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리움이 숨어든 곳은 내 속 어딘가에 은밀한 여우굴이다.
첨엔 그렁저렁 예쁜 듯 눈물방울에 매달렸더니
언제부턴가 어금니 아래로 엎디어 숨었다.
꽉 깨물면 그런대로 견딜만 했다.
그러더니 명치아래 부근 어딘가로 숨어버렸다.
영판 사라진 줄 알고 완전 잊고 살았다.
그런데 그만 며칠전 판도라의 상자를 열 듯
여우굴을 건드리는 사단을 내고 말았다.
물은 냄새나서 못 삼키고 죽은 죽어도 못 먹겠고
내 침대 머리맡은 온통 빈 속에 삼킨 약냄새로 비위를 거스르고
이삼일만에 4킬로가 빠졌더랬고 다시 ㅡ
내 입으로 물을 마시자 1킬로 회복!
내 손으로 수저를 들자 1킬로 회복!
일주일을 앓고났지만 아직은 자꾸만 눕고 싶고
앉고 싶은 두 다리만 회복하면 된다.
그리움의 여우굴은 절대 잊어라!
망각하면 더 좋다.
그래야만 괜찮다.
ㅡ
9월 마당에 핀 흰 옥잠화가 섪다.
2018,09,16 이 요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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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戀詩를 즐겨 쓰는 까닭은?|이요조 戀詩 모음집2004.02.14 01:04:29
소설은 인과론(원인과 결과)을 구사하지만, 詩는 그 걸 뛰어넘는 비약이란 날개를 단 자유로움이다. 글을 쓴다는건 어떤 image든 가져와선 확대, 축소, 변형시킬 수 있어야 한다. 즉 픽션이 가미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text의 매혹이 있어야 하므로.... *< 등단시 남편에게 그 공을 돌리며>* "언제나 이 모든 것을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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