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아픈 신음..


    아름다운 자연 앞에 그저 감사하고 맑은 물을 보면 왜 그렇게 반가운지,
    눈물이 나도록 가슴이 요동치는 느낌을 여러분은 경험하셨나요..!


    그런데 참으로 가슴아프고 슬픈 것은 전국 각지
    그저 후미지고 은둔적인 지역에는 여기저기 각종 쓰레기가
    쌓여 아름다운 자연이 신음하고 고통받는 것도 보셨겠지요..!
    크게는 살아있는 지구가 신음하고 있지요..
    태양계에 속한 지구는 9개의 행성 중 생명체가 존재하는 유일한 별이지요.


    하루에 한번씩 자전하여 밤낮을 갖게 하고 1년에 태양주위를
    공전하면서 4계절의 변화를 우리에게 주는 선택된 별이지요..
    우주에는 1000억 개 이상의 태양 같은 별을 가진 은하계가 있다하니
    우리 지구는 얼마나 고귀한 행성인가요!


    그런데 말입니다..
    너무도 슬픈 사실은 생산자(녹색식물), 소비자(초식동물, 육식동물) 분해자
    또는 환원자(세균류), 무기환경(빛, 온도, 공기, 토양, 물, 무기염류 등..)으로
    구성되어있는 생태계의 파괴랍니다.


    결국 생태계의 이 4가지 요소가 평형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게
    어느 요소가 망가지고 있다는 말로 생태계의 물질순환에 병목현상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생물권에 큰 손상을 줌으로써 죽어가게 하는 것을 말하지요..


    너무도 답답한 것은 지구 종말 중 우주의 대변화에 의한 우주론적 종말은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인간의 생태계 관리 잘못으로 기인하는 생태학적 종말로 소중한 지구호를
    스스로 자멸시킨다면 그 무책임한 인간의 죄를 어떻게 용서받을 수 있겠습니까!


    너나 나나 인간의 적은 이익 때문에 큰 손해를 자초하는 환경오염은 어찌하면
    좋을까요..!
    요즘 제가 자연을 돌아보며 울고 싶은 심정으로 주말을 맞아 님들께 호소하는 것은
    우리의 앞서가는 열린마당 모든 님들이 환경보호 파수꾼이 되시어 우리의 아름다운
    금수강산으로 되돌릴 수 있도록 우리 우리가 솔선한번 해보시지 않으실래요?


    여러분 자연을 사랑하는 님들은 적어도 제가 살아온 경험에 의하면
    참으로 좋은 품성을 가지신 님들이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면서,
    이제 행락 철이 돌아오고 있음에 걱정되는 벤치마킹이 오늘 제가 좋아하는
    네티즌들이 제일 많이 계시는 이 마당에 들려 그냥 호소하고 싶었습니다..













..























    그제 저녁에 오랜만에 찾아오신 반가운 이들이 있었다.
    남자 나이 55세, 여자 나이 52세의 부부인데 한참 후배인
    우리 내외가 멋지게(?) 사는 것 같아 마음에 드니
    저녁식사나 같이 하자는 제안이다.
    흔쾌히 동의하곤 모처럼 모 호텔의 13층 전망 좋은 일식 집에
    자리하여 담소하는데 이상한 분위기가 감지되어 조심스러워진다.


    이틀에 걸쳐 두 사람이 함께 다니면서 이혼서류를 챙겨
    법원에 갖다 주고 오는 길이라 한다.
    나름의 학식과 경륜을 겸비한 부부이건만 딱히 주위의 어느 누구에게
    이혼문제를 맘 편하게 상의 겸 하소연 할 수가 없음을 토로한다.


    잠시 우리 부부는 혼란에 빠져 난감하였다.
    아주 다정한 부부로 기억되고, 지금도 곧 이혼 할 사이라곤 전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서로 바라보는 눈빛조차 사랑스럽다.
    우린 약속이나 한 듯이 두 사람을 편하게 대하였다.
    세상 경험이 모자라기도 하지만 자칫 미묘한 부부관계에 대해
    왈가왈부하다간 좋은 자리의 분위기마저 어색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상의보다는 하소연을 하기 위한 자리라 생각되기에
    되도록 두 사람의 얘기를 많이 들으며 경청하였다.
    간간이 부부간에 얽힌 추억담을 서로 나누며 한창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이렇게 서로 사랑하고 전혀 애정이 식지 않은 것 같은데 왜 이혼을
    결심하고 진행하는지를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았다.


    결혼 30년 차라는 그 분들은 사랑하기에 이혼한다며 이구동성이다.
    어느 소설이나 영화제목 같은 그 소리에 바짝 당겨드니 절절한 내용이 다음과 같다.
    서로의 대화체로 꾸며 보았다.


    부인: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남편의 장단점을 모두 알아요.
    급한 성질에 숨 넘어 가듯 막말을 해 대는 것 때문에 속도 많이 상했지만
    그것도 견딜만했고 그 외에는 사람 좋아하고 솔직한 면이 맘에 들어요.


    남편: 난 바람을 피우고도 저 사람에게 이실직고하고선 잘 해결해 달라고
    부탁할 정도로 거짓말은 못해요.

    나: 남자들은 화나면 절제치 못하는 막말 때문에 결국엔 여자에게 지게 되지요.
    대신 성질 급한 사람들은 뒤끝이 없는 장점도 있잖아요?


    솔직하다는 말에 남자 분이 오버하는 것 같아 거들면서 화제를 이어갔다.
    잠시 침묵이 흐른 후 부인의 한숨소리가 깊더니 못 마신다는 소주를
    한입에 털어 넣고 말을 이어간다.

    부인: 그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왔는데 내 스스로 그만큼 남편에게 해 줄 수가
    없음을 알고 더 늦기 전에 자유로이 해 드리고 싶어 결정한 거예요.
    저인 아양떨며 상냥한 여인을 많이 바라는데 전 그게 안 되거든요.

    남편: 큰일도 눈 하나 깜짝 않고 처리하며 오히려 누님 같은 든든함은 좋은데
    여자의 가장 기본인 애교가 없으니...

    부인: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저와는 다른 그런 여인을 찾아보세요.
    저도 활달했던 당신이 우울해 하는 걸 보면 많이 속상해요.
    제가 딴 생각으로 가려는 것도 아니고 진정으로 당신을 사랑하고 위하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건 당신도 잘 아시잖아요.

    남편: 물론 나도 잘 알고 있지. 그러기에 속박되지 않는 당신만의 시간을
    주기 위해 나 또한 이혼에 동의를 한 거 아니겠어?


    또 다시 잠시의 침묵이 흐른다.
    사랑하기에 이혼한다는 논리가 어디 있느냐며 이해가 안 간다는
    아내의 항의에 두 사람은 빙긋이 웃기만 한다.
    부부 사이란 타인이 짐작조차 할 수 없는 베일에 쌓여있는 일들이 많다지만
    여타 더 많은 얘기들을 주고받으며 곰곰 생각하니 나로서는 두 사람의
    결정에 대해 알 수 있을 것도 같다.


    대개의 경우 이혼하려는 사람들은 서로의 악감정으로 표독스러워지며
    원수보다도 더한 모습을 보이는데 반해 여느 다정다감한 연인처럼
    애정을 보이며 자연스레 이혼의 길로 들어서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했다.
    어쩌면 내가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말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들과 헤어져 늦은 시간 집에 돌아오는 길에 술 마신 조수가
    감히 기사님의 손을 살며시 잡으며 물어보았다.

    “당신 언젠가 내 사랑에 겨워 이제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말 유효한가?
    난 다시 태어나도 당신한테 장가든다는 얘기는 없던 걸로 했는데.”
    대답 대신 미소 지으며 운전만 하던 그녀를 집에 도착하여 달래기까지는
    진실 어린 변명으로 한참을 애먹었다.
    분명히 지금도 당신과 결혼하고 싶은데 오늘 생각하니, 그건 당신에게
    죄악 같아 더 좋은 남자를 만나라는 배려라고 솔직하게 말했는데...












..













멍이와 청양고추







      털 알레르기 중증이 있는 같이 근무하는
      지혜모친(친구)의 핸폰이 어느 날은 몇 차례 부산스러웠다.


      9개월 전에 입양해 온 강아지 깐돌이의 몸뚱이 털 삭발행사를 위해
      애견 미용실에 데불고 갔더니,
      워낙 난리 블루스를 하는 바람에 손도 못 대고 치를 떨며
      동물병원에서 임시 마취시키려 한다는 지혜의 다급한 보고들이었다.


      익스프레스 사업을 하는 그녀의 옆지기가 우째저째한 사연으로
      얻어 온 새끼 강아지..
      제법 족보 있는 명견인줄 알았더니 키우면서 보니
      하찮은 변종(便種)이어서 실망이 우라지게 컸다나~


      울 집에는 기본적인 미용기구가 있어서 깐돌이의
      털깎이 청탁을 간절히 해왔지만,
      아무리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3개월 기어서 배운
      내 시원찮은 두발 깎기 실력이지만 자존심이 있지
      어찌 사람털도 아닌 개털에 잘난 목숨을 거랴!~

      대답은 단연 노!~노!~노!~ 였다.


      희비가 엇갈린 곡절을 넘긴 강아지 민둥머리 만들기는
      퇴근하면서 찾아다 놓으라는 지혜의 엄명에
      지 어무이 순종하는 흉내는 내었지만,
      깐돌이 때문에 부딪치는 남다른 스트레스는 그녀 뿐 아니라
      사무실 직원들의 일과장에 빼곡이 쓰고도 남으리라.


      친구 옆지기를 비롯, 그녀의 쌍둥이 딸들은 엄마의 기분에
      좌우 될 깐돌이의 운명에 온 촉각을 곤두세웠기에
      어디로 귀양을 보낸다는 건 일찌감치 포기하고 체념했지만..
      수시로 개 기저귀를 대신해야 했기에 애매한 벼룩시장紙는
      꽂아 놓는 이가 미워 할 만큼 날마다 때마다 자전거로 실어다 날랐고..


      철 바뀌어 가며 각양의 패션에 과분할 변견 옷을 만들기에
      점심요기를 축내 가는 열심을 더하거나..
      하루 일정한 간식을 위해 아빠는 300원 짜리 소시지 하나씩
      일수 찍듯 하고..
      딸들은 방학중 번갈아 계란 프라이, 라면 끓여 내기 바쁘고..


      미워하는 와중에도 친구는 혼자 집 지킴이 안쓰럽다고 설교 테이프 종일 틀어
      개 더러운 성질 자중되어지길 기도하며
      "은혜는 울 집 개새끼가 내 대신 다 받잖아~" 더니


      유난히 개껌은 싫다하고 아무거나 물어 뜯어놓는
      못된 버릇 없애려고 출근하며 던져주는 사탕의 수만큼
      깐돌이가 커가면서 부딪치는 씨름접기는 절대 아니올씨다였다.


      오죽 허니~
      사무실 청양고추 따봉 좋아하는 부산 아지매..
      친구의 개사랑, 개푸념, 개재롱 듣자하니 부화 터지고 속 뒤집어져서
      날이 갈수록 상상 저울로 달아진 무게를 어림 읽고는 5인분..7인분..되뇌며
      "그 개새끼 된장은 은제 바를 낀데?"
      월매나 침 삼키며 벼르고 별러 샀는지.


      개 사료먹이 뿐 아니라
      온갖 사람먹이는 가리지 않고 다 먹는 변종 중에 변종은
      제 주인 닮아서 유난히 잘 먹는 것 하나있는데..
      허연 무우 먹어치우는 날렵함은 혀를 내두를 정도여서
      자고로 킬러 급에 도전했었다.


      벌써 도마 끝에서 무를 썰라치면 깐돌이의 귀는 각별한 센서가 작동하고..
      무가 특별히 단맛이 나는 것도 아니고 바삭거리는 비스킷의 흥도 아닐텐데
      그 무덤덤함이란 아삭거리는 기분으로 속되게 먹는 맛을 느끼는 건지..


      하루는 저기압에 심드렁해진 친구가 장난으로
      "에이~씨, 청양고추인들 니 녀석이 못 먹을까 보냐~" 싶어
      눈감고 하나 넌지시 던져준 게 지나친 화근이 되어서
      한 번 베어 물고 화다닥~
      두 번 베어 물고 안저리 부저리~
      세 번 베어 물고 캑캑 토악질~

      눈동자까정 붉어지면서도 계속 먹는걸 웃음을 참고 보다못해
      쉽게 한 자신의 행동을 자책하며 그리 생각했다나?


      "역시.. 변견의 아이큐는 시대를 앞서가는
      인간을 능멸할 주제는 못되는구나!" 하고 글씨.......

      그 바람에 그 집 현관 문지방 열나게 굼불 붙었었지.









      쇼팽/강아지왈츠 Db장조 '강아지' Op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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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막
    개혁국민정당의 국회의원이 된 유시민의원의 신선함을 나는 좋아한다.

    그는 스스로를 '지식소매상'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연구자나 전문가들이
    내놓은 경제학(그의 전공)에 관한 것을 쉽게 전달하는 책이나 역사책을
    출간하기도 했으며, 80년대에는 민주화운동 단체의 성명서와 선언문을 수
    도 없이 썼고, 중편소설로 등단도 했으며 텔레비전 방송 드라마 대본도
    써 보았고 신문의 시사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다고 한다. 최근에는 MBC
    백분토론과 라디오 대담 프로그램을 진행했음을 또한 우리는 안다.
    한마디로 그는 우리 사회에서 선호하는 '엘리트 지식인' 이라는 호칭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어보인다.

    그런 그가 이제 새 정당을 만들고 국회로 갔다.
    그 첫날, 그는 국회에서 의원선서를 하는 그의 첫 '일'에서 그를
    지켜보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묘한 '부딪힘'을 보여주었다. 그것은 그의
    복장의 문제였는데, 의사당에서는 양복을 입는 관례를 무시하고 면
    바지에 면 티를 입은 평상복 차림의 그를 다른 선배 의원들이 용납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결국 그는 다음날 와이셔츠에 타이를 맨 말쑥한 양복 차림으로 나와서
    의원선서를 했고, 그날 함께 의원선서를 하게 된 다른 두 의원보다는
    다소 긴 인사말을 통해 "어제 옷을 그렇게 입은 것은 튀려고 그랬던 것도,
    넥타이 매기가 귀찮아서 그랬던 것도 아니다. 다만 이제 국회는 나의 일터가
    되었으니 일하기 편한 옷을 입어보겠다는 뜻으로 그랬다" 라는 말을 했다.

    그런데, 선배의원들 앞에서 싱글거리며 자기주장을 끝까지 피력하는 그의
    여유를 보면서도 왠지 나는 유쾌하지만은 않음을 느꼈다. 튀려고 그랬던
    것은 아니라는 그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날 분명히 튀었고, 일하기
    좋은 복장이란 말 또한 선서를 하는 그날의 '일'에는 별 해당사항이 없어
    보였다.

    그날, 그의 홈피에는 찬사와 격려의 말들이 쏟아졌다. 양복입고 싸움질
    이나 하는 국회의원보다는 평상복에 일하겠다는 의원이 얼마나 좋으냐,
    의사당에 진짜 사람다운 사람이 서있는 것 같았습니다, 퍼포먼스라도
    좋고 시선 끌기라도 좋습니다 등등....
    참 좋은 말들이다. 누군가에게 기대를 건다는 것, 우리에게 그럴만한
    사람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사실 얼마나 큰 행복인가.

    그러나, 한번쯤은 생각해볼 일이다. 국회를 열어놓고 욕지거리와 패싸움질
    같은 양상을 보이던 그들에게 양복이 아닌 평상복이 입혀져 있었더라면
    아마도 그보다는 몇 배 더 흉악한 우리의 국회의원 꼴상을 보게되지는
    않았을까....

    한 벌의 털옷으로 평생을 살아가는 동물과는 달리 때와 장소를 따라 옷을
    구별하여 입을 줄 아는 衣服의 문화를 가진 '사람'에게 있어서 옷이 가져다
    주는 시사성은 참으로 크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의원선서를 끝내고 돌아서는 그에게로,
    "다같이 소중한 관례는 지켜나갑시다" 라고 말했다는 박관용의원의 말을
    그가 흘려 듣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를
    너무 치켜세우지 않아서, 그가 자칫 판단을 흐리게 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제 그를 향한 우리의 사랑은 그의 '일함'을 조용히
    지켜보는 것이며, 혹시라도 잘못된 길을 가려 할 때 있다면 바른 소리를
    들려주는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지식인의 敵은 '자기확신'이라는 말이 있다. 자기확신이 없는 사람이
    정치를 하는 것도 곤란하겠지만, '자기확신'만이 너무 강해서 다른 이의
    주장에는 전혀 귀 기울이지 못하는 정치인은 더더욱 곤란하다.
    그것이야말로 옛 중동의 바벨성에서 야훼께서 흩어버린 교만의 바벨탑을
    다시 쌓는 일이 될테니말이다.

    선거유세를 할때 재래시장을 돌면서 그가 "내가 당선이 되면 재래시장을
    살리겠다"는 공약을 하자 측근의 한사람이 "왜 그런 지키지 못할 말을
    하느냐"고 했고, 그 말에 "꼭 어려운 경제의 재래시장을 살려보고싶은 마음
    에서 그런 말을 했는데, 생각해보니 그럴만한 아무 대책도 내겐 없으니 그
    말은 그야말로 公約이 아닌 空約이 되어버렸군요"라고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며 "그 말의 뒤에는 당선되고 싶다는 강한 욕망이 나도 모르게 숨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런 말을 하며 씨익~하고 웃었을 그를 떠올리며 말없는 기다림의 응원을
    그에게로 보내어본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지금처럼 그가, 정치꾼이
    아닌 바르고 멋진 정치인이 되어주기를 빌면서.

    오늘 이 대청에서 어떤 쓸쓸함을 견디기 위해 부르는 한 곡조의 노래처럼...



    솔향 / 20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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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란 지금 우리에게 과연 무엇인가?

항공모함 선상에서 이라크 전쟁의 승리를 선언하는 부시의 득의만만한
표정을 보면서 나는 역사를 생각했다.

[* 역사 (歷史, history) 사전적 의미로는 인간이 경험한 과거 전체, 또는
그러한 인간의 제반행위를 탐구하고 구성하는 역사의 연구 ·서술 또는 역사학.

그리고 좀 더 자세한 의미로 역사는 관념상으로는 있을 수 있어도, 실제로 우리들이
구체적으로 역사와 관계를 갖는 것은 항상 과거에 있어서의 인간의 행위를 대상으로 한다.

따라서 그 대상은 직접 우리들이 지각(知覺)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남아 있는 기록문서, 즉 사료(史料)를 매개로 하여 인식된다.
물론 사료는 문헌사료뿐만 아니라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고 남은 모든 것이 사료이다.

고문서 ·고기록을 비롯하여 책 ·신문 ·일기 ·서한 등의 문헌은 물론,
가요 ·구비전설(口碑傳說)에서 문자에 의한 전승, 예를 들어 금석문 족보 ·연대기 ·회화,
유물로서의 인골(人骨) ·석기 ·도기 ·집터[住居址] ·언어 등이 모두가 사료이다.
그러나 사료 가운데서 문자에 의한 기록문서가 가장 우위를 점한다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주(註) 동아 대백과 역사에 관한 기술 중에서 발췌]


유프라테스에서 티그리스를 관통하는 지역
에덴동산이 존재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구전으로 떠도는 지역,
타락한 도시민을 구하려는 하나님의 안타까움으로 선지자 요나를 파견했던 니느웨성이 있던 지역,
하나님의 물의 멸망을 피하려는 인간의 욕망으로 건설되다 무너진 바밸탑이 있던 지역,

그 이라크를 점령한 부시는 어제의 그 연출이 다만 전쟁의 승리자로서의 모습만이 아니라
이미 재선도 이길 것이라는 확신에 찬 모습으로 보였다.

그러나....

그의 그 득의 만만한 표정에서 이라크에 소장된 인류의 소중한 자산인
역사 유물과 문화재가 파괴되고 약탈당한 안타까움은 전혀 보이질 않았다.

바벨론(고대 신 바빌로니아제국)의 느부갓네살(네부카드네자르)왕이, 대 제국 아시리아를 멸망 시키고
지금의 이라크만이 아니라 시리아 팔레스티나(현재의 이스라엘)및 이집트 여러 땅들을 점령하고
전 지구를 호령했던 표정도 아마 어제의 부시가 보였던 승리자의 의기양양한 모습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잠시 더듬으면서 지금 부시를 필두로 한 미 제국주의자들의 사후 모습을 그려보는 상상에 빠져본다.


앞서 잠시 인용했듯이 역사는 고문서 고기록 뿐만이 아니라
언어를 사용하는 인간이 남긴 모든 매개체가 곧 역사의 기록물로 남는다는 학술 용어가 아니라도
가깝게는 내 할머니 아머니가 사용하다 시골집 헛간에 버려진 듯 케케묵은 먼지가 쌓여있는
베틀이나 물레에서도 아이들에게 산 역사를 가리켜 본 경험이 있다.

그러므로....

과연 저 득의 만만한 표정으로 전 세계를 제압한듯한 부시의 표정은
분명히 영상의 기록물로 세계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도 남을 것이다.

단지 지금 부시의 승전기록을 역사적 관점에서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는 아마 미루어 보건데
인류 문화의 파괴자, 자신의 정치생명의 연장을 위하여 타국을 침입,무죄한
민간인들을 무수히 학살한 학살자,라는 기록들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것을 이미 짐작할 수가 있다.

이미 우리는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등의 군사정권에 대한 현존하는 사가들의 기록으로도
그 단초들을 볼 수 있으며 요즘 티브이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무인시대]의
이의방이나 이의민, 정중부등 무인들의 무참한 살육들을 생생히 보고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비록 드라마라는 형식의 장르를 채택해서 생기는 여러 오류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역사의 기록자들은 참으로 냉정하다.

잠시의 철권통치와, 잠시의 기세등등한 힘에 억눌려 숨소리조차 크게 내지 못하는 것 같으나
소리없는 다수의 구전으로나 소수의 기록으로 남겨지는 그 역사의 기록들은 참으로 냉정한 것이다.

우리는 이런 역사적 사실들 앞에 아무도 자유롭지 못하다.
회사사(會事史),가족사(家族史),심지어 작은 모임에 이르러서까지.....

기록앞에서 우리 모두는 언제나 피 감시자인 것이다.
사이버 친목단체인 이 열린 마당의 대청마루에 대한 역사에서 까지도...

이 기록의 역사 앞에서 우리 모두 숙연해져야만 한다.


2003,5,3 한가한 토요일 오후에 남도사랑.





..





















    자가 생기면



    내가 지금 일하는 곳으로 온 지 6일자로 10년이 지났다.
    서울에 살면서도 한 번도 와 보지 못한 곳 노원구 성냥갑 같은 아파트만
    넓은 벌판에 자리 잡고 있어 나는 아주 낯선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예전에 마들평야라고 부를 정도로 기름지고 넓은 벌판이 콘크리트
    아파트촌으로 변모했다.


    여기 오기 전에는 강동구로 출퇴근했다.
    직장 근처에 올림픽공원이 있는데 출퇴근하면서 버스 창 너머로 보이는
    공원에는 영화 모정에 나오는 나무와 언덕이 있었다.
    올림픽회관 앞으로 지나는 길에서 보면 아주 운치 있게 보인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곳은 언덕이 아니라 위례성이라고 한다.


    아무튼 잔디가 파랗게 깔린 언덕에 서 있는 나무 한 그루를 보면
    영화 모정에서 주인공이 사랑을 속삭이는 장면이 떠오른다.
    나도 나중에 애인이 생기면 올림픽공원 저 곳에서 남자의 무릎을 베고
    워크맨으로 음악을 들으며 다정하게 속삭일 거야.
    퇴근 시간에 보이는 그 곳은 노을 빛으로 반사되어 나를 몹시 들뜨게
    만들었다.


    연애도 해보지 못하고 결혼하였다.
    그렇다고 남자들을 싫어했던 것은 절대 아니다.
    소설에 나오는 근사한 연애를 하고 싶었다.
    그런 연애를 얼마나 동경했는지 모른다.
    나는 나중에 남자가 생기면 꼭~


    가보고 싶은 곳. 먹고 싶은 곳. 하고 싶은 곳.
    마음속으로 다짐하고 남자를 그려보지만
    항상 마음뿐이었지 실제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남자가 생기면 꼭 함께 가고 싶었던 곳..........남산이다.
    남산순환도로 중 주말이면 자동차가 통행하지 못하는 곳이 있다.
    인적이 뜸해 데이트하거나 마음에 맞는 사람과 걷기에 그만한 곳이 없다.
    그 길을 둘이서 걸으며 많은 이야기를 해야지.


    또 다른 곳................................ 여의도 윤중로다.
    물은 없지만 천변으로 둑이 길게 연결되어 있고
    사람의 왕래가 드물며 특히 자동차가 다니지 않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지금은 차가 너무 많아 탈이지만 벚나무가 좀 더 자란다면 멋있을 거야.
    봄에 꼭 와야지.


    그리고 올림픽공원 모정의 언덕이다.
    휘파람을 잘 불거나 기타를 칠 줄 아는 사람이라면 금상첨화고
    그도 아니라면 이야기를 많이 해야지.
    반드시 내가 무릎을 베고 누울 거야.


    남자가 생기면 꼭~
    하고 별렀던 일들은 많았지만 한번도 하지 못하고 결혼하였다.
    시간이 갈수록 아쉬움만 남는다.
    지금은 남편과 간다고 한들 그 기분이 날 것이며
    애인이 생겨 간다고 한들 불륜이라는 죄책감에 그 기분이 나겠는가.


    벚꽃이 흐드러질수록 남자가 생기면 했던 마음을 즐기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진다.
    남편이 가지 않는다면 나 혼자서 무슨 재미로 가겠는가.
    올 봄에는 남자가 생기면 했던 기분을 늦게라도 맛보려 했는데
    꽃은 활짝 피었건만 갈 곳이 없다.














..

















한애규/비빔밥 1991 (80 x 48) 테라코타1050



      엄마의 보따리


      예순을 훨씬 넘긴 나이에 외국으로 떠나신 부모님.
      마흔을 조금 넘긴 나이에 부모님과 헤어진 여배기.
      엄마의 서랍을 정리하다 발견한 분홍보자기에 쌓인 작은 보따리.


      풀어보니
      나의 첫 직장생활부터 모아둔 월급봉투며
      각 종 요리법을 정리해둔 대여섯권 분량의 요리노트
      가족 앨범이 있었슴에도 별도 보관해 두신 누렇게 변해버린
      까까머리 색동저고리 헤벌죽한 웃음의 여배기 사진 몇 장.


      아버지의 일본출장시에 사오셨음직한 책 한권..
      <딸에게 주는 신혼초기의 교육용 거시기 뭐시기한 책>...
      제목과 몇 장 정도 번역해 놓으신 작은 책 한 권.
      내게서 받은 각 종 기념카드와 편지묶음.
      용이 새겨진 은 쌍가락지등등....하여 몇 가지의 소품들.


      엄마 나름대로 기념이 될 만한 나의 물건들을 보관해 두신 듯.
      엄마는 이 작은보따리를 언제 나에게 주실려고 했는지..
      직접 전달 받지는 않았지만 엄마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하다.


      딸은 자라면서, 철들면서 엄마의 친구가 된다고 하는데
      친구는 아예 접어 두고라도 자식노릇 변변치 못한데
      멀리 헤어져 있으니 별 일도 아닌 일에 목에 힘줄 세워가며
      대들던 기억만 새록새록 난다.


      한 밤중에 자다말고 일어나 앉으니 더욱 그리운 엄마 생각..
      옆구리에 품고 자던 녀석..
      부스럭거리며 낑낑대니 엄마도 예전에 나를 품고 잘 때 이랬을까?


      아마도 엊저녁에 보고 잠든 드라마 <인어아가씨> 때문인가?
      딸들이여..
      지금 님들은...엄마의 친구가 되고 있나요?



      아버지 일기장


      아주 오래 전, 케케묵은 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까 중학교 다닐 적이라 기억되는데
      한창 사춘기라는 고지를 향해 달리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어쩌다 지하실에 들어가 이것저것 들춰보다가 누런 공책에
      파란잉크가 점점이 번진 요상한 것을 발견했던 것이었습니다.
      호기심 발동하여 들춰보니,
      아하하... 아버지가 군대시절 쓰던 일기장이었습니다.


      한 장한 장 넘길 때마다 가슴이 터질 듯한
      아버지에 대한 배신감에 몸을 떨었습니다.
      그 동안 들어오고 보았던 엄마랑 어쩌고저쩌고..
      예전엔 엄마랑 만날 땐 이랬고 저랬고....
      아버지가 들려주던 이야기와 엄마가 아버지를 만나 행복했던 시간 뒤에
      아버지가 엄마 몰래 딴 여자랑 "또사랑"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일기장 구석구석에 낱낱이 고백되어 있었습니다.
      이뿐 소녀그림도...잉크로 번지게 그리는 대나무 그림사이로
      우리 사랑 변치 말자...뭐 이래가면서..에구..그 지하실에서의
      한나절은 다시 아버지를 보고 싶지 않도록 하는 나와의 전쟁을 치렀습니다..


      그리고 나서 지나기를 며칠...
      그 일기장에 적혀있는 여자의 이름을 머리 속에 콕 처박아놓고
      내 평생 안 잊고 살다가 언젠가 내 앞에 나타나면 그땐
      울 엄마 가슴에 생채기 냈을 그 여자를 쥐어뜯어 놔야지 이를 앙 다물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런데.....그런데....
      사람이 평생 배우고 산다는 그 말이 또 한번 증명이 되었던 것이었습니다.
      할 일없이 이것저것 뒤적이는 것이 이전이나 지금이나 나의 취미생활의
      한 부분인지라...또 어느 날 무엇인가를 뒤적이다가 그 의문이 풀리지 않았습니까?


      그것은 바로 일기장에 적혀진 그 이름이...
      아버지를 사랑의 열병으로 앓게 했던 그 이름이 바로 <안해>였습니다.
      <안해> 는 바로 아내였던 것이었습니다.
      아내는 바로 울 엄마였던 것이었습니다.


      군대생활의 얽매임 속에서 그리워 부르던 이름 <안해>여!!
      집에 돌아오면 어른들 눈이 어려워 미리 마중 나와
      동네 어귀에서 만나면 수줍어 고개 못 들던 <안해>여!!
      이렇게 이어지던 아버지의 일기장 속의 여인...안해..


      울 엄마 이름은 분명 <영화>인데 도대체 <안해>는 또 누구란 말인고?
      별 것이 다 절절 끓어오르던 사춘기 접어들 시기의 얼빵이 여백의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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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splaybackcolor='1283551280'showstatusbar='1' hidden=true>








    "잠깐~"

    "……?"

    "들어가지 마세요?"

    "……"



    [들어가지 마세요]라는 푯말이 가로막아

    발길을 멈추고 애잔한 눈길만을 던졌습니다.

    안타까운 몸짓이 안쓰러웠든지

    바람이 슬그머니 불어와서는

    아이의 손길에 풍선을 되돌려 주었습니다.



    들어가고픈 발길을

    멈추게 하는 마음이

    아이의 마음인 것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들어가면 다치는 것이 잔디만도 아닌,

    들어가지 못하는 아이의 마음도

    다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들어가면 다치는가 봅니다.

    그리움이 들어가면 마음이 다치고

    욕망이 들어가면 현실이 다치듯 말입니다.



    들어 있지 않으면 다치는가 봅니다.

    마음이 들어 있지 않으면 욕망이 다치고

    현실이 들어 있지 않으면 그리움이 다치듯 말입니다.



    "들어가지 마세요'라는 글귀를 봅니다.

    들어가지 말라는 그 말에

    들어가면 과연 무엇이,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손대지 마세요"라는 글귀를 봅니다.

    손대지 말라는 그 말에

    과연, 손을 대면 무엇이, 어떤 일이 생기는지







    들어가기 쉽지 않은 세상입니다.

    실력이 외모에 밀려 들어가기 어렵고

    차이가 차별에 밀려 팽개침을 당하고

    권력에 밀려 삶이 따돌림을 당하고

    인맥이 닿지 않아 쓰임새를 포기하는 것 말입니다.



    살다보면 반드시 들어가야 할 곳이 있습니다.

    살다보면 들어가서는 안될 곳이 있습니다.

    그 마음이 싸우는 것은

    '욕망의 눈이 잠시 한눈을 팔고 싶을 때'인가 봅니다.



    들고나는 발걸음이 자유로웠으면 좋겠습니다.

    "맘대로 들어오세요" 라는 글귀가

    사방에서 눈인사를 보낸다면 좋겠습니다.

    발길이 닿으면 언제나 들뜨고

    손길이 닿으면 여지없이 움찔해지듯 말입니다.



    오늘은

    내 마음에 푯말을 박아보렵니다.

    "맘대로 하세요" 라고 말입니다.

    그러면

    정말.

    다칠까요?



    그런데

    누가 다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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