 먼저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목소리를 낮춰서 나긋나긋, 조신하게 말을 하여라.

귀는 열어두되 혀는 함부로 쓰지 마라.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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