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배터리 급속 충전기가 지하철에도 등장하다.

    줄줄이 비어있는  경노석 자리를 주저없이 탐해도 좋을만한 선택의 초로인 나,

    오늘 만난 이 작은 기계 하나가 부끄러운 나를 젊은이들의 바리케이트가 가려줄 줄이야~

     

    어제(2005,9,27)오후 좀 늦은 퇴근 무렵 4호선~
    난데 없는 이 기계의 출현에 사람들의 반응이 재미있는 걸로 봐서 아마도 첫 선을 보이는 것 같다.
    2~30대 젊은층, 직장인들이 재미있는 반응을 보인다.

    나는 또 그 반응들을 낱낱이 체크하며 즐기고....

     

    # 1 젊은이들 패거리

    처음에는 휴대폰 채로 디밀어 보다가
    배터리 싸이즈라 서슴없이 분리한 배터리만 넣는다.

    카드 결재를 시도하려는가 보다.
    양복 안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어 주저없이 대본다.
    아직은 무룐가보다.
    "0"이란 금액 결재에 깔깔대며 재밌게들 웃는다.
    (아마도 시험중 무료인가 보다)

     

    #2 젊은이들 무리

    그들이 내리고 또 다른 젊은이들이 다가온다.
    배터리를 디밀었다가 카드를 대니
    교통카드만 된단고 친구에게 교통카드 있냐고 묻는다.

    (아마도 교통카드로만 결재 되나 보다)

     

    #3 또 다른 젊은이들

    자세히 보더니..유료라며 호기심을 재빨리 걷어낸다.

    (집에 가서 충전하면 되니까)

     

    #4 경로석에 앉은 어중간한 초로의 나,

    공짜라고 말해주면 될텐데...

    한강둔치 사진들을 뷰파인더로 리플레이 해보면서

    재빨리 한 컷 찍은 나는?

    (왜 입 다물고 가만 앉았는공?...공짜라고 좀 말해주징?)

     

     

    각양각색의 사람들
    세상은 이래서 아름답다 하나보다.
    가을날 단풍든 나뭇잎처럼
    모양도, 빛깔도...

    알록달록
    다양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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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도자기 굽는 '취백당님'/9월18일 추석 보름달

 

 

추석 그 비하인드 스토리

 

 

추석 보름달,

전 그날이 흐렸는지...맑았는지 모릅니다.

달이 떴는지...구름속에 들어갔는지 조차도 모릅니다.

왔다리 갔다리 일을하며 거실 TV에 나오는 반지의 제왕 그 중에 가장 재미있다는 2부만 힐긋거리며 쳐다 보았을 뿐... 

(3부는 월요일 늦은 밤에 보았지요, 1부는 여러번 나뉘어서 ....2부는 건성, 3부는 대충..아무튼 어른들의 동화,  환타지적인...반지의 제왕, 대단한 그래픽 연출, 그 제작비를 보았습니다요. 경제의 위력을...)

 

각설하고,

블로그 방문에  다른 님의 방에서 환한 달을 이제사 제대로 봅니다.

 

달은 매일 뜨는 시간이 50분씩 늦어진답니다.
이 달은 아마도 밤 11시 경에 찍은 달이고...

매일 저녁 그 위치 쯤에서 달을 보자면 하루에 50분씩 뒤로 늦취질 것입니다.

 


 

경주를 끝낸 늙고 지친 말 같습니다.

제가...

 

이 번 추석은 딱 절반만 했습니다. 사다둔 재료의 절반만....

여늬 추석과는 좀 빨라서 날씨도 더워 음식도 쉬 상할 우려도 되고...

생선전유어도 절반,  송편도 생략,  미리 만들어 둔 약식도 절반인 한 통만 꺼내었습니다.

까다만 도라지는 마당 한귀퉁이에다 묻어두었고 남은 토란은 수경재배나 하여 토란잎이나 관상하자고 물부어서 싹눈 트기만 가다립니다. 어차피 까둔 토란은 한 번 더 끓여 먹을 참입니다.

천하에 게으름쟁이가 무슨 별난 바지런을 떨겠다고 토란을 까고는 혼났습니다.

(깐도라지, 깐연근, 깐토란 등에..방부제를 넣는다고 해서요. 방부제 뿐입니까? 갈변을 막기위해

무슨 약도 넣는다고 했는데...)

 

토란의 아린 독성이 있는줄은 알았지만... 마치 은행을 깠을 때처럼 온 손이...특히나 손가락 사이 사이가 마치 모기에게 숱하게 물린 것처럼 괴로웠습니다.

식촛물에다가 아린 손을 담그고...물에 여러번 헹궈내고 시간이 꽤 흐른 다음에야 겨우 진정 되었습니다.

토란.,.거 무섭더군요.

절반만 부지런합시다. 여러분! 깐 토란 사다잡수세요~~

 


뭐든 절반이군요.

약간은 모자란 듯...마련을 한다는 것도 과히 나쁘지만은 않군요.

 

딱 절반만!!

언제나....딱 절반만 으로 줄여 살아 볼랍니다.

 


출근할 사람들 아침대용으로 사다 논 찰떡, 전혀 먹지 않길래 냉동실에서 도로 수거해 온 찰떡

송편대신인데...역시 그대로 찬밥 신세군요.

 

어른을 뵈러 오신 손님(집안 친인척)에겐 무얼 대접했냐구요?

메인재료는요, 추석과는 좀 동떨어진 '베이컨구이'를 했습니다. 일명 '솥뚜껑요리" 입니다.

감자, 두부 썰어서 함께 베이컨을 즉석에서 굽는...꽤나 인기가 쏠쏠하던데요.

이젠..아무래도 추석 명절 메인 음식도 한물 갔나봐요.

저 올해는 잡채도 생략했습니다.

내년에는...아무래도 메뉴를 확 바꿔야 할란가 봐요.

전혀..엉뚱한 메뉴개발,,,그리고 딱 절반만!!

 

딱, 절반만...

올, 팔월 대보름달도 못봤습니다.

추석 송편도 실은 달 모양이라는데....둥근 온달보다 반달의 모습이 더 정겹지 않던가요?

어찌보면 한 쪽 눈을 찌그덩...감고 윙크하는 듯...한,

전, 상현달, 딱 절반만 (일하다 말고 걷기 운동?/바람쐬러 나가서)겨우 보았답니다.

 

딱 절반만....줄곧 말하려니

나는 미국이 딱 절반만 좋다 /저자 : 이진  ...이 책이 좋다는데....꼭 읽어봐야겠습니다.

딱 절반만 읽다가 덮는 한이 있더라도,

 

글/이요조




추석이 지나갔다.
쯔나민지..
허리케인인지...
 
귀성길 차량들의 행렬이..... 우르르 몰려다니는 바람같은 인파~
 
 
이제사 제대로 가을이려나 보다.
 
장독대 위에 뒤집혀진 돌냄비에
가을 하늘이 담겼다.
 
아마
보름달도 너끈히 담으리라~
 
가을은
넉넉해서 좋다.
 
작년 가을에 꼭꼭 밀봉하여 둔
유자청을 처음으로 꺼내보다.
 
일일이 가리기 어려워
그냥 넣어버린
씨알이
곰삭은 유자청 속에서
배시시 웃고있다.
 
이 가을...
저를 곰삭게 하소서
필요치 않는 씨알같은
자존심따위는 멀리 던져 버리도록 하옵소서~
 
 
"추석 명절은 잘 지내셨는지요?
늦은 인사 올립니다."
 
m(__)m
 
이요조.


 


 

     

 

명절이면 주부들은

       

       오늘은 9월 14일(음력 팔월 열하루)

      며칠만 있음 추석이다.

       

      지난 주말 밤, 얼마나 잠이 오질 않던지...잠이 오지 않으면 휭하니 

      바깥 바람이라도 쏘이러 나가면 좋으련만...

       

      그의 오피스텔이다. 그는 자기가 잘 때 부스럭거리는 소리도 싫어하고 TV켜는 것도 싫다한다.

       

      혼자 이층에 올라가서 잘까 하다가 그가 일어나서 날 찾고 그러다가 잠을 덧들이면..? 안되지 싶어서 그냥 참기로했다.

      그냥 옆에서 가만 자는 척하고 누웠자니 환장할 노릇이다.

       

      자는 얼굴을 가만보니 그는 자다가도 여러 번 나를 확인하곤 했다.

      그 때마다 곤히 잘 자는 척...눈을 감고,

       

      푸르스름한 새벽이 창문너머로 날 쳐다볼 때야 잠깐 잠이 들었나보다.

       

      아침에 역시나 눈이 퀭하니 들어갔다.

       

      그런 나를 편히 쉬라고 그러는지 그는 약속이 있다며 바깥으로 나갔고 나는 대낮이라 그런지 눈은 더욱 더 말똥말똥 해지기만 했다.

       

      그날 밤 10시가 되어서야 비로소 눈을 붙였다.

       

       딸에게서 전화가 왔다.

      "엄마 목소리가 왜 그래요?"

      "응...지난 밤에  잠을 한숨도 못잤어 엄마 지금 죽겠어"

      "아! 추석이거든.."

      "왜?"

      "엄만...명절 때마다 이유없이 아픈 거 몰라요?"

      "그랬어...?"

       

      호랑이 보다 무섭던 시아버님 가신지..어언 7년 째,

      나는 아직도...내 몸은 아직도....그 스트레스를 잊지 않고 있다한다.

       

      잊을 때도 됐는데....

       

      그냥 잠이 안 온 게 아니었다. 무언가..짐을 잔뜩 진 것처럼, 고민이 켜켜로 쌓인 것처럼 괜스런 압박감에 못이긴 그런 저런 이유로 심장이 두근대며 날더러 깨어있자 한다. 여느때처럼 그냥 쿵쿵 뛰면 누가 뭐라나~ 내게 조근거리며 이야기를 건넨다. 심장은 말을 못하는고로 뇌에다 전달시켜 환등기처럼 그림으로 보여준다. 무슨 스릴이 있거나...괴기 공포물도 아니면서 사람을 한껏 쫄아들게 만들며 이런 그림..저런 그림을 눈 앞에 펼쳐 보이는데 도저히 편하게 눈을 붙일 수 없었던 것이다.

       

       

       

       

      살아생전 힘에 부친 어른이셨지만  사후엔 아무런 부담감을 주지 않으시는 아버님! 찾아올 시누이도...시동생도 ..아이 손님들도 없는 독자아들(남편) 하나 달랑, 거기다가 제사도 1주기 추도예배만 드린 후, 씻은 듯이 없애라 당부하신 덕분에 실로 아무런 부담감도 없는데...

       

      나는 아직도 이런 스트레스를 겪다니~

      나완 전혀 상황이 다른 이들은 얼마나 더 힘들까? 생각해 본다.

       

      그래도 아직 어머님 살아계시니....양 명절이면 어른을 뵈러 오는 손님이 있기 때문이다.

       

      어른이 계시므로 명절 흉내라도 내려면 나무새 등등..있을 건 다 있어야겠기에 준비는 대충 다 한다는 게, 역시 만만찮기 때문이다.

       

       

      내겐 시장보는 일서부터 스트레스였다.

      주부들은 무슨 난리라도 나서 한달 간 비상식량을 사 모으듯...준비하는 명절~~

       

      친구따라 등짐지고 장에 간다고....우선 김치준비부터 마련했다.  제사가 없으니...비싼 조기는 생략하고 부세를 고른다.

      이왕이면 도라지도 생도라지, 잔 뿌리가 많아야 국산이고

      토란도 흙토란을 사온다.

      나무새 하나 장만하는데도 중국산인지 한국산인지...골이 다 지끈거릴 정도로 머리가 아프다.

       

      며느리 볼 나이의 내가 이러니...

      젊은 새댁 며느리들의 심정들은 오죽할까?

       

      어른과 아이들에겐 명절

      남자들에겐 집안 간에 고스톱의 화목절

      여자들에겐 노동절이 아니다.(노동절이면 하루 쉬게?) 노동쩔이다.

      노동에 쩌는 날이라는 말씀!

       

      에혀....

       

      좀 있음...내게도 명절로 다가 올 날이 머잖았는데...

      노동쩔에 쩔 미래의 젊은 새댁(며늘아기) 생각느라....

      짐이라도 들어 줄 요량으로 혼자서 미리 구상하느라 불면증에 또 시달릴...

      나는 펴엉-생을

      노동쩔에 쩔어서 살아가야 하는 슬픈 낀세대가 정녕 맞을진저....

       

       

                      이내 팔자~에고고 통재라!

                      아니쥐 곧 죽어도 긍정적 사고!

                      얼쑤, 좋을시고!

                      아으 다롱디리~

       


       

         

               2005,9월15일(팔월 열 이틀)

               이 글 올린 오늘 밤, 역시~/2시 12분

               .......

         

               지금은

               아침 8시, 역시 지난 밤을 하얗게 밝히다.
         


 

 

 
 
 
 
 
 
 
 
 

 

     



     

    사랑 - 바이올린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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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 이야기 

     

    벌초 다녀오는 길에 음력 팔월 초나흘 초승달과 샛별
    2005:0907 19:09:38

    저 달이...둥글면 추석이겠지? 

     

    달과 샛별이 함께 보여서 한 컷.


    새벽에 동쪽 하늘에서 반짝일 때는 샛별 또는 계명성(啓明星)·명성(明星)이라는데,
    그러나 이렇게 찬란하게 빛나는 별은 초저녁에도 있습니다.
    태양이 숨어버린 서쪽 하늘의 고도가 낮은 곳에 다른 별들과는 뚜렷이 구별되는 밝은 별이 하나 사진의 왼 쪽에에 보입니다.
    밝을 때는 주먹만하게 보이기도 해서 마치 우주선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이 별이 태백성입니다.

    그런데 사실은 태백성과 금성은 같은 별이랍니다.
    수성 다음으로 태양 가까이에서 태양을 돌고 있는 금성은 태양의 앞에 있을 때는 샛별이 되어 새벽에 보이고,
    태양의 뒤에 있을 때는 태백성이 되어 초저녁에 보인다네요.
    태양과 달을 뺀 하늘에서 가장 밝게 보이는 금성은 오랫동안 인간에게 감동과 희망을 안겨주는 찬란한 별입니다.

    초생달(初生―)은‘초승달’의 잘못이라는군요
    한자로는 초생달이지만 한글로는 초승달로 쓰는 게 맞다는...

    2005,9월7일 오후 구마고속도로 대구로 상행하는 현풍에서,

    이요조

     

     


     

     
    마치 구름 속을 둥둥 떠 다니다 온 기분입니다.
    하늘이 파랬습니다.
     
    내 기억 속에는 엊그제만해도
    차창 뒤로 흔히 보이는 풍경
    누워있는 어린아이의 발만 보이는...
    그랬던 넘이 이젠 다 자라서 벌초길에
    장장 왕복 10여시간을 저 혼자 운전을 했습니다.
     
    에미인 저는 덕분에 의자 제끼고 드러누워선
    한껏 구름 속에 빠져 들었습니다.
     
    크림을 휘핑해 놓은 듯,
    손가락으로 찍어먹으면
    영락없는 그 맛이 날 것 같은....
    가을하늘...그리고 구름.
    고속도로를 질주하며 본 구름 쑈는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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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um 블로거,
    몇몇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블로그 사상...124개의 긴-리플을 단 왕언니의 생일(회갑)이기 때문입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전, 제가 블로그에서 한 노장 하는지 알았습니다.
    더 훌륭한 언니들도 많이 계심에 깜짝 놀랐습니다.
    더욱 더 일로매진 고군분투하겠습니다.
     
    형님, 아우님들~ 제 회갑 생일에도
    이케 해주실거죠? 
    흐~
    동안 돈독다짐을 맹세하며,
    하여
    DAUM이여! 영원하라~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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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부사시사(윤선도 작)
     
    物外(믈외)예 조흔일이 漁父生涯(어부생애) 아니러냐
    배 떠라 배 떠라
    漁翁(어옹)을 욷디 마라 그림마다 그렷더라.
    至국悤(지국총) 至국悤(지국총) 於思臥(어사와)
    四時(사시)興(흥)이 한가지나 秋江(추강)이 읃듬이라 .

    <현대어 해석>
    物外의 맑은 일이 어부 생애 아니던가
    배 뛰워라 배 뚸워라
    漁翁을 웃지 마라 그림마다 그렸더라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사철 흥취 한가지나 가을 강이 으뜸이라.

    <단어해석>
    물외 : 세속을 떠난곳
    조한 : 깨끗한
    어부생애 : 명리를 초월한 생애(고기잡이의 한평생이 아니더냐 - 설의법)
    어옹 : 고기잡는 노인(어부) 를 말하는것이며 화자 자신을 말하는것입니다.
    욷디마라 : 비웃지마라
    그림마다 그렸더라 : 수없이 많은 그림에 어부를 그렸더라.(전해오는 동양화마다 어부의 삶을 그렸더라.)
    사시 : 사계절
    한가지나 : 마찬가지나, 다좋지만

    <본문해석>
    속세를 벗어난 데서 깨끗한 일로 소일함이 고기잡이의 생활이 아니더냐.
    배를 띄워라, 배를 띄워라
    늙은 고기잡이라고 비웃지를 말라, 그림마다 어옹이 그려져 있더라.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네 계절의 흥이 다 좋지만 그 중에도 가을 강이 제일이라.

    <주제>
    추사(秋詞) 1 - 가을 강에서의 어부 생활의 흥취(자부심과 긍지가 나타남)

    궁금해 하시는소절 '어옹을 욷디마라 그림마다 그렸더라' 에서
    어옹은 자기자신을 말하는것이며 때묻은 속세를 떠나 깨끗한 어부의 삶에대한 강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있음을 설의법적으로 표현한것이며 전해져오는 동양화의 주 소재로 어부의 깨끗하고 평화로운 삶을 그려온 화가나 그 그림을 보고 평화롭고 깨끗함을 부러워 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알고있기에 더욱
    어부생활의 만족감과 자부심을 돋우는 구절이라 할수 있겠습니다.

     

    <추가>
    내용이 방대하여 개괄적 함축요소와 주요 구절에 대한 함축된뜻이나 상징이나 의미를 요약 하여 추가합니다. 원문은 춘사만 올렸으며 하사추사 동사는 해석위주로 올렸습니다.

    요점 정리
    연대 : 조선 효종 때
    갈래 : 평시조, 연시조(전 40수), 정형시
    성격 : 강호한정가
    표현 : 대구법, 반복법, 의성법
    제재 : 어부의 생활
    주제 : 강호의 한정,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여유와 흥취

    내용 연구

    고기잡이를 떠나는 광경

    소박한 어옹의 생활

    속세를 떠나 자연과 동화된 생활

    은유를 써서 정계에 대한 작자의 근심하는 마음

    춘사(春詞)
    압개예 안개 것고 뒫뫼희 해 비췬다
    배떠라 배떠라
    밤믈은 거의 디고 낟믈이 미러온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강촌(江村) 온갓 고지 먼 비치 더옥 됴타
    날이 덥도다 믈 우희 고기 떳다
    닫드러라 닫드러라
    갈며기 둘식세식 오락가락 하느고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낫대는 쥐여잇다 탁쥬ㅅ병(濁 甁) 시럿나냐
    동풍(東風)이 건듣 부니 믉결이 고이 닌다
    돋다라라 돋다라라
    동호(東胡)를 도라보며 셔호(西湖)로 가쟈스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압뫼히 디나가고 뒷뫼히 나아온다
    우는 거시 벅구기가 프른 거시 버들숩가
    이어라 이어라
    어촌(漁村) 두어 집이 냇속의 나락들락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말가한 기픈 소희 온갇 고기 뒤노나다
    고운 볃티 쬐얀는듸 믉결이 기름갓다
    이어라 이어라
    그믈을 주어듀라 낙시를 노흘일가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탁영가(濯 歌)의 흥(興)이 나니 고기도 니즐로다
    셕양(夕陽)이 빗겨시니 그만하야 도라가쟈
    돋디여라 돋디여라
    안류(岸柳) 뎡화( 化)는 고비고비 새롭고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삼공(三公)을 불리소냐 만사(萬事)를 생각하랴
    방초(防草)를 발와 보며 난지(蘭芷)도 뜨더보쟈
    배셰여라 배셰여라
    일엽편주(一葉片舟)에 시른 거시 므스것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갈 제는 바뿐이오 올 제는 달이로다
    취(醉)하야 누얻다가 여흘 아래 나리려다
    배매여라 배매여라
    락홍(落紅)이 흘러오니 도원(桃源)이 갓갑도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인세홍딘(人世紅 )이 언메나 가렷나니
    낙시줄 거더노코 봉창( 窓) 이 달을 보쟈
    닫디여라 닫디여라
    하마 밤들거냐 쟈규(子規)소리 말게 난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나믄 흥(興)이 무궁(無窮)하니 갈 길흘 니젓땃다
    내일(來日)이 또 업스랴 봄밤이 몃덛새리
    배브텨라 배브텨라
    낫대로 막대삼고 시비(柴扉)를 차자보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어부 생애(漁父生涯)는 이렁구리 디낼로다

    요점 정리
    연대 : 조선 효종 때
    갈래 : 평시조, 연시조(전 40수), 정형시
    성격 : 강호한정가
    표현 : 대구법, 반복법, 의성법
    제재 : 어부의 생활
    주제 : 강호의 한정,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여유와 흥취

    압개예 : 앞 강변에. 앞 개울에
    배떠라 : 배 띄워라. '떠라'는 '띄워라'의 오기인 듯함
    지국총 : 닻을 감을 때 나는 소리. '어부가'의 후렴으로 쓰임. 찌거덩.
    어사와 : 배를 젓는 소리의 의성어. 엇샤. 어와. 이것을 한자로 쓴 것은 그 음을
    차용하였을 뿐 아무 뜻이 없다.
    닫드러라 : 닻을 들어라.
    건듣 부니 : 얼핏 부니. 문득 부니.
    돋다라라 : 돛을 달아라.
    이어라 : 흔들어라. 노를 저어라. 배를 저어라
    돋디여라 : 돛을 내리어라.
    뢰택양거 : 뇌택은 연못이름.
    뱃대를 : 돛대를.
    슈됴가 : 뱃노래.
    셩듕 : 노를 저으면서 부르는 뱃노래
    만고심 : 뱃노래 가운데 배어 있는 옛 사람들의 풍류
    빗겨 있다 : 비스듬히 걸려 있다.
    벽슈앵셩 : 푸른 나무에서 들리는 꾀꼬리 소리
    몰괘 : 모래
    둠 : 뜸. 풀로 거적처럼 엮음 물건.
    모괴를 : 모기를
    창승 : 쉬파리
    간변유초 : 물가에서 자라난 그윽한 풀
    구실 : 직분. 맡아 보는 일. 할 일
    물외 : 속세의 바깥. 세상 물정에서 벗어난 것
    사시흥 : 사계절의 흥겨움
    슈국 : 강촌. 물이 많은 곳. 여기서는 보길도
    용여하쟈 : 마음껏 놀자. 한가롭게 노닐자.
    백빈홍료 : 흰 마름 풀과 붉은 여뀌
    바애니 : 눈부시게 빛나니.
    은슌옥척 : 크고 좋은 물고기
    딜병 : 질흙으로 구워 만든 술병
    명색 : 저물어 가는 빛. 황혼.
    쳥흥 : 고상한 흥취. 맑은 흥겨움
    빋견는데 : 비스듬히 가로 걸려 있는데
    봉황루 : 임금이 계신 궁궐
    셔풍딘 : 서풍으로 날아드는 먼지
    숑간셕실 : 소나무 숲 사이 돌로 지은 작은 건물
    주대 : 줄과 대. 낚시줄과 낚시대.
    동뎡 : 중국 호남성에 있는 소상강과 동정 호수
    바탕 : 바다. 일터. 어장.
    곧다오면 : 낚싯밥이 좋으면. 미끼가 좋으면
    만경유리 : 유리같이 잔잔하고 아름다운 바다. 겨울바다
    천L옥산 : 겹겹이 쌓인 구슬같이 아름다운 산. 겨울산
    혜여본고 : 생각해 보았던고
    자자e다 : 자욱하게 서려 있다.
    아압디 : 거위와 오리가 모여 사는 못
    초목참 : 초목까지도 부끄러움을 당한 치욕
    단애취벽 : 단풍든 낭떠러지와 푸른 절벽
    화병 : 그림 병풍.
    파랑셩 : 파도 소리
    딘휜 : 세속의 시끄러움
    챵쥬오도 : 강호에서 우리들이 즐겨하는 일
    손 고븐 제 : 손꼽아가며 날을 보낼 적에
    연식 : 편히 쉼
    블근 곳 : 쌓인 눈이 석양 놀에 반사되어 붉게 보이는 것
    셜월 : 눈 내린 밤에 비치는 달
    숑창 : 소나무가 서 있는 창문.
    비겨 잇쟈 : 비스듬히 앉아 있자꾸나.

    이해와 감상
    고려 때부터 전하여 온 어부사를 중종 때 이현보가 어부가 9장으로 개작하였고, 이것
    을 다시 고산이 후렴구만 그대로 넣어 40수로 고친 것이다. 이현보의 어부가에서 시상
    을 빌어 왔다고 하나, 후렴만 떼고 나면 완전한 3장 6구의 시조 형식을 지니면서, 전
    혀 새로운 자기의 언어로써 독창적인 아름다움을 나타내고 있는 시조이다.
    봄 아침에 어부들이 고기잡이 배를 띄우고 강촌을 떠나가는 광경을 노래한 것이다. 앞
    포구에는 안개가 걷히고, 뒷산에는 햇살이 비치며, 밤 사이의 썰물이 물러가고 밀물이
    밀려온다. 생기가 돋고 희망에 넘치는 분위기가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이윽고 배가
    바다로 밀려 나가자 멀리 보이는 강촌의 경치가 아름답기 그지없다.
    봄이 돌아오자 산과 들은 파랗게 물들기 시작하고, 싱그렇고 맑은 대기 속에서 제일
    먼저 우는 것은 뻐꾸기다. 이 뻐꾸기는 신록이 한창 우거질 때까지 계속해서 우짖는
    다. 어촌의 춘경을 노래하되, 첫 구절에 뻐꾸기를 등장시켜 어촌(그것은 농촌이라도
    좋다의 봄 풍경을 노래한 것은 작가만이 나타낼 수 있는 예리한 감각이다. 특히 문장
    에 도치법을 써서 표현의 모를 더욱 더 살려 놓았다. 그리고, '안개 속에 나락들락하
    는 어촌의 두어 집','온갖 고기가 뛰노는 맑은 소' 등 티끌 세상과는 완전히 절연한,
    선경과도 같은 어촌으로 부각해 놓아,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하게 한다. 끝 구절
    첫마디에서 '맑은'으로 하지 않고 '말가한'이라고 한 것은 매우 적절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심화 자료
    연강첩장도시
    '연강첩장'의 뜻은 안개 낀 강과 첩첩이 겹친 산봉우리로 중국 북송 때 왕 진경이 그
    린 '연강첩장도'를 보고 소 식이 찬으로 쓴 시. 그 시에 '강위에는 수심이 깊었고 산
    은 첩첩인데, 공중에 높이 뜬 푸른 봉우리는 구름인가 운애인가'라는 구절이 있다. 소
    식은 그림 속의 풍경을 시로 나타냈고 마침내 이 아름다운 그림 속의 사람이 되어 산
    속으로 돌아가자는 감상으로 이 시를 끝맺었다.
    천년노도
    오 자서의 고사를 인용한 것이다. 고사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오 자서는 춘추 시대
    때 초나라 사람으로 이름은 원이다. 아버지와 형이 평왕에게 죽임을 당하자 오나라로
    가 오나라를 도와 초나라를 쳤다. 이 때 초나라 평왕의 무덤을 파고 그의 시체를 300
    번이나 매질했다. 그 뒤 오나라가 월나라를 치자, 월왕 구천이 용서를 청하여 옴으로
    오왕부차는 이를 허락하였다. 그러나 자서는 이의 불가함을 충간하다가 도리어 재상의
    참소로 자결하라는 명을 받게 되었다. 이에 오 자서는 사인에게 이르기를 '내 눈을 도
    려 내어 오나라 동문 위에 걸어 놓아라. 훗일 월나라가 쳐들어와 오나라가 멸망하는
    것을 보겠노라.'라고 하였다. 이 말을 전해 들은 오왕은 그의 시체를 가죽 부대에 넣
    어 오강에 띄워 버렸다. 이 때에 강물이 노하여 큰 파도가 일어났다고 한다. 그로부터
    9년 뒤 그의 말대로 월나라에 의하여 오나라는 멸망하였다. '천년노도'란 여기에서 생
    긴 말로 오 자서의 충성심을 이르는 말이다.
    어복 충혼
    중국 춘추 시대에 초의 굴 원이 지은 어부사에서 유래된 말이다. 굴원의 본명은 평으
    로 초나라 희왕때 삼려대부가 되어 임금의 신임이 두터웠다. 그러나 참소로 인하여 왕
    이 멀리하므로 '이소'라는 노래를 불렀다. 그 뒤 경양왕 때에 다시 참소를 받아 양자
    강변으로 유배되었다. 이 곳에서 어부사를 지어 충성심을 밝히고 멱라수에 빠져 목숨
    을 끊었다. 그의 어부사 속에 '차라리 상수에 가서 강물에 몸을 던져 고기 뱃속에 장
    사를 지낼지언정 어찌하여 이 결백한 몸에 세속의 티끌과 먼지를 둘러쓴단 말가'라는
    구절이 있다. 여기에서 어복 충혼이라는 말이 생겼는데, 충신의 절조를 나타내는 말로
    쓰인다.


    하사(夏詞)


    구즌 비 머저가고 시낻물이 맑아 온다
    배떠라 배떠라
    낫대를 두러 메니 기픈 흥(興)을 금(禁) 못 할되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연강덥쟝(沿江 )은 뉘라셔 그려낸고


    년닙희 밥 싸두고 반찬으란 쟝만마라
    닫드러라 닫드러라
    청약립(靑蒻笠)은 써잇노라 녹사의(綠蓑依) 가져오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무심(無心)한 백구(白駒)는 내 좃는가 제 좃는가


    마람 닙희 바람나니 봉창( 窓)이 서늘코야
    돋다다라 돋다다라
    녀름바람 뎡할소냐 가는 대로 배시켜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븍포 남강(北浦南江) 이 어디 아니 됴흘러니


    믉결이 흐리거든 발을 싯다 엇더하리
    이어라 이어라
    오강(吳江)의 가쟈하니 천년노도(千年怒濤) 슬플로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초강(楚江)의 가쟈 하니 어복튱혼(漁腹 混) 낟글셰라


    만류록음(萬柳綠陰) 어릔 고대 일편태긔(一便苔磯) 긔특(奇特)하다
    이어라 이어라
    다리예 다 닫가든 어인쟁도(漁人爭渡) 허믈마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학발로옹(鶴髮老翁) 만나거든 뢰택양거(雷澤讓居) 효측(效側)하쟈


    긴 날이 져므는 줄 흥(興)의 미쳐 모르도다
    돋디여라 돋디여라
    뱃대를 두드리고 슈됴가(水 歌)를 블러 보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애내 셩듕에 만고심(萬古心)을 긔 뉘알고


    석양(夕陽)이 됴타마는 황혼(黃昏)이 갓깁거다
    배셰여라 배셰여라
    바회 우희에 구븐 길 솔 아래 빗겨 잇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벽슈앵셩(碧樹鶯聲)이 곧곧이 들리나다


    몰괘 우희 그믈 널고 둠 미틔 누어 쉬쟈
    배매어라 배매어라
    모괴를 뮙다 하랴 창승(蒼蠅)과 엇더하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다만 한 근심은 상대부(桑大夫) 드르려다


    밤 사이 풍낭(風浪)을 미리 어이 짐쟉하리
    닫디여라 닫디여라
    야도횡쥬(夜渡橫舟)도 진실로 어엳브다
    와실(蝸室)을 바라보니 백운(白雲)이 둘러잇다
    배븟텨라 배븟텨라
    부들부체 가라 쥐고 셕경(石逕)으로 올라가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어옹(漁翁)이 한가(閑暇)터냐 이거시 구실이라


    이해와 감상

    궂은 비는 멎어 가고 시냇물이 맑아 오는데 집 안에만 있을 수 없다. 낚싯대를 둘러메고 나서니 벌써 마음이 흥겨워진다. 마치 왕 진경이 그리고 소 동파가 찬을 쓴, 그 그림 같은 저 경치는 참으로 아름답구나. 첫여름의 아름다움 풍경 속에 낚시질을 나서니 어부의 흥취가 넘치고 있다.

    초강의 흐린 물에 발을 씻는다는 것은, 곧 당세의 정계가 부패하여 맑은 물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암시한 것으로, 굴 원의 어부사에 나오는 '창랑지수'의 노래에서 암인한 것이다. 중장의 천년노도와 종장의 어복 충혼은 중국 고사를 연상하면서 작자 자신의 충의심을 나타낸 것이다. 이 노래는 윤 선도의 다른 작품에 비하여 한자 어구와 중국 고사가 남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내용도 다듬어지지 않아 다른 것에 비해 많이 뒤지는 작품이다.

    추사(秋詞)


    물외(物外)예 조흔 일이 어부 생애(漁夫生涯) 아니러냐
    배떠라 배떠라
    어옹(漁翁)을 욷디 마라 그림마다 그렷더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사시흥(四時興)이 한가지나 츄강(秋江)이 읃듬이라


    슈국(水國)의 가을이 드니 고기마다 살져 읻다
    닫드러라 닫드러라
    만경딩파(萬頃 波)의 슬카지 용여(容與)하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인간(人間)을 도랴보니 머도록 더옥 됴타


    백운(白雲)이 니러나고 나모 긋티 흐느긴다
    돋다라라 돋다라라
    밀믈의 셔호(西湖)ㅣ 오 혈믈의 동호(洞湖)가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백빈홍료(白 紅蓼)는 곳마다 경(景)이로다


    그러기 떳는 박싀 못 보던 뫼 뵈느고야
    이어라 이어라
    낙시질도 하려니와 취(趣)한 거시 이 흥(興)이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셕양(夕陽)이 바애니 쳔산(天山)이 금슈(金繡)ㅣ 로다


    은슌옥쳑(銀脣玉尺)이 몃치나 걸럿나니
    이어라 이어라
    로화(蘆花)의 블부러 갈해야 구어 노코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딜병을 거후리혀 박구기예 브어 다고


    녑바람이 고이 부니 다론 돋긔 도라와다
    돋디여라 돋디여라
    명색(瞑色)은 나아오대 쳥흥(淸興)은 머러 읻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홍슈(紅樹) 쳥강(淸江)이 슬믜디도 아니한다


    흰 이슬 빋견는데 발근 달 도다온다
    배셰여라 배셰여라
    봉황루(鳳凰樓) 묘연(杳然)하니 쳥광(淸光)을 눌을 줄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옥토(玉 )의 띤는 약(藥)을 호객(豪客)을 먹이고쟈


    건곤(乾坤)이 제곰인가 이거시 어드메오
    배매여라 배매여라
    셔풍딘(西風 ) 몯미츠니 부체하야 머엇하리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드론 말이 업서시니 귀시서 머엇하리


    옷 우희 서리오대 치운 줄을 모를로다
    닫디여라 닫디여라
    됴션( 船)이 좁다 하나 부셰(浮說)와 얻더하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내일도 이리 하고 모뢰도 이리 하쟈


    숑간셕실(松間石室)의 가 효월(曉月)을 보쟈 하니
    배브텨라 배브텨라
    공산락엽(空山落葉)의 길흘 엇디 아라볼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백운(白雲)이 좃차오니 녀라의(女蘿依) 므겁고야


    이해와 감상

    이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생활은, 속세를 멀리 떠난 곳에서 낚시질하는 어부의 생활이다. 그것을 모르고 명리에 허덕이는 세속 사람들은 어부의 생활을 어리석은 짓이라고 비웃고들 있지만, 예로부터 많은 그림에 어옹의 그림이 있음은 무엇을 뜻하는가? 고고한 은사들은 낚싯대를 드리우고 관조의 세계에 잠기는 것을 가장 이상적인 생활로 동경했던 것이다. 그것은 바로 자연 친화의 길이요, 진세에서 초연할 수 있는 방법이 되기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림뿐만 아니라 시문에서도 어부의 생활을 찬양한 것을 수 없이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이 시조에서는 이와 같은 어부의 생활을 찬양하고, 특히 가을 낚시의 흥겨움을 노래했다.

    가을밤이 깊어 서리가 내리고 있지만 작자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낚싯배가 비좁지만 싸움과 시비가 끊이지 않는 속세의 집보다는 훨씬 낫게 생각된다. 바로 지척에 집이 있건만 거기도 속세이어서 돌아가고 싶지 않은 것이다. 오늘 뿐만 아니라 내일도 모레도 이렇게 속세와 떨어진 곳에서 살고 싶다고 하였다.

    여기에서 작자는 물아일체나 유유자적을 노래했다기보다는 불우한 정객으로서의 비감을 노래한 것으로 보아진다. 작자는 강직한 성격으로 많은 정적을 가지고 있어 유배지를 전전하기 20여 년에, 은거 생활도 19년이나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부세에 대한 절망도 컸을 것이다. 그래서 비좁은 낚싯배에서 살지언정 부세에는 가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지사비추'의 심경을 노래한 것이다.


    동사(冬飼)


    구룸 거둔 후의 핻빋치 두텁거다
    배떠라 배떠라
    텬디폐색(天地閉塞) 호대 바다흔 의구(依舊)하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가업슨 믉결이 깁편 닷 하여잇다


    주대 다사리고 뱃밥을 박앋나냐
    닫드러라 닫드러라
    쇼샹(瀟湘) 동뎡(洞 )은 그믈이 언다 하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이때예 어됴(漁 )하기 이만한 듸 업도다


    여튼 갣 고기들히 먼 소해 다 갇나니
    돋다라라 돋다라라
    져근덛 날 됴흔 제 바탕의 나가보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밋기 곧다오면 굴근 고기 믄다 한다


    간밤의 눈갠 후(後)에 경물(景物)이 달랃고야
    이어라 이어라
    압희는 만경유리(萬頃琉璃) 뒤희는 천텹옥산(天疊玉山)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션계(仙界)ㄴ가 불계(佛界)ㄴ가 인간(人間)이 아니로다


    그믈 낙시 니저 두고 뱃젼을 두드린다
    이어라 이어라
    압개를 건너고쟈 멷 번이나 혜여본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무단(無端)한 된바람이 행혀 아니 부러올까
    돋디여라 돋디여라
    압길히 어두우니 모셜(暮雪)이 자자뎓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아압디(鵝鴨池)를 뉘텨서 초목참(草木斬)을 싣돋던고


    단애취벽(丹崖翠壁)이 화병(畵屛) 갇티 둘럿는듸
    배셰여라 배셰여라
    거구셰린(巨口細鱗)을 낟그나 몬 낟그나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고주사립(孤舟蓑笠)에 흥(興)계워 안잣노라


    믉가의 외로운 솔 혼자 어이 싁싁한고
    배매여라 배매여라
    머흔 구룸 한(恨)티 마라 셰샹(世上)을 가리온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파랑셩(波浪聲)을 염(厭)티 마라 딘훤( 暄)을 막는또다


    챵쥬오도(滄州吾道)를 녜브터 닐런더라
    닫디여라 닫디여라
    칠리(七里) 여흘 양피(羊皮) 옷슨 긔 얻더 하니런고
    직구총 지국총 어사와
    삼쳔뉵백(三千六白) 낙시질은 손 고븐 제 엇더턴고


    이와 져므러간다 연식(宴息)이 맏당토다
    배븟텨라 배븟텨라
    가는 눈 쁘린 길 블근 곳 흣터딘 듸 흥치며 거러가셔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셜월(雪月)이 셔봉(西峰)의 넘도록 숑창(松窓)을 비겨 잇쟈

    고산유고(孤山遺稿)

    이해와 감상

    구름이 걷히고 날씨가 개자 햇볕이 따사롭다. 온 세상이 눈에 덮이고 꽁꽁 얼어붙어서 생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겨울철이지만, 바다는 사계절에 걸쳐 변함이 없고, 끝없이 맑은 물이 마치 비단을 펼쳐 놓은 듯 아름답다. 삭막한 물의 경치에 비하여 언제나 변함없는 바다의 아름다움을 찬양한 노래다.

    겨울이 되어 기온이 내려가면 고기는 깊은 소로 갔다가 날씨가 따뜻한 날이면 수면 가까이 올라온다. 이 때에 어부들은 고기를 낚기 위하여 어장으로 나가는데 미끼만 좋으면 살지고 큰 고기를 잡을 수 있다. 이러한 겨울 낚시의 요도(要道)가 잘 나타나 있는 시조다.
    내용출처 : http://chojun.rush.co.kr, http://www.seelotus.com/gojeon/gojeon/si-jo/eo-bu-sa-si-sa-dong.htm


    春詞(춘사)


    앞강에 안개 걷고 뒷산에 해 비친다
    배 뛰워라 배 뛰워라
    썰물은 밀려가고 밀물은 밀려온다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강촌에 온갖 꽃이 먼 빛이 더욱 좋다

     

    날씨가 덥도다 물 위에 고기 떴다

    닻 들어라 닻 들어라

    갈매기 둘씩 셋씩 오락가락 하는구나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낚싯대는 쥐고 있다 탁주병 실었느냐

     

    동풍이 잠깐 부니 물결이 곱게 인다

    돛 달아라 돛 달아라

    東湖를 돌아보며 西湖로 가자꾸나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앞산이 지나가고 뒷산이 나온다

     

    우는 것이 뻐꾹샌가 푸른 것이 버들숲가

    배 저어라 배 저어라

    어촌의 두어 집이 안개 속에 들락날락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맑은 깊은 연못에 온갖 고기 뛰논다

     

    고운 볕이 쬐는데 물결이 기름 같다

    배 저어라 배 저어라

    그물을 넣어 둘까 낚싯대를 놓으리까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漁父歌에 흥이 나니 고기도 잊겠도다

     

    석양이 기울었으니 그만하고 돌아가자

    돛 내려라 돛 내려라

    물가의 버들 꽃은 고비고비 새롭구나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정승도 부럽잖다 萬事를 생각하랴

     

    芳草를 밟아보며 蘭芷도 뜯어 보자

    배 세워라 배 세워라

    한 잎 조각배에 실은 것이 무엇인가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갈 때는 안개더니 올 때는 달이로다

     

    醉하여 누웠다가 여울 아래 내려가려다가

    배 매어라 배 매어라

    떨어진 꽃잋이 흘러오니 神仙境이 가깝도다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인간의 붉은 티끌 얼마나 가렸느냐

     

    낚싯줄 걸어 놓고 봉창의 달을 보자

    닻 내려라 닻 내려라

    벌써 밤이 들었느냐 두견 소리 맑게 난다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남은 홍이 무궁하니 갈 길을 잊었더라

     

    내일이 또 없으랴 봄밤이 그리 길까

    배 붙여라 배 붙여라

    낚싯대로 막대 삼고 사립문을 찾아보자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어부의 평생이란 이러구러 지낼러라

     

     

    夏詞(하사)


    궂은 비 멈춰가고 시냇물이 맑아온다
    배 띄워라 배 띄워라
    낚싯대를 둘러메고 깊은 흥이 절로난다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산수의 경개를 그 누가 그려낸고

     

    蓮잎에 밥을 싸고 반찬일랑 장만 마라
    닻 들어라 닻 들어라
    삿갓은 썼다마는 도롱이는 갖고 오냐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무심한 갈매기는 나를 쫓는가 저를 쫓는가

     

    마름잎에 바람 나니 봉창이 서늘하구나
    돛 달아라 돛 달아라

    여름 바람 정할소냐 가는대로 배 맡겨라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북쪽 개와 남쪽 강 어디 아니 좋겠는가

     

    물결이 흐리거든 발 씻은 들 어떠하리
    배 저어라 배 저어라
    오강에 가자 하니 子胥怨限 슬프도다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楚江에 가자 하니 屈原忠魂 낚을까 두렵다

     

    버들숲이 우거진 곳에 여울돌이 갸륵하다
    배 저어라 배 저어라
    다리에서 앞다투는 어부들을 책망 하랴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백발노인을 만나거든 舜帝 엣 일본을 받자

     

    긴 날이 저무는 줄 흥에 미쳐 모르도다
    돛 내려라 돛 내려라
    돛대를 두드리며 水調歌를 불러 보자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뱃소리 가운데 만고의 수심을 그 뉘 알꼬


    석양이 좋다마는 황혼이 가까웠도다
    배 세워라 배 세워라
    바위 위에 굽은 길이 솔 아래 비껴 있다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푸른 나무숲 꾀꼬리 소리 곳곳에 들리는구나

     

    모래 위에 그물 널고 배 지붕 밑에 누워 쉬자
    배 매어라 배 매어라
    모기를 밉다 하랴 쉬파리와 어떠하냐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다만 한 근심은 桑大夫 들을까 두렵다

     


    밤 사이 바람 물결 미리 어이 짐작하리
    닻 내려라 닻 내려라
    사공은 간 데 없고 배만 가로놓였구나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물가의 파란 풀이 참으로 불쌍하다


    작은 집을 바라보니 흰구름이 둘러있다
    배 붙여라 배 붙여라
    부들부채 가로 쥐고 돌길 올라가자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漁翁이 閑暇터냐 이것이 구실이다

     

     

    秋詞(추사)


    物外의 맑은 일이 어부 생애 아니던가
    배 뛰워라 배 뚸워라
    漁翁을 웃지 마라 그림마다 그렸더라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사철 흥취 한가지나 가을 강이 으뜸이라

     

    강촌에 가을이 드니 고기마다 살쪄 있다
    닻 들어라 닻 들어라
    넓고 맑은 물에 실컷 즐겨 보자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인간세상 돌아보니 멀도록 더욱 좋다

     

    흰 그름 일어나고 나무 끝이 흔들린다
    돛 달아라 돛 달아라
    밀물에 西湖 가고 썰물에 東湖 가자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흰 마름 붉은 여뀌꽃 곳마다 아름답다

     

    기러기 떠 있는 밖에 못 보던 강 뵈는구나
    배 저어라 배 저어라
    낚시질도 하려니와 취한 것이 이 흥취라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석양이 눈부시니 많은 산이 금수 놓였다

     

    크다란 물고기가 몇이나 걸렸느냐
    배 저어라 배 저어라
    갈대꽃에 볼을 붙여 골라서 구워 놓고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질흙병을 기울여 바가지에 부어다고

     

    옆 바람이 곱게 부니 다른 돗자리에 돌아
    돛 내려라 돛 내려라
    어두움은 가까이에 오되 맑은 흥은 멀었도다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단풍잎 맑은 강이 싫지도 밉지도 아니하다

     

    흰 이슬 비꼈는데 밝은 달 돋아온다
    배 세워라 배 세워라
    宮殿이 아득하니 맑은 빛을 누를 줄꼬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옥토끼가 찧는 약을 快男兒에 먹이고저

     

    하늘 땅이 제각긴가 여기가 어디메뇨
    배 매어라 배 매어라
    바람 먼지 못 미치니 부채질하여 무엇하리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들은 말이 없으니 귀 씻어 무엇하리

     

    옷 위에 서리 오되 추운 줄을 모르겠도다
    닻 내려라 닻 내려라
    낚싯배가 좁다 하나 속세와 어떠한가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내일도 이리 하고 모레도 이리 하자

     

    솔숲 사이 내 집 가서 새벽달을 보자 하니
    배 붙여라 배 붙여라
    空山 落엽에 길을 어찌 찾아갈꼬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흰 구름 따라오니 입은 옷도 무겁구나

     


    冬詞(동사)


    구름 걷은 후에 햇볕이 두텁도다
    배 띄워라 배 띄워라
    천지가 막혔으니 바다만은 여전하다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끝없는 물결이 비단을 편 듯 고요하다

     

    낚싯줄대 다스리고 뱃밥을 박았느냐
    닻 들어라 닻 들어라
    瀟湘江 洞庭湖는 그물이 언다 한다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이때에 고기 낚기 이만한 데 없도다

     

    얕은 개의 고기들이 먼 소에 다 갔느냐
    돛 달아라 돛 달아라
    잠깐 날 좋은 때 바다에 나가 보자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미끼가 꽃다우면 굵은 고기 문다 한다

     

    간 밤에 눈 갠 후에 景物이 다르구나
    배 저어라 배 저어라
    앞에는 유리바다 뒤에는 첩첩옥산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仙界인가 佛界인가 人間界인가 아니로다

     

    그물 낚시 잊어두고 뱃전을 두드린다
    배 저어라 배 저어라
    앞개를 건너고자 몇 번이나 생각하고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공연한 된바람이 혹시 아니 불어올까

     

    자러 가는 까마귀가 몇 마리나 지나갔느냐
    돛 내려라 돛 내려라
    앞길이 어두운데 저녁눈이 꽉 차 있다
    찌그덩 찌그덩 어여차
    거위떼를 누가 쳐서 (자취)를 씻었던가

     

    붉은 낭떠러지 푸른 벽이 병풍같이 둘렀는데
    배 세워라 배 세워라
    크고 좋은 물고기를 낚으나 못 났으나
    찌그덩 찌그덩 어여차
    孤舟에 도롱 삿갓만으로 흥에 넘쳐 않았노라

     

    물가에 외롭게 선 솔 홀로 어이 씩씩한고
    배 매어라 배 매어라
    험한 구름 원망 마라 인간세상 가린다
    찌그덩 찌그덩 어여차
    파도 소리 싫어 마라 속세 소리 막는도다

     

    滄洲가 우리 道라 옛부터 일렀더라
    닻 내려라 닻 내려라
    七里灘에 낚시질하던 嚴子陵은 어떻던고
    찌그덩 찌그덩 어여차
    십년 동안 낚시질하던 강태공은 어떻던고

     

    아 날이 저물어 간다 쉬는 것이 마땅하다
    배 붙여라 배 붙여라
    가는 눈 뿌린 길에 붉은 꽃이 흩어진 데 흥청거리며 걸어가서
    찌그덩 찌그덩 어여차
    눈달이 西山에 넘도록 松窓을 기대어 있자

     

    고산 윤선도(효종 2년, 1651년)

    漁父四時詞 어부사시사

    - 윤선도 -

     

    춘사(春詞)

    앞 개에 안개 걷고 뒷산에 해 비친다
    배 떠라 배 떠라
    밤물은 거의 지고 낮물이 밀어 온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강촌의 온갖 꽃이 먼 빛이 더욱 좋다.

    날이 덥도다 물 위에 고기 떴다
    닻 들어라 닻 들어라
    갈매기 둘씩 셋씩 오락가락 하는고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낚대는 쥐어 있다 탁줏병 실었느냐

    동풍이 건듯 부니 물결이 고이 인다
    돛 달아라 돛 달아라
    동호를 돌아보며 서호로 가자스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앞 뫼히 지나가고 뒷 뫼히 나아온다

    우는 것이 뻐꾸기가 푸른 것이 버들숲가
    이어라 이어라
    어촌 두어 집이 냇속에 날락들락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말가한 깊은 소에 온갖 고기 뛰노나다

    고운 별이 쬐었는데 물결이 기름 같다
    이어라 이어라
    그물을 주어두랴 낚시를 놓을일까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탁영가의 흥이나니 고기도 잊을노다

    석양이 비꼈으니 그만하여 돌아가자
    돛 지어라 돛 지어라
    안류정화는 굽이굽이 새롭고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삼공을 부를소냐 만사를 생각하랴

    방초를 밟아 보며 난지도 뜯어 보자
    배 세워라 배 세워라
    일엽편주에 실은 것이 므스것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갈 제는 내뿐이요 올 제는 달이로다

    취하여 누웠다가 여울 아래 내리려다
    배 매어라 배 매어라
    낙홍이 흘러오니 도원이 가깝도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인세홍진이 얼마나 가렸나니

    낚싯줄 걸어 놓고 봉창의 달을 보자
    닻 지어라 닻 지어라
    하마 밤 들거냐 자규 소리 맑게 난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남은 흥이 무궁하니 갈 길을 잊었닷다

    내일이 또 없으랴 봄밤이 몇 덧 새리
    배 붙여라 배 붙여라
    낚대로 막대 삼고 시비를 찾아보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어부의 생애는 이렁굴어 지낼로다

     

    하사(夏詞)

    궂은 비 멎어 가고 시냇물이 맑아 온다
    배 떠라 배 떠라
    낚대를 두러메니 깊은 흥을 금 못할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연강첩장은 뉘라서 그려낸고

    연잎에 밥 싸 두고 반찬을랑 장만 마라
    닻 들어라 닻 들어라
    청약립은 써 있노라 녹사의 가져 오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무심한 백구는 내 좇는가 제 좇는가

    마름 잎에 바람 나니 봉창이 서늘코야
    돛 달아라 돛 달아라
    여름 바람 정할소냐 가는 대로 배 시켜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북포남강이 어디 아니 좋을리니

    물결이 흐리거든 발 씻다 어떠하리
    이어라 이어라
    오강에 가자하니 천년 노도 슬플로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초강에 가자하니 어복 충혼 낚글세라

    만류 녹음 어린 곳에 일편 태기 기특하다
    이어라 이어라
    다리에 다닫거든 어인쟁도 허물 말아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학발 노옹 만나거든 뇌택양거 효칙하자

    긴 날이 저무는 줄 흥에 미쳐 모르도다
    돛 지어라 돛 지어라
    뱃대를 두드리고 수조가를 불러보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오애성 중에 만고심을 긔 뉘 알꼬

    석양이 좋다마는 황혼이 가깝거다
    배 세워라 배 세워라
    바위 위에 굽은 길 솔 아래 비껴 있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벽수 앵성이 곳곳에 들리나다

    모래 위에 그물 널고 뜸 밑에 누어 쉬자
    배 매어라 배 매어라
    모기를 밉다 하랴 창승파 어떠하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다만 한 근심은 상대부 들을려다

    밤 사이 풍랑을 어이 미리 짐작하리
    닻 지어라 닻 지어라
    야도횡주를 뉘라서 일렀는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간변유초도 진실로 어여쁘다

    와실을 바라보니 백운이 둘러 있다
    배 붙여라 배 붙여라
    부들부채 가로쥐고 석경으로 올라가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어옹이 한가터냐 이것이 구실이라

     

    추사(秋詞)

    물외에 좋은 일이 어부 생애 아니러냐
    배 떠라 배 떠라
    어옹을 웃지마라 그림마다 그렸더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사시 흥이 한가지나 추강이 으뜸이라

    수국에 가을이 드니 고기마다 살져 있다
    닻 들어라 닻 들어라
    만경 등파에 슬카지 용여하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인간을 돌아보니 멀도로 더욱 좋다

    백운이 일어나고 나무 끝이 흐느낀다
    돛 달아라 돛 달아라
    밀물에 서호요 혈물에 동호 가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백빈 홍료는 곳마다 경이로다

    기러기 떴는 밖의 못보던 뫼 뵈는고야
    이어라 이어라
    낚시질도 하려니와 취한 것이 이 흥이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석양이 바애니 천산이 금수로다

    은순옥척이 몇이나 걸렸나니
    이어라 이어라
    노화에 불 불어 가리어 구워 놓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질병을 기울이어 박구기에 부어다고

    옆바람이 고이 부니 달온 돛에 돌아왔다
    돛 지어라 돛 지어라
    명색은 나아오되 청흥은 멀어 있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홍수 청강이 슬미지도 아니하다

    흰 이슬 비꼈는데 밝은 달 돋아 온다
    배 세워라 배 세워라
    봉황루 묘연하니 청광을 누를 줄꼬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옥토의 찧는 약을 호객을 먹이고자

    건곤이 제곰인가 이것이 어드매오
    배 매어라 배 매어라
    서풍진 못 미치니 부채하여 무엇하리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들은 말이 없었으니 귀 씻어 무엇하리

    옷 위에 서리 오되 추운 줄을 모를로다
    닻 지어라 닻 지어라
    조선이 좁다 하나 부세와 어떠하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내일도 이리 하고 모레도 이리 하자

    송간 석실에 가 효월을 보자 하니
    배 붙여라 배 붙여라
    공산 낙엽에 길을 어이 알아볼꼬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백운이 좇아오니 여라의 무겁고야

     

    동사(冬詞)

    구름 걷은 후에 햇빛이 두텁거다
    배 떠라 배 떠라
    천지 폐색하되 바다는 의구하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가없은 물결이 깁 편 듯하여 있다

    주대를 다스리고 뱃밥을 박았느냐
    닻 들어라 닻 들어라
    소상 동정은 그물이 언다 한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이 때에 어조하기 이만한 데 없도다

    옅은 갯고기들이 먼 소에 다 갔나니
    돛 달아라 돛 달아라
    적은 덧 날 좋은 제 바탕에 나가보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미끼 꽃다우면 굵은 고기 문다 한다

    간 밤에 눈 갠 후에 경물이 달랐고야
    이어라 이어라
    앞에는 만경유리, 뒤에는 첩첩옥산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선곈가 불곈가 인간이 아니로다

    그물 낚시 잊어 두고 뱃전을 두드린다
    이어라 이어라
    앞개를 건너고자 몇 번이나 헤어 본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무단한 된 바람이 행여 아니 불어 올까

    자러 가는 까마귀 몇 낱이 지나거니
    돛 지어라 돛 지어라
    앞길이 어두우니 모설이 잦아졌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아압지를 뉘라서 초목참을 씻돗던가

    단애 취벽이 화병같이 둘렸는데
    배 매어라 배 매어라
    거구세린을 낚으나 못 낚으나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고주 사립에 흥겨워 앉았노라

    물 가의 외로운 솔 홀로 어이 씩씩한고
    배 매어라 배 매어라
    머흔 구름 한치 마라 세상을 가리운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파랑성을 염치마라 진훤을 막는도다

    창주 오도를 예부터 일렀더라
    닻 지어라 닻 지어라
    칠리여울 양피 옷은 긔 어떠한 이런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삼천 육백 낚시질을 손꼽은 제 어떻던고

    어와 저물어 간다 연식이 마땅토다
    배 붙여라 배 붙여라
    가는 눈 뿌린 길 붉은 꽃 흩어진데 흥치며 걸어가서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설월이 서봉에 넘도록 송창을 비껴 있자

     

     

     

     

     

     

     

     

     

     

     

     


     

                                                         함민복 시인

     

    1962년 충북 중원군 노은면 출생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를 졸업
    월성 원자력발전소에서 4년간 근무
    1998년 <세계의 문학>에 <성선설>등을 발표하며 등단
    1989년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
    1990년 첫 시집 <우울氏의 一日> 세계사
    1993년 <자본주의의 약속> 세계사
    1996년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창작과비평
    1998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 상>을 수상
    2005년 <말랑말랑한 힘> 문학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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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세계일보>촛대바위님 블로그에서

     

    그늘 학습 / 함민복

     

    뒷산에서 뻐꾸기가 울고
    옆산에서 꾀꼬리가 운다
    새소리 서로 부딪히지 않는데
    마음은 내 마음끼리도 이리 부딪히니
    나무 그늘에 좀더 앉아 있어야겠다

     

     

     


    감나무 / 함민복


    참 늙어 보인다
    하늘 길을 가면서도 무슨 생각 그리 많았던지
    함부로 곧게 뻗어 올린 가지 하나 없다
    멈칫멈칫 구불구불
    태양에 대한 치열한 사유에 온몸이 부르터
    늙수그레하나 열매는 애초부터 단단하다
    떫다
    풋생각을 남에게 건네지 않으려는 마음 다짐
    독하게 꽃을, 땡감을, 떨구며
    지나는 바람에 허튼 말 내지 않고
    아니다 싶은 가지는 툭 분질러 버린다
    단호한 결단으로 가지를 다스려
    영혼이 가벼운 새들마저 둥지를 잘 틀지 못하고
    앉아 깃을 쪼며 미련 떨치는 법을 배운다
    보라
    가을 머리에 인 밝은 열매들
    늙은 몸뚱이로 어찌 그리 예쁜 열매를 매다는지
    그뿐
    눈바람 치면 다시 알몸으로
    죽어 버린 듯 묵묵부답 동안거에 드는

     

     

    몸이 많이 아픈 밤 / 함민복

     

    하늘에 신세 많이 지고 살았습니다
    푸른 바다는 상한 눈동자 쾌히 담가주었습니다
    산이 늘 정신을 기대어주었습니다
    태양은 낙타가 되어 몸을 옮겨주었습니다
    흙은 갖은 음식을 차려주었습니다
    바람은 귓속 산에 나무를 심어주었습니다
    달은 늘 가슴에 어미 피를 순환시켜주었습니다

     


     공터의 마음 / 함민복

     

    내 살고 있는 곳에 공터가 있어
    비가 오고, 토마토가 왔다 가고
    서리가 오고, 고등어가 왔다 가고
    눈이 오고, 번개탄이 왔다 가고
    꽃소식이 오고, 물미역이 왔다 가고

     

    당신이 살고 있는 내 마음에도 공터가 있어

     

    당신 눈동자가 되어 바라보던 서해바다가 출렁이고
    당신에게 이름 일러주던 명아주, 개여뀌, 가막사리, 들풀이 푸르고
    수목원, 도봉산이 간간이 마음에 단풍 들어
    아직은 만선된 당신 그리움에 그래도 살 만하니

     

    세월아 지금 이 공터의 마음 헐지 말아다오

     

     

     

     

    흐린 날의 연서 / 함민복

     

    까마귀산에 그녀가 산다
    비는 내리고 까마귀산자락에서 서성거렸다
    백번 그녀를 만나고 한번도 그녀를 만나지 못하였다
    예술의 전당에 개나리꽃이 활짝 피었다고
    먼저 전화 걸던 사람이
    그래도 당신
    검은 빗방울이 머리통을 두드리고
    내부로만 점층법처럼 커지는 소리
    당신이 가지고 다니던 가죽가방 그 가죽의 주인
    어느 동물과의 인연 같은 인연이라면
    내 당신을 잊겠다는 말을 전하려고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고 독해지는 마음만
    까마귀산자락 여인숙으로 들어가
    빗소리보다 더 가늘고 슬프게 울었다
    모기가 내 눈동자의 피를 빨게 될지라도
    내 결코 당신을 잊지 않으리라
    그래도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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