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방, 잘 있는가?

오랜만에 자네에게 요리편지를 쓰네!

 

우리가 서로 마주보며

<박서방~>

<예, 장모님!>

해놓고는 닭살이 돋아 한 참 웃었지!

정말은 이렇게 해야지 반가의 장모와 사위의 대화라는데...^^;;

 

오늘은 닭요리,

동동이(태명/행복동이,사랑동이..)에미가 얼마전 식혜를 만들어 줬다면서? 

말로는 들어보니 밥알을 삭히는 과정에서 시간을 초과한 것 같지만

자네는 맛있게 잘 먹었다니 다행이야~

두 번째 부터는 더 잘 하겠지~

 

요즘 나는 다이어트에 진입한지 한 달을 달리고 있다네!

가족들 모두가 좀은 썰렁한 식탁을 마주한다네

마침 처남 둘도 다이어트를 시작했으니,

자네 장인만 죽을 맛이라네~

그래서 닭볶음탕을 만들었다네!

 요리하면서 냄새가 고역이지만 어쩌겠는가?

여름이고 몸보신도 좀 해드려야지,

 

오늘은 인삼을 좀 넣은 닭볶음탕이지만

박서방, 자네가 만들테니 레시피를 아주 쉽게 잡았네!

그 곳에서 인삼구하기가 마뜩찮으면 물론 생략하고 그냥 해도 된다네~

 

 

4인분 닭볶음탕

 재료/중닭 2마리, 양파 1개(中), 마늘5~6톨  감자4개 (小) 생강 아주 조금 있으면 좋고, 인삼,

양념/고추장 큰술 3, 토마토케첩 3, 고춧가루3, 물엿3큰술, 간장 3큰술, 맛술이나 와인 3큰술, 올리브유 3큰술 

자네 외워서 하기 좋으라고 333으로 맞추어 나갔네

이미지엔 222로 보이는데 그 건 소복하게 한 것이라네~ 표고버섯은 불린게 있어서 그냥 넣은 거라네

 

 

재료준비

닭 지방을  분리해서 떼낸 후,  크게 토막내고 감자도 잘 씻어서 반토막

감자를 넣고 물을 끓이다가 닭을 넣고 닭고기 겉부분이 허옇게 되면(3~5분)

냄비채로 닭 삶은(튀긴?) 물을 내버리고 내용물은 받쳐둔다.

 

양념장 소스만들기

양파를 썰고 생강즙과 나믈을 넣고 고추장 가득 2큰술(3큰술)을 넣고

 

 

토마토케첩을 3큰술 넣는다. 맛술도 3큰술, 물엿도 3큰술 넣어준다.

 불린 표고가 있길래 넣어주었는데....이때 냉장고에 있는 다른 재료를 넣어줘도 좋을게야~

(예/전복 오징어 낙지 갈비등~)

다른 종류의 고기나 해물이어도 더 좋겠다는 생각!!  생략해도 물론 괜찮고~

 

 

진간장을 넣어야지 간을 맞추지!! 고추장만으로는 간이 안되여~

 고춧가루도 들어야 좀 칼칼하지 역시 고추장 만으로는 한국인들 입맛엔 무리~

 

 

인삼을 좀 썰어서 넣어었다네

생강넣었으면 생략!!

인삼은 영양도 북돋우지만 닭 냄새도 잡는다네~

 

 

재료손질

이젠 좀 식었을 닭을 먹기좋을만큼 토막내주기!

 

 

볶아주기

올리브유를 두르고 손질된 닭을 볶아주듯 한다.

 

 

이 때 골고루 노릇노릇 잘 뒤집어 가며 볶아야 한다.

장모의 귀차니즘으로 감자가 마치 골드키위 같아보여~

 

 

볶으면서 덜 익었던 닭도 익고 감자도 익힌다.

 

양념소스넣기

양념소스를 붓고 잘 뒤적여가며 잠시 볶는다.

골고루 잘 묻었다 싶으면

약불로 마지막 뜸들이기~ (3~5분)

 

텃밭에서 마련한 채소와 함께~

밥이나 다른 반찬은 없다네~

2마리 해서 4인분 만들었는데..... 식사때 큰 처남이 없어서 2,5인분만 담아냈다네!

작은처남은 먹으며 양념통닭 맛이 난다나 머라나~~

나는 왜 자꾸만 자네 생각만 새록새록 나는지....

박서방, 장모들은 왜 닭만보면 사위생각이 나는지 아시는가?

우야든동 첫 더위를 잘 이겨내시게!

 

초하에 장모가~

 

 

 

 

 

아가!  

나는 너를 열 달 동안 배속에서 품어내어  30년을 키웠지만 아직은 너를 아무에게도 내어주질 못하겠구나!

네 엄마는 모진 편이다. 네 동생 둘이나 군대에 보낼 때에도 현관문  멀리 배웅도 나가지 않았다.

물론 내다보지 않은 에미심정이야 오죽하겠냐마는......

느이 외할무이도 그러시더라 외삼촌들에게 "너만 군대가는 거 아니다. 가걸랑 잘 하고 오너라~" 엄마도 얼결에 외할머니를 고대로 닮아가나 보다.

그러나 옷이 돌아온 날 소포뭉치를 풀어 아들 체취를 어미개처럼 킁킁거려 맡아보곤 별수없이 그만 눈물이 핑-돌더라!

 

그랬던 내가 친구딸래미 결혼식에 갔다가 왈칵 솟구치는 설움에 그만  그곳을 뛰쳐 나와버렸다. 

얘야!  아무래도 엄마는 널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가 영 덜 된 모양이다.  아직은 솔직히 자신이 없다.

친구의 딸 결혼식에서 조차 여태 눈물바람인 나는 언제쯤이면 너를 웃으면서 선선히 보낼수 있을까?

 

어느날... 건강한 줄만 알았던 넌 내 앞에서 눈물 그렁거리며 <엄마! 나, 수술해야된대요>했을 때 하늘이 무너져 내려앉더라~

혼자 아프고 혼자 검사하고 혼자 견디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꼬?

걸음을 걸을 때마다 고관절에 마치 꽃을 꽂는 침봉이 들어앉은 것처럼 무수히 찔리는 통증을 혼자 말없이 겪어내었다니,

내가 진정 잘못했구나!   쓰잘데 없이 무조건 엄하게 강하게만 키우려던 내 잘못이 크구나!

 

열 달, 배 아파  내 속에서 난 내 딸 아니더냐?

아프면 이 어미에게 응석도 부리고, 조잘조잘 이야기도 자주 했더라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을...그랬을 것을,

<얘야 정말 미안쿠나~ 무지한 이 엄마를 부디 용서하려마~> 

어미는 오십이 넘어서야 이제 알았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정해진 공식이 없다는 사실을,

 

神이 아닌 우리 인간들은 인생의 산 모롱이를 돌아가며 보이지 않는 그 곳이 벼랑길인지  흙탕길인지

아니면 산 위에서 돌멩이가 굴러 떨어질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삶이란  것을 깨달았구나.

 

병원에서 카피한 사진 보퉁이를 끼고는  서울의 큰 병원이란 병원은 다 순회해 보았다.

병명도 뭐가 그런지 <고관절 골종양>불가피한 수술까지는 좋다만 약도 없는 병이 세상천지에 어딨냐?

 

별 도리없이 수술을 하고 의사선생님 말씀은 아가씨라 차마 고관절을 잘라내지 못하고 속을 긁어 의료용 골시멘트로 채워 넣었다더구나!

그런데 그 후로도 그넘의 병은 재발이다 감염이다  재수술하기를 무려 5차례~

수술 후 잘 나아지는가 싶어 지팡이를 버릴라치면 또 수술 들어가고,  힘든 회복기를 거쳐 출근할라치면 또 재수술 들어가야 하고

집에와서 회복중에 갑자기 온 몸이 경직되기를 손가락 하나 어쩌지 못해 119가 뜰채처럼 생긴 들것으로 너를 떠서 옮겼다.

 삐요~삐요~

 .....에에에엥 ~

러쉬아워에 막힌 길을 양보 해달라는 애절한 경보음을 내면서 응급실로 달려갈 때는

어미는 감전된 사람마냥 발끝에서 머리카락 끝까지 찌르르르~ 곤두선 오한과 공포에 질렸지만 엄마는 네 앞에서 애써

어금니만 앙다물었지  내색을 못했다.  그때사 깨달았구나!

어금니는 뭘 씹으라고만 있는 게 아니었다.  그런건 어금니에 깊이 깊이 숨기듯 묻어 둘 수 있었다.

배속에 넣어 키운 열 달과 품에서 키운 25년과 맞먹고도 남을 고군분투의 투병세월 , 그  5년 동안 너와 나는 다시 탯줄로 이어지듯 고통스런 출혈로 이어졌다.

잦은 수술끝에 설상가상 감염까지 찾아와선  고통의 나락으로 너가 빠지면 당연 탯줄로 이어진 엄마도  동반 추락했다.

너는 매번 자지러지다가 혼절했지만 평소엔 전혀 고통을 내색않는 기특한 효녀였다.

병원에서도 밝은 표정이 그럴수가 없다며  너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엄마는 내심 알고 있었다. 

나를 쓸데없이 빼다 닮아 ... 괜시리 모진 것을.....그나저나

신은 견딜 만큼의 고통만 주신다더니 고통도 순간도 잘 견뎌내고  재활 치료기간에  일그러진 무리에 우리도 동참했다.

 

멀쩡했던 사대육신들이 어쩌면 마구 구겨진 휴지처럼 망가진 채 멈춰진 삶의 늪에서 다들 허우적대며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나만, 우리만 그런 게 아니었다.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장성한 아들이 어느 날 갑자기...잘 자고나서... 온몸이 허물어졌다는 늙은어미의  허탈한 모습,
어느날 갑자기  문득  악귀에게 모든 것을 빼앗겨 버린 듯 탈진해 버린 사람들,
그들 눈에선 슬기롭게 반짝이던 영특함이 빠져 달아나고.. 그들의 건강과 지혜는 모두 걸귀가 먹어치워 버린 것같은
빈- 사발,....빈- 껍데기로...그마저 구겨져 버린... 군상들의 재활원이었다.

 

골종양(거대세포종) 수술밖에는 별 도리가 없는 병 앞에  풍전등화처럼  다시 재발할까봐 마음만 조릴 뿐......아무런 대책이 없었다.

차라리 악성이라면 방사선 치료라도 해볼 것을.... 

엄마인 내가 해 줄것은 확실히 알수 없는 건강식품 말고 최선책은 생활 습관과 식생활을  바뀌도록 도와주는 것 뿐이었다. 

 

넌, 유난히 육식을 좋아했고 기름진 음식을 탐닉했다.

공부하러 미국에 잠깐 나가있는 동안에도  한치의 불편함을 못 느끼는 그런 식습관의 아이였다.

그렇다고 애면글면 그런 습관을 고쳐주려 노력한 훌륭한 엄마도 아니었다.

<버섯이 몸에 좋대, 청국장이 좋대, > 그런 말을 듣는 몇 년 전만하여도 나는 그닥 버섯을 중히 여기지도 않았다.

지금이야 버섯은 물론 간장, 된장, 고추장까지 심지어 갖가지의 장아찌까지 손수 담아먹는 엄마로 변했다.

네가 아프기 시작하고 가슴이 답답해져 오면  나는 바람을 맞으러 달려나가  몸을 씻고 마음을 풀어놓을  웹상의 강을 하나 만들기 시작했다.

시퍼런 강물위에다  나의 시름을  몽땅 띄워 보내리라 작정하고  웹상에 강을 하나 그어놓고  마음이 울적할 마다 달려나가서는 

강물위에글을 쓰다가  아이에게 세상 이야기를 전해 주기도 하면서 차츰 그렇게 우리 두 모녀는 어두운 터널을 함께 절뚝이며 벗어 날 수 있었다.
마치 이인삼각 놀이처럼......

 

 어느정도 회복되어 유보해두었던 직장생활을 다시 시작할 때 집에서 회사까지는 전철을 두 번 갈아타야 하는 먼-거리였고 

그러자면 지하도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해야할 건강상 불편에 매일 출퇴근을 시켜주던 나는 한겨울 빙판길에 미끄러진 사고 이후

(전철 자리에 앉아있을라치면 연세드신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노골적으로 자리를 내어주길 바라는  일도 생기고 자는 척 눈감고 있기에도 괴롭다기에)

궁여지책으로 그 당시 흔한 고시원에 한 두달만 버티기로 작정하고 얻었다.

금요일 밤에  데려오고 월요일에 데려다 주면 네가 나흘만 견디면 일주일이 후딱 지나가니 그러는 게 좋겠다 싶었다.

그랬던 게  절반은 내 품을 자연스레 벗어나는 계기가 될 줄이야~~ 너와 나....본의아닌 고생 후 얻은 결론은

제대로 된 오피스텔을 얻어 독립된 생활을 하면서 엄마의 분주한 이중생활이 시작되었구나 그렇지?

참, 아니다. 아빠도 그 당시 지방근무를 하셨으니 3중 생활이였구나!

다행히 바쁜 엄마를 위함인지 기특하게도 네가 건강을 점차 회복하고 믿기지 않게끔 완전해졌다.

 

 한숨을 돌린 엄마는 뭔가 떨어져 사는 네게 가르쳐야 할 많은 것들이 그제사 생각났고,

너를 품안에 늘 끼고 산다면 과일을 하나 깎아도 가르칠 것을...뭔가 모녀간에 소통할 방법이 없을까 생각했다.

그래, 우리가 잠깐 메신저로 서로의 궁금한 소식을 주고 받았듯이   블로그에다 네게 요리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잠시라도 짬을 내어 엄마글을 읽게 된다면 넌...엄마의 당부를  알게 될 테이고 콩나물 시루에 물 내리듯...흘려 보내어도

콩나물은 그 물을 먹고 자라는 것 처럼 아마도 네가 내 가름침대로 잘 따를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다시 건강해진  너의 사회생활은  늘 회식이다 매식이다  바깥 식사가 다반사였지만 좋아하는 고기대신 생선을 가까이하고

밀가루를 좋아하는 널 잡곡밥으로 먹게 유도하고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즐겨먹게 하고.

가능하면 유기농식품으로 대체했다. 초코렛같은 당분을 즐겨먹는 것을 금하고 패스트 푸드를 근절시켰다.

운동을 하게 만들고, 될수 있으면 평안한 마음과 긍정적인 생각을 갖도록 하여 치료에 도움이 가게끔 했다.

 

나는 네가 언젠가는 네 가족들에게 맛난 음식을 잘 만들 줄 아는 멋진 아내이자 어머니가 되기를 소원하였다.

처음에는 네게 요리편지를 시작하여 쓰다보니 그 편지는 어느새 나 자신에게 쓰고 있는 것을 알았다.

나 스스로가 많이 개선되었음을 알게 된 것이다.

 하나 둘  편지가 쌓이다 보니 음식에 대한 나의 관념이 바뀌고 내가 먼저 달라져갔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낮은 곳으로 물 흐르듯 너도 나를  닮아가지 않겠느냐?

 

 사랑은 위(胃)를 통과한다 는 영국속담이 있다. 음식이란  어머니가 가족들에게 전하는 사랑의 의미가 담긴 것이다.  

어머니가 만든 음식은 가족들에게 사랑의 물을 주는 일이다.

정성껏 마련한 음식은  남편과 자녀들에게 늘 사랑으로 충만한 가정을 만들어 주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딸아!

네게 띄우는 요리편지가 하나, 둘 쌓이다보면  아픈 기억은 모두 잊고 눈부시도록 환한 그  날이 조만간 올게다.

암.....오고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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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엄마, 쬐끔만 더 울께~ (너무 기뻐서)

 

 

 

 

몸과 마음이 유리된...저들에게도

반듯한 얼굴로, 웃으며 말하고,  양 어깨를 힘주어 펴고
반듯하게 설 수 있는 곧은 허리와  반듯하게 걸을 수 있는 건각을 주시고, 세상 속으로 마치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반듯해진 걸음걸이로 뚜벅 뚜벅 그렇게 세상속으로 들어가게 하옵소서~
반듯한 몸을 가진 세상 밖 사람들은,   반듯한 직장과 반듯한 그 모든 것을 가졌을지라도
반듯한 생각을 하지 못하면 생을 반듯하게 살아내지 못하는 자들도 더러 많을 줄 압니다.
반듯한 우주만물의...절대자님이시여~~
반듯한 ..저울질로 저들과 함께 잘 살아 갈 수 있는 반듯한 세상 만들어 주시옵소서~
반듯한 뜻이 계셨다면 이제 사랑의 매는 그만 거두시고  삶을 다시 살도록  재활의 기회를 한 번만 더 허락 하옵소서.
반듯하고 당당한 자신감을 잉태할 힘찬 건강을 한 번만 더 허락하시옵소서.

한 번 더 허락하옵소서!

 

 

재활치료중에 글/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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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꽤 무덥구나,

넌 또 바깥에서 뭘 먹고 지내는지 참으로 걱정스럽구나, 하기사 <요즘 젊은이들이란...참!.... > 이런 류의 말이 스핑크스 내벽에도 씌어있다는데,   너희들 역시나 이 엄마 나이가 되면   네 아이들에게 또 그런 식의 표현을 빌려 쓰겠지만 말이다.

엄마도 네 나이때 외할머니께 걱정들어 본 말이 듯,  마찬가지로 네 나이때는 아니지, 결혼하고 네들 다 커도록 외식이 좋았으며 한식요리엔 무심했단다. 네 역시나  그러는구나 <엄마!  전문직에 종사하는 여성들에게 주방일은 단순노동이예요. 전 사먹고 말거예요> 그러는 널 잡고 내가 무슨 말을 더하랴? 

엄마가 외할머니 이야길 해볼께, 잘 들어보렴! 가능하면 가족들에게 외식을 멀리하고 주부가 직접 조리한 음식을 먹이는 방법은 한 집안 가족의 건강을 좌우할 만큼 매우 중요하단다. 그러자면 주부가 달라져야 하고 주부는 가사일을 즐겨 계획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단다.

외할머니께서는 늘 저장음식을 많이 마련하시더구나, 육이오 동란이란 난리를 한 번 치르신 어른들의 자연스런 습성인지도 모르겠더구나. 아마 노아의 홍수가 나더라도 근 한 달간은 별 변동없이 먹고 지낼 음식을 비축하시는 걸 난 늘 보며 자라왔다.

겨울대비, 여름 장마전 대비, 가을이면 갖은 야채를 말려 저장하고 봄이면 장아찌들을 마련하시고, 요즘 사람들은 나트륨 수치만 높인다고 투덜대겠지만.....좀 더 들어보렴, 궁극적으로는 그 게 아니란다.

가족들에게 가능하면 한식을 먹는 습관을 물려주는 것이....까짓 나트륨 수치보다 바깥 외식의 믿을 수 없는 재료(산지와 신선도), 청결 위생문제를 다 비교해 볼 때, 그래도 홈메이드 요리가 제일 낫다는 것이다.

예로부터 홈메이드 요리는 요즘 웰빙시대의 지향점인 슬로푸드와 연관지어진다. 맛을 위해서 숙성되도록 기다림의 시간이 바로 홈메이드 요리다. 그 슬로우푸드를 요즘 시대에 발맞춰 어떻게 하면 빠른 시간안에 조리할 수 있을까?

그 점만, 그 요령만 익힌다면 요리란 정말 즐겁고 재미있는 주부들의 진정한 놀잇감이 아닐 수 없단다.

 

 

여자는 결혼을 하게되면 우선 갖가지 기본 양념을 넉넉히 비축해두는 일이 제일 중요하다. 그러자면 너희들은 각종 양식 소스를 더 비치하고 싶어 할지도 모르겠다. 신토불이란 말이 굉장히 고무적으로 들리겠지만  네 아이들에게 아예 달콤한 케이크나 기름진 핏자나 그런것들로 부터 보호하려면 순수한 고유의 입맛을 다치게 하지말고 키워줘야만 한다. 그러자면 엄마의 입맛부터 신토불이에 대한 기본이 되어있어야 한단다.

어렵냐?  엄마는 널 첫아이로 낳고는 네가 얼른 커서 달디단 케이크나 쵸코렛을 먹길 바랐지만...넌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무지한 엄마는 안달이 났지, 네가 아장 아장 걸어다니자 돈을 손에 들려 과자를 사오게 가게에도 얼른 보내고 싶었구나  참으로 넌 내 의지와는 달랐다. 그랬던 네가 언제부턴지 쵸코렛을 무척 좋아하는 아가씨로 바뀌었더구나,

초코렛 뿐이냐?  핏자 햄버거....성인이 되고는 아예 식사마저 외식의 달인이 되어있었지. 가게에 들락거리는 네가 보고싶었던 엄마의 소원이 성취된 것이다.  미국에 가서 일년 동안 기숙사 생활에 넌, 아예 서구인들 식성을 닮아왔고 몇 년 후, 넌 듣도 보도 못한 병을 앓았고

엄마는 참으로 많이 후회했단다. 너희들을 잘 못 먹여 키웠다는 막급한 후회에 가슴을 쳤지만... 이제사  제법 신토불이 입맛으로 돌아오고, 건강도 되찾았지만 너나 엄마나 고생한 세월이 얼마냐?  참으로 억울하고도 기가 막힐 노릇이다.

 

 

 자, 그럼 이야길 시작하자!  

1/준비된 모든 재료

이 말은 모든 재료를 많이 준비하라는 말은 결코 아니다.

주식의 중요한 재료는 쌀이다. 작곱밥이 좋으니 잡곡을 여러 종류를 골고루 두고 요령껏 바꿔가며 혼식을 하라!

부드러운 이밥(쌀밥) 보다야 거친(잡곡) 음식이 바로 참살이 음식이란다. 옛 속담에 <똥구멍이 찢어지도록 가난하다>는 말이 있다.

얼마나 먹을 게 없어 거칠고 조악한 것을 먹었는지 짐작할 일이다. 그러나 현대인들이 두려워하는 그런 질병은 얼씬도 못했다는 것을 우리는 이제야 안다.  요즘 어린이들은  대부분 입에 사르르 녹아드는 부드러운 음식만을 즐겨 하다보니 씹을 일이 드믈어 치근마저 발달되지 않는다는구나!

 

한식의  반찬은 갖은 양념의 재료가 늘 마련되어서 누가 언제 어떤 식재료를 갑자기 들고와도 훌륭한 요리를 쉽게 만들 준비가 되도록 하여라! 부식의 주제는 대체로 김치다. 푸성귀는 다 때가 있다. 제 철인 때를 맞추면 쌀 때도 있는데 언제든  채소만 있으면 김치를 담을 수 있는 소금, 젓갈(여러종류면 더 좋다) 생강, 마늘등 그외 양념이 늘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이 것 하니...저 게 모자라고 저 것 하니 이 게 없어서 마트나 시장을 을락거리다 보면 요리가 힘들어지고 흥미를 잃기 싶다.

너희들이 얕보는 콩나물 두부도 기본 식재료다. 검색을 해보렴, 콩나물로 몇 백가지의 요리가 탄생하고, 두부로 얼마나 많은 요리가 만들어지며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하는지를....절대로 무시하지 말거라 이 두 가지만 능통해도 프로다운 주부가 되는 관문이다.

봄철에 마늘도 두 번 나눠서 구입한다.  마늘장아찌를 담글 여린 것과 저장마늘, 저장마늘은 부지런히 까두지 않으면 그림의 떡이다.

저장마늘이래도 보관이 시원찮으면 여름서부터 썩기 시작한다. 마늘은 많이 먹을 수록 좋으니 듬뿍 넣으면 요리도 맛나고 몸에도 좋다.

언제나 까두어서 잘 갈아두는 준비가 요령이다. 대파도  반 단은 썰어 냉동보관하고 반 단은 두고 날거로 먹는다면 매사 일이 용이하다.  간장, 된장, 고추장, 막장, 양념간장, 다싯물까지 미리 뽑아 둔다면 요리가 겁 날 이유가 없다.

(라면을 끓여 달라는 가족들에게 국수로 변환시킨다. 양념간장이 있고 다싯물이 있으니...겁날 게 없다)

양념장은 숙성이 되면 훨씬 맛있다. 그 기간이 지날 것 같으면 조리용으로 사용하면 더욱 좋다.

 부뚜막에 소금도 집어 넣어야만 짜다는 말을 명심하자!

된장, 간장, 고추장, 쌈장, 양념장까지 골고루 만들어 둔다면 프로의 경지에 오른 거다. 새우젓, 멸치, 다시마, 그외 늘 일상 반찬이 되어주는 오이, 감자, 양파,호박. 부추. 당근등의 채소는 늘 준비되어 있으면 좋다. 소시지 햄, 통조림 등은 준비되어 있지 않는 게 좋다.

김치를 담을 때도 양념을 넉넉히 풀어 남은 것은 다음 요리시에, 빠른 겉절이를 무쳐낸다거나 생선조릴 때 양념장을 만들때 섞어쓰면 시간도 빠르고 맛도 좋다.

 

2/스피드를 익혀라 

예를 들어보자.  젊은 맞벌이 부부가 문화생활을 즐기기 위해 영화관람을 하고나니 시장끼가 느껴졌다. 거리의 식당들, 맛있는 요리, 그 냄새들이 유혹을 한다. 가계비에서 문화비도 겨우 뺐는데..예상치 못한 외식을 하게되면 지출뿐 아니라 외식을 하고 들어와도 집에 오면 뭔가 허전하다. 그 게 바로 한국사람인 것이다.

그 때 신랑을 얼른 설득시킨다. 남자들은 대체로 허기를 못 견뎌한다. <집에가서 얼른 라면 끓여줄께~>

얼른이란 말과 라면이란 말에 남자들은 대개가 동의한다. 집에 와서는 라면대신 밥을 준비한다.  남편은 당연 배고픔에  찡그릴테고,

그럼 누가 빠른지 내기를 하여라, <옷 갈아입고 씻고 나오는 동안,  라면대신 밥주면 더 좋잖아?>요즘엔 밥솥이 좋아 바로 씻어 쾌속도 가능하지만 밥솥을 정리할 때 남아도는 밥을 냉동 보관했다면  전자렌지 2~3분이면 갓지은 밥과 진배없는 밥을 만들어 낸다.

된장 끓일 그릇에 미리 준비된 다싯물(냉동된 얼음)을 넣고 그 물이 끓을 동안에 냉동실에  썰어둔 파, 찧어진 마늘을 넣고 호박 송송썰어넣고 아니면 먹던 김치나, 콩나물,  두부넣고 마지막에 된장을 넣든지 하면 금새 바글바글 끓지~  콩나물은 끓을 때 뚜껑열고 끓이면 비린내도 없고 더 아삭거린단다.  정말로 라면 끓일 시간안에....김치찌개나 된장찌개를 앞에 두고 천천히 식사를 즐기며 영화를 본 느낌을 도란도란 누는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 편은 아내 길들이기 나름이라잖냐?  사람은 학습효과가 높은 동물이다. 저 좋자고 위하는 그런 아내를 타박할 남편은 없다.

 

 

3/ 즐겁게 요리를 만들어라

음식을 만드는 게 그저 일이라고 생각하면 댓가없는 노동처럼 맥빠지고 힘들어진다.

요리란 하나의 놀이로 생각하고 그렇게 습관하 하면 요리가 즐거워진다. 요리의 재료가 장난감 정도로 보여져야 비로소 참 주부가 되는게지~ 요리에 대해서 끊임없이 생각하고 창조하는 솜씨도 늘어나게 된다. 작은 사진은 엉뚱하지만 가을 전어에 된장을 발라두었다가 구워본 사진이 있어 올려 보았다. 가족들을 위해서 끊임없이 연구하고 만드는 기쁨이야말로 여성들만의 전유물인 기쁨이자 행복이다.

요즘 들어서 매우 맵고 얼큰한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찾게 되는데 원래 우리 음식은 자극적이지 않았다. 슴슴해서 처음엔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가 구수하고 들큰하고 개운하고 담백한 것이 우리의 맛이었다.

외국인이 우리의 백설기 맛을 보고는 아무런 맛을 못느낀다고 했다한다. 우리들 입맛에는 정말 담백한 깊이의 떡 맛인데...

어린아일 적에 너무 강한 맛에 길들여 지지 않아야  맛에 대해서 섬세해진다.

요즘처럼 화끈하고 맵고 칼칼하고, 간식은 달달하고 기름져야만 하는 맛이 아니다. 바로 밥맛인 것이다.

기름진 음식은 몇 끼만 거듭 먹으면 지겹지만  늘 먹는  밥은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것처럼~

이땅에 태어난 우리들에겐 이 땅에서 길러진 모든 제 철 음식들이 다 약이 되는 것이다.

 

 

그냥 마구잡이로 쓴 글이라...

낼 다시 정서해 보마!

 

잠이 쏟아지게 오네~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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