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로 허니문 다녀온 큰아들내외

 

 

사진으로 봐도 역시 큰아들답게 종근인 점잖다. 아니 둘 다 똑같은 것 같다.

장남은 과묵하고 행동도 유난스럽지 않다. 

여행지 사진에서도 잘 나타난다.

 

<큰 애가 말이 없어 재미없진 않니?> 예전에 걱정스러워 물어봤다.

<아뇨 얼마나 재미있는데요!!> 예비 며늘애 대답이었다.

 

난 기억하고 있다.

 

내가 남편에게 시집오기 전. 사촌시누이가 물었다.

<갸가...말이 없어 재미읍째?>

<아니요. 괜찮은데요.>

ㅋㅋㅋ 40년 전 내 대답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다.

 

얘들아!!

인생은 금세 지나간다.

아주 재미나게 알콩달콩 잘 살아라!

 

단지 부탁이 하나 있다면 종근이는 과묵한 반면 .....

어쩌다 툭 내뱉는 말이 조금 그렇다.

종근아! 여자는 상처받기 쉽단다.

그냥.....장난이래도 말은 한 번 더 생각하고 하거라!!

 

말이 많으면 실수가 많지만 과묵한 사람은 실수가 없는 법인데...

깊은 곳에서 끌어 올리는 샘물이 맑듯,

과묵하다가 나오는 말은,

속에서 오래 궁글리다 나온 말은 모서리가 없이 둥글어야 한다.

장중한 울림이 있어야 한다.

 

아내는 엄마가 아니니....그렇게 툭툭 내 던지듯 말하지 말고 누나매형 부부처럼 서로 존댓말까지는 아니더라도 서로 존중해라!

 

행복은 밑자리 깔아놨으니 재미있게 남들 부럽게 살아가거라!!

그러노라면 훗날 너희 자녀들이 올 곧게 양육되는 건  저절로 따라오는 덤이 된단다.

                                                                                                                                                   엄마가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고래~~

 

 

 

 

 

 

 

 

 

 

 

종근이 생일 (3월22일

큰애기가 손수 다 차렸다능거....

 

 

 

 

 

 

아들아!! 재밌는 글이 있어서

아래 컵쳐한 글은 김원필(주방보조)님의 글에서 댓글을 복사해 올린다.

http://blog.daum.net/jncwk/13748365

 

 

 

'Family net > Family net'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며느리의 첫 생일  (0) 2013.04.29
피지 신혼여행 (막내)  (0) 2013.04.15
장남 김종근 새신랑 됐습니다.  (0) 2013.03.13
막내의 웨딩포토 리허설  (0) 2012.11.27
제주도 요트 선상에서(부부)  (0) 2011.12.04

 

 

엄마 생일도 아닌데...웬 난데 없는 아이패드?

종여리(막내)가 사주더라!!

엄마는 고명딸인 너를 낳고도 멀리 시집보내고 마치 딸도 읍는 사람처럼 불쌍하게 살아가는데...

종여리(셋째/차남)가 곰살시리 누나읍는 빈자리를 메꾸는 딸 노릇도 곧 잘한다.

딸이 있는 엄마들은 전용인지 함께 쓰는지는 몰라도 여행시 들고 다니며 잘만 하두먼....아이폰 가진 이도 그렇고.....

워낙 이런쪽엔 무심한 네 엄마, 5박6일 여행에 엄만 기껏 종근이 노트북을 빌려갔을 뿐~

 어찌 컴텨질은 잘 하는지 몰라....그 짓도 요즘 벌써 갭을 느낄만큼 점차 밀려나고 있는데...

 

네티즌으로 엄마 단점이 기계로 수다를 못부린다는 점이다.

심지어는 친구블로그 방문도 꺼릴 지경이니 엄마 뷰추천은 아마도 내 글을 읽는 네가 전담반이지 싶다.

이 모든 게 다 오는情 가는情의 품앗이거늘....엄만 늘 빈곤하다!!

블로그 친구 한 분이 삐쳤다. 친구면 새 글이 올라오면 봐줘야지~~하믄서, 뭐라 답변도 못하는 나...그러려니 하고 산다.

 

 

요즘은 가까운 산에 잘 오른다.

산에서 어여쁜 아가씨(실은 기혼)를 만났기 때문이다. 그럭저럭 정이들어...엄마라 부르면 좋으련만 꼭 <언니>라 불러주니 더 예쁘다.

머리결 상태도 봐주고...딸처럼 그렇게 곰살맞을 수가 없다. 네가 없어도 엄마 암시랑도 않게 잘 살아간다는 이야그다. 시방....

.

 

집에서 산으로 구간마다 시간을 재보느라...그랬는지 핸폰 뒷따까리가 ㅋㅋㅋ 날아가버렸다.

이렇게 명함으로 붙이고 댕기면서도 암치도 않는 느그 엄니~

 

 

구두쇠 니 아빠가 아이폰을 사 줄듯이...나를 몇 번 떠 보더만....막상 내가 별 필요치 않아 그 때마다 건성 넘겼다.

문자도 겨우 떠듬거리다가 기기가 또 바껴서 내싸두다가 요즘에야 필요에 의해서 다시 간간히 사용하는 정도니! 개발에 편자나 다를바 없다.

...하이구 니들 꺼 해보니까....걍  굵고 무딘 손가락 끝이 근질거리고  숨이 꼴까닥 넘어갈라캐싸서,,원.....나 그런거 읍써도 밥 잘묵고 X 잘 싸고 지장읍따!!

아마도 종여리늠이 그 걸 보고 좀 께름찍했나 보다.

<엄마 먼저 이 큰 걸로 익히신 다음 아이폰을 쓰셔야 할 것 같아서요.> 하며 내미는 이 흉물...방갑고도 두렵다.

 

카톡 신청을 해주믄서 여리가 내 번호를 그대로 좀 해주믄 어디가 덧나냐? 글로벌스럽게도 +82 10-3382-1919 로 했더라!!

어차피 엄마 전화는 <캔디>니깐~ 욜케 공개 하는 내 나이가 너무 좋다. 아무도 딴지 걸 사람 없으니...

 

 

별로 중요한 일꺼리도 읍슴시롱...별로 이뤄논 일도 읍승시롱, 시간을 따지는 버릇인 니 음마, 씨잘때기 읍는 시간을 쓰고나면 배가 끓는다.

왜 시간을 낭비하냐고?? (나도 별 수 없건만....진작에 요런 결벽증이 있었음, 니네들은 이 세상에 못태어났다. 뭔 말인지 알제? ㅋ(천만다행)

 

안그려도 일일이 답해 줄라믄 씨잘때기 읍씨 껄쩍찌근한데...참으로 잘 되얐따!!

그래도 구신같이 알고 들어오는 이도 몇 되고 ....이만하면 되얐다. 배 부르다.

 

아이패드가 있어 좋은 건, 아니 간단한 거이...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컴텨 부팅하고 기다리고 좀 있다 잠깐 보고는 다시 끄는..

그 짓꺼리 안해서 너므너므 좋다. 잠깐 열어보고 간단한 출첵만 하고 잠깐,,,집안 일~(시간 벌었다. 전기료도 벌고..)

 

그런데 이거 하나는 대박이다.

뭐시냐  느그하고 화상채팅할라고 쬐맨한 렌즈를 이리저리 맞추고 할라다보믄...왕짜증 났는데...

니도 들고 다니고 나도 들고 다니니......참말로 내가 니네집을 휘젓고 다니 듯한 이 기분, 참말로 좋다.

나 미국안가도 되겠다.

 

엊그제 핏덩이 받아놓고 왔더니...이제는 지 방 구경도 시켜줄 줄 아는 마이키늠!!

아주 신났더라~~ 그 모습을 보시는 아빠도 굉장히 좋아하시고...

아이패드는 종열이가 샀으니 다음에 아이폰은 니가 사라!!   상이군인 핸폰을 가진 엄마를 짠돌이 니네 아빠도 쩌메 짜안-해 하는 눈치던데,

난 또 그 걸 즐기고..ㅋ 이 걸 보는 넌 안그냐??

 

나 이제 니네집 앞마당에 눈이 얼마나 쌓였는지, 녹았는지?  메이폴나무까지 다 봤응게...

미국 안가도 션하다.

나...안 갈란다,  그노메 미쿡!! 

공항서부터 기분 드러버서......이젠 좀 나아졌다 하긴 하두먼...

니캉 내캉 공짜 전화도 모자라 ....(마이키 아주 신이 난 듯~) 책장을 넘기며 페이지마다 악어나 공룡을 할머니께 보여주는 듯, 자랑하는 짓거리도 볼 수 있고ㅡ

화면도 큼지막하니.... 요술램프 지니가 따로 없다.  보고싶으면 지구 반대편 외손자를 금세 보여주니...

 

 

참말로 세상 좋다. 아니 급변하는 세상이 무섭다.

이 나이에 쫓아가지니 숨이 턱에 찬다.

다음 목표는 능숙한 아이폰이다.

마치 내가 뒤뚱대며 걸어다니는 마이키 같다.

 

 

 

 

피에쑤

참 여리가 다운 받아준 화투는 걍 들어가 봤더니 음마 두 자리 아이큐로는 도저히 입력 불가고
게임 받아논 건, 뒷 배경이 넘 시원하고 마음에 쏙 든다.

내 속에 잠재한 무시무시한 여전사의 전투력 같은 게  살아나는 거 아냐?  전생에..전하무적의 여전사였던게여? 그런겨? 

화투보다는 훨 쉬운 것 같은데? 될까?

<글쎄요. 엄마에게는 무리>....라고 말한다면  니네 음만 오기로 꼭 도전할끼구마!! 음핫하!ㅎㅎㅎㅎ

 

 

 

 

 

 

 

 

 

 

종인아!!

매일 통화하지만....이렇게 편지를 쓸 일도 있구나!!

 TV에서 얼핏 들었는데 7, 8, 9, 3일인가? (확인해봐라)  EBS에서 오후 9시 30분에 '우리아이의 정서' 를 한다네 녹화해서 봐두어라~

 

실은 네 집에 있던  무말랭이와 고춧잎도 얼른  묵은나물 반찬으로 해먹어라!

고춧잎은 미지근한 물에 불렸다가 삶아내어 또 찬물에 휑궈서 냄새를 울궈내고는 고춧잎나물 물끼를 꼭짜고

후라이팬에 기름 좀 둘렀다가 양념간장을 넣어 간을 맞춘 후 뚜껑을 덮어 약한 불로 뜸을 들인다(묵은나물은 꼭 뜸을 들인다)  다 된 후 파나 마늘 참기름 깨등을 조금 더 넣어주던가 한다.

양념간장 만들기 파좀 썰어넣고  참기름 깨, 고춧가루 조금 마늘은 조금 넣어도 되고 생략해도 되고..이렇게 넉넉히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두면

두부를 구워 양념간장을 끼 얹어 내기도 편하다 양배추 쌈장에도 좋고,

(이건 늘 만들어 두면 숙성되어 맛도 있고 바쁠 때 여러모로 유리하단다)

 

진간장 1컵, 고춧가루 2큰술, 파조금, 마늘은 넣지 않아도 됨 깨2큰술, 참기름 1큰술

 

양배추 삶기 /4등분해서 냄비에 물을 잘박하게 넣고 바로 물에다 넣어 쪄낸다. (엄마는 그 방법이 편해서 그렇게 한다. 수증기로 찌는 건 너무 시간이 많이 걸려서...)

그리고 위엣잎이 익었다 싶으면 불을 꺼두면 뜸이들어 속까지 익는다. 속은 너무 푹 익는 것보다 약간의 아삭거림이

남아있는 맛도 좋다(너도 잘 먹더구나)

 

종인아!!

아랫글은 남의 글인데....설명절 뒤끝이라 느끼한 엄마 입맛에 따악 맞을것도 같았지만 니네집에 있던 마른 무말랭이가

걸려서 옳타구나 하고 스크랩했다.

 

냉장고에 네가 담그고 엄마가 손을 다시 본 무말랭이 김치가 아직 그대로 있지?

안먹어지는 건  할 수 없는거다.~~ 아깝지만 양념 씻어내고(장아찌처럼 간이 배었을테니) 올리브 기름에 살짝 볶아 먹어도 맛있을테다.

그리고 아직 남은 무말랭이도 아래 스크랩 글처럼 맛깔나게 볶아 먹어보라구....

 

정말 그 곳 양배추는 우리 양배추보다 못지않은 맛이더구나!! 양배추는 늘 사다놓고 떨어지지 않게 하여라!!(볶아도, 데쳐도, 삶아도)

떡볶이에도 응용하고 쌈채소로도 응용하고, 짬뽕같은 알큰한 찌개에도 응용하고...잘 상하지 않는 채소니까 더 더욱 장한 채소다.

속이 안좋을 때는 삶은 국물도 좋고 즙으로도 좋고.,...김치로도 좋고 볶음나물로도 좋고.

 

애래 파란 줄친 글은 미국사는 주부가 먹거리 카페에서 달았던 댓글이다, 아스파라거스야 야채믹서에 있는 것만 따로 꺼내어 볶기도 했지만 아직

올바른 맛도 모르는 엄마가 뭐라 말도 못하고 왔다만....좋은 정보같아서 올려본다. 시금치는 식당에서 먹어봤었지?

 

아랫글 참조 하거라

미국 마켓에 가면, 워러크래스라고 있어요,, 그것 대쳐서  두부넣고 소금 넣어서 무쳐 먹으면 맛있어요,,
그리고 미국 시금치가 한국 시금치보다,, 더 고소하다는것 아시나요?
아스파라거스 대쳐서 초고추장 찍어 먹거나,, 기름에 볶아서 먹어도 맛있고요,,
부라크리라비로,, 겉절이 해먹으면,, 아주 끝내줘요,
미국야채로도,, 한국음식 처럼 해먹을수 있는것이 많답니다,,

(워러크래스, 시금치, 아스파라거스, 부라크리라비)

 

유난히 미나리를 좋아하는 박서방! 미나리 비슷하다니... 워러크래스 함 찾아보고~~~

박서방,  있는 거 많이 해주고...마이키 잘 키우고 있어라!

엄마 또 편지 쓸께~~

 

 

 

♧ 무말랭이볶음
재료: 무말랭이 2줌(50g). 간장3T(불릴때). 식용유2T. 다진마늘1/3T. 간장4T. 고추가루2T반. 맛술2T.
         올리고당2T(또는 물엿). 참기름1/2T. 다진파1T. 깨1T.
=> 저의 계량은 밥숟가락 한 술이 1T고요..종이컵 1컵이 1컵입니다.
=> 맛술은 미림.미정.미향.청주같은 시판하는 조리술을 말합니다.



1. 무말랭이 2줌을 볼에 담고 물2컵을 부어준후 간장3T를 부어 30분정도 불려줍니다.
==> 무말랭이를 불릴때 간장을 부어주면 간이 베어서 좋습니다.
2. 불린 무말랭이를 잘 씻어서 물기를 살짝 제거해줍니다.
3. 프라이팬에 식용유2T. 다진마늘1/3T. 불린 무말랭이를 넣고 중불에서 3분정도 볶다가 가스불을 꺼주세요..
   여기에 간장4T. 고추가루2T반. 맛술2T.물2T.올리고당2T(또는 물엿)를 넣고 잘 섞은후 가스불을
  중약불로 켠후 3~4분정도 볶다가 참기름1/2T. 다진파1T. 깨1T를 넣고 한번 뒤적여주면 완성입니다.
==> 기호에 맞게 양념 조절하세요.
*** 은근히 간단하고..은근히 맛있는 반찬입니다..꼭 해보세요~~



김진옥님, 글이 좋아서 부분 스크랩합니다.
서명이 확실하게 있는 글이니 ...괜찮겠지요?

 

 

 딸에게


딸아!
여행이란 참으로 많은 것을 얻게도 하고 느끼게도 해준다더니 정말이더구나.
엄마는 이번 원주 여행길에서 나 스스로도 잘못된 대화 습관을 반성도 하며 산책길에서 곁을 지나쳐가는 행인들의 흘리는 이야기를 듣고도 많이 깨달았단다.

 

여행지에 도착한 첫 날 밤,  센터빌리지까지 가는데 걷자느니 타자느니 우리는 각자 의견이 달랐다.

엄마는 여름밤을 땀을 흘리며 씩씩거리며 걷느니...모처럼 분위기를 잡고 싶은 게 더 중요했거든, 그런 생각으로 타고가자고 했는데
아빠는 먼저 엄마의 기분이 어떤지 묻고 헤아려 주셨다면 하는 게 엄마의 희망사항이었던 거다.

서로가 내 세우는 의견 방법이 달랐지 뭐냐
아빠는 엄마에게 건강상 이렇게 공기 좋은 곳에서 걷자고 엄마에게 설득을 시키든가.
엄마는 또 아빠에게 그 곳까지는 멀기도 하려니와 힘들 것 같으니 땀 흘리지 말고 우아하게 모처럼 분위기나 잡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을 하든지...
서로 자기 생각만 옳다고 우겼지 상대방에게 설득을 위한 노력은 막상  해보지 않았구나!
설득을 하더라도 역지사지, 남을 이해하려 드는 노력도 따라야 할 것이다 만,

아무튼 우리 부부는 조금 티격태격했다.
<머리만 있고 감정이 없는 양반 같으니라고~>엄마는 속으로 불평했다.
 
건물 바깥을 조금 나서서 어둔 얼굴만큼이나 무거운 발걸음으로 걸으려하자  밤길에 인도도 없을뿐더러 마침 소나기가 후드득 쏟아 내렸다. 그 바람에 엄마 뜻대로 차를 타기는 했는데  거리를 체크해 보자는데 의견 일치를 보았다.
아빠는 1,7Km, 엄마는 2,2 Km 라고 짐작을 내세웠는데....그랬더니 계기에는  정확하게도 2Km! 딱 오리가 나오더구나!
ㅎㅎ 엄마 아빠 둘 다 오십보백보지만 엄마가 근접했다.

여행지 첫 날,  극기훈련처럼  어둔 밤길을  오솔길도 아닌 왕복 십리의 차도를 걸었다면  쌩쌩 달려오는 자동차들의 라이트에도 눈부시고 놀라고...아마도 엄마는 지쳐서 몸쌀이 났을지도 모를일이다.

 

 

이튿날은  아침 새벽 일찍 눈을 떴다.
센터빌리지 부근에 있는 산책길을 찾아 걷기로 했다.
2km떨어진  센터까지 가는 길에 바라보니 새벽 숲에는 버섯들이 막 머리를 내밀어 자라오르고,  호수에는 안개가  피어오르는 장관이 연출되고 있었다.
여느 때 같았으면  잠깐 차를 좀 세워달라 그럴텐데, 말 하기 싫어 그냥 내처 목적지까지 갔다.

아빠 센터에 내리시고 곧 뒤따라 가겠노라며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왔다.  안개 낀 호수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 다시 그 자리로 내려왔으나 단 몇 분 만에 안개는 거짓말처럼 저 멀리 달아나고 있는 중이었다.

놓친 마음에 속상해서 아쉽지만 안개가 달아나는 모습의 호수 사진을 얼른 찍고 다시 조각공원까지 되돌아갔었다.
조각공원을 끼고 산책길이 있다기에 엄마는 달리다시피 오른편으로 나아갔다.
아빠에게 전화를 했더니 엄마는 전혀 다른 길로 접어들었더구나.
이내 뒤따라가겠다는 산책길에 부랴부랴 서둘러 달렸더니 되레 더욱 멀리 어긋나버렸단다.

만나기를 포기하고 헐레벌떡한 숨을 고르며 나 홀로 산책을 즐기고 있으니...웬걸, 느긋함이 한결 좋기만 하다.

잠시나마 아주 잠시나마 혼자가  더 좋은 부분도 있을 거라는 생각도 해봤구나!


방금 돋아난 버섯들하며 ...이슬 맺힌 잔디하며...신선한 아침, 맑은 공기를 폐부 깊숙이 받아들이며 느릿한 걸음으로 되돌아가는 중이었다.

산책길 맞은편에서 한 가족 일행이 오고 있었다.
어림짐작하건대 나보다는 나이가 댓살이나 더 됨직한 아주머니의 내외와 그 아들 둘,
시동생이나 친정동생일 것 같은 사십대 남자 한명 그렇게 다섯 명이었지 싶다.

5m 앞 마주보는 지점에서 아주머니는 <버섯이네~>를 외침과 동시, 서슴없이 톡 분질러 따는데...버섯모양은 20cm 길이의 기다란 자루에 갓은 조그맣고 봉긋한 그런 모양의 버섯이다.  나는 흔하지 않은 버섯 사진을 찍지 못해 아깝다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이것...갓버섯이야 아침에 끓일 된장찌개에다 넣어 먹어야지>
그 말에 삼촌 같은 중년이 얼른 되받았다.
<버섯은요 비슷해도 몰라요. 그냥 버리세요.>
<내가 왜 몰라, 먹는 거 맞아>누가 뺏어 갈세라 버섯든 손을 아예 뒷짐 졌다.
<안돼요. 어머니 클나요!>
<맞다는데 뭘 그래?>
<......>
모두 묵묵부답이다.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곁을 지나다가 듣게 된 나 역시 <그건 아닌데...> 싶었는데 하물며 가족들 생각이야 오죽할까?

나이든 여자의 고집이다. 가족들은 독버섯을 먹을지도 모를 공포에 ....일순 이상한 분위기가 잠시 흘렀는데, 그랬는데,
<여보~ 버려!>라는 말이 들린다. 아주 부드럽고도 단호한 남편의 한마디다.
버렸는지...어쨌는지 그 후 일은 모른다. 순간 그들 곁에서 멀어졌으므로...

<여보~ 버려!>
그 부드러운 말 한 마디라면 고집 센 나도 아무 말도 없이 그냥 버렸을 것 같았다.

그 때 내가 들었던 어투는 얼마나 다정하고도 사려 깊은 어감이었는지, 녹취가 아닌 담에야 글로는(문자)아주 짧지만 리듬이 실린 정감어린 말을 달리 표현할 길이 없구나!
여자란 모름지기 나이가 들면 야생마처럼 코만 드세어지는 법이지! 어쩔 땐 어느 누구도 꺾지 못할 정도로,

오늘 난 가슴으로 느꼈다.
남편이 곁에 있어 함께 가면서 잘못된 것은 수정하며 바른 길만 가도록 도와주는 당근도 될 수 있다는 것을.... 남편이 있어 흔들리지 않고 중심 잡을 수 있다는 것을, 그런 과정으로 비로소  완성된 인생으로 가꿀 수도 있다는 것을,

얼굴을 미처 보진 못했지만 그 남편이 참 멋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만약에 남편이
<잘 알지도 못하면서...버섯은 비슷한 게 많다잖아!  버리라면 버릴것이지~ 식구들 다 죽일 일 있어?>

하고 눈을 홉뜨며 비아냥끼의 말투로 자존심까지 건드렸다면 모르긴 해도 그 가족들은 모처럼의 여행기분을 다 망칠지도 모를 일이다.

 

결혼상대로 우선 여자들이 일순위로 꼽는 착한 남자!
그러나 나는 착한 남자위에다 하나를 더 보탠다면 말을 아주 점잖게 뽄새 있게 할 줄 아는 남자였으면 해~

물론 여자도 당연하지.

 

부부가 살다가 보면 얼마나 숱한 말에 상처를 많이 주고받게 되는지... 무심코 내뱉는 말이 영원히 지울 수 없는 가슴에 흉터로 남는 말이 되지는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말이란 내뱉는 사람은 잘 모른단다.
얼마만한 독성을 지니고 상대방에게 튀어 나갔는지, 그 말을 들은 상대방은 평생을 잊지 못하는데도...

사랑받기를 거부하고 미움, 증오만 받을 심산이 아니라면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솜씨처럼 말에도 씨가 붙어 말씨라 불리듯이 말이다.

딸아!  모든 이 들에게 사랑 받으려면 먼저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목소리를 낮춰서 나긋나긋, 조신하게 말을 하여라.

귀는 열어두되 혀는 함부로 쓰지 마라.

 

엄마가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