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마지막 박 수확을 했다.

지난해 그 박 씨앗은 올해 무려 15덩이나 열리는 보은을 했다.

열리는 족족 따내어 나누어도 어느새 어디선가 소리없이 복주머니처럼 불룩 커졌다.

내가 한 덩이 먹었고 지금 현재 다 따내고 매달린 것  달랑 한 덩이!!

아마 이늠도 금세 보름달 처럼 자라오를것이다.

 

뭐든 나누고 나누면 흥부네 박처럼 ....속에서 자꾸만 쏟아지는 화수분이 되나보다.

 

우리 집 잡감은(곶감이나 하등가 아니면 항아리에 두면 차례차례 홍시가 되어 꺼내 먹는....)

가지 채 뎅겅뎅겅 분질러 나누었더니 올해는 가지가 찢어지도록 달렸다.

 

이 나이에 이제 배운다.

나누면 나눌수록 많아진다는 것을~~

박도 몇 덩이 열리면 따서 나누고 또 나누고 하였더니 이내 크게 다시 맺히곤 한다.

무려 크게 15덩이나 열렸다.

 

넉넉하고 풍성한 가을이다.


박, 지난해 이야기

 
박이 내게로 온지 얼마만인지 이미지 검색해봐야겠다.

9월 7,8일 1박2일 여행으로 집을 비웠다.

마당에서 노는 마리를 모기가 극성인 밤이 되면 들여놓아줄 이가 없어

바깥마루에 두면 또 집안을 헤집고 다닐 것 같아 문을 다 닫고 다녀왔더니

이상한 냄새가 난다.

 

아직은 늦여름이라 내가 문을 너무 닫았나?
하고 환기를 시키고 다음날,

 

크다만 도자가 위에 얹어둔 박이 빛깔이 변했다.

입혀둔 옷도 시커멓게...뭐가 묻어있다.

아차! 싶어서 얼른 박꼭지를 들었더니

 

대형 사고다!!

와르르 쏟아지면서 ...

종내는 <여보 도와줘>를 외치고 그 걸 둘이서 닦아내느라 혼났다.

마침 항아리 도자기 안에는 크리스마스트리용 구슬과 장식들이 있어

모처럼 물로 씻고 햇살 목욕도 했지만


내게로 온지 딱 한 달 만이다.

박 모습이 망그라진 게...

씨앗은 일부분 받아두었다.

익은 씨앗인지...

썩은 것인지 빛깔이 다른 두 종류!

우리, 내년을 약속하자~

 

 

◀  그랬던 박이 무려 15배로 큰 기쁨을 주었다.

 


 

 

 

 

 

 

 

그 박은 내게로 와서~~

http://blog.daum.net/yojo-lady/13746574

 

그 때

박을 아기처럼 안고 좋아라하던 막내애기는

지금 만삭이다.

박같이 둥글둥글 잘 생긴 아들이란다.

뿌잉3

 

 

 

 

 

박요리 이미지소개


http://blog.daum.net/yojo-lady/13746856
박잎전 맛에 푸욱 빠졌어요!!

http://blog.daum.net/yojo-lady/13746877
박을 잡았어요! (박속오징어탕 박나물)


박탕



박잎전



박나물

 

수확한 모습(며칠 후 감만 따면....^^


 

 

숨어있는 박까지 도합 20개가 넘구요.

작은 박이 부지기수.....지금도 맺혀요!!

.....

대박!!

(10월20일 글 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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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통영군 한산면, 한산섬 추봉도 봉암리 앞바다

 

 봉평 메밀축제장에서 장터거리로 향하며...

 

 

 

한가위 명절 잘 쇠시고 안전운행하세요~  블로그 벗님네들!

 

 

 

 

 

 

 

 

 

 

 

  봉평에서...

<아저씨 사진 좀 찍어도 돼요?> <이왕이면 예쁘게 찍어주시고 보내주세요!!>

곁에서 지켜보던 7살 쯤 되어 보이는 아들 왈<아빠? 아빠는 아빠가 좀 생겼다고 생각하세요?>

주변사람들 모두 자지러져버렸다. <에혀~ 요즘 아이들이라니......> <데끼늠!! 이만하면 니네 부친 탈렌트 찜져 잡숫겠다>

 

 

 

             아랫글이 우울해서 추석인사로 덮씌웠습니다.

주부라 그런지....집 떠나서도 고추만 눈에 보이던 걸요.

전라도 태양초 고추를 지인을 통해 6근만 준비하고...(한 달 전 쯤 /근에 10,000원)

지금은 고추값이 좀 올라서 태양초가 15,000 이라네요.

나머지 고추는 지인이 사지 말라고...말라고...간절히 부탁을 하기에 들어주기로 했습니다. (흐~)

올해 고추는 해결되었습니다.

고향이 시골이고 부모님 생전에 계신 님들은 행복하시겠습니다. 좋으시겠습니다.

그리운 혈육들 만나보고 트렁크 무겁게 채워오실 수 있으니까요!!   고명아들 외며느리인 전 부럽기만합니다.

힘들다시는 주부님들이 부러운 한 사람이랍니다. 외로워서요!! 

즐겁게 잘 다녀 오세요!!!

 

 

이요조

 

 

 

이상한 바가집니다.

마치 몸이 뭔가에 데인 것처럼 얼룩덜룩한....

박바가지를 언젠가는 내 손으로 꼭 한 번 만들어 보고싶었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그럴싸 비슷하다가

말리는 과정에서 바가지는 힘없이 주저 앉았습니다.

바가지는 올박(일찍 열려서 일찍 영근 박)만 제대로

제 노릇을 한다네요.

 

 

봄에 심은 바가지가 잘 자라지 않다가

나중에사 밥값을 하느라

뽀드라시 올라오더니 두어개 맺히긴 합디다.

박과 박꽃을 앵글에 잡느라...

 

회색빛 아파트 배경을 넣지 않으려고

뒷마당에 나가 바닥에 무릎을 꿇다시피하여

몸을 비틀어 수직으로 앵글을 들이댑니다.

하늘과 박만 존재하는 것처럼.....

 

 

추석달을 닮은 박을 추석도 넘기고

그렇게 줄기가 마르도록 두었습니다.

한 개라도 건져보려는 심산에...

 

 

정말이지

 고운 살갗의 아가처럼 맑고 예쁘고

보름달처럼 둥굴고

개가 �은 죽사발처럼 허여멀금 잡티 하나 없이 깨끗습니다.

 

또 삶으면

 곤죽이 되어 물러터질까봐

지레 겁이나서 그냥 내싸 두었습니다.

온겨울을 그렇게 지내더니

그 예쁘던 박이

저승꽃같은 얼룩반점이 번지더니

예전의 그 말간 모습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그런데...자세히 드려다보니

저승꽃 곰팡이진 무늬가 의외로 곱습니다.

 

 

이제는 충분히 말랐겠다.

폭폭 삶아도 물크러지지 않겠다 싶어

조심스레 뚜껑을 땁니다.

 

 

씨가 말라서 오그르르 몰려있습니다.

2008년 봄에도 이어서 뿌려야겠습니다.

둥근 박씨가 필요하시다면 제게 연락주십시요.

언제든 좀 보내드리겠습니다.

 

 

인고의 세월을 견뎌낸

저승꽃 같은 무늬가 그대로 있었으면 합니다.

뜨거운 물에 푹폭 삶아내어서

미끈덩한 껍질과 속을 벗겨내고 보니

참한 그릇이 되었습니다.

 

 

부드러운 속살같은 피부를 가졌습니다.

캔디나 넣어둬야지 하면서

막상 사탕은 몸에 별로 좋지 않다며

텅-빈 그릇으로

앉아있기를 두어달 남짓, 완전 건조됐습니다.

 

 

설날

들깨강정을 하겠다고

어렵사리 땅콩을 까고 준비를 했는데

조금 먹을 것만 했더니

다른 음식에 밀려서 인기도 없이 흐지부지 사라졌더랬습니다. 

그러고도 이만큼 남았습니다.

 

 

언니가 온김에 판을 벌였습니다.

 기름넣은 웍에다 물엿과 조청 설탕을 넣고

바글바글 끓을라칠 때 들깨와 땅콩을 부어 버무렸습니다. 

버무리는 건 일도 아닌데...

밀고 자르기가 조금 정성이 가야합니다.

 

 

판대기에 평평하게 밀대로 밀어야 하는데

오븐판이 딱입니다.

기름바를 걱정도 없습니다.

(예전에 울 엄니는 나무판에 기름을 발라 강정을 굳히셨는데...)

 

 

칼로 썰다가 언니가 저더러 그럽니다.

<손이 커서 큰일이다>고....

이렇게 만들고도 아직 재료가 절반이나 남았으니~

들깨나 땅콩은 빨리 먹지 않으면 과산화자질화되어 쩐내가 나기 싶상입니다.

 

적당히 식으면 밀대로 밀어서

다시 더 굳기전에

칼로 자르고 

 

 한과 만들기는 다 정성이지요.

들깨는 남자분들께 좋다고 합니다.

땅콩은, 견과류는 뭐든 머리를 맑게도 해주고 몸에 좋다지요?

 

 

직접 만들어 가족들을 먹이는 재미!

바로 이게 참먹거리 아닐까요?

 

그런데

집에서 만든 강정은 자칫 보관을 잘못하면

다시 물엿상태로 물크러지기 마련입니다.

찬데다가 보관해야지 좋습니다.

상온에 노출되면 과자들이 모두 한 덩어리로 합장이 되지요.

 

 

바가지 그릇에 담아보니

이렇게 좋을 수가....

열전도율이 낮아 온도 맞지요!

습도 변함없지요!

글쎄...

다 먹었지 뭡니까?

또 만들어 넣어두어야겠습니다.

 

 

금방 뚝딱 만들어진 게 아니랍니다.

작년 봄에 씨앗 뿌려

거진 일년이 넘어 제 구실을 하고 있는

바가지 그릇!!

 

어때요?

바가지는 수확한 뒤로도 한참을 여물도록 말리다가

단단해지면 그 때 삶아보세요.

저도 이제 그 방법을 스스로 터득했다니까요!!

 

이제 뚜껑을 예쁘게 따서

선물용으로도 손색이 없게끔

만들어 봐야겠어요.

 

설날

고소한 깨강정을 가득담은

사랑의 선물로.,,,

 

 

이요조.

 

 

맨 위엣 사진 茶褓 는 블로거 빼빼님의 정성어린(선물)

바느질 솜씨구요.

 

맨 아래 코바늘뜨게는

제가 딸을 가졌을 때 한 땀 한 땀 떴던 레이스로군요.

 

 

 

 

 

 

 

 

 

 

 

 

 

 

 

 

 

 

 

 

 

 

 

                                         삽짝  

                             

           
                                                           
        시조/이 요조

         

         

         

             

         

              온종일 기다림에  삽짝이  닳는구나

              오라는 님 아니오고  서쪽 창에 노을만 드네

             

              흰 박꽃  달빛에 저려 눈물같이 피누나!

               

             
          

             
             님을 위해 잘 익힌  술동이를 그러안고

            

             마음의 빈 강에다   나룻배 띄워 놓고

         

             어둔 밤  길  못 드실라  조용히 노래하네.


            



          

                                                                                  어느 가을밤에,

         

         

         

         

         

         <박꽃은 기다림이다. 박꽃은 눈물이다.> 

         

         

        보름달, 

        둥근 모습을  닮은 박이 영글어 가는 계절, 가을입니다.

         

        예전에는 박꽃이 저리도 고운지 몰랐지요.

         

         

        옛날, 옛날  농촌에 시계가 없던 시절에 박꽃 봉오리가 봉긋하면 보리쌀을 앉혔더래요.

        저녁을 지을 준비를 하는 게지요.

        보리쌀을 삶아내면 내일 아침밥 할 때 가마솥에 깔 보리만 바구니에 퍼서 

        매달아두고는 저녁밥을 지었지요.

        쌀 반, 보리 반......

         

        .

        .

        어제는 박꽃이 예뻐서 봉오리를 갖고 와서는 물병에다가 꽂아두었더니,

        밤이 되자 화안하게 피어나더군요.

         

        얼마나 눈부시게 고운지...눈물처럼 희고 맑고 순수했지요.

         

        눈물 같이 피어나는 꽃!

        하얀 박꽃!!

         

        오늘 아침 일어나 보니 박꽃은 앵돌아져 입마저 꼭 다물고 있더군요.

        박꽃은 여인입니다.

         

         

         

         

         

        글:사진/이요조

         

                              2007년 9월 13일

         

         

         

         

         

        박은 둥굴어 풍성한데...박꽃은 쓸쓸한 모습입니다.

         

        결실의 계절 가을은, 이렇게 두 얼굴로 우리 곁에 다가옵니다.

         

        풍성함과 무언지 모를 허전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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