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버지께서는 73년에 향년57歲로 안타깝게 떠나시고
내 어머니께서는 78년에 향년55歲로 애절하게 떠나셨다.
부모님은 살아생전 눈 한 번 부릅뜬 일이 없을 정도로 금슬이 좋으셨다.
새벽이면 늘 도란도란 무슨 이야기를 매일같이 그렇게 길게 나누시는지..
큰 일을 당한 그 때는 어언 30여 년 전이라 지금 우리 다섯 남매 모두 부모님 돌아가실 제
그 나이들이 되었건만 그 당시 우리들은 너무 어려서들 뭘 몰랐었다.
늘 우리곁에 머물러 주실 부모님으로만 알고 있었으니...실로 청천벽력이었다.
선산도 있었건만...
우리(형제)들은 새로생긴 공원묘지가 더 낫다는 생각에 시립공원에 안장해 드리면서,
어머닌 사실 날이 까마득할 줄 알았다. 연이어 내 어머니 아버지 따라 가시듯 가시고
아버지 돌아가시는 그해(1973)설립한 시립공원은 삼년 만에 이내 묘터가 동났는데,
그런 연유로 어머니는 아버지 계신 곳을 한참 벗어난 양산에 누워 계신다.
불측한 자식들 고집 때문에 그 좋은 금슬두고 본의아닌 생이별하고 누워계시니....
두 분 그, 그리움이 오죽할까?
이번 휴가엔 산소를 찾았다.
마침 거의 휴가 중이라 한데 모여 자고는 아침 6시 일치감치 떠났다.
공원묘지 관리는 찬바람 불어 추석 때나 임박하면 서서히 벌초를 시작하여 제 모습을 찾아
주려는지, 모든 무덤이 한결같이 잡초가 무성한 게 엉망이다.
양산 어머님 묘소는 한 십년 전인가?
어머니 산소 바로 옆에 골짜기쪽이 폭풍우 산사태로 붕괴되어 유골이 모두 뒤엉켰다더니
골고루 나눠 가겼는지 봉분을 따로 잘 신설해(아마도 보상차원) 놓았다.
정관? 신도시 개발이라나...... 온통 너른 대지를 갈아엎어서 허허벌판이 생겨버렸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더니...벌써 세 번이나 변하고 있으니...
아버지 산소 먼저 들렀다가 다음은 어머니 산소로
따가운 아침 햇볕에 벌초를 하고 잔을 올리고..절을 하고,
어머니 산소앞 나무그늘 아래 자리를 잡고 둘러앉아 준비해간 아침을 먹게 되었다.
밥을 먹는 자리가 묘지에서 보면 무대 중앙이고 묘지는 스탠드좌석처럼 빙 둘러 섰다.
이왕지사 재롱잔치도 해 드리자고 돌아가며 노래도 부르고...손뼉도 치고
우리 어머니는 옆자리 친구 모두들에게 "내 새끼들 좀 봐라~" 그러실 것 같았다.
어깨를 으쓱 하실 것 같은 모습을 그리며 우리 모두는 신나게 노래하고 열심히 웃었다.
무료한 삼복더위에 모든 제위(祭位)들께 후손들 대표로 위문공연차 왔으니,
다들 즐거우시라고....
커피를 마시려다가 내가 막내에게
"엄마 먼저 갖다드려~" 그랬더니 "응" 하고 가서는 세상에나 잔술을 무덤가에 뿌리듯이
짜슥이 뜨거운 커피를 그냥 그대로 무덤 위에다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쓰윽 붓고는
터덜터덜 내려온다.
"아이고~ 우야꼬! 오늘 우리 옴마 입천장 다 베껴졌겠네"
ㅎㅎㅎㅎ~~~
ㅋㅋㅋㅋ~~~~
......................................
엄마
엄마란 뭘까?
아직도 30여년이 되어가는 엄마 무덤 앞에서는 그려도 하 애도래라 ~`
마치 살아서 곁에 계시는 듯..
그런 이 느낌은...
불러도, 불러도 애달픈 두 글자,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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