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기형도
 
그는 어디로 갔을까
너희 흘러가버린 기쁨이여
한때 내 육체를 사용했던 이별들이여
찾지 말라, 나는 곧 무너질 것들만 그리워했다
이제 해가 지고 길 위의 기억은 흐려졌으니
공중엔 희고 둥그런 자국만 뚜렷하다
물들은 소리없이 흐르다 굳고
어디선가 굶주린 구름들은 몰려왔다
나무들은 그리고 황폐한 내부를 숨기기 위해
크고 넓은 이파리들을 가득 피워냈다
나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돌아갈 수조차 없이
이제는 너무 멀리 떠내려온 이 길
구름들은 길을 터주지 않으면 곧 사라진다
눈을 감아도 보인다

어둠속에서 중얼거린다
나를 찾지 말라......무책임한 탄식들이여
길 위에서 일생을 그르치고 있는 희망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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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La Strada)
 
..Caetano Veloso ...Gelsom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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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옵니다.
오늘 비를 맞고 있는 호박이 궁금해서 내다보았습니다.
마치 아가를 하나 비 오는 바깥에다 세워둔 것 같은 어미 심정으로....


부질없이 가을비가..
비가 자꾸만 내리는군요
가을비는 아무짝에도 쓸데가 없다고
농부의 딸인 울 엄니께서 입버릇처럼 그러셨는데,




.


    어제부터 쉼 없이
    비가 오니 자꾸만 계단에 서서 바깥마당 풍경을 훔칩니다.

    그저께
    여행을 떠나기 전
    걷어들일까 하는 마음에 사다리를 타고 올라 가
    호박을 현관지붕에서 내리긴 했는데
    아직도 시퍼런 줄기를 보곤 차마 끊어내질 못하곤 내려왔습니다.


    얼마나 줄이 튼튼한지...
    그냥 허공에 대롱거리며 매달려도 암시랑도 않습니다.
    꿈쩍도 못할 만큼..
    어미는 아가를 젖줄로 단단히 묶어 두었나봅니다.


    이산가족,
    사랑하는 자식을 북에 두고 온 어머니들은
    자나깨나 긴-그리움으로
    희미한 불꽃으로 그 생명 연명하다가
    만남 뒤엔...바로 훅- 꺼져버리던,  그런 허무를 주기 싫었습니다.


    호박잎은 첫서리를 맞아 다 스러졌지만
    줄기는 터지고 찢겨도 아직 할 소임이 남았다는 듯
    푸르게 싱싱합니다.


    흉터 투성이,
    정말 못난 곰보호박,
    그래도 지어미에겐 생명줄입니다.


    입동 지나 소설이 낼모렌데
    뿌리에서 줄기로 끈질기게 살아있는 모정이 기특해 보입니다.
    그 기대를 제 손으로 저버리기엔 차마 못할 짓이었습니다.


    호박을 아래에서 올려다보니...
    아직 탯줄도 끊지 않아
    마른 호박꽃잎을 궁둥이에 달고 있는 모습이
    우스워서 혼자 비시시 웃어보는 가을비 가슴을 적시는 날에,


    이요조




    아래 사진들/며칠 전, 호박을 끌어내리던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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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향과 조영남의 가을비 우산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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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나무

       

       

      암적색 오열을 참아 참아 삼키더니


      후두득 눈물로 떨구고 알몸으로 섰다.


      애써 푸른 치마로 숨기고 가려가며 키워 온

       

      발그레 환한 등불로 달린  감만 남겨둔 채,

       

       

       

      어쩌지 못할 이별의 흔들림으로

       

      무시로 쑤셔대는 동통의 반흔

       

      겨울 입구에서 서성이는 붉은 눈시울의

       

      어깨시린 모정,

       

       

       

      차마 사랑한단  말, 

       

      갈바람 드쎈  빈 가지에 

       

      삐뚤빼뚤 서툴게 걸어놓고

       

      웬일인지  자꾸만  울고있다.

       

       

       

      대신 철없는 저들은

       

      뭐가 그리도 즐거운지 까르르 깔 깔~

       

      너무 웃다 지쳐 새빨개진

       

      감!  감!  감!

       

       

       

       

       

      이 요조

       

    .

     

    .

    쇼팽  <녹턴 No.20 C#Minor>
     

     

     

     

    예로부터 감나무를 섬기듯, 효행으로 삼고 있습니다.

    먹감나무는 감나무가 오래되면 속이 시키멓게 됩니다.

    열매를 맺어 키우고 얼마나 속이 썩었으면 그 나무 등걸을 베어보면 속이 까매졌을까?

    마치 우리들을 힘들게 길러주신 부모님의 속마음 같습니다.

    그래서 제사상에는 꼭 감이 오른답니다.

    부모님의 은덕을 기리는 효행입니다.

     

    글/사진: 이요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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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남 시인

     

                                  1957 전남 장흥군 대덕읍 분토리 출생  
                             1985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1997 세계일보 신춘문예 시 <정동진역> 당선으로 등단  
                             1998 시집 '정동진역(민음사)'

                      1998   윤동주 문학상(우수상)수상  
                             2001 시집 '모슬포 사랑'(문학동네) 
                             2002   중앙문학상 수상 

                             2004   문학과 창작 작품상 수상

                             현재 중앙대학교 기획조정실에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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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최민식>사진작가

     

    슬픔도 가꾸면 재산이 된다 / 김영남

     

    귀하게 얻은 슬픔이란
    뿌리가 잘 썩는 분재 같아
    고운 흙으로 분갈이를 해주지 않으면
    내부 공간을 심하게 망가뜨린다.

     

    따라서 내부 공간을 가꾸기 위해서는
    보습용 물레방아, 흔들의자를 들여놓고
    대(竹)발로 밖을 차단해 놓은
    마음의 베란다 한 켠이 필요하다.
    자주 눈길을 주며, 웃자라거나
    삐져자란 슬픔을 다듬을 수 있도록
    예쁜 창도
    안으로 달아놓아야 한다.

     

    잘 보살핀 슬픔, 옹이가 곱게 앉은 슬픔이란
    거실, 현관, 정원, 옥상 어디에 내놔도
    주변을 깊고 넓게 변하게 한다. 값 비싼 난(蘭)처럼
    진한 향기를 감돌게 하고, 조용한 숲속으로 바꾸어준다.

     

    저기, 슬픔을 방치해
    내부 공간이 헛간처럼 망가진 사람이
    내부 공간 밖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

     


     

     
     

    밑에 관하여 / 김영남

     

     

    나는 위보다는 밑을 사랑한다

    밑이 큰 나무, 밑이 큰 그릇, 밑이 큰 여자……
    그 탄탄한 밑동을 사랑한다

     

    위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밑동도 다 넓은 것은 아니지만

    참나무처럼 튼튼한 사람,

    그 사람 밑을 내려가 보면

    넓은 뿌리가 바닥을

    악착같이 끌어 안고 있다

     

    밑을 잘 다지고 가꾸는 사람들 ……
    우리도 밑을

    논밭처럼 잘 일궈야 똑바로 설 수 있다

    가로수처럼 확실한 밑을 믿고

    대로를 당당하게 걸을 수 있다

    거리에서 명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밑이 구린 것들, 밑이 썩은 것들은

    내일로 얼굴을 내밀 수 없고

    옆 사람에게도 가지를 칠 수 없다

     

    나는 밑을 사랑한다

    밑이 넓은 말, 밑이 넓은 행동. 밑이 넓은 일……
    그 근본을 사랑한다

    근본이 없어도

    근본을 이루려는 아랫도리를 사랑한다

     

     


     

    아줌마’라는 말은 / 김영남

     

    일단 무겁고 뚱뚱하게 들린다.
    아무 옷이나 색깔에 잘 어울리고
    치마에 밥풀이 묻어있어도 어색하지 않다.

    그래서 젊은 여자들은 낯설어하지만
    골목에서 아이들이 ‘아줌마’ 하고 부르면
    낯익은 얼굴이 뒤돌아본다. 그런 얼굴들이
    매일매일 시장, 식당, 미장원에서 부산히 움직이다가
    어두워지면 집으로 돌아 가 저녁을 짓는다.

    그렇다고 그 얼굴들을 함부로 다루면 안 된다.
    함부로 다루면 요즘에는 집을 팽 나가버린다.
    나갔다하면 언제 터질 줄 모르는 폭탄이 된다.
    유도탄처럼 자유롭게 날아다니진 못하겠지만
    뭉툭한 모습으로도 터지면 엄청난 파괴력을 갖는다.
    이웃 아저씨도 그걸 드럼통으로 여기고 두드렸다가
    집이 완전히 날아 가버린 적 있다.

    우리 집에서도 아버지가 고렇게 두드린 적 있다.
    그러나 우리 집에서는 한번도 터지지 않았다.
    아무리 두들겨도 이 세상까지 모두 흡수해 버리는
    포용력 큰 불발탄이었다, 나의 어머니는.

     

     

                                                                         사진 <네이버 포토갤러리>
     
     

    누워 있는 것을 보면 나는 올라타고 싶다 / 김영남


    나는 누워만 있는 것을 보면 올라가보고 싶다.
    그 누워 있는 것들에 신나게 올라가서
    한번 가쁜 숨을 매몰차게 몰아쉬고 싶다.

     

    가쁜 숨을
    기쁘게
    내쉴 것들을 고르다 보니,
    나를 기다리는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누워 있는 침대, 누워 있는 천장, 누워 있는 하늘…
    저기 한 여자도
    한사코 누워만 있는 바위를 올라타느라
    가쁜 숨을
    크게 내뿜고 있다.
    여자가 슬슬 기어오르는 모습을 보니까
    귀엽다.
    용감해 보인다.
    아니, 불행해 보인다.
    세상에!

    오죽했으면 여자가 하늘을 올라타야 할까?

     

    나는 누워 잠자는 걸 보면 꼭 한번 올라타 보고 싶다.
    누워 있는 상사, 누워 있는 행정, 누워 있는 학문…

     

     

     

     

    빨래 / 김영남

     

    이렇게 모가지를 비틀면 어떡하냐고

    찔끔찔끔 눈물을 짜며

    그가 완강하게 버틸 때면,

     

    이놈 고분고분하지 않는다고

    시커먼 거짓말 뱉어내지 않고 끝까지 숨기고 있다고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두둘겨 패서

    질질 옥상으로 끌고 가 거꾸로 매달아버린다. 그녀는

    그러면 그는 그때서야 얘기를 꺼낸다

    정말 이렇게 나아가서는 안되겠다고,

    어떻게든 집안에

    평화의 깃발은 펄럭여야겠다고

     

    보라, 그녀는 그를 다루는 1급 기술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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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by Lee yojo

     

      '초록아, 네가 간다면'
              초록아, 네가 간다면 굳이 네가 간다면 바람 한 줌, 물 한 줌,

                흙에다 함께 묻어두고 가려마
              img75.gif
                달 밝은 보름밤이면 달빛을 모아 모아 땅속을 비춰주마 춥고 무서워
                          웅크린 씨알, 네게 안부를 물으마
                        img75.gif
                             네가 이 세상에 태어나 귀여운 손을 쏘옥 내밀며 연둣빛 미소를 보낼 때 
                             내게도 사랑이 움텄다.
                          img75.gif
                            그 사랑은 온통 푸르름으로 충만해오고 맑게 풋풋하게 어지러운 세상도 사랑하고
                            어즈버 내 生도 사랑했다.
                          img75.gif
                            뭐냐?  이 가을에,  다 떠나고...  다 변하고...   나는 전짓불을 들고
                            맨발로 어두운 숲 속에 나가
                          img75.gif
                            봄을 기다릴 들뜬 네게 조근조근 이야기로 기다림을 알게하고 웃자라지 않도록
                            야무지게 밟아주고 올 터이다.
                          img75.gif
                            긴- 기다림이란 웃자라면 지쳐 쓰러진다. 안으로 안으로 연둣빛이 행여나
                            새어나가지 않게끔,
                          img75.gif
                            가슴으로 꼭꼭 여며 숨겨 안아야 따뜻하게 살 부비듯 껴안아야
                            진정한 초록으로 키우는 게다.
                            img75.gif

                             

                             아래 이미지(2)는 따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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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 속으로 들어가기

                                 

                                 

                                오래된 낡은 가죽가방 하나만
                                어깨에 달랑 메고 더 늦기 전에
                                가을 속으로 여행을 떠나자

                                 

                                늘 주방을 벗어나지 못해 양념냄새 절은
                                질끈 묶은 파마머리 풀어 내리고
                                깃 세운 버버리 자락 날려도 좋을
                                 
                                겸허함과 감사함이 풍성하도록 일렁이는
                                저기 저 물든 숲을 지나
                                가을 속으로 여행을 떠나자

                                 

                                낙엽이 떨어져 곤한 몸을 누이는 날
                                동안 키워 온 그리움으로 
                                우리 서로 반가이 만나


                                테라핀油 냄새 묻어날 것 같은
                                유화처럼 화려한 가을 풍경 속으로
                                어깨 나란히 하고 들어가자.

                                 

                                단풍으로 물든 숲길을 지나
                                자연 속으로 손잡고 가보자
                                너도나도 그 자연의 일부분인 것을

                                더 늦기 전에
                                낙엽이 다 떨어져 버리기 전에
                                가을 속으로 여행을 떠나자.

                                 

                                낡은 가죽가방이

                                낙엽과 잘 어울릴 것 같은 

                                가을해 비낀 오후에,

                                 

                                 

                                 

                                글/이 요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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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랫글에 연이어,   '박건호와 '시월에 마지막 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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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

                               

                                                                                            詩 이요조

                               

                                 

                                아내는 자다 말고

                                詩가 마려우면 슬며시 방을 빠져나간다.

                                불을 켜기 미안해서다.

                                 

                                 

                                '헹, 자다 말고 웬 詩? 지가 무슨 시인이라고'

                                목구멍에 뱅뱅 걸려도는 소리지만

                                돈이 안 드는 거라 늘 꿀꺽 삼킨다.

                                 

                                 

                                어느 땐 아예 노트를 베게 밑에 두고

                                어둠 속에서 자다 말고 긁적인다.

                                비늘이 안 떨어지는 거라 꾹 참아준다.

                                 

                                 

                                만약에..만약에 말이다.

                                거꾸로 내가 詩를 쓴다면 말이다.

                                우리 집은 가관도 아닐 꺼다.

                                 

                                 

                                식탁 위엔 그나마 간간이 오르던

                                삼겹살 대신  맥없이  詩같은

                                푸성귀만 겨우 오르내리고

                                 

                                 

                                제대로 못 자 누렇게 뜬 푸석한 내 얼굴을

                                바라보기만 해도 넌더리를 냈을 거다.

                                아마도...내 아내는,

                                 

                                 

                                 

                                 

                                 

                                 

                                가정:만약에 내 남편이 글을 쓴다면 아마 틀림없이 이렇게

                                썼을 것이다. 

                                 

                                 

                                ................................................................................................

                                 

                                 

                                 

                                 

                                 

                              가정 (假定)이 가정(家定)으로 바뀌었다.

                              이 사실을 안 '박 석수'씨는 책을 다시 보내주면 인쇄 스티커를 덧붙이는

                              작업을 해서 다시 보내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번거로운 일이라 포기했다.

                              빠른 소포로 인쇄 활자紙를 보내왔건만... 대충 붙이다 말았다.

                               

                              어제...오랜만에 묵은 책을 뒤졌다.

                              '박 건호'씨가 생각난 김에...

                              '박석수' 그도 건강하게 어딘가에 살아있다면 참 좋겠다.

                              가정 (假定)이 아니라...

                              그의 행복한  가정(家定)에서...................................................../이 요조

                               

                               

                               

                               

                               

                              ※원문......약간의 수정

                               

                              너지?, 낙엽

                               http://ncolumn1.daum.net/dist/commentLogin?eid=0KaI5&sid=02GYe&skin=t02&color=gr

                              '박건호와 '시월에 마지막 밤을' /아랫글 참조

                               



                              < 출처 : 천녀유혼 ~ 인간의 길 O.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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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경 문고리 잡은 날,

                               

                              사진,

                              좋아라 하지만 얼떨결에 좀? 찍힌 것 같다.

                              별다른... 준비도 없었고

                              그냥..어두운 장식장 위에 얹혀진 것 뿐~~

                              소경 눈에도 쬐끔은  멋난다. 흐~~~

                               

                              해서 두 장 다 캡쳐!/흐~~ 못말려 ^&^

                              .

                              둘 째

                               

                               

                              home on the range

                               

                              Oh, give me a home, where the buffalo roam,
                              where the deer and the antelope play
                              where seldom is heard a discouraging word,
                              And the skies are not cloudy all day
                              Home, home on the range
                              where the deer and the antelope play
                              Where seldom is heard a discouraging word,
                              And the skies are not cloudy all day.


                               

                               
                               
                               
                               

                               

                              늦둥이 호박

                               

                               

                              "어머니..이 호박은 왜...저 호박처럼 누우렇지 않아요?"

                              막내가 물었다.

                              "음...그건,,먼저 태어나고 나중 태어난 차이란다. 그러니 햇볕을 많이 받고 안 받고의 차이지~~~"

                              "안 이쁘자노..."

                              '헉...하고보니 이상하네..그려 뭐라고 둘러대지?'

                              "그래도 머...맛은 차이없다. 사진 찍어놓으니 때깔만 곱구만..."

                              궁색한 답변이다.

                              늦게 태어난 막내(3)앞에 대답이 쪼까...거시기했다.

                               

                               

                              .

                              첫 째

                               

                               

                              더 늦게 아무도 몰래 들어 선 진짜 막내,

                              깜쪽같이 아무도 몰랐다.

                              지붕위에 숨어서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서 모습을 찍었다.

                              "쯧..쯧...불쌍하게도 등나무에 찔려서 군데군데 상처 투성이네~"

                              그래도 신통한 것이...늦게 달렸다고 넌출이 아직도 푸르고 싱싱하다.

                               

                               

                              .

                              셋 째

                               

                              일찌감치 끝낸 호박줄기는 벌써 시들어 가을걷이로 끝났는데...

                              이리 태중에 숨겨두더니...아직은 젖을 물리는지...호박넌출은 건강하게도  파랗다.

                               

                              .

                               

                              어미가 자식을 살리는지...

                              태중 자식이 어미를 살리고 있는지...

                              입동이 낼 모렌데...

                              호박 뿌리쪽에 낙엽을 쓸어다 이불처럼 듬뿍 덮어주었다..............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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