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빛***************



생노병사(生老病死)


생노병사란?

병실에 들어와서 다시금 생각해 보는 화두다.

사람의 마음은 하나도 늙지 않는데.....몸은 늙는다.

산에는 나무가 자라고....숲이되고...산림을 이루다가....

어느 날 ....고사목이 되고....

벌목이 되고...산불이 나고.....

죽어 없어진다는 것은 다시 산다는 것이다.

우리 인생도 그럴까?

자손으로 대를 이어 그 속에서 사는 것일까?

변하지 않는 것은 영원할 수가 없다....는 진리,


요즘 쓴다는 이야긴 병실 이야기로 점철되었고, 너무 암울하고 또 무거웠다.

하지만 한달 하고도 10일이 더 되게 병실생활을 하면서 글이라곤 제대로 씌어질 수 없이...

죄다 병원 이야기 뿐임을 어찌하랴~

병실 분위기는 늘 어수선했다.

이 사람이 떠나가면 또 다른 사람....

아니면 차례로 수술을하고...몇 날을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

어느 날 문득 병마로 우울해지는 사람들....

누구 한 사람이 먼저 시작한 그 우울증의 빠른 속도의 감염들...

별로 유쾌할 것 없는 이야기들....

그래서 쓰는 것을 요 며칠 포기 했었다.

내 칼럼으로 딸아이의 소식을 어림짐작하는 아이의 친구가 전화를 해 왔다,

그리고 날 아는 몇 분에게서는 혹시 무슨일이 있냐고 조심스레 물어오셨다.

아마 늘 주기적으로 올라오던 글이 끊기니까....

병원에서?????혹시나...하는 불길한 우려에서일 터이다.

여러분들의 사랑을 ...내 마음의 심란함이란 이유만으로 끊을 수 없어서...

오늘 밤은 이렇게 병실 간이 응접실에 나와 불 밝히고 ....이야기를 풀어놔야겠음을..



90세된 할머니 한 분이 계신다 우리보다 훨씬 더 오래 (입원)되신 분으로

집에서 잘 못 주저 앉으셔서 고관절 부분 뼈가 골절정도가 아니라 거의 분쇄가 되다시피 하셨다는데..

치료중 뭔지 잘못되어 고정해 놓은 뼈가 다 틀어졌단다.

할머닌 3남 5녀를 두셨는데......

아들들에게만 유산 상속을 하셨다 한다.

가장 많이 받은 맏아들은 사업의 실패와 더불어....암으로 먼저 보내고....

아직은 그래도 부유한 며느린...그 재산은 이미 아들이 없앤거나 진배없노라.....

홀로된 처지에 절대 못 모시겠다는 올해 회갑의 연세지만 인테리....아줌마였고

둘째는 내외가 식당을하는 부부인데....잘살지만..차남이고, 맞벌이라 모실 수 없다고 오리발,

세째 아드님도 먼저 보내고 며느님은 개가하여 거의 남남이랜다.

딸5중 하나는 또 벌써 떠나고...(너무 장수하시면 당신 앞에 험한 꼴 보신다는 것이 아마 이 것인가 보다)

딸 넷,,,,

다 잘 살지만....아들에게 유산 다 줘버리고.....

그리고 오빠(둘째)도 있는데....왜 우리들이 모시냐는 것이다.

퇴원하라는 말씀이 나올까봐..늘, 두려워 하던 힐머닌 드디어 그 소식을 접하고 말았다.



늘 표정이 밝았고......현철 태진아...송대관이 노래를 곧 잘 부르셨고....

그들의 과거사 이야기도....우리들에게 들려 줄 정도로....연예계 정보에 아주 밝으셨다.

얼마나 모습도 귀여우신지.....

웃으시면.... 위 오른 쪽으로 겨우 두 개 남은 이가 두 개 쫑긋 먼저 보였으며....

아랫니 댓 개가 전부였다.

가글을 하시라고 권해드리면....오물 오물.....오른쪽으로 오물,,,,왼 쪽으로 오물...

그러다가 꼴까닥 하시고는....."에구 모르고 넘겨 버렸네~~ ㅎㅎㅎ"

하시면서 웃으실 때 보이는 달랑 윗니 두 개......

cf로 찍어도 확실히 뜰 것같은..... 환자복 입은 구순의 귀여운 할머니.....

그런 할머니가.....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의 포즈를 취하기 시작했다.

정작, 가실 곳이 마땅치 않단다.

둘째 아들 내외 집에는 아무도 없다신다.

아들도 없는 첫째 며느린 좀 어려우신가 보았다.

물론 첫째 며느린....자신은 어머니 부축을 못해드릴 만큼 몸도 약할 뿐더러......

모든 형제들이 당번을 정해 오기에....자기네 집은... 불편하게 외따로 있는 것을 내세웠다.


그래서인지 할머니는 병실 생활을 좋아하셨다.

재미도 있고......

자녀들이 차례로 늘 맛있는 것 챙겨다 주시니....마냥 아이처럼 행복해 하셨다.

그러나 막상. 딱이 정해 놓고 가실 곳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어느 한 집을 정해서 가 계신다 하여도 지금처럼... 그렇게 자제분들을 만나 볼 수가 없다고 미리 알고 계셨다.

서로 믿는 마음에..순번을 맡은 당번은 게을러질 터이고.... 맡고 있는 집에선...으례 지천을 당할 것이라고....

할머닌 미리....알고계셨다.

휜히 강 건너 불 바라보듯..예견하고 계셨다.

그냥 아이같은 할머니라 치부해 버리기엔, 참으로 앞질러 생각하시는 놀라운 분이셨다.

그러니...당연, 우울하실 밖에....


그 할머니가 퇴원이 취소되고 다시 재 수술을 해야하신단다.

화장실을 다니시다...환부가 다시 잘 못되신 모양이다.

그 할머니가 오늘 수술을 끝내고 오셨다.

수술 후, 당분간은 연만하신 분이라...

병원생활 두어달은 확보해 놓으셨다.

어디로 가야하나? 하는 숙제도 따라서 두어달 간은 유보 되었다,

그 김할머닌, 수술 후 힘들어 하시다가...

이제사 지금 밤, 10시지나서야.. 깊은 나락의 잠에 막 빠지셨다.


....................................

어젠 밖에 나갔다가 마른가지를 줏어왔다.

한 열흘도 전에 줏어온 낙엽이 너무도 예쁘게 말랐다.

마치 만든 것처럼.... 니스칠 한 것처럼...두꺼운 게, 윤도 나면서.....그렇게,

가짜처럼.....믿기지 않을 정도로 이뻤다.

무슨 나무인지...미루나무 잎사귀처럼 생긴, 약간 마름모의 노란 잎사귀였다.

어제 밤 늦도록 마른 가지에 낙엽 몇 개를 인위적으로 달아 부치고...(오헨리의 마지막 잎새처럼)

제법 굵은 가지엔....연시도 하나 달았다.

억새와 국화꽃과.......

큼지막한 꽃 바구니의 오아시스 두 개는 위의 모든 가을소재를 담아내기에 충분했다.

할머니는 지닌밤에, 오늘 있을 수술을 걱정하시느라 잠을 설치셨다.

한달여를 같이 지내며 정든 나를 불러 세워 ...손을 꼬옥 잡으시며

유언 비슷하게..... 동안 고마웠노라는 말씀을 하셨다.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시자.... 꽃꽂이 해 둔 것을 보고 좋아라하셨다.

" 할머니...저 연시요.... 할머니 수술 후... 뭘 잡수시게 될 때 따서 드릴 거예요.

저것요 할머니 연시예요 연시에다 김 옥룡 하고 아무도 손 못대게 써 둘 꺼예요."

했더니....연신, 고맙다고 하시며 눈물을 글썽이신다.

잘 마르고 예쁜 낙엽을 보시라며 손에 하나 들려 드렸더니....

예쁘다시며....요리조리 보시며... 입을 맞추신다.

" 낙엽아 너랑 나랑 신세가,,,,똑 같구나~~" 하셔서 우린 손뼉을 쳐 드렸다.

"할머닌 시인이야"

오후 수술을 들어가시는 할머니.....

수술 잘 하고 오시라는 말씀을 전하러 곁에 간 나는" 할머니 아까 그 낙엽 어디 두셨어요?"

" 응 요 아래...." 하시며....반시트 아래를 더듬거리신다.

끼워 두신 것이다.

아마 그 침대 그대로 수술 하실 줄 아시는 모양이시다.

찾아 꺼냈더니.....

" 안 찌그러졌어? 어디 봐바???" 하며 궁금해 하신다.

"아니요" 하면서 건네드렸더니....미리 입고 계시는 수술복을 젖가슴이 보이도록 치겨들고..

거기에다 넣어 달라신다.

그 때... 침대를 끌고 갈 아저씨가 들어 오시자 "에그머니나~~" 하며 옷자락을 내리며 깔깔 웃으셨다.

" 이 것 잘 좀 간수해 주오..나 나오면..그 때 줘~~"

하시며 수술실로 나가셨다.

저녁 때... 우려했던 걱정을 뒤엎고..... 젊은 환자들 보다 회복도 더 빠르게...

얼굴도 잘 붓지 않은 모습으로 ... 건강하게 돌아오셨다.

자꾸만 쏟아지는 잠,...... 몽롱한 잠이 마구 쏟아지는 할머니....

긴---호흡도 해야하고...잠도 당분간은 못 주무시게 해야하고......

난 낙엽을 들고 할머니께 다가갔다.

"할머니....여기 할머니 낙엽~~~ "

눈을 뜨신 할머니....날 더러 씨익 웃으시며 손을 잡으신다. 그리고는 낙엽을 받아

입에다 가져다 대고...입맞춤을 하신다.

" 자 할머니.......이렇게...푸후~!! " 하며 내가 낙엽이 흔들리도록.... 쎈 입김을 불자.

" 할머닌 제법 몇번 따라하시더니....에구 기운이 읍써~ "

"할머니, 할머니 낙엽 내일 또 드릴게요"

고개를 끄덕이며....애기처럼 만족해하는 할머니...

지금은잠의 나락에 빠지신듯 곤히 주무신다.


나이가 무슨 상관이랴~

90이라고 마음마저 90일 수는 없을 터~~

할머니는 그 누구보다...더....

봄빛 같은 마음을 갖고 계신다.

과연 다 낫고나면.....할머니가 가실 곳은 어디일까?

어느 곳일까?

스산한 가을 날 뒹구는 낙엽처럼...

할머니가 가셔야 할 곳은 어디일까?






(종인이는 오늘 처음 휠체어를 탔습니다. 내일은 더 나아지겠지요,조금씩 더....
화숙이도 이상한 갑옷을 해 입고(보조기) 밀대에 몸을 걸친채 걷기 시작했습니다,
이 모두가 여러분들의 사랑의 시선과 따뜻한 마음의 결과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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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이요조

2001/12/21(금) 16:01 (MSIE5.0,Windows98;DigExt) 211.222.169.197 1024x768


작년 것







나는 오늘 메주 콩을 쑨다.
동짓날 임박해서 이제야 메주를 쑨다.
삶아낸 콩을 찧어 메주를 빚으며...팥죽을 쑤며..
바쁜 일손 중에도 문득 문득 어머니를 그리워한다.
어머닌 한 해도 메주를 거르신 적이 없으시며 한 해도 팥죽을 안 끓인 해가 없으셨다.
5남매를 한결같이 한 번도 생일상을 거른 적이 없으시듯....
장맛이 집안 맛이라고 늘 말씀하시던 어머니-,
3년 전 정말 내가 담근 우리집 장맛이 이상해졌다. 꽃가지가 곰팡이로 변하고...
장 맛이 갈려면 갱엿을 넣어보라는 어머님의 옛말을 기억하고 그렇게 해봤으나....
때가 늦었는지.. 효과가 없었다.
난, 죄짖는것같아 버리지 못하다가 그 이듬해 하수구에 쏟아버리며
불길한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비가 오면 나만 맞을까마는 우리는 뜻밖에 준비 없는 비를(imf)맞았고
우리집 또한 예외일 수 없었다.
사업의 불황!
뒤이은 나의 척추수술, 딸아이의 황당하고 급작스러운 병마...
여느 집 할 것 없지만 좀체 우환에서 벗어날 길이 없었다.
작년엔 김장도 채 못하고 병원에서 살았었다.
올 해는 마음을 다져 먹고 갓김치 알타리 깍두기 동치미 배추김치를....담궜다.
그건 김장이 아닌 내겐 어떤 무사안일을 비는 기원이였다
이제 장을 담글려면 메주 쑬 일만 남았다.
시골에서 좋은 콩을 구해왔다.
메주로는 한 말이지만 내 손으로 삶아내어 내 손으로 주물러서
늦은 메주라 잘 뜨라고 조그맣게 한 가운데다 구멍까지 내고..
다 만들고 나니 허리가 저려왔다.
내년 음력 이월엔 장을 담그리라. 두 번 다시 실패가 없는 장을...
나에겐 또 다시 시작 해 보려는 뜻이 스민 우리 가정을 위한 까맣고도 짠, 결의를......
세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려니 힘이 든다.
동짓날이면 의당히 떡을 하는 날이다.
비록 방앗간에다 주문하는 떡이지만....
크리스마스도 되었고 집엔 연만하신 어머님이 계셔서
아무래도 케잌보다는 떡을 즐겨 하신다.
뜨거울 때 냉동 보관했다가 하나씩 꺼내면 맛이 제대로 돌아온다.
옛날엔 동짓죽이 동네를 돌고 돌았다.
누구네 집 팥죽이 맛있는지 알 수 있었다.
굳이 크리스마스나 동지가 아니어도 이웃들과 떡 한쪽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정이 참 좋다.
내일 부터는 해가 길어지기 시작한다.
예로부터 동짓날은 작은 설이라 했다.
동지가 가면 한해가 다 가고 새해라 했다.
그걸 보면 우리네 조상의 슬기를 알 것 같다. 음력을 사용하면서도 양력을 몰라서가 아닌,
절기가 양력으로 맞추어 더 정확하고... 동지면 새해라는 것이 더 더욱 그렇다.
양력을 읽고 있는 음력~
어쩜 양력보다 더 정신적으로도 넉넉한......
우리 조상들은 붉은 팥이 액운을 물리친다고 새해를 맞기전
모든 나쁜 것을 쫒아내기 위해 대문에다 정지간(부엌)에다 장독간에다
외양간에다 고방(곡식창고)에다 곳곳에 붉은 팥물을 뿌렸다.
부정한 것들이 범접을 못하도록...
나쁜 액을 물리치는 뜻에서,
샤먼에서 기인 했다 하기 보다 우리네의 좋은 세시 풍습이라 생각하고싶다.

성경에서 애굽의 장자의 죽음에도 하나님은 모세에게 히브리 백성을 구할 방법을
양의 피를 문설주에다 바르라고 말씀 전하셨다. 죽음의 기운은 양의 피를 바른 집은 비켜가고....
맛있는 팥죽 한 그릇과 바꾼 장남의 권리를 약탈해 온 야곱......

찹쌀 새알심 동동 띄운 팥죽을 아이들에게 먹이는 매년 행사를 멈추고 싶진 않다.
아이들이 어릴 적엔 나는 반죽을 해 두고 아이들을 기다렸다.
세 아이들이 다 모이면 손을 닦이고 함께 새알심을 만들었다.
아이들은 깔깔거리며, 이상한 모양도 만들지만 들어가면 똑 같아 질 것을.....
우리 애들이 나중에..나중에...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나처럼,
또는 동짓날이 다가오면 제대로 된 옛 추억거리라도 만들어 주려는.....
내 사랑하는 아이들 마음 속에 영원히 안주 하고 싶은
못난 에미 속내도 함께 반죽해놓은 새알심을........아이들은 알란가..?
오늘도 늦게사 하나씩 들어올 내 아이들에게 팥죽 한 사발을 디밀고는 다가올 새해엔
정말 좋은 일들만 있기를 간구해 본단다.

내, 사랑하는 아이들아~

2000년 동지에 써둔 글

*경상도 지방에는 생일날 찰밥에다 팥을 넣음
붉은 것이 액귀를 쫒는 의미도 있지만
좋은 吉常(길상)의 의미도 함유되어 있음.






http://column.daum.net/yojola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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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ck 미루나무에 걸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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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이요조

2001/12/18(화) 01:12 (MSIE5.0,Windows98;DigExt) 211.198.117.227 1024x768


포도넝쿨 아래  








잠 못드는 밤







불을 끄고 자리에 누우니

환한 달빛~



벽에 걸린  포도 畵圖

온 천정과 바람벽이

커텐 사이로 스민 달빛에

어룽져

포도밭이 되었구나



바람이 부니

포도넝쿨 잎새도

바람에 흔들~







이요조



** 달빛에 그물 커텐 그림자가 포도 넝쿨 그림자로 온 방안을 가득 메웠습니다.

간혹 미풍에 그림자가 흔들리는 것이.....포도 잎새들이 흔들리는 것 같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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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눈 내리는 강가로 나왔습니다.*



오늘도 강가로 나왔습니다.
건너지 못할 강 이쪽과 저쪽이 이어져 있다면
당신과 나,
이 물 줄기로 인해 닿아 있을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길을 걷습니다.
이 길이 당신 걷는 길과 이어져 있다면
당신과 나,
이 길로 곧장 가면 언제고 만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람 부는 거리로 나왔습니다
이 바람이 당신 계신 곳에서 불어왔다면
당신과 나,
이 바람에 머리카락을 함께 날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비가 옵니다.
갑자기 오는 비는 아무도 피할 수 없습니다.
당신과 나,
서로에게 우산이 되려듯 몸을 옹송거려 웃으며 뛰어 갈 때,
설렁탕 간판이 거꾸로 매달려 있던
길다랗기만 하던 좁은 골목길을 기억하는지요.

눈이 내립니다.
첫 눈이 내립니다.
지금 당신도 첫눈을 보고 있겠지요
펑펑, 흰 눈이 쏟아지듯 내립니다.

저 눈처럼
나 또한 쏟아져 내립니다.
이러다간 내가 묻힐 것만 같습니다.
온통 당신 생각에 파묻히고 말 것입니다.

잠이 옵니다.
난 지금 눈송이로 녹아내립니다.
당신 코트깃에 앉아
당신 입김에 잦아들,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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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 울 비



느림의 시간이
신작로 위
떨어져 누운 낙엽들을
일일이 토닥이며

추적 추적
회한의 눈물을
뿌려대며 그렇게
떠나가고 있었다.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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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야 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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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같은

비가 내리는 날엔

비내리는 창가에 앉아

차 한잔에 입술을 축이며

따뜻한 째즈를 듣고 싶다.

줄줄 흘러내리는 비는

상처난 내맘을 씻어주고

달콤한 째즈는 날 토닥이며 달랜다.

비 오는 창 밖을 보면

난 째즈가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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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 소리 따라

아카펠라로

흥얼거리며......

째즈 멜로디를 담아 본다.

사랑, 낭만, 고독, 그리움이란

이름의

빈 양푼을 죄 펴 놓고

흘러 내리는

빗방울을 받듯이.......

내 마음의 빈 그릇도 내어놓고

비처럼 그렇게

흐르는

멜로디를 받는다.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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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der=0 >




겨 울 비



느림의 시간이
신작로 위
떨어져 누운 낙엽들을
일일이 토닥이며

추적 추적
회한의 눈물을
뿌려대며 그렇게
떠나가고 있었다.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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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다 림

시조


온종일 기다리다


삽짝이 닳는구나


오라는 님 아니오고


서쪽 창에 노을만 드네


흰 박꽃 달빛에 저려


눈물같이 피누나





님을 위해 잘 익힌


술동이를 그러 안고


마음의 빈 강에다


나룻배 띄워 놓고


어둔 밤 길 못드실라


조용히 노래하네



이요조










올 해 정초에
나보다 한참 선배님의 `시조카페 난에다 누구란 말도 않고 처음으로 글을 올렸었다.
곧 이어 선생님께서 친절한 답글을 보내왔다.
요약인즉슨
"님의 시조는 너무 진부하다"
(선배님 만약 보신다면 이 무례를 용서하소서)는 답변이셨다.
그저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저도 알지요......
현대시조가.. 심오성?을 띈다는것을 알지요.
현대 詩보다 더 어려움을....
그 넘의 定型틀을...
스틱을 사용하면 오토도 할 수있다는 대 선배님들 가르치심을......

그냥 쓰고 싶어서 써 보았는데...
눈물같은 사랑도 없으면서......
박꽃도 없으면서......
더 더구나 찾아줄 님도 없으면서.....

詩란 관념의 세계다.

아우슈비츠의 비극이후 우리 문학계에서는 자연주의..낭만주의.서정성이
도태되었다.
아니 시인들은 더 이상 아우슈비츠 사건들로하여
더 이상 서정시의 나열로 부끄러워질 수 없었다.

함께.....피살되었다.
죽고 사라졌다.

그런데.....
네티즌 들의 자작글을 보노라니...
아~~~
죽은 것이 아님을 보았다.그리고 난 느꼈다.

지하 레지스탕스들처럼......
눈알 붉게 충혈 된 채로 성성하게 살아 있음을.....

사람들은
戀詩를 쓰면 조야하다 그런다.

나 자신
어떨 때는 조야하여 부끄러울 때가 있다.

이 시대의 詩는 기술적 합리성의 세계가 마치 주관인양
장악하고 있음을...

詩란 마음에서 우러나는 것
누구든..
가슴이 정말 아파 본 사람은 안다.

혹독한 열병으로 아파보아야만 詩가 됨을....
열대지방에 사는 이들에겐
소설가가 없고 시인이 없다.

추운 북쪽 지방일 수록
우린 거장을 만나 볼 수 있다.

섹스피어가 그렇고
톨스토이가 그렇고

삶의 긴장을 늦추지 않고 사는자들의
관념,

그 게
모여 피같은 글이 창출 되어진다.

참,
눈물을 아는 자,
그 비극이 카타르시스를 구현하고.

이야기 본론은
내가 그렇게 시조시인이 조야한 걸 쓴다고 된통 야단 맞은 시를
누가.....
그 시에 집착한단다.
제목마저 나름대로 '삽짝'이라 명하며...
그래서 2,3,4 의 탄생을 기대해 본다 그랬다.
그는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 줄도 모르고.....

마침내
며칠 전
그는 내게 으름장을 놓았다.
기다리다 지쳤나보다.

"내가 시조 작가가 되는게 빠르겠소.
삽짝2, 3 4 는 요원하시고... 맨날 도봉산에 미스터 김 이야기요?"

난 황당했다.
뭐라고 답변을 해야하나?
며칠을 두고 고민했다.
이 글을 그도 볼 것이다.

*답변*
요즘 글 쓰기를 거의 포기한 나를 돌아다 봅니다.

많이 생각하게 하는 말씀이군요
시를 쓰다가도 나 자신 딜레머에 곧잘 빠지곤 한답니다.

어느날 시가 우습게 여겨지다가.....
이렇게 님이 주신 따끔한 충고로
꺼진 마음에 불을 지피다가......
예술성의 한계를 비참하게 느껴 보다가.....

그러구러 세월이 갑니다 그려......


아래 그와 비슷한 것 한 점 보내드리면서......

감사한 마음으로 '채찍' 받아 들입니다.


★기다림은 우리네 삶의 희망이였습니다.

한 낮(젊음)서 부터 기다려 왔고

이제 날도 저물어 황혼이 찾아왔습니다.

곧 일몰이 되면, 어둠이 내리겠지요.

그대는 올듯 올듯 오시지를 않고......

아~

어디선가 장닭이 홰를 치면

곧 먼동이 트겠지요.

내세엔 그렇게나 간절히 기다리던

기다림이란 아예 없어도 되는 곳,

이젠 그 곳을 기다리렵니다.

그 곳,

먼동을....



글/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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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망(未忘)*





그대 오신다기에

나는 하루 왼종일을 문 밖에서 기다렸지요.

서쪽 창에 노을이 들 때까지,

박꽃이 하야니 필 때까지 서성이였지요.


그대 오신다기에

내마음은 하늘처럼 푸르러 드높았었지요.

그 하늘을 가르며 날아 오르는 한마리 새를 보았지요

종달새 처럼 솟구치며 마구 노래하고 싶었지요.


그대 오신다기에

새 식탁보에 은 수저도 가지런히 놓고 촛불을 밝혔지요.

모본단 이불에 원앙침도 놓았지요.

나는 어둔 밤길을 눈(目)으로 쓸고 또 쓸었지요.


그대 오신다기에

나는 행여 못 찾으실까 나직히 노래도 불렀지요.

어둠을 헤치고 휘적 휘적 걸어 올 당신을

기다리다가...

기다림에 지쳐 ....

미망에 더케만 더 쌓였지요.

더,
.
.
.
.

글/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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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電話)


이 요조


선(線)이 없어도, 내 한 쪽 끝과
당신의 한쪽 끝은 늘 연결되어 있어
언제나 마음만 있으면 들리는 음성,

별빛 보다 더 빠르게..
마음에 찌르르르 진동이 울리면
우리는 항상 그리움으로 통하고 있었다.

사랑의 수다를 먼저하려고
언제나 중간에서 마주 부딪치며
우리는 늘 시퍼렇게 사랑했다.

또닥또닥 두들기는 다듬잇돌 방망이처럼
해도해도 끝없는 시시한 수다들로
가려웠던 사랑의 등짝은 늘 시원해왔다.







비틀즈의 HeyJude


*****

잠간 분위기 바꿔 보고 싶었습니다.

화숙이는 오전 6시 30분에 나가서는 오후 5시 되어서야

병실로 돌아왔습니다.

수술후 몰아치는 졸음과 갈증에도.....

병실의 수박 냄새는 용하게도 맡고는..

"엄마~~ 수박냄새~~~ 먹고싶어~~"

라고 했습니다.

수술은 잘 된 것 같습니다.

제 딸아이는 오늘 침상에서 내려 서긴 했는데...

입원 이틀 전 상태와 다를 바 없어.....

..........................

어제 제가 아픈 곳을 손으로 눌러 테잎처리 한 곳을

박사님께...전하고......

아이는 다시 다른 사진을 찍었습니다.

다른 무엇이 있는 것인지......

한 달 넘게 누워있었던,,,,후윳증이라기엔...

뭔가 석연치 않는 구석이 있습니다.

내일쯤이면 무슨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감사드립니다.

전화로 또는.... 칼럼으로 저희에게 따뜻한 격려 주심을......

...............

아픈 사람들을 생각하면

건강이 제일 큰 행복임을 우린 건강할 때

감사해야 한답니다.

건강하세요.

님들~~~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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