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월19일 *사진:이요조
*南道는 지금 지천에 春蘭꽃이 피고 있습니다
중국란처럼 짙지 않으면서도 온 산에
은은하게 번진 춘란의 청향은 애란인들의
마음속 깊이에 사랑과 경외를 주고 있습니다
우리것은 정녕 좋은건가 봅니다
<홀詩생각>
보춘화(報春花)/한국춘란
그가
묵직한 그가
큰 바위로 누웠다.
자연으로 귀화하여서
가녀린 춘란을
가슴으로 병풍삼아 안아 키운
찬 山 바람에도
푸른 잎새를 키워 올리고 있었다.
그는
큰 바윗돌로 정좌하고 앉아
빙그레~ 웃으며 손짓했다.
춘란에 여린 꽃대가
벙-싯 올라 오는 날,
처음으로 열리는 하늘이 낯 설지 않게끔
꽃이 벌면 꽃을 받으려고
부엽토 아래 군불을 지피고
흐린 하늘을 날마다 말갛게 닦아내고 있노라고,
그렇게 소일 꺼리로
하루 하루를 잘 지내고 있으니
암시랑 말라고,
날씨가 화창한 날이면
내가 부지런을 떤 날이고
흐리거나 비가오면...
내가 좀 그래서 그런가부다..하라고,
바람이 건듯 불어온다.
마치 그가 소근대며 이야기 하듯
귀밑머리 간지럽히는 미풍으로,
소나무 사이를 지나는 솔바람으로,
찰랑거리는 햇살을 머리에 이고
즐거운 듯 졸졸거리며 흐르는 해동한 시냇물로,
이끼 낀, 큼직하고 과묵한 바위로,
고무신 속으로 들어 와
발부리 아프게 부여잡는
작은 마사토 알갱이로..
치마자락을 부여잡는
마악 빠알간닢 새순 돋아나는
찔레 가시 넝쿨로...
떨어져 누운 마른 솔잎으로
그 사이로 돋아나는 이름없는 들풀로
보잘 것 없는 길 가에 누운 돌멩이로
가을이면 외롭게 피어 흔들릴
보리빛 구절초 한 송이로
하늘을 둥둥 떠가는 새털구름으로...
이 아름답고 경이로운 모든 것들이
다 그의 윤회로 인해 생겨 난 것임을
나는 정말 몰랐었다.
사진을 찍어 온 찬 바람 속,
춘란 두 어 포기
지금 쯤.. 화사히 꽃대를 빼물고 있으리라~
춘향을 은은히...번져내며,
바로 지금 그 곳, 그 자리에서,
칠흑같이 어두운 그믐 봄 밤,
보아줄 이 하나 없어도
연두빛 그 고운 자태를 뽐내듯 香드리우며,
글:이요조. 4월 2일 밤에
장소 : 졍남 사천 와룡산 자락
춘란 : 일명 報春花 ...봄을 알리는 꽃
일자 :2003.3.12
제공 :saint-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