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 속이 온통 뒤죽박죽이다.
아무런 글도 써 지질 않는다.
아~~
빈집은 보도블럭 사이로 잡초가 무성하다고 그랬다.
등나무가 꽃이지고 웃 자라다 못해 집을 내리 누르고 있다 그런다.
한그루 가녀린 포도나무는
숨도 채 쉴 수 없을 지경이라고 전한다.
너무나 번지는 것이 귀찮아 마구
잔인하게 전지해 버린 줄 장미는 어떻게 되었을까?
도대체 내가 왜 이럴까?
한 번 주저 앉고 나더니.....
영영- 일어서지를 못하고 있다.

아무리 인간은 적응을 잘 하는 동물이라 하였건만....
자꾸만 안으로 사그라듬은..
나이탓일까?
용기가 사라졌다.
세상이 낯 설어졌다.
나의 열정이 퇴색하고...
난 범람하는 강물을 만난다.

내가 만일
삶을 다시
다시 살 수만 있다면.....
새처럼 살리라.
江도 건너고
이념도 건너서....
저 피안으로 나르리라.

내 머릿속이나
내 몸에도
마구 근질 거리며
제초제로도 어떨 수 없는
그넘의
잡초가 돋아나고 있다.
흐르는 물에
빗 물이 흐르는 창에 얼굴을 갖다 대 본다.
'뭉크'의 그림처럼

상추 몇이파리,
풋고추 서너개와
부추 한 웅큼의 재미도 사라졌다.

낙엽을 태우고 재를 만들어
저들에게 뿌려주던
종종걸음도 잊어버렸다.

밤 사이 매달린 호박을 찾아
순수의 호기심을 키우던
오전의 여유도 사라졌다.

江으로 내닫던 낭만도 江바람도
싸구려 그림 속으로 사라진
휴지로 버려졌다.

내가 만일
내 눈속에 숨기고 있던 격정이
도화지 밖으로 나온다면
나와준다면
나, 그대를 안고 울리라.

나 그렇게
꺼이 꺼이 목 놓아 울리라.

내가 만일
도화지 밖으로
나올 수만 있다면....



5/20 요조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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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노래/안치환


강물 같은 노래를 품고 사는 사람은


알게되지 음 알게되지


내내 어두웠던 산들이 저녁이 되면


왜 강으로 스미어 꿈을 꾸다 밤이 깊을수록 말없이


서로를 쓰다듬으며 부둥켜안은 채 느긋하게 정들어


가는지를 으음.. 음 지독한 외로움에 쩔쩔매본 사람은


알게되지 음 알게되지


그 슬픔에 굴하지 않고 비켜서지 않으며


어느 결에 반짝이는 꽃눈을 닫고 우렁우렁 잎들을


키우는 사랑이야말로 짙푸른 숲이 되고 산이 되고


메아리로 남는다는 것을


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이 모든 외로움 이겨낸 바로 그 사람


누가 뭐래도 그대는 꽃보다 아름다워


노래의 온기를 품고 사는 바로 그대 바로 당신


바로 우리 우린 참사랑








*******어떤 인연*********



이 노래를 잘 부르는 한 남자를 난 알고있다.
이제 이 노래만 들으면 그가 생각난다.
그는 사이버의 첫 만남이다.
내가 겨우 컴을 켜고 끄고 한글 키보드나 두들길줄 알 때 우린 만났다.

난생 사이버는 처음인지라.
어찌 어찌 카페까지 찾아 온 나는 모든 것에 매료되었고...
내 일상의 전부가 되다시피 해 버렸다.

어느 날은 전국 모임까지 과감히 진출 할 수가 있었다.
서울에서 만나 그의 차로 편승하여 대전까지 가기로 했다.
그의 닉은 그냥 원만하여 '동글',
난 그 닉에서 어떤 원만한 메세지를 읽었지만 만나고 보니
모습은 원만해도 속내는 아주 샤프한 사람이었다.

무슨 이야기 끝에,
그는 어렸을 적 교과서에 나오는 '큰 바위 얼굴' 같은 사람이 되는 게
꿈이었다고 그랬다.
맙소사... 이런 일이....나도 그랬었거든,

'호오른'의 '큰 바위 얼굴' 난 지금도 그러한데.....
아~ 같은 생각을 어려서 부터 같이 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는
그 것 하나만으로 난, 그저 무조건 믿어버렸다.

대전을 오가며... 나눈 얘기 끝에 그는 내게 홈페이지를 열어 주었고..
감격한 나는 밤새워~~~
정말이지 밤 새워 두 달여를 자판만 두들겨 대는 글만 썼다.
이런~~ 어느 날 그 글들은 거짓말처럼 다 날아가 버리고.....
나의 첫사랑은 무참히도 무산돼 버렸다.
그 허허로움이라니.....

그 게 2001년 신정 연휴에 나의 모든 것이 증발한 사건이다.
여태껏 내가 길러왔던 동물들의 이야기가 잔뜩 들어 있는..
내겐 실로 아까운 것들이였다.
그러나 두 번 다시는 써 지지가 않는다.
다들 죽거나 이별한 가슴아픈 이야기 들을 회상하며 썼었는데
두 번 다시 아픈 기억을 떠 올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냥 울고 싶었다.
아니 울었었다.
내가 살던 집이 전소돼버린 것처럼 믿기지 않다가 하늘이 캄캄해 졌다.

그 즈음 태그를 배우고 싶었다.
그는 격려 해 주었다. 단 한마디....
-알고 보면 쉬워요. 운전하실 줄 알지요?
그래요 것 보다 쉽답니다.
운전은 목숨을 담보로 실수가 용납되지 않지만... --
그는 잊었을지 몰라도 그렇게 용기를 내도록 이끌어 주었다.

나는 '그래 할 수 있어' 라며 혼자서 태그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홈페이지는 다시 열리고....
컴맹인 내가 지금의 태그를 쓰기까지...
물론 외도도 했었다.
타 카페도 드나들었다.
고약시런 카페 장들이 대다수였다.

그는
고약스럽다기 보다 무심한 편이었다.
얼마나 무심한지....
불미한 사건이 터져....
설왕설래 한뒤에 슬그머니 나타나....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내가 분명 타 카페를 기웃거리는 것도 알았으리라...
그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다.
그저 없던 일처럼...묵과했다.

' 이런 배은 망덕할...'
난 그의 카페 정문에도 링크가 되어있다.
그가 만들어준 사이버의 '나'이고.... 그가 선물한 홈페이지고....
그로 하여금 이렇게 자라났다.
아직도 간간히 뭘 모르거나 답답한 일이 생기면
그의 도움을 받기 때문이다.

얼마나
그런 마음 씀씀이가 고마운지....
언제나 내색않고...지켜 보아줌이...목메이게 고마웠는지...정말 모른다.
이젠 그 글을 다 날려 버린 게 전화위복이 돼 버렸다.
그 일이 없었다면 난 아직도 한글 자판만
부지런히 두드리고 있을 것이다
이제 나는 그에게 진정으로 고맙다는 내 마음을 이렇게 글로서 대신한다.

그는
늘 한결같다.
과묵하다.
그의 카페 역시 그런 자유로움이 있어 마냥 좋다.
내 팽개쳐 놓은 카페처럼..... 묵시한다.

그 헐렁한 편안함에 사람들은 찾아들고...
들에 핀 야생화처럼,
화려하거나...뽐내거나...요란하지않고....늘 그 자리에 피고 있다.
그 역시 그러하므로...

언젠가
그가 웃으며 말했다 ' 이제 하산 할 때가 왔느니라 '
그랬었다.

유명한 고승을 모시고 있어도 죽자고 일만 시키고 팽개쳐 두는 것 같아
화가 나서 씩씩대며 보따리를 쌌더니.....
아~~
일순 뭔가...~~~ !!!
느낌이 오고... 득도를 하여... 눈물을 쏟았다는...

내가 그 꼴이였다.
암말 없어도 그는 내 모양새를 방관하듯 지켜봐 준 나의 유일한 스승이였다.

아~~
한참을 모자란 내가 이제서야 안다.
이제서야 그의 사랑을 느낀다.

말 없이 바라보고 지켜주는 사람이 내 뒤에 서 있는 한
난 더 없이 행복한 사람이다.


스승의 날에...
이 노래를 그에게 바치며....





은초롱/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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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詩를 써 봅시다.


다 함께 詩를 배워 보기로 합시다.

못 쓰는 글 몇 개 올려놓고....
여기 모든 식구들을 시인으로 만들 생각을 해 봅니다.
詩란 절대 어렵지 않습니다.
타고 나는 게 아니라 단지 요약해서 표현을 잘 하느냐 못 하느냐의 차이 뿐입니다.

여기 성현들의 말씀을 우선 빌어 보기로 하겠습니다.
“ 詩는 禪(선)과 같다. 그 것은 깨달음이 있기 때문이다.” -히로세 단소-
“ 아는 것 뿐인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에게 미치지 못한다.
좋아하는 사람도 그 것을 즐기고 있는 사람에 이르지 못한다.” ?공자-
즐겨서 반복해서 행하다 보면 어느새 당신도 시를 쓰고 계실 것입니다.

詩란 言(말)이 寺(사찰)경내에 들어갔으므로 말수를 줄이고 조용조용 사색하며
꼭 필요한 말만 하는게 詩 입니다.

누구든지 쓸 수 있습니다.
이 글만 읽고 명심하신다면........
세 가지만 충분히 아신다면 당신은 이미 시인입니다.
만약 당신이 시를 쓰시고 싶다면 이 세가지를 명심하십시오.
시란
첫째/// 말을 다루는 솜씨와 고뇌하는 건강한 정신이 깃들 것

둘째/// 건강하고 당당할 것

셋째/// 깨끗하고 따뜻한 시선이 있을 것.

이 세가지만 알고 계신다면 당신은 이미 다 아신 것입니다.

부언해서 설명하자면 이 세가지(기본기)가 없는 자기 넋두리 정도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

언어에 대한 감각, 사고력의 깊이가 문맥에 드러나야 된다.

詩에서 눈길을 빨아 들이는 Text의(문맥) 매혹이 있어야 한다.

스스로 詩的 자성(磁性)을 띄고 있어야 한다.

진부한 은유를 버리고 깨끗해져라,
(여기서 진부한 은어란 예: 하늘처럼 푸른..... 새하얀 동심......
이런 말을 꼭 쓰고 싶다면 그냥 새, 하늘, 동심 이라고 쓰면 좋다.)

긍정보다는 부정법을 써 보라
사랑합니다. 보다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습니다.가 훨씬 강한 긍정법임을 알게 될것입니다.
소월의 *진달래*에서...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우린 이 글에서 화자의
진달래 꽃물보다 더 붉은 눈물을 느끼게 된다.

안정된 시를 써라 (삶의 진실이 우러나되, 느슨해 지지 말고 압축력 있어야 된다.)

약삭빠르지 않고 구질 스럽지 않고 당당하고 건강한 詩이어야 된다.

저도 아직은..... 미흡합니다만 그러기에 함께 배우는 마음으로
제가 알고 있는 것을 여러분들께 전해 봅니다.
이 글을 정독하신 당신이라면.... 조금의 노력만 기우리노라면 어느날 부턴가
당신은 좋은 글을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실 것입니다.



글/이 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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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둘째 주일 그 곳으로는 14일.
오늘이 미국의 어머니 날입니다

아마 오래전 전쟁이 한창일 때였답니다
이 곳 California의 San Diego에 있는 어머니는 전쟁터에서
소식이 끊겼던 아들로 부터 전화를 받았답니다
죽은 줄만 알았던 아들의 전화에 어머니는 목이 메었겠지요
그런데 그 아들이 하는 말이 지금 집으로 가고 있는데
동행이 있고 그와 같이 가도 되겠느냐고 묻더랍니다
어머니는 당연히 OK!!
다시 아들은 그 친구와 같이 살고 싶은데 괜찮겠냐고
묻더랍니다
잠시동안 이라면 OK!! 라고 어머니는 또 대답했고
아들은 다시 잠시가 아니고 영원히 같이 살면 안 되겠냐고
묻더랍니다
어머니는 망서리다가 도대체 어떤 친구인데
그러냐고 물었대요

친구는 심한 부상으로 한쪽 팔과
한쪽 눈과
한쪽 다리를 잃은 장애인이라고 하는 아들의 말에
기가막힌 어머니는결국 이렇게 말 했지요
"아들아! 그는 결국 네 짐이 되고 말거야.
영원히 같이 살면 네 삶이 힘들어 져!!"
그러자 아들은 말없이 전화를 끊었고
어머니는 끊어진 전화를 들고
아들의 이름을 몇번이고 불렀답니다
며칠이 지난 뒤 그 어머니는 경찰로 부터 아들의
사망소식을 받았답니다
그 장애인은 바로 아들이었고
참혹한 모습으로 어머니 앞에 서지 못한 아들은
그만 고민끝에 호텔 창문으로 뛰어 내리고 말았답니다
어머니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서...
살벌한 전쟁터에서도 어머니를 생각하며 살아 돌아 온
아들이 그렇게 생을 마감했답니다

어머니!!
오늘 다시 불러 보는 이름입니다.

미국서 보내 온 친구*Simon의 편지글을...구성/미루나무

★☆★이승은.허헌선 부부 작품에☆★☆








아무런 글이 써지질 않는다.

너무 하고싶은 말이 많았는데....
너무 쓰고 싶은 게 많았는데....

어디서 실 타래를 풀어야 할지....
어디서 시작해야할지....

괜시리 불안하다.
해서 오늘은 아픈 아이가 있음에도 집을 둘러 엎어 대청소를 하였는데....

여전하다.
왜 이럴까?

입 맛도 별로다.

좀전에 그 떨어진 입맛에 대하여
생각해 봤다.

먹을게 지천으로 쌓인 부자.
곡간에고...할 것없이 먹을 게 넘쳐나는 부자가 입 맛을 잃어버렸다.

정말 식욕이 떨어진 것인가 보다.

먹을 게 아무 것도 없는 빈자.
쥐가 먹을 것을 13일을 찾아 헤메다 가래톳만 썼다는
흥부처럼 가난한 집 빈자가
어제부터 굶고 있는데도 먹고 싶은 게 없다.

정말 식욕이 떨어진 거다.

누가 진짜 입맛을 잃은 자일까?

나도 입안이 까끌거린다.
몸은 퉁실해 가지구선....
입맛이 없으니 별 생각을 다 하고 앉았다.


왜 그럴까?

아~ 그래....

또 아카시아가 피었구먼,

또, 그넘의 병이 도지는구먼......

난, 허걱대는 여름을 차라리 기다린다.

차라리 따가운.....

















*어머니께 드릴 꽃을 사는 효심*


*어머니*




☆서양화가 김길상님 작품*모정* 8점과 주옥같은 *시* 9 수☆



어..머...니.. 생각만 하여도 눈물이 핑그르~~ 도는 어머니란

이름 석자.

어머니날, 칼럼 방님들에게도 그 사무침의 위로를

그림과 시로 바치며.......



1. 모정
oil on canvas
53.0×45.5cm 1998

★ * ★ * ☆ *★ ☆☆ * ★★ * ★ * ☆ *★ ☆☆ * ★


어머니께 드리는 노래 / 이해인


어디에 계시든지
사랑으로 흘러
우리에겐 고향의 강이 되는
푸른어머니.


제 앞길만 가리며
바삐 사는 자식들에게
더러는 잊혀지면서도
보이지 않게 함께 있는 바람처럼
끝없는 용서로
우리를 감싸안은 어머니.



당신의 고통속에 생명을 받아
이만큼 자라 온 날들을
깊이 감사할 줄 모르는
우리의 무례함을 용서하십시오.


기쁨보다는 근심이
만남보다는 이별이 더 많은
어머니의 언덕길에선
하얗게 머리 푼 억새풀처럼
흔들리는 슬픔도 모두 기도가 됩니다.


삶이 고단하고 괴로울때
눈물속에 불러 보는
가장 따뜻한 이름, 어머니
집은 있어도
사랑이 없어 울고 있는
이 시대의 방황하는 자식들에게
영원한 그리움으로 다시 오십시오. 어머니.


아름답게 열려 있는 사랑을 하고 싶지만
번번히 실패했던 어제의 기억을 묻고
우리도 이제는 어머니처럼
살아 있는 강이 되겠습니다.
목마른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푸른 어머니가 되겠습니다.





2. 모정
oil on canvas
53.0×45.5cm 1998

★ * ★ * ☆ *★ ☆☆ * ★★ * ★ * ☆ *★ ☆☆ * ★


늘 간절한 어머니 생각 / 용혜원




자식을 향한
어머니의 선한 눈빛
부드러운 손길, 따뜻한 사랑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자신보다 자식을 더 생각하는 어머니
어머니의 사랑은 언제나
풍성합니다.

어머니의 자식도 나이가 들어가며
세상을 살아가면 갈수록
어머니의 깊은 정을 알 것만 같습니다.

늘 뵙는 어머니지만
뵙고픈 생각이 간절해
전화를 했더니 어머니도
내 생각을 하고 계셨답니다.

그 무엇으로도 다 표현하지 못할 어머니의 사랑
그 사랑을 갚을 길이 없어
늘 어머니 생각이 더 간절합니다





3. 모정-엄마 품에서
oil on canvas
53.0×45.5cm 1998

★ * ★ * ☆ *★ ☆☆ * ★★ * ★ * ☆ *★ ☆☆ * ★


어머니를 찾아서 / 조태일




이승의

진달래꽃

한 묶음 꺾어서

저승 앞에 놓았다



어머님

편안하시죠?

오냐,오냐.

편안타, 편안타



<국어시간 시읽기>.나라말





4. 모정
oil on canvas
53.0×45.5cm 1998


★ * ★ * ☆ *★ ☆☆ * ★★ * ★ * ☆ *★ ☆☆ * ★


< 어머니 1 > / 이성복



어머니 찾아가는 길

잡초 우거져 길 못 찾겠네

어머니 내

지금 못 가면 우리 어머니

내 걱정에 잡초 헤치며 날 찾아오실 텐데,

공중에서 길 흩어져

어머니와 나는 잡초 거칠은 숲 속을 밤새내 헤맵니다



< 어머니 2 > / 이성복



달빛 없는 수풀 속에

우리 어머니 혼자 주무시다가 무서워

잠을 깨도 내 단잠 깨울까봐

소리 없이 발만 구르시다가,

놀라 깨어보니 어머니는 건넌방에 계셨다


어머니, 어찌하여 한 사람은 무덤 안에 있고


또 한 사람은 무덤 밖에 있습니까

5. 모정
oil on canvas
53.0×45.5cm 1998

★ * ★ * ☆ *★ ☆☆ * ★★ * ★ * ☆ *★ ☆☆ * ★




어머니 / 조태일


어머니

열일곱에 시집오셔
일곱 자식 뿌리시고
서른일곱에
남편 손수 흙에 묻으신 뒤,

스무 해 동안을
보따리 머리에 이시고
이남 땅 온 고을을
당신 손금인 양 뚝심으로 누비시고
휜히 익히시더니,

육십 고개 넘기시고도
일곱 자식 어찌 사나
옛 솜씨 아슬아슬 밝히시며
흩어진 자식 찾아
방방곡곡을 누비시는 분.

에미도 모르는 소리 끄적여서
어디다 쓰느냐 돈 나온다더냐
시 쓰는 것 겨우 겨우 꾸짖으시고,

돌아낮아 침침한 눈 비비시며
주름진 맨손바닥으로
손주놈의 코를 행행 훔져주시는 분.

- [가거도] 시집 중에서 -




6. 모정
oil on canvas
53.0×45.5cm 1998



★ * ★ * ☆ *★ ☆☆ * ★★ * ★ * ☆ *★ ☆☆ * ★


어머니 50, / 김 초혜



빛 중에
해가 으뜸이듯이
사람 중에
어머니 제일이시네

학문을 많이
익힌 건 아니지만
사람의 법도(法道)
잘 다루시었고

의학을 몰라
의술은 아니어도
자식의 병
신통으로 다스리고

당신의 병은
깊어도
앓지 않으시고

작은 몸 어디에
그런 힘
숨어 있답니까





7. 모정-기다림
oil on canvas
53.0×45.5cm 1998




★ * ★ * ☆ *★ ☆☆ * ★★ * ★ * ☆ *★ ☆☆ * ★



우리 어머니 / 나희덕



자식이 너무 많으신 우리 어머니
나의 어머니라고 고집부리고 나면
웬지 미안해지는 우리 어머니

전쟁고아들이 자라서 자식들을 낳고
전쟁 아닌 전쟁으로 삶을 꾸려나갈 때까지도
여전히 그들의 따뜻한 둥지가 되어주시는 분

용달차 운전하는 길천이가
애인과 헤어져 위로 받으로 찾아오고,
시집살이가 힘든 금숙이가
그 품에서 한참을 울다 가는 곳

놀고 있는 무성이에게
보증을 서주어 일자리를 마련해주고
장가가는 용주가 지어준 옷 입으시고
어머니 자리에 대신 앉아 웃고 계신 분

그 많은 자식들과 내가
형제처럼 사는 세상 만드시려고
모두의 어머니가 되어주신 우리 어머니



8. 모정
oil on canvas
53.0×45.5cm 1998



★ * ★ * ☆ *★ ☆☆ * ★★ * ★ * ☆ *★ ☆☆ * ★


어머니 11 / 김 초혜




꿈에
울고 난 새벽
가슴에 묻힌
어머니 무덤에
무슨 꽃이 피었던가

뒷산골에
부엉이 울다 가면
그 산에 가득한
어머니 얼굴

현(絃)이 끊기고
말았던가
하늘빛이
변했던가

꽃필 날
다시 없을
뿌리가 뒤집힌
나무들은
생명이 병보다
더 아프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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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미명에
때 아닌
다급한 목소리의
"코드블록, 코드 블록"
" 8층 간호사실 앞"
"코드블록, 코드 블록"
"6층 ???실"

자동차 정비업소도 아니고...
그냥 공장입니다.
본체를 뜯어내고...
하체를 갈기도 하고,
부속품 교체...
망치질에 톱질까지 서슴없이....
식도에다..
장기에다....
심지어 폐에다가도
필요하면
구멍을 뚫습니다.

오늘 흐린 새벽 일찌김치
둘이나 떠나 보내는 저주의?
소리에 진저리를 치며 잠에서 깨어 났습니다.
그 곳을 탈출해서
지금은 며칠 못 잔 아이가 혼곤히
잠이 들고,



옆 방에선
어린 소년이 울부짖는 소리...
창문을 타고 넘어 들려 왔습니다.
"살려줘~
살려줘~~
엄-마!
너무 아파~~"
제 가슴이 무너져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바로 오늘 아침 일입니다.

지금은
그 곳을 탈출해 와서
안도의 숨을 쉬며
벗어난
지옥을 생각합니다.
무너지는 여리고 성을 애써
뒤돌아 보지않으려는 듯
그렇게 벗어났습니다.

그 게 좀 전의 일이였습니다.



(癌 병동을 뒤로하고...)

























나, 그리고 오른 손.





*참으로
희안한 일입니다.
제 오른 손이 광채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여태까지....
나를 버리고 다른이들을 위해
희생하기만 하던 손......
이제 일부분 나를 위해서도
생각하며 살기로 했다고 작정한 순간,
난,
더 이상 나를 방치할 수 없었습니다.
난,
나를 위해서도 살아야 할 날이 있어야 함을...
어느날 갑자기
바뀐 주인 태도에
내 오른 손은
코먹은 소리로 맹맹거리며..
"웬일이니"를
마지막 소리로 동면에 들어갔습니다.
나의 오른 손은 이제
나의 아이덴티티를 구현하느라....
제법 건방져졌습니다.
오늘 손톱에 메니큐어도 발라 주었어요.
다른 때 같으면 씻지 않고 넘어 갈 일도
비누질 뽀도독~~ 해 대며
매끌 매끌 부벼서 씻고 또 씻었습니다.
고생만 했던 손.....
텃 밭, 흙일이나,
쨍한 찬 물에도 장갑하나 흔하게 베풀지 못했던 주인의 횡포,
아~ 돌이켜 보니....
왜 그리 불쌍한지요.
로션도 듬뿍 발라 주었습니다.
언제나 호강만 하던 왼손을 나무라며...
오른 손을 ...
힘 든 오른손을 주물러 주라고 그랬습니다.
명령했습니다.
진작에 그럴걸..
편애한 제 잘못입니다.
어느 날,
편하기만 했던 왼 손이 징계에서 풀려 나는 날,
전,
오른 손에게 깊은 입맞춤을 할 것입니다.
이제 다소나마
위안이 되었냐고 다정스레 물으며....

어제는 잠 들 때에도...
제 오른손을 꼬옥 감싸고 잠이 들었습니다.
제 오른 손은 조금은 못나고...
조금은 외롭고....
조금은 늘 가슴이 아픈...
바로 나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조금만 쓰다듬고,
조금만 애정을 기우리고,
조금만 꼬옥 잡아만 주어도,
빛이 나는 것을...
윤택해지는 것을...


무심하게도
무시해 왔습니다.
모른척,
무관심으로,
혹은 핍박으로,
학대해 왔습니다.
"죽으면 썩어질 것이라고"
거칠어진 만큼....
상대적으로 생활은 기름졌습니다.
더러워진 만큼,
생활은 안락해졌습니다.

아~~
나는 나를 방치하였습니다.
나는 나를 돌보지 않았습니다.
이제라도 사랑하렵니다.
나를 사랑하고....
못나고 어눌한 부분을
더욱, 감싸며....
이젠,
나나
내 오른 손의 자리를
확실히 비워 두렵니다.
당당한
내 몫으로....


오른 손에게 바치는 음악선물


며칠 또 못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별 일은 아니구요.
아이가 아팠을 적에...
핀(장형욋과) 넣은 것 빼러 갑니다.
조금의 변수도 있을 수 있겠지만...
기도해 주세요.
정말 며칠만에 나올 수 있게끔....
아무런 나쁜 일이 없게 되기를....
다녀와서 인사드리겠습니다.
간단할 것 같으면서도....
조금은 ... 위험 소지가 있는...
정말 말못할 일입니다.
다녀 온 후,
말씀 드리겠습니다.
그 때까지 안녕히 계십시요.
며칠 안에 무사귀환을.....

미루나무/ 이요조.




* 그림이라 실물하고 다름(성형조작, 필터축소,잡티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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