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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조
2004. 1. 13.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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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조
2004. 1. 12. 19:09
2004. 1. 12. 19:09
day-dreaming 헤어질 때 한 번만 더 간절히 뒤 돌아보고 싶은 사람이 내게도 생긴다면/ 헤어질 때 한 번만 더 간절히 뒤 돌아보고 싶은 사람이 내게도 존재한다면 유독 허튼 마음 엿보일까봐 냉냉히 걷겠습니다. 바람이 건듯 불어 옷깃이라도 휙 날리우면 바람에 어쩌지 못해 은근슬쩍 한 번 더 돌아다 볼 사람이 내게도 생긴다면 차라리 눈과 귀 모두를 닫아 버리고 마음 빗장도 질러놓고 "closed" 팻말, 돌려 놓은 채, 불까지 꺼둔 빈-가게에서 홀로, 지워버린 나를 생각하다 말고 혼자 피식- 웃고 말테지요. 아마도 거꾸로 달린 "open"이 정면으로 바라다 보일테니까요. 세상은 바늘 하나 꽂을 데 없이 각박하여도 행여, 내 작은 마음밭을 예쁘게 가꿀 짜투리 공간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여 기웃대는, 한 걸음쯤 물러설지라도, 내 모든 것 기꺼이 내어 줄지라도 물러선 만큼, 준 만큼의 더 극명한 아름다움으로 채워지지 않을까 하는 망상으로 말입니다. 돌아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것은 그럴 수 있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추운날 난로불 앞에서 느끼는 따뜻한 전율일 것입니다만, 아직 내 마음에게도 선뜻 내비친 적 아직은 없지만, 아~ 젊음이 새치처럼 희어짐이 헛헛하여 저지해 보려는 도벽 기제의 글로 써 보는 백일몽일 뿐!
헤어질 때 한 번만 딱 한 번만 더 간절히 보고싶은 사람이 내게도 생긴다면 특별히 일렁이는 감정없이 무덤덤한 시선으로 멀거니 바보처럼 바라다 볼 것입니다. 설령 가슴은 바르르 바르르 끓다못해 넘쳐나도 말입니다. 글:그림/이요조& music/슈만-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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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조
2004. 1. 9. 09:14
2004. 1. 9.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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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 혹은 이완
슬프다. 괜시리 눈물이 난다.
헛헛함에 이 방, 저 방으로 부산히 왔다 갔다 해보다가 종내는 철퍼덕 주저앉아 눈물이 핑-돌고 말았다.
슬픔에 핑글거리던 젖은 눈이 허공에서 '마리'눈이랑 마주쳤다. 뭔가 심상찮은 분위기를 감지 했는지 제 집에서 고개를 갸웃거리며..날 바라 보다가 조용히 내 곁으로 다가온다.
다른 때 같으면 안아달라 성화를 부릴텐데... 내 곁에 다가 와서 그저 가만히 있다. 저도 날 위로해주려나 보다.
'아! 뭘로 불안한 듯한 이 속내를 달래보지?'
'따뜻한 커피? 좀전에도 마셨잖아... 그래서 지금 속이 쓰리잖어'
냉장고 문을 벌컥 열었다.
'그래 따끈한 우유 한 잔이 좋을거야'
우유를 꺼내 컵에 가득 따라서 렌지에 돌렸다.
웅~ 돌아가는 소리마저 맥없이 서글프다.
'그래 달콤한 것이, 달착지근한 것이 어쩌면 위로가 될지도 몰라~'
아이들이 간혹 타먹는 인스탄트 핫쵸코를 반만 쏟아부었다.
일순간 뜨거운 우유가 부그르르....끓듯 뒤집어지는 반응을 보이며
넘쳐나서 행주질을 했다. .... 짜증만 난다.
뭘로 내 마음을 가라앉히지....
뭘로,
아침에 자고나니... 운 것도 아닌데...얼굴도 몸도 마음도 심히 부어있었다.
그냥, 슬픈 감정에도 얼굴이 붓나보다.
한 이틀 슬픈 감정, 쟁이더니 오늘은 드디어
뜨거운 우유에... 쵸코가 들어가듯
드디어 끓어 넘쳐나기 시작하는 간헐천같은 슬픔,
나도 모른다.... 그냥..그냥 그저 그럴 뿐,
...................
그러다가 우연히 TV를 틀고 OCN 방송, '토탈리콜'을 하릴없이 보게 되었다.
벌써 여러번 째 보는 외화,
보고 또 보고 기억이 아슴슴하기도 새롭기도....하면서
긴장으로 바짝 조여진다. 슬픔따윈 나도 몰래 멀리 멀리 사라졌다.
그래 맞어!
풀어진 나사처럼 헐거워진 게야.....삶에 긴장이 풀린게야.
어떤 낯 모를 긴장감이 나를 바짝 조여 온다면..온다면,
괜시리 헤프게 눈물이 날까?
긴장~~
팽배한 긴장감!
느슨하지 않게 바짝 당겨진...연방 터질듯한 가얏고 줄처럼,
아픔의 옥타브로 고음을 자아내는..
늘..그렇다면 높은 음을 낼 수 있을텐데....
한껏 늘어진 나, 축 처져서 지친 나도 보기 싫은 갱년기 추한 내 모습,
내일은 며칠 감기기운이 있다는 그에게나 다녀 와야겠다.
훨~~
훨~~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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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조
2004. 1. 7. 09:46
2004. 1. 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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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쳐 지나가는 차들.../밤,차 안에서 찍은 풍경
스쳐 지나가는 모든 것
천년을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는 오동나무처럼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처럼 자유로운 제 모습을 잃지 않고 살고자 애쓰며 격려하리라. ............................ <지란지교를 꿈꾸며 中>
사람의 한 평생에 스쳐 지나가는 모든 것을 생각해 본다면 어찌 하나 둘 이랴마는 길을 걸을 때 무심히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차안에서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익숙하거나 혹은 생경한 풍경들,....그리고 무수한 자동차...차들.... 한 평생을 살면서 무수히 쓰고 버리는 일상의 물건들까지도..
내가 다리가 아파 절룩이면 다리가 아픈 사람을 자주 보게 됩니다. 내가 아이를 가져 배가 부르면 왜 그렇게도 거리에서 배불뚝이들을 자주 맞닥뜨리는지, 아파서 병원을 가면 병원엔, 아니 세상엔 아픈 사람들뿐인 것으로 여겨질 정도입니다. 사람은 아는 것만큼만 보인다고 합니다. 자기가 느낀 것만큼만 느낀다는 말도 되겠지요. 그렇듯 내가 좋아하는 취미가 있으면 같은 부류의 동호인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 사람을 알려면 친구를 보라고 한 말도 그런 뜻이 아닐까요? 물론 좋지않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은 그런 류의 친구들로 어울렁 더울렁 얼려 지내게 될 것입니다.
옷가게에 걸린 옷을 보고는 문득 어떤 친구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그 친구가 늘 즐겨 입는 패턴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를 보면 그에 상응하는 어떤 꽃이 떠 오르기도 합니다. 그의 향내나 모습이 주는 이미지가 그 꽃을 연상시키기 때문입니다.
또는 옷가게를 스쳐 지나가다가 어떤 옷 앞에서 무엇에 끌린 듯 멈추어 서서 이리 저리 구경을 하다가 종내는 사 오기도 하는 즉흥적 구매는 집에 와서 보면 까마득한 예전에 즐겨 입었던 꽃무늬였거나 그 질감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압니다.
아마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길들여진 취향이 있나 봅니다,
사람을 좋아하는 부류에도 물론 그 취향이 작동하나 봅니다. 요즘엔 서로 밥코드가 맞느니..어쩌니 하지만, 아마도 헤어진 연인 사이에서도 좋았던 기억을 차마 떨치지 못하여 다시금 그와 비슷한 분위기의 이성을 애써 찾으려 노력하게 되나 봅니다. 사람들은 그 것을 '구원의 여인' 즉 이상형이라는 굴레의 가면을 덧씌우기도 하는 자기최면을 걸면서 까지 말입니다.
한 번 좋아했던 친구나 연인은 또 다시 그 비슷한 친구나 연인을 동경합니다. 흐르는 물처럼 스쳐 지나 갔는데도 말입니다.
세상에서, 혹은 사이버 상에서라도 반듯한 올곧은 모습으로 바투 다가 선 사이라면 진정 빛깔 고운 인연으로 간직해 두고 싶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모든 것들 중에 사람과 사람의 만남처럼 소중한 관계가 어디에 또, 있을까요?
밥코드가 절대, 맞지 않는다고 하셨나요? 좋아하신다면 애써 따라 하셔야지요 그의 밥코드에 굵은 줄이 그어졌다면 함께 굵은 줄을 죽- 긋구요 가는 줄에는 역시 따라서 가는 줄로 그어놓게 된다면 그렇게 하게되면 언젠가는 틀림없이 같은 분류로 통칭되어질 것입니다.
정말 사랑한다면 말입니다.
만나면 만날수록 그 만남이 향처럼 은은히 번져날 그런 인연이고 싶습니다.
너무 가볍다거나, 너무 가깝지 않은 아주 귀하고 소중한 인연으로 말입니다. 인연이 없어, 그냥 스쳐 지나 가더라도 부디 '기분 좋은 스침의 기억'이었으면 합니다. 해서 내 마지막 결산일에 지란지교의 대차대조표에는 붉은 줄이 그어지지 않기를 진정 소망합니다.
새해에는 꼭,
갑신년 원단에 이요조.
交友篇 芝蘭之交(지란지교)를 꿈꾸며...
子曰 與善人居 如入芝蘭之室 久而不聞其香 卽與之化矣 자왈 여선인거 여입지란지실 구이불문기향 즉여지화의
與不善人居 如入鮑魚之肆 久而不聞其臭 亦與之化矣 여불선인거 여입포어지사 구이불문기취 역여지화의
丹之所藏者赤 漆之所藏者黑 是以 君子必愼其所與處者焉 단지소장자적 칠지소장자흑 시이 군자필신기소여처자언
☞ 공자가 말하기를, "선한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은 향기로운 지초(芝草)와 난초(蘭草) 가 있는 방안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오래되면 그 냄새를 맡지 못하니, 이는 곧 그 향기와 더불어 동화(同化)된 것이고, 선하지 못한 사람과 같이 있으면 절인 생선 가게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오래되면 그 나쁜 냄새를 알지 못하나 또한 그 냄새와 더불어 동화된 것이다. 붉은 주사(朱砂)를 지니고 있으면 붉어지고, 검은 옻(漆)을 지니고 있으면 검어지게 되니, 군자는 반드시 그와 함께 있는 자를 삼가야 한다."
[연속듣기] 1.J.S.바흐: G선상의 아리아 (장영주) / Sarah Jang 2.Jesus Joy Of Mans Desiring / Johann Sebastian Bach 3.사계 중 겨울 / 비발디 4.Pachelbel (Cannon In D Major) 5.환희의 송가 / 베토벤 6.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모차르트 7.Gabriel's Oboe / Ennio Morricone 8.Requiem / S.E.N.S. 9.Chariots Of Fire / Vangelis 10.Still Life / Annie Haslam 11.세상에서 아름다운 것들 / 정수년 12.상록수 / The Symphony Orchestra Of Russia 13.아침이슬 / The Symphony Orchestra Of Russia 14.Deep Peace / Bill Douglas 15.Fundamentum / Lesiem 16.Tribute / Yanni 17.광야에서 / 김광석 18.우리의 노래가 이 그늘진 땅에 햇볕 한 줌 될 수 있다면 / 노래마을 19.천리길 / 김민기 20.거치른 들판에 푸르른 솔잎처럼 / 양희은
카툰/이미지:펌
"한 사람을 온전하게 안다는 것! 그것은 대단한 행운입니다."/요조생각
*스쳐 갈지라도 어둠 속, 한줄기 빛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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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조
2003. 12. 31. 12:20
2003. 12. 31.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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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2월 20일
요 며칠 날씨가 추웠다. 낌새가 아마도 동지 추위를 오지게 몰고 오려나보다.
해 넘어가자 진즉에 커튼까지 묵직하게 내리고 있었는데 바깥에 무슨 소리가 들려도 온도를 급강하하려고 지나는 바람소리겠거니 했었다.
20일 그제야 타닥거리는 소리에...
"아고 맞어!"
근데.. 예전에는 김장 담그는 날이었는데... 하고 써 둔 글을 찾아보니 올 해는 무려 20여 일이나 늦었다.
우리집 등나무의 축포 연례행사가... 나도 날 잡아 꼭 무슨 일이라도 할 요량이면 매해 저도 맞서서 함께, 기일을 잡음이 기특하다.
아마도 습도와 온도 뭐 이런 삼박자가 맞아야지만 콩깍지 같은 열매가 폭죽처럼 터트려 지나보다.
마치 누가 장난하듯 왼종일 새총을 쏘아 대는 것 같다. 유리창에도 마당에도 지붕에도 담장너머에 까지도 하루종일 "타다닥....타닥!" 소리에...까만 바둑알 같은 씨알이 나르고... 씨앗(콩)깍지가 떨어져 나가며 바스라지고, 나무 잔 가지나 약한 웬만한 가쟁이는 맞아서 스스로 꺾어져 떨어지고, 뜨락이 온통 지저분해졌다. 그러나... 내 어이 찡그릴 수 있으리~
여름내내 키워 온 씨앗, 분통 속같은 꽃향기로 호박벌을 유인해 불러다 놓고 소나기와 뙤약볕과 무서리 속에 땀방울로 기른 씨앗을 터트리는 제례처럼 엄숙한 행사임을,
22일이 동짓날인데... 주말에야 겨우 다 만나 볼 수 있는 가족들에게 앞당겨 팥죽을 쑤어 먹이려는 이, 에미 맘이나...
어찌하든 멀리 날려 보내려는 등나무의 그 마음이나 자식 사랑하기는 매일반인 것을...
2001년 11월 28일 <살아 갈 준비>
얼마 전, 급히 김장을 하는 11월 28일, 한참 배추 속을 버무리는데, 돌이 탁! 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아이들이 그러나 보다, 하는데--- 또 돌이 날아온다. 소리로 짐작컨데 별로 큰 돌은 아니지 싶지만 언제 큰 돌을 던질까 걱정이 되었다. 그러다 관 두겠지 그러면서 하던 일을 계속하는데--- 타-다닥! 연달아 그런다. 벌건 고추 물 든 장갑을 한 손으로 바깥에 나왔다. 마침 나와 있는 아주머니 더러 여기 아이들 돌 던지는 것 못 봤어요? 하니까 아이들이 아예 없었다는 대답이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들어 오는데, 또 돌이 날아 왔다. 하늘을 올려 봤다. 어디서, 도대체, 누가, 왜, 이런 장난을 하는 것 일까? 또 돌이 날아 왔다. 아니, 놀랍게도 범인은 등나무 였다. 등나무는 콩과 식물로 꽃이 지고 나면 콩처럼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리게 된다. 마치 작두 콩 길이만큼 20센티는 된다. 보통 콩 같은데 길이만 엄청나게 길다. 저 많은 열매가 콩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저건 먹을 수 없을까? 하고 도감을 펼쳐보고 나중에야 한방 동의보감 구석재기 어디메서 그 씨앗을 달여서 지사제로 음용 하라는 답만 보았을 뿐-----
지난 봄에 등꽃이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열려, 보라 빛 분통 향내가 뚝뚝 떨어지더니, 기어코 올해는 열매가 많이 달렸다. 콩깍지를 열어보면 바둑알 같이 동그랗고 납작한 새까만 씨앗이 나란히 5~6개 누워 있다. 나는 이, 겨울을 날 김장 준비를 하고, 등나무는 이 겨울을 지나, 내년 봄, 종자를 퍼트릴 제례 같은 행사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콩깍지가 연이어 화창한 날씨에 부풀어 터지면서 마구 튕겨져 나가는 것이다. 바둑알만한 씨앗들을 세상 밖으로--- 타-다닥-, 거리며 터지면서 마른 잔가지도 꺾여서 저절로 떨어진다. 자연의 이치라니--- 높은 곳에 있어 가지치기도 불편한데? 비록 자잘한 가지지만 마당이 어지럽도록 쏟아져 내린다 작년에도 느끼지 못한 일인데--- 하기사 여기저기 쓸데 없이 돋아나는 싹을 뽑아내기 힘들었었는데---- 이, 축제는 한 열흘 가량 더 지속 되었다. 뜰은 마구 어질러지고--- 살겠다고 저도 살아보겠다고 체면 불구하고 멀리 멀리로 새총 놀이하듯 꿈을 쏘아대며 미래를 기약하고 있다. 진정 살아 있음에-------
글/이요조
오늘 2003년은 12월 20일/까치 돌아와 울음소리 다시 요란한 날...팥죽을 쑤며,
.....
*세계 민속박물관의 새총(홍천/비발디파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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