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민/憐憫·


이 요 조



떠나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서둘러 가자
모진 채찍에 궁굴어진 네 등짝을 보며 난
단, 두 글자를 쉽사리 헤아려 냈다
차라리 네가 엎디인 긴- 세월의 아픔이
그래 이제야 생각하니 바로 그거더구나
 
'연민'

수 천년 아니 수 만년을 닦아 쓸어 내려도
떠내려가지도 흔들리지도 숨죽여 꿈쩍도 않고 있다가
어느 날 길가던 나그네, 나를 문득 불러 세우고는
뜬금없이 넌, 하늘빛이, 물빛이 곱지 않냐고...물었다.
가던 길 멈추고 퍼뜩 정신차려 고개를 돌려 보니
그제사 나는 끝도 없는 방죽길 안에 갇혀있었고
푸른 하늘이 주는 현기증에 핑글~ 주저앉고 말았구나

그러나 그 때...운 좋게도
나는 그 두 가지 푸른빛을 동시에 다 본 거였다.
정말 내 삶에 있어 진실로 감사할 행운이었지
희망에 감염된 감옥을 그제사 나는 부수기 시작했다.

가자.

그렇게 미련대고 엎디어 있다고
모진 세월의 삭풍이 비켜가더냐 떠나자.
내게 지름길을 안내해 다오
어눌한 내, 발이 미끄러지지 않게
물이끼를 걷어내고 흙이나 솔솔-뿌려다오

희망이 두려운 너들은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저기 끝없는 신작로길 모롱이를 돌아 돌아가면
그래 맞어 바로 거기 서서 늘 눈이 짓무르도록
자유를 향해 기립해서 기다리는 '연민'
나는 그를 꼭 만나야한다.

바람이 차다.
나는 알몸인 그에게로 가서 내 저고리를 벗어 입히고
우린 함께 떠날 것이다.

바람조차도 자유로운 하늘을 향해
부드러운 새의 날개 짓을 익힐 때까지

우직한 바위처럼 고집뿐인
너는
항상 바보다.

 

'겨울날 곡운구곡(강원도 화천)에 누운 바위들'을 보며
중얼거리다. 11월 30일 Photo by Lee yo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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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도



    요즈음,
    엉뚱한 짓이 하고싶어
    글도 잘 써지질 않는다.

    바느질........퀼트,
    누가 또 그러겠지
    '갈롱'이 도졌나 보다고,

    오래전부터 예쁜 색깔의 silk천을 모아왔다.
    바느질에 푹 빠져 보려고
    ...
    근데...
    때 맞춰 명주솜이 생겼다.
    아주 얇프당한 차렵 이불이라도 만들고 싶다.
    조신하게 정성껏 내 손으로 기운,

    온몸이 하고싶은 안달로
    다른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퀼트카페를 찾았다.
    그 것도 배워야 한다기에,
    ........

    퀼트도 예술이네
    마음이 흔들린다.
    예리 공포증이 있는 내가 해낼 수가 있을까?






    *바느질*



    다가 올 겨울,
    흰 눈이 펑펑 쏟아지면
    아무데도 나가지 않고 집안에서만 갇혀
    오로지 바느질만 하며 지내고 싶다.


    딱, 석 달간만 그렇게 지나노라면
    바늘을 쥔 내 손가락 끝으로
    한 땀 한 땀 떠 갈 때마다
    빈-가슴 꽃잎으로 하롱하롱 메워지고


    은폐된 내 그리움의 밀실,
    어두운 동굴에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나오면
    봄은 그제사 마구 한창이겄다.




    이요조
    2003, 11월14





    입으로만 끝낸 퀼트



    감히
    내가 그 어려운 퀼트를 손 대 보겠다고......

    어림도 없는 소리..주제를 알아야지

    초보라 일단 배우러 다녀야 한다는데...
    눈 온 겨울 어디를 나다니기엔 딱 질색이고
    (야심한 밤 빙판길에 슬라이딩..겨우 죽음을 모면한 덕분에/눈 무지 많이 온 2000년 12월)

    이번에
    우리 집에 다녀 간 부산언니에게 동안 퀼트를 꿈꾸며 모아둔 오색영롱한 '실크사틴'을 몽땅 줘 버렸다.
    주고나니 이렇게 홀가분 할 수가,
    실은 언니를 생각해서 그냥 추려둔 것이지(모아둔 게 아니고)
    그 게 어느날 욕심으로 다가와
    언감생심 나도 바느질을 하겠다고 뗏짱을 부려본 거였으니....
    바늘이 두려운 '예리공포증'은 어쩌고??

    우리 친정엄니는 문밖에도 나댕기지 않는 분이셨다.

    관광이라곤 모르고 돌아가셨으니
    기껏해야 미싱을 가지고 노시는 게 유일한 낙이셨다.
    암홀을 알리 없어도 우리들에게 꽃무늬도 예쁜 간땅꾸..브라우스등,,잠옷도 만들어 입히셨다.
    물론 겨울이면 뜨게질을 손에서 놓지 않으셨고,

    독수리 오형제를 여자는 빨강 남자는 하늘색 융으로 해 입히시곤...
    아마도 행복해 하셨으리라~~ 그 게 취미셨다.
    (옛날엔 고운 융이 무지 흔했던 것 같다)


    나는 미싱이라야 겅중겅중 직선으로 밖에 박을 줄 모르는데...

    얼마 전
    부산, 언니네 갔더니
    언니가 나를 작은 방으로 와 보란다

    무심코 따라 들어 갔다가...
    우와~~ 나는 탄성을 질렀다.
    세상에나 난 돈주고 산 물건인줄 알았다.

    한복집에서 조각천을 얻어다 만들어 논
    밥상보..베게잇....

    "니 엄마 닮았네?" 그러면서 부러워서 뒤적거리기만 했지

    욕심많은 난 그래도 그 것 하나 달라는 소린 차마 안했다.

    힘들게 만든 것 실컷 자랑 좀 하고 살으라고....나중에 많이 만들어서 주겠단다

    난 "응"하고 건성 대답했다.

    이번엔 며느리가 첫 친손녀를 안겨서...
    며느리가 1월 달에 출근하면 애기를 봐줘야 한단다 (바보!! 고생을 싸서 하는구먼)
    제법 조각천 보퉁이가 큰데도 언니는 분당 조카네 가는 버스에 올랐다. (조계사 앞까지만 데려다 줌)

    "응, 실크 바느질은 양 사이에 신문지를 넣고 박으믄 돼..그런 다음 뜯어내믄 돼~~"
    이론만 훤한 나는 언니를 가르친다.

    가는 언니 뒤에다 대고 한마디는 했다.

    "잘 되면 나 하나 만들어 주든지..~~"

    이로써...
    올겨울 바늘귀를 부여잡고 눈 찡그리는 일은 이제 하지 않아도 된다.

    아..

    어깨가 왜 이리 시원하게 펴지는 걸까??

    퀼트여 안녕~~

    대책없는 나의 갈롱이여 영원히 안녕~~~~~


    이요조
    2003, 12월03














    일본작가들의 퀼트 작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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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촉도/歸蜀道



        눈물 아롱 아롱
        피리 불고 가신님의 밟으신 길은
        진달래 꽃비 오는 西域 三萬里.
        흰옷깃 염여 염여 가옵신 님의
        다시오진 못하는 巴蜀 三萬里.

        신이나 삼어줄ㅅ걸 슲은 사연의
        올올이 아로색인 육날 메투리.
        은장도 푸른날로 이냥 베혀서
        부즐없은 이머리털 엮어 드릴ㅅ걸.

        초롱에 불빛, 지친 밤 하늘
        구비 구비 은하ㅅ물 목이 젖은 새,
        참아 아니 솟는가락 눈이 감겨서
        제 피에 취한새가 귀촉도 운다.
        그대 하늘 끝 호을로 가신 님아


        서정주

        ☞귀촉도/김두수 노래




    -----------------절----------------취----------------선------------------





        그리운 이여



        당신 보세요
        당신 떠나신지 여러 해
        저는 늘 텅-빈 껍데기 가슴으로 삽니다.

        며느리가 그러데요
        제가 전에는 안 그랬었는데..
        요즘들어 부쩍
        당신의 예전 습관 그대로 흉내내고 있다고요
        무심결에 날 쳐다 보는 며늘아긴.. 더러 기이할 때가 많다는군요.

        잠자는 모습이나...
        코고는 모습..... 밥먹는 모습,
        헛기침하는 것까지도
        영낙없이 당신을 닮아 간다네요.
        어찌 안그러겠어요
        우리가 함께 한 햇수만도 거의 70년을 살았는데요.

        당신, 무료해지면 늘 손으로 입술을 뜯는 버릇이 있었지요?
        제가 "왜 그러세요? 아무 것도 없구먼"
        하며 늘 타박하던 말 기억나시나요?
        요즘엔 제가 그러고 있다네요 글쎄~

        저도 몰랐었는데...
        의식없이 그저 망연히 앉아서는
        당신 하던 습관 그대로 따라 한다네요
        제 자신도 깜짝 깜짝 놀랄 때가 있는데..
        며늘애기가 왜 놀라지 않겠어요?


        요근래 들어서는 정신이 깜빡거려 앞뒤를 잊어서
        섬칫해지는 일이 종종 있곤 한답니다.


        당신이 그리우면..
        당신은 내 안에 기꺼이 들어 와 존재해서 그러는 것일까요?

        잘은 모르지만 당신이 모질게도 그리운 건 사실입니다.
        요즘엔 간혹 당신이 높으당한 언덕배기에 서서
        "어서오라" 손짓하고 계시는 것도 같고

        어쩌면 나는 염려말고 더 있다 오라고 손사레 짓을 하시는것도 같고
        도통 갈피를 못 잡겠더군요.

        어떤 날은 삭신이 쑤셔 착 까라질라치면
        당신이 마치 제곁에서 근심스레 쳐다보는 것도 같고

        "자 일어나야지~" 하며, 등 떠밀어 수저를 손에 들려 주시기도 해요.

        보고싶어요 당신,
        "날, 얼른 데려 가줘요. 제가 자는 사이에..."

        날씨가 추워지네요

        벌써 겨울 문턱이랍니다.

        또 한 해가 다 지나가는데....
        .
        .
        .
        .
        .
        .
        .
        .
        .
        .


        米壽를 사시는 엄니가 늘 웅얼거리십니다. 가만히 귀담아 들어보니

        "보쏘..야~ 자는 잠에....마 자는 잠에, 지발 날 델꼬 가주쏘..."




        子婦/이요조






    -사랑이란(What Is Love)-김영동

    ☞귀촉도/김두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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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도*



      '오이도'(烏耳島)에 갔었다.
      '오이도'에서 시화방조제를 죽- 따라
      곧장 들어간 곳이 말로만 듣던 대부도!
      바다처럼 마냥 널따란 시화호! 그리고
      시화방조제! 대부도 에서 얼마가지 않아
      바로 물길이 열린다는 '제부도'도 곁에 있는
      '모세의 기적' '홍해의 기적'이라는
      하루에 두 번 열리는 바닷길이 이젠
      그 높이마저 돋구어서
      장장 8시간 동안이나 열린다는데,
      TV로만 익히 알던 제부도 구경은 호미도
      복장도 갖추고 준비해야 할 다음으로
      미루고 우선 대부도만 둘러보기로 했다.

      서해안에서 제일 큰 섬,
      대부도(大阜島)는 큰 언덕이라는
      뜻이라는데 대부도는 인천에서 남쪽으로
      34.9km 거리에 있고 동경 126。 25',
      북위 37。 15'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면적 40.34㎢의 지형은 낮은 구릉성












      산지이며, 해안선의 드나듦이
      복잡한 섬이란다. 섬의 북쪽에는
      해발고도 168m 황금산이 있어서
      그 축을 이루고 있다고도..

      초겨울 날씨가 찌뿌듯하니 흐리다
      시야가 뿌우연 해서 카메라를 들이대도
      잘 나오지도 않게 생긴 풍경을
      폰카메라에 열심히 담았다.

      차안에서 시화 방조제를 한참을 가며
      대체 이 길이가 얼마나 될까?
      가도 가도 당최 끝이 날 것 같지 않은..
      연 전에 서산을 가면서 둑방길 같은
      대호방조제(7.1㎞)를 지나쳤는데,
      가히 긴 둑길이 장관 이였는데,
      시화방조제는 양옆으로 보이는 물을
      가르면서 달려선지
      마치 먼- 바다를 향해 이륙하려고
      활주로를 달리는 기분이었다.













      방조제 길이가 무려 12㎞라니 참으로 놀랍지 않은가?
      때맞추어 금상첨화로 안개까지 가세하니,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임에 분명하다.
      군데군데 카메라만 없다면 가히 흠 잡을 데 없는
      절호의 '아우토반'인데..

      서울에서 1시간30분 내에
      쉽게 찾을 수 있는
      수도권 최대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는 대부도, 그 주변은 선감도,
      불탄도, 풍도, 육도등 5개의 유인도와
      중육도, 미육도, 말육도, 변도(辨島, 고깔섬),
      잠도(蠶島, 누에섬), 흘관도(訖串島, 매추리섬),
      터미섬, 큰터미섬, 할미섬, 외지도, 대가리도
      (大加里島), 소가리도(小加里島) 등
      12개의 무인도가 더 있다 한다.

      아름답지 않은 황혼이
      어디에 있을까마는
      가는 길 멈추고 돌아본다는 [대부도 낙조]












      11월의 서해 일몰은
      유난히 처연한 아름다움이 있다던데
      안개가 많이 낀 날씨라
      시야가 썩 좋질 않다.
      가까이 있는 작은 섬이 그나마 겨우 보일 정도
      저녁 무렵인데..
      그 좋다던 일몰의 장관은커녕
      수평선도 뵈질 않고
      겨우 바다 가까운 데만 보일 지경이니..원!

      작은 고깃배들이 올망졸망..
      인근연해에 떠 있었다.
      벌써 조업을 끝냈을까?
      아니면 나가지 않았을까?
      저 작은 배들은 경기 쪽이라
      지난 여름 태풍,
      매미의 위력 따윈 내, 알 바 없는
      엄마 품속 같은 서해의
      안개 속, 잔잔한 고요함 속에 떠 있는
      한 폭의 수묵담채화가 정녕 아니던가?












      시화방조제
      경기 시흥시 정왕동(正往洞) 오이도와
      안산시 대부동(大阜洞) 방아머리를 잇는
      방조제로서 길이 총 연장 12km.
      농어촌진흥공사가 대단위 간척종합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1987년 6월부터 1994년
      2월까지 6년 반에 걸친 대단한
      공사 끝에 완공했다 한다.

      마침 방조제 끄트머리인 뱃머리(ㅋㅋ~ 리리 중복)
      [방아머리]에 이르자 배가 막 도착했다.
      차에서 내려서자 갯 내가 훅 끼쳐왔다.
      신기한 것을 처음 보는 아이처럼 날래
      쫓아가선 가까이 다가갔다.
      차(車)와 관광객을 같이 실어 나르는 배다
      '대부페리호'라고 하는데...
      인천에서 오는 여객선으로 차와 사람을
      함께 실어 나른단다.사람들이 먼저 쏟아지듯
      내리고 나니 이젠 차들이 내릴 준비를 한다.
      해서 또 한 컷, 찰칵!













      들물(밀물) 때라 바로 내 발아래서
      물이 장난질 치듯 찰방대며
      야금야금 기어오른다.
      아! 살아있다.
      모든 게...
      바닷가에 오니
      모든 게 활어처럼 비늘을 번득이며
      살아 오름의 氣를 느끼게 한다.

      찰싹이며 밀려오는 물이 그러하고...
      시끄럽게 수런대는 사람들의
      어기찬 목소리도 그러하고...
      덩달아 두근대는
      내 심장 박동이 그러하고..

      오이도에 볼 일이 있어서 급히 나오느라
      유람차 계획한 마실이 아닌고로, 대부도까진
      오리라곤 상상도 못한터라 카메라도 미처
      준비를 못해 핸드폰으로 연신 찍어대는 나를
      동행은 은근히 놀려먹는다.












      '소녀 같다'는 말이 그 말이겠지
      해서 주머니에다 핸폰을 슬그머니 집어넣었다.
      어찌되었건
      차암 좋다, 역시 부산 태생이라
      바다 냄새만 맡아도
      고향냄새, 혹은 엄마 냄새로도 여겨질 정도니...
      바닷가에는 무시로
      바람의 횡포가 웬만해야지
      손바닥만한 그 무엇만 있어도
      세게 펄럭이는 소리를 낸다.
      손바닥만한 바람막을 꺼리만 있으면
      마구 뒤흔들어 댄다
      바바리 자락이 태극기가 바람에 날리듯
      드세게 펄럭거린다.
      아니 무슨 천막이나 뒤흔드는
      소리처럼 민망하게도 요란시럽다.
      그러나 초겨울인데도 그 바람이
      싫다거나 모질게 차다거나
      그런 느낌은 전혀 아닌,
      친근감 있는 상쾌한 바람...바람이다.












      이럴 때 스카프라도 있어 바람에 폴~ 폴~~
      날려 준다면 더 멋있을 텐데...
      괜히 목에다 둘둘 감아 코트 안에다
      깊숙이 꽁꽁 싸매 두었으니...
      그렇다고 도로
      끄집어내어 갈롱지게 다시 쪼맬 수도 없고
      아서라 그러다 아까운 실크스카프만
      괜시리 용궁에다 쩍팔리게 상납할라(ㅎ~~)

      긴- 방파제 한 켠으로 포장마차 같은
      횟집들로 죽-늘어선 모습이 즐비했고
      또 한 켠으로는 상인들이 쌓아둔
      지저분한 잡동사니 물건들로 어수선했으나,
      어쩌랴 짠 해풍이 말갛게 씻겨주고 있어
      아무시랑도 않을 꺼인데..
      횟집 앞에 전시하듯 죽 늘어 논
      많은 *다라이들 속에는 활어들이
      싱싱하게 살아 퍼덕이고 있었다.
      상인들의 호객행위에 괜히 머쓱해져선
      펄떡이는 활어 낯짝도 종당에 못 찍고 말았다.












      부산 남부민동이 안태 고향인지라
      부근 송도 해수욕장은
      지금도 눈감으면 손에 잡힐 듯 선한..
      30여년 전,
      수상가옥처럼 절반은 물 위에 지어진
      술집 찻집..카페..등...
      출렁다리를 건너가면 횟집이 있고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케블카도 타보고
      여름날 무지 복작이는 인파도 싫진 않지만,
      여름날 화려한 밤바다도 좋지만,
      겨울 밤바다로는 정말 멋진 곳이었지
      발밑으로는 파도소리가 들리고
      창문으론 검은 바다가 넘실대는
      반짝이는 야경 불빛 속에 넘쳐나는
      팝송 멜로디는 밤바다를 가득 메우고도 남아
      젊디젊어 뜨겁던 가슴도 흘러 넘치도록 채워주던
      낭만 속에 젊음을 한껏 물 말아먹던
      그런 호시절도 있었건만~~
      에구!!
      클~클~












      대부도를 나와서
      오이도(烏耳島)의
      바다의 야경이 환히 내려다보이는
      이층 횟집에서 모처럼 백세주 한 잔에
      우럭매운탕을 시켜놓고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먹었다.

      시장했을까? 잘 먹고 나니
      그제사 눈에 들어오는
      서빙하는 아가씨가 유난히 곱다.

      조선족인데 나이를 물어보니
      36세란다.
      "어! 이상하다! 그럼 아줌마잖어?"
      "조선족은 실제 나이를 한 열 살은
      통상 낮춰 짐작해야는데.."
      "그래요 맞아요"
      족한 긍정에서 비롯한 재빠른 대답이다.
      문화가 뒤진 그만큼 조선족들은
      겉늙어 보인다는 게 사실이다.












      "애기 엄만, 워낙에 곱게 생겨서
      전혀 아니네요 말투도 그렇고.."
      뜻밖의 칭찬에 고운 웃음의
      친절한 서빙이 즐겁다.
      손님인 우리도 덩달아 즐겁고,
      모쪼록 돈 많이 벌어 가라는
      덕담을..팁에 얹어 주었지만 그나저나
      불법 체류자는 아닌지 별 걱정이 다 된다.
      엄격히 말해 우린 같은 피를 나눈 한 민족이
      아니던가? 해외 노동자 문제가 이슈화한지
      오래건만 마땅한 대안은 요원하고,
      하루속히 원만한 처리법안이 통과되면 좋겠다.

      이쯤에서 민생고를 해결하고
      커피까지 마시고 나니 그제사
      잘 찍는? 사진 생각도 슬슬 나고 해서
      바닷가로 죽 늘어선 가로등을 찍었더니
      자체 후래쉬 내장형이 아니라 그런지
      식당 안 풍경이랑 포개져서
      *이*요*조악한 그림만 낳고 말았다.












      비록
      서해안의 장관이라던
      일몰은 보지 못했지만
      11월의 서쪽 바다 속으로
      침몰하듯 사라지는
      일몰의 장관은
      훼방꾼 안개 탓에 깨져 버렸지만
      초겨울 바다 야경을 내, 곁에다
      앉혀두고 안주 쏠쏠한 저녁상에
      반주까지 한 잔 쭈악~ 걸쳤으니
      내, 이만하면 우예 족하지 않으리~

      그리고 예쁜 조선족 언니의
      깍듯한 배웅마저 받았으니...
      나는 세상 한 가운데 선 나를 알고
      그런 사치스러운 망상에서
      너무 억울해 하진 않으리~
      귀로에 선 해외노동자들 근로자
      법이 조속히 해결 나기를 바라는
      진정 기도하는 마음으로......()













      오늘, 모처럼 해조음에
      세상사에 늘 찌들려 온
      내, 귀가 진정 즐겁지 않았던가?
      공해에 늘 막혀 비염으로 킁킁대던 내, 코가
      오랜만에 갯내음에 취하지 않았던가?
      샴푸향내로 가렸지만 늘 시들시들 죽어가던
      내, 머리카락이 짭쪼롬한 해풍에 말갛게
      씻기질 않았던가?
      진홍같이 찌든 세상에 오염되어 끝없는 두통과
      붓기에 시달리던 몸이 적당한 간-끼에
      절궈져 독소가 빠져나고 눅진한 바다 안개 바람 속에
      한없이 원 없이..나부끼려,
      내, 밀폐된 삶 속에서 불거지듯 나와
      거풍(擧風)시키려
      온몸이 휘날리던 하루가 진정 아니었던가?

      참으로 신선한....


      사진:글/이요조










      다라이 - たらい

      다라이 - たらい: 함지박, 큰대야. 일본에서 쓰고있는 たらい란 말이 순수 한국어 라고 합니다.
      일본어가 아니고 순수한국어 입니다. 우리고어 고려초 손목이 지은 계림유사11c에는[盂曰大耶]
      [대야]로 표기되어 있고 훈민정음 해례용자 에는 [다야]로 표기 훈몽자회에도 [다야]로 표기 되어
      있음을 볼때 대야를 만들어 쓴것은 신석기 시대로 추정합니다.
      토기로 최초 사용했을 것으로 보는데 100년전만해도 질그릇으로 만든 자백이를 사용한기록이
      나옵니다 흙의 고어는 [딜]-->딜그릇-->질그릇 자백이도 흙의 어원 입니다.

      대야의 고어형은 닫-->달-->다라-->다아-->대아-->대야로 변이 된것으로 추정합니다.
      일본어는 우리 조어 다라가 건너갔습니다.달의 뜻은 딜[土]입니다. 언어변이를 추정하면 bc 3~4c로
      야요이인들이 한반도에서 살다가 북방의 철기문명의 부족들이 내려와 쫓기어 도일할때 말만 건너
      가 간것이 아니고 사람째 건너갔습니다.

      몽고어 흙에 대한 어원은 [tara;野][tariya;田]이고 위그르어[tara;野原]와 우리말 질그릇과 동원어
      어원으로 봅니다.[tsutsi;土]日 도 한국어 고어 닫-->tat-->tsutsi]로 변이됩니다.
      강원 지방의 방언 [다래.다라]는 일본어가 아니고 우리고어 입니다.따라서 한국에서 나간 우리고어가
      일본어 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언어는 글 모르는 사람들이 주체입니다.
      그 사람들에 의해 변이 발전된다는 사실을 알고 음운연구에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어[koi;愛,돐;tosi年;닭;tori;鳥.달;tsuki 해;hi]신체어 천체어 유아어 수사]모두 한국고어와
      일치 합니다. -웹검색에서-









    *들리는 곡은 소지로의 오카리노 연주로 듣는 '대황하'



    =======================================================================







    *전문*


    '오이도'(烏耳島)에 갔었다.
    '오이도'에서 시화방조제를 죽- 따라 곧장 들어간 곳이 말로만 듣던 대부도!
    바다처럼 마냥 널따란 시화호! 그리고 방조제! 대부도 에서 얼마가지 않아 바로 물길이 열
    린다는 '제부도'도 곁에 있는 '모세의 기적' '홍해의 기적'이라는 하루에 두 번 열리는 바닷길
    이 이젠 그 높이마저 돋구어서 장장 8시간 동안이나 열린다는데, TV로만 익히 알던 제부도 구경
    은 호미도 복장도 갖추고 준비해야 할 다음으로 미루고 우선 대부도만 둘러보기로 했다.

    서해안에서 제일 큰 섬, 대부도(大阜島)는 큰 언덕이라는 뜻이라는데 대부도는 인천에서 남쪽
    으로 34.9km 거리에 있고 동경 126。 25', 북위 37。 15'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면적 40.34㎢의
    지형은 낮은 구릉성 산지이며, 해안선의 드나듦이 복잡한 섬이란다. 섬의 북쪽에는 해발고도
    168m 황금산이 있어 그 축을 이루고 있다는데...

    초겨울 날씨가 찌뿌듯하니 흐리다.
    시야가 뿌우연 해서 카메라를 들이대도 잘 나오지도 않게 생긴 풍경을 폰카메라에 열심히 담았다.

    차안에서 시화 방조제를 한참을 가며 대체 이 길이가 얼마나 될까?
    가도 가도 당최 끝이 날 것 같지 않은.. 연 전에 서산을 가면서 둑방길 같은 대호방조제(7.1㎞)를
    지나쳤는데, 가히 긴 둑길이 장관 이였는데, 시화방조제는 양옆으로 보이는 물을 가르면서 달려선
    지 마치 먼- 바다를 향해 이륙하려고 활주로를 달리는 기분이었다.

    시화방조제는 무려 12㎞라니 참으로 놀랍지 않은가? 때맞추어 금상첨화로 안개까지 가세하니,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임에 분명하다.
    군데군데 카메라만 없다면 가히 흠 잡을 데 없는 절호의 '아우토반'인데..

    서울에서 1시간30분 내에 쉽게 찾을 수 있는 수도권 최대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는 대부
    도, 대부도 주변은 선감도, 불탄도, 풍도, 육도등 5개의 유인도와 중육도, 미육도, 말육도, 변도(辨
    島, 고깔섬), 잠도(蠶島, 누에섬), 흘관도(訖串島, 매추리섬), 터미섬, 큰터미섬, 할미섬, 외지도,
    대가리도(大加里島), 소가리도(小加里島) 등 12개의 무인도가 더 있다 한다.

    아름답지 않은 황혼이 어디에 있을까마는 가는 길 멈추고 돌아본다는 [대부도 낙조]

    11월의 서해 일몰은 유난히 처연한 아름다움이 있다던데 안개가 많이 낀 날씨라 시야가 썩 좋질 않
    다. 가까이 있는 작은 섬이 그나마 겨우 보일 정도 저녁 무렵인데..
    그 좋다던 일몰의 장관은커녕 수평선도 뵈질 않고 겨우 바다 가까운 데만 보일 지경이니..원!

    작은 고깃배들이 올망졸망..인근연해에 떠 있었다. 벌써 조업을 끝냈을까? 아니면 나가지 않았을까?
    저 작은 배들은 경기 쪽이라 지난 여름 태풍, 매미의 위력 따윈 내, 알 바 없는 엄마 품속 같은 서해의
    안개 속, 잔잔한 고요함 속에 떠 있는 한 폭의 수묵담채화가 정녕 아니던가?


    시화방조제는 경기 시흥시 정왕동(正往洞) 오이도와 안산시 대부동(大阜洞) 방아머리를 잇는 방조제
    로서 길이 총 연장 12km. 농어촌진흥공사가 대단위 간척종합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1987년 6월부터
    1994년 2월까지 6년 반에 걸친 대단한 공사 끝에 완공했다 한다.

    마침 방조제 끄트머리인 뱃머리 방아머리(ㅋㅋ~ 리리 중복)에 이르자 배가 막 도착했다.
    차에서 내려서자 갯 내가 훅 끼쳐왔다.
    신기한 것을 처음 보는 아이처럼 날래 쫓아가선 가까이 다가갔다.
    차(車)와 관광객을 같이 실어 나르는 배다 '대부페리호'라고 하는데...인천에서 오는 여객선으로
    차와 사람을 함께 실어 나른단다. 사람들이 먼저 쏟아지듯 내리고 나니 이젠 차들이 내릴 준비를
    한다. 해서 또 한 컷, 찰칵!


    들물(밀물) 때라 바로 내 발아래서 물이 장난질 치듯 찰방대며 야금야금 기어오른다.
    아! 살아있다.
    모든 게...바닷가에 오니 모든 게 활어처럼 비늘을 번득이며 살아 오름의 氣를 느끼게 한다.

    찰싹이며 밀려오는 물이 그러하고...
    시끄럽게 수런대는 사람들의 어기찬 목소리도 그러하고...
    덩달아 두근대는 내 심장 박동이 그러하고..

    오이도에 볼 일이 있어서 급히 나오느라 유람차 계획한 마실이 아닌고로, 대부도까진 오리라곤
    상상도 못한터라 카메라도 미처 준비를 못해 핸드폰으로 연신 찍어대는 나를 동행은 은근히 놀려먹는다.


    '소녀 같다'는 말이 그 말이겠지, 해서 주머니에다 핸폰을 슬그머니 집어넣었다.
    어찌되었건 차암 좋다, 역시 부산 태생이라 바다 냄새만 맡아도 고향냄새, 혹은 엄마 냄새로도 여겨
    질 정도니...바닷가에는 무시로 바람의 횡포가 웬만해야지 손바닥만한 그 무엇만 있어도 세게 펄럭
    이는 소리를 낸다.
    손바닥만한 바람막을 꺼리만 있으면 마구 뒤흔들어 댄다.
    옷자락이 태극기가 바람에 날리듯 드세게 펄럭거린다.
    아니 무슨 천막이나 뒤흔드는 소리처럼 민망하게도 요란시럽다.
    그러나 초겨울인데도 그 바람이 싫다거나 모질게 차다거나 그런 느낌은 전혀 아닌, 친근감 있는 상
    쾌한 바람...바람이다.


    이럴 때 스카프라도 있어 바람에 폴~ 폴~~ 날려준다면 더 멋있을 텐데...괜히 목에다 둘둘 감아 코
    트 안에다 깊숙이 꽁꽁 싸매 두었으니...그렇다고 도로 끄집어내어 갈롱지게 다시 쪼맬 수도 없고
    아서라 그러다 아까운 실크스카프만 괜시리 용궁에다 쩍팔리게 상납할라(ㅎ~~)

    긴- 방파제 한 켠으로 포장마차 같은 횟집들로 죽-늘어선 모습이 즐비했고 또 한 켠으로는 상인들이
    쌓아둔 지저분한 잡동사니 물건들로 어수선했으나, 어쩌랴 짠 해풍이 말갛게 씻겨주고 있어 아무시랑
    도 않을 꺼인데.. 횟집 앞에 전시하듯 죽 늘어 논 많은 *다라이들 속에는 활어들이 싱싱하게 살아 퍼
    덕이고 있었다. 상인들의 호객행위에 괜히 머쓱해져선 펄떡이는 활어 낯짝도 종당에 못 찍고 말았다.


    부산 남부민동이 안태 고향인지라, 부근 송도 해수욕장은 지금도 눈감으면 손에 잡힐 듯 선한....
    30여년 전, 수상가옥처럼 절반은 물 위에 지어진 술집 찻집..카페..등...출렁다리를 건너가면 횟집이
    있고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케블카도 타보고 여름날 무지 복작이는 인파도 싫진 않지만, 여름날 화려
    한 밤바다도 좋지만, 겨울 밤바다로는 정말 멋진 곳이었지 발밑으로는 파도소리가 들리고 창문으론 검
    은 바다가 넘실대는 반짝이는 야경 불빛 속에 넘쳐나는 팝송 멜로디는 밤바다를 가득 메우고도 남아
    젊디젊어 뜨겁던 가슴도 흘러 넘치도록 채워주던 낭만 속에 젊음을 한껏 물 말아먹던 그런 호시절도
    있었건만~~ 에구!! 클~클~


    대부도를 나와서 오이도(烏耳島)의 바다의 야경이 환히 내려다보이는 이층 횟집에서 모처럼 백세주 한
    잔에 우럭매운탕을 시켜놓고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먹었다.
    시장했을까? 잘 먹고 나니 그제사 눈에 들어오는 서빙하는 아가씨가 유난히 곱다.
    조선족인데 나이를 물어보니 36세란다.
    "어! 이상하다! 그럼 아줌마잖어?"
    "조선족은 실제 나이를 한 열 살은 통상 낮춰 짐작해야는데..."
    "그래요 맞아요"
    족한 긍정에서 비롯한 재빠른 대답이다. 문화가 뒤진 그만큼 조선족들은 겉늙어 보인다는 게 사실이다.
    "애기 엄만, 워낙에 곱게 생겨서 전혀 아니네요 말투도 그렇고.."
    뜻밖의 칭찬에 고운 웃음의 친절한 서빙이 즐겁다. 손님인 우리도 덩달아 즐겁고, 모쪼록 돈 많이 벌어
    가라는 덕담을..팁에 얹어 주었지만 그나저나 불법 체류자는 아닌지 별 걱정이 다 된다. 엄격히 말해
    우린 같은 피를 나눈 한 민족이 아니던가? 해외 노동자 문제가 이슈화한지 오래건만 마땅한 대안은 요
    원하고, 하루속히 원만한 처리법안이 통과되면 좋겠다.

    이쯤에서 민생고를 해결하고 커피까지 마시고 나니 그제사 잘 찍는? 사진 생각도 슬슬 나고 해서 바닷
    가로 죽 늘어선 가로등을 찍었더니 자체 후래쉬 내장형이 아니라 그런지 식당 안 풍경이랑 포개져서
    *이상 *요상 *조악한 그림만 낳고 말았다.


    비록 서해안의 장관이라던 일몰은 보지 못했지만, 11월의 서쪽 바다 속으로 침몰하듯 사라지는 일몰의
    장관은 훼방꾼 안개 탓에 깨져 버렸지만 초겨울 바다 야경을 내, 곁에다 앉혀두고 안주 쏠쏠한 저녁상에
    반주까지 한 잔 쭈악 걸쳤으니 내, 이만하면 우예 족하지 않으리~

    그리고 예쁜 조선족 언니의 깍듯한 배웅마저 받았으니... 나는 세상 한 가운데 선 나를 알고 그런 사치
    스러운 망상에서 너무 억울해 하진 않으리~
    귀로에 선 해외노동자들 근로자 법이 조속히 해결 나기를 바라는 진정 기도하는 마음으로........()



    오늘, 모처럼 해조음에 세상사에 늘 찌들려 온 내, 귀가 진정 즐겁지 않았던가?
    공해에 늘 막혀 비염으로 킁킁대던 내, 코가 오랜만에 갯내음에 취하지 않았던가?
    샴푸향내로 가렸지만 늘 시들시들 죽어가던 내, 머리카락이 짭쪼롬한 해풍에 말갛게 씻기질 않았던가?
    진홍같이 찌든 세상에 오염되어 끝없는 두통과 붓기에 시달리던 몸이 적당한 간-끼에 절궈져 독소가
    빠져나고 눅진한 바다 안개 바람 속에 한없이 원 없이...나부끼려,

    내, 밀폐된 삶 속에서 불거지듯 나와 거풍(擧風)시키려
    온몸이 휘날리던 하루가 진정 아니었던가?

    참으로 신선한....


    사진:글/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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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어공주





            인어 공주는
            왕자님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단 한번이라도 사람이 되어
            왕자님을 한 번만 더 볼 수 있다면...
            뭍으로 나갈 수만 있다면...

            요술할멈에게 찾아갔습니다.
            다리가 온전한
            사람이 되게 해 달라고 애원했습니다.

            요술할멈은
            다리를 만들어 주는 대신
            인어 공주의 예쁜 목소리와 바꾸자고 했습니다.
            선뜻 그러마고 약속을 한
            인어 공주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막상
            그리던 왕자님을 만났지만...
            말은 한마디도 할 수 없었습니다.

            인어 공주가
            한 걸음씩 내 딛을 때마다
            다리는 말못할 통증으로
            아파 왔습니다.

            ......................

            그랬지요.
            저, 공주병에 걸렸어요.
            요즘엔 제가 인어 공주가 된 착각마저 든답니다.
            어쩌다
            왕자님(컴퓨러 단말기)의 매력에 빠져
            허우적대는....

            종내는
            비싼 대가를 지불하고도
            그리운
            왕자님을 가까이 합니다.

            한 걸음씩,,
            걸을 때마다
            점점 더 해 가는 고통,

            심한 편두통
            어깨 결림에
            잠 못 이루면서,
            안구 건조증에 시달리면서도
            종내는
            왕자님을 포기하지 못합니다.

            아마도
            물거품으로
            사라질 때 쯤이면
            제대로 정신이 들려나 봅니다.

            별 것 아닌 것이
            별 것으로 다가와서는
            저를 침몰시킵니다.

            그 사랑의 중독증이
            불면의
            통증을 유발시킵니다.

            요즘엔..
            일부러 외출도 하고
            왕자님을 외면도 하고
            모른 척 해보기도 하지만

            마음은
            오로지 왕자님뿐입니다.

            "사랑합니다"

            그러나 진정 물거품은 되기 싫은
            이 아이러니를 대체 어이해야 한답니까?



            이요조




    music:인어공주(under the sea)








    http://inha.net/yojo/
    http://column.daum.net/yojola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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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삶의 떨켜*


          낙엽여행

          강원도 홍천,
          대명 비발디파크의 참나무 군락지인 산책로,
          가도 가도 온통 낙엽 뿐일 것 같은 호젓한 산길을
          지천으로 널린 갈색 낙엽에 지쳐 컥 숨이 막힐듯한 호흡을 고르며 걸으며..

          푹-푹...빠지도록 차곡 차곡 쌓인 낙엽을 발목이 시도록 밟으며...
          떡갈나무, 상수리.....(갈참,굴참,졸참,신갈)잎새들이 바닥에 나뒹굴고
          건듯부는 바람에도 맥없이 마구 날리는 마지막 잎새를 처연히 맞으며..
          (하늘 한 번 바라다 보고)
          절대자는 무엇 하나라도 그저 만들지 않으셨다 하셨거늘,
          낭만보다는 떨어져 누운 낙엽에 대해, 생각을 하며 걸었다.

          떨켜가 없는 낙엽들은 작은 바람에도 비처럼 쏟아져 내린다.
          그, 떨켜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알았다.
          떨켜?
          우리 삶의 진정한 떨켜를 견주어 생각해 보았다.


          파티가 절정일 때 사라진 신데렐라가 아름답듯이…….
          파티의 파장은 쓸쓸하고 추하다.

          떠날 수 있을 때 떠날 수 있음은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시간 맞추어 기차역에 나가듯 때 맞추어 갈 수 있는 인생,
          약간은 아쉬운듯한 나머지 생에게 손을 흔들어 주며
          그렇게 아름답게 떠나고 싶다.

          그런 기특하고도 소중한 [떨켜]가 내게도 존재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
          마지못해 바람에 우수수~ 떨어지는 그런 나무보다는....
          종당에는 참한 떨켜로 이生을 예쁘게 마감하고 싶다는 생각이
          엄살끼 유난한 구물잡담(口勿雜談)이런가?
          적어도 늘그막에 누레오치바(젖은 낙엽)는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보며 제법 쌀쌀해진 오후, 일몰 전 산책길을 서둘러 내려왔다.


          이요조/2003년 만추에


          떨―켜[명사] 낙엽이 질 무렵, 잎꼭지가 가지에 붙은 곳에 생기는
          특수한 세포층. 수분을 통하지 못하게 하여 잎이 떨어지게 하며,
          잎이 떨어지면 그 떨어진 자리를 보호함.



          낙엽끼리 모여 산다

          낙엽에 누워 산다./낙엽끼리 모여 산다./지나간 날을 생각지 않기로 한다./
          낙엽이 지는 하늘가에/가는 목소리 들리는 곳으로 나의 귀는 기웃거리고/
          얇은 피부는 햇볕이 쏟아지는 곳에 초조하다./
          항시 보이지 않는 곳이 있기에 나는 살고 싶다./
          살아서 가까이 가는 곳에 낙엽이 진다./
          아, 나의 육체는 낙엽 속에 이미 버려지고/
          육체 가까이 또 하나 나는 슬픔을 마시고 산다./
          비 내리는 밤이면 낙엽을 밟고 간다./비 내리는 밤이면 슬픔을 디디고 돌아온다./
          밤은 나의 소리에 차고/나는 나의 소리를 비비고 날을 샌다./낙엽끼리 모여 산다./
          낙엽에 누워 산다./보이지 않는 곳이 있기에 슬픔을 마시고 산다./
          (시집 {하루만의 위안}, 1950)/- 조병화






          靑山이 숲을 이룬 곳에는/ 뭇 생명이 자란다. 숨을 헐떡이며/
          개울이 자라고 나무가 자라고, 하찮은 풀잎이나 못쓰는 돌멩이도 자라서/
          계곡을 심고, 그곳에 뭇 짐승을 키운다.(윤중호의 시 '靑山은 부른다 3'에서) 1)



          시몬, 나무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바람...



          다 주어버린 낙엽은 식물이 쓰다버린 쓰레기가 아니다.
          나무가 잎을 만들어 광합성을 하고,
          힘이 다하여 다음을 약속하며 떠나보내지만 마냥 버릴 것이 아니다.
          그러기에 썩어 뿌리 끝에 닿도록 떨군다.
          떨어진 낙엽은 나무 주변을 덮어 땅을 보호하고,
          더불어 사는 뭇 생물의 먹이가 되며,
          썩어 문드러져 진토가 되어 손에 잡히지 않는 헛것으로 돌아갈 때까지
          떠나온 나무를 위한 희생의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裸木


          가자~ 떠나자
          이제는 떠나야 할 때

          벗어서 더 아름다운 너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 다 내어 줄지라도 아깝지 않으리

          헤어지리라~ 말없이..
          바람에 비처럼 흩날리다 한 줌 흙이 된다 한들

          너의 수액으로 다시금 물 오를
          봄 날의 맹세를 내, 들은 바 없어도

          낙엽이 지는 창가의 풍경에서
          나도 그리 떠나리라.



          이요조


      떨켜란?

      낙엽은 잎의 잎자루와 가지가 붙어 있는 부분에 떨켜라는 특별한 조직이 생겨나서 잎이 떨어지는
      현상이다. 떨켜는 잎이 떨어진 자리를 코르크화해서 수분이 증발해 나가거나 해로운 미생물이 침입해
      들어오는 것을 막는 성질도 갖고 있다.

      낙엽수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은행나무와 단풍나무 같은 낙엽수는 늦가을에
      떨켜를 만들어 일제히 잎을 떨어뜨리고 벌거숭이가 된다.

      그러나 밤나무나 떡갈나무는 떨켜를 만들 줄 모른다.
      본래 이들 식물이 더운 지역에 살았기 때문에
      떨켜를 만들어 낙엽을 떨어뜨려야만 할 필요가 없었던 것 같다.

      그 때문에 이들 식물은 겨울이 되어 잎이 갈색으로 변하고 바싹 마르더라도
      가지에 붙어 있다가 겨울의 강풍에 조금씩 나무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이다.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에 나오는 담쟁이덩굴도 잎에 떨켜를 만들지 않는 식물이다.

      낙엽의 원인은 잎의 입자루와 가지가 붙어있는 부분에 떨켜라고 하는 특별한 조직이 생겨,
      거기서 일이 부러지게 되어 모체에서 떨어져 나가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에서 자라는 대부분의 낙엽수는 추운 겨울이 오면 떨켜를 형성하여 잎을 떨어버림으로써,
      잎이 떨어진 자리를 보호하는 성질을 지니고 있다.
      (떨켜는 관다발을 막는 역할을 하여 잎과 줄기간의 수분과 양분의 교류를 막음)

      그런데 상수리 나무, 밤나무, 떡갈나무 등의 참나과과 식물들은 떨켜를 만들 줄 모른다.
      이것은 본래 이들 식물이 더운 남방 지역 출신이기 때문에,
      떨켜를 만들어 낙엽을 할 필요가 없었다고 한다.

      그 때문에 이들 식물은 계절이 추워지고 잎이 갈색으로 되어도 떨켜가 형성되지 않아,
      이들의 마른 잎은 언제까지고 가지에 붙어 있다가
      늦가을 강풍에 쥐어 뜯기듯 하여 조금씩 나무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이다./*웹검색에서


      *누레오치바(젖은 낙엽)란?
      쓸어내려고 해도 땅바닥에 딱 붙어 떨어지지 않는 젖은 낙엽.
      게다가 한번 태워보려고 해도 매캐한 연기만 요란하게 나올 뿐
      불붙을 기미는 보이지도 않는 젖은 낙엽은 그저 짜증나는 존재일 뿐이라는 일본의 신조어
      (주로 정년퇴직한 남편을 이르는 아내들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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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지? 너 맞지?  






        너지? 너 맞지?



        스산한 바람이
        내 이마를 선뜻 지나쳤어

        근데 말이야
        근데..
        왜 내 가슴이 섬뜩했는지 알아?

        난, 단숨에 바로 너라는 걸 알아차렸어...

        그래 너야..
        네가 날 장난으로 슬쩍 건드린 거야

        네 생각에 눈을 감으면 코끝서부터
        찌르르르 온몸이 저려 와...

        너 그것 아니?
        그리움의 깊이..
        그 걸 자로 재 봤느냐고?

        옛날엔..
        끝 간 데 모를
        동굴의 깊이를 서로 우기다가
        명주실을 풀어서 썼대...

        너, 명주실 타래가
        얼마나 긴지 알아?
        한 개의 작은 누에고치로 대략, 2000m야
        2Km지, 우리말로는 오리, 십리도 못되..

        몇 잠에서 힘들게 깨어난 누에고치도
        십리도 못 가는.. 줄을 만드는 그리움이야
        근데 이상하지?

        내 그리움의 타래는
        잠을 잘 수록 늘어나지 않아,
        언제나 그대로 곁에 있는 널 느껴...

        전철을 탔을 때도
        넌, 늘 내 맞은편 앞자리에 앉아
        빙그레~ 미소 띠며 항상 날 바라보곤 해~~

        심지어는 화장실까지도 따라 들어와... 와서는
        뭐가 많이 들었는지 늘 묵직한 내 핸드백을 대신 들고 서서
        싱긋 웃으며~ "다 봤니?" 그러는데

        얼마나 편리한 그리움인지 몰라
        가끔,
        가끔씩 명치끝이 결리지만 않는다면 말이야.





        11월 3일/이요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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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취----------------선------------------











    *postscript.......more







        시월의 마지막 밤은 외로우면 외로운 대로 그렇게 뜬눈으로 지새워야 한다기에

        쉰하고도 또, 더 보태야하는 서러운 시월의 마지막 날을 맞으며, 보내며...

        온 이틀 밤을 지새우고 피곤함에 지쳐 일어난 오늘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나 보니 내 배게 밑자리에 숨겨진 아주 작은 낙엽,

        부슬 부슬 내리는 새벽 비의 소슬함을 견디다 못해 들어왔을까?

        너무 곤해서 창문 두들기는 소리도 채 듣지 못했는데...

        '너무 미안해~'




        11월 3일/이요조





        똘이 물그릇에도 낙엽이 담겼다.
        똘똘이의 숫총각 외로움은
        또 해만 거듭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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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원의불멸성*













      *영원의 불멸성*







      산은 푸릅니다.
      영원토록... 푸르기만 한 게 산인 것 같습니다.

      산을 가만히 드려다 보면
      자기를 버린 희생이 만든 '영원의 푸른빛'입니다.

      세세토록 이어진
      희생의 푸른 山 빛입니다.

      나뭇잎은 떨어져서 나무 부근을 배회합니다.
      썩어 뿌리 끝에 닿도록 떨굽니다.

      나무가 월동을 잘 하게끔 겨우내 이불처럼 덮어주다가
      흙에 더불어 사는 뭇 생물의 먹이가 되며,
      썩어 진토가 되어 거름이 되고...

      손에 잡히지 않는 헛것으로 돌아갈 때까지

      봄이되면 거의 다 썩어 흔적조차 없습니다.
      유기질화 되어서 좋은 토양을 만들고 나무의 자양분으로 흡수됩니다.
      불교 용어로 "윤회" 한다고 그러면 비슷할까요?

      아무튼 영원한 존재의 개념성,
      완벽한 불변의 영원이란 없는가봅니다.
      변화하는 영원,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되거나 죽고 말,
      변화만이 곧 영원으로 이어질 테니까요.

      다시 태어나..이어지는 영원은 있어도
      처음 그대로의 영원은 없는 것 같습니다.

      낙엽은 떠나온 나무를 위한 희생의 노력을 아끼지 않습니다.



      되돌이표, 되돌아간다는 것은 무엇인가 희생이 없이는
      감내치 못 할 ....
      제일 힘이 강한,

      .
      .

      .

      .

      .

      .

      .

      .

      .

      두 글자

      "사랑"입니다.









      2003년 11월 17일 아침,
      이요조









      ...........................나뭇잎에 인생사를 견주며...........................







      나무(잎)의 일생??










      유아기/뾰족이 내민 아가의 젖니 같은 새싹입니다.
      더러는 차로든..나물로든 먹을 수 있으며 아주 부드럽고 독성이 없어 맛납니다.



      10대 /연둣빛 새잎입니다. 꽃봉오리를 피워내지요. 청춘입니다.



      20대 /꽃이 떨어진 초록빛 잎이며 잎 자체로도 꽃에 뒤지지 않을 모양새로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滿月 같습니다.



      30대/ 녹색이다 못해 절정기의 꼭지점에 이른 듯 진초록입니다. 완벽한 듯,



      40대/ 녹색이 지쳐 좀 뻣뻣한 감이 듭니다. 더러는 아직 새잎이 나기도...
      그렇지만 발 빠른 잎은 엽록소가...제일 조심해야 할 때,



      50대/ 단풍이 들기 시작합니다. 단풍의 절정입니다. 다시 꽃 피듯.. 회춘인.....듯,



      60대/ 단풍이 떨어집니다. 바람에 비처럼 날리는 모습이 정말 멋집니다.
      좀은 서글픈 낭만입니다.



      70대/ 바람에 이리 저리로 뒹구는 낙엽이 왠지 처연합니다.
      대개의 낙엽은 다음(來世)을 꿈꾸며 조용히 꿈을 접습니다.
      밟히거나 포개져서 바스락 마른 소리를 내며 유기질로 변환하는..슬픔입니다.



      80대/ 천혜의 수분을 증여 받아 비에 젖으면 바스라지지도 날리지도 떨어지지도 않습니다.
      놀랍도록 생명력은 더 질겨 집니다. 오기(傲氣)처럼,



      90대/ 간혹 봄이 되어도 함께 공존하는 낙엽이 더러 있습니다.



      100?/방부제 섞인, 가히 탁본감 낙엽들입니다.




      누레오치바(젖은 낙엽)란?

      쓸어내려고 해도 땅바닥에 딱 붙어 떨어지지 않는 젖은 낙엽.
      게다가 한번 태워보려고 해도 매캐한 연기만 요란하게 나올 뿐
      불붙을 기미는 보이지도 않는 젖은 낙엽은 그저 짜증나는 존재일 뿐이라는 일본의 신조어.





      아호를 부여받은 기념으로

      白夜짓다.











      *도봉산 그림으로 대체합니다. 저희집에서 도봉산이 바라다 보이거든요.
      위 그림은 서북쪽 (회룡사방향) 도봉산에서 크로키 해 온 것입니다.
      회룡사에서 사패능선을 오르는 아름다운 등산로 입니다.
      그림같은 철교가 아마도 대 여섯개나 되는 ...막바지엔 좀 험난한 경사지요.
      아래 그림은 도봉산을 배경으로 한 허접입니다만*












    The Rain 의 Never C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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