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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인과론(원인과 결과)을 구사하지만,
詩는 그 걸 뛰어넘는 비약이란 날개를 단 자유로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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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꽃
<
푸른 정맥 드러난 실핏줄
속속이 아픈 그리움
온 몸을 돌고 돌아
땅 속 뿌리 키우는 푸른 그리움
도라지 꽃물로 편지를 쓰면
눈물이 꽃물로 번져날까?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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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치 겨울이 가고 있어요. 당신,보이세요?흰 눈을 무척이나 좋아한 당신,그 겨울이 가고 있어요.엊그제도 밤새 눈이 내렸지만눈부신 아침 햇살에이내 녹아 내리네요.봄이 오고있어요.문설주에다 '立春大吉' 대신 '꽃다지" 사진을 붙여놨어요.당신, 계신 그 곳에도두런두런흙을 뚫고 솟아나는 작은 소리가들리지 않으세요?예쁘게 오는 봄이었으면고대해요.그런데 이상해요왜 가슴이 스멀스멀 아파오는지..아마도겨우내 묻어둔그리움 하나움을 튀우느라제깐에 용을 쓰는 모양입니다.꽁꽁 얼어붙었던강물이 풀리면이 거룻배를 저어너른 세상으로 가고 싶다 시더니이제 강물도 다 녹아서도도히 흐르는데,당신은바다에 당도하셨나요?이요조
너지? 너 맞지?스산한 바람이 내 이마를 선뜻 지나쳤어 근데 말이야 근데.. 왜 내 가슴이 섬뜩했는지 알아? 난, 단숨에 바로 너라는 걸 알아차렸어... 그래 너야.. 네가 날 장난으로 슬쩍 건드린 거야 네 생각에 눈을 감으면 코끝서부터 찌르르르 온몸이 저려 와... 너 그것 아니? 그리움의 깊이.. 그 걸 자로 재 봤느냐고? 옛날엔.. 끝 간 데, 모를 동굴의 깊이를 서로 우기다가 명주실을 풀어서 썼대... 너, 명주실 타래가 얼마나 긴지 알아? 한 개의 작은 누에고치로 대략, 2000m야 2Km지, 우리말로는 오리, 십리의 반절이지.. 몇 잠에서 힘들게 깨어난 누에고치는 십리도 채 못 가는.. 그리움의 줄을 만들어..근데 이상하지? 갑자기 널, 잃은내 비통한그리움의 실타래는끝 간 데 없이 잠을 잘 수록 더 늘어나나봐항상 함께하는 널 느끼거든... 어디까지 널 따라 가려는지그건 나도 몰라....
상실한 너에 대한 리비도일까?전철을 탔을 때도 넌, 늘 내 맞은편 앞자리에 앉아 빙긋이 웃으며 날 바라보곤 해~~ 심지어는 화장실까지도 따라 들어온다~ 뭐가 많이 들었는지 늘 묵직한 내 핸드백을 대신 들고 서서 싱긋 웃으며~ "다 봤니?" 그러는데 얼마나 편리한 그리움인지 몰라 가끔, 가끔씩 명치끝이 결리지만 않는다면 말이야. 이요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