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망을 속이기까지..  

    고난주간입니다.십자가에 죽으심 당한 그분의 피를 기억하며,저에게도 가장 힘들고 처절했던 순간들을 떠올려 봅니다.
    아래 두 글은 병상일지였습니다.이젠 아무렇지도 않게 서술할 수 있는...세상에 제일 큰 고통이 어미가 아픈 자식을 바라보는 심정 아닐까요?
    "감사합니다! 웃으며 뒤 돌아볼 날도 마련해 주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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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명희 님의 '혼불' 4권을 읽다가
    마음에 집히는 대목이 있어서 옮겨 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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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개 이름 없는 아녀자가 제 쓰던 바늘이 부러진 것을 보고 애통히 여겨 조침문(弔針文)을 쓴 여인이
    있었던 것처럼,
    손때 묻은 바가지 한 짝 깨트린 것을 슬프게 여기어 조표자가(弔瓢子歌)를 애절하게 써서
    마음을 달래며 바가지한테는 침중 위로를 한 글도 있다.

    이러한 노릇이 바로 마음 가진 인간이 저절로 취허게 되는 '짓'이며, 발전허면 '도리'가 되는 것이다.

    생명없는 바늘 한 개, 바가지 한짝에도 간곡한 제문을 지어 이제는 명을 다한 물건과 사람이
    서로 교감을 할진대, 하물며 우주의 영물이라 하는 사람이랴

    이를 증명하여 소고당(紹古堂)이라고 당호를 쓰던 고씨 부인은 궁체 달필로
    두루마리에 규방가사 한 편을 남기었으니, 이름하여 '조표자가'이다.


    오호통재 오호애재 다락방을 청소하다
    아차실수 손을 놓아 두쪽으로 내었으니
    애닯도다 슬프도다 이바가지 어이하리
    아름답고 고운자태 삼십년을 곁에두고
    너를사랑 하였거늘 차마못내 아까워라
    모시끈에 합쳐보자 에고에고 내바가지

    ........중략


    여름이면 주렁주렁 무겁게 열어 지붕이나 토담에 지천으로 익어 가는 박을 따서
    그 반쪽으로 만든 바가지 한 개도, 하루 이틀 아니요 삼십 년을 곁에 두고 아침저녁 손에 들면
    그 것이 어찌 한낱 물건이리.정령이 스밀 일이었다. 사람의 기운은 독한 것이라
    그 손이 닿는 것은 인(燐)이 묻어 한밤중에도 파랗게 불을 켜고 심지어는 부지깽이나
    몽당 빗자루 같은 것도 쓰다가 아무데나 내버리면 저 혼자 도깨비가 된다.
    저한테 스민 사람의 기운을 이용한 변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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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엣 글은 옮겨 쓴 '혼불'의 일부분 발췌문)

    여기서 나는 정령이 스밀 일이라~~~~  는 대목에서 이 글이 마음에 와 닿았다.
    나는 옛 조상 님들의 정령이 깃 든 듯한 물건을 정신 없이 좋아한다.
    왠지... 옛 사람들과.. 시공을 초월해서...그 정령들을 만나 보고 지고 할 것도 같아...
    그 가신 분들의 숨결이 들려오기도 하고 그 분들의 영혼을 대할 수 있을 것 같아 무조건 좋다.

    세월의 때 오랜 숨결이 묻을 수록 난 갓 태어난 빤지레한 물건보다 내밀한 많은 이야기가 숨겨진 것 같은... 그런 옛 물건이 너무 좋다.

    인두 하나에도..내 어머님의 숨결을 손결을 바느질하시던 모습을 떠올릴 수도 있고...

    이 물건의 참 주인, 그 삶은..어떠했을까? 가슴 두근대게 궁금해지기도 한다.
    국궁 하나를 갖다놓고도.....한껏 활시위를 당기고 있는 진지한 순간의 모습을 한 낯 선 장부의 모습을 떠올리기도 한다.
     
    어찌 손 때 묻은 한낱 물건인들 그 주인의 성정을 아니 닮을손가? 그 주인의 애틋한 보살핌 같은 사랑을 어이 모르랴!

    내가 왜 지금 이 글을 쓰려고 발췌해냈는지...??

    사랑하는 아들을 군에 보내고 남 몰래 눈물짓는 에미들은 아들의 옷을,,받아 드는 날,
    이 세상 모든 어머니들은 눈물을 흘린다. 그 옷이 바로 아들인 것이다.나도 그랬었다.

    내 사랑하는 아들의 체취가 묻어있고...
    내 아들일 것만 같은 껍질을 받아들고 가슴이 미어지지 않을 에미가 이 세상 천지에 어디 있으랴?
    가슴에 안아보다가 쓰다듬어 보다가...얼굴에 비벼 보다가 냄새도 맡아보다가...눈믈 방울도 떨구어 보다가...
    도로 가슴에 꽉 껴안듯 품어보다가....종내는 가슴 위에 터억 가로막히는 슬픔을 맛본다.

    그 옷은 새로 사 입혀서 보냈을 옷일 수도 있다. 체취가 묻혀질 겨를이 없는 옷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들의 옷임을, 아들이 내 벗어 던지고 간 옷임에 어찌 가슴이 메이지 않을까? 어느 에미의 심정이 이와 같지 않을까?



    그런데...
    이것은 엄청난 비약일까? 병원에 있으면서 물건이나 그 무엇이 아닌 생명에다 이입시켜 생각해 본다.

    생명...그 육신, 영혼을 담아 왔던 그릇이 그 수명을 다 하려한다.
    난 보았다.
    숨지는 날까지의 고통 그 이별들...
    숱한 애환들...



    병원 실내 방송을 통해 울려 퍼지던 코드블루의 외침..그 외침에, 영혼을 담았던 그릇에서..혼백이 날아간다.
    혼백이 날아 나간다.


    10층 냇과에 내려갔더니....사람의 형국이 아니다 이건 악마의 노리갯감이다.
    어쩌면 이리도 처참할 수가...
    양치질을 하다가도 출혈이 멈추질 않는단다.

    얼굴은 짚단같이 붓고...피는 줄줄 흘러내린다. 흉흉하다.

    어찌 애달프지 않으랴...
    하물며..쓰던 바늘이나 바가지 하나 깨어짐에도 서러움이....

    혼백을 담았던 질그릇 육체에..
    금이 간다.
    금이 간다.
    완전히 깨어져서 못 쓰게 되려한다.

    사망은 어디로 가고..
    육신의 고통만 남았는가?
    병원은 사망이 올 때까지 끊임없이 메스를 가한다.
    마치 악마의 시종자라도 되는 양 열심히 난도질해댄다.

    그냥 보내면 안될까?
    그냥 깨끗하게 보내면 안될까?

    10층 내과 질환 쪽으로 가서는 캄캄한 벽을 만난다.
    생명의 절벽을 마주본다.

    나에게 왜 이런 모습을 보여주시는 걸까?
    왜 나에게 이런 시간을 어렵사리 주시는 걸까? 왜 하나님은?

    왜 가족들에게 정을 들이게 하고 데려가시는 걸까?
    왜 마음에 상처를 주시는 걸까?

    하물며 곁에 두고 쓰던 물건도 그러하거늘...
    사람의 생명을 정들이게 해 놓고
    싹뚝, 이승과 저승으로 갈라서 매몰차게 탁, 끊어 놓는다.

    그 영혼은 어이하라고 그 질그릇을 깨 버리시는가?
    마지막 혼불을 훅- 불어 끄시는가?
    흔들거리는 잔명을.. 사정없이 불어 끄시는가?

    유일무이한 질그릇을..깨박치시는가?
    살아 남은 자들의 가슴을 칼로 저며...그 저민 곳, 소금을 뿌리듯,고춧가루를 뿌리듯, 쓰라리게 만드는..
    .......

    그렇게 떠나ㅡㄴ 영혼들은 어디로 가는가?
    어디로 흘러가는가?

    슬퍼서..애도의 노랫가락조차 나오지 않는 꽉 막힌 억장 가슴을...어이하라고, 어이하라고...

    영혼의 허물 , 빈 껍데기....나무 등걸 같은 육신을...그 옷가지들을 부여잡은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꼭 데려가려는 자를,
    가는자를 아무도 막지 못하거늘...아무도 막을 수 없거늘...

    손 때 묻은 물건 하나에도 그 정령이 깃든다는데..사람과 사람사이에  깃 든 그 정령? 은 누가 어떻게..
    그 파랗게 불켜듯 날 선..인불을 어이 감당하라고...

    보낼 때는 보내야한다.가려는 사람은 잡지 말아야한다.선선히 보내 주어야한다.

    답답하다. 숱한 금 간 질그릇들을 보며....

    감쪽같은 땜질로
    사망이 눈속임 당할 때까지...
    사망을 속이기까지..

    눈치싸움을 벌인다.
    처절하게
    아궁이



    사망아 내려가라 장례식 설교


    뉴 올리언즈의 어떤 흑인 사회에서는 장례식이 애도하는 시간이
    라기 보다는 축하행사에 가깝다.
    이런 장례식을 생각해 보면 어떤 의미에서 이것은 성경적이다.
    진정한 크리스찬이라면, 당신은 자신이 천국으로 가는 도중에 있으며.
    그러므로 죽음은 당신을 그분에게 데려다 준다는 점에서
    환영할 친구라는 것을 알고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의 죽음을 재촉하는 어떤 어리석은 짓을 해서는 안된다.

    이것은 그 분의 말씀이 금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죽음이 찾아올 때, 우리는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이것은 우리가 그분의 영광스러운 보좌 앞에 나아가게 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사도바울의 말을 빌자면 이렇다.
    "몸을 떠나 주와 함께 거하는 그것이라"(빌 1:2~3: 고후 5:8).

    시의 형태로 되어있는 이 이야기는 이 점을 분명히 해준다.
    그리스도 안에서 한 자매가 죽었다.
    그녀를 아는 사람들은 울지않아야한다.
    그녀는 이제 마침내 진짜 자기 집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이 것은 제임스웰던 존슨의 아름다운 시이다.



    *************************************************************************

    울지 말라,  울지 말라. 그녀는 죽은 것이 아니다.
    그녀는 예수의 품에서 쉬고 있다. 
    가슴이 아픈 남편이여--더이상 울지말라. 
    슬픔에 잠긴 아들이여--더이상 울지말라. 
    외로운 딸이여--더이상 울지말라.
    그녀는 집으로 돌아갔을 뿐이다.
    그저께 아침,하나님께서 크고 높은 하늘에서 내려다 보시며 모든 자녀들을 살펴보고 계셨다. 
    그리고 그분의 눈이 캐롤라인 자매에게 머물렀을 때 자리에 누워 고통스러워하는 그녀를 보시고 
    하나님은 마음이 너무도 아프셨다. 너무도 아프셨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보좌에 앉으셔서 오른쪽에 서 있는 키 크고 밝은 천사에게 명령하셨다. 
    사망을 불러와라! 
    그러자 키 크고 밝은 천사가 외쳤다. 천둥과 같은 목소리로사망을 불러와라! 
    --사망을 불러와라! 
    그러자 그 메아리가 천국의 거리를 지나 어두운 곳에까지 퍼져갔다. 
    거기서 사망은 그의 창백하고 흰 말들과 기다리고 있었다. 
    사망은 소환 명령을 받자가장 빠른 말을 탔다. 
    달밤의 백짓장처럼 창백한 말을사망은 황금의 거리를 질주해 갔다. 
    말발굽이 금과 부딪치자 불꽃이 일어났다. 하지만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사망은 백보좌에 나아가하나님의 명령을 기다렸다. 
    그리고 하나님이 말씀하셨다. 
    내려가라 사망아, 
    내려가라. 조지아 산바니로 내려가라. 

    야마크로에 내려가라가서 캐롤라인을 찾아라 그녀는 고통의 짐을 앓고 있다. 
    그녀는 내 포도원에서 오래도록 일했다. 
    그녀는 피곤하다.....그녀는 지쳐있다.....사망아 내려가서 그녀를 내게 데려와라. 
    사망은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그의 창백하고 흰 말의 고삐를 늦추었다. 
    그리고 핏기없는 옆구리에 박차를 가했다. 
    그리고 그는 아래로 힘껏 말을 몰았다. 
    천국의 진주문을 지나태양들과 달들과 별들을 지났다. 
    사망이 달리는 길에그의 말이 일으키는 거품이 하늘의 혜성같았다. 
    사망이 달려간 자리에는번갯불같은 번뜩임이 있었다. 
    그는 곧 바로 아래로 달려 내려갔다. 
    우리가 그녀의 침대 곁에서 지켜보고 있을 때그녀는 눈을 돌려 먼 산을 바라 보았다. 
    그녀는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늙은 사망을 보았다. 
    그가 유성처럼 오고 있는 것을, 그러나 사망은 캐롤라인 자매를 위협하지 않았다. 
    그는 다정한 친구처럼 그녀를 쳐다 보았다. 
    그리고 그녀가 우리에게 속삭였다. 
    나 집에 돌아갑니다. 
    그리고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감았다. 
    그리고 사망이 그녀를 아기처럼 안았다. 그녀는 그의 얼음같은 팔에 안겼다. 

     

     

    그러나 그녀는 차가움을 느끼지 않았다. 그리고 사망은 다시 말을 타기 시작했다.
    저녁의 금성을 지나 아침의 샛별을 지나 영광의 밝은 빛 속으로 백보좌 앞으로 
    그리고 거기에 캐롤라인 자매를 내려놓았다. 
    예수의 따뜻한 품에,
    그리고 예수께서 손을 내밀어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셨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에서 주름을 펴주셨다. 
    그리고 천사들은 작은 노래를 불렀다. 예수께서는 그녀를 팔에 안아주셨다. 
    그리고 말씀하셨다. 
    쉬거라,쉬거라, 쉬거라,울지 말라-- 울지 말라. 
    그녀는 죽은 것이 아니다.
    그녀는 예수의 품안에서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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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은 "영혼을 깨우는 이야기" 제리뉴콤/편집의 오헨리, 도스토 옙스키,찰스 디킨스 등의 글들을 모은 책에서 발췌한 일부분입니다.

    그제 일이였습니다. 병상에서 딸아이가 책을 읽다말고 내게 "엄마도 여기 좀 읽어 보세요" 하며 펼쳐 준

    이 페이지를 읽으며, 이 시의 감동도 (쓰라린)감동이려니와 나는 딸아이 몰래 기어이 눈물을 훔치고 말았습니다.

    '지지배 왜 하필이면?'그래서일까요 아이는 아마 잊었을 것입니다.

    바로 그날 밤, 아이는 그날 밤 무려...3~ 4시간을 지옥의 진통속에 헤메야 했습니다.

    온 병원이 떠나가라 소리지르고 차라리 죽여달라고 악을 썼습니다. 아이를 아무도 어떻게 손 쓸 수도 어쩌지도 못했습니다.

    전 낮에 이 시를 에미에게 들려 준 ...기억이 나서.....소름에 온몸을 부르르 떨었습니다.

    '차라리 곱게 데리고 가시라 기도할까? 차라리...?

    아냐 절대 그럴순 없어 안돼!!

    "난 어느새 앙다문 입으로 기도 했습니다.

    주님의 질투의 신이시니, 주님보다 더 사랑하는 자를 치시리라고....

    모르겠습니다. 성경 어디에 씌여있는지, 난 모릅니다.

    어느새 제 기도는"하나님..전 이 아이를 사랑하지 않습니다

    ""이 아이를 사랑하지 않습니다""이 아이를 사랑하지 않습니다"

    잘못아셨습니다. "전 이 아이를 절대로 사랑하지 않습니다"

    두 대의 진통제와 먹는 진통제~ 붙이는 72시간짜리 패취 진통제, 5시에 시작된 진통이 8시가 넘어서야 흥건한 땀에 젖은 아이는 몽롱해져 갔습니다.

    에미인 나도 앙다문 입으로 기도하던 턱 뼈가 긴장에서 놓여났습니다.

    긴장과 이완! 주님,요즘 제가 그리합니다.

    이젠 주님 자주 부르지 않아도 스스로 행복하니까요.

    완전 릴렉스된 상태로....

    주님!언제나 깨어있게 하소서!

    글/이 요조

     

     

    배수로

     

    
    

     

     

     

    EnYa-Pilg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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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sus 목사님!목사님! 목사님도 잉간이다. 인본주의에다 목사님을 올려놓고.. 그러면..득이 되는 게 있을까? 20년 전에(진주) 내가 다니는 교회 목사님이랑 한 아파트에(같은 동) 산 적이 있었다. 사모님은 학교 선생님이시고 목사님 자당님께서 살림을 맡아 주관하셨는데.. 할머니(동네에서 호칭)는 바깥에 나오셔서 맨날 며느리 흉만 잡으시고 어쩌다 맛있는 반찬을 나누고 싶어 챙겨들고 목사님댁을 방문하면 런닝 후즐근히 입고 앉으셔서 엉망진창인(연세드신 분이 차린 밥상이니 오죽하랴) 상을 대하고 마주 앉으신 걸 보고는 내 신앙에 득은 커녕...마이너스만 불러오게 했다. 그러나 그 걸 아시는 목사님.. 아주 비근한 훌륭하신 설교로 청맹과니 내 눈을 바로 뜨게 해 주시고 내 신앙관을 올곧게 다듬어 주신 그 후, 나는 한 집안 식구처럼 스스럼없이 직접 도와드리면서 여린 신앙도 한 걸음씩 자라났다. 삶의 기복이 먼저였는지.. 신앙의 기복이 먼저였는지...아무튼 난, 한 만삼년을 병원에서 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닐게다 내가 수술 두 번, 딸아이가 다섯 번.. 난, 내 몸에 칼을 댄다는 것은 상상도 못한 끔찍한 일이었고 병원은 그저 감기나 치료하고 그냥 아픈 사람들만 입원한다는 것 외에는 알려고도 알지도 못했다. 그랬던 것이 내가 아픈 것은 둘째치고 딸아이가 아플 때는 정말 두견이 피 울음처럼 칼럼 글로써..내 심경을 쏟아내며 달래고 있었다. 그 때 안 분이 바로 조성봉 목사님이시다. 글로써 늘 위로해 주시고 기도해 주시고 대전에서 여러 번 올라오셔서 직접 기도도 마다 않으셨다. 오실 때마다 한아름의 꽃다발을 안겨 주시면서... (기독회에 중책을 맡고 계셔서 서울 오시는 길에 들리셨지만) 딸은 이제 건강을 되찾아 세상 군중 속으로 함께 어울리고 난 목사님과 소원해졌다. 막연히 잘 계시겠지..하는 생각만으로.. 색스폰을 잘 부시는 목사님, 그리고 우리가락을 너무 좋아하시는 목사님, 도서관에 계셨던 이력으로 책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없으신 해박하신 목사님, 열린마당에도 계셨다. 쭈욱~~ 첨엔 청산님이란 닉이 먼저 있어 '청산에 살으리랏다'로 다음에 닉이 길다하여 '추양' 님으로, 요즘엔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늘 마음 한 구석에 쟁였던 빚들이 한 번씩 가슴을 찌르지만 그저 감사한 분을 잊고 있었다. 봄볕이 화사한 오늘 가을 볕(秋陽)님이 도탑게 다가오시니 이 아니 기쁜 일인가? 요즘엔 마음이 좀 편해지니..오히려 신앙을 스스로 회복해 가는 나, 불편할 때는 정말이지 하나님도 무지 원망스러웠다. 열린마당에 가끔씩 돼지님 봉사 글도 부럽도록 올라 오더니만, 난, 아직 허리가 시원찮아 그 좋아하던 산행도 포기하고 살아야 하니 마음만..마음만 앞 서고 봉사하는 사람들만 존경하고 부러워 할 뿐, 새해 들어 내가 다니는 교회에서도 함께 봉사할 수 없냐고 물어 왔지만 그냥...변명없이 웃음으로 청을 거절하고 말았다. 교회의자도 실은 내게는 무리며... (거의 직각이며 딱딱한 의자) 전철의자도 내겐 힘든다고 말하면 치사한 변명쯤으로 들리겠지? 그 뒤로 내가 봉사 할 일이 무언가 찾아 보았다. 그래 우리 교회를 위해 카페를 하나 만드는 거야 그 안에 목사님의 말씀묵상과 목사님의 칼럼난도 만들어야지 그리고 환우들을 직접 찾아 다녀야지 내 경우엔.. 아픈 것이 가장 절실했으므로 동병상련이랄까? 투병중인 그들과 한 몸인 걸 나타내야지... 그리고 '아나바다'를 만들어서 모든 물건들을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 쓰도록, 만들겠어 물론 사진을 찍어 내 것을 먼저 내 놓아야지... 새로오신 목사님을 모시고 고안해 낸 내 봉사 (돼지님, 웃을라) 우리집 살림살이 이제 죄다 꺼내어 '아나바다' 에 팔아? 먹을 일만 남았다. 오늘 (내가 다니는 교회)카페에 올리신 우리 목사님 글을 읽다가... 에그머니나! 이럴쑤가? 울 목사님이 완죤히 내의 바람이다. 아바타가 전에는 오리지날 모습이 그래도 청 블루머에 점잖은 런닝티 정도는 되었는데.. 말씀은 멋있고 근엄하신데... 속옷 차림새라니...이그~ 대체 이걸 어쩌누? "목사님! 목사님! 참으로 뵙기에 거시기합니다. 아바타를 숨기시든지 옷 챙겨 입으셔요! " 에구야, 증말로 우리 목사님께 양복 한 벌(아바타용) 선사해야 할 일이 생겨부렀네, 컴맹이시라는 우리 목사님, 얼른 얼른 월반하셔유~~ 갑자기 추양, 목사님의 세련된 네티즌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사이버의 인연이 쓸데 없다고 누가 말했는가? 진실된 마음을 열고 다가서면 진정한 친교임에, 사이버 봉사/구랍서 부터 현재 진행중임 =================================================================전에 써 둔 글이 마침 눈에 띄어서...==================================================================
    <제151호> 대전 소망교회 "조 성봉" 목사님 2001년 10월 29일
    오늘...근엄한 목사님이라기 보다는 잊지못할 옛 은사이신 듯,  추억의 모교 교장 선생님같으신 듯 그러하신 목사님..꽃을 안고 성큼 걸어 오시는 모습이 밝은 웃음 만큼 환하게 비춰졌습니다.마침 정세훈군의(미루 식구 마딘가님의 영식=오페라 유령의 라울 역) 성가를 듣고 있을 때였습니다.우리 모녀를 위해목사님께서는 눈물을 찍어내시면서도 정성껏 예배를 드려 주셨습니다.  저도 그저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습니다.목사님 전해주신 귀한 말씀과 기도 감읍하도록 잘 받았습니다.지하로 내려가...커피잔 앞에 두고 한참을 제게 주시는 좋은 말씀, 많이 새겨들었습니다.무지한 제 질문도 질문이었지만..하나하나 세세히 짚어..손에 쥐어주시듯 찬찬히 일러주신..귀한 말씀....말씀들.....,이 척박한 내 마음의 땅에도 과연 새싹을 틔워서 연초록 잎새를 피울 수 있을까요?눈으로, 귀로, 마음으로, 입으로, 손으로, 발로..행동으로....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 느끼는 것, 말 하는 것, 행하는 것, 가야 할 곳의취할 것과 취하지 않을 것을 분별하라시던.....지식도 알고 버릴 것과 취할 것을..... 구분하라시는....그리고...제가 아껴오고 모아온 것들...정령이 깃든 것 같은 옛 것들....마음에 두지 말라고 충고하셨습니다.(칼럼에서..제가 정령 운운 함을.....)지난 5월 아이가 세 번째...수술을 하면서....우린 그 수술을(마무리)  마지막으로 알고... 뼈를 고정한 티타늄 핀도 뽑아버리고..켈로이드 흉터도 어느정도 제거해 버리는 수술을 했더랬습니다.그리곤 똘똘이가 있는 집도...그 후로 방치해 버리다시피 했습니다.똘똘이 밥은 살림을 도우던 할머니가 계속 사료와 물을 주고 있습니다만...바로 말씀하신 정령이 깃든 것 같은 물건들로 가득 찬 집이였습니다.한여름을 지나고...장마철...가을이 오기까지 문 한 번 제대로 열어 본적이 없는 집은마치 정말이지 옛 물건들과 잘 어울리듯 퀴퀴한 내음과... 무수한 곰팡이도 군데 군데 피어났습니다.내어놓은 집이 팔릴듯하다가 일이 무산되고 하였습니다.마당엔 잡초투성이였고......나무들은 웃자랄대로 자라 마치 흉가를 방불케했습니다.이 모든 것이 바로 제 자신, 제 모습,  지금의 도태된 제 신앙 그대로입니다.마음대로 웃자란, 회의와 불신에 가득 찬.....,저를 고대로 빼다 박은 듯....그, 저를 버리라십니다.하나씩 지워 버리라 하십니다.압니다 알고 있습니다.하지만,힘듭니다. 너무 힘듭니다.그래도 노력할랍니다.버려 볼랍니다.제가 주님 앞에.... 무엇을 서원했었으며,,, 왜 그 것을 지금은 외면하고 있는지.....오늘 목사님 말씀은 제 정수리를 쪼개듯....제 오만한 관절을 꺾어버리시듯...그렇게 제게....제 속을 아프게 후벼파듯 제 안으로 들어왔습니다.제 회개가 어찌 하루 이틀에 미욱한 터진 입으로 다 왼다고...마음으로 시인한다고....혀 끝으로 고한다고......그 주홍빛 죄가 희게 될리 만무할 것입니다만,목사님은 쓸데 없는 집착적인 것에서 하나씩 정리를 하라고 하셨습니다.어쩌면... 여태 가까왔던 제 담임 목사님들 보다 더 저를....글로 통하여 진솔하고  적나라한 제 영혼의 밑 바닥을 더욱 더 가까이에서  가장 잘 드려다 볼 수 있었던 분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목사님 말씀 옳습니다.알레르기 환자가 비록 꽃가루가...직접 원인이 아니더라도...충분한 병의 유발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개, 고양이 털이 직접적인 발병의 아니더라도....알레르기를 일으킬 소지가 충분하다는 것을... 제 신앙관을 곧추세우시듯....비바람에....여린 모종이 쓰러질까..무서워...오늘 튼튼한 지주(십자가)를 곁에다 묻어....끈으로 묶어놓고 가신 목사님...앞으로 어떤 모진 풍파의 폭풍 속에서도 잘 견뎌낼 것입니다.싸움에서 반드시 이겨 낼 것입니다.목사님.깊은 가을녘에.....깊은 사랑으로 저희 모녀곁에 오셔서....저들에게...바람에 쓰러질까...단단히 묶어놓고 가심을...그 감사함을,그 사랑과 관심의 은혜에 어찌할바 모르며.....참 저는 복많은..주님의 자녀임을..새삼 느끼며...눈물 글썽입니다.이 싸움에서..이기도록...십자가의 지주를 다시 제 육신에다 묶음을 확인하신..주님의 뜻이 계셔 사이버에서도  이런 은혜의 인연을 다 엮어 주시고,멀리...대전에서 올라 오심은,나를 진정 사랑하시는 주님의 은총임을 부끄러워하며....가슴 가득.... 주체치 못할 그 사랑 느낍니다.*** 목사님~ 잘 내려 가셨는지..칼럼글로 인사를 가늠합니다.....이 요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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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의 기도

      늘, 감사하게 하소서~

      늘, 사랑하며 살 수 있게 하소서~

      내가 아닌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게 하소서~

      병든 자들을 위해 항상 기도하게 하소서~

      제 보잘 것없는 신앙이 배가되게 하소서~

      밝은 태양 아래

      건강한 두 다리로 걸을 수 있으며,

      두 눈으로 바라볼 수 있고,

      양 귀로 들을 수 있으며, 입으로 먹고 말하고,

      마음으로 느낄 수 있고

      한 가지 더, 가슴으로 감사 할 수 있음을

      감사드립니다.

      제 신앙을 위해서 힘쓰는 한 해 되겠습니다.

      가능한 한 옆눈은 팔지 않겠습니다.

      당신만 바라보겠습니다.

      주님!




      송구영신 서원기도




      Precious things -Sky2-





      지금, 이 글을 읽으시는
      님의 겨울이 많이 따스했으면 좋겠습니다.
      건강하고 복된 새해 기원도 함께 드립니다.

      행복하소서.




      이요조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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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님 성경








    크리스마스!
    12월 캘린더만 넘겨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12월25일이 다가오면서 들뜨는 마음은 신자와 비신자의 구분이 없이,
    실상은 24일이 더 더욱 설레는 것은
    막상 25일인 성탄절 보다 24일 이브 날이 더 축복 속에 설레는 날 같기 때문입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서 이브는
    previous evening에서의 eve 즉 전날 밤이란 뜻이랍니다.

    이브는 예수님 오시기 전날을 축복하고 25일은 오신 날을 축하하는 날이지요.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색깔은 하얀색, 빨간색, 녹색이 있는데

    하얀색은 순수와 순결을,
    빨간색은 사랑과 희생을,
    녹색은 희망과 영원한 생명을 나타냅니다.

    어떤 분들은 하얀색은 눈을 상징하고
    녹색은 트리를 상징하고 빨강하면 산타클로스가 떠오른다고들 하였는데
    아무튼 세 가지 색깔은 크리스마스를 잘 대변해주고 있습니다.

    오늘은 축복의 날
    12월 24일, 바로
    기다리고 기다리던 크리스마스 이브 날입니다.

    저희집 어머님은 새벽송도는 찬양꾼들에게 뭘 대접 할꺼냐고
    오늘만 해도 제게 벌써 몇 번째 물어 보십니다.

    신앙심이 거의 토템에 가까울 정도로 맹목적이신 우리 어머님,
    아버님 돌아가시고 시골집을 정리하면서
    고장나서 새로 개비한지 얼마 안된 냉장고도 두고 오면서...

    몇 가지 챙겨서 가져온 것 중에
    두 가지,
    다 낡은 성경책과...
    요철부분이 다 닳아져 없어진...해서
    다시 칼로 금을 그어서 사용하신 흔적이 역력한 어머님의 빨래판,

    이 두 가지는 도저히 버리고 올 수 없었던 몇 가지 물건들 중에 하나입니다.

    어머님(김, 의字 식字)이름도 선명한 손때 묻은 성경책은 비 맞아 얼룩진 흔적과
    나달 나달 떨어져서는 그래도 성경책 표지가 검은 색이라
    전선테이프를 구해 다가 바르신 거하며 성경전서 글이 지워진 모습하며

    언젯적부터 갖고 계셨는지 본인도 이젠 모른 다시는데...
    뒷면 인쇄 발행일은 1971년 시월 십일로 되어있으니
    며칠 후면 34살배기로 치닫고 있는 중년의 책인 셈입니다.

    책갈피 끈이(서표) 다 닳아져 다른 실로 엮어 보태어 매달린 것하며....
    그 마음 씀씀이에 내 어찌.. 어머님의 성경책을 묵은 짐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쉬- 내다버리고 올 수 있겠는지요.

    어머님의 빨래판... 성경책과 빨래판이 무슨 상관이랴 하시겠지만
    무언의 가르치심을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절약 검소~
    빨래판 금이 다 닳아지도록 쓰시고는, 새로 그어 논 금이 다시 닳도록
    그렇게 물건을 써 본 적이 있는 가고?

    훗날..아이들에게 본보기로 보여줄 심산으로 챙겨두었습니다.

    우리 집엔 그런 저런 사연들을 가진 묵은 물건들이 많은지라
    잠시 잊고 있었는데...물 방망이는 삶은 빨래에 간혹 쓰고 있지만
    빨래판이 보이질 않는 것입니다.
    오늘 마침 생각이 나서 마당을 온통 헤집고 다녔더니...
    뒤란에(뒷마당) 무엇을 받쳐두는데..쓰였지 뭡니까
    아마도 남편이나 아이들이 그리한 모양입니다.

    어머님은 얼마나 평소 알뜰함이 몸에 배이셨는지, 우리들이 미처 화장실 문도
    채 닫기 전에 "불 꺼라" 그러십니다.

    어떨 땐.. 귀찮고 짜증나는 일이지만.. 아마도 아니 계신다면 참으로 귀한 말씀이
    될 것이라 알고 있습니다.

    틈만 나시면 "가족예빼드리자" 는 성화와
    매 번 식사 때마다 장황한 기도에 짓눌려
    나름대로들 바쁜.. 젊은이들이 항의하는 바람에

    각자 개인 기도하기로 약조를 어렵사리 받아 내었건만...
    우리 집에 친지분들이 오시면... 으례껏 어머님의 기도를 기다리시는 모습들,

    손님 앞에다 찻상을 두고도 장황한 기도를 하시는 어머님~~

    이젠 우린 늘 듣던 어머님의 한치의 오차도 없는 마치 녹음 테잎처럼 정해진 기도를 들으며
    식상해 하지만...

    아무리 어눌하고 똑같은 반복의 기도라해도
    자식들에게 그 부모의 기도는 생명수 같다 하였을까

    어머님.. 죄송합니다.
    늘 도살장에 끌려가듯 가는 이 우둔한 신앙이 언제쯤이면 다시 환한 빛으로
    봄날이듯 새 눈이 움터 오를까요?


    글/이요조
    photo by yojo
















     
    빨래판





    흐르는 곡 -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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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 강




      두 강물 아우라져

      사랑으로 빚던 쪽빛

      별리(別離)의

      情을두고

      이 시리게 푸른 강은

      그리움 휘감아 등 뒤

      여울목에 감추고



      제 스스로 보태는

      설움의 저 깊이를

      회한은 갈대 숲을

      바람으로 서성인다

      이제는

      울지 말아라

      바람 노래 들으렴



      흐르는 강물 위에

      부서지는 달빛으로

      지어 둔 슬픈 詩는

      모두 실어

      배 띄워라

      떠가다

      풍랑 만나면

      눈물로 가라앉을,

      ........





      시조:이요조











      가라 앉지 않은 이별의 슬픔이여!



      계곡따라 흐르는 푸른 강물

      차거운 이별의 정 때문에

      몸부림치며 딩굴다

      돌뿌리에 스친 멍 자욱 인걸


      그렇게 아픈 고통이

      푸르게 시린데 붓끝에 찍혀

      슬픈 시 한수 지어본들

      푸른 눈물 멈출수 있을까?


      바람불어 풍랑일면

      갈아 앉을까 했더니만

      자맥질은 언제 익혔든가

      자꾸만 파도위로....


      슬픈 이별이여.....

      슬픈 이별이여.....





      (444호의 답글) 청학님/미루골 빈객

      -----------------------------------------------------------------------------------


      444답글의 445/간절한 기도

      여울목에서도 가라앉지 못하는 슬픔이여~~



      꼬리글
      주객전도라고 할 만큼의
      정성으로 써 주신 님의 좋은 답글을 받은 감동은
      한 줄기 양심은 남아서 눈물이 핑~ 돈다.

      모순...
      곧 숨 넘어 갈 듯..
      너더분한 글로 뇌까리며 님들을 우롱하는
      나는 곧 잘 안일하고 태평하다 낙천주의자다.
      허허야치며 수다나 즐기는 모습의
      누가봐도 영낙없는 뒷 동네 반장 아줌마다.
      이제사 노력하여 얻은 ..아니지 피나게 득도? 한 결과,
      근데.. 왜 웃고 있어도 우는것일까?
      내 모습은?


      천성이다.
      걸뱅이 서답 널리듯...
      쓸모없이 너저분한 누더기
      그 넘의 감성이 헤퍼서 .. 헤퍼서...
      퍼 대다보면,


      지금은
      그냥 만나면...
      지극히 맘 좋아 보이는 넉넉한 젊은 할머니일 뿐인데,
      어디서부터 잘못 엮이어 졌을까?


      이 우울한 서슬 푸른 강의
      여울목을 가슴에 숨기고 살아옴은...


      그렇게 깔깔거리며 성장하진 않았다.
      언제나 꾸어다 논 보릿자루였다.
      무거웠다기보다 장중했더란다.
      좋은 말로는 점잖하더란다..
      심술이 좀 있어서 그렇지,


      유아기부터
      잘 울지도 않더란다.
      배만 고프지 않으면,
      그 때 못 울었던 울음이 쌓여서
      아마도 강으로 흐르나보다.


      어린 성장기에도
      이유없이 저 혼자서도 곧 잘 맘은 늘 무거웠다.
      천상 가슴에 슬픔의 여울목을 담고 태어났나 보다.


      내가 어른이 되어 내 아이를 키우면서
      티뷔 앞에 깔깔거리는 내 새끼를 나무라고 나무랐다.
      경망스럽다고...


      그 댓가로 그 아이는 말을 잃었다.
      깔깔거리던 웃음소리도 잃었다.
      내게 엄마? 라는 확인 말만, 전화 걸 때 외에는 쓰지 않는 아이로
      만든.. 철딱서니 없는 바보 엄마...


      유난한 삶의 엄살쟁이...
      엄살의 왕수다...
      여러사람에게 우울의 바이러스를 퍼트리며
      무지 아픈척 소스라치는 호들갑쟁이~~


      침묵으로 성장한
      내 평생의 저 밑바닥 이끼 낀 음울한
      울음의 메아리가 돌고 돌아 나오는 소린가?
      그냥.. 일없이 쟁여 두었던 숱한 말들이
      결석이 되어 내 가슴을 아프게
      짓누르는 것일까?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는 별리(別離)가 아니던가?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 꾸어 보는 사랑이 아니던가?


      엄살일까?
      정말 아팠을까?
      글로 글로 징징 짜지 않으면 살 수 없을까?


      마음은 소싯적부터 그랬다.
      뭔가로부터 늘 갈급했다.
      늘 갈증에 시달려왔다.
      지금도 나는 조갈증에 걸린 사람마냥
      물컵을 들고 있지 않으면 불안하다.


      무섭다.
      내가 바싹 마르다 못해 낙엽처럼
      소리내며 바스라질 것만 같기 때문이다.
      무섭다.


      물이, 물이 육신을 채우지 않으면
      속에서 불이 나서는 나 자신을 활활 연소시키고
      곁에 있는 모두에게도 옮겨 붙을 것 같아
      난 물을 늘 마신다.


      어떨 때는 컴텨 부근에 물 컵이 세 개나 있을 때도 있다.
      벌컥 벌컥 들이킨 물이 모여 넘실댄다...

      푸른 강으로..혹은 눈물로.....

      아픈데도 없으면서 늘 꾸준히 아파왔다.
      별일도 없는데..
      잔 병은 늘 나를 지배했다.
      몸은 그냥 되는대로 풍선처럼 부풀리며 자학했다.

      나 자신도 나를 믿지 못할 불안감에
      차라리 스스로 내린 자가 처방이였다.

      그리고 늘 무언가와 꾸준히 이별하며 살았다.

      생각지도 못했던 부모님을 이별하던 날도
      하늘이 캄캄하게 사라져야 하는데
      주유소는 여전히 환한 불을 밝히고
      차들은 도로를 빵빵 거리며 질주를하고
      세상은 아무렇지도 않게 잘 굴러가던
      도무지 믿기지 않던 현실...


      사랑하던 사람들과 원하든 원치않든
      가슴 무너지는 이별을 하고..하고..

      그리고 늘 다시 새로운 만남을...사랑을 꿈꾸어 왔다.

      다시 사랑할 강아지를 구하고
      내가 미치도록 빠져들.. 일감을 구하고
      산을 올라도 나는 늘 혼자였다.
      천천히 사랑을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며 올랐다.


      영원한 사랑을 서약한 남편을 두고
      내가 사랑해야 할 자식을 여럿두고
      내가 도리를 다 해야할 부모님을 두고...


      그런데.. 그런데..
      다 두고도 마음이 채워지지 않음은
      또 어인일인지...


      사랑한다던 강아지는 윽박지르고
      산을 사랑한다며.. 말로만, 게으르고
      자식들에게 과연 얼마나 야무진 엄마노릇을 해냈는지?
      남편의 가슴에 덜 채워진 못난 아내로 살며
      내 부모 가슴에 상채기를 내던 날도 숱한 채...


      아..
      미망(迷妄)이여
      언제쯤..
      나는 이 미망(迷妄)에서 벗어날 것인지...


      아무리 슬픈듯..
      아픈듯..
      사랑이듯..
      그림을 그려도
      詩를 써도 위선인 것을...


      무엇이 그리도 쌓인 게 많은지..
      가라앉지 못하는 욕망들이여~
      오욕칠정에 눈 멀어 괴로운
      차마 보잘것없는
      채 2m의 길이도 안되는 이슬같은 생명의
      미망이여~~


      나,
      오늘 내 죄를 알고
      무릎을 꿇건만...

      무릎 꿇건만...


      죽어도 못다 죽는 성정(性情)을
      불길에 던지소서~
      원하신다면
      기꺼이 내 육신까지도
      불길에 활활 태우소서~

      그리하소서~~

      다시 태어 날 때는
      맑게 우는 파랑새로
      날게 하소서~


      맑은 울음 소리로 우는...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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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름:이요조

      2002/11/29(금) 00:40 (MSIE5.0,Windows98;DigExt) 211.195.197.122 1024x768


      그 놈  








        ◐그 놈 ◑





          



        상상 속에 줄긋기를 한다.

        파란 형광 펜으로,



        속도는 광속으로...

        어디든..휘리릭~ 빛으로 갔다가 되돌아온다.



        잠시 나락에도 떨어져 보다가

        천상에도 기웃거려보다가



        나는

        눈만 감을 수 있으면

        손만 모을 수 있으면

        줄긋기를 한다.



        어느 줄이 정답인지...

        어느 선이 예쁘게 그려졌는지...

        어느 길로 가야하는지를....





        :::+:::+:::+:::+:::+:::+:::+:::+:::+:::+:::+:::+:::+





        하나님께로 수직으로 향하던 줄이

        어느 날 후두둑~ 그만 끊어진 두레박줄처럼

        어두운 바닥에 가닥가닥 떨어져 버렸다.



        그렇게 썩듯이 가닥가닥 떨어진 줄은

        뱀으로 변해 꿈틀거리며 살아나더니

        내 가슴속에 숨어 들어 와

        종내는 나를 갉아먹더니 뿌리를 내렸다.



        제각기 똬리를 틀기 시작한 것이다.

        어느 놈은 고통으로

        어느 놈은 눈물로, 연민으로, 욕망의 번뇌로,



        그 놈들은 내 가슴 빈 독에

        음흉하게 자리를 틀고 앉아서



        내가 가장 괴로울 때

        어금니를 악물다 못해

        새어나오는 처절한 신음 소리에 맞춰

        기-인 몸을 흔들흔들 내밀어 보이곤 했다.

        아마도 신음소리를

        피리소리보다 더 사랑하는

        그놈들은



        진통이 올 때마다

        그 시커멓고 음산한 독 속에

        슬그머니 나와서는

        죄와 신음과 고통과 질병의

        부스러기를 먹고사는

        바로 그놈들...



        어느 날...

        그래, 어느 날 갑자기

        까맣게 잊고 있다가

        불현듯

        생각난 그놈들...



        내 진통에도 출렁이는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조용하게....

        쉿!!

        누가 그래줄까?

        어느 분이 날 도와주실까?

        그놈들이

        이유 없이 모두 자는 듯 죽어있다면

        아~ 얼마나 좋을까?

        아~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녹슬지 않는 구릿빛 청동 뱀으로

        예배당 첨탑에 피뢰침으로나 걸렸으면 참 좋겠다.



        어쩌면..

        별 모양의 착하고 따스한 뱀이 되어

        그렇게 예전 허물을 벗어두고

        반짝이는 별 모양의 뱀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얼마나 좋을까?



        밤하늘 별로 떠서 살아간다면...





        :::+:::+:::+:::+:::+:::+:::+:::+:::+:::+:::+:::+:::+



        줄긋기를 하자

        반듯하게

        정신 똑 바로 차리고

        예쁜 줄을 긋자.



        밤하늘 반짝이는 별로 뜰 때까지,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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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망을 속이기까지..


      최명희 님의 '혼불' 4권을 읽다가
      마음에 집히는 대목이 있어서 옮겨 써 봅니다.

      *************************************************************************

      일개 이름 없는 아녀자가 제 쓰던 바늘이 부러진 것을 보고 애통히 여겨
      조침문(弔針文)을 쓴 여인이
      있었던 것처럼,
      손때 묻은 바가지 한 짝 깨트린 것을 슬프게 여기어 조표자가(弔瓢子歌)를 애절하게 써서
      마음을 달래며 바가지한테는 침중 위로를 한 글도 있다.

      이러한 노릇이 바로 마음 가진 인간이 저절로 취허게 되는 '짓'이며,
      발전허면 '도리'가 되는 것이다.

      생명없는 바늘 한 개, 바가지 한짝에도 간곡한 제문을 지어 이제는 명을 다한 물건과 사람이
      서로 교감을 할진대, 하물며 우주의 영물이라 하는 사람이랴

      이를 증명하여 소고당(紹古堂)이라고 당호를 쓰던 고씨 부인은 궁체 달필로
      두루마리에 규방가사 한 편을 남기었으니, 이름하여 '조표자가'이다.


      오호통재 오호애재 다락방을 청소하다
      아차실수 손을 놓아 두쪽으로 내었으니
      애닯도다 슬프도다 이바가지 어이하리
      아름답고 고운자태 삼십년을 곁에두고
      너를사랑 하였거늘 차마못내 아까워라
      모시끈에 합쳐보자 에고에고 내바가지

      ........중략


      여름이면 주렁주렁 무겁게 열어 지붕이나 토담에 지천으로 익어 가는 박을 따서
      그 반쪽으로 만든 바가지 한 개도, 하루 이틀 아니요 삼십 년을 곁에 두고 아침저녁 손에 들면
      그 것이 어찌 한낱 물건이리.
      정령이 스밀 일이었다.
      사람의 기운은 독한 것이라

      그 손이 닿는 것은 인(燐)이 묻어 한밤중에도 파랗게 불을 켜고 심지어는 부지깽이나
      몽당 빗자루 같은 것도 쓰다가 아무데나 내버리면 저 혼자 도깨비가 된다.
      저한테 스민 사람의 기운을 이용한 변술인 것이다.

      ***************************************************************************

      (위엣 글은 옮겨 쓴 '혼불'의 일부분 발췌문)



      여기서 나는 정령이 스밀 일이라~~~~ 는 대목에서 이 글이 마음에 와 닿았다.
      나는 옛 조상 님들의 정령이 깃 든 듯한 물건을 정신 없이 좋아한다.
      왠지... 옛 사람들과.. 시공을 초월해서...
      그 정령들을 만나 보고 지고 할 것도 같아.......
      그 가신 분들의 숨결이 들려오기도 하고...
      그 분들의 영혼을 대할 수 있을 것 같아..
      무조건 좋다.

      세월의 때가......오랜 숨결이 묻을 수록...
      난 갓 태어난 빤지레한 물건보다......
      내밀한 많은 이야기가 숨겨진 것 같은... 그런 옛 물건이 너무 좋다.

      인두 하나에도..내 어머님의 숨결을 손결을...
      바느질하시던 모습을 떠올릴 수도 있고.....

      이 물건의 참 주인, 그 삶은..어떠했을까,,,,
      가슴 두근대게 궁금해지기도 한다.
      국궁 하나를 갖다놓고도.....한껏 활시위를 당기고 있는 진지한 순간의 모습을 한
      낯 선 장부의 모습을 떠올리기도 한다.

      어찌 손 때 묻은 한낱 물건인들 그 주인의 성정을 아니 닮을 손가?
      그 주인의 애틋한 보살핌 같은 사랑을 어이 모르랴....

      내가 왜 지금 이 글을 쓰려고 발췌해냈는지...
      ??

      사랑하는 아들을 군에 보내고 남 몰래 눈물짓는 에미들은 아들의 옷을,,받아 드는 날,
      이 세상 모든 어머니들은 눈물을 흘린다.
      그 옷이 바로 아들인 것이다.

      나도 그랬었다.

      내 사랑하는 아들의 체취가 묻어있고...
      내 아들일 것만 같은 껍질을 받아들고 가슴이 미어지지 않을 에미가 이 세상 천지에 어디 있으랴?
      가슴에 안아보다가 쓰다듬어 보다가...
      얼굴에 비벼 보다가 냄새도 맡아보다가...눈믈 방울도 떨구어 보다가...
      도로 가슴에 꽉 껴안듯 품어보다가....
      종내는 가슴 위에 터억 가로막히는 슬픔을 맛본다.

      그 옷은 새로 사 입혀서 보냈을 옷일 수도 있다.
      채 체취가 묻혀질 겨를이 없는 옷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들의 옷임을,
      아들이 내 벗어 던지고 간 옷임에야....
      어찌 가슴이 메이지 않을까?
      어느 에미의 심정이 이와 같지 않을까?


      .....

      그런데...
      이것은 엄청난 비약일까?
      병원에 있으면서....
      물건이나 그 무엇이 아닌 생명에다 이입시켜 생각해 본다.

      생명...
      그 육신, 영혼을 담아 왔던 그릇이 그 수명을 다 하려한다.
      난 보았다.

      숨지는 날까지의 고통 그 이별들...
      숱한 애환들...



      병원 실내 방송을 통해 울려 퍼지던 코드블루의 외침..
      그 외침에, 영혼을 담았던 그릇에서..혼백이 날아간다.
      혼백이 날아 나간다.


      10층 냇과에 내려갔더니....
      사람의 형국이 아니다 이건 악마의 노리갯감이다.
      어쩌면 이리도 처참할 수가...

      양치질을 하다가도 출혈이 멈추질 않는단다.

      얼굴은 짚단같이 붓고...
      피는 줄줄 흘러내린다.
      흉흉하다.

      어찌 애달프지 않으랴...
      하물며..쓰던 바늘이나 바가지 하나 깨어짐에도 서러움이....

      혼백을 담았던 질그릇 육체에..
      금이 간다.

      금이 간다.

      완전히 깨어져서 못 쓰게 되려한다.

      사망은 어디로 가고..
      육신의 고통만 남았는가?
      병원은 사망이 올 때까지 끊임없이 메스를 가한다.

      마치 악마의 시종자라도 되는 양 열심히 난도질해댄다.

      그냥 보내면 안될까?
      그냥 깨끗하게 보내면 안될까?

      10층 내과 질환 쪽으로 가서는 캄캄한 벽을 만난다.
      생명의 절벽을 마주본다.

      나에게 왜 이런 모습을 보여주시는 걸까?
      왜 나에게 이런 시간을 어렵사리 주시는 걸까?
      왜 하나님은?

      왜 가족들에게 정을 들이게 하고 데려가시는 걸까?
      왜 마음에 상처를 주시는 걸까?

      하물며 곁에 두고 쓰던 물건도 그러하거늘...
      사람의 생명을
      정들이게 해 놓고

      싹뚝, 이승과 저승으로 갈라서 매몰차게 탁, 끊어 놓는다.

      그 영혼은 어이하라고
      그 질그릇을 깨 버리시는가?

      마지막 혼불을 훅- 불어 끄시는가?
      흔들거리는 잔명을.. 사정없이 불어 끄시는가?

      유일무이한 질그릇을..깨박치시는가?
      살아 남은 자들의 가슴을 칼로 저며...
      그 저민 곳, 소금을 뿌리듯,
      고춧가루를 뿌리듯, 쓰라리게 만드는..
      .......

      그렇게 떠나ㅡㄴ 영혼들은 어디로 가는가?
      어디로 흘러가는가?

      슬퍼서..애도의 노랫가락조차 나오지 않는 꽉 막힌
      억장 가슴을...어이하라고,
      어이하라고...

      영혼의 허물 , 빈 껍데기....
      나무 등걸 같은 육신을...
      그 옷가지들을 부여잡은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꼭 가려는 자를,
      가는 자를 아무도 막지 못하거늘...
      아무도 막을 수 없거늘...

      손 때 묻은 물건 하나에도 그 정령이 깃든다는데..
      사람과 사람사이에 깃 든 그 정령? 은 누가 어떻게...

      그 파랗게 불켜듯 날 선..
      인불을 어이 감당하라고...

      보낼 때는 보내야한다.
      가려는 사람은 잡지 말아야한다.
      선선히 보내 주어야한다.

      답답하다.
      숱한 금 간 질그릇들을 보며....

      감쪽같은 땜질로
      사망이 눈속임 당할 때까지...
      사망을 속이기까지..

      눈치싸움을 벌인다.
      처절하게..


      2001년 10월 26일
      병원에서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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