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의 여백 -----------------



**조금, 그래, 아주 조금만.....**



기쁩니다.
제 아이는 이제 완전해졌습니다.

기도해 주시는 어떤 분은
너무 좋으셔서 "하하하~" 하고 웃으셨습니다.
여태까지 잊고 있었던
앙다물고 있던 가슴의 슬픔이,
강둑 제방처럼 와르르 무너졌습니다.
그렇게 반가와서
함께 기뻐해 주시던 웃음소리는 근간에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아마도
간호하는 제 몫까지 측은해 하실...
친정 부모님이 살아계신다면,
그렇게 기뻐뛰며 반겨 웃으셨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많이는 기뻐하지 않겠습니다.
조금만 아주 조금만 기뻐하겠습니다.


아직까지도 아파서,
너무 고통스러워하는 남겨진 환우들을 생각할 때
기쁨도 조금 참으렵니다.


꿈같은 일입니다.
딸아이는
전혀 절지도 않고 반듯하게 잘 걷습니다.
지금은 다리가 힘이 조금 없다는 이유와 안전을 위한 목발을 사용하지만.....
정상으로 급한듯 거짓말같이 돌아 온 아이.....
침상위에서 바닥아래로 내딛기까지
꼬박 두달이 걸렸습니다..

정말이지
제일 가까운 거리를
아무런 이유를 모른 채
아주 멀고도 먼-길을 힘들여 돌아온 저와 제아이였습니다.
마치 주님 걸어 가신 골고다의 언덕을 오르듯 고통속에 돌아 나오며.....
우린 많은 것을 여태껏 보지도 느끼지도 못한 것들을 다시 만나보고
다시금 생각하게 했습니다.
마음의 찌꺼기가 온통 다 쓸려나갈 만큼의 눈물을
홍수처럼 쏟아냈습니다.

'마음으로'

바로 서게되고
반듯하게 걷게됨을,
얼마나 뜨거운 눈물의 새로운 기도로
감사드려야 할 일인지요.
하나님은
우리들에게 어려운 일을 직접 둘러보게 하셔서
질병과 그 암울한 고통 속에서
어두움과 힘드심을 손수 보여주신 것입니다.
그러신 연후에
참 기쁨과 참 밝음도 물론 잊지 않고 챙겨 주셨습니다.
덤으로 참사랑도 알게 하셨습니다.
올곧은
우정과 사랑을
분별하는 눈을 주시고...
어눌한 제 기도도 바로 잡아 주셨습니다.


고통이
진주를 만들어 내는
아주 힘든 인내로
지내놓고 보니
하나님 뜻이 계신 "큰 사랑" 임을 뒤미처 느끼고
이제사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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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아이에게 저녁밥을 먹이고
로비에 있는 인터넷 방으로 내려왔다.

오늘, 병원에서의 마지막 밤,
드디어 내일 퇴원이다.
통증으로 못 걷던 아이가 반듯한 걸음걸이로 되돌아왔다.
사랑하는 나의 신께...그리고 모든 분들과
이 기쁨을 나누고 싶다.
오늘 밤, 잠은 잘 오려는지....

8월 하순에 들어왔던 병원,
9월초에 아이는 수술을 하고 퇴원했다가
이내 알지못할 통증에 시달려
그, 9월에 재차 들어 온 병원~~

올 가을은 병원에서 그저 그렇게 지나갔다.

설령,
바깥세상에 있다 치더라도 요란한 단풍놀이는 바라지도않지만.....
그런대로 살고 있는 곳에서 조금만 나가면......
온천 가는 길목,
가까운 산행(名山)의 길목이,
유수한 곳이므로...
나는 늘 즐기던 그 가을을 손목 한 번 제대로 잡아보지 못한 채
그냥 떠나 보낸 것이 이렇게 아쉬울 수가 없다.


망연히
늘 서성이던
12층 비상계단 입구쪽에 서서
전화기 하나로 세상을 간혹 연결하곤 했던
그 창을......

그 창에서 내려다 보면
가을내 간간이 산책하던
작은 사잇길이
나목들 사이로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낙엽이 떨어져 쌓인 작은 동산으로 감아돌며 올라가던
정맥줄같은 계단하며....흙길이,
지금은 동짓달을 향하는 추운 길목에서
속살을 드러내놓고 지친듯 누워있다,
누군가
그 드러난 파리한 정맥줄에다 링거를 꽂아
수액을 투여하면
낙엽으로 떨어져 버린 그 자리 자리마다
새 움이 툭-툭- 불거져 나와서는 잎이 되고
연두색 수액이 한바퀴를 돌아나면
먼 남쪽에서 실린 바람이 나뭇 가지마다 수런수런대며
봄을 매달 것이다.
마치 가르마같기도 한 그 길을 녹음으로 덮을양이면,

꽃망울이,
그렇게 봄을,
화사한 빛깔의 꽃을 자아 낼 것이다.


밤이오면, 작은 동산 여기 저기
군데 군데마다 쪼그리고 앉아있는 낮으막한 외등 불빛들은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환하게 언-땅을 안아주듯 비추는 그 풍경이
축제를 위해 불 밝힌 燈처럼
마냥 따스하고 행복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즐거운 연말연시를
창밖을 내다보며
남아있을 아픈 환자들, 그 마음은 어떨까?

이 곳에 와서 알고 서로 인사하고 지내는 아이들...
지금 인터넷하는 바로 내옆엔...
백혈병으로 전신이 엉망인 영진이가
쪽지에 깨알같이 적힌 것을 옮겨다 쓰고있다.
뭐냐고 물어보니.....새로운 맬 주소록을 작성한단다.

그런 것이다.
그 것은 바로 희망인 것이다.
영진이는 지금
10차가 넘는 약물치료를 끝내고 내려와
찌그덩한 눈으로
희망이란 씨알을 제 메일함에다
한알 한알 콕-콕- 정성스레 파종하고 있는 것이다.

골육종이던 동민이도
지금 막 4차 약물치료를 마치고
독한 약물을 씻어내리는 약물을 또 투약중이란다.
밝고 명랑한 아이 동민이......
이 병원에서 우스개로 동민이 모르면 간첩이란다.
언제나 우리병실을
제 냉장고로 알고 뒤지듯 돌아 다녀도 밉지 않았던 아이....
내일,
15층에 누워있는 동민이도 한 번 만나보고 가야겠다.

젊은 아이들....
23살, 25살,
그 아이들 부모의 심정들은?
그에 비하면 난, 실로 아무 것도 아니다.

누가 그 아이들의 봄을 뺏을 수 있을까?
누가 젊은 아이들의 찬란한 봄빛을 훔칠 수 있을까?
누가 멜 함에다가 무수한 주소를 입력시키는
저 아이의 내일을 차단할 것인가?

그래도,
그래도 무척이나 밝은 아이들을....
아무렇지도 않은듯한 아이들을 보며.....
나를 뒤돌아 보게된다.

나는 과연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나는 왜 그들에게로 마음이 쏠려갈까?

물리치료실에서도 만나게 되는 아이들....
육신이 아플수록
맑은 물을 찰랑찰랑 담고있는 것처럼
영혼이 투명한 아이들~
누구보다 마음은 반듯하게 건강하다.

누가 그랬다.
어쩜 우리들(성한 사람들)보다 더 행복할른지 모른다고.....

악의 무리에 휩쓸리지 않게
선별해 두시려고
차라리
고통을 주시는 그 분,

멀쩡한 모습으로
멀쩡한 가면을 쓰고
악한이들이 사람들 무리에 섞여서 살고 있다.
사람들은 그 것을 선별해낼 수 없다.
악한 사람들을 무섭게 그리는 만화가의 주인공처럼
사악하게 그려내실 줄 모르는 그 분은
소수의 천사들을 차라리 표나게 선별해 놓으셨다.
이 세상에 천사의 기근이 올까봐서
미리 어쩌지도 못하게
올무로 묶어두셨다.

죄 없는 천사같은 아이들.....
모두 그 마음은 푸른 하늘로 열려있다.

어젠 재활 스포츠실에서
안면있는 한 청년이(반신불수) 자전거를 타다가
곁에 가까이 서 있는 내게
불쑥 뭘 내미는 게 있었다.

너무나 갑작스런 일이라....
그 짧은 순간은 내 머리에서 슬로 모션으로 부각되었다.
왜 그랬는지
얼른 손이 나오지 않는 나,
온통 머쓱해져서
얼굴이 구겨진 채 그 손을 마악 걷어들이려는 찰나~
난 아주 순간적으로 그 사탕을 받아들었다.
그리고 또 망설였다.
그 사탕을 입에 물 것인가?
어떻게 처리를 할 것인가에 대하여....

곁눈질로 보고 있는듯한 그 젊은 청년에게
난 내 딸아이를 가르키며
저 아이에게 주겠노라며 고맙다는 말도 건넸다.

런닝머신을 열심히 하고있던 내 딸아이는
갑작스런 사탕출현에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내가 가르키는 쪽을 뒤돌아 보다가
고맙다고 눈 인사를 했다.

그런데....
내,고민은 오늘 아침 식전부터 계속되었다.
뭘 갖다줘야하나?
사탕 한 알에 대한 보답을..
귤을 줄까?
쵸코렛을 줄까?
아냐 운동 후 갈증이 나니 쥬스를 줄까?

오늘,
마치고 나오는 그 아이에게
음료수를 한 병 건넸지만....
내일은 우리가 오지 못할거란 말은 차마 건네지 못하였다.

정말 내가 그들에게 건네 주어야 할 것은 무엇인지.....

난 가진 것도 없다.
빈손으로,
하나뿐인 몸뚱이로만 봉사하려해도
지금 내처지가 더 어려울 지경이다.

내 이 작은 소망이,
나의 희망이,

손바닥만한 구름이.....큰비를 만든다는 그런 기적이(열상 18장)
일어 날 수 있을까?

정말 말씀대로 기도하고.....간구 속에살면,
내 스스로의 구원이라도,,,,,,
무언가 달라지는 역사를 그 분은 내게 주실른지......

희망..
그,판도라의 상자 속에 남아있는 희망을 은밀히 나에게
비춰 주실지?





마지막 저녁 인터넷 방에 들어와서
그냥 써 내려가는 .....내 마음의 소리글로.....


2001년 12월 5일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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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이와 헤어지기 싫다면
무소의 뿔처럼 홀로 가라.

욕망은 실로 그 빛깔이 곱고 감미로우나...
이것이 내게는 재앙이고 종기이고
화이며 질병이며 화살이고 공포일지니...

물고기가 그물을 찢듯이.
한 번 불타버린 곳에는 다시 불이 붙지 않듯이,
모든 번뇌의 매듭을 끊어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홀로 가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흙탕물에 젖지 않는 연꽃같이,
무소의 뿔처럼 홀로 가라.


-<숫타니파타>-



깡통에
진흙을 넣으면

일단은
무거워 보입니다

빈 깡통 일때의
생각을
버렸기때문입니다

- 따 온 글-

*클릭/내일 일은 난 몰라요* ********************************************************************************

너무 죄송하여 전화조차 제대로 드리지 못합니다.

아직은 여린 우리들....

말귀를 제대로 듣질 못하고.....

그 뒷편의.... 참(眞)을 느끼지 못함이라 생각하세요.

그리고 이런 ,,,,미숙한 저희들에게...

이끌어 내어 대화의 장에 참여시키고.....

목사님을 여기에.... 불러 오시게 만든 계기는

그 것 또한 저의 祝福이라 사료됩니다.

너무 심려치 마세요

시간이 지나고..... 후에 저절로 알아질 문제들이니까요.

(그런데..알면서도 잘 행해지지 않는 점이 더 문제인지도 모릅니다.

감히 주신 귀한 말씀 들고나와..... 죄송합니다. 좋게 긍정적으로 어여삐 보아 주시기를..

멜이 되질 않더군요.....)

********************************************************************

한 병상의 아이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요

23살 김화숙.....광주.... 유치원 선생이랍니다.

척추가 휜 병으로......

입원을 했습니다.

머리와 다리에 무거운 추를 달고 있습니다.

머리는 마치 골고다를 향해 가신 주님처럼 가시 관을 쓰듯....하여 추를 달았고......

다리에도....... 쇠 막대기를 질러 무거운 추를 양쪽으로 늘어뜨려 놓았습니다.

팔에는 진통제를 달고... 물만 먹어도 게워내고 있습니다.

벌써..우리 방에 온지.....일주일이 되어갑니다.

오늘 다시.. 수술이 있습니다.

화숙이는 그 아픈 다리로도. 운동을 합니다.

늘 양 다리를 꼼지락 거립니다.

어젠 화숙이에게 제가 좀 큰 거울을 주었습니다.

제가 병상에 누워있을 때(디스크) 제일 갑갑했던 게.....

여러 사람의 목소리만 들리는 것이였습니다.

병실이 어떻게 생겼는지 천장만 보고 있었지요.

화숙이가 웃었습니다.

"얘야 ....레지던트 중.어느 의사가 미남인지 살짝 보기도 하렴......"

"아~~ 꽃이 너무 예뻐요"

창가를 비추어 본 화숙이의 첫 말이었습니다.

뭘 제대로 먹지도 모사는 화숙이에게.... 자일리틀 껌.... 자일리틀....?? . 그런 것들을 주며......

C D 를 가져다가 복음 성가를 이어폰으로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내 딸은 삐쭉거리며...... .. 질투하고......

"화숙이 엄마 딸 해~~~"

그러면서 웃깁니다.

제 딸 아이는 멀쩡합니다.

그러나 오늘 아침 첫 수술 들어 갈 화숙이....... 무려 10시간의 수술을 끝 내고 나오면

일주일 내로......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 무거운 짐을 다 벗은 예쁜 모습의 처녀로 돌어 갈 것입니다.

.........................

우리 종인이도 그렇게........

깨끗하게 만들어 주세요.....하나님~~

그렇게 지금은 모두의 측은한 눈짓을 받지만....한 일주일 후면.....

우리 종인이가.......

마음으로 더 상처받을 일이 두렵습니다.

침대에서 바닥까지가....... 아직도 얼마나 더 멀고 먼지요?

아버지.......

두 처녀에게 아버지의 손길......

꼭 같은 은혜 입도록해 주시옵소서.......

(메밀꽃 같은 두 처녀들에게......)


이요조
*내일 일은 난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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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제(難題)


그림, 그리고 싶다.

그런데 되질 않는다.
노트북 어디가 잘 못 된 모양이다.
윈도우 그림판을 열고...
줄 긋기가....
또는 실행이 잘 되질 않는다.
뭔가 먹혀들지 않는다.
그 답답함이란...


그제는 새벽 일찌감치 나가
병원 인터넷방의,
내 것이 아닌 다른 컴으로 그림을 그렸다.
새벽녘에 그림을 그렸다.


처음엔 잘 그려 질지 어쩔지도 모르고 그냥 무턱대고
그리기 시작한 것이
아무런 의미나..생각도 없이 무턱대고 그린 그림이,
좋지도 않지만 메밀꽃이었다.

바깥에 나와서 그림을 그리리라곤
정말이지 내가 다른(외부) 장소에서.....
이런 내 마음을 표현해낸다는 것은 상상조차도 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

비록 어눌한 마우스 그림이지만
그런대로 생각한 만큼은 못 따라주어도
어느정도는 제대로라도 그려진다면 좋겠다.
마치 꿈결에서 무슨 일을 행할려다가 못하는 것처럼..당췌 되질 않는다.

내 속에 그림은? 무엇일까?
사람이라면 다 갖고 태어나는 그 것, 뿐이었을까....?

그냥 난 내 본능이 시키는 대로라면.,,
그냥 늘 그리는일을 습관적으로 계속 해대고 싶을 뿐,


이세상 누가 일아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내 만족을 위할 뿐인....
그냥..그저..그렇게 하고싶다.



언제나 컴으로 마우스 그림을 그릴 때는 어떤 그리고자하는 대상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난 주로 그저 그린다.

어떤 심령이 와 닿은듯... 그냥 아무 생각없이 그려댄다.

이렇게...
컴의 어디에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제대로 그려지지 않을 그림일 수록 더욱 애착이 가는 것은 무엇일까?

자식도 건강한 자식보다
아프고 여린 자식에 더 애정이 간다고 하였는데....

그래서일까.....

안되는 그림을 부여잡고 낑낑댄다.
선(線)이 그어지지 않는데.....무슨 그림이 될까?

그래...
삶을 살며....
내 생에,
내 행로에,
신앙의 금이 잘 그어지지 않는데....
난 무슨 그림을 그리며 무슨 채색을 할 수 있을까?

왜?
제일 중요한 선이 그어지지 않는 것일까?

점(點)은 어쩌다 찍히지 않을 듯 곧 찍어지며.....
선(線)은 내 마음,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화닥지 난 어느 순간 가끔씩 황당하게 엉뚱한 금이 그어진다.

그래 그런 것이야
바로 그 것일 것이야
세상은
뭔가 고장난 듯...

우리 맘 먹은대로 되진않아...



그런대로 뭇난 내 그림은
나의 유일한 숨 구멍, 바람구멍이 되어줍니다.

내 가슴 저 밑 바닥서 부터 쏴~~ 밀려오듯 오는 희열을,
언제나 내 마음의 대변을 해 주는
그림의 우정을 나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설령 내 맘대로 잘 되지 않는
인생살이 같을지라도,
어눌하기만한 내 신앙 같을지라도,




이요조.





M:Alison Krauss - I W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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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새벽,
난 며칠째 이글을 써야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였다,

정말 짧은 인연이었다.
사람은 갈 때 정을 끊고 간다고 했던가?

며칠 전....
과일이 많이 생겼길래
여 양구 그녀의 남편을 생각했다.

난 동안..
그들을 애써 찾지 않았다.

일주일 전 쯤
주사 꽂을 때가 없어...
틔워 논 정맥으로 지혈이 되질않자
그 때...
피를 많이 흘리는 장면을 보았다.
벌써.그의 눈동자는 허공을 헤메고 있었다.

피골이 상접한 그.
그는 간호사에게
"저 여자가 안 자~~"
하며 헛소리로 일렀다.
무서웠다.

그 밤으로 병실을 나와
그가 두렵고 무서웠다.

그리곤 그를 애써 잊으려 했다.
그동안...
병실에서.......
내가 다니는 카페의
"현숙한 부인"도 만나고
반갑게 만난 그녀랑 한 이삼일.....지나면서....
그녀의 병실이 8호,
그의 병실이 10혼데도 그냥 지나치기를 몇일....

병실 전화를 했다.
명분은 과일을 나누기 위한.....
다른 환자 보호자가 받았다.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조심스레 10층으로 내려가서...
간호사실에 물어보니....
어쩜....
그는 그날밤으로 ............
유명을.....

내가 무심했다.
그 방 앞을 지나쳐 가면서도
난 그를 애써 잊으려했다.

오늘 새벽,
인터넷 방에 들어와서
또 한 인연을 만난다.
이 시간대에 만나는 보호자들이란
모두가.....
(더구나 보호자를 필요치않는 이 병원에서는.)
중환자를 둔 가족들이다.
융모상피암....이란 가족을 둔 한 사람을 만났다.
7층.... 6호
32살의 애기 엄마,
아들 둘을 둔....
크리스쳔이란다.


오늘은...
의사도 이상해하는 아이의 증상..
마지막 결과가 나오는 날이다.

새벽에 나와
오지않는 잠을..
갈대 그림을 그리다가
여태 망설여왔던 이야기를 줏어댄다..

언제나 난,
병실에서 새 아침을 맞으며 늘 우울해 한다.
또.....
별 성과없이 새날이 밝아버림에.....
늘 괴롭다.
좀 있으면 또 다른 새 날이 시작 될 것이다.

정말 다른....
정말 희망의 새 날이 되었음 좋겠다.

진부령의 눈이 쌓여도......
총재직 사퇴설이 있어도....
탄저균이.....어쩌구 저쩌구 해싸도......

난, 마치 먼-나라 이야기로 들린다.

나도 그 복잡한 세상 속으로 돌아 가고 싶다.
지저분해 보였던 .....
스모그로 잔뜩 찌푸려진 그 하늘 아래....
나도 뒤섞이고 싶다.
아무렇지도 않게 뒤엉켜 살아가고 싶다.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여 양구, 그녀나....
지금 내곁에 있는.....
부인을 간호하고 있는....
잠오지 않는 밤을 달래는
그 남편이나.....





M:
너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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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이란 얼마나 멋진 일인지.....

작년 이맘 때 쯤, 모처럼 우리집 막내가 원해서 인터넷으로 주문을 한 책이 있습니다.
연탄재???.... 라는 책이었는데.....

모처럼 어른이 접할 수 있는 동화책이었습니다.

잘 생각이 나지 않지만.....
(그 책은 집에 있으므로)
어떤 기억나는 내용을 옮겨 보자면,

한 병실에.... 베드 두개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창가에 베드였고 또 하나는 입구쪽에 있는 베드였습니다.

창가에 있는 아저씨는 늘 우울한 얼굴로 창 밖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다리가 아픈 아이는 일어날 수 없어서 창문을 통해서 바라보이는 세상 밖 모습들이
몹시 궁금했지만....

창가의 아저씨가 너무 우울해 하는 것 같아 좀체 말을 걸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소년이 물었습니다.

"아저씨~~ 창 밖에 무엇이 보여요?"

"................."

한참을 있던 아저씨의 입이 열렸습니다.

"그러엄"

"뭐가 보여요?"

소년은 눈을 반짝이며 즐거운 얼굴로 물었습니다.

"음, 학교가 보여......"

"그리구요"

"음....운동장도 보여"

"아이들도 있어요"

"그럼...공을가지고 노는 걸"

"몇 명이나요?"

그날로 부터....병실에 둘만 있게 되는 날은 아저씨가 운동장에 있는 아이들 모습을

낱낱이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축구시합이 있는 날은 숫제 축구중계까지 재미나게 해 주었답니다.

아저씨는 무슨 몹쓸 병을 앓고 있었고(?)

아무튼 그 방에서....그가 나가고 난 후(?)......

소년은 어느덧 몸이 나아서.....드디어 소원하던 그 창밖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아저씨가 늘 이야기 해 주시던 상상 속으로만 보던 그 학교 운동장을,

늘 아이들이 왁자지껄 떠들며 웃어대던 그 학교 운동장을 찾아 보았습니다.

그러나 창가에서 바라 본 그곳에는 학교는 커녕 운동장이란 없었습니다.

그 아저씨의 상상으로 전달 받은....



오늘...

아니 이젠 어제 일입니다.

물리 치료실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아마 외래로 오는 환자인지(입고있는 사복으로 짐작).....

종종 보게되는 한 소년이야깁니다.

소년은 오른 쪽 팔 다리를 전혀 쓸 수가 없어...보행이 불편합니다.

얼굴도 비뚤어진 것 같은 소년....

어머니가 보호하며 도와주는대로 겨우 보행이 가능한 아이......

뭐라고 큰 소리로 외칩니다.

우리는 알아들을 수 없지만...

엄만...."니나 잘해" 그러시며 웃습니다.

뭔지 모르지만..... 기분 좋은 일이 있나봅니다.

아이가 가르키는 쪽을 보니까........

그 곳엔...언제나 같은 시간대에 치료차 들리는 한 할아버지가 계십니다.

할아버지는 마치 무슨....페스트푸드..광고에 나오는 멋진 할아버지를

동양화시켜 상상하시면 됩니다.

얼굴은 온화하시고..눈썹은 눈사람 눈썹처럼 숯 검뎅이시고....

신체는 얼마나 크고 멋진지 모릅니다. 물론 배도 그렿게 불룩 솟았구요

누가 보아도...멋있고 참 좋은 할아버지로 느껴지는....

늘상 수평대위에서 서는 연습을 하십니다.

그런데 그옆엔 언제나 간병인 아주머니 한 사람이 그림자처럼 붙어있습니다.

상대적으로 키가 아주 작아서....ㅎㅎ 제 혼자 속으로 별명을 붙여준 게 있답니다.

"쥐방울~"

그 아주머니 아시면 화를 내시겠지만,

그런데..정말이지..머리마저 아주 짧게 자르고....이상스레 작게 생긴 그 아주머닌

할아버지와는 상반되게 아주 얄미운 요정처럼...생겼습니다.

언제나 공중에 매달리듯..서 있는 할아버지 곁에서.....그냥 서있는 것이 아니고.....

자기 어깨를 주무르라고 시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등도 두드려 달라고 시키는 것입니다.

아주 사이좋은 한 쌍의 커플처럼 말입니다.

에그..... 가만 있으면 중간이나 갈 것을... 저도 처음엔...한 마디 거들었지 뭡니까?

"할아버지가 어깨를 곧잘 주무르시네요"

"..........." 아주머닌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사 알고보니.....할아버지...손 끝의 힘을 불어넣으려는 운동이였음을.....


저 역시도 이런 아둔하고 황당한 질문을 몇 번 받았음을.....

물리 치료실에 아이를 휠체어로 디밀어 놓는 나를 한 아주머니가 내 옷깃을 가만히 당깁니다.

한 발 물러선 나에게 귀엣말로......

"밀어주지 마세요...제 스스로 하게.. 팔힘도 길러주어야지요"

그말에 전 빙그레 웃어주기만 하였습니다.

또,,,남편이 고혈압으로 쓰러진 젊은 부인은.. 우리를 상상만 하다 못해...

제 곁으로 와서 살짜기 묻습니다.

"아가씨도 고혈압이예요?"

"아니요" 하고 웃어 주기만 하였습니다.

사람들은 자기 입장에다 견주어 곧잘 상상을 하다가 불쑥 이상한 말이 되버립니다.



참.....

하던 이야기 계속해야지요

그 소년이... 앉아 있는 제 앞으로 왔습니다.

세련된 표정이 무척이나 밝은 소년의 어머니가 웃으며며...

대충 이야기를 흘립니다.

그 소년은.... 물리치료실에 들어오면 언제나 할아버지의 할머니를

학수고대 기다린다고 합니다.

왜냐면....간병인 아주머니가 할아버지를 뺏어간다고...늘 걱정이랍니다.

그 때, 정말 할머니가 들어오셨습니다.

할머니가 아닐 정도로 멋쟁이셨습니다.

간병인 아주머니를 걱정 안해도 될 정도의.......

그 젊은 할머니가 또 나가시려하자.... 소년은 뭐라고 뭐라고하면서 일르는 것입니다.

할아버지를 잘 지키지 않으면 뺏긴대나... 그러면서....

알아 들을 수 있는 사람들은 모두가...뒤집어 지도록 유쾌하게 웃었습니다.

걷기연습을 다 끝내고 소년이....우리 있는 곳으로 와서 앉았습니다.

" 얘야... 넌 상상력이 풍부하니... 소설가가 된다면 아주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겠구나"

했더니 계면 쩍어하다가...

엄마더러....그러고 싶노라고 얘길했습니다. 그리고 엄마를 호강시켜 드리겠노라고도.....

누워서 다리 근육 운동을 하는 누나를 돌아 보았습니다.

걔 엄마가 "누나야" 그러니까..... 날 바라보더니...."아냐 딸이야"

그럽니다. 우린 웃었습니다.

누나 나이를 알아맞추길래... 난 엄지 손가락을 펼쳐주었습니다.

"넌 몇 살인데?"

"스므살요"

"에게게 니가 어째 스므살이니... 18이지"

엄마가 면박을 줍니다.

에이 낼 모레가 크리스마쓴데.... 벌써...한 살 더....."

"쳇~~ 그래도 19이면서..."

엄마 말씀에 계면쩍어 합니다.

누나 앞에서......어른이고 싶었는데...엄마는 그것도 몰라 주십니다.



지금...이야기도 아닌 이야기를 주절대는 지금은

한 밤중입니다.

옆자리.....할머니의..투정에 잠이 달아난 저는 이렇게 그냥 잡다한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

지금.... 3시 42분이군요.

다시 올라가서 잠을 청해야겠습니다.

참 ......

일전에 제가 잠시 이야기한 지혜라는 소녀가 있었지요

늘 잠만 자는.....

차마 그 어머니에겐 물어볼 수조차 없었던 이야기....

지혜는 열여섯 살이랍니다.

중학교에 입학을 하고..... 한 달 뒤.. 머리에 종양이 생겨 뇌 수술을 받은 후

식물인간이 되었다 그럽니다.

그런채로 2년여의 세월....

호흡만 하면서도 계속 그녀는 자라나서 키도 엄마보다 더 커 버렸고....

소녀의 상징도 나타나는....

목으로 유동식을 넣어주는.... 그 지혜가 요즘은 조금 힘들어 보입니다.

어찌보면.. 흰 피부가.... 분홍빛을 띄는.......

아마 숲속의 잠자는 공주를 상상하는 꿈을 꾸고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보니....

한 며칠 전....

엘리베이터에서......소아과 환자복(알록달록해서 예쁜)을 입은 멀쩡해 보이는 예쁜

예닐곱 살의 계집아이를 만나서....

도대체 어디가 아플까 싶어 그만 물어 보았습니다.

" 얘, 넌 어디가 아프니?"

"내일 뇌 수술할꺼예요" 아이의 손을 잡고 있는 할머니가 대답했습니다.

그 아이가 갑자기 생각납니다.

수술이 잘 되었을까요?

아마도 잘 되었을 것입니다.

그랬을 것입니다.



자다가 일어나 나와서 단숨에 쓴 글이라...... 앞 뒤 문맥이 맞는지나 모르겠습니다.

참 제 딸 아이는 이제 목발로 잘 걸어다니고 있습니다.

약간의 잔통이 남아 있지만요.

.......................

날씨가 많이 차졌습니다.
감기에 유의하시기를.....감기가 만병의 근원이랍니다.
아무튼 바이러스가....체내에 잔류하면,,,,,다른 곳에서..다른 모습으로
엉뚱한 자리도 잡는다기에..... 그냥 가겠거니...미련 피우지 마시기를,
항상 조심하세요.





이요조. 새벽 3시 58분

덧붙임: 12월 3일

그 자칭 스므살이.......먼저와서 열심히 치료사 선생님께 짓눌려 아프다고 고래고래
괴성을 지르고 있었습니다.
이 곳 우리들 사이에는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걷기연습을 하고 있는데.....
뭐라고 꿍얼거려대며 엄마에게 거부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마 쉬가 마려운 모양입니다.
엄마는 그넘을 일으켜 다시 화장실로 다녀 오기가 까마득한가 봅니다.
뭐라고 그래쌌는 그넘을 무시하듯 쥐어박고는 엄마가 이리저리 감싼채 누워서 용변을 보게합니다.
웃읍지만 사람들은 그저 못 본체 못 들은체 하고들 있습니다.
열 여덟살이라 다리에도 털이 시커멓게 숭숭 났습니다.

마음만은 부끄럽고 자존심 상하지만.....
엄마도 참......
그넘...아마 잠깐 비참했을 터입니다.
그래서 더욱 더 열심히 운동을 해야지요.

모자가 벗어진 걸 보았는데.....
머리에 지혜처럼 수술 흔적이 자란 머리카락 사이로 흉하게 보였습니다.
왜 아이들이...
자라나는 아이들 뇌에 혹이 생기게 하나요?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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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개하나


무슨 감기 약인지 잠이 쏟아진다.
약만 먹었다 하면 몇 시간은 그냥 내처 자야한다.

이젠 감기가 어느정도 잡혔는데.....
작년 이맘때...감기 백신을 맞은 후 처음으로 되게 앓아보는 감기였다.
지독한 감기였다.
눈물 콧물이 어찌나 흐르던지...
눈을 못 뜰 정도로 얼굴은 해산에미 마냥 붓고....

한 이삼일을 호되게 앓은 후

지난 밤에도 좁은 자리에서 몸부림이 그렇게 날 수가 없었다.
정말 ...괴로울 정도의 뒤척임이었다.

그런데...감기가 거의 떨어져 나간 것 같은 오늘 밤도, 예의 그 몸부림이 또 찾아왔다.

초저녁,
약을 먹고 혼곤히 잠에 빠졌는데...
딸 아이가 손을 뻗쳐 날 흔들어 깨웠다.
난 화들짝 놀라서 일어나고....
아무일도 아닌 것에 짜증을 내고 아이는 그만 무안했나 보았다.

잠은 멀찌감치 달아나 버리고 그 짜증 나는 뒤척임에....
나는 어찌할바를 몰랐다.

아이의 침상에 베개가 둘....쿠션이 하나~

(물론 다리 수술환자에게 필요한 다리베개지만...)

그 베게 하나만 내 발아래다가 받쳤으면 싶었다.

" 베개 하나만 줄래?"

"..........."

아이의 일순 표현이 눈매가 싸늘하게 느껴졌다.

좀전, 화를 낸 나에게로 향한 서운한 반격이리라

싫다는 뜻으로 받아들인 나는 포기하고 잠을 청했으나.....

나는 자리를 차고 일어났다. 지금은 새벽 한 시,

한 번 달아나 버린 잠은 올리가 만무하다.

이제 곧 정상의 고지에 다다라서.......

둘이서 힘을 합쳐...끌거니 밀거니 하면서 만들어 놓은 고지에 다다라서

별 것 아닌 것에도 이렇게.... 속이 상하는구나

열달을 배슬러서.....만 25년을 키워내고..... 그 중 2년을 동생들 다 제쳐두고......

저만 위하고 살았거늘....

그러고도 넉달 가까이..... 오직, 제 곁에서만 맘 졸이며 산 에미를....

몸이 아파서 에미가 짜증 한 번 낸 것으로...

그렇게 서운하였을까?

이렇게...

나 스스로, 내 잘못으로 잘 못 가르친 철없는 내 딸년 앞에 마음이 잔잔히 흔들린다.

내 속으로 난 내 새끼에게도 그러하거늘....

만약 이게 남이라면....

여태 들인 공은 물거품처럼 사라지고......서운함만 남으리라.

아무 것도 아닌 ... 하찮은 '베개' 같은 것에도.... 등 돌릴수도 있겠구나

싶은 엉뚱한 생각을 해보았다.

정말 하찮은 '베게' 같은 마음으로......

사람의 마음이란 참으로 복잡미묘하고....상황에 따라 시시때때로 변한다.

어쩜,,,

우리 모녀의 사랑싸움이? 아니 이 짧은 갈등이.. 이제 어려운 고비를 처음 넘기고 맞는

긴장이 풀려 나오는 하품의 일종이리라.

우리사 어찌할 수 없는 천륜이라지만.....



만약에......그저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아주 사소한 하찮은 이런 일로도...마음에 금이 갈 수가 있으리라는 생각을 해 본다.

그토록 사랑하기 때문에 공을 들이고... 시간과 정성을 할애해서..가꾸다가

어느 일 순간..별 것 아닌 것에....의심을하고....마음을 상하다가

그러다가 바보처럼 여태껏 쌓아올린 큰 것은 보지 못하고....

작은 것에 서운해선 돌아설 수도 있다는 것을....

사랑이란,
별것아닌 아주 작은 것에도 잔잔히 흔들릴수있는 근시안적인 것을....


소중한 사랑을 한다면....

징검다리를 건느듯.. 그렇게..조심스럽게.... 건너야 할 것이다.

큰 사랑은 작은 사랑의 배려가 모여서 자라나듯 하는 것임을....

일순 잘못된 오해 하나가.....

큰 사랑도 파괴해버리는 대단한 위력을 가질 수 있음에,

사랑은 모든것을 참고 견디는 온유한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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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쓰는 마지막 인사입니다.
마지막~
이라고 써놓고나니....
그렇게 즐거운 어감이 아닌 듯 여겨집니다.

마지막,
그렇습니다.
마지막이 새로운 시작도 될 수 있음을...

내일은 새로운 시작입니다.
이제 아이의 상태는
앞서 수술이 잘 끝나고
집에 돌아간 후
몸조리 할 그 때와 같아졌습니다.

아무튼 다행입니다.
의사선생님도
이상하노라....도저히 그 원인을 모르겠노라 하시지만,
한 보조원 아주머니 말로는
전에도 그런 비슷한 일이 있았는데...
오래 입원 후 차차 걷게 되는 사람을 보았노라,
격려를 해주었습니다.

그 아주머니가 정확하게 알리가 없겠지만
저희에겐
그 말 한마디가
구원의 방주처럼 든든했다는 것
그 분은 알고 계실는지?

귀가 후
차분한 마음으로

우리가
그렇게 안식처를 뒤로한 채
울며불며
이 곳으로 떠나오지 않으면 안되었는지
하나하나 되짚어가며
써야겠습니다.

동안 많은 격려와..전화와..방문과...
정말 감사했습니다.

언제나 드리는 말씀은
인색해서
다섯마디밖에 넘지 못하는군요

"감사합니다"








겨 울 비



느림의 시간이
신작로 위
떨어져 누운 낙엽들을
일일이 토닥이며

추적 추적
회한의 눈물을
뿌려대며 그렇게
떠나가고 있었다.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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