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밟기





천천히 움직여 보세요


아스팔트 위에선 힘은 필요치 않아요


속눈썹 위로 우산살처럼 퍼지는 햇살이


온몸을 뚫고 발바닥까지 간지럽혀요


두 개의 동그라미 속으로 바람을 챙겨 넣어요


간혹 주위도 살피면서 핸들을 꺾어요


오솔길 입구에선 숲 속의 향기를 맡아요


버려진 종이컵의 알파벳도 시가 될 수 있어요


솔방울들이 놀이개처럼 뿅뿅거리네요


가만!


작은 소리가 들려요. 풀밥소리


자전거 바퀴에 개미가 울고 있어요


구름 속을 달리는 비행기 마냥 윙윙거려요


서서히 굴려보세요


굴러가는 바퀴가 조그맣게 흔들거려요



오르막길이 시작되네요


그렇다고 서둘지는 마세요


어디까지나 방향이 틀려서는 안돼요


지금은 땀을 쏟을 때가 아니에요


호흡을 맞춰가며 좀 더 세게 밟아봐요


힘을 내세요


그리고 앞만 보세요


이젠 신호등은 필요 없어요


계속 힘차게 굴려보세요 좀 더 세게 더 세게.....



오 하느님!


당신은 언제나 바다 깊숙한 곳에만 떨어뜨리는군요


하늘을 나는 일은 결코 없게 되나요?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여요


예쁜 물고기들이 지느러미로 날개를 치면


내 몸은 먹혀버려도 좋을 만큼 작은 조개알이 되어요


무지개 빛이 반사되어 내 몸은 다시 인어가 되고


동그라미 두 개가 허공을 향해 빙빙 돌고 있어요


내리막길이에요


내 몸은 파도에 일렁이는 물미역이 되어


미끈거리다 미끈거리다 풀풀히 흩어져요


그래도 자전거 밟기는 언제나 새로움을 줘요.






글/peace




Daum cafe 의
font color=red>"열린마당"
으로 바로 가실분은 클릭 하세요















*아빠, 나중에 뭐가 돼..?*






봄 햇살이 따뜻하게 내리는
강변 잔디위에
딸아이와 나란히 앉았다.


훈훈한 바람결에
사과밭 탱자나무 울타리 너머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아빠, 물이 흘러서
바다에 가는 건 알겠는데
나중에,
뭐가 되는지는 잘 모르겠어"


긴 머리를 쓸어올리며
딸애가 나를 빤히 쳐다본다.


"뭐가 되냐고? 응 그건 말이다.
작은 여울에서
강이 되고 큰 바다가 되는 건 알지?


그러면, 햇살을 받아
바람을 타고 하늘에 오르면?"


"그야,구름이지 뭐."


"그리고, 또?


아주 아름다운 거 있지?"


내 물음에 손가락으로
입술을 톡톡치던 딸애가 한동안,
머리를 주억거리더니 생각이 난듯


"아,알았다. 무지개다.맞지?"


"그래그래, 또 말이다. 풀뿌리가 마셔
대궁을 타고 올라가면 뭐가 될까?"


"피이..그거야,풀잎이지 뭐."


내 물음이 너무 싱거운 듯
혀를 낼름 내밀며
목젖이 보일만큼 크게 웃는다.


"풀잎보다 더 예쁜 것도 있을텐데?"


"또 예쁜거야?


아빤, 아름답고 예쁜 것만 찾아?"


"허참, 이를테면 말이지,
그 왜 있잖아?"


딸애의 눈망울이 잠시
반짝이는가 싶더니


"음..알았다. 꽃이야,꽃"


숨가쁘게 대답을 하고는
손뼉을 치며 좋아라 한다.


그래 꽃이 되지, 빨갛고 노랗고,
그리고 생명이 되고 사랑이 되고..


봄볕아래 하얗게 빛나는 물위를
새가 날고 있다.


"아빠, 꽃이 되고 그 다음..
맨 나중엔 뭐가 돼?"


딸애는 반쯤 뜬 실눈을 하고는
심각한 표정으로
먼 하늘에다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 하늘에는 흰구름이
몇점 흘러가고 있었다.


"가만있자, 뭐가 될까? 응 그렇지,
아주 작은 새의 눈에 머물면
그리움이 되지.."


"에게..겨우
그것 밖에 안되는 거야?"


딸애는 뭔가 부족하다는 얼굴로
내 대답에 시큰둥해 지고 만다.



그렇지, 지금 네겐
너무 어려운 말인지 모른다.


좀더 커서 하루에도 열두번
거울앞에 서는 날이 오면 그때는
아빠의 말이 생각나겠지..



햇살을 받아 바람을 타면
구름과 무지개가 되고,


뿌리가 마시면 잎이 되고 꽃이 되고
사랑이었다가 그리움이 되고..


딸애야, 사실은 아빠도 그 다음은
뭐가 되는 지를 잘 모른단다.


너무 크고 많아, 있으면서도 없는..


마침내,


우주(宇宙)가 되고


끝내 무(無)가 된다는 것을


쉽게 설명할 수가 없는 걸 어쩌겠니..



강 위쪽에서 물새 우는 소리가
낮게 멀리 들려오는 오후,


물위를 작은 새 한마리가
그리움으로 날고 있다..









*그 때의 딸애가 자라서
지금은 대학 3학년이 되어,
전화 한통 없다가 아쉬우면
"아아빠아.." 한다.

서울이 뭐가 그리 멀다고...................







글/魚來山










Daum cafe 의
font color=red>"열린마당"
으로 바로 가실분은 클릭 하세요












music/타이스의명상곡

























*사이버세계에서 균형잡기*







詩와 수다,



풀과 나무 얘기,



사랑과 바람 얘기,



덕담과 위무와 자경문,



그리고 반가운 님들이 있는 이곳 열린마당...



이곳에 들어온지 석달이 다 돼간다.



사실 이런 사이버세계에 들어온 것이 처음이다.



그리고 채팅이라는 건 지금도 하지 못한다.



사람이 신통치 않아서 그런지



마주 대하고 말을 주고받는 걸 잘 못한다.



우리 세대는 "침묵은 금이다" 세대다.



아주 친한 사람이 아니라면 만나서 할 말이 없다.



할 말이 있어야지...... 그러니 만나면 술집행이다.



술기운에 그나마 객쩍은 소리 한두마디 한다.



술기운말고 사이버기운도 만만치 않다.



두달 남짓 사이버기운에 취했다.



님들의 글을 읽고 답글을 올리고,



내글을 짓고 님들의 답글을 읽고,



정성들여 쓰기도 하고 술취해서 쓰기도 하고,



남들의 다툼을 재미있게 구경하기도 하고



내 다투는 모습을 보이면서 부끄러워하기도 하고......



벌써 다섯 손가락으로는 모자란다.



한 번도 본 적은 없지만 그 모습을 떠 올릴 수 있을



정도로 잘 알고있는 것같은 님들이 말이다.



그런데 얼마전에 누가 그런다.



정색을 하고 아주 걱정스런 투로 말한다.



"글쎄 그게 재미는 있는 모양이더라만,



시간이 너무 아깝지 않나...



할 일이 없는 사람들이나 하는거지...



그래, 그거 해서 남는게 뭐야?



허망한 거야 허망한 거......"



그럴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어느 님이 말했듯이



부작용이 있다고 텔레비전을 없애버리거나



위험하다고 자동차를 없앨수도 없는 것 아닌가.



세상으로 통하는 문을 또하나 마련하는 일이다.



허망하다고만 말할 일은 아니지.



나는 지금 얼굴을 익히는 중이다.



더 나이들고 더 심심해졌을 때,



서로 얘기하고 정을 나눌 님들을 말이다.



여기 사이버 세계에서도 이젠 어느정도



균형을 잡을 수 있을 것같다.



사이버취기가 가신다면 오랫동안 걸을 수 있을 게다.



나는 그냥 지나가는 나그네가 아니다,



난 그렇게 자부한다.









글/작은큰통








Daum cafe 의
font color=red>"열린마당"
으로 바로 가실분은 클릭 하세요









사이버세계에서 균형잡기..............................글/작은큰통















글 쓰고 싶었는데...





술 한 잔에 아니 두 잔에 아니 석 잔에 ....

머슴은 시인이되고 화가가 된다

무슨 말인가를 지껄이고 싶은데 개똥 철학이 될까 봐....

그저 말도 되지 않은 글을 남긴다.



몇 시간이 지나면 날이 새겠지...

그럼 머슴은 다시금 일터로...

머슴처럼 일하겠지.

머슴은 역시 머슴일수 밖에....



글/멋진머슴





예전엔 카페모임에 색깔을 깔았습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유는 괜찮은(?) 머슴도 참석하니까.

세상이 변해 머슴보기가 쉽지 않을텐데 와서 보십쇼.

요즘 농사철이라 바쁘지만 목욕하고 손발톱 깍고

머리에 기름도 바르고 새로 산 구두에 흰양말 그리고 썬그라스와

노란색 잠바에 빨간 넥타이와 면바지를 입고 갈 생각입니다.

면바지가 촌스러우면 골덴바지를 입고 갈려고 합니다.

머슴이 이토록 몸 단장하여 오시는 걸음 걸음마다에 고운 꽃가루...........





글/멋진머슴






Daum cafe 의
font color=red>"열린마당"
으로 바로 가실분은 클릭 하세요











**뻐스비를 더블로 내는 여자 **


.. 시내에
볼일이 있어
홀가분한 기분으로

앞에서 뻐스를 타기로 한다
좌석은
천이백원
일반은 육백원이란다
오백원짜리
동전두개와 백원짜리 동전두개를
편리에
따라
내기쉽게
치밀하게 따로 준비해 간다
일반뻐스가 먼저 도착한다
아무
생각없이
차에 오르면서
주머니에 든 동전 모두를 주고

자리에 가서 앉는다
어느
정류소에서 천원짜리 지폐를 손에 든
손님이 탄다
잔돈을
기다리며 손을 내밀고 서 있다
그때
비로소
내가
천 이백원을 내고
탔다는걸 안다
내 안에서는
육백원을
돌려 달라고
할까와
말까가 싸움을 시작한다
결국
말까가 승리를 한다
거금
육백원을 포기하고
정상적인 차비를 낸 냥
뻐스를 자주 이용하는 냥
내안에
아무런
갈등도 없는 냥
태연한척
인파속으로 사라져 간다
그런데
하루
종일
육백원이
나를
따라
다닌다
내가 생각해도 내가 치사하다


글/꽃반지




Daum cafe 의
font color=red>"열린마당"
으로 바로 가실분은 클릭 하세요















내가 나에게.............



내가 나에게 가만히 속삭여 본다.



난 정말 나를 사랑하는가?



나를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사랑하는척, 하고나 있지 않는지.....



나 과연 잘 산다고 잘난척은 하지 않는지,



위선적이지는 않는지........



내 아이에게 바르게 살라고 하면서



난 과연 얼마만큼 인간답게 살고 있는지를......



아마도 철두철미한 위선을



가장한 가장 아름다운 인간인양



포장을 그럴듯하게



하지나않고 살진 않는지......



나 자신을 속이지나 않고 살았으면 바래본다.



진정코 인간답게 산다는것이 어떤것인지....



알듯도 모를듯도 한



더 살아보아야 알른지.....



진실은 어떤 색인지,



받아들이고 사는 자세가 어느 것이지.....



글/스카렛





Daum cafe 의
font color=red>"열린마당"
으로 바로 가실분은 클릭 하세요



autostart=true hidden=true loop=true>









*다리의 법칙*



다리를 건너면

꿈이 이루어 진다는

법칙이 있었지



하나

꿈을 꾸었어

솔숲에서



바람과 맞잡고

꽃향기가 있었고



다람쥐가 쫄랑대며

이 숲을 자랑하고



서투른 물살이

냇가에서 서두르는거야





솔숲에 숨겨진

나의 철학이



어느 틈에서

허우적 거릴때



장정의 바위는

근엄하게 무게를 지켰어_





꿈의 순서를 찾는

보물 찾기가 시작 되었고



힘차게 땀 흘리며

다리를 건너면



또,새로운 법칙이

나의 꿈에서 생기는거야



오!

그래 이것이 나의 꿈이라면

다리를 당당하게

걸어 가야지______


글/열,마당쇠



**소년**



*먼~

하늘가에

잔잔한 호수처럼

수채화가 그려져 있고



휘파람 불며

시집을

하늘로 보내는

소년



*우물가에서

시를 한바가지 퍼서

내 마음에 마시고



하루 밤을

별과 같이 꼬박 세운

소년




*안개가

가득 찬 방죽으로

아!

나를 못 이기고

자꾸만 돌팽개질!



가슴으로 품고

시작되지 않은

전기를 읽는

소년!


글/열,마당쇠




Daum cafe 의
font color=red>"열린마당"
으로 바로 가실분은 클릭 하세요
















그대 바람이 지나가거든
내 소식 묻지 말아 주십시요.

호수위에 비치는 물결이
빛을 안고 살아가는 것처럼...
호수곁의 흔들리는 갈대가
바람을 안고 살아가는것 처럼...
바람인 내가
그리움 안고 살아가는 것이
운명인 것을 그대가 나의 그리움을
대신 아파할 이유는 없습니다.

어느 날엔가 지독히도 호수의 빛이
아리게 가슴에 꽂히고
갈대의 바람이 시리게 가슴을 지나 가거든
바람의 가슴에 드리워진 그리움 하나
그대의 가슴에 담긴 그리움 닮아
깊어지고 있다고 생각이나 하여 주십시요.

다만
바람이 지나 가거든
내 소식 묻지 마시고
그저 고개만 끄덕여 주십시요.
바람에게 내 소식 물으면
괜히 얼굴에 눈물만 얼룩질 것입니다.

미오




Daum cafe 의
font color=red>"열린마당"
으로 바로 가실분은 클릭 하세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