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니 ***














◈"콩나물" 이란 못난 글로나마 어머님 사랑을..가늠해 보며....


오늘은 어머님 생신(86세)이시다.
(음력 1월 10일)
* 생신을 축하드립니다 어머님, 건강하세요~~*


좀 전에 이른 저녁을 끝 내고 손님들 가시고 난 뒤,
"세상에 이런 일이" TV방송을 시청을 했다.
말 없이 석삼년을 깊은 산 속에 들어 가서 돌을 깨는 할머니...
아침이면 깊은 산으로 들어 가.. 해 져야 돌아 온다는 할머니,
인터뷰를 완강히 꺼리시더니..... PD가 무거운 돌을 져 나르는 할머니를
도와 드리면서 점차 우호적인 접근을 하자 종내는 이야기를 끌러놓으셨다.

아들의...병이 낫질 않는단다.
해서.....산 속에 들어 와 기도를 하다가 얻은 靈感(영감)이란다.

무겁고 큰 돌을 깨는 것은
할머니.....아니 어머니의 기도였다.
그 어머니는 가슴에 칼을 12개 꼽고라도....
목숨이 붙어 있는한 아들을 위해서 돌을 깨겠단다.

그 동기야 어떻든...
큰 돌을 사력을 다해서 내려치는 광경을 보면서
마치 나쁜 병마와 투쟁하는 듯..... 그 병을 내려 부수는듯.....
어머니......그 모습을 보고는 눈시울 뜨겁도록 가슴이 찡해 왔다.

어머니...!
실로 어머니란 힘은 위대하고도 숭고하다.

우리 어렸을 적 옛날에는...
명절이 다가 오거나 큰 일을 앞 두면 으례히 집에서는 콩나물시루를 앉혔다.
뭐니 뭐니해도 큰일에는 콩나물 반찬이 그래도 중요한 몫을 한 모양이었나 보다.

주무시다가도 늘 물을 주시는 어머니...
정성껏 콩나물을 다둑거리며 기르셨다.
마치..노랗고 여린 우리들을 키우시듯.....




** 콩나물**

어머닌
소반위에다 콩을 쏟아 놓으시곤
돌과 뉘를 고르십니다.

온전한 콩만 고르신 후
오지 그릇 위에다 삼발이를 놓고 그 위에
소독한 독을 놓고 속에다 짚을 까신 후 조심스레 콩을 붓고는
하루 이틀 물을 꾸준히 주십니다.

하루 하루가 지날 때마다
눈을 틔워 낸 우리들은
날마다 몰라보게 자라납니다.

좁은 곳에 발을 가지런히 내리고 옹기종기 사이좋게 자라납니다.
어머니는 목마를 때를 맞춰 물을 주시고는 언제나 우리들 머리를 자근 자근 눌러 주십니다.
사랑의 손으로 언제나 다독거려 주십니다. 행여나 웃자라지나 않았는지...
덕분에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사이좋게 가만 가만 자라납니다.

그저... 노랗게 노랗게만
변색없이 자라나기를 기원하는 마음 뿐입니다.

행여 잔발이 내릴세라 꼭꼭 눌러 주시며...
행여 세상사에 물들어 거칠어 질까하여 꼭꼭 여며 주시며.....
한 밤중에도 주무시다 말고 일어나셔서
물 주시기를 게을리 않던 어머니.....
여린 우리들이 눈 부시지 않도록 언제나 까만 보자기로 잘 덮어주십니다.

행여 세상빛이 스며들면 진녹색의 색갈로 변하면서 거칠고 질겨지기 때문입니다.

어느새 우리들은 몰라보게 자라나서 시루밖으로 키가 삐죽하나 자라나왔습니다.
비좁도록 빼곡한 콩나물 시루 안은 무척 더웠는데...

긴 목을 빼지 않아도 바깥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왔습니다.
이제 곧 당신의 예정된 잔치에 우리들은 뽑혀 나가서는
어머니 손 끝으로 맛있게 버무러져 잔치상에
나, 이 세상에 태어난 소임을 다하러..당신 품을 떠납니다.

"감사합니다"

이제는 제 시루에도 콩나물이 키가 꽤 삐죽하니 커 올랐습니다.
과연 어머니 콩나물 만큼 토실하니...
노랗게 연한게 자랐는지.....
제가 어머니의 정성만큼 들였는지...

행여나 빛이 스밀세라 꼭 꼭 다둑거려 보는 까만 베보자기 아래,
내 손끝으로 전달되는 고물고물한 느낌을.....

"어머니...당신께 돌려 드립니다...이, 귀한 사랑의 느낌을..."

"사랑합니다"


부족한 며느리 올림.





click ♪




흐르는 음악은 -Luis Mariano 의이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엄마입니다.





" 처남댁 ! 힘들지?
오늘 보훈병원에 어제왔다 내려 가는 길이야
또 전화 할께."
지방에 사시는 고모부 께서는 볼일을 보시고 내려 가실때만 꼭 전화를 주셨다.
그리 넉넉치 못한 처남 살림살이에 조금이라도 짐이 될까봐 그러시는걸 뻔이 알면서도 들어 오셔서 하룻밤 묵고 가시라는 인사치레 한마듸 못한 나였다.
늘 건강하시고 즐겁게 사시기에 늘 그럴줄 알았는데..
그런 고모부가 어떻게 손 쓸새도 없이 돌아 가신게 벌써 3년전 이었다.
병원에 계실때 잠간 얼굴을 내민게 전부였고 장례식에도 못 가 뵈었다.
늘, 죄송한 마음으로 살았는데..오늘 3주기를 맞아 묘소에서 생일 참배를 한다고 고모 한테서 연락이와서
남편과 같이 대전 현충원으로 참배를 갔다.
남편 한테 시집올때 아마 지방의 모 기관장으로 계시던 고모부는 근엄하기 짝이 없었는데, 유독 나한테는 자상 하셨었다.
군인 출신이신 고모부는 육 이오 참전 용사로서 대령과 장군의 차이를 군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나를 앉여놓고 긴 시간을 보내며 설명을 하였는데..아마 당신이 장군이 못된 한(恨) 풀이 였으리라 생각 된다.
造花의 형형 색색의 꽃 송이로 물결치는 대전 현충원 장교 묘역 한구석 에서 한평이 될까 말까한 작은 집을갖고 육군 대령 이 XX 라는 문패를 달고 고모부는 우리를 맞았다.
포로에서 감시병을 때려 죽이고 묘향산에서 허리까지 차는 낙엽을 덮고 남으로 남으로 탈줄을 하였다고 무용담을 전설같이 들려 주든 고모부도 이제 이승의 모든걸 접고 한평의 돌 비석을 머리에 이고 영면에 드셨으니 바둥대는 내 인생도 자꾸만 물거품같이 스러지는 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쳐 버릴수가 없다.





***친구들이 나를 보고***



친구가 저세상으로가고난뒤 덧없는 시간만 흘려가는군요.
이제는 친구의죽음도 서서히 우리들마음에서 잊혀지겠지요.

이번에 친구의 죽음으로...
갑계원 친구들중에서 담배와 술을끊고있는 친구들이
다시술과담배를 시작하게하는계기를 만들고말았습니다.

한 친구는 담배를끊을려고...
보조제와 침까지 맞아가면서 서너달이나 담배를끊었는데
친구의 죽음으로인하여 다시담배를 피워버리고..

한 친구는 더욱 심각합니다.
술이 중독성이되어가서 술과 담배를끊을려고 ...
별수단을 다쓰다가...술과담배를 서너달이나 끊었는데..
친구의 죽음으로 다시 술과 담배를 시작해버렸으니...

그렇게 술을먹지않게할려고해도 안되더군요.
그 친구는 단순히 술을먹는게아니라..
술을 여자들과 마실려고해서...
경제적으로 많은피해가있어 술을 안마셔야하는데..
더 이상 어떻게 할도리가 없더군요,
요사히는 하루도 거르지않고 술을마셔버리더군요.

이렇듯...담배와 술을끊었던 사람들이 다시시작했는데
나만~~그래도 담배를 피우지않자...
친구들이 저보고 독한사람이라고 하더군요,
제가 독한사람은 결코아닌데...

저도 마음이 울적해서 먹지않는 술을 10일간이나 마셨는데..
마음이 독한사람이겠습니가.
저세상으로 간친구를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리한데..
서로 생각하는것이...조금 다를뿐이지...


....등대....












































감꽃 목걸이



"빼빼 신 명란


후두둑...

여린 감꽃이 떨어진다.

애기 감 하나씩 품에 안고.



한 귀퉁이 무너져 내린 흙담 옆

울타리로 둘러져 있는

보랏빛 구기자 작은 꽃잎 위에도.




소꿉신랑 뒷집 아이가

각시 목에 걸어준

감꽃 목걸이.



이파리 뜯어낸 아카시아 줄기에

어여쁜 신랑 각시 고운 사랑 엮었으니

영롱한 진주 목걸이가 무에 부러우리.






이 사진은 경상일보 임규동 사진부장님의 작품입니다.






미루나무 숲에 걸린 바람이야기









**미루나무는 숲을 이루고**




.........


무슨 말부터 어떻게


꺼내야 할지.....


제겐 미루나무가 있어.....


그나마 편히...


쉴 수가 있었습니다.


솔직히 숨 쉬고 살았습니다.


이제는


미루 여러님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왜냐면 저, 당분간...


컴 앞을 떠나 있어야 할 사정이 생겼거든요.


이젠 한 군데만 신경쓸래요.



칼럼을 눈 여겨


보시면 아시겠지만.....


자주 오시는 님들께...


공동의 '칼럼니스트'로 설정해 두었답니다.



저,


이 번 일...


마지막이겠지요.


정말 잘 해내야 되거든요.


더 이상은 묻지 말아주세요.


대충은 알고들 계시겠지요.


해서....칼럼을 미루님들께.....내어 드립니다.


글은, 가능하면...자주,


못 해도 매일 한 편씩 올라오면 좋겠습니다.


절, 위로하고 격려해 주시는 걸로 알고


전, 감사만 드릴 따름이지요.


아직은 제게 며칠의 여유가 더 있지만요.


진작부터 그러고 싶었지요.


여러 미루님들의 마음의 꽃밭으로 가꾸었으면 하는 바램이....



칼럼 글을 쓰시게 되면...


자동으로 안내 메일이 회원들 전체에게로 간답니다.


혹, 그 게 귀찮으시다면....


수신거부에 추가시켜 놓으시면 된답니다.


그렇게하시면 멜통이 깨끗해 지지요.


그러나.....이제..어느님의 글이 올랐을까?


궁금하실 거예요.


아마 그러실거예요.


누락된 님 중에서..제게 말씀만 해 주시면...


언제든 "칼럼니스트"로 전환 해 드릴게요.


저희 미루나무는 그 게 좋지요?


그냥... 딱 부러지게 정해진 게 없다는 것...


그러니...생활문도 좋고...일기같은 것도 좋고..


좋은 펌글도 좋고....그냥 낙서글이라도 좋아요.


그냥 미루학교의 교실 칠판이라 생각하시면 쉬워요.


저처럼..마구잡이...잡식성처럼요 ㅎ~~


그 게 다 주인 닮아 그런가봐요.


다른 곳에 가면......


얼마든지..널부러진..주제 확고한 칼럼들..


배울 것 투성이거든요.


그런다고 뭐~~ 정말,


저희 미루나무의 주제가 없어 보이나요?


아니요.


그것은 바로 無言의 "사랑"이랍니다.


**사랑**


미루나무 여러님들 ~ ~


저를 사랑하시나요?


저에게 힘과 용기와...


사랑과 격려를 주고 싶으시다면...


"지금 당장 글을 올려 주실래요....님?"


이제 미루나무는 숲을 이루고....


그 사랑을 먹고사는 미루나무는


하늘로.... 하늘로...자라 오르고......


.................


"사랑해요"











글/이요조










흐르는 곡은 scret gardend의 *serenade*입니다.









*바람 이야기*









==monologue==


**바람이 전하는 말 **




솔직히 말해...
무게 지향 쪽으로 기울어지는
난,
천상 타고난 어쩔 수없는 성격인가보다.
그러나,
그 무게 또한 외형상의 것이기에
실수도 잦고....잘 엎어지기도 하고
불쑥 찾아드는 때 아닌 나로 인하여
나 스스로도 곤혹스러울 때가 왕왕 생겨 나기도 한다.


언제든..
무슨 큰 일을 앞 두고...
난 즉흥성 소비성향을 띄는 엉뚱한 일을 저지르곤 한다.

언젠가는
아이의 수술 일정을 잡아놓고
명동 미장원에가서
딸아이랑 둘이 퍼머넨트값으로 16만원을 쓴 일이 있었다.

오늘도 예의 볼일이 끝난 후,
(한?달간의 불가피한..여행일정)
헛헛한 마음을...달래려
나는 머리를 자르고
혼자 쇼핑을 하러 나섰다.

옷가게에서
자꾸만..하늘 거리는 옷을 권한다.
어울리겠단다.


하기사....그러고 보니...내가
실크 롱 치마를 입고 가서 그랬을까?

"싫어요 날라리 같아 보여서..."
"아이~~ 언니에게 딱인데요."

난, 단순한 옷만 고르려는데
다른 권유를 하자, 그만 나와 버릴려는 순간,
그 순간, 불꽃처럼 확- 눈에 띈
그야말로 새빨간 바버리를 생뚱맞게 하나 사와 버렸다.

지금 밤에 다시 생각해봐도...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미쳤다.
왜 그랬을까?

"늙어가고 있다는 증거일까?
사람들은 나이 들면서 야한색을 즐겨 찾는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 옷은 거의가 무채색이나 이차색인데....
그리고.....미리 노후대책인...한복 스타일인데...


웬걸...새빨간..바버리라니....

누가 그랬다.
뒤에서 누군가 그랬단다.
내가 너무 무게 잡는다고.
나는 실소를 금치 못했다.

어려서 부터...
무게 잡기를(심술 또한 보태서)
지금 이 나이에 어찌 고치랴마는

난, 어려서 부터
작은 가시나...선비더란다.
걸레 한 번 잡을 생각은 커녕...
밥이 들어와도
책상다리로 앉았더란다.

난,,,
느끼지도 못했고...
아니 안했다는 게 옳다.
혹간..
"이그..시집 가믄 어쩔려구 그러냐? 지지배가?"
엄마 잔소리는
본시 그런가보다 했었다.

내게는 태산같은 빽그라운드의
아버지가 계셨으므로...

잘 뛰지도 않고
잘 웃지도 않고
까불지도 않고
말도 없고

국민학교에 넣어 놓으니....
율동과 노래는 죽어도 안 따라 하더란다.

얼라 때부터...
지 배만 부르면 울지도 않더란다.
아니
커서는 비가와도 뛰지를 않더란다.

웃기는 이야기에...
시장가는 엄마가
"밥타나 봐라..."
정말 밥타는 것 구경하고 앉았을 위인이더란다.

그런데..
그런데...

어느날..
정지 부뚜막에서...

내가 한, 열살이나 먹었을까?
아님..예닐곱살 쯤 되었을까?

엄마가 연탄불 위에다 삶는 빨래를 얹어두셨는데..
그 옆에서 나보다 세살많은 언니가
자꾸만 채근을 해대었다.

빨래비누 조각을 하나 들고 와.....
나더러 자꾸만 먹어보란다.
한 번만 먹어 보란다.

싫타 그랬다.
도리질했다.

그런데 이상한 게
착하고 순하디 순한 언니가
그날 따라 요상스레 자꾸만 자꾸만...권하자
어린 맘에도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도...
그 것은 절대 먹으면...
안되는 것인데...

쪼멘한 나는... 순간,
애절토록 부탁하는 언니 말을 들어 주기로 마음 굳혔다.

"죽기까지야?"
"그래 까짓...눈 질끈 감고 먹자!"

그런 뒤에 난.....당연한 복통으로 게우고..
난리를 쳤다.

언니는 그 날, 엄마에게 물론 뒤지게 맞았었고...
대신, 나는 엄마의 지극히 자상한...
보살핌을 보상으로 받을 특혜가 주어졌음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난,
그 일이 어제 일처럼 너무도 기억이 또렷한데...

언니는 전혀..아무 생각이 나질 않는단다.

무슨 말이나 행동이든....
막상 저지른 사람은 쉬 잊는 반면
당한 쪽은 기억이...
초롱같이...살아나 살갗을 저며 드는데
막상 가한 사람은 언제나 기억조차 못한단다.

무심히 스쳐 지나는 말 한마디에도..
마음 여린 사람은 얼마나 큰 상처를 받는지...
그 것은 당해 본 자만이 안다.


바닷물은 하얀 포말의 파도가 되어
늘...해안을 깨운다.
심해 깊숙한 곳은...
그런 파도를 전혀 알리가 없다.
침묵 뿐인 심해는
파도의 모습을 알리가 없듯이...


그러나 우리 서로
사랑하고...덮어주고...
너른 바다처럼 포용하자.
푸른 바다처럼...멋있자.


내가...
어느날 정신이 어떻게 되어서
새내기 시절, 사이버 지면에서
어떤님이랑 함께 누구를
칭찬한다는 게 농담으로 받아 들여진 오해의 화근으로
정작 당사자끼리는 화해하고 아무렇지도 않은데..
곁에서...객이 더 말이 많았다.
아~~ 때리는 시에미 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미웠다.
난생 처음...쓴 울음을 금계랍 삼키듯 삼켜대고는
나를 아프게 담금질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

사람마다 저마다의 타고 난
빛깔이 있고 특성이 있어,

어떤 사람은 시고
어떤 사람은 떫고
어떤이는 달고, 짜고 매콤하고 ...
또는 고소하고...싸하고...뜨겁고...
시원하고...담백하고..톡 쏘고...

다들 똑 같이 맵다거나...
다 같이 시다거나 똑 같이 싱겁다면 그 무슨 맛이랴.......

우리 모두는
매일 임금님의 수랏상을 대하듯이
님들의 각기 다른 글로써 귀한 맛을 즐기고,
이 얼마나 기대해 볼만한 가치있는 좋은 일이랴?

숲에는 언제나
하늬바람도 불고 .....
높새바람도 불고.....
마파람도 불어 올 것을.....


숲에서 부는 바람에,
시방 나무들은 그 여린 잎사귀들을
손바닥처럼 일제히
반짝이며 하늘거릴 그 모습들을
상상해 보며


이렇게 바람 부는 날에도
곰같이 천연덕스러운
난, 얼마든지 행복해 할 수 있다.





글/이요조.




















.




.


.

!


















music/Bilitis








도심지 길가에는
지난 주만 하여도 노오란 민들레가
첫돌바기 아가처럼 앙증스러웠는데
며칠 사이 그 고운 민들레 마저도 쇠버렸습니다.

첫 봄 꽃,
민들레 산수유 개나리...유채꽃,
거의가 노란색입니다.
노랑저고리...
초록들판에...노랑이라니...
이 아니 고운 색이던가요?

옛날부터, 노랑저고리는 아가씨를 이름이였습니다.
녹의 홍상...빨강 치마에 초록색 저고리가 새아씨이듯,
아가씨...즉 처네(처자)들은 노랑저고리로 표식을 하다니...
참으로 기막히게 어울리는 색갈의 표현이라 생각지 않으세요?

민들레는 쇠하고...
민들레 홀씨가....둥그렇게..작은 솜사탕처럼..
호르르르 날릴듯....
강 둑에 서서
이제 곧 바람만 불어오기를
그렇게들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제가 있는 이 곳
오늘,
창밖 풍경은 참으로 진기했습니다.
눈이 하늘에서 쏟아지는 게 아니라
땅위에서 쏟구쳐 올라왔습니다.

이 곳은
은사시나무 숲으로 둘러싸여 있는 곳입니다.

14층까지도 수월하게
거꾸로 날리는 눈이 되어
산도 넘고..바다도 강도 넘을 것 같은
가벼이 훨-훨~~몸을 날리는 꽃 가루......

오늘
왜.....은사시나무의 꽃가루 솜털이
제 맘에는 그다지도 부러워 보였는지요...
마구 봄 햇살이 번져 나는 허공을
아래에서 위로...위에서 옆으로,
군무하듯 날리는 ....

나도,
어디론가
훨~~ 훨~날아가서는
볕 바른 곳에 뿌리를 내리고
비 오는 날,
이름없는 간이역에서
그대를 기다리는 어느 시인의 은사시나무
한 그루로 진정 다시 태어나고 싶었습니다.




꽃가루가 날리는 어느 봄날
글/이요조



*이정하 시인의 은사시 나무*



**가끔은 비 오는 간이역에서 은사시나무가 되고 싶었다**


햇볕은 싫습니다.

그대가 오는 길목을 오래 바라볼 수 없으므로.

비에 젖으며 난 가끔은

비오는 간이역에서 은사시나무가 되고 싶었습니다.

비에 젖을수록 오히려 생기 넘치는 은사시나무,

그 은사시나무의 푸르름으로 그대의 가슴에

한 점 나뭇잎으로 찍혀 있고 싶었습니다.

어서 오세요, 그대.

비오는 날이라도 상관없어요.

아무런 연락 없이 갑자기 오실 땐

햇볕 좋은 날보다 비오는 날이 제격이지요.

그대의 젖은 어깨, 그대의 지친 마음을

기대게 해주는 은사시나무. 비오는 간이역,

그리고 젖은 기적소리.

스쳐 지나가는 급행열차는 싫습니다.

누가 누군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빨리 지나가 버려

차창 너머 그대와 닮은 사람 하나 찾을 수 없는 까닭입니
다.

비에 젖으며 난 가끔은 비오는 간이역에서

그대처럼 더디게 오는 완행열차,

그 열차를 기다리는 은사시나무가 되고 싶었습니다.












만나면 웃는 얼굴

2002년 4월 13일


만나면 웃는 얼굴이 보여요.
그대 흔드는 손을 바라보며
손짓으로 님 마중 가는
연초록 풀잎들이 얼렁 설렁
제 몸 흔들면
님 솎아 내는 향기에
젖어 가는 내 얼굴


보고싶어 고개 내미는
창가에 사람들이
저마다 사연들을 모아
굳어버린 모습으로 지나치면서
순간적으로 웃는 얼굴 잡으려
꽃구경 나간다.


만나면 웃는 얼굴 보려
웃음 짓는 내 얼굴
뚜렷하게 점 하나 찍는 거울 속으로
나들이가면
밝은 웃음 머금은 그대가
달덩이같이 창틀에 기댄다.


보면 볼수록 아름다운
그대 얼굴
보면 볼수록 보고싶어
갈 곳 잃은 내 마음
혹여 지나쳐 갈까.
창가를 향하던 마음들도
스쳐 지나가며
그대 웃어주는 모습에
나도 따라 웃음 보따리 털어 본다.




요조님이 펼쳐놓으신 세상에 들어왔습니다.
다같이 어울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다양한 삶도
구경하여 즐겁습니다.
칼럼을 들출 때마다 옛날을 회상하게 하여준
요조님에게 감사합니다.
세상과 어울리지 않는 글을 적다가
요즘 어릴 제 들었던 동요를 자주 듣습니다.
위에 글도 특정한 규격에 맞추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아직도 내 그림자를 밟고 지나가는 형상이네요.
요조님 힘을 내세요.
시간 나는 대로 들리겠습니다.

미루나무 님들 웃는 얼굴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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