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건강해라>




저녁 늦게 전화가 왔다.

친구 어머니께서 하늘나라 여행 가신다고
친구들 모두 모여서 즐겁고 행복한 여행 되시라고
인천에 있는 사랑대합실(병원)로 오라고
(사랑대합실은 인천 주안역 에서 2분거리에 있음)

친구들 벌써 와서 느긋하게 있고
늦게 온 친구들은 먼저 온 친구와 서로의 정겨운 우정을 나눈다.

기쁨과 슬픔을 같이 하자고 어머니 가시는 곳에
차비와 용돈을 성의껏 넣어서 친구에게 전하고
어머니께 인사하고 나와서 우리와 합류한다.
어머니의 빈자리를 바라보는 친구의 이마에는
쓸쓸함 이라고 크게 쓰여 있는 듯 아쉬운 모습이다.

우리들은 잠시 라도 '그 모습 펴지' 라고 웃으며
왁짝 소란떨며 이 얘기 저 얘기 하며 부산 스럽다.
배려의 짙은 우정의 그 모습들 아름다워 보이네
나도 모르게 정든 친구 어머니 생각에 눈시울을 적신다.
우울함이 깊으면 그곳에 있을수 없어서 다른 생각을 한다.


'청춘' 할 때에
친구들 다정하며 얼굴들도 잘생기고 다들 괜찮았는데
이렇게 모인 저 모습들,
모두 세월의 화장을 하여서 주름 훈장들 달고
머리카락은 서서히 겨울로 진행하며
더러는 황무지로 변화한 을씨년스런 모습들 안타깝고 스산하여도
서로 마주보며 다정함 있는 서로의 정겨운 모습은 모든걸 날려버린다.

그들 중에 변호사 판사 교수 그리고 공인이 되어 있는 친구들...
한곳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친구 장사하는 친구...
백수 친구 안어울릴것 같아도
매우 잘 어울려서 서로의 만남 자체를 즐기며 서로들 마음을 어루 만져주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중…


내가 가장 보고 싶어 하던 친구는 나타 나지 않았다.
그는 공인 으로서 몇년 전 까지도 잘 나갔다.
어린시절 부터 몇년 전까지 서로의 의견을 나누며
한참 얘기하다 보면 밤을 꼬박 새웠고,
서로의 견해를 내놓으며 부담없이 나누던 그가
사업을 한다고 하며 이리 저리 뛰다가

어느날 부터 그렇게 다정하고 행복하게 살던 부인과 헤어지고
사업에 실패를 하고 나서부터 가끔씩 찾아와서 얼굴 보이더니
다시는 나타나지를 안는다.
그리고 오늘도 이곳에 오지를 않는다
안타깝고 아쉬운 생각을 하며 알게 모르게 기다려본다.


다들 간다고 일어서서 갈 준비를 한다.
어정쩡하게 마지못해 일어서서
그 친구가 '혹 안올가나' 거리 저편을 한참을 쳐다본다.
저 멀리서 달려오는듯 웃으며 오는듯 여운 남겨놓고
이런 날에 못 오는 친구의 마음 이해 하려고 하며
집으로 향한다.

며칠간 못내 아쉬워하며 있다가.
나의 생활에 적응하며 잊는듯 하였는데…
저녁에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는 딸의 주문에 의하여
아이스크림을 사들고 오는데.
'많이 본얼굴이네' 하면서 그 친구 누나가 부른다.
얼른 바라다보니 누나가 반긴다.
얼른 누나에게 물어본다.

그친구 어디에 있느냐고
그런데 누나얘기는 나에게 그친구 소식을 물어 보려고 생각 했다 한다.
지금 그는 무얼하고 있을까?
어린시절 친구 어머니의 잊지 못할 비빔국수.
중학교때 태권도 유도 십팔계 공수도한다 하면서 다니던
그시절의 여운을 남겨두고...
살아있는지 죽었는지...


저 어두운 골목에서 서성 이지는 않는지
겨울이 오면 그 골목이 더욱 추울텐데……….
참으로 안타깝고 보고 싶은 친구야.
내가 니 소식 몰라도 내 소식 니몰라도…..
점점 가을은 깊어가고 추운 겨울이 올려하니
부디 몸 건강하고 편안 하길 바란다.

가을과 겨울의 혼돈속에서……
20021025






뒤늦은 세상 구경........ 바람꽃이



허리가 많아 아프다. 진득히 앉아 공부라는걸 하려니 너무 힘들다.
아마 척추가 일하는 데 익숙해있다 뒤늦게 앉아서
뒤떨어진 시긴을 따라 잡느라 안간힘을 썼더니 힘이드는 가보다.

애들 대학 보낼때까지는 죽어도 집귀신이 되기로 맘먹고
운전 면허도 여권도 없이 현관키 하나로 고수했다.
지나치게 고집스럽던 나에게 미련하다고 놀리던 친구들...
지금은 발바닥에 모터 달았냐구 얼굴 보여달라고 웃곤 한다.

집에 갇혀있는 동안 저만치 도망가버린 세상.
삼년전에 할일 다 마치고
아^^^ 난 자유다! 하며 두손 높이 치켜둘고
나와보니 난 구닥다리 아줌마.

먼저 컴퓨터 학원 일년 과정 마치고
싸이버에 입성.
와^^^^ 좋다.
요런 황홀한 세상이?
오예!^^^^^
하루에 몇시간씩 이구석 저구석
메뚜기가 풀밭을
헤쳐가듯 헤쳐가면서 듣고 보고 웃고 울고 하고 있다.

연필 잡는 법도 잊고 살다
글이란것도 가끔 이렇게 올려보고
다른님들 글에서 많은 세상사도 배운다.
가끔 잘못써서 혼도 나면서....
난 오늘도 비싼 수업료 치루면서 뒤늦게 세상을 배우고 있다.

카페도 만들어 운영도 하고 음악 방송도 하고...
가히 내 나이에 종횡 무진 바쁘게 뛰는 모습을 보고
싸이버의 어느 님..
나보고 광릉에서 언제 나왔냐 하신다
싸이버 천연기념물이라고....
어디서 이런글을 읽은 기억이 있다,
지금이 시작할때...그래 시작하는데 나이 제한있나?

사람보다는 우월하고...
신보다는 아래에 있는 요물단지. 컴퓨터...
누구는 컴이 미치는 사회의 병폐를 주장하고는 한다.
예전에는요...
앞집 순이 한테 사랑의 글 하나 보내려면
쓰고 찟고 ...
반복하다 전하지도 못하곤 했는데..
이젠 이름도 모르는 아저씨 아줌마들도 아바타에 크릭한번에
사랑의 연서가 전달된다나? 큰일 입니다.

어디고 신문화가 자리 잡을라면 과도기가 있는법
이제 싸이버 문화가 하나하나 자리를 잡아갈때가 된거 같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서로 공유하고
성숙된 교류가 이루어 진다면 얼마나 감사한 21세기의 선물인가?

난 아침에 일어나서 컴을 열면서 이소식 저소식 접하면서
오늘도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를 연다.








어휴! 어째 이런일이







어휴! 어째 이런일이... 첨산골



어제 저녁
늦은 시각. 밤 11:30 분쯤...

막 잠자리에 들어 살픗 잠이 들었을까?
갑자기 쾅!! 하는 소리에 벌떡 일어나 밖을 내다 보니...

잠궈 놓았던 대문은 열려있고 그곳에 있어야 할
자동차가 보이지를 않는 것이었습니다.
밖으로 나가려는데 아내가 앞서 나가 있었고.(대문 밖에..)

대문안에 주차해 놓은 차가 쭈르르 미끄러져
대문 밖에 세워둔 앞집 승용차에 부딪치는 소리가
그렇게 크게 들렸던 것입니다.

아이고 이걸 어째...

차를 주차해 놓은곳이 약간 경사가 지는데
아내가 차를 주차할때 P에 기어를 놓지 않고
D에 기어를 놓았던 모양이예요.
사이드 브래이크도 채우지 않고...

그래서 차가 조금씩 뒤로 밀리다가
대문을 박차고 나가 밖에 주차해 놓은
앞집 차를 들이 받았어요.

오늘 아침

앞집 차주인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정비공장에 차 수리를 맡기고.. (수리가 한 이틀 걸린데요 )
우리 차도 고치고

땀을 뻘뻘 흘리다가 이제서야 집에 도착하였습니다.
이제껏 수동기어 차로 운전하다가
오토기어 차를 사용하면서 생긴 첫번째 사고였습니다.

차에 시동이 걸린 상태에서는
D에 기어를 놓으면 밀리지를 않는데
시동이 꺼지면 P의 상태에서만 차가 밀리지를 않고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는 차가 밀린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어휴!
그 바람에 경제적, 시간적으로 얼마나 많은 손해를 보았는지...

차 운전중에는 당연히 조심해야 되겠지만
주차시에도 조심 하셔서 저와 같은 손해를 보지 마시라고
부끄러운 얘기를 올렸습니다.

님!들
항상 좋은 일만이 함께 하시길...











사랑하는 정아에게







사랑하는 정아에게



당신이 우리곁은 떠나
먼여행을 한지도 벌써 1년 반이나 지나고 있는 데,
나는 아직도 당신의 추억속에서 헤메고 있다오.

당신은 나의 마음입니다.
언제나 잔잔한 파도의 굽이마냥,
지긋이 미소짓는 아름다운 여운을 남기는
당신은 나의 반려입니다.

말없이 바라보는 당신의 눈에서
나는 무수한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그것은 어느 뉘도 들을 수 없는 우리만의 이야기로
어쩌면 차원높은 사랑의 연가인 아름다운 우리만의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고요히 당신의 마음속에서
알알이 들려오는 이야기가 내게로 전해 올 때,
나는 그 말을,
그 사연을
고운 비단에 꼭꼭 감싸 둔답니다.
혼자 있을 떄나,
괴로울 때나,
슬플 때에는
언제나 조금씩 펴 보곤 하여
나는 나의 불행을 잊어버리곤 한답니다.


당신은 나의 영원한 미소랍니다.
먼 하늘에 떠 있는 수많은 별들 속에서
그리고
외로이 별들의 흐름을 노저어 가는 달빛속에서
당신의 미소를 찾아내곤
구름에 가릴까!
별숲에 가릴 까!
안타까운 마음으로 기다리다간
당신의 미소를 찾아내곤 다시 가만히 웃어 봅니다.

이른 새벽에
길가에 이름모를
풀잎에 맺혀 있는 티없이 투명한 이슬방울에서 당신의 얼굴을 봅니다.
고운 님 여미는 옷깃의 손매무시처럼
따뜻하면서도 차갑고,
포근하면서도 자그마한
당신의 손길처럼
이슬방울이 살며시 내 얼굴에 닿여진답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습니다.
모두들 고개숙여 깊어가는 가을밤의 나래속에서
도란도란 조용히 음률을 타고 들려오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를 조용히 듣고 있답니다.
어느 뉘도,
어떤 악마도
뺏어 갈 수 없는
그리고
방해할 수 없는 우리만의 이야기입니다.
나는 네가 되고
너는 내가 되어
밤새워 끊임없이 들려오는
시냇가에 흐르는 맑은 샘물처럼
언제까지나 들려오는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랍니다.


당신의 맑고 밝은 눈은 내 마음의 창이랍니다.
명경지수의 물처럼 내 마음이 비추어
결코 탁해 질 수 없는 마음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당신의 눈망울에 이슬이 맺히면,
나의 온몸에 수많은 이슬이 젖어 온답니다.
당신의 눈물은 모든 것을 시들게 한답니다.

어쩌면 당신은
항상 고운 미소를 머금은
해맑은 눈동자의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은은한 향기를 내뿜어 주는 하이얀 백합일지도 모릅니다.

깊은 밤속에서도
당신은 환히 빛나고 있습니다.
오직 한사람을 위해서
어쩌면 일생을 피우고 있는
한 백합의 화신인지도 모릅니다.


당신은 나의 모든 것입니다.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모두 당신에게로 가고 있는
나는 당신의 전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당신의 웃음이 나의 웃음이 되고,
당신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가 되고,

당신의 슬픔과 기쁨은
나의 슬픔과 기쁨이 되어
당신의 무릎아래 살포시 앉아 있어 함께 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발자국이 두개의 발자국이 되고
두 개의 발자국이 네개의 발자국이 되어
언제나 함께 하는 당신은 나의 전부랍니다.



당신과의 추억을 그리며
옛날 우리가 읊어했던 이야기를 들려 드립니다.
부디 행복하고 편한 여행을 하소서.

나뭇골(목동)에서 김 정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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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치자꽃







엄마의 치자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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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치자꽃 설화 116.7*91 2000//최현식



제목 : 엄마의 치자꽃
원작 : 노희경
각색.연출: 김원탁


<공연장 내외부 스케치>

어른들을 모시고 오는 여성분들.
팔짱을 끼고 오는 모녀 지간인 듯 다정한 모습.

머리칼이 희끗희끗한 여자 친구들끼리.
그 모습들이 너무도 아름답다.


극은 시작되었고.
여기저기서 훌쩍 훌쩍거린다.
본인들의 이야기가 어디엔가 담겨져 있어서 일까?
우리네 일상이 비슷비슷해서 감동해서 그랬을까?




<줄거리>

세 모녀의 삶을 엮은 일부분의 이야기.
주인공 강 부자님(엄마 역)위암 판정받는 장면부터 극이 시작된다.

병에 대한 갈등과 아픔도 잘도 참는다.
남편의 외도(학력의 차)로 충격받은 아이들과 아내.

그래도 12년 동안을 한결같이 남편을 기다리는 여인.
60년대 정도 유행하던 맘보 춤을 배워 외로움을 그 탈출구로 삼았다.


시무룩한 엄마를 보면 딸들도 같이 맘보춤을 추면서 웃는다.
전화통을 닦으면서 행여 남편일까?
기다리는 엄마(공방운영).
이혼하여 친정집에 머무는 큰딸 희수(기자).


희수는 온통 신경을 전 남편한테 쓰면서도 아닌 척 한다.
가정의 평안을 위해서
부부간의 미묘한 알력이나 자존심 싸움은 금물인 것 같다.

엄마는 떠나간 아빠를,
언니는 헤어진 형부를,
기다리는 모습에 남녀간의 사랑에 회의를 느끼는
둘째 딸 지수는 동성애로 향한다.

모녀간에 사랑과 성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며
서로의 아픈 곳을 찌르면서 한바탕 싸움으로 이어진다.


집을 들락날락 거리는 지수.


어렸을 적 엄마가 잠시 장독대로 나간 사이
엄마 마저 혹시 자기를 버리고 떠날까봐 불안 해 한다.
그 불안은 계속 잠재의식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아빠로 인정하지도 않고 미워 하면서도
그래도 엄마가 가 버리면 아빠를 찾아 가겠다
라는 말에 진한 가족 애를 느끼게 했다.


엄마가 키우는 노란 치자꽃.
그 향기는 모르지만,
식용색소로도 쓰고,
종이 장판 물감용으로 쓰던 때도 있었는데,
그것인지?


어느 날 지수는 엄마의 구토와 괴로와 함을 보게 된다.
병이 악화 되여 이세상에서 쉼을 함께 해 보려고
모든 일을 뒤로 미루고 바닷가 로 여행을 떠나는 모녀.

사람은 물에서 태어나 물과 더불어 살고 물을 그리워 하고
물을보면 생각이 깊어져서 바다를 찾게 되나 보다.

그들은 지난날을 회상하면서 이야기꽃을 피우다
자식들한테 마지막으로 저금통장을 건네주는 어미의 마음.
아이들은 바다 품에서
그간에 얽매였던 생활을 털어 버리고 있을 때
엄마는 고통 속에 잠든다.


아-
그의 남편은?
애들 아빠는?
어디에 있나?
나는 찾았다.


끝내 모습은 안보이지만,
그는 행복한 삶을 살까?
사람들은 세상을 사랑의 힘으로 살아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빠진 가정 이지만,
엄마나 희수는 자기 일을 야무지게 잘하는 여성으로 비쳐 졌다.


으아!
곰은 이제야 감정이 북 바친다.


연출자 김 현탁 님은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진정으로 자아를 아끼고 사랑할 수 있는,
본인은 물론 누가 봐도
행복한 삶을 영위 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되었으면 하고 바랬다.




며칠 지난 후
우리 카페 문화가 산책 에서 소개된 셜리발렌타인을 모 tv 에서 볼 수 있었다.


김 혜자씨의 인터뷰를 겸한 주요 장면을 보여 주며 설명을 곁들였다.
모노드라마 형식 이였다.

그 작품 또한 45세 중년여인이 각자 사회활동하는 가족들을 기다리며
혼자만의 시간에 옆에 아무도 없으므로 자신은 누구인가?
알게되고 ,
가정에서 자기만 희생한양 남편을 비판하다
그리스 어느 바닷가로 여행을 하면서
그 비용도 남편이 마련해 준것......


남편도 불쌍한 사람이라는 소중한 깨달음으로 돌아온다.
가정에서의 역할분담.

그 곳 관람객들 모습 역시도 중년여성들 이였다.

첫 모노드라마를 단행 했던 추송웅님의 빨간 피터팬의 고백
그님의 우스꽝스런 얼굴이 신문에 났던 모습도 떠올랐다.


중년여성의 시간활용 어떻게 할까~
하는 것도 없이 조급한 마음과 세월만 흐fmsek.


노오란 은행잎과
열매가 밟혀서 풍기는 역한 냄새와
노란 치자꽃을 본 하루였다.
















골목안 풍경...





출입문마다

우유아줌마가 걸어준

주머니가 메달려있습니다.


24시간,

생활터로 떠나는 가족들과

만나는 일이 어려운 시대입니다.


열심히 우유를 넣고

서로의 거래에 관한 일은

메모지가 대화로 통 했습니다.


요즘,

주머니 속엔 우유보다

광고물이며, 잡물들로 가득합니다.


아줌마가 떠나고

우유 주머니가 시달리고

골목길엔, 대형마트 잔해물...

빈 팩들이 난잡하게 나 둥글고 있습니다.


세월 따라 역사를 말해주 듯...


우유 아줌마들에 발자취도

어려운 시대의 가난을 이겨낸

자랑스런 모습으로 떠오릅니다.



최 이 섭 글














물난리




국민학교 시절,
학교는 집에서 시오리길이었다.
킬로미터로 환산한다면 6km
시오리가 조금 넘는 거리라고 했으니 6km가 넘는 셈이다.

집에서 학교까지 가는 길에는 도랑 둘과 시내가 하나 있었다.
여름에 큰 물이 지면 도랑과 시내에는 흙탕물이 사람을 삼킬 듯 넘실거렸다.
어린 학생들은 어른들이 업어서 건네주었다.
물론 물이 사람이 건널 수 있을 정도였을 정도에 한해서다.
이상하게도 우리가 학교에 다니지 못할 정도의 큰 물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것은 아마 새마을 운동 덕분일거라는 나름대로 추측이다.


비가 많이 오고 큰 물이 도랑이나 시내를 넘실거리면 아버지들이 업어서 건네 주었다.
그렇지만 몇 개씩이나 되는
도랑과 내를 아버지 혼자서 건네 주기에는 멀고도 힘든 일이었다.
그래서
도랑이나 시내에는 가까운 동네 젊은 남자들이
학교에 가는 아이들을 업어서 건네 주기도 하고
유달리 힘 센 장정들이 따라와 건네 주곤 하였다.


오빠가 6학년이고 내가 2학년이었던 해였다.
그 해도 비가 내리고
어른들은 학교를 가기 위해 나온 아이들을 업어 시내를 건네 주었다.
어른 혼자서 건네 주기에는 아이들이 많았기에 아이들 수 만큼 어른들도 나왔다.
가장 영향력을 많이 발휘하는 집의 아이가 먼저 건너고 그 순서대로 건넜다.


그런데 그 해는 비가 좀 많이 왔던지
물살이 세고 물의 깊이도 어른의 허리가 잠길 정도였다.
아이를 업은 어른이
내를 바로 질러 건너지 못하고 사선으로 떠 내려가 건너편 둑에 아이를 내려 놓았다.
다 건너고 오빠와 나만 남았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우리 남매를 건너편 둑으로 건네 주려 하지 않았다.
어른들은 서로 눈치만 보면서 몸을 사리는 것이었다.

오빠가 등을 내밀었다.
키가 크고 덩지가 크다고 하지만 오빠는 겨우 6학년이었다.
나 역시 6학년인 오빠가 업기에는 컸다.
건너면서 떠내려 가면서 책보 두개를 비와 물에 적시지 않고 우리 남매는 시내를 무사히 건넜다.

그 때 어른들은
떠내려 가면서도
학교에 가기 위해
시뻘건 물이 몰아치는 내를
동생을 업고 물을 건너는 오빠와
그 어린 오빠의 등이 얼마나 안전하다고 오빠의 목을 감고
학교에 가겠다고 매달린 나를 바라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나는 지금도
소용돌이 치며 벙벙하니 흐르는 여름철 강물을 보면 그 때 그 생각에 잠긴다.


그 이후로 우리는
여름철에 비가 많이 와도 위험을 무릅쓰고 물을 건너지 않아도 되었다.
오빠는 중학생이 되어 나와 함께 학교에 갈 일도 없었고
어른들도 그 이후로는 빼놓지 않고 다 건네 주었으며
곧 이어 새마을 운동이 시작되어 다리들이 여기저기 놓인 것이다.

다리를 얼마나 많이 놓느냐에 따라
그 지역 국회의원의 능력과 새마을 운동이 잘 진척되고 있다는 성적표였던 것이다.


부실공사로 수없이 새로 놓기도 했지만
지난 해에 건넜던 그 다리는 무너질 염려는 없어 보였다.
다리 놓는 기술이 발전했고
냇물이 줄어들어 장마철에도
어렸을 적 만큼의 물이 흐를 것 같아 보이지 않았다.
가끔은
박정희 대통령의 새마을 운동 덕을 본 적이 있다면서
그 때 아슬아슬했던 이야기를 하며 쓰게 웃기도 한다.


우리 집은
고조할아버지께서 대원군도 허물지 않은
파 시조 할아버지의
사당이 있는 고향을 등지고 타향살이를 시작하면서
우리 집은 몰락한 양반가문이 되었다.

외가집 동네도 아니고
외가집과 같은 파가 사는 동네에
더부살이를 하면서 살았기 때문에(외가집 세력이 만만치 않았지만)
여름에도 보리밥을 먹지 않을 만큼 재력이 있어도 우리는 타성받이였다.

그래서 오빠가 나를 업고 떠내려 가면서 물을 건너야 했다.
어른들은 타성받이를 위해 목숨을 내놓기 싫었던 것이다.


올 여름 아직까지 노원구에는 큰 수해가 없다.
그럼에도 텔레비젼 뉴스에 나오는 강물에
왜 그때 그 장면이
선명하게 떠오르는지 모르겠다.


학교가 파하고는 어른들이 물을 건네 주어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나는 엄마가 사 주신 리본 고무신을 물에 떠내려 보내고 혼났다.
리본이 달린 고무신은 아무나 신는 신발이 아니었다.


가끔 학교에 갔다가
아니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 내를 건너야 하는데
그 곳은 항상 다리가 무너져 없거나
부서진 나무다리를 건너다
내가 떠내려 가거나 하는 꿈을 꾼다.

그 이후
길가 집 생활을 10년이 넘게 하면서
그 냇가에서
빨래도 하고 머리도 감았건만
그 때의 장면은
나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모양이다.


아직도 꿈속에서 물을 건너기 위해 애쓰고 있는 걸 보면.

꿈 속에서 나는 그 내를 한번도 건너지 못했다.











가을애상





♡ 가을 애상 ♡ -炅秀-

깊어가는 가을!

외롭게 떨고 있는

애절한 빈 가슴속

스산한 바람만이

가을을 저만치로 밀어낸다.


흩어지는 갈 바람에

애원이나 하듯

한잎 두잎 낙옆만이

지친듯 지천을 흔들며

애잔한 마음을 더욱 짓누른다.


갈바람에 코끝을 스치며

쓸어 내리는 지난날의 애상은

지척없이 흔들리는 실바람에

알 수 없는 진한 향내음되어

가슴속 젖은 마음 달래준다.


희미해진 지난날의 추억은

외롭게 떨고있는 달빛에

별들만이 옹기 종기 모여 앉아

쓸쓸함을 달래주듯

밤하늘에 등불되어 이밤을 밝혀준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은

소중한 내 마음속 곱게담아

차가워진 가을날의 달 그림자

훈풍으로 곱게 단장하고

가을속으로 흘러만 간다.


오늘도 그렇게 흘러만 간다...


200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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