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빛 나날들의 일기 中 에서...
1987 x월 x일
빌어먹을,,,
타인과 입을 떼며 얘기해본지가 20일이 넘어간다.
그 동안 입술을 움쭉거린 것은 "세인즈베리"에서 마켓 캐셔에게
"How much?"뿐이다.
그 몇 초간의 즐거움이라도 부질없는 위안을 위한 쓸데없는 쇼핑!
아무리 물을 들이켜도 입안이 껄끄럽다.
입 속에서 내 핏속 고독함이 모래알처럼 나뒹굴고 있다.
앞으로 한 달은 더 이렇게 견뎌내야 한다.
개강 후 노랑머리 친우들에게 난 이렇게 거짓말을 할 꺼다.
"우아~! 정말 즐거운 방학이었어. 그렇지 않았니?"
외로운 모습, 아둔한 모습, 나약한 모습들은
절대로 뉘들에겐 보이지 않으리라!
수면의 나락도 그 끝없는 시간의 관용 속에서
이미 더 이상의 휴식으로써의 즐거움을 이탈했다.
자고,,,또 자고,,, 끝없이 자도 날은 밝지 않는다.
하늘이 내린 천형이라 했다.
내 말도 못 쓰고, 내 음식도 못 먹고, 내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
난,,난,,,친구가 필요해!
1987 x월 x일
아빠에게 전화가 왔다.
돈이 더 필요하면 말하라고,,공부 열심히 하라고,,
나이 서른이 다 되어서도 부모에게 손을 내밀어야 하는 나는,,,
지진아임에 틀림이 없다.
다행이다.
적어도 난 굶주린 아귀가 되어버린 승냥이 새끼처럼
끄르륵거리지 않았으니 말이다.
집에 가고프다고...
끝을 가늠할 수 없는 바다와 산이 인접한 곳.
(영국의 남부--소설 "테스"의 배경장소)
귀신의 안식처라는 언덕 위 古城속의 학교.
옛 던전(dungeon- 城내의 지하감옥)이었던 연습실에서
밤늦도록 맴도는 肉없는 그들을 벗삼아 악착같이 연습에 매달리다가,,,,
큰길을 벗어난 한없이 구불구불한 길.
가로등의 문화혜택도 없는 그 길을 약 3마일쯤 돌아 들어가면
Broadhampston 이라는 작은 마을이 있지요.
그곳에 마구간을 개조한 저 혼자만의 자그마한 오두막이 있었답니다.
철저한 고독 속으로 잦아들음으로써, 완전한 자학을 즐김이었을까요?
그 Stable Cottage에서 나의 태생을(사람, 언어, 음식)을
완벽하게 무시당한 4년간을 지냈습니다.
슬픔에 압사되기 직전에 잠기듯이 찾아들어 오열하던 그 바다에서
그 분은 제게 말씀을 주셨지요.
"아가~! 나의 아가야~ 울지 마라.
네가 채우는 물잔은 포도주가 될 것이니..."
스스로의 환각이었을까요?
전 사실은,,그 시절의 멍은 조금만 끄집어내져도 너무나도 아파서,,,,
이렇게 긁어내는 것이 두렵기만 합니다.
아직도 한참을 더 살아내야만 회복될 상처....
파래지다가, 시커매지다간,,,,,,,,,
그러다가 언젠가는 아픔 없이 회상할 수 있는 관망의 색을 찾겠지요.
26th,Sep.,2002 이쁜몬스터
'공부합시다 > 퍼오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도 혼쭐 났다. ......................작은큰통 (0) | 2002.10.03 |
---|---|
어머니의 불공 .............................[東山] (0) | 2002.10.02 |
빼앗긴 땅을 찾아주세요......... 베토벤 (0) | 2002.10.01 |
겨레의 봄은 오는가.........바람과 달 (0) | 2002.09.30 |
[소설 이야기] 「이광수」와 소설 「이순신」>>..buryun . (0) | 2002.09.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