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흐르는 물이어라
그리 급할 것도
그리 서두를 것도 없는
그저 흐르는 시냇물이어라

그렇다고  괜시리 머물것도
썩 바쁠 것 없는
유유자적한 물이어라.

 

엄동설한 모진바람엔, 꽁꽁얼어

동면에 들어가고

춥다싶으면 슬쩍 살얼음 지폈다가 

잠시 쉬다가고

봄이면 해동하여 흘러내리면 되고

 


흘러 흘러 내리면서

그 지경을 한뻠씩 늘려가며

이 세상 더러운 부유물 

말없이 다 수용하고

강이되고...바다가 되는

 

 

강물의 평화로움

그 여유도 기실은

강수심 그 아래로

무섭도록 깊은 결의로 쉬임없이
힘차게 도도히 흘러

 

 

너른 바다의 광장으로 나가
달빛에 춤을 추고
파도로 살아내다가

햇빛에 날개를 얻어
다시 물방울로
흐르는 물로
거듭 윤회하는

나는 나는 그냥 물이어라.

 

 

 

이요조/2005년 9월2일 아침에

 

 

 

 


..♬♬ Franz Liszt : '연습곡 No. 3, Un Sospiro'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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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사 비비추 꽃봉오리가 오르고 있엇다.

 



up카메라 접사모드


등나무 열매

 


의자를 놓고 올라가서 줌인으로...

 

 

 

 

 

 

 

 

 

 

 

 

 

 

 

 

 

 

 

 

 

 

 

 

 


시든 장미를 거머쥐고.....호박손


마지막 바위취 꽃


오래전 공란(임시보관함)을 부활 날자가 많이 틀리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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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헤는 밤
                                                                              -  윤동주  -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 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 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우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거외다.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948) -

    .
    .....
    까망 도화지 위에 물감을 뿌리고 후후 입김으로 불어 제치던
    그러다보면 머리가 띵-해 지기도 하던 .... 번져나는 불꽃언제나 멀리서 바라본 밤 불꽃놀이를 보면 두근대는 심장 소리는 어느새
    콩닥 콩닥 뛰는 내 유년의 기억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초등학교 미술시간 도화지 위에다 물감을 뿌리고 입으로후후 불면 번져나던 물감,그리고 또 반으로 접으면 [테칼코마니]기법으로 나비가 되던 매직 그림!마음대로 움직이게하고 자유자재로 가지고 놀던 꿈의 별자리들...도화지 위를 수놓던 내 어린 날, 동심의 한 컷!photo/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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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자욱한 날에

 


안개 속에서 불쑥 나타나서 눈에 불을 켠 자동차로 그렇게 나를 피투성이로 치어놓곤 스르르 안개 속으로 사라져갔다.

아무도 듣고 본 이 없는 단발마는 습한 안개 속에 잦아들고 시신 위로 축축한 안개비가 내리고 있었던 그날,

분명 죽었던 기억이 스멀스멀 살아나고 지워지지 않을 흉터는 켈로이드(keloid) 뱀처럼 부풀어 고개를 든 채 기어다녔다.

눈마저 잃어버린 뱀처럼 이리저리 내 혈관을 돌고 돌아서  아스팔트 위로 꿈틀~꿈틀~~,


안개는 그렇게~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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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개비꽃















푸른 달개비 꽃을 따 모아
짓찧어 즙을내어 잉크물을 만들면
펜을 적셔서
뭐라고 쓸까?
사랑한다고?
'.......'


차마 쓸 말이 없네
아직 말문 열,
인사말도 채
생각지 않았는데...
아소!
아소!
서러운
꽃잎은 지네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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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하르방     이요조

     

     

    툭 튀어나온 퉁방울 눈을

    부리부리하게 굴리면서,
    자루병같은 주먹코, 꽉 다문 입술 빙긋 웃는 듯
    축 늘어진 귀, 기이한 얼굴에 채양 짧은 벙거지
    그리고 양쪽 어깨를 치켜올린 듯 다소
    어줍잖은 모습이 기묘한 자세로
    두 손을 배에 나란히 모으고 서 있다.

     

     

    외세의 온갖 침탈과
    자연의 재해에도 굴함없이 싸워온

    온 몸에 바람구멍 불구멍 숭숭 뚫린 돌하르방은

    섬의 애환을 시치미 뚝 딴 뚱딴지 얼굴로
    정중감을 지어낸 해학적인 모습으로
    한결 멋들어진 품위를 머금고 섰다.

    의젓하고, 당당하게, 친근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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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을 위한 序詩     김춘수

    나는 시방 危險한 짐승이다.
    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
    未知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

    存在의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
    너는 이름도 없이 피었다 진다.
    눈시울에 젖어드는 이 無名의 어둠에
    追憶의 한 접시 불을 밝히고
    나는 한밤내 운다.

    나의 울음은 차츰 아닌 밤 돌개바람이 되어
    塔을 흔들다가
    돌에까지 스미면 金이 될 것이다.

    ..... 얼굴을 가리운 나의 新婦여,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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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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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철/차나무꽃/귤나무/돈나무/동백/비단잉어

     

    산다화는 동백꽃의 또 다른 이름이다.

     

    산다―화(山茶花)[명사] 동백나무의 꽃.

     

    지구상에 봄, 여름, 가을을 알려주는 꽃들은 많으나 겨울을 알려주는 꽃은 흔치 않다.

    그러나 겨울을 알리는 꽃들이 여러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동백나무이다.

    혹한의 날씨에 하얀 눈과 함께 어우러져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붉은 동백꽃을 보고

    있노라면 모든 이들의 시선을 잠시동안 머물게 한다.

    그래서 그런지..동백꽃을 찍는 내 손은 떨렸고 사진 역시 흔들렸다.
    꽃은 떨림으로 피어나고 떨어져 누운 꽃은 갸녀리게 울고 있었다. 
    때 아니게 만난 동백을 보고 누군들...손과 마음이 안 떨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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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에 닿을 수 있는 인생은
    아직도 쓸만하다.
    고통과 슬픔, 배신과 절망,허무와 혼란등으로 제조된
    지뢰가 늘 무시무시하게 깔려있는
    불길한 현실 속에서 영혼의 다리 한 쪽을 날렸다면
    바다에 다다르는 시간은 좀 축약될 것이다.

    바다로가서 짠물에 환부를 완전히 도려내고
    부활되는 영혼의 새 살과 뼈를 맞이하자.
    바다는 지구의 거대한 자궁이 선물해주는
    최후의 부활 프로젝트다.

     
    Let's Go!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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