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고 싶었다




    너에게 빛이고 너에게 사랑이고 싶었다. 나는 너에게 손을 내밀어 빛을 먹이는 나는 너의 사랑이고 싶었다. 담장너머로 기어오르며 자라는 담쟁이처럼 그렇게 계절은 나날이 푸르르고 깡마른 네 시선에 옥죄인다. 하루는 또 소리없이 흘러가고 난 네게로 향하는 그리움만 적립해 두었다. 네게 이르는 길은 빛이 없는 땅 밑처럼 어둡고 춥고 음습하다. 부끄럽게도 나는 늘 빛 속에 볕바라기로 따스하고 밝고 건강하다. 내 어깨에 기대보렴! 가뭄에 파슬한 흙 한줌의 심장을 한 네게 습기를 보태주고 싶다. 내 사랑을 자라게 해다오 음습한 곳에만 있지 말고 사랑한다! 빛처럼... 아니 빛으로, . . . 글:사진/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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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날리기

       


      바람 부는 날에는 연을 날리지
      멀리 멀리 하늘 끝까지 소망이 다다르게..수직으로 곧게 곧게  날아오르는 희망을 매달아~

       

      얼레에 강렬한 저항감이 오고  고도를 낮추어보려고 애를 써 봐도
      팽팽하게 높은 줄 모르고 날아오르다가 끄덕거리는 졸음에 겨워 빙글빙글 돌다가
      거꾸로 나는 듯,  기우뚱거리던 연은 순간 맥없이 추락한다.

       

      나무에 걸린, 나뭇 가지 사이에 갇혀버린 연은 할딱할딱 숨을 내몰아 쉰다.

      연을 날리다가 이런 일 한 두 번 어디 없으랴, 살다가 살다가 이런 일 한 두 번 어디 없으랴,

       

      연이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좀 있다 크게 뒤채임을 할 모양이다.
      한 번, 두 번, 세 번~ 쉼 없이   요령있는 낚아 채임의 심폐소생술 끝에....파르르~ 몸을 떨며 되살아나는 연!

       

      언제 그랬냐는 듯  하늘을 신나게 다시 나르기 시작한다.
      튀김 질에 가끔씩 하는 통줄 주기, 얼레 질로

      때로는 솔개처럼 빠르게
      때로는 황새처럼 느리게
      때로는 창공을 자유자재로 누비게


      바람아, 바람아, 불어 오려마!
      새해 정초의 바램대로  우리 모두 송액영복(送厄迎福) 하게,


      저 먼- 하늘에다 나쁜 것을 띄워버려라.
      저 먼- 하늘에다 파란 꿈을 실어보내라.
      저 먼- 창공으로 연줄을 끊어 시집보내라.

        

       

       

      글:사진/이요조(丁亥年 설날, 동부간선도로에서)

       

 

 

 

                   올해, 나는 나붓나붓 가비얍게 나를 나비 연이나 한 번 날려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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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지족』

         

         

        요즘 아이들

        누군가에게 끊임없이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메시지를 받아

        메아리처럼 바로 응답해 줄

        그 '사람' 누군가에게...

         

        'ㅁ'안의 중독이다.

        엄지가 만드는 문자

        사랑이 아닌...

         

         

        이요조(20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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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

             

             

            파도가

            밀물 파도가 밀려오고 있었다.

            한 남자가 바닷속에 들어앉았고

            파도는 어기차게 밀려들었다.

             

             

            치근대는 파도 속에 남자는

            홀로 섬처럼 버티고 앉아

            소주잔만 거푸 기울이고 있다.

            섬이다.

             

             

            그는 술이 아닌,

            바다를 마시고 있었다.

            바다를 입으로 들이키는  

            외로운 섬.

             

             

             

             

                           - 제부도에서, 이요조-

             

             

             

            * note

             

            사람의 눈은 1200만화소라고 했던가?
            눈이 두개니 그럼 우리는 1200만 화소 렌즈를 두 개나 가진 셈이다.

            사진으로 표현하자면 답답할 때가 많다.
            밤중에 왜 내 눈에 보이는 것처럼 그렇게 찍을 순 없을 까고,

            제부도에서  창으로 우연히 옆에 건물을 보았다.
            그 건물 창에는 이쪽편의 바다가 비취고…….바람이 심한 날,
            밀물 파도는 하얀 이를 드러내고 겁나게 들이치는데
            그 속에 암시랑도 않은 실루엣 하나,
            섬처럼 버티고 앉아 묵묵히 소주잔만 기울이는 남자.

            끄떡을 않는다.
            섬이다.  
            시방 곧 잠기고 있는 매바위처럼 끄떡도 않는다.

            찍고 보니, 사진은 의도와는 달리 뒤죽박죽이다.
            내 눈에, 내 망막 끝에 와 닿는 피사체 모습,
            어리는 모습 그대로 카메라 렌즈에는 담지 못하는 것일까?

            카메라를  정복하고 싶다.
            내 두 눈 보다 더 명확한…….

             

             

                  - 나 또한 섬은 섬이되 파도에 간간히 흔들리는 섬이다-


             

             

             

            2006,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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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풍이 드는 이유

           

           

           

          빛,

          빛이었어~

           

           

          겨드랑이에서 정수리로

          온 몸을 간질이듯 골고루 어루만지는 햇살,

          빛 속에 양 팔을 벌린 직립(直立)의 나무,

          나뭇잎은 프리즘처럼 빛을 걸러 보석처럼 살아있어

           

          달빛도 찾아와 곧게 떨어지는

          바람 그림자 일렁임 속으로

          계절이 뚜벅 뚜벅 걸어 들어가면

          밤과 낮, 빛 속에 잉태한 흔적의 알을 품어

          연둣빛 자벌레가 태어나듯 움이 트고

          자벌레가 기어가며 잰 기럭지 만큼씩 잎새들의 키를 보태다가 

          탈바꿈한 자나방의 날갯짓으로

          갈변해서 그렇게 가을 속으로 하냥 나르는...

           

           

          팔랑~ ~

          팔~

          랑~

          ~

           

           

           

           

           

          *단풍의 의미를 깨달은(설악동) 어느날에 이요조

           

           

          찻숟가락님 (인사동)사진 퍼 왔어요.  빛의 조명속에 연둣빛이 너무 화사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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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다리 / 이요조

           

           

           

          한강 유람선을 탔다.

          선상에서 다리 밑을 지나가며

          나는 육교를 오르는 젊은 건각의 다리를 뽐내듯 깡똥하니 짧은 아가씨의 치맛속을 훔치듯...
          고개를 한 껏 꺽은 채  다리 사이로 앵글을 디밀었다.
          양 다리 사이로 포카스에 비친 자궁 속은 파란 물빛 양수였다.
          나를 길러 낸 내 엄니의 자궁 속...내 영혼의 안식처,

          내 어머니...어머니! 

           

          그 자궁 속으로의 회귀를 꿈꾸는...부비고 싶었던 천상의 침상,

          그 푸른 양수에 무릎을 걷고 첨벙첨벙 걸어 들어가서 내 지친 두 발을 가지런히 담그고 싶다.
          다리 사이로 보이는 무한의 사유~

          내겐 하늘문이 열리던 날이었다.

          허공을 향해 네 발을 허우적대며 

          교각 아래 측은히 떨어져 누운 한 마리 할딱이는 여린 짐승이었다.

           

          나는...
          내 탯줄은 누가 자를 것인가.

          떠밀려 떠나온 양수의 따듯함이 억울하도록 그리워, 울음을 토했을 붉은 핏덩이,
          피 투성이의 비리고 여린 육신은 누가 핥아 줄 것인가?

          어머니....아!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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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득 만나지는 그리움


             

            늘, 
            가슴 한 켠에
            그리움을 묻고 사는 사람은
            흐르는 물처럼
            그리워하는 것에 길들여져 있다.


            언제나 흘러내리는 물처럼
            흥건한 그리움의 멀미로 
            한 번쯤은 꿈 꾸어도 좋을 일탈의 가뭄자리,


            물처럼 흐르고 흘러~
            보내고... 또 흘려 보내도 ...


            끊임없이 솟아나는
            이 근원은 대체 어드메서 오는 것일까?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


            유월 등산길에 마주친 주홍색  하늘나리,
            물 가를 맴맴 도는 까망 물잠자리,
            단 물이 송송 배고 있을 청머루 알에서나
             

            비개인 뒤 푸른 하늘 깊은 끝자락에서나
            가을걷이 끝난 빈-들녘에서


            자갈 해변을 차르륵~ 거리며 드나드는 파도소리,
            또는 겨울 바닷가에 저 혼자 소스라쳐 뒹구는 돌멩이 하나,


            여름날..종아리 시리도록 차가운 시냇물 속에서
            바위에 부딪혀 흩어지는 포말의 작은 물방울에서도


            문득 문득 만나지는
            내 안에 그리움,

             

             

             

            이요조

               
              
              

               

               

               

               

               

               

               

               

              Violin Romance No.2 in F 베토벤 로망스 2번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No.2 in F, Op.50 Henryk Szeryng

              No.2 in F, Op.50 Anne-Sophie Mutter

               

              No.2 in F, Op.50 Gil Shaham

               

               

              Never seek to tell thy love (네 사랑을 이야기하려 하지 말아라) Love that never told be (사랑이란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거니...) For the gentle wind does move (산들 부는 바람은 이렇게 스쳐 지나간다.) Silently , invisibly. (말없이, 보이지 않게...) - Beethoven이 남긴 '사랑의 시' 한 구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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