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 감을 먹으며*   

         


        어머니는 떫디떫은 땡감을 즐겨 잡수셨다.

        어머닌 왜 입 안 가득 떫음으로 무거운 

        못 먹을 것을 드시는지 몰랐다.

         


        내 어머니에겐 타관객지 도시생활에서

        나락 익는 냄새 구수한 친정으로 내닫고 싶은

        목을 꺽꺽 막던 향수의 출구였음을 이제야 안다.

         


        그 때 어머니 나이보다 훌쩍 더 넘어버린 나는

        어쩌다 떫은 감만 보면 덥석 깨물어 보는

        이 맛은 내 어머니께로 달려가는 그리움일 될줄이야~

         


        목젖까지 뻑뻑하게 무거운 떫음으로

        멈추지 않는 딸꾹질처럼 달려오는 그리움!

        아! 어머니~

         


        이 떫은 땡감을 뭔 맛으로 드셨을까

        행여 살다가, 살다가 가슴 터억 가로 막히는 날

        그 때 수월하라 연습하셨을까

         


        글:사진/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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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줏어온 이미지

 

 

 

    5월의 햇살아래 선 중년

     

     

    오월의 햇살아래 당당히 설 수 없는 중년의 빈혈끼

    용기가 괴사한 허무로 갑자기 아려오는 가슴 한 켠,

    화사한 계절, 시린 오감에 

    뜬금읍씨 詩가 마렵다.

     

     

    내 가슴은 너무나 편협하고
    내 언어의 유희는 고작
    내 손바닥만한 좁은 가슴의 무대에서

    별을 들여와 작아서 더 어두운 방을 꾸밀 수도,
    산을 들여와 바람막이 병풍을 칠 수도,
    내를 끌어와 발을 담글 수도,
    길을 내어 신작로 하나 닦을 수 없음을 안다.

    해서 나는 오늘도 엎디어 운다.


    이 좁은 가슴을 쪼개고 쪼개어봐도
    소롯길 하나 낼 수 없음을,

    한겨울 모진 추위에 떠는 것을 보다못한 천사가 벗어준 흰 옷을 입고
    수피가 희어진 아름다운 자작나무 한 그루 만져보지 못함을,

    작은 내 가슴의 땅은 오지처럼 척박하여
    훨훨 날아다니는 민들레 씨앗하나
    제대로 따스히 품어보지 못함을...

    나는 오늘도 엎디어 운다.

     

     

    날아가는 까치 한 마리가 위로한다.

    "미니어처가 있어요"

     

    포로롱 참새가 다가와 위로한다.

    "지니의 요술램프도 잊지 말아요"

     

    줄장미 새순에 매달린 진딧물들이 소근거렸다.

    '압축을 풀어봐요"

     

    진딧물을 물어나르던 까만 개미들이 일제히 외쳤다.

     "아자! 아자!"

     

     

     

    5월의 뜰에서 서성이는 중년, 이요조


 
 
 
.
 

 
낙서화/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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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은 봄이다.

괜히 한자음으로 표기하고 싶어서 봄! 이렇게 써 놓고는
아무리 한자 전환을 하려해도 먹통이다.

'어라 왜 이럴까?'


몇 번 시도 끝에 그 이유를 알고는 혼자서 피시식 웃어보는....

정녕 봄은 봄이다.



      『3월』
            
      바스스~ 바스슥대며 解土하는 
      흙무더기를 뚫고 새순 돋아나듯 
      된통 봄을 앓던 나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벽에 걸린 달력은 아직도 2월, 
      묵은 달력장을 미련없이 찢어버리고
      2월을 몰아내려 창문을 활짝 열고 먼지를 턴다.
      청소기가 자지러지며 기함(氣陷)을 한다.
      찢겨 나간 2월이 
      청소기에 깔려 아픈 비명을 내며 그렇게 죽어가고
      3월은 또 그렇게 
      열린 창문으로 기다렸다는 듯 
      성큼 한 발을 들여놨다.
      새봄이다.
      
      글/그림/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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