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촉도/歸蜀道
눈물 아롱 아롱
피리 불고 가신님의 밟으신 길은
진달래 꽃비 오는 西域 三萬里.
흰옷깃 염여 염여 가옵신 님의
다시오진 못하는 巴蜀 三萬里.
신이나 삼어줄ㅅ걸 슲은 사연의
올올이 아로색인 육날 메투리.
은장도 푸른날로 이냥 베혀서
부즐없은 이머리털 엮어 드릴ㅅ걸.
초롱에 불빛, 지친 밤 하늘
구비 구비 은하ㅅ물 목이 젖은 새,
참아 아니 솟는가락 눈이 감겨서
제 피에 취한새가 귀촉도 운다.
그대 하늘 끝 호을로 가신 님아
서정주
-----------------절----------------취----------------선------------------
그리운 이여
당신 보세요
당신 떠나신지 여러 해
저는 늘 텅-빈 껍데기 가슴으로 삽니다.
며느리가 그러데요
제가 전에는 안 그랬었는데..
요즘들어 부쩍
당신의 예전 습관 그대로 흉내내고 있다고요
무심결에 날 쳐다 보는 며늘아긴.. 더러 기이할 때가 많다는군요.
잠자는 모습이나...
코고는 모습..... 밥먹는 모습,
헛기침하는 것까지도
영낙없이 당신을 닮아 간다네요.
어찌 안그러겠어요
우리가 함께 한 햇수만도 거의 70년을 살았는데요.
당신, 무료해지면 늘 손으로 입술을 뜯는 버릇이 있었지요?
제가 "왜 그러세요? 아무 것도 없구먼"
하며 늘 타박하던 말 기억나시나요?
요즘엔 제가 그러고 있다네요 글쎄~
저도 몰랐었는데...
의식없이 그저 망연히 앉아서는
당신 하던 습관 그대로 따라 한다네요
제 자신도 깜짝 깜짝 놀랄 때가 있는데..
며늘애기가 왜 놀라지 않겠어요?
요근래 들어서는 정신이 깜빡거려 앞뒤를 잊어서
섬칫해지는 일이 종종 있곤 한답니다.
당신이 그리우면..
당신은 내 안에 기꺼이 들어 와 존재해서 그러는 것일까요?
잘은 모르지만 당신이 모질게도 그리운 건 사실입니다.
요즘엔 간혹 당신이 높으당한 언덕배기에 서서
"어서오라"고 손짓하고 계시는 것도 같고
어찌보면 나는 염려말고 더 있다 오라고 손사레 짓을 하는것도 같고
도통 갈피를 못 잡겠더군요.
어떤 날은 삭신이 쑤셔 착 까라질라치면
당신이 마치 제곁에서 근심스레 쳐다보는 것도 같고
"자 일어나야지~" 하며, 등 떠밀어 수저를 손에 들려 주시기도해요.
보고싶어요 당신,
"날, 얼른 데려 가줘요. 제가 자는 사이에..."
날씨가 추워지네요
벌써 겨울 문턱이랍니다.
또 한 해가 다 지나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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米壽를 사시는 엄니가 늘 웅얼거리십니다. 가만히 귀담아 들어보니
"보쏘..야~ 자는 잠에....마 자는 잠에, 지발 날 델꼬 가주쏘..."
子婦/이요조
귀촉도/김두수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