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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이 요조

2002/1/15(화) 17:36 (MSIE5.0,Windows98;DigExt) 211.222.169.153 1024x768


*휴대폰 이야기












*작고도 무서운 감옥*







지금 현재 내겐 내,휴대폰이 없다.

만 10년 전,

난 큰 맘 먹고 그 당시 모토로라 휴대폰을 샀었다.



공장을 직영하면서...

바깥으로 나도는 그에게 물어 볼 일이 많았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때는 그리 흔하지도 않았고...

지금처럼 실용화 된 단계가 아니였으므로 별 절실함이 없었다.(당시 250만원정도)

단지 내가 그에게 급한 볼일로 답답하던차 막상 구입은 했는데

그는 한사코 마다했다.



할 수 없이 어부지리로 내가 사용하기로 했다.

걸 일이 가끔씩 생겼고 그가 아니면 회사에서 내 행방이 궁금해지면 걸어오는 정도였다.

아마 기본료가 5만원 정도 나온걸로 기억된다.

나중에 그 기계가 중고로 50만원 ..30만원으로...가격이 내려가며...기기를 사 들였지만

난 아직도 그 것을 보물인냥 가지고 있다.

'다크 그레이' 톤으로 제법 묵직한 모습이 지금의 얄상한 애들에게 비할 바가 아니다.



그리고는 휴대폰이 줄곧 나에겐 없다.

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살았다.

그런데 얼마전 누구와 약속을 하고 헷갈려서 한참을 서로 찾아 헤메는 해프닝을 벌였었다.

그 때는 정말 답답했었다.

전화카드도 없었지..... 동전도 없었지...이젠 많이 줄어든 전화 부스가 그렇지.....

그날은 황당해서 정말이지 좀 울고 싶었다.

그 외는 불편한 일 딱히 없다. 난 약속이 잘 없으므로,



계속해서 그런것을 별로 탐탁잖아 하는 그,

다시 휴대폰을 또 내 이름으로 구입해다 바쳤다.

처음 몇년간은 도통 쓰지를 않았다.



어느 날

나는 전화국에 다니는 송기와 그니(애칭들)둘에게서

2000년 가을 무렵 (누님이라 부르는 내게) E-메일을 개설하게 해 주었고

"그 걸 어디다 쓰냐"는 질문에..자기들이 하루에 두번(각자 한 번) 메일을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는 정말 그랬었고

심드렁하니 그러라고...한 나는 막상 메일을 열어보고..도취되어 버렸다.



그 때 우리집 컴은 모뎀이였는데...

보내 온 이미지 사진들이 더디게 천천히 열리는 것 그 자체도 경이로웠다.

안방에 앉아서도 풍광좋은 곳을 유람하던 나는 드디어 저절로도 멜을 보낼 수 있게 되었고

서서히 컴의 마수에 빠져들게 되었고, 그 댓가로 사회와 점점 단절되어갔다.

어느 날 전화국에서... 무료로 나온 휴대폰이라고 주길래 받았다.

막 그 당시에 휴대폰 기계값을 엄청 비싸게 받을 때 였었나 보다.

별 필요도 없으면서... 그 저 받아 두었더니,

때 맞춰 군에서 제대하고 나온 큰 아들놈이 신형이라 덥석 채 가버린다.



돈은 내 통장에서..휴대폰 전화료 두 개나 빠져나가고...있었는데,

얼마전 아들놈. 못 보던 멋진 휴대폰을 또 가지고 있다.

"아니? 너 그 것 어디서 났니?

" 그 것 고장 났어요"

"응, 그 번호니?"

"아니요 번호도 바꿨어요"

이런 경을 칠, 機種 디자인 따라... 번호도 바꾸다니...

정말이지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다.

그 것도 엄마 통장에서 자동이체되는 특혜도 마다하고?

" 야!! 그러면 빨리 말을 해야지..... 이 걸 그대로 두면 어떡하니?"



벼르다가

어제 전화국엘 갔다.

" 전화국에서 받은 휴대폰인데 해약할려구요"

번호는요?"

"$$%%^^**&^%"

앵무새처럼 똑똑하게 외웠다.

"그런 번호 없는데요 그 번호는 KTF에 가셔야해요"

그런가보다 싶어 사람좋은? 나는 별 의심 없이

전화국 아가씨가 가보라는 KTF를 찾아 갔다.

내 신분증을 내 놓고

한 번 더 똑똑하게 전화 번호를대고

일사천리로 해약하고나니 거기서 주는 탁상 달력 하나 받아가지고 나왔다.

(ㅎ~~ 예쁘네~)



그런데..이 어인 일...밤 늦게사 들어온 그이.....

전화가 왜 불통이냐고 묻는다.

"어??? 내 통장에 잔고 있는데..왜 그럴까?"

"당신 혹시 내 번호 해약한 것 아냐?

" 오마이갓!!"



그래서 오늘 날 새자 부랴부랴 재계약 30000원 내고

다시 살리고 발신자 표시 다시 신청하고...

"아~~ 내가 왜 이러지?"



그나마 제 번호 그대로 다시 살린 것만 해도 감사해야지

" 아까워라 내 돈 32000원!!"

"아까워~~~"



아직은

아니 영원히

휴대폰을 쓸 마음은 없다.

(좀 쪽? 팔리지만 누구에게나 쓰자고 그러면 다 내 전화이기 때문에??)



지금 내곁에,

만약 그 괴물이 살아서 내곁에 있다면?

있다면?

나의 오감을 사정없이 붙들고 있다면?

늘 푸른 안광을 밝히고...뭔가 기다리면서... 아! 싫타!

나는 또 하나의 구속을 받게되기 때문이다.



죄없는 구속?

그래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바로 그 감옥이기 때문이다.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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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210.95.200.103/RealAudio/han03-05.ram

평시조, '청산리 벽계수야' 클릭해서 들으세요



<동짓달 기나긴 밤을>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둘에 내어

春風이불 아래
서리 서리 넣었다가

어른님 오신 날 밤이어드란
구뷔 구뷔 펴리라.

* 어른님: 사랑하는 님

黃眞伊
이 詩를 누가 모르겠습니까만,
이, 詩를 한 자도 틀리지 않고 꼬박꼬박 잘 쓰시는 어떤 분이 물어 오셨습니다.
작자의 연대가 어떻게 되며 알고 계신 것이 정확한 건지 궁금하다 물어오셨습니다.
짐작 해 보건대 아마도 동짓달 기나긴 밤이 무심해서 한 수 던진 것이라 사료되며,
저도 다시금 문헌을 뒤져가며 그녀의 발자취를 따라 향내를 맡으며, 느끼며
미흡하나마 제가 알고 있는 대로 여기 답을 옮겨볼까 합니다.

황진이: 명종때 송도 기생 기명은 明月, 정확한 생존 연대는 알 길이 없으나
추측은 (1520~1560) 마흔을 전후하여 세상을 떠남.
출자(出自)는 황진사의 서녀라고 전함.
출중한 인물과 詩文에 뛰어나 시조 작품에 명작을 내었으며
후세에 많은 전설적 일화를 만들고 있으나 근거는 확실하지 못함
그가 남긴 시조 6수는 이조 시조 문학의 금 조각이며
여류 시조의 으뜸이 되는 걸작중의 걸작임

WINTER SOLSTICE(동짓달 기나긴 밤을)
If I could take this long November night
And cut it off at this its waist,
Roll by roll, I’d roll it up
And lay it away beneath the blankets of spring.
Then when my love returns,
Roll by roll, I’d roll it out
And join it to that night


<靑山은 내 뜻이요>

靑山은 내 뜻이요
綠水는 임의 정이

녹수 흘러 간들
청산이야 변할손가

녹수도 청산 못잊어
울어 녀어 가는고


<靑山裏 碧溪水야>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 마라

一到滄海하면
다시 오기 어려웨라

명월이 滿空山하니
쉬어 간들 어떠리

*청산리: 푸른 산 너머
*벽계수: 푸른 시냇물
*일도 창해: 한 번 푸른 바다에 닿으면

일반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시의 특성으로 이해하려 할 때
‘청산’과 ‘벽계수’는 나와 님입니다.
이 시조는 왕가의 종실 ‘벽계수’라는 이를 넌지시 희롱하기 위한 시로써,
“사람들이 한 번 보기만 하여도 진아에게 혹하니
나는 그 것을 뿌리치고 오리라”하며
큰 소리 친 ‘벽계수’는 왕가의 귀족답게 의젓하고 냉정했습니다.
그가 가을 밤 송도를 구경차 나갔다가...
어디서 낭랑한 시를 읊는 여인네의 목소리를 듣고
혹하여 그만 타고있던 나귀 등에서 낙상하게 됩니다.
물론 양반 위신도 함께...... (연후에 황진이에 매혹당한 일설)

< 어져 내 일이여 >

어져 내 일이여
그릴 줄을 모르던가

있으라 하더면
가랴마는 제 구태여

보내고 그리는 정을
나도 몰라 하노라
*어져: 아!
*그릴 줄: 그리워 할 것을

<산은 옛 산이로다>

산은
옛 산이로되
물은
옛 물이 아니로다.

주야에 흐르니
옛 물이 있을소냐

인걸이
물과 같아야
가고 아니 오노메라

기생으로써 세상의 허무와... 자조적인 탄식조,
여기서 인걸은 화담을 이르지 않았을까 합니다.
황진이는 서경덕을 흠모했습니다. 그렇게나 사랑해도 덤덤해 하는
서경덕을 위한 사랑의 시가 많이 만들어졌습니다.

*서경덕 : (1489~1546)호는 화담중종때의 철학자 일생을 학구생활로 보냄
논술로는 <太虛說> <原理氣> <死生鬼神論>등이 있고<珍靑>에 시조가 전함

어느날 황진이는 화담을 찾아가고 문 전에 이르러 화담이 읊는 시를 우연히
듣게 됩니다.
그렇게나 냉냉하던 화담도 진이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마음이 어린 후니>
서경덕

마음이 어린 후니
하는 일이 다 어리다.

萬重雲山에
어느 임 오리마는

지는 잎부는 바람에
행여 긴가 하노라

*어린: 어리석은
*만중운산 : 겹겹이 싸인 깊은 산속

이 詩를 엿들은 황진이~ 얼마나 기뻐했을지 눈에 다 선 합니다.
( 이, 이야기 줄거리는 여러 책자를 뒤지다가 맥락을 잡고 제가 얘기로
옮겨 쓴 것입니다. 사이버에서 제가 닉을 언감생심 黃眞伊라고 한 댓가지요
혹시, 제가 잘 모르거나 잘 못된 것이 있다면 가르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립문 뒤에서 숨어 있다가.... 화담의 마음을 우연히 듣게 되고................

아래 시는 진이가 화담을 그리워하며 지은 시입니다.
여성 내면의 깊은 그리움을 잘 나타냈다고 전합니다.

<내 언제 무신하여>

내 언제 무신하여
임을 언제 속였관데
월침 삼경에 온뜻이 전혀 없네
추풍의 지는 닙 소리야 낸들 어이 하리오.

송도삼절(松都三絶)
송도의 유명한 세 존재 서 경덕(서 화담) 황 진이 박연폭포를 이름입니다.
황진이가 서화담을 그리며 지었다는 시가 동짓달~~~ 입니다.
황진이와 서화담의 관계를 재 조명 해 볼라치면 91년도에 초판 된 소설 토정비결
(李載雲作)을 참조해 보시기 바랍니다.(계속 출간 중)

또한 그녀의 멋진 풍류의 뜻을 기리며 황진이의 무덤에 술잔을 올리고, 시를 읊고
치제(致祭)했다하여 빈축을 사고 급기야 파직된 백호 임제의 그 시 한 수 입니다.
*임제 (1549~1587)호는 백호, 선조때 사람 시인, 이조정랑, 북평사, 예조정랑 을지냄

<청초 우거진 골에>

“청초 우거진 골에 자는다 누웠는다.
홍안은 어디 두고 백골만 묻혔는다
잔 잡아 권할 이 없을새 그를 설워 하노라”


한국 시조 문학사에서 특히 조선조 시대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볼 때
여성의 시조가 전해지고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황진이의 일생중 가장 잘 알려진 벽계수와의 만남,
그리고 면벽한 지족대사를 시험하고 괴로와 했던 황진이...
또 진정한 사랑 서화담과의 만남으로 생기는
그녀의 육체와 정신 세계의 정립들.....
그토록 폐쇄적이고 봉건적인 이조시대에 그런 생활을 할 수가 있었던 것은
그녀의 예술적인 정신세계가 드높았기 때문입니다.

아쉽게도 그녀는 금강산으로 유람을 떠났는데...
거의 무일푼의 방랑자적인 생활로...많은 詩를 남겼다고 하나
후세에는 단 한 편의 시도 전해지지 않은 것을
학자들은 애석해 하고 있습니다.

이제 황진이는 우리 모두의 연인이 되었습니다.
그녀가 남긴 시조 6수로 우리는 그 시대 문학의 절정을 만날 수 있습니다.



★첨부★
제, 황진이란 닉을 연유로 그녀에게 더 다가가기 위하여 인터넷 자료를 구하고
나름대로 글을 구성하여 보았습니다.
언감생심 제가 그 이름을 감히 쓸 수나 있겠습니까만...
그녀를 좋아한다는 데 있어선 아무도 나무랄 이 없겠지요.
이 글은 2001년도 정초 쯤 쓴 글이온데..
다시 읽기로 들어갑니다.
그 당시의 제 황진이 그림입니다.
많이 나아졌음도 칼럼을 바라 봐 주시는 여러분들 덕입니다.

style="filter:alpha(opacity=110, finishopacity=0, style=2)">


시조를 좋아하는 유생
書,畵/李 窈窕.

월하선생님의 우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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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와 감★












*** 물도 못 넘기다던 그녀에게서 편지가 왔다.
많이 좋아졌노라는****

형님
산골 마을엔 눈이 많이 왔습니다
여왼 나뭇가지에도 밤새 눈이 쌓여만 갑디다
앞집 감나무 꼭대기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있는 까치둥지가
내내 마음에 걸려서
날이 밝기가 무섭게 거실로 나가 확인했습니다
모진 북풍한설 잘 견디고 있었습니다

산다는것
별거 아니지 욕심이지 해도
그 욕심이 때때로 절 울게 합니다
올해 까치집처럼 잘 견디면
내년 일월 보겠지요
새로운 일월을 보기위해 오늘도 희망의 약을 먹습니다


****************************


눈보라가
제 아무리 몰아쳐도
나뭇가지 엉성한 그 곳에도
까치들은 깃을
드리웁니다.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하늘이 주신을 다하는 날까지...

이렇게
모질게 삭풍 에이는 날에도
서로의 깃털을 부벼대며
할딱이는 작은 가슴으로도
추운 겨울 밤을
잘도 녹이면서
살아 갑니다.

오헨리
"마지막 잎새"의
환쟁이 아저씨가 아니라도

못 두어개와
철사 몇 가닥과
사닥다리로

그녀가 잠든 사이
그 위태한 까치집을 나무에다
영원히 묶어두고 싶습니다.

그녀의 편지에
차마 답글을 할 수가 없어
기껏 황망히 남긴
중언부언한 말 한마디,

"쾌유를 빌어요"


*********************************

그 까치집요?


"잘 견딜 수 있어요
견뎌내고 말구요.




질 듯
위태로워
보여도
하나님의 소중한 생명을 담은 그릇은
그렇게
소홀이
만들어
지진
않았
답니
다.

염려 놓으세요.

쾌유를 빌어요.

쾌유를 빌어요."








님~
해 지고
밤이 오면
유리창에는
성에가 끼이고
입김이 하얗게 폴폴거리는 강추윕니다.
얼마전 이 삼동에도 이사를 한다기에
아픈 몸을 이끌고 어쩔꺼나 싶어
나도 모르게 그냥 화가 났지요.
그리고는.....글 한자
써 보질 못했지요
한적하고 공기 맑은 곳으로
갔나보군요.
어느 곳에 살든
건강하기만 한다면,
아니 건강을 위해서라면
얼음강 속에선들 못 살겠습니까?
눈에 넣어도 안 아플 고물고물한
귀여운 세마리 내 새끼들 자라나는 것을
곁에서 지켜 볼 수만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부디
건강해야지요
부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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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망각




현대시조


그대 눈에
떠 오른 하현달로 흔들려
그대 가장
오래된 모습으로 꿈 꾸고 싶다
높은 산 빈 허리에 걸려
소리죽여 우는 달


바람으로
타인처럼 맴돌다
흘러- 흘러
차갑게 잊혀지는
그대 안에 지는 달
작은 빛 하나 남기고
홀로 가는 저, 달무리


그대 마음
넘나들 한 줄 빛으로 나뉘어도
애잔한 소야곡
한 음절로 비낀 歲月,
愛憎(애증)도 어쩔수없어
강물위에 흐른다.



이요조










..









이제사 제대로 된 한 겨울이 온 것 같습니다.
올 해는 그 좋아하던 동치미 국물 맛도 못 보고 지나쳐 버릴 것 같습니다.
아마도 제 입맛은 자라날 때 시골에서 길들여진 것 같습니다.
언젠가도 제가 이야기 했지요 성장기를......
전 학교만 도시에서 다녔지
방학만 되면 제집으로 돌아가기위해 보따리를 부지런히 사는...
그래선지 별반 친구가 없습니다.
영희라는 국민학교 친구는 역시 몇십년만에 만나고 보니
그 친구는 방학 때만 되면 어디론가 떠나는 제가 미웠다고 합니다.
그렇듯 전 자연이 제 친구였습니다.
외할부지가 더 없는 스승님이였구요.
나보다 대여섯살 더 많은 막내이모는,의젓한 보호자 역활을 마다않고 해 주었습니다.
부산, 우리집에서 아침 먹고 출발하면...
한 두어시간 비포장 길로 버스가 털털거리며 먼지가 풀썩대는 길을
마냥 갑니다.
여름에도 뜨거운 본네뜨위에 올라 앉아 한참을 차창밖을 망연히
펼쳐지는 낙동강을 잇는 둑방길만 바라보다 보면....
어느새...강물내가 훅- 끼치는(경남 녹산다리) 전 거기에서 내립니다.
그날이 장날이면...외할머니를 용케도 만나 올 때는 소달구지를 타고
얼마간은 편하게 갈 수가 있었습니다.
그 때 그 장터에서 사 주시던 국시맛, 또는 개구리 참외 맛...
그 게 바로 잊을 수 없는 외할머니 맛으로 남아 있습니다.
우리 집에서도 못 말리는 제 황소 고집에 무시날 무작정 떠나오면...
조용하고도 휑한 장터거리를 지나...갈대가 가득한 강을 끼고 돌아......
한적하고도 고즈넉한 길을 가방을 든 채 타박대다 보면 어린 나이에도
언제 그 곳에 다다르나 싶어 한숨이 다 나왔습니다.
강 바람소리 들으며......그 때 그늘이라는 괜찮은 친구도 익혔습니다.
나중에는 그 중간 지점까지 버스가 다녔지만.....
국민 학교시절... 어린나이에 왜 겁도없이.... 그 길을 걸었는지.....
중간 지점 쯤 오면.. (세산) 개울 방둑이 너무 길어 아스라한 곳,
그 끝 지점에 네째 이모가 사는 동리가 보입니다.
그 곳에가서 늦은 점심밥 한 술 얻어먹고.....
이모는, 하룻 밤 쉬고서, 이종 남동생이랑 같이 가든지......
또는 조금 비껴난 곳에 있는 제일 큰 이모집에 가면
큰 오빠가 데려다 줄거라는데도 전..또 막무가내 홀로 길을 떠납니다.
혼자 가는 길을 아무에게도 방해 받고 싶지 않았습니다.
산에는 산나리가 너무 예뻤지요
이름 모를 산새도 따라 온답니다.
비록 지열이 훅훅 달겨드는 더위지만 시냇물에 발도 담그면서,
예쁜 조약돌도 건져내어 만져 보다가.....
송사리떼에게 물도 찌꺼려 보다가,
노래도 흥얼거려 보면서 가는 길
혼자가는 길에 전 오직 외가가 그리운 마음 뿐입니다.
산 고개에 올라서면....아득한 곳에 그리운 집이보입니다.
멀리...마음은 앞서고.... 왜 그 어린 나이에 그 곳을 동경했던지,
저수지를 지나 성황당을 돌아 동구나무에 이르면 마을 입구에 다다릅니다.
마을을 가로질러 흐르는
졸졸졸~ 흐르는 개울물도 즐겁게 날 반기는 것 같았습니다.
어스름이 다 되어서야 발은 부르트고 온 몸은 땀에 후즐근해져서야 겨우 당도한 외갓집,
그 곳에는 외할부지 외할머니, 이모,머슴 문도령, 나, 이렇게 우린 한 식구입니다.
외할부진 얼마나 약주를 좋아하시는지 늘 방에는 술 익히는 독이 자주 들어와
이불을 동이고 앉아있던(겨울에) 할아버지 방은 여름에도 술내가,
누룩뜨는 내가 났습니다. 할아버진
" 어허~~ 우리 요조 왔는데.. 뭘 맛있는 걸 해 줄꼬? 옳다구나
저눔 누렁이 축 늘어진 황소 붕알 뚝 떼내서 끓여 묵자꾸나 ㅎㅎㅎ"
참 자랑스런 제 이름도 우리 외할부지가 지어주신 것입니다.
외할부지가 저를 제일 좋아하시는 것은 제가 어려도 데리고 놀기엔
딱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민화투만 두어판 함께 쳐 드리면
제가 그렇게나 좋아하는 책에도 없는 옛날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용이 되지 못한 깡철 이무기 이야기며, 효심어린 산삼 이야기,
의리를 지키는 호랑이 이야기며....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니... 바로 그 게 도덕의 근본이였습니다.

겨울 이야기를 하려했다가 제가 기억대로 여름 이야기로 들어가 버렸군요
이렇게 맵도록 추운 날,
하도 옛날 생각이 나서 그냥 횡설 수설입니다.
참 외할부진 또 그러셨지요
겨울은 호랑이 거시기가 꽁꽁 얼도록 추워야 내년 농사가 잘 된다구요
뭐든 계절은 그 계절 다와야 된답니다.

외할부지랑 겨울 깊음 밤 움집에서 꺼내 온 무시(우)를
외할부지가 안경집이랑 늘 함께 옆구리에 차고 다니시는
작고도 무섭도록 잘 드는 칼로 싸악 삭 깎아주시는 맛이라니,
마치 예술인듯 잘게 쪽쪽 내 주시던 칼 솜씨가 눈에 서언-합니다.
전 50이 넘게 살아도 칼질...불질을 아직도 잘 못하거든요.
외할부지의 솜씨에 난 언제나 바싹 다가 앉아선 우와-와~ 하며
탄성을 곧잘 자아내곤 했었지요

외할부지가 출출해지시면 괜시레
"우리 국시 삶아 묵으까?"
그러시면 눈치 빠른 나는 옆에 누워 주무시는 할머니 몰래
쪼르르르 이모에게로 갑니다.
이모는 시집갈 때를 대비해서...깊은 밤에도
신랑 우인들에게 나눠줄 것인지 옥양목에다 십자수를 놓다말고
내 채근에 등 떠 밀려 어두운 밤 정지간으로 나갑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을 때니...... 썰렁한 정지간에 새삼 나서려니
오죽 하랴만 심성 고운 이모는 두 말 않고 웃으면서
심지 돋우어 등을 밝힙니다.
도깨비들 처럼 나온 우리들에게 겨울밤 춥고도 무서운 정적에 잠겼던
정지간은 아궁이의 밝고도 따스한 불빛으로 다시금 생기가 돌아 났습니다.




국시라고 지금 처럼 매끄럽고 뽀얗기나 하나요
밀농사를 지을 때라 우리 밀로 만들어 시커멓고 촌스럽게 생겼어도
그러나 그 맛이 얼마나 구수했던지요.
경상도 사투리론 동김치가 동짐치로 불리웠지요
남도 사투리로는 싱건지라 하던가요?
이모가 언 손 시려 호호 불어가며 꺼내 온 동짐치,

춥지도 않았을 까요? 시원스레 일을 잘하는 이모가 동치미에 씨언하게 말아 내 온 국시,
외할부지랑 저는, 둘이 죽이 맞아 동짓날 긴 밤의 허기에 한 그릇 뚝닥,
잘도 해 치워내곤 했습니다.
그 동치미가 그립습니다.
이렇게 제대로 된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이면,


얼음 둥둥 뜬, 동짐치에 국수 말아먹고.....
턱이 덜덜 떨려서는 엉금 엉금 썰-썰 끓는 아랫목으로 다가가
외할부지랑 둘이 이불쓰고 앉아.....
히히히~~ 함께 웃으면... 그제야 몸이 제대로 따뜻해져 왔습니다.


* 동치미 국수는 없고 새해라고 끓여둔 씨언한 식혜 한 컵 들이키고 와선
지금 달달 떨면서 이 글 마무리를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셨지요?*


이요조






밤의 소리 (4.애절하게) - 황병기 (가야금), 김정수 (장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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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울 어메
눈 감기 전
물 한 방울 못 넘기고
"야쿠르트 한 모금만 먹어봤으믄...."

가신지
오랜만에
딸년이 찾아와
야쿠르트 너더댓 병을
묏등에다 한참에 쏟아부면서

울 어메 갈증이
풀린란가 몰라

울 어메 속이
시원할라나 몰라

울 어메 답답증이
뚫릴란가 몰라



*****************************************************이 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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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꾸는 겨울 산






-지금 눈 쌓인

산에서는-


눈 쌓인 산은


눈 속에서도 꿈을 꿉니다.


삭풍이 에일수록


군불로 지피는 꿈은,




진달래..


진달래로..


아프게 번져나는 열꽃,




타는 갈증을


더는 못다 삭혀




꿀꺽~


꿀꺽~


쌓인 흰눈을


다 들이키고 나면




한 가슴 돌아서


기꺼이 꽃물로 오릅니다.




눈시울 붉히도록


온 산을


활- 활- 서럽게 불 태울,


........





이 요조


흐르는 곡은 Carol Kidd 의 When I Dream입니다.
















◈꿈 꾸는 겨울 산






-지금 눈 쌓인
산에서는-


눈 쌓인 산은

눈 속에서도 꿈을 꿉니다.

삭풍이 에일수록

군불로 지피는 꿈은,


진달래..

진달래로..

아프게 번져나는 열꽃,


타는 갈증을

더는 못다 삭혀


꿀꺽~

꿀꺽~

쌓인 흰눈을

다 들이키고 나면

한 가슴 돌아서

기꺼이 꽃물로 오릅니다.


눈시울 붉히도록

온 산을

활- 활- 서럽게 불 태울,

........





이 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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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컴이 다운 되었었다.

방학이고 눈이 내리니.. 사용자는 많고 회선은 어디가 많이 막혀서 불통이었나보다.

오늘, AS-man 이 오지도 않고...잘 될거라는 아리송한 답변에 켜 보니 ...정말 잘 된다.

동안, 윈도우 열어서 그림이나 그렸다.

말띠해......
말은 그 높은 기상이 가히 남성적이다. "유니콘"은 후ㅓㄹ훨 나는 존재가 아니었던가?
하늘을 생각했다.
그럼 땅은...땅은 모성이다. 고로 여성이다.

나는 인터넷으로 들어 갈 수 없는 외곽에 서서 어눌한 솜씨로
상상의 공간 속으로 홀로 빠져 들어가 오늘 우주의 근본을 그린다.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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