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둘째 주일 그 곳으로는 14일.
오늘이 미국의 어머니 날입니다

아마 오래전 전쟁이 한창일 때였답니다
이 곳 California의 San Diego에 있는 어머니는 전쟁터에서
소식이 끊겼던 아들로 부터 전화를 받았답니다
죽은 줄만 알았던 아들의 전화에 어머니는 목이 메었겠지요
그런데 그 아들이 하는 말이 지금 집으로 가고 있는데
동행이 있고 그와 같이 가도 되겠느냐고 묻더랍니다
어머니는 당연히 OK!!
다시 아들은 그 친구와 같이 살고 싶은데 괜찮겠냐고
묻더랍니다
잠시동안 이라면 OK!! 라고 어머니는 또 대답했고
아들은 다시 잠시가 아니고 영원히 같이 살면 안 되겠냐고
묻더랍니다
어머니는 망서리다가 도대체 어떤 친구인데
그러냐고 물었대요

친구는 심한 부상으로 한쪽 팔과
한쪽 눈과
한쪽 다리를 잃은 장애인이라고 하는 아들의 말에
기가막힌 어머니는결국 이렇게 말 했지요
"아들아! 그는 결국 네 짐이 되고 말거야.
영원히 같이 살면 네 삶이 힘들어 져!!"
그러자 아들은 말없이 전화를 끊었고
어머니는 끊어진 전화를 들고
아들의 이름을 몇번이고 불렀답니다
며칠이 지난 뒤 그 어머니는 경찰로 부터 아들의
사망소식을 받았답니다
그 장애인은 바로 아들이었고
참혹한 모습으로 어머니 앞에 서지 못한 아들은
그만 고민끝에 호텔 창문으로 뛰어 내리고 말았답니다
어머니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서...
살벌한 전쟁터에서도 어머니를 생각하며 살아 돌아 온
아들이 그렇게 생을 마감했답니다

어머니!!
오늘 다시 불러 보는 이름입니다.

미국서 보내 온 친구*Simon의 편지글을...구성/미루나무

★☆★이승은.허헌선 부부 작품에☆★☆








아무런 글이 써지질 않는다.

너무 하고싶은 말이 많았는데....
너무 쓰고 싶은 게 많았는데....

어디서 실 타래를 풀어야 할지....
어디서 시작해야할지....

괜시리 불안하다.
해서 오늘은 아픈 아이가 있음에도 집을 둘러 엎어 대청소를 하였는데....

여전하다.
왜 이럴까?

입 맛도 별로다.

좀전에 그 떨어진 입맛에 대하여
생각해 봤다.

먹을게 지천으로 쌓인 부자.
곡간에고...할 것없이 먹을 게 넘쳐나는 부자가 입 맛을 잃어버렸다.

정말 식욕이 떨어진 것인가 보다.

먹을 게 아무 것도 없는 빈자.
쥐가 먹을 것을 13일을 찾아 헤메다 가래톳만 썼다는
흥부처럼 가난한 집 빈자가
어제부터 굶고 있는데도 먹고 싶은 게 없다.

정말 식욕이 떨어진 거다.

누가 진짜 입맛을 잃은 자일까?

나도 입안이 까끌거린다.
몸은 퉁실해 가지구선....
입맛이 없으니 별 생각을 다 하고 앉았다.


왜 그럴까?

아~ 그래....

또 아카시아가 피었구먼,

또, 그넘의 병이 도지는구먼......

난, 허걱대는 여름을 차라리 기다린다.

차라리 따가운.....

















*어머니께 드릴 꽃을 사는 효심*


*어머니*




☆서양화가 김길상님 작품*모정* 8점과 주옥같은 *시* 9 수☆



어..머...니.. 생각만 하여도 눈물이 핑그르~~ 도는 어머니란

이름 석자.

어머니날, 칼럼 방님들에게도 그 사무침의 위로를

그림과 시로 바치며.......



1. 모정
oil on canvas
53.0×45.5cm 1998

★ * ★ * ☆ *★ ☆☆ * ★★ * ★ * ☆ *★ ☆☆ * ★


어머니께 드리는 노래 / 이해인


어디에 계시든지
사랑으로 흘러
우리에겐 고향의 강이 되는
푸른어머니.


제 앞길만 가리며
바삐 사는 자식들에게
더러는 잊혀지면서도
보이지 않게 함께 있는 바람처럼
끝없는 용서로
우리를 감싸안은 어머니.



당신의 고통속에 생명을 받아
이만큼 자라 온 날들을
깊이 감사할 줄 모르는
우리의 무례함을 용서하십시오.


기쁨보다는 근심이
만남보다는 이별이 더 많은
어머니의 언덕길에선
하얗게 머리 푼 억새풀처럼
흔들리는 슬픔도 모두 기도가 됩니다.


삶이 고단하고 괴로울때
눈물속에 불러 보는
가장 따뜻한 이름, 어머니
집은 있어도
사랑이 없어 울고 있는
이 시대의 방황하는 자식들에게
영원한 그리움으로 다시 오십시오. 어머니.


아름답게 열려 있는 사랑을 하고 싶지만
번번히 실패했던 어제의 기억을 묻고
우리도 이제는 어머니처럼
살아 있는 강이 되겠습니다.
목마른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푸른 어머니가 되겠습니다.





2. 모정
oil on canvas
53.0×45.5cm 1998

★ * ★ * ☆ *★ ☆☆ * ★★ * ★ * ☆ *★ ☆☆ * ★


늘 간절한 어머니 생각 / 용혜원




자식을 향한
어머니의 선한 눈빛
부드러운 손길, 따뜻한 사랑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자신보다 자식을 더 생각하는 어머니
어머니의 사랑은 언제나
풍성합니다.

어머니의 자식도 나이가 들어가며
세상을 살아가면 갈수록
어머니의 깊은 정을 알 것만 같습니다.

늘 뵙는 어머니지만
뵙고픈 생각이 간절해
전화를 했더니 어머니도
내 생각을 하고 계셨답니다.

그 무엇으로도 다 표현하지 못할 어머니의 사랑
그 사랑을 갚을 길이 없어
늘 어머니 생각이 더 간절합니다





3. 모정-엄마 품에서
oil on canvas
53.0×45.5cm 1998

★ * ★ * ☆ *★ ☆☆ * ★★ * ★ * ☆ *★ ☆☆ * ★


어머니를 찾아서 / 조태일




이승의

진달래꽃

한 묶음 꺾어서

저승 앞에 놓았다



어머님

편안하시죠?

오냐,오냐.

편안타, 편안타



<국어시간 시읽기>.나라말





4. 모정
oil on canvas
53.0×45.5cm 1998


★ * ★ * ☆ *★ ☆☆ * ★★ * ★ * ☆ *★ ☆☆ * ★


< 어머니 1 > / 이성복



어머니 찾아가는 길

잡초 우거져 길 못 찾겠네

어머니 내

지금 못 가면 우리 어머니

내 걱정에 잡초 헤치며 날 찾아오실 텐데,

공중에서 길 흩어져

어머니와 나는 잡초 거칠은 숲 속을 밤새내 헤맵니다



< 어머니 2 > / 이성복



달빛 없는 수풀 속에

우리 어머니 혼자 주무시다가 무서워

잠을 깨도 내 단잠 깨울까봐

소리 없이 발만 구르시다가,

놀라 깨어보니 어머니는 건넌방에 계셨다


어머니, 어찌하여 한 사람은 무덤 안에 있고


또 한 사람은 무덤 밖에 있습니까

5. 모정
oil on canvas
53.0×45.5cm 1998

★ * ★ * ☆ *★ ☆☆ * ★★ * ★ * ☆ *★ ☆☆ * ★




어머니 / 조태일


어머니

열일곱에 시집오셔
일곱 자식 뿌리시고
서른일곱에
남편 손수 흙에 묻으신 뒤,

스무 해 동안을
보따리 머리에 이시고
이남 땅 온 고을을
당신 손금인 양 뚝심으로 누비시고
휜히 익히시더니,

육십 고개 넘기시고도
일곱 자식 어찌 사나
옛 솜씨 아슬아슬 밝히시며
흩어진 자식 찾아
방방곡곡을 누비시는 분.

에미도 모르는 소리 끄적여서
어디다 쓰느냐 돈 나온다더냐
시 쓰는 것 겨우 겨우 꾸짖으시고,

돌아낮아 침침한 눈 비비시며
주름진 맨손바닥으로
손주놈의 코를 행행 훔져주시는 분.

- [가거도] 시집 중에서 -




6. 모정
oil on canvas
53.0×45.5cm 1998



★ * ★ * ☆ *★ ☆☆ * ★★ * ★ * ☆ *★ ☆☆ * ★


어머니 50, / 김 초혜



빛 중에
해가 으뜸이듯이
사람 중에
어머니 제일이시네

학문을 많이
익힌 건 아니지만
사람의 법도(法道)
잘 다루시었고

의학을 몰라
의술은 아니어도
자식의 병
신통으로 다스리고

당신의 병은
깊어도
앓지 않으시고

작은 몸 어디에
그런 힘
숨어 있답니까





7. 모정-기다림
oil on canvas
53.0×45.5cm 1998




★ * ★ * ☆ *★ ☆☆ * ★★ * ★ * ☆ *★ ☆☆ * ★



우리 어머니 / 나희덕



자식이 너무 많으신 우리 어머니
나의 어머니라고 고집부리고 나면
웬지 미안해지는 우리 어머니

전쟁고아들이 자라서 자식들을 낳고
전쟁 아닌 전쟁으로 삶을 꾸려나갈 때까지도
여전히 그들의 따뜻한 둥지가 되어주시는 분

용달차 운전하는 길천이가
애인과 헤어져 위로 받으로 찾아오고,
시집살이가 힘든 금숙이가
그 품에서 한참을 울다 가는 곳

놀고 있는 무성이에게
보증을 서주어 일자리를 마련해주고
장가가는 용주가 지어준 옷 입으시고
어머니 자리에 대신 앉아 웃고 계신 분

그 많은 자식들과 내가
형제처럼 사는 세상 만드시려고
모두의 어머니가 되어주신 우리 어머니



8. 모정
oil on canvas
53.0×45.5cm 1998



★ * ★ * ☆ *★ ☆☆ * ★★ * ★ * ☆ *★ ☆☆ * ★


어머니 11 / 김 초혜




꿈에
울고 난 새벽
가슴에 묻힌
어머니 무덤에
무슨 꽃이 피었던가

뒷산골에
부엉이 울다 가면
그 산에 가득한
어머니 얼굴

현(絃)이 끊기고
말았던가
하늘빛이
변했던가

꽃필 날
다시 없을
뿌리가 뒤집힌
나무들은
생명이 병보다
더 아프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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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미명에
때 아닌
다급한 목소리의
"코드블록, 코드 블록"
" 8층 간호사실 앞"
"코드블록, 코드 블록"
"6층 ???실"

자동차 정비업소도 아니고...
그냥 공장입니다.
본체를 뜯어내고...
하체를 갈기도 하고,
부속품 교체...
망치질에 톱질까지 서슴없이....
식도에다..
장기에다....
심지어 폐에다가도
필요하면
구멍을 뚫습니다.

오늘 흐린 새벽 일찌김치
둘이나 떠나 보내는 저주의?
소리에 진저리를 치며 잠에서 깨어 났습니다.
그 곳을 탈출해서
지금은 며칠 못 잔 아이가 혼곤히
잠이 들고,



옆 방에선
어린 소년이 울부짖는 소리...
창문을 타고 넘어 들려 왔습니다.
"살려줘~
살려줘~~
엄-마!
너무 아파~~"
제 가슴이 무너져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바로 오늘 아침 일입니다.

지금은
그 곳을 탈출해 와서
안도의 숨을 쉬며
벗어난
지옥을 생각합니다.
무너지는 여리고 성을 애써
뒤돌아 보지않으려는 듯
그렇게 벗어났습니다.

그 게 좀 전의 일이였습니다.



(癌 병동을 뒤로하고...)

























나, 그리고 오른 손.





*참으로
희안한 일입니다.
제 오른 손이 광채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여태까지....
나를 버리고 다른이들을 위해
희생하기만 하던 손......
이제 일부분 나를 위해서도
생각하며 살기로 했다고 작정한 순간,
난,
더 이상 나를 방치할 수 없었습니다.
난,
나를 위해서도 살아야 할 날이 있어야 함을...
어느날 갑자기
바뀐 주인 태도에
내 오른 손은
코먹은 소리로 맹맹거리며..
"웬일이니"를
마지막 소리로 동면에 들어갔습니다.
나의 오른 손은 이제
나의 아이덴티티를 구현하느라....
제법 건방져졌습니다.
오늘 손톱에 메니큐어도 발라 주었어요.
다른 때 같으면 씻지 않고 넘어 갈 일도
비누질 뽀도독~~ 해 대며
매끌 매끌 부벼서 씻고 또 씻었습니다.
고생만 했던 손.....
텃 밭, 흙일이나,
쨍한 찬 물에도 장갑하나 흔하게 베풀지 못했던 주인의 횡포,
아~ 돌이켜 보니....
왜 그리 불쌍한지요.
로션도 듬뿍 발라 주었습니다.
언제나 호강만 하던 왼손을 나무라며...
오른 손을 ...
힘 든 오른손을 주물러 주라고 그랬습니다.
명령했습니다.
진작에 그럴걸..
편애한 제 잘못입니다.
어느 날,
편하기만 했던 왼 손이 징계에서 풀려 나는 날,
전,
오른 손에게 깊은 입맞춤을 할 것입니다.
이제 다소나마
위안이 되었냐고 다정스레 물으며....

어제는 잠 들 때에도...
제 오른손을 꼬옥 감싸고 잠이 들었습니다.
제 오른 손은 조금은 못나고...
조금은 외롭고....
조금은 늘 가슴이 아픈...
바로 나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조금만 쓰다듬고,
조금만 애정을 기우리고,
조금만 꼬옥 잡아만 주어도,
빛이 나는 것을...
윤택해지는 것을...


무심하게도
무시해 왔습니다.
모른척,
무관심으로,
혹은 핍박으로,
학대해 왔습니다.
"죽으면 썩어질 것이라고"
거칠어진 만큼....
상대적으로 생활은 기름졌습니다.
더러워진 만큼,
생활은 안락해졌습니다.

아~~
나는 나를 방치하였습니다.
나는 나를 돌보지 않았습니다.
이제라도 사랑하렵니다.
나를 사랑하고....
못나고 어눌한 부분을
더욱, 감싸며....
이젠,
나나
내 오른 손의 자리를
확실히 비워 두렵니다.
당당한
내 몫으로....


오른 손에게 바치는 음악선물


며칠 또 못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별 일은 아니구요.
아이가 아팠을 적에...
핀(장형욋과) 넣은 것 빼러 갑니다.
조금의 변수도 있을 수 있겠지만...
기도해 주세요.
정말 며칠만에 나올 수 있게끔....
아무런 나쁜 일이 없게 되기를....
다녀와서 인사드리겠습니다.
간단할 것 같으면서도....
조금은 ... 위험 소지가 있는...
정말 말못할 일입니다.
다녀 온 후,
말씀 드리겠습니다.
그 때까지 안녕히 계십시요.
며칠 안에 무사귀환을.....

미루나무/ 이요조.




* 그림이라 실물하고 다름(성형조작, 필터축소,잡티제거.....)






< 내 나이 50,그 중 1년 >

지난 해 이맘때 큰 딸아이는
“나,수술해야 한대요-.”
경악할 소리를 서슴없이 뱉으며
왈칵 울음을 쏟아냈다.

아이 혼자서 감내하며 검사했던 병원으로
달려간 나는 청천벽력의 소리를 들어야 했다.
세상에!
‘하나님! 어찌 이런 고난을----

난 카피한 필름들을 들고
서울 큰 병원은 죄다 돌아 다녔다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
수술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소위 말하는 명문을 나오고
1년 미국연수도 하고 온
우리에겐 샛별같이
예쁘고 착하기만 한 딸이-----

그 어렵던 취업난에도
어디를 가얄지
망설이던
교만 때문일까?

난,하던 일도 그냥 팽개치고
두 달을 아픈 딸아이와
함께 고통을 나누었다.
같은 통증이 왔다.

퇴원 후 심신이 지친 아이를
나는 집에서 간호를 하면서
무어가 그리 바쁘게 살아왔는지
지나온 나를 돌이켜 보았다.

회복기에 들어서
아이는 다시 휴직계를 내고
우린 그 일로 잃은 것도 많지만
더 크고 중요한 많은 것을 찾을 수 있었다.

엄마와 딸이
제 가끔 바쁜 핑계로
얼마나
요원한 사이였는지-----

우린 다시금
하나처럼 되고
우린 다시금
참 모녀 지간으로 돌아 섰다.

나는 능력이 닿는 한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
뭐든 다 해주고 싶었다.

어느날,
군대에 간 친구가
훈련이 고될 거라고
보고 싶은지, 혼자 중얼댔다.

"우리바람 쐬러 나가자."
나는 아이와 함께
말없이 강으로 내달았다.
“여기가 그 부대 훈련장이야”

날자가 맞질 않아
걔는 그 날 캠프에 있었지만
그 장소가 틀림 없었다
아이는 그 곳을 눈에다 담고 있었다.

그 다음날
전화로 둘은 신이 났다.
공감대 형성이 된 것이다.
“거기 경치 너무 너무 좋지 그지 그지?”

이제 1년,
오늘 아이가 다시 첫 출근을 했다.
안쓰럽다.
두자니 그렇고 보내자니 그렇고—

엊그제
잠자리나 편히 해줄 요량으로
메트리스나 갈아줄까 하고
외출했다가 심하게 머리가 아파왔다.

“엄마, 나 땜에 아프지?”
“내 가 왜?”
“나, 출근 시키려니---“
“야, 꿈보다 해몽이다.”

어제는 TV ‘가을 동화’ 보면서
저도 나도 엄청 울었다.
드라마를 핑계 삼아
둘이 맘 놓고 울었다.

오늘 아침
짐도 많은 아일 데려다 주지도 못하는데
아이는 씩씩하게 출근했다.
“엄마,이제 나, 나가고 나면 병 낫을 걸”

딸아이를 보내놓고
앞이 희미한 눈으로 이 글을 쓴다.
언젠가는 홀로서기 해야 할
아이를 위해 하나님께 무릎을 꿇어야겠다.

2000년 11월 첫날 울보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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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묻어 둔 이야기★





고장남 컴퓨터처럼 잘 못 저장된 게 아무리 애를 써도
지워지질 않는다면?
사람의 일이란 참 묘하다 한 번의 선입견이…..
그 걸 만회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내 모습이…… 사이버 식구들에게 어떻게 비춰졌을지 그 건 나도 모른다.
어쩜 시답잖은 글로 괜히 너스레 떠는 내가 영 마뜩잖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태어난 고향을 벗어나 객지에서 아이들 교육을 시킬 때 일이다.
물론 학교 어머니들이랑 교제 범위가 한정되어 좁혀졌고….거기다가 사는 곳이
같은 아파트임에 더 더구나 몇몇은 아이가 고만하니… 엄마들도 응당 비슷한 나이였다.
그 중 한 이가 계속 나랑 매사에 어긋났다.
취향도 정 반대였고…… 하여튼 만나면 그저 불편했다.
두 번 다시는 볼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막연히 소원했었다.
그러구러 세월이 흐르고……
나는 그 중간 과정은 다 잊어 먹었다. 우리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지금 그 꼬마 아이들이….. 사회인이 되고….
그 후 그 집과 우리 집은 형제간 이상으로 가까워졌다.
그래서 배운 것 하나….
가장 안 어울릴 것 같은 사람들이 가장 잘 어울릴 수 있는 커플이라고………

그런데
사이버에선 그 극복의 과정이 없다.
그냥 등 돌리면 그 것으로 끝이다.
바깥 세상은 미워 하면서도 필연적으로 부대 껴야 한다.
그러노라면 어느새 상대방의 속성을 이해하게 되고
처음에 보였던 결점이 나중에는
사랑의 트리거 포인트로 다가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내가 처음 발을 디려 놓았을 때…..
어줍잖을 때 맨 처음 손을 잡아 준 이가 풀꽃이다.
(님은 생략) 나는 그녀의 글에서 풀꽃의 유별난 감수성을 사랑하게 되고…….

어느 날, 드디어 만남의 기회가 다가왔다.
제일 궁금한 게 풀꽃 이였다.
아마 풀꽃도 느꼈으리라~ 예민한 그녀니까…….
나는 크게 실망하고 말았다. 그녀의 미모에서 실망한 게 아니라…..
나의 개인적인 일로…….
나의 개인적인 스토리가 고주알 메주알 나오는 것은 생략하자.
집안일로 아주 나쁜 기억에 있는 어떤 그녀랑 너무 흡사해서 나는 그 날 내내 우울했다.
풀꽃의 본연의 모습은 이미 지워지고…. 나는 내심 그녀를 거부하고 있었다.
풀꽃의 모습에 그녀의 모습이 오버랩 되어 왔다.
나는 오프라인 모임 후로도 풀꽃과 그녀의 합체에 메스를 가하지도 못한 채 내내
그녀에게 냉담해 왔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그 게 마음에 걸린다.
아무런 이유도 모른 채…….느낌이 덜 좋았을 풀꽃,
아마 영악한 그녀는 그 당시 뭔가 모를 눈치를 챘으리라.
그 게 잘 못된 허상의 관념이라는 걸 나도 모르는바 아닌데…..

우회하여 다른 이야기,
한 10년 전 교회의 한 성도가 자기 올케가 부산 여자였다고….
내 목소리가 어쩜 그리 같으냐고……
그녀는 나만 보면 그 올케를 떠 올렸을 테고
그 올케와는 사이가 원만치 않은 시누인 걸 알았다.
역시나 그녀와의 사이는 잘 될 턱이 없었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누구든 사투리를 들으면 거의 똑 같거나 비슷하게 느낀다..
그 걸 들으므로 해서 각자 나름대로의 연상효과가 다르다는 것 뿐,
나는 전라도에 살면서….너무 좋은 이웃이 있었기에…
지금도 거기 사투리가 그립다.

사람들은 살면서 사랑을 한다.
그 사람이 모양새가 잘 나지 않았어도
그 사람은 이 세상에 오로지 하나뿐인 귀한 사람이 된다.
그 사람과 사별이든 이별이든
또 다른 상대에게 문을 열 때는 그 사람과
어디 닮은 구석이 없는지 애타게 찾는걸 보게 된다.

그 상대가 만약에 글래머 였다면 그 사람의 취향은 글래머로 흐른다.
그 사람의 헤어진 애인이 말라깽이였다면 뚱보는 혐오스러워진다.
또는 뚱보랑 알게 된 사람은 귀염성과 너그러움, 등
그런 매력을 또 다른 뚱보에게서 구현하려 애쓴다.
노래를 잘 불렀던 사람을 사랑한 사람은 다음에도 역시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에게 이끌리게 된다.
아무튼 나는 한 동안 애 먹었다.
나는 나의 잘못된 인식을 꾸짖기도 하면서….

벌써….. 수 개월이 흐르고……..
나는 풀꽃의 자라 오름을(?) 눈 여겨 본다.
처음엔 그냥 꼬리 글이 이젠 제법 철학적이 되어 가고……의젓해졌다.
나는 배웠다.
부지런히 봉사(?)하고 베품이 다 자기에게로 돌아감을……
풀꽃은 이미 많이 받았다.
나는 종종 풀꽃의 글을 대하며…빙그레 웃음 짓는다.
그녀의 시간을 할애한 품의 댓가가 그 글의 모양새에서 여실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나는 풀꽃으로 하여금 나의 나쁜 인식의 버릇을 탈피했고…
나는 언제나 그녀에게 빚을 진 것 같았다.
언젠가 짧은 메일로……
진작 하고 싶은 말들이 있었다고 아리송한 내용만 남겼을 뿐
차마 이 얘기는 꺼 내어 보지도 못했다.

마침 그녀가 아프고 나는 빚을 항상 지고 있는 것 같아
이참에 나도 시간을 할애해서 그녀만의 카드를 만들었다.
그 게 내 카드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라면 다른 이들이 이해 할까?

사이버 에서 배운 교훈은
부드럽게 대하면 모든 이가 햇 솜처럼 다가서고
자기가 가시를 지니면 다가오는 모든 이가 두더지로 보이고
오해를 부를 소지가 많은 사이버의 말, 글이 자칫 남에게 해를 끼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하나…..
남을 꼬집은 말, 그 게 바로 부메랑이 되어 자기에게로 돌아 간다는 것이다.
요는 누가 무어랄 것도 없이 제 스스로가 그렇게 서운해진다는 것이다.
자기가 설령 아니면 꿋꿋이 지내다 보면 언젠가는 그 오해가 풀릴 날이 올 텐데….
너무 성급한 나머지 도중하차 하고…….

사람과 사람사이에
특히나 사랑하는 사람들도 갈라서게 되는 원인이 사소한 오해에서 비롯된다는데……
하물며…사이버 공간에서랴,
그러나
전국 각지에서 모여들어 만나보고……
따스한 사랑을 느끼고…. 사이버란 연줄이 좋게만 연결된다면 좋은 사람들,
그렇다 좋은 사람들을 너무 많이 떠나 보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그 날 한번 본 님들을 나는 평생 잊을 수가 없다.

그냥 산보처럼 가볍게 나왔다가 갈 때는 언제나 배우고 돌아 가는 나였기에
오늘은 부끄럽지만 깊이
묻어둔 이야기를 글로 보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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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기온이 28도 까지 오르고 그리도 덥더니.
오늘은 날씨가 을씨년스럽다.
빈 집에 갔다.
누구는 밭에다 파종했다고 자랑이 늘어졌는데….
난 게으름에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메주 만들고 남은 씨알 좋은 콩을 골라 들고 빈 집으로 향했다.

개나리의 만개로
길목이 눈이 부시도록 노랗다.
집에 가 보니,
어제 하루 더웠다고
한 그루 진달래는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만개한 진달래 꽃 사이로 호박벌?(뚱뚱한)이 잉잉대며
달콤함에 푹 빠져 있었다.
등나무도 싹을 틔우고 있었고,
수국도, 딸기도….회양목은 보일까말까 한 꽃술을 피우고….
철쭉도 꽃몽오리를 빼 물고 있다.
홍매화도 붉은 꽃망울을 내 비치고…..
라일락도….꽃봉오리와 함께 잎을 매달고 있었다.
완연한 봄이다.

얼마 전, 제대한 놈이 따라가 주려고
오후 4시, 학원 가기 전 까진 와야 된다더니…
막상 잠자리에서 못 일어난다.
마침 남편이 그 쪽으로 서류 전달 할 일이 있고
안해주면 못 할 처지임을 아는지라...
선뜻 함께 가주겠다 한다.
예전에는 집안 일이라면 물 한 컵도 못 마시던 이가,
언제나 나무등걸처럼 우직할 줄로만 알던 마누라의
허리가 작신 부러져 나간 뒤론….
좀 거드는 척이라도 한다.

빈 집에 며칠 전 함께 들릴 때,
개집 부근을 청소해 주면 좋으련만
구두 버린다고 못한다더니…오늘은 웬 일일까?
하도 비워둔 집이라….
실내 주방 수도꼭지가 막혔다.
옥상탱크 물 찌꺼기가 해동하면서 내려오다 끼였나 보다.
“여보~~ 바늘~~”
꼭지 샤워기에 뭐가 끼어서 뚫으려나 보다 하고 찾아주고 돌아서 나오려는데
“여보~~ 헌 칫솔~~”
몇 번을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 보면….
막상 내 일을 못하고 만다
“휴~~ 내사 마~~ 앓느니 죽지…”
바깥에서 다른 일을 하느라 바쁜데
“우리 밥 먹고 하자”
아~~ 두 식구래도 다시 밥을 해서 찬을 마련하기가 그리 쉬운가
나는 방금 사 온 돼지고기를 압력솥에다 살짝 돌려내고
갓김치를 꺼내고….
된장찌개 끓이고…..
동치미를 썰어놓고...
만약에 말이다.
이 나이에,
좋은 사람이 생겨서 이렇게 따로 밥 한끼 차려 내 놓으라면 나는 못할 것이다.
이쁘게도 보이고 싶을텐데...
어느 세월에 이런 일을 마구하나??

마치 정신 없는… 멋이라곤 없는 아낙,
이리 뛰고…저리 뛰고…
온김에 말려 두었던 무우청도 꺼내 삶아가야하고...
한참 묵은 검은 콩도 챙겨가서 콩자반도 만들고...
집에 아마 물엿이 없을테니...
우선 여기 것 가져가야하고.......
별일도 아닌 것 같은데…..언제나 나는 일이 걸다.
그래, 향수~ 정지용님 詩에서처럼 사철 발 벗은 아내처럼…..
화장도 않고 나온 나는 영락없는 시골 아낙이다.
일에 부대껴~ 억척으로 제몸 하나 아낄 줄 모르며~~
아무런 멋도 낭만도 없다.
제대로 된 밭도 아니면서
그래도 농사를 모르는 내겐 언제나 버겁다.
우리집 후문 쪽,
삼각형으로 이상한 자투리 땅이 있는데….
길이 2차선에서 4차선으로 넓혀 지면서
도로에 빼앗기고….이상한 꼴이 되었다.
땅 주인은 한 사람이 아니었다는데…. 건물도 지을 수 없고 어중간한데다
법적 소송까지 붙었단다.
우리가 사면 좋지만 그 곳에다 더 코 빠트리고 싶지가 않다.
물론 돈도 없지만……
마침 후문이 있는 관계로 우리 땅처럼 되어 있어서 그저 생긴 거나 진배없다.

마당에 연못이라고 목욕 함지박 타원형 큰 것을 넣고
내가 직접 내 키 만큼 괴석들을 올려 쌓은 인공 폭포~~~
용량이 큰 여과기(수족관)에 돌 틈새로 호스를 연결해서 만든,
내가 만들었다면 아무도 믿지않는 폭포?
물 소리가 듣고 싶었다.
담장 코너에다 이 것을 한 여름 나 혼자서 만들고는
더위를 먹고는 한 사나흘 얼마나 앓았던지…..
만들긴 비록 한나절 이였지만…
먼 곳 계곡 까지 가서 날라온 돌들….
남의 눈치 보며 하나씩 둘씩 날라다 모은 내 정성…..
면장갑을 끼고 시멘트를 만졌지만….시멘트 독이 스며들어
한 참을 고생했던 내 손 바닥…..
그 것을
남편은 엎어버리자 한다.
그 것 땜에….옆 자리에 있는 오엽송이 죽었다고 늘 타박이다.

그러고 보니 옆자리 대추나무도 빗자루 병에 걸려 회생 불능이다.
내가 새 집으로 이사 올 때 5천원 주고 사서 심은 묘목인데….
대추 알이 얼마나 굵고 단지….
나는 베어내는 것도 큰 일이지만
너무 아까워서 인터넷으로 나무병원으로….찾아 보았지만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
일명 대추나무 에이즈, 또는 그저 미쳤다고 표현하는….
너무 안타까워… 밑 둥 에다 거름을 정성스레 묻곤 하였더니
잎은 오그라지진 않아도 열매를 맺지는 못하였다.
대문 앞에… 아주 나무줄기가 잘 생겨 사다 심은 대추나무 마저
빗자루 병이 옮아 버렸다.

연못(? )은
얼음이 녹고 나니 물이 썩어 고여있다.
남편 말대로 별 쓸모가 없긴 없었다.
실내에도 금붕어를 기르고 있었으니까,
장마 때만 되면 큰 지렁이들이 그 깊은 물속에 엄청나게 빠져 있었다.
비만 오고 나면 죽은 지렁이 건져내기….
아니면…새끼 쥐들이 바위를 타고 놀다가
익사하는 곳으로….
해서 늘 눈치가 보이는 연못 청소는 두 말도 않고 내가 늘 했었다.
집을 거의 반년을 비워두었으니…..
음식 쓰레기 나올 일도 없고….
당연히…. 새끼 쥐의 죽음도 없었다.
여태 얼음덩이로 있었던 물이라…
지렁이의 시신도 없었다.
작은 방개하나와 알 수 없는 버러지 한 마리뿐……
작년 가을에 떨어졌던 대추나뭇잎이 새파랗게 건져졌다.
뒷문을 나가보니
남편의 곡괭이 질이 제법이다.
아니었으면 억세게 내가 하던 일인데…..
나도 얼른 내 일을 미루고 나가서 흙을 고르는 남편 뒤로 다가가
나무 꼬챙이로 흙을 꼭꼭 찔러 구멍을 내고 거기다 콩을 심었다.
작년에는 배 고픈 까치가 지켜 보았다가 거의 다 파 먹었었다.
올 해는 콕콕 정성스레 묻었다.
또 그 까치가 있나 해서 두리번거려 보았다.
그 때… 이 동네 참견 장이 아줌마가 나타났다.
“아니 콩은 모심기 때 심는데….”
“그럼 어떡해요?”
“할 수 없지 뭐, 비닐 씌워야지”
“에게게~~ 요따다가??” 피식 웃음이 나왔다.

고추 모는 한 달을 더 있어야 한단다. (늘 하면서… 늘 모름)
그 말을 듣자
남편은 얼씨구나 하고 나머지 땅 파기를 포기했다.
때 마침 빗방울이 후드둑 떨어졌다
그 것도 일이라고 술 한 잔 해야겠단다.
아까 삶았던 돼지 수육에다 갓김치, 참이슬로 거나하게 취한 남편,
빗길에 조심스레 운전해 오는 내 곁에서 고단한지 한 잠에 빠져 코를 골고 있었다.


2001/4/11일
글/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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