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블로그는 맛집 취재를 못하는지 안하는지......
여행을 1박2일 팸투어로 함께 가보면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이 보이니...
맛집 글을 보면 취재자들은 다 맛있다고들 하는 글을 읽으면 <이 게 아닌데....이 게 아닌데...>
다들 열심히 찍어대지만 난 슬그머니....카메라를 내리고 만다. (교만일까?)
내 글을 항상 열심히 봐주시는 형부도 걱정을 하신다. 누가 그 많은 걸 다 먹냐구?. 내 대답은 한결같다.
<형부! .일부분이예요. 만든 거 다 올려 놔봐요? 대충만 올려도 그렇게 보이는거지요 ㅎㅎ>
부산분이지만 친정엄마는 요리를 잘하시고 즐기셨다.
문간방에 평양에서 피난 온 (할)아주머니를 들이시고는 요리에 빛을 발하셨다.
5남매를 키우면서 우리들의 생일 하나라도 소홀히 넘어가시는 법이 없었다.
뎀뿌라(튀김)에 단술(식혜)에...떡에~
기름이 많이 들어 겁나는 부분도 있지만 건강에도 좋지 않아 아예 금기시하는 메뉴들이지만
기억 속 저장고에 꼭 꼭 모셔둔 내 어머니같은 메뉴들이다.
그리고는 외갓집 8자매 이모들의 모든 대소사에 둘 째인 어머니는 으레 모셔졌다.
몸도 약하고 대학교 기숙사 생활을 마지막으로 졸업과 동시에 시집 간 언니 솜씨는 철 들어
어머니와 함께 살 부대끼며 산 게 없어선지 처음엔 형편없었다.
그런데....공무원인 형부 입맛은 왜 그리도 까다로운지...언니는 매일을 새로운 장을 봐다 날랐다.
한 번 만든 반찬은 두 번 다시 안올리는 ...형부의 까다로운 입맛 탓이었다.
지금은 음식을 아주 잘한다. 공부를 할 때도 무지 노력 형이던 언니의 그 결과물이라고 할까?
단 두 식구만 남았지만...늘 주방에 붙어서 살 정도로 신경을 쓰고 있으니...
입맛이 까다로워진 나도 만족할 만한 맛을 만들어 내곤 한다.
반면 우리 남편은 솥에 둘러서 익혀진 건 다 잘 먹어주었다.
대신 밥맛이 절대적이어야 하니 밥의 뜸은 잘 들어야 하고 ....
혼수로 내가 가져간 전기밥솥은 뚜껑을 잡아주지도 못하는 냄비 같은 뚜껑을 가진 전기밥솥이었다.
.......난 늘 밥을 못한다는 타박에 그만 돌아가 버릴까 싶은 생각도 여러 번~~ 밥을 극복하고 나니...
이젠 짜다고 타박이었다.
이 짜다는 타박이~ 실제 짜면 말을 하지 않겠는데 기분에 따라 그 맛이 왔다 갔다 하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라면도 짜다고 왕짜증!!
진짜로 못된 입맛은 형부가 아니라, 웬쑤, 내 남편이었다.
흥....그러등가 말등가...
그랬던 내가 딸아이가 대학교 다니다가 미국 1년 유학 끝에 그만, 식성은 바뀌고 체질도 변했다.
본래도 밥 냄새도 싫다. 된장도 싫다. 김치냄새도 싫다며 고기만 밝히던 애가 미국으로 갔으니
물 만난 입맛에 체질은 국적불명! 당연히 건강도 잃어버렸다.
그 암담함이라...
마침 어렸을 때 천식을 앓아 애를 먹이던 장남마저 사춘기 때 탈 감작 되는가 싶더니
다시 천식을 시작하고 나는 아이들의 건강이 내 잘못이라 생각하고 자책의 늪에 빠졌다.
아이가 아파보니 엄마의 모든 주방생활이 자성이 됐다.
내 아이들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인스턴트 라면도 죄의식 없이 그저 먹이고,
간장 된장 고추장도 사서 먹고 하던 내가 서서히 변해갔다. 뭐든 내 손으로 해야 하고 만들어야 하고.....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있던 나는 식당에서 뭔가 찜찜했거나 또는 나도 모르는 조금 이상한 식품이라든가
msg에 금방 반응을 보이는 고통도 함께 뒤따랐다.
그러자니...바깥음식에 대한 신뢰도는 깨어지고 뭐든 내 눈으로 사서 만들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런 습관에 도리없이 물들어 갔으니....
내 요리 글이 인기가 있어져서 부쩍 재미를 내어 올리는 글도 아니다.
엣지없는 엄마의 글이라도 읽다보면 ,,
딸도 점차적으로 우리의 전통음식 쪽으로 한 발이라도 다가 올 것을 믿는 마음에서다.
.......
오로지 내 가족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결과로 아마도 나이 들어서도 계속 집에서 만드는 음식은
화려한 요리글이 아닌 식탁에서 자주 대하는 반찬 글로라도 죽- 이어질 것이다.
어눌하지만 나를 대변해 주는 블로그, 나비가 청산을 찾아가는 날까지......
이 요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