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캘리그라피가 뭔지 모른다.
옛말에 솜씨, 맵씨, 글씨, 글에도 씨자를 붙였다.
그런데....이상한 일은 글씨안에 맵씨와 솜씨가 다 들어 앉은 것이다.
더 더구나 그 안에 맛과 향기와 느낌마저 다 들어 앉았으니, 내 욕심은 과욕을 부르고 잠을 잊은 것이다.
년식이 꽤나 낡아 배기량이 떨어지는 육신에 욕심만 저만치 앞서가고 급한 마음은 자빠라진다.
내 손으로 술도 담아보고 싶고, 멋진 그림도 그리고 싶고, 맛진 글씨도 쓰고싶고.....하고싶고, ..싶고,
언제가 차를 타고 휙 지나치면서 꽃집 간판을 보았다.
큰 사거리에 있는 꽃집이었는데...신호등에 걸리면 그 집 간판을 보며 혼자 흐뭇해 하곤했다.
그 꽃집은 사라졌고 그 간판의 글씨는 캘리그라피라는 걸 알았다.
오늘 아무리 그 날 본 꽃 이란 글자를 흉내내어도 안된다.
이러다 노트 한 권을 다 못쓰게 만들겠다.
그 글자는 꽃을 한 아름 사서 웃으며 들고가는 사람을 닮아있었다. 기분은 하늘을 나르듯이 붕붕,,떠 가는데,
짧은 발걸음은 그에 못미쳐서 자빠라질 듯 뒤따라 뒤뚱거리며 가는.....우수운 모양이어서 바라보는 내 입술에 절로 웃음이 일게하던...
좀 더 오래된 기억에 남는 글씨는 북한산을 돌아 구파발로 가는길목에 있는 해장국집이었는데
입간판에 글씨가 옛날 어른들이 쓰신 듯 삐뚤빼뚤한 글씨였는데... 어찌나 간결한 맛이 나든지....감탄을 했던 적이 있다.
그 집에 들어가면 아버지 뻘 되는 어르신이 나와 반가히 맞아줄 것 같고, 할머니가 해장국에 온 정성을 다 넣어서
뜨끈하게 내어주실 것만 같았다.
초등학교 때 가정통신란에 어른들의 글을 받아오라할 때가 있었다.
초등생이 그 부모님의 글자를 흉내내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해 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참말로 글씨는 거부할 수 없는 년륜이 묻어있기도 하다.
글씨....내 글씨에 대한 염원은 배상면주가를 다녀온 날 밤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매혹적인 손글씨에 매료되었다. http://blog.daum.net/yojo-lady/12666447
詩라는 나부랭이 글을 긁적거리고
그림을 그리려 애쓰고...사진을 찍고,
그 세 가지가 손글씨 안에 다 살아있었다. 아니다. 글자 속에는 음률도 숨어 있었다.
애써 시를 쓴 게 그냥 <봄>이란 글씨 한 글자에 다 들어있고
봄경치를 아무리 잘 찍은 들<봄> 한 글자만 못하였다.
그림 역시....
한글이 이리도 아름다울 줄이야,
소리꾼<장사익>의 손글씨를 받아내어 패션에 한글을 접목시킨
패션디자이너 이상봉씨가 의류에다 스카프에다 되살려 놓고 프랑스에서 극찬을 받았다.
장사익 그는 우리의 옛가락을 되살린 소리만 즐겨 부르는 줄 알았는데...
글씨마저 예전 손글씨를 노래처럼 잘 쓰고 있었으니...
외국인들은 한글을 보면 그 멋에 감탄한단다.
특히나 <ㅎ>자를 아주 좋아라들 한다는데....
막상 우리는 우리가 얼마나 멋지고 좋은 글자를 쓰고 있는지 모른다.
중국 체류할 당시...잠시 공안센타(경찰서)에 갔더니 컴퓨터로 조서를 꾸미는데 중국에는 반드시 병음으로 쳐야 한문이
뜨게 되어있다. 중국에서 컴텨를 더구나 워드를 제대로 쓰려면 굉장한 실력이 없으면 안될 것 같았다.
그렇게 어렵게 작성한 스므여장의 문서를 치도록 기다리려니 날이 샐 지경이었다.
한글의 실용성과 그 고마움을 알아야 한다.
요즘 아이들은 노트로 할 일도 카메라로 찍고 아니면 녹음하고....글 쓸 일이 별로 없단다.
다행히 디자인과에서 캘리그라피란 손글씨에 연연하니 얼마나 반가운지....
오늘 <캘리그라피>를 포스팅하려고 테마에 꽃 글씨 이야기를 풀고져 직접 써보니 생각과는 달리 매우 어렵다.
그리 쉽게 써진다면 왜 사람들은 글씨 공부를 할까?
나도 글씨를 잘 쓰고 싶다.
표정이 생생하게 살아있는...그런 글씨~
여행을 하면서 나는 도시나 시골읍 마을의 간판을 유심히 보는 습관이 생겨났다.
유난히 돋보이는 손글씨의 간판을 보면 들어가서 음식을 청하고
맛을보면 내 마음에 내 입맛에 맞는 그런 음식을 대할 것이고 나는 그런집을 맛집으로 포스팅~ 추천해주고 싶은
그런 마음이 마구 생겨나서 보이지 않을때 까지 고개를 외로꼬곤 한참을 쳐다보곤 한다.
한 두어달 전
홍대앞에서 상상마당 일대에서 찍은 사진이 있기에 올려본다.
우리 글에는 따스한 정감이 스며있어
살아 숨쉬는 한글임에....저절로 고개가 주억거려진다.
블로그를 뒤져 내 장난스런 글씨도 찾아봤다.
pen마우스가 있으면 글 쓰기에 편리하고 좋으련만...
일본여행길에 들어간 식당 간판이 너무 좋아보여~~
아니..정말 맛있어보여서
꼭 한지가 아니어도 좋다.
늘 손쉬운 가까운데 있는 종이로....
늘,,,생활화 하다보면 잘 쓸날이 오겠지~
글/사진: 이요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