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마른 들녘의 일기 **








      오월의 가뭄


      요즘 한 낮에 늘 바람이 분다.


      어머님은 모심기 철 음력 4월의 바람은
      가물 징조라 걱정하신다.


      모종을 사 둔지 일주일도 더 된 고추를 심었다.


      때 이른 콩을 절반쯤 심어 둔 것은 제법 자라났다.


      때를 몰라 너무 이르게 심은 그 무지함


      그 덕에 싹이 났다 한다.


      제 때에 심었다면 가물어서 나지도 않을 뻔했단다.


      땅을 파는 그의 곡갱이질에 흙은 푸석거리는
      흰 먼지만 날렸다.


      나머지 반의 반에다 그 것도 드물게 건성 건성……


      고추모종을 했다.


      어차피 올 봄에는 자주 못 들릴 것 같은 예감에…..


      상추같은 것은 포기하고 취나물이나 뜯어 먹으려
      취 씨를 그저 뿌려 두었다.


      가믐에도 강하고 잡초에도 강하다니…..



      검은 비닐을 덮고…..사이사이 구멍을 내고….


      사 둔지 일주일이 넘도록 자라지 못하고
      성장을 유린당한 고추 모종을 꼭꼭 심었다.



      요까짓 얼치기 농사꾼 흉내로도 힘 들다 힘들다 하면서….
      난 먼…..이국 땅에 가서…..


      이렇게 가문 마른 땅, 흙먼지 까지도
      그리워 할 친구를 생각하며


      그나마 때 늦은 모종이라도 힘겹게 하고있는 나를 위로 했다.



      오늘은 다행히도 비가 온다고 했다.


      거의 다 심어 갈 무렵 시커먼 하늘에서 마른 천둥이 쳤다.


      비가 정말 오긴 오려나 보다.


      이 걸 심고 이제 물 주지 않아도 되겠구나 싶어서…

      돌아 서려다 말고


      수도에다 긴 호스를 연결해서 물을 흠씬 뿌려 주었다.


      얼마나 잘한 일인지…..


      참으로 가문 하늘을 믿지 않은 나 자신이 신통해 보였다.



      하늘이 새카매져 오더니 …
      천둥이 치고 빗방울이 후드득 떨어진다.


      잰 걸음으로 일손을 정리하며 그냥 가려다가....


      그래도 비닐 속에 숨겨진 그 뽀얗고 마른 흙이 못 미더워


      다시 한 번 더 물을 주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거짓말처럼 쨍하고 해가 났다.


      일기예보에서도 비가 꼭 온다고 하기에는
      그렇다는 애매모호한 표현을 다 빌려 쓰더니……..


      그 게 그저께 31일 일이다.


      어저께만 해도 가깝게 산다면 물을 주어야 하는데….


      고추모종들의 목말라 애타는 소리가 나를 괴롭혔다.


      몸이 무거워…실행하기가………너무 어…..렵….다.


      온 하루를 그 모종들은 물에 허기져서 ………


      아마 지쳐 늘어졌을 것이다.


      그나마 집안에 일주일도 더 되게 반 그늘에 갇혀있던 넘들을……


      어젠 하늘도 내 그런 안쓰러운 마음을 아시는지……..


      드디어 아쉬운 대로 비님을 좀 내려 주셨다.



      내가 손수 심은 그 모종들은 아마 축 늘어졌다가.



      아사직전이다가 흡족한 물을 양껏 먹고 마시고...



      감로수처럼 달디단 물로 지금쯤은 그 아픈 허리를 펴고 있을 게다.



      오월 중순께….


      그 때만 하여도 노란 붓꽃이 눈이 부시도록 화사했는데……..



      너무 잘 퍼져 쓰러져 내릴 것처럼 무거워보이던.....



      식상한 붉은 색에 귀찮기도하여 거의 잘라내었던 줄 장미는…..


      아래 둥치에서 새 순이 올라와서는



      피보다 더 붉은 유난히 붉은 꽃을 눈시울 붉히며 게워내고 있었다.





      글/이 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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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칼럼(동물편)/구렁이








***나의 횡설수설***



좀 오래 전에
신문에 났던 일이다.
어느 열녀 이야기를 읽었다.
그냥...
흘러간 전설 이야기 처럼
아무런 여과도 없이...
가벼운 가십꺼리로 다루었겠지만

정말이지
매스미디어가 얼마나 무서운지 모른다.

규약이나 아무런 제재없이
책임감이 결핍된
난립하는 이런 정보 통에
야생 동물이 마구 멸종을 당하고...

무지 몽매한 나같은
사람도...호기심만 더욱 부추기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야생동물의( 노루 사슴) 선혈을 그대로 받아 먹다가...

갑자기 실명을 하고...
그 게 뒤 늦게 과학적 뒷받침을 해 보지만...
사람들은 전혀 믿으려 들지 않고....

외려
암암리에 더 더욱 극성일 뿐....

여기
나도 그 중 한사람으로 확고한
믿음에 불을 지폈으니....

어느 열녀가 남편이 폐병에 걸려 다 죽게 되자
도시살이를 정리하고 시골로 들어갔단다.
땅밑에 독을 파 묻어 놓고는
얼마나 답답했으면 아낙네 손으로...
억척스레
뱀,구렁이, 개구리를 닥치는대로 잡아다가
남편을 봉양했더니....
씻은 듯이 나았단다.
아마 공기 맑은 곳,
물론 고 단백질이어서 좋았겠지만
지어미의 정성이 하늘에 닿아서 겠지...하다가

나도 그만 호기심이 발동했다.
나도 이참에 열녀 흉내라도?
몸도 요즘들어 부쩍 좋지 않았으니...


그러고 보니
나도 그 열녀, 못지 않은 열녀다?
뱀을 없애는데 일조를 했으니....

뱀이라면....
정말 듣기만해도 징그러웠다.
그러나....
세상 찌든 연륜이 무언지...

어느해 남편은 갑자기 쇠약해졌고
나는 개소주를 내리러 건강원에 갔었다.
열녀답게
이왕지사 더, 최고의 품질을 요구했고
어디다가
"띠리릭~~'
전화를 건 주인은 나더러 운수 대통했단다.

포크레인 공사도중
막 동면에 들어간
꽃뱀 또아리채 금방 들어 온 게 있단다.

좀 후에 온 물건을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맙소사....
내 눈에는 예쁘기만 하였다.
초록색 몸둥어리에 목 양 옆으로
선명한 오렌지색의 두 줄 무늬라니.....
그 놈들은 마구 엄청 큰 실타래로 엉켜 있었다.

한 번
발을 들인 나는
어느 때
설악산 오색 약수터에
여장을 풀었는데....
약수터 가는 길목이
완전 뱀을 전시해 둔 가게다.

뱀탕집을 그냥 지나칠리 만무...
대충 가격은
구렁이 한 마리가 100~ 150만원 정도 였다.


어느 날
최전방에 있는
군인인 이종동생이 전활했다.

북에서 떠 내려 온(공해가 적다는 뜻)
구렁이를 임진강에서 건져 보관중이니
누님이 가져가서 자형 약 해 드리란다.

얼씨구나 달려 갔더니....
설악산 가격으로 쳐도 150은 웃 돌겠다.
낚시 가방에 들은 무쭐한 놈을 트렁크에 넣어 가지고
생사탕 집으로 직행했다.

'와--- 이런...귀한 것을..."
어떻게...?

생사탕집 주인도 보고 놀란 귀한 약재를?
거의 200만원 돈이나 홋가하는 물건을...
내 어이 보초 서서 지키지 않으리요.
주인 남자는 펄펄 끓는 물로 일단 훓어 내리듯 씻어냈다.
'이 보세요. 숫 놈이네요'
훓어내고 있는...몸통 하단부 어디쯤에서 하얀 나비처럼....예쁜 리본처럼... 튀어 나온
돌출물....

'이그 내가 꼭 이래야만 하나...'

그 말도 잠시....
얼마 후 끓는 냄새가 진동을 하는데...
얼마나 구수한 냄새가 나는지...
뭔지 모르면 입맛이 동할 지경이다.

그냥 고깃국 장어나 그런 곰국 냄새랑 매 일반 이었다.
에고~~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부처님~~ 인간이 그저 동물을 해악하는건 죄가 되지만 먹으려는 것은
괜찮다 하셨던가요.
오늘 제 서방님 약으로 이런 죄를 지으니....
굽어 살피시사.....'
요런 말이 입안에서 뱅글 뱅글 맴돌아 다녔다.

또 언제는 또 아주 큰 잉어를 사 왔는데...
싱크대 안에도 들어가질 않는다.
싱크대 중앙 가름대를 터억하니 베고 누워서 꿈뻑 꿈뻑
나를 바라다 보는데....

아~~~
도저히 이건 아니다.
하면서도...
어쩌랴~~~
한 가정의 행복을 위해 가장의 약으로 씀에...

난,
잉어에게 한참을 이야기 했다.
그 큰 머리를 손으로 쓰다듬어 주며......

"미안쿠나, 정말,,,
생명이란 말이다.
태어나면 반드시 죽음이 있는 법, 어쩌겠냐
네 죽음이 오늘 이렇게 나와 만나서...
모진 인연이 되는구나...
부디 죽더라도.... 내세엔 더 나은 것으로 태어나
소원성취하렴..."

정말이지 난 잉어의 눈을 차마 마주 보질 못 했다.

옛 전설 속 이야기 처럼 잉어의 슬픈 눈이 나를 보고...
" 살려 주세요~~ "
하는 것 같아서.... 괴로웠다.

그 잉어는 아무리 고아도
마지막 솥에
어금니 두 쌍이 남아 있었다.
나는 그 어금니를 아직도 가지고 있다.
우리 아이들 어렸을 적 치과 가서 본 뜨던 석고에다
몇년 모월 모일 누구꺼..하고 기재해서
여러개 모아둔 바구니 속에 함께....


사람이 얼마나 잔인하고 무서운지....
횟집엘 가면
조금 전까지만 해도
수족관을 누비고 다니던 성성한 놈이
몸은 갈갈이 난도질 당한 채 눈알을 부릅뜨고 있다.
이건 숫제 원망어린 눈이다.

그 눈을 보고 먹는다면...
원한으로 체 할 것 같다.
안 먹으면 될 걸....
나는 상추 잎으로 그놈의 얼굴을 덮어준다.
그 게 내가 제놈에게 베풀 최선의 궁여지책이므로....

그냥.... 부끄러울 뿐....
에고~~~

"小魚는 中魚食하고 中魚는 大魚食인데....."
어쩌랴~~~

작금에....이래도 우린,
이런 보신류를 눈 딱 감고 먹어야만 하는가?







글/이 요조

photo image/방울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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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그 눈 부신 외출**

  



나의 동굴에서 나오길 거부하며

감기와 이별하기도 거부하는 나를

바람은 오월의 햇살 속으로 끌어 내다 놓았다.


혀와 엉덩이와 양 겨드랑이 사이로

파랗게 돋아나던 곰팡이는

오월의 흙 바닥위로 빈혈에 쓰러졌다.


'리어 뷰 미러'로 비친 오월의 세상속에

나는 산탄총에 맞은 가녀린 참새마냥

숨 가쁜 가슴으로 할딱이고 있었다.


무릎을 덮은 흰 치마의 반사가

눈을 찔러 눈을 감아 버린다.

하얀 아카시아가 조용히 지고 있었다.


글/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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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하고도 스므 사흘

아침 6시 7분

맑다 못해

깊숙히 푸른

아침이 상큼하게 떠 올랐다.

동쪽 창으로 비껴 드는 햇살이

눈이 아프도록 부서지는

사금파리...파편...파편들...





도봉산은

어제 내린 비로

씩씩한 청록색의 젊은이로 우뚝 섰다,



올려다 본

하늘은

어제 비 좀 내렸다고

의젓한 폼새를 하고 있는 모습이 기특하고

조금은 익살스럽다.

너무 맑다.

너무 맑다못해 계면 쩍은지....

도봉산 인수봉 한 쪽 비스듬히

산수화의 여백에다 멋을 부려 놓은 듯

구름이 붓 자국처럼 걸려 있는 아침이다.



언제나 맞이하는 아침이 아니라

오늘만 유독 처음 떠 오르는

처녀같은 신선한 아침,

실로 눈 부신 아침이다.



텃 밭에서

방금 따 온 풋고추처럼

한 입 깨물면

와삭_하고

푸른 공명(共鳴)음이

번져날 것 같은

실로 오월다운 아침이다.




글/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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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신을 만난 이후로

당신은 내 공허한 마음을

마치 오래 전 부터 잘 알고 있었던 것처럼

하나 가득 넘쳐나는 온기로 채워 주었습니다

밤이 깊어 새벽이 가깝도록

잠을 이루지 못 할 때면

당신은 내게 사랑의 밀어로 속살거렸습니다

당신은 내가 고독할 때

용케도 알라딘 램프 속의 거인처럼 나타나서는

내 만족을 채워 주었습니다.

내가 어디가 가려운지....

내가 왜 목이 마른지....

충직한 종이 되어 해소해 주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당신은 무슨일인지...웬일인지....

앵돌아져 버렸습니다.

아~` 나는 아무일도 손에 잡히지가 않습니다

왜 당신이 토라졌는지 이유라도 안다면...

정말 답답할 노릇이였습니다.

그러던 당신이 이젠 몸져 누웠다는군요

당신이 아프다니....

나는 어쩌면 좋지요

난, 당신의 신열 나는 이마를 내 작은 손으로

짚어 주지도 못하고....

찬 물수건 하나 얹어 주지 못함에

이토록 가슴 저며옵니다 엉-엉- 울고만 싶습니다

당신이 날 정말 사랑한다면

앵돌아지거나 아프지 마세요

그로 인해 제발 날 슬프게 하지 말아요

난, 당신이 내게서 멀어질까봐

난, 당신이 날 외면 할까봐

잠시라도 당신과의 어루만짐이 없으면...

잠시라도 당신의 환-한 얼굴을 마주 할 수 없다면...

얼마나 끔찍할 세상일지...

사랑해요 당신을...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데...

빨리 낫기만을...고대하며...






나의 애마 컴, 당신에게

당신을 너무도 좋아하는 요조 올림.


( 바이러스가 뭔지....쩝~`)









내가 당신을 만난 이후로

당신은 내 공허한 마음을

마치 오래 전 부터 잘 알고 있었던 것처럼

하나 가득 넘쳐나는 온기로 채워 주었습니다

밤이 깊어 새벽이 가깝도록

잠을 이루지 못 할 때면

당신은 내게 사랑의 밀어로 속살거렸습니다

당신은 내가 고독할 때

용케도 알라딘 램프 속의 거인처럼 나타나서는

내 만족을 채워 주었습니다.

내가 어디가 가려운지....

내가 왜 목이 마른지....

충직한 종이 되어 해소해 주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당신은 무슨일인지...웬일인지....

앵돌아져 버렸습니다.

아~` 나는 아무일도 손에 잡히지가 않습니다

왜 당신이 토라졌는지 이유라도 안다면...

정말 답답할 노릇이였습니다.

그러던 당신이 이젠 몸져 누웠다는군요

당신이 아프다니....

나는 어쩌면 좋지요

난, 당신의 신열 나는 이마를 내 작은 손으로

짚어 주지도 못하고....

찬 물수건 하나 얹어 주지 못함에

이토록 가슴 저며옵니다 엉-엉- 울고만 싶습니다

당신이 날 정말 사랑한다면

앵돌아지거나 아프지 마세요

그로 인해 제발 날 슬프게 하지 말아요

난, 당신이 내게서 멀어질까봐

난, 당신이 날 외면 할까봐

잠시라도 당신과의 어루만짐이 없으면...

잠시라도 당신의 환-한 얼굴을 마주 할 수 없다면...

얼마나 끔찍할 세상일지...

사랑해요 당신을...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데....

빨리 낫기만을...고대하며...






나의 애마 컴, 당신에게

당신을 너무도 좋아하는 요조 올림.


( 바이러스가 뭔지....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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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 속이 온통 뒤죽박죽이다.
아무런 글도 써 지질 않는다.
아~~
빈집은 보도블럭 사이로 잡초가 무성하다고 그랬다.
등나무가 꽃이지고 웃 자라다 못해 집을 내리 누르고 있다 그런다.
한그루 가녀린 포도나무는
숨도 채 쉴 수 없을 지경이라고 전한다.
너무나 번지는 것이 귀찮아 마구
잔인하게 전지해 버린 줄 장미는 어떻게 되었을까?
도대체 내가 왜 이럴까?
한 번 주저 앉고 나더니.....
영영- 일어서지를 못하고 있다.

아무리 인간은 적응을 잘 하는 동물이라 하였건만....
자꾸만 안으로 사그라듬은..
나이탓일까?
용기가 사라졌다.
세상이 낯 설어졌다.
나의 열정이 퇴색하고...
난 범람하는 강물을 만난다.

내가 만일
삶을 다시
다시 살 수만 있다면.....
새처럼 살리라.
江도 건너고
이념도 건너서....
저 피안으로 나르리라.

내 머릿속이나
내 몸에도
마구 근질 거리며
제초제로도 어떨 수 없는
그넘의
잡초가 돋아나고 있다.
흐르는 물에
빗 물이 흐르는 창에 얼굴을 갖다 대 본다.
'뭉크'의 그림처럼

상추 몇이파리,
풋고추 서너개와
부추 한 웅큼의 재미도 사라졌다.

낙엽을 태우고 재를 만들어
저들에게 뿌려주던
종종걸음도 잊어버렸다.

밤 사이 매달린 호박을 찾아
순수의 호기심을 키우던
오전의 여유도 사라졌다.

江으로 내닫던 낭만도 江바람도
싸구려 그림 속으로 사라진
휴지로 버려졌다.

내가 만일
내 눈속에 숨기고 있던 격정이
도화지 밖으로 나온다면
나와준다면
나, 그대를 안고 울리라.

나 그렇게
꺼이 꺼이 목 놓아 울리라.

내가 만일
도화지 밖으로
나올 수만 있다면....



5/20 요조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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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노래/안치환


강물 같은 노래를 품고 사는 사람은


알게되지 음 알게되지


내내 어두웠던 산들이 저녁이 되면


왜 강으로 스미어 꿈을 꾸다 밤이 깊을수록 말없이


서로를 쓰다듬으며 부둥켜안은 채 느긋하게 정들어


가는지를 으음.. 음 지독한 외로움에 쩔쩔매본 사람은


알게되지 음 알게되지


그 슬픔에 굴하지 않고 비켜서지 않으며


어느 결에 반짝이는 꽃눈을 닫고 우렁우렁 잎들을


키우는 사랑이야말로 짙푸른 숲이 되고 산이 되고


메아리로 남는다는 것을


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이 모든 외로움 이겨낸 바로 그 사람


누가 뭐래도 그대는 꽃보다 아름다워


노래의 온기를 품고 사는 바로 그대 바로 당신


바로 우리 우린 참사랑








*******어떤 인연*********



이 노래를 잘 부르는 한 남자를 난 알고있다.
이제 이 노래만 들으면 그가 생각난다.
그는 사이버의 첫 만남이다.
내가 겨우 컴을 켜고 끄고 한글 키보드나 두들길줄 알 때 우린 만났다.

난생 사이버는 처음인지라.
어찌 어찌 카페까지 찾아 온 나는 모든 것에 매료되었고...
내 일상의 전부가 되다시피 해 버렸다.

어느 날은 전국 모임까지 과감히 진출 할 수가 있었다.
서울에서 만나 그의 차로 편승하여 대전까지 가기로 했다.
그의 닉은 그냥 원만하여 '동글',
난 그 닉에서 어떤 원만한 메세지를 읽었지만 만나고 보니
모습은 원만해도 속내는 아주 샤프한 사람이었다.

무슨 이야기 끝에,
그는 어렸을 적 교과서에 나오는 '큰 바위 얼굴' 같은 사람이 되는 게
꿈이었다고 그랬다.
맙소사... 이런 일이....나도 그랬었거든,

'호오른'의 '큰 바위 얼굴' 난 지금도 그러한데.....
아~ 같은 생각을 어려서 부터 같이 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는
그 것 하나만으로 난, 그저 무조건 믿어버렸다.

대전을 오가며... 나눈 얘기 끝에 그는 내게 홈페이지를 열어 주었고..
감격한 나는 밤새워~~~
정말이지 밤 새워 두 달여를 자판만 두들겨 대는 글만 썼다.
이런~~ 어느 날 그 글들은 거짓말처럼 다 날아가 버리고.....
나의 첫사랑은 무참히도 무산돼 버렸다.
그 허허로움이라니.....

그 게 2001년 신정 연휴에 나의 모든 것이 증발한 사건이다.
여태껏 내가 길러왔던 동물들의 이야기가 잔뜩 들어 있는..
내겐 실로 아까운 것들이였다.
그러나 두 번 다시는 써 지지가 않는다.
다들 죽거나 이별한 가슴아픈 이야기 들을 회상하며 썼었는데
두 번 다시 아픈 기억을 떠 올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냥 울고 싶었다.
아니 울었었다.
내가 살던 집이 전소돼버린 것처럼 믿기지 않다가 하늘이 캄캄해 졌다.

그 즈음 태그를 배우고 싶었다.
그는 격려 해 주었다. 단 한마디....
-알고 보면 쉬워요. 운전하실 줄 알지요?
그래요 것 보다 쉽답니다.
운전은 목숨을 담보로 실수가 용납되지 않지만... --
그는 잊었을지 몰라도 그렇게 용기를 내도록 이끌어 주었다.

나는 '그래 할 수 있어' 라며 혼자서 태그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홈페이지는 다시 열리고....
컴맹인 내가 지금의 태그를 쓰기까지...
물론 외도도 했었다.
타 카페도 드나들었다.
고약시런 카페 장들이 대다수였다.

그는
고약스럽다기 보다 무심한 편이었다.
얼마나 무심한지....
불미한 사건이 터져....
설왕설래 한뒤에 슬그머니 나타나....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내가 분명 타 카페를 기웃거리는 것도 알았으리라...
그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다.
그저 없던 일처럼...묵과했다.

' 이런 배은 망덕할...'
난 그의 카페 정문에도 링크가 되어있다.
그가 만들어준 사이버의 '나'이고.... 그가 선물한 홈페이지고....
그로 하여금 이렇게 자라났다.
아직도 간간히 뭘 모르거나 답답한 일이 생기면
그의 도움을 받기 때문이다.

얼마나
그런 마음 씀씀이가 고마운지....
언제나 내색않고...지켜 보아줌이...목메이게 고마웠는지...정말 모른다.
이젠 그 글을 다 날려 버린 게 전화위복이 돼 버렸다.
그 일이 없었다면 난 아직도 한글 자판만
부지런히 두드리고 있을 것이다
이제 나는 그에게 진정으로 고맙다는 내 마음을 이렇게 글로서 대신한다.

그는
늘 한결같다.
과묵하다.
그의 카페 역시 그런 자유로움이 있어 마냥 좋다.
내 팽개쳐 놓은 카페처럼..... 묵시한다.

그 헐렁한 편안함에 사람들은 찾아들고...
들에 핀 야생화처럼,
화려하거나...뽐내거나...요란하지않고....늘 그 자리에 피고 있다.
그 역시 그러하므로...

언젠가
그가 웃으며 말했다 ' 이제 하산 할 때가 왔느니라 '
그랬었다.

유명한 고승을 모시고 있어도 죽자고 일만 시키고 팽개쳐 두는 것 같아
화가 나서 씩씩대며 보따리를 쌌더니.....
아~~
일순 뭔가...~~~ !!!
느낌이 오고... 득도를 하여... 눈물을 쏟았다는...

내가 그 꼴이였다.
암말 없어도 그는 내 모양새를 방관하듯 지켜봐 준 나의 유일한 스승이였다.

아~~
한참을 모자란 내가 이제서야 안다.
이제서야 그의 사랑을 느낀다.

말 없이 바라보고 지켜주는 사람이 내 뒤에 서 있는 한
난 더 없이 행복한 사람이다.


스승의 날에...
이 노래를 그에게 바치며....





은초롱/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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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詩를 써 봅시다.


다 함께 詩를 배워 보기로 합시다.

못 쓰는 글 몇 개 올려놓고....
여기 모든 식구들을 시인으로 만들 생각을 해 봅니다.
詩란 절대 어렵지 않습니다.
타고 나는 게 아니라 단지 요약해서 표현을 잘 하느냐 못 하느냐의 차이 뿐입니다.

여기 성현들의 말씀을 우선 빌어 보기로 하겠습니다.
“ 詩는 禪(선)과 같다. 그 것은 깨달음이 있기 때문이다.” -히로세 단소-
“ 아는 것 뿐인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에게 미치지 못한다.
좋아하는 사람도 그 것을 즐기고 있는 사람에 이르지 못한다.” ?공자-
즐겨서 반복해서 행하다 보면 어느새 당신도 시를 쓰고 계실 것입니다.

詩란 言(말)이 寺(사찰)경내에 들어갔으므로 말수를 줄이고 조용조용 사색하며
꼭 필요한 말만 하는게 詩 입니다.

누구든지 쓸 수 있습니다.
이 글만 읽고 명심하신다면........
세 가지만 충분히 아신다면 당신은 이미 시인입니다.
만약 당신이 시를 쓰시고 싶다면 이 세가지를 명심하십시오.
시란
첫째/// 말을 다루는 솜씨와 고뇌하는 건강한 정신이 깃들 것

둘째/// 건강하고 당당할 것

셋째/// 깨끗하고 따뜻한 시선이 있을 것.

이 세가지만 알고 계신다면 당신은 이미 다 아신 것입니다.

부언해서 설명하자면 이 세가지(기본기)가 없는 자기 넋두리 정도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

언어에 대한 감각, 사고력의 깊이가 문맥에 드러나야 된다.

詩에서 눈길을 빨아 들이는 Text의(문맥) 매혹이 있어야 한다.

스스로 詩的 자성(磁性)을 띄고 있어야 한다.

진부한 은유를 버리고 깨끗해져라,
(여기서 진부한 은어란 예: 하늘처럼 푸른..... 새하얀 동심......
이런 말을 꼭 쓰고 싶다면 그냥 새, 하늘, 동심 이라고 쓰면 좋다.)

긍정보다는 부정법을 써 보라
사랑합니다. 보다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습니다.가 훨씬 강한 긍정법임을 알게 될것입니다.
소월의 *진달래*에서...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우린 이 글에서 화자의
진달래 꽃물보다 더 붉은 눈물을 느끼게 된다.

안정된 시를 써라 (삶의 진실이 우러나되, 느슨해 지지 말고 압축력 있어야 된다.)

약삭빠르지 않고 구질 스럽지 않고 당당하고 건강한 詩이어야 된다.

저도 아직은..... 미흡합니다만 그러기에 함께 배우는 마음으로
제가 알고 있는 것을 여러분들께 전해 봅니다.
이 글을 정독하신 당신이라면.... 조금의 노력만 기우리노라면 어느날 부턴가
당신은 좋은 글을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실 것입니다.



글/이 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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