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이요조

2002/3/29(금) 01:05 (MSIE5.0,Windows98;DigExt) 211.227.69.148 1024x768


섬집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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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이역 **









* 간이역 노인 *



신 명란




손 끝 흔들려 떨구어진 머리 속,

두 눈 눌려 닫힌 그 속엔

지나온 세월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빵구난 무릎팍의 검은 구멍으로

못난 한숨이 새어 나와서는

불어오는 바람되어 흘러가 버린다.



따지기 볕이 오뉴월 땡볕인양

상을 찡그리는 얼굴엔

온 사랑 못다 바친 인생의 주름들...



누런 손으로 빼어문 꼬질꼬질 담배엔

지난 장마철 떠내려 가버린 시간들만

얼룩으로 남아있다.



도회지 옷차림을 한 여인들의 쏟아지는 웃음 소리에

몇번의 헛기침으로 머쓱함을 달래며

정차역 안내 방송도 나오지 않고

슬며시 멈춰서는 간이역에 내린다.



창가에 바짝 얼굴을 붙이는 사람들에게

길 건너 마을의 어스름한 풍경처럼

보일듯 말듯 손을 들어준다.



떨어져 나간지 오래된 지붕 사이로

초저녁 별이 뜬 하늘이 보이고

말뚝만 박혀 있는 간이역에는

스멀스멀 타들어가는 담배만...



85년 5월.

+++++++++++++++++++++++++++++++++++++


간이역.
기차역 이름도 없고 매표원도 없지만 기차는 멈춰 서고 다시 출발하는...
한평생 선로위에서 달리는 기차에겐 작지만 소중한 쉼터.

오늘밤을 넘기면 안되기라도 한 듯,
갑자기 생각이 났습니다.

며칠전 창고에 마늘을 꺼내러 갔다가
얼핏 본 비닐봉지 안에서
원고지 뭉치가 보였던게 말입니다.

옛날 생각이 나서 올려봅니다.


"빼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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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이 나이에 건망증 운운이

이 것 또한 어느날…. 먼-훗날

사치가 되려나?

건망증이 심해 간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뻔뻔해진다.

집에서 차를 타고 시내쪽으로 오다 보면

사거리가 나온다.

거기서 나는 여러 번 당황했다.

좌회전 차선에 대어야 하는지……

직진하려고 신호를 받아야 하는지…….

아님 매끄럽게 우회전으로 빠져야 하는지…

나는 종종 사거리에서 길을 잃어버린다.

내가 지금 가야 할 길이 어딘지….

막막하다.

그 곳 사거리에서 그러는 것은 좀 낫다.

어느 날은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다가

내가 왜 여기를 왔지?

일순 나는 단 몇 십초 간이라도….

몇 시간의 당혹스러움 같이 괴로웠다.

끝이 보이는 것 같은 막막함을 느꼈다.

건망증일까?

아니면…무슨 생각이든 너무 깊이 빠졌다가

낭패 보는 결과일까?

뇌 속에 든 기억의 '해마'란 놈들이 다 죽었을까?

아니면…. 그 놈들도 내, 머리 속에

50년도 더 되게 갇혀 있어서

너무 답답해서…….

다 바다로 바다로 향해

떠나는 것일까?

가려무나, 까짓 거

나도 떠나고 싶은데……

넌들,

별, 좋지도 않은 기억들을 나에게 각인 시키려

얼마나 힘든 삶이었겠냐?

참으로 수고했구나.

그래 나도 조금만 기억하고 살란다.

인자는 너더러 모진 일 안 시키마,

그냥 단순하게…..

습관처럼….. 생활 하며

느슨하게...

나, 그냥 그저 그렇게 살란다.

지나간 일 모질게 속쓰려 아파하고…

딱지가 앉을 만 하면 떼어내어 …….

돋아나는 선홍빛 피를 즐기고...

널 또 불러내어

겨우 가라앉은 앙금을 휘휘-

젓어내어

너마저 외면하고 싶은

옛일을 회상 시키고…..

주인 잘 못 만나 너, 그간

참으로 고생 많이 했다.

양손에 귀한 알사탕 마냥

꼭,꼭 쥐고 있던 것,

다 놓아 버릴란다.

있는 것 다 주고 말란다.

좋은 기억, 나쁜 기억, 다 버릴란다.

죄다 비워 버릴란다.

무소유로 가벼워 질란다.

나, 이 봄에 나비 될란다.

나비되어 훨-훨~

날란다.



글/이요조







Replay//이글은 오래 전 써 둔 글인데
꾸민 것은 작년 봄이로군요.
갤러리에서 찾았길래 가져왔습니다....
**그림/원성/음악/불교음악:윤회**

칼럼 누락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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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나리 **


황금종을 흔들어
봄을 깨우는 계절의 여신은
잠자던 봄처녀를 앞장세워
팝콘을 터트리듯...점점이 뿌려 놓은 별꽃!
그댄 노란 화관을 쓰고 온다 했으니,

아직은 바람 쎈 오슬한 길목,
먼 발치에 서서
그대 기다리던 감격의 눈물로
한 올 한 올 정성껏 기워 낸
황금 신발을 신고 마중 나가리니,

그댄 이슬에 젖은
내 손을 슬몃 잡고.....
어스름 달빛으로 물들인
내 모슬린 치마폭 위에다가
정념의 별 가루로 총 총 매달아 주시게.


詩/이요조



생상스_백조/photo_류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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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의 삶


완연한 봄이다.

오늘 길을 가다가 보니 까치가 부지런히

집을 짓는 걸 두 번이나 보았다.


봄이라 새 가정을 꾸미고 새 둥지를 트나 보다.

새끼를 낳아 기를 행복의 보금자리를 만들기에 여념없는

부산스런 봄 날,


까치집~~

하나는 나무 위에다 짓는 것이었지만,

하나는, 전주 위를 선택해서 집을 짓고있었다.

전주 위에다 짓는 집은 아무리 공을 드려도,

韓電 직원 아저씨들의 손에의해

오래지 않아 곧 허물어질 터~

헛 공을 드리는 게 안타깝다.

사람의 일도 하나님 눈으로 보시면 어찌 다를 바 있으랴,


폭풍이 몰아쳐도 흔들리지 않을 만큼 견고하게 짓는

그들의 건축 공학적 솜씨…….

아무리 단단하고 대단한 솜씨여도,

그러나 그 장소가 우리 눈에도 아닐진데,

하나님이 우리를 보셔도 그런 마음이 드실게다.


제 아무리 특별한 삶도

설혹 힘든 삶도

결과는 다, 주님이 알고 계신즉,

주님 보시기엔 어떻게 비쳐질지……


신호등에 걸렸다.

오른쪽 숲 높은 나무 위에 있는

까치 한 마리는 집을 단장하느라 바쁘고

왼쪽 숲에서 나타난 또 한 마리는

무얼 물어 가져 다 준다.

자세히 보니

재목을 물어 나르는 놈은

큰 도로를 가로질러

반대편 숲속에서 나뭇가지를 물고 날아 온다.

제 집 부근의 나무 가지 끝들이 뿌우연 게……

물이 아직 오르진 않은 모양샌데....

그냥 부러뜨리거나,

바람에도 푸드득 부러져 떨어진 것도

그 주변에는 많을 것 같은데…..

나무 아래나 아님 그 가지나,

그 주변에 숱하게

널렸을 것 같은데……..

하필이면 큰 찻길을 가로질러 숲 속까지 다닌단 말인가?

집의 큰 기둥이 될 바로 자기들의

보금자리가 깃들

그 나무의 자양분이 될 거름까지도

생각 해서일까?

그 주변 환경 마저도 집의 개념에 속한 것일까?

그 조그만 체구에서도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저 숭고함의

예지,


그래, 맞아,

사람들이라면 그렇게 멀리까지 다니며 수고롭게

일을 만들지 않는다.

필요하면 자기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

단연코 가까이 있는 것을 취할 것이다.



누가 있어 벌점 스티커를 끊는 것도 아닌데……

왜 먼 길을 떠난 힘 든 작업을 하는지….

도저히 모를 일이다.


아마 하나님은 아시리라.



글/ 이요조








Ave Ma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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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계 **






시계


땡~때애앵~....땡! 드르륵...
아침 여섯 시가 되자 T.V도 같이 일어나 괙괙 소리를 지르고 있다.
헌데, 시계 소리가 영 아니다
깊은 산사에서 울려 퍼지는 종 소리같이 은 은 하던 시계 소리가
병원을 다녀 와서는 제 본래의 목 소리를 잃고 탁 한 소리를 내고 있다.
고장이 나서 내다 버리라고 해도 남편은 막 무가내로
새 시계 값 보다 더 주고 시계를 수리 해 왔다.

그것도 고치는데가 없어(너무 오래돼 동종의 모델이 없단다)
여기 저기 전화로 확인하고 야단 법석을 떨더니
청계천 어디로 자동차에 싣고 다니다 임자를 만나
한 보름만에 수리를 해와 조용하던 안방에서 다시 땡땡 대고 있다.
우리 아이보다 나이가 많은 이 시계를 구입한 것이
벌써 근 삼십년 세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만삭의 몸으로 내 몸 조차 가누기 힘들때 등에다 시계를
지고 다니는 월부 아저씨가 애기 낳으면 시간 맞춰 젓 먹여야 된다고
꼬이는(?) 바람에 당시는 꽤 만만치 않은 값을 주고 산 괘종 시계인데...
한달에 한번씩 태엽만 감아 주면 시간 맞춰 청아한 음향으로
우리 가족들의 귀를 즐겁게 해 줬는데,
시대의 물결에 밀려 건전지 용으로 시계들이 나오고..
그, 시계의 귀함이 사라지자 새로운 모델의 예쁜 시계를 구입하고 싶었지만,
무슨 애착이 그리 많은지 남편의 고집 때문에 단독에서
지금 사는 아파트로 이사 올때 버리려던 내 계획도 수포로 돌아 가고..
결국은 삼십년 가까이 버티던 넘이 드디어 病死로 그 생을 마감 하나 싶었는데,
남편의 극성으로 名醫(?)를 만나 앞으로 십년은 걱정 없이 간다고
수리점에서 이야기 해 줬다고 남편은 좋아 한다.

수술중 성대를 잘못 건드렸는지 소리가 전만은 하 못해도 6자에서 한번,
시간 되면 시간수 대로 땡땡 대는 시계소리를 들으면
처음 와서 시계소리를 듣는 사람들은 어리 둥절 하지만
몇 십년을 그 소리에 익숙 해진 나는 온 동네로 시계를 갖고
뛰어 다닌 남편의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된다.



글/송기숙
그림/이요조
구성/이요조

메일로 보내오셨더군요.
제가 추고는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혹..글 쓴이의 의도를 다칠까하여.....
새벽에 일어나서 그려 두었던 그림입니다.
외출에서 돌아와 HTML로 구성하구요.
음악명은 모르지만 언젠가 소망님..
첼로 소리가 좋다하여서 다시 찾아 올립니다.

간간이...
제가..선택해서 올리겠습니다.
우선 상상의 그림이 떠 오르고...
제가 하고 싶어야 즐겁기 때문입니다.
독자란에 좋은 글이 있으면
마음에 닿을 때..언제든..
올려볼랍니다.


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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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업이냐 휴교냐?






“어~ 오늘 놀아요?”



황사로 서울 시내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임시휴업에 들어간 22일 오전
서대문구 미근동 미동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한 교사가 휴업사실을 모르고 등교한 학생을 돌려보내고 있다.





**임시휴업 안내??**


어제 조선일보 사회면 화보다
뭔가 이상하다.

곁에 있던 딸아이에게
이 사진에서 이상한 것(잘못된 것) 찾아보라고 그랬다.

'어머니~ 휴업이 아니라 휴교 아니예요?"

그랬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으론 휴교다.

임시 휴업이라 함은
보통 상식으론
무슨 장삿집이 잠시 쉰다는 뜻의 뉘앙스를 가지고 있다.

무슨 박물관 미술관이 문을 닫을 때도
우린 휴관(休館)으로 쓴다.
그럼 그 것도 휴업이라 써야 옳지 않을까?

22일에 이어 23일도 연장 휴업하기로 (서울 경기 일원)했다고
관련된 기사에도 계속 휴업이라고 나온다.

물론 대학강의는 휴강이라 함은 옳다....
그래서
수업의 반대는 휴업이 옳다고 생각해서일까?...

학교 앞에다 이렇게...이런 일로
알림판 광고를 할 때는 휴교가 옳은 것이 아닐까??


그리고
내 지식에 아리송한 어법은 (하도 잘 바뀌는 우리 말들의 어원)차제하더라도...
어감은 분명 아니라고 본다.
현수판을 가만 보라..
초등학교 아이들 수준으로 어디 이해가 될 말인가?
그 옆에 선생님이 계셔 또 다시
"선생님 놀아요?"
란 말에 대답을 해 주어야 한다.

현수판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어 좀 더 예쁘게
현실적으로 쓸 순 없었을까?



이런다면 좋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아도 문명의 발달로
아이들은 제절로도 깨우치고 깨닫는 요즘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그 것은 "인성" 이라고들 그러셨지요?

그렇다면...
아이들에게 인스탄트라면을 먹이듯
꼭 컴퓨터...텍스트로 글을 프린터해서 가위로 오리지 말고
직접 따뜻한 밥을 정성껏 해서 먹이듯이
어느 분께서 손수 쓰시고...
그 아래 마스크 쓴 어린아이의 캐릭터라도 하나 넣는다면???
우리 아이들은 더 좋아라 하지 않을까요?
그 시간이면 가능할텐데요?

아이들에게 걸맞는 아름다운 현수판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또 나중에 자라 어른이 되어.....
그 다음 세대들에게 더 자상하게 베풀줄 아는
멋진 성인이 아마도 되어있지 않을까요?


어제(3/23)신문(조선일보)을 뒤적거리다
하도 이상해서
제가 틀렸는지.....
또... 뭐가 바뀌었는지...
하 답답해서 한 번 써 보았습니다.




글/이요조.

**찔레님 답변**
휴교, 휴업은 용어 정리가 되어 있는 상태인데,
휴교하면 교직원까지 다 쉬는 것이고
휴업하면 학생수업만 쉬는 것이랍니다.
그 별거 아닌듯한 말인데 그것도
휴업을 휴교라 하면 감사에 지적사항이라네요.
(답변글 감사합니다)








click ♪



















◎ 이름:글/이요조

2002/3/12(화) 11:28 (MSIE5.0,Windows98;DigExt) 211.198.117.112 1024x768




“괜히 왔다 간다.”/걸레 중광.







사진설명 : 삐에로처럼 분장하고 가슴엔 브래지어를 찬 모습으로 퍼포먼스하던 중광스님의 80년대 모습.






“괜히 왔다 간다.”




마지막이 된 전시회 주제를 이렇게 내걸었던 이 시대의 기인(奇人) 화가

중광 스님이 이 말처럼 갔단다.



중광이(67세) 죽었단다.(3/11)



아니 입적했단다.


난 중광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데도

무지 그를 좋아한다.



tv에서 옥시크린으로 걸레를 빤다는 cf에도 출연을 한....그의 너스레,

세상의 개념은 통상 그를 정말 걸레보듯이 보았을 것이다.



어제

아침식사준비를 서두르는데,..

조간을 먼저 본 남편과 아이가 식탁에서 동시에 일러준다.



"중광이 죽었대"

"응???"

평소 내가 그의 팬임을 알고 있는 식구들이기에,



어디선가...얼핏 보았었다

백담사에 스님이 중광이 기거할 별채 화실을 지었다길래

난, 그의 말년을 축하했었는데...





비록 승적에서 박탈을 당했다.

그러나

그는 계속 승복을 챙겨입고 삭발하고 다녔으나 僧俗에 얽매이지는 않았다.

그의 내면에서 치솟는 예술혼을...자유분방함을,

알아주고 챙겨준...큰 스님의 도량이 존경스러웠다.

누군가 그를 걷어줘야 한다.

참 道를 아는 그를..불교계는 그를 통한 포교의 "참" 을 보아야한다.



마침 마지막 장례도 양산 통도사에서 준비한다니 다행이다



난,

처음 그를 알 때가

아마 80년대 초? 쯤인가

책으로 통해서였다.



국내 종교계에서는 평가가 엇갈렸지만 외국에서는 예술인 중광의 파격적인

글과 그림을 높이 평가했다.



"걸레스님 중광"

책에는 군데 군데... 크다만 성기를 달고있는 닭그림이라든지...

아무튼 기이한...충격이었다.

미친듯이 정령(精靈)을 불태워 "동방의 피카소"라는 칭송을 듣던 그였다.

그의 글을 읽어내려가며

난...

처음으로 '퍼포먼스'라는 단어를 배웠다.



영국으로 가서 그는 먹을 한 양동이 갈게하고

옷을 벗어던지고 몸으로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낙관은 그의 심벌로 마무리했다.



관객은 흥분하고

아마 그 책에서는 초청된 특별한 모임의 부류라 기억된다.



해쉬시...나 해피스모그 같은 걸 피우면서..

(외국의 마약..관념은 우리와 약간의 차이가 난다는 것)

관객과 화가가 다 함께 하는 퍼포먼스의 하나의 장을 이루게 된다.



그리고

그의 삶은 사랑이였다.

기인이라기 보다

나는 그의 걸레철학이 부처의 "참" 실현이라고 느꼈다.



그는 평생을 홀로 살아왔다.

특이할 것은

그는 거리의 불쌍한 장애인이나 걸인, 매춘부,눈꼽 낀 아낙들의 하룻밤 지아비가 됨도 기꺼이 마다 않았다.

허튼 소리 미친 짓도 求道를 위한 한 방편이었을까?



그의 詩 어디에서.....

(기억나는대로/詩도 썼음)



"눈꼽 낀 못난 아내라도 있다면...."



난 그 글에서 그 내면의 절규같은 외로움도 보았다.



기행으로 점철된 그를 세상사람들은 일부에서 비난의 말도 많았으나...

내가 그를 좋아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나 역시 이상하게

의아하게 보는게 다반사였음을 난 느껴왔다.



중광스님 평전인 ‘걸레스님 중광’의 저자인 정휴스님은 “

그는 70년대 말부터 80년대 초까지 가장 치열한 예술적 삶을 살았다”면서

“중광스님은 불교적 무애(無碍·거리낌없음) 정신을 통해 기인(奇人)의 삶을 살다간

참 수행자이자 예술가”라고 말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우리나라는 참으로 예술의 천재성을 인정하는데 있어선 인색한 나라이다.

오늘 우리는 그의 천재성을 외면당하고 외로이 살다간...

그를 다시금 생각하자.



아마 그도 말년에는 외로웠나보다.

심한 지병인 우울증은 어디에서 왔을까?

이때부터 거의 말을 하지 못했고 혼수상태에 자주빠지고

그러던 중 지난 가을 고인은 정신을 차리자

“바람이야, 꽃이야”라며 평소 대중에게 자주했던 말을 했단다.

중광이 바라던 仙界는 과연 무엇이길래...





그는

바람이 되고.....

꽃이 되어...

시방

삼천리 금수강산을 훨훨날아.....



필경 壬午년 봄날의 봄빛을 풀고 있을터이다.







글/이요조







79년 미국 버클리대 랭커스터 교수가 펴낸 책 ‘Mad Monk’의 주인공이 됐는가 하면

미국의 공영방송 PBC와 CNN, 일본의 NHK, 영국의 SKY Channel 등에서 그의 작품세계가

심도있게 소개되기도 했다.

미국 뉴욕 록펠러재단과 샌프란시스코 동양박물관 등에 중광의 그림이 소장돼 있다.



소설가 이외수씨는 “그가 스스로 ‘걸레’라고 한 것은

미추(美醜)를 가리는 분별심과 구분을 깨뜨린 한 차원 높은 이야기였다”

고 평했고, 조각가 이영학씨는 “극단적인 평가가 있겠지만 우리사회가 보다 그를 따뜻하게

감싸안았어야 했다”며 “이젠 정확한 평가가 있어야 겠다”고 말했다.

(chosun.com)















걸레(중광)스님의 프로필과 그의 작품


















































































































































































불교음악-산사의아침


“난 메주가 좋아. 메주란 뭐냐,

제 몸을 다 바쳐 인간에 유익한 간장 된장 만들고 자긴 없어지는 존재지.

그렇게 살고 싶어. 이제 내 나이가 그럴 나이고….”


'무자(無字)달마', 종이에 먹,
44 X 33.5cm, 1988


중광의 달마에 대해 - "휘갈겨 놓으니 달마의 뒤통수요,

느닷없이 만난 은총의 소낙비"

詩人 구상



작품, 분청도자, 40×40×52cm, 1985


작품, 캔버스에 혼합재료,73×61cm, 1990













중광스님은 그림이외에도 글씨를 잘쓰셨는데,
스님의 글씨는 특출한 서가들이 한 평생 정진한 끝에 겨우 도달할 수 있다는,
글씨를 갓 배운 어린이들의 경지인 동자체(童子體)를 닮았다고도 평을 들은바 있습니다.


또한, 작품중 '중 3매 물고기'는 영국의 대영박물관 에서 소장 하고 있으며,


미국의 공영방송 PBS, 세계적인 뉴스 CNN, 그리고, 일본의 NHK까지

오히려 우리나라에서 보다 더욱 심도 있고 세한 취재로

한국의 피카소라면서 중광스님의 예술 세계를 다룬바 있다고 합니다.

살아계실적, 그분의 그림이 유명하여 가짜가 유행하듯 번진적이 있습니다.

그때 중광스님의 작업실에는 가짜그림들이 수두룩 하게 쌓여 있었다고 합니다.

어느 저명한 인사 한분이 스님의 작업장을 찾아 그 광경을 보고 물으니,

중광스님은 그분의 가짜그림이 하도 많이 나돌아

그 가짜를 지니고 있던 곳에서 진짜 스님이 그린 그림을 주고,

가짜 그림으로 바꿔왔다며 오히려 내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 아니냐며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며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스님께서 별명이 걸.레.인 까닭이 무엇인가요?

어느 날 내 살아온길을 더듬어보니,마치 걸레와도 같아서..

세상에 나처럼 못나고 추한 인간이 없는 것만 같다는 생각에 ...

그러나, 그 별명은 스님이 쓰신 '나는 걸레'라는 시가 널리 알려지면서
걸레스님이라는 별명이 그분을 따라다닌 때문이랍니다.


80년대초 영국 왕립 아시아 학회에 참석 한 중광스님은

'나는 걸레'라는 자작시를 낭송


나는 걸레



나는 걸레

반은 미친 듯 반은 성한 듯

사는 게다


三千大千世界는 산산이 부서지고

나는 참으로 고독해서

넘실 넘실 춤을 추는 거야

나는 걸레



南漢江에 잉어가 싱싱하니

濁酒 한통 싣고 배를 띄워라

별이랑, 달이랑, 고기랑 떼들이

모여 들어 별들은 노래를 부르오

달들은 장구를 치오

고기들은 칼을 들어 고기회를 만드오.

나는 탁주 한잔 꺾고서

덩실 더덩실 신나게

춤을 추는 게다.

나는 걸레



자료출처:ganaartgallery,여성동아등(엇모리님꺼 보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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