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횡설수설***
좀 오래 전에 신문에 났던 일이다. 어느 열녀 이야기를 읽었다. 그냥... 흘러간 전설 이야기 처럼 아무런 여과도 없이... 가벼운 가십꺼리로 다루었겠지만
정말이지 매스미디어가 얼마나 무서운지 모른다.
규약이나 아무런 제재없이 책임감이 결핍된 난립하는 이런 정보 통에 야생 동물이 마구 멸종을 당하고...
무지 몽매한 나같은 사람도...호기심만 더욱 부추기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야생동물의( 노루 사슴) 선혈을 그대로 받아 먹다가...
갑자기 실명을 하고... 그 게 뒤 늦게 과학적 뒷받침을 해 보지만... 사람들은 전혀 믿으려 들지 않고....
외려 암암리에 더 더욱 극성일 뿐....
여기 나도 그 중 한사람으로 확고한 믿음에 불을 지폈으니....
어느 열녀가 남편이 폐병에 걸려 다 죽게 되자 도시살이를 정리하고 시골로 들어갔단다. 땅밑에 독을 파 묻어 놓고는 얼마나 답답했으면 아낙네 손으로... 억척스레 뱀,구렁이, 개구리를 닥치는대로 잡아다가 남편을 봉양했더니.... 씻은 듯이 나았단다. 아마 공기 맑은 곳, 물론 고 단백질이어서 좋았겠지만 지어미의 정성이 하늘에 닿아서 겠지...하다가
나도 그만 호기심이 발동했다. 나도 이참에 열녀 흉내라도? 몸도 요즘들어 부쩍 좋지 않았으니...
그러고 보니 나도 그 열녀, 못지 않은 열녀다? 뱀을 없애는데 일조를 했으니....
뱀이라면.... 정말 듣기만해도 징그러웠다. 그러나.... 세상 찌든 연륜이 무언지...
어느해 남편은 갑자기 쇠약해졌고 나는 개소주를 내리러 건강원에 갔었다. 열녀답게 이왕지사 더, 최고의 품질을 요구했고 어디다가 "띠리릭~~' 전화를 건 주인은 나더러 운수 대통했단다.
포크레인 공사도중 막 동면에 들어간 꽃뱀 또아리채 금방 들어 온 게 있단다.
좀 후에 온 물건을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맙소사.... 내 눈에는 예쁘기만 하였다. 초록색 몸둥어리에 목 양 옆으로 선명한 오렌지색의 두 줄 무늬라니..... 그 놈들은 마구 엄청 큰 실타래로 엉켜 있었다.
한 번 발을 들인 나는 어느 때 설악산 오색 약수터에 여장을 풀었는데.... 약수터 가는 길목이 완전 뱀을 전시해 둔 가게다.
뱀탕집을 그냥 지나칠리 만무... 대충 가격은 구렁이 한 마리가 100~ 150만원 정도 였다.
어느 날 최전방에 있는 군인인 이종동생이 전활했다.
북에서 떠 내려 온(공해가 적다는 뜻) 구렁이를 임진강에서 건져 보관중이니 누님이 가져가서 자형 약 해 드리란다.
얼씨구나 달려 갔더니.... 설악산 가격으로 쳐도 150은 웃 돌겠다. 낚시 가방에 들은 무쭐한 놈을 트렁크에 넣어 가지고 생사탕 집으로 직행했다.
'와--- 이런...귀한 것을..." 어떻게...?
생사탕집 주인도 보고 놀란 귀한 약재를? 거의 200만원 돈이나 홋가하는 물건을... 내 어이 보초 서서 지키지 않으리요. 주인 남자는 펄펄 끓는 물로 일단 훓어 내리듯 씻어냈다. '이 보세요. 숫 놈이네요' 훓어내고 있는...몸통 하단부 어디쯤에서 하얀 나비처럼....예쁜 리본처럼... 튀어 나온 돌출물....
'이그 내가 꼭 이래야만 하나...'
그 말도 잠시.... 얼마 후 끓는 냄새가 진동을 하는데... 얼마나 구수한 냄새가 나는지... 뭔지 모르면 입맛이 동할 지경이다.
그냥 고깃국 장어나 그런 곰국 냄새랑 매 일반 이었다. 에고~~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부처님~~ 인간이 그저 동물을 해악하는건 죄가 되지만 먹으려는 것은 괜찮다 하셨던가요. 오늘 제 서방님 약으로 이런 죄를 지으니.... 굽어 살피시사.....' 요런 말이 입안에서 뱅글 뱅글 맴돌아 다녔다.
또 언제는 또 아주 큰 잉어를 사 왔는데... 싱크대 안에도 들어가질 않는다. 싱크대 중앙 가름대를 터억하니 베고 누워서 꿈뻑 꿈뻑 나를 바라다 보는데....
아~~~ 도저히 이건 아니다. 하면서도... 어쩌랴~~~ 한 가정의 행복을 위해 가장의 약으로 씀에...
난, 잉어에게 한참을 이야기 했다. 그 큰 머리를 손으로 쓰다듬어 주며......
"미안쿠나, 정말,,, 생명이란 말이다. 태어나면 반드시 죽음이 있는 법, 어쩌겠냐 네 죽음이 오늘 이렇게 나와 만나서... 모진 인연이 되는구나... 부디 죽더라도.... 내세엔 더 나은 것으로 태어나 소원성취하렴..."
정말이지 난 잉어의 눈을 차마 마주 보질 못 했다.
옛 전설 속 이야기 처럼 잉어의 슬픈 눈이 나를 보고... " 살려 주세요~~ " 하는 것 같아서.... 괴로웠다.
그 잉어는 아무리 고아도 마지막 솥에 어금니 두 쌍이 남아 있었다. 나는 그 어금니를 아직도 가지고 있다. 우리 아이들 어렸을 적 치과 가서 본 뜨던 석고에다 몇년 모월 모일 누구꺼..하고 기재해서 여러개 모아둔 바구니 속에 함께....
사람이 얼마나 잔인하고 무서운지.... 횟집엘 가면 조금 전까지만 해도 수족관을 누비고 다니던 성성한 놈이 몸은 갈갈이 난도질 당한 채 눈알을 부릅뜨고 있다. 이건 숫제 원망어린 눈이다.
그 눈을 보고 먹는다면... 원한으로 체 할 것 같다. 안 먹으면 될 걸.... 나는 상추 잎으로 그놈의 얼굴을 덮어준다. 그 게 내가 제놈에게 베풀 최선의 궁여지책이므로....
그냥.... 부끄러울 뿐.... 에고~~~
"小魚는 中魚食하고 中魚는 大魚食인데....." 어쩌랴~~~
작금에....이래도 우린, 이런 보신류를 눈 딱 감고 먹어야만 하는가?
글/이 요조
photo image/방울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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