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글씨

 

  

지난번 여행길에서 우연히 만난  나의 감동이자,

기억 저편에 싸늘히 잊혀져가는 애인이었다.

애인!

몇 년이 될지...아니면 평생을 같이 갈지 모르겠지만

나의 새로운 동반자를 기억해 냈다.

여행은 그래서 좋은 것이다.

무언가를 마음이란 그릇에 담아 올 수 있어서....

 

 

낯 선 여행지의 생경한 풍경

그런 것 보다 그들의 작은 친절이, 말없는 배려등 등이

더 기억에 오래 오래 남을 수 있는 여행!

나는 호텔 베드위에서 만난

종이학도 반가웠고

길가에 서있는 간판 글씨에도 매료되었다.

 

 

호텔룸에서

눈쌓인 하얀 경치를 무심코 보다가

멋진 글씨를 보았다.

먹음직 스럽다.

魚活鮮

글자 그대로 물고기가 살아서

아름다운 글씨를 만들고 있었다.

스시(초밥) 그림까지...

 

 

 어쩜!!

회초밥이 그대로 연상되는 그림이...

먹물 묻힌 붓자국~

한 획으로 입맛을 돋구다니!!

 

 

뜨겁지않은 애인은 이미 애인이 아닌 것을...

내, 다시 사랑을 하리라~~

화풍병이 톡톡히 들긴 들었나 봅니다.

아침에 눈을 떠도 먼저 생각이 나고 자나깨나 ...확실히 열병에 빠졌습니다. 

요즘 곰팡이 핀 붓을 다시 재정비

사군자부터 기초를 다지느라 열심을 냅니다.

 

퇴근무렵에 식탁에 밥을 차려두고 사라진

마눌을 이해하는 남편이 고맙습니다.

 

맛있는 요리가 전부가 아닌

맛있는 인생을 살고시퍼

맛있는 그림과 글씨를 요리할 요량입니다.

 

이 글은

새로운 애인과 함께

여러분 앞에 서약하는....언약식입니다.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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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로비에서*

 

 

내일이 동지고

낼 모레 글피가 크리스마스 이브고

난 아직 크리스마스 트리도 만들지 못했다.

 

나, 늙었나보다.

 

언니는 영감 할멈(죄송)둘이서 (다니러 올)손자 손녀를 위하여

머리맞대고 몇날 며칠을 공작시간을 가지듯

손수 인형도 만들어 달고 하더니만...

 

나는 공백기다.

 그럴 손자도 없고,

내 아이들은 다 컸다.

 

내게는 마당에 세 번째 말리고 있는 무시래기가 트리고

시들은 수국대에서 내년을 기약하며

매서운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잎새들아 아직 봄이 멀었단다. 가만히 엎드려서 봄을 기다려야해~)

빨간 신호등을 켜놓고 주의를 알리는 새순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일본에서 본 호텔 로비의 크리스마스 트리

빨간 장미보다 내겐 더 눈부시다.

 

 

올 겨울은

그저 내 마음에 트리나 환히 밝혀야겠다.

 

 

블로거 친구 여러님들~

즐거운 연말연시 되시고 희망찬 2008년을 해처럼 품으소서

 

 

 

 

 

 

 화분에 심어져서

여름내 갈증에 고초를 겪다가 가을비에 겨우 살아나자

야속한 쥔장이 미안스런 마음에 안으로 들여 놓은 고추

아직 살아있다.

한 열흘 전에도 꽃을 피우고 열매를 코딱지만하게 달았다. 

이 고추만 봐도 <미안해>말이 술술 절로 나오니....

내겐 ...이 이상 더 좋은 트리가 어디 있을까?

 

새해부터는

남을 배려하고

잘못이 있다면 사과 할줄을 알고

먼저 손을 내밀어야겠다.

 

 

년 전에 강에서 줏어온 돌로 만든 돌멩이 십자가도 내겐

마음 속의 크리스마스 트리다.

 

글:사진/이요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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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땡 감을 먹으며*   

         


        어머니는 떫디떫은 땡감을 즐겨 잡수셨다.

        어머닌 왜 입 안 가득 떫음으로 무거운 

        못 먹을 것을 드시는지 몰랐다.

         


        내 어머니에겐 타관객지 도시생활에서

        나락 익는 냄새 구수한 친정으로 내닫고 싶은

        목을 꺽꺽 막던 향수의 출구였음을 이제야 안다.

         


        그 때 어머니 나이보다 훌쩍 더 넘어버린 나는

        어쩌다 떫은 감만 보면 덥석 깨물어 보는

        이 맛은 내 어머니께로 달려가는 그리움일 될줄이야~

         


        목젖까지 뻑뻑하게 무거운 떫음으로

        멈추지 않는 딸꾹질처럼 달려오는 그리움!

        아! 어머니~

         


        이 떫은 땡감을 뭔 맛으로 드셨을까

        행여 살다가, 살다가 가슴 터억 가로 막히는 날

        그 때 수월하라 연습하셨을까

         


        글:사진/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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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수능일이다.

수능일 그날 새벽에 비가 내렸나보다.

천지를 노랗게 물들이던 은행나무가 훌훌 옷을 내어던지고,  나무들도 잎들을 떨어뜨리고 나목으로 섰다.

연민에 서로 떨어지지 못하는 낙엽들, 나무와 낙엽들의 떨어지기 아쉬운 이별의 눈물들이 지난밤, 한꺼번에 다 내렸다.


잠이 도통 오지를 않는다.

밤을 하얗게 밝히고 병원 아래에 있는 약국을 먼저 가서 물었다.

<수면유도제, 처방 없이 살 수 있어요?>

해서 단 돈 1,000원을 주고 나는 잠을 사왔다.


집에 들어서자 발에 밟히는 낙엽들....낙엽들,

나는 일 년치 잘 빌려 쓴 빚을  갚기로 했다.

무덥고 긴- 여름 내내 그늘을 주고 신선한 공기를 나눠주던 나무들,

그 낙엽을 모아두었던 낙엽들을 모아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물은 한대야 가득 떠다놓고 나는 가을을 보내는 축제를 나 혼자 벌인 것이다.

어지러웠다. 마당 청소하랴, 불 지피랴

요즘 목줄이 풀린 채로 내싸두었던 똘똘이는 신이 났다.

엄마가 마당에서 자기와 놀아주는 줄 아는 모양이다.

눈물 그렁한(그 넘은 매번 그렇다) 눈으로 그윽히 눈 마주치기를 하잔다.


.

.

.

그 건 어제 일이었고

낮에는 마당 치우느라 고단했을 터, 지난 밤 잠자리에는 10시경에 잘 들었는데,

오늘은 새벽에 잠이깨어 뒤척이다가 도대체 다시 잠이 오질 않을 것 같아 일어나 버렸다.

시계는 4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얼추 3시경에 깼나보다.


힘들다.

책을 만들 원고도 실상은 요구한대로 다 올렸는데

나 스스로 뭐가 빠지고 뭐가 없다며 내가 딜레이 시켜가며 자진 납세다.


�까?

스트레스 받아가면서?

가슴 밑바닥 앙금으로 가라앉은 상처를 건져내기가 내겐 무척 힘겨운 일인가보다.

딸에게 보내는 엄마의 편지를 쓰게 된 동기를 프롤로그용 원고로 써달란다.

아마도 그 게 제일 비중이 큰가보다.


다 나은 듯 보이는 상처의 딱지를 역부러 건드려서 선연하게 붉은 피를 내어 보이는 일이다.  내겐....

그 일이 두려워 나는 차일피일 핑계거리를 대는지도 모른다.

어둑새벽에 일어나 앉아 물기 젖은 마음을 티슈로 닦아내듯 지긋이 눌러본다. 

과연 잘 하는 짓인지...


이맘때면 원고를 다 넘기리라 넉넉잡았던 여행 일정이 빠듯하고 나는 그 앞에서 초조하다.

탈고 기념으로 내게 내리는 상이다.

비록 짧은 여정이지만 김해공항에서 20일 아침 비행기로 출국하는 여행이다.

그러자면 19일전에 일손을 놓고  떠나야한다.


그 기일 안에   깊숙한 곳을 휘저어 올린 앙금을 다시 바라볼 일이 무척 두려운게다.

어차피 뿌우옇게 일으켜 세운 기억의 편린들!

낙엽과 함께 활활 불에다 태워버리고 이젠 기억속에서 영영- 지워버릴테다.


이번 가을은 보내기가 무척 어렵다!

연거푸 오는 불면의 밤을 마중물로 캄캄하게 깊은 내 기억의 펌푸질을 시작하고 있었나보다.

오늘밤에는 준비했던 약을 먹고 깊은 잠에 빠져야겠다.

그러면 마음이 좀 편할란가..... 

 

 

2007,11,16일 

 

 

 

 

 

 

 

 

 

매미굼뱅이

 

봄이면  때 아니게 마른 사사의 잎을 잘라주어야 한다.

겨우내 푸른색으로 잘 버텨주던 사사( 조릿대 원예종)는 이른 봄 찬바람을  막으며 그 속에서 새 잎을 자라게 하고 저는 그제사 말라 시들어진다.  때아닌 봄에 시들은 사사잎을  잘라주어야 한다.

마당 한켠에 사사 잘라낸 것을 썩으면 화단에 거름으로나 쓰려고 (실은 내다버릴 쓰레기 봉투값도 아깝고) 두었다가 어제 그냥 태워버렸다.

그런데 그 속에서 이런 굼뱅이가 나오는 게 아닌가?

아마도 추측컨대 매미의 굼뱅이 같다.

열심히 낙엽을 나르는 작업중이라  나중에 어디 묻어주어야지 하다가....하다가.....

이노매 건망증!

내 발로 밟아 버렸나보다. <오호! 애재라!>  불태우려던 낙엽에 묻어 오는 지렁이도  들어내어 버렸거늘....

내가 너를 밟다니~~

 <참말로 미안쿠나!>

.

.

그랬는데, 또 있다.

또 한 마리가 있는데, 이 넘은 움틀 움틀 움직인다. 내게서 아주 무서운 살의를 느낀게야!

미안쿠나,  좋은 장소로 데려다 줄께....구겅이를 조금 파내고 굼뱅이를 눈히고 낙엽으로 잘 덮어주었다.

어느정도 움직일 수 있으니 저가 더 좋은 곳으로도 이동할 수 있을 것이다.

봄에 죄 잘라놓은 대나무 잎 같은 사사잎이 마치 잘 마른 지푸라기 검불 같아서 거처하기에 좋았을 게다.

날이 어느정도 밝으면  내다 보고 와야겠다 지난 밤에 추웠을 텐데....

 

(방금 나가보았다. 덮었던 낙엽을 헤치니 얼었는지..미동도 않는다. 낙엽을 충분히 더 덮어주고는 큰 돌러 그 부근을 약간 비켜서 눌러 두었다. 똘똘이는 먹을 것을 숨기느라 걸핏하면 마당 여기저기 구덩이를 잘 파기 때문이다.)

 

 

꿈틀거리며 몸을 좌우로 흔들어 댄다.

매미유충이 맞다면 이런모습으로 3년내지 7년을 견뎌야 된다는데....

네 안태자리를  내가 동티를 냈구나!!

<정녕 미안타....>

 

 

 

낙엽태우는 연기도 많이 마시고 보니 어지럽다.

지난 밤을 제대로 눈 붙이지 못한 탓인지 몇 번이나 핑글-  아득한 현기증을 느꼈다.

연기로 뿌옇던 다라이 물이 말끔해졌다. 불 태우는 중에도 낙엽은 계속해서 떨여져 내렸다.

 

목줄이 풀려 요즘 살맛 난
마당의 똘똘이도
물 위에 뜬 한 올의
터럭으로
분명

동.

참.

했.

다.
                                                              .

.

.

.

.

.

after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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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내 무더위에 지친 나는 가을 속에서 드러눕다.

가을을 앓느라...어지럽다.

 

딱히 아픈 곳도 없이 그저 아프다.

병원도 못가고 그래서  그 이유를 가을에  게긴다.

 

나는  며칠 전에 찍어 둔 사진을 걸어두고

<팔월대보름에 정월대보름을 준비한다>고 쓴다.

적고보니 대단한 카피라이터의 문구같다.

 

딴에 맞는 말이다.

젊어서 노후를 장만하라는....우리나라는 급속한 실버국가로 변한단다.

인구 10명당 노인이 한 명이랜다. (ec~ 나둔데...)

 

나는 경제만 생각하면 머리부터 아프다.

돈얘기만 할라치면 나는 도망부터 간다. 마치 예리공포증인 내가 예리한 무엇보다 더 무서운 게 돈이다.

(ㅎ~ 돈 얘기 할라고 한 게 아닌데....) 저 위에 문구가 그렇다는 것이다.

진즉 그 이치를 깨달았으면 난 지금쯤 블로그 따위와 씨름하며 살지도 않았을텐데 말이다.

 

아주까리잎을 조금 (쌔벼오듯)따와서 정월대보름 나물거리로 말리며 생각해낸 말이다.

던져놓고 보니 맞는 말이긴 하다.

 

울 친정엄니가 그러셨다.

정월 대보름날은 머슴이 문 기둥을 잡고 우는 날이라고.....왜요? 했더니 보름을 지내고 나면 농한기가 끝난단다.

바로 담날로부터 산더미같은 농삿일을 또 우예 지을꼬 해서 운단다. 문설주를 부여잡고 서서 운단다.

 

아직 추울텐데 무슨 농사일이요? 했더니 그 때부터 준비해야 된다신다. 퇴비를 준비하고 아무튼 농사일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란다.

정월대보름은 그러니까 추수가 풍성한 한가위를 준비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제 가을장맛비(?)도 그쳤으니 대보름 나물이나 슬슬 마련해 보아야겠다.

가지도 말리고...

호박도 말리고...무도 말리고...

아직은 채소가 금값이다. 좀만 지둘리면 나아질테다.

 

삶아논 밤을 아무도 손대지 않는다.

누가 그랬다 그 걸 말렸다가 나중에 망치로 살짝깨어 알을 걷어내어 밥에다 넣어 먹는다고....

나는 망치질이 두려워 가위질로 분질러놓고 말리고 있다.

 

가을볕에는 뭐든 잘 마른다.

오늘따라 웬지 축축한 내 마음 한 언저리나 말려봐야 겠다.

빨래처럼 뽀얗게 고실고실...하도록!!

 

몸살인지 뭔지

타이레놀만 집어먹고 나는 가을 속에서 어찔거린다.

마치 술먹은 사람마냥 어지럽다.

누우면 가구들이 살아 움직여서 내가 일어나 앉았더니 좀 덜하다.

 

가을볕이 깊다.

그 깊숙한 속으로 잡념의 그림자가 짙다.

우울이 나를 메다 꽂는다.

그래, 말리자!

말려버리자.

 

우리집 철없는 <다산드라> 감나무는 어쩌자고 작고 여린 가지가 찢어지도록 매달고 섰다.

<메친년, 제 몸이나 잘 돌볼 것이지....제 분수를 알아야제.....>

 

괜히 가을 허공에다 종주먹을 댄다.

밉다던  그늠은 아예 빚받으러 온 늠처럼 기일게 드러 눕는다.

뭍사람들 우울모드로  전염시키느라 힘들었는게비!

<너도 어지럽구나 그렇지?>

 

 

 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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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이 오려네~

 

<마리의 우울>

쥔님, 나 시집 좀 보내주셔요, 에효효,,,,,또 가을인데....지가여 중년으로 접어든 건 아시는지?

 

       

       

       

      <가을>

       

      감을 세다가...

       


      쉰 개 넘은 듯 달린 감을

      세다가, 세다가 고개만 아프고

      헷갈려서 관두었다.



      다닥다닥 감처럼 달린 내 나이

      세다가, 세다가  허리만 아프고

      이젠 고만 세기로 했다.



      몇 번째 가을인가?

      애써 기다리지도 않았는데

      세어보기에도 지친 가을은

       


      또 하나 더 보태주려

      연착없는 기차처럼 달려와서

      나는 가을을 앓는다네.



      덧없이 빠른

      이노메 세월은 어찌

      감기몸살이나 휴가도 없누?



      글/이요조

 <감>

서서히 붉은 빛이 돌려고 한다.

 수수하게 생긴 감잎의 단풍은 참으로  곱디곱다.

속으로는 감처럼 빨간 열정을 품고 있음이라!

 <가지>

꽃이 하 예뻐서 한 그루 얻어다 심었더니 반그늘인지라 앙증맞은 꽃만 피워 올리다가

가을이 되니 종당에는 지늠도 결실이라고....

 

장독간에 차즈기도 꽃을 피우고~

 

 담쟁이는  무엇에 데인 듯....화들짝 단풍이 든다.

 

가을은 가을 그대로 충분히 아름답다. 

 

가슴 한 켠이 휑-해서 그렇지... 

 

 

글:사진/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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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텨는 아직도 명절휴가중

 

명절 앞두고 컴텨가 심심한지 자주 커서가 얼음땡, 놀이를 하자했다.

마음은 바쁜데....무시하고 추석명절 준비를 하고....

 

중간중간 컴텨를 키면 또 얼음땡놀이를 하자하고 ......명절지나고 열어보니...영 삐쳐버렸다.

 

오늘 아침 컴텨 가게 아저씨를 부르니....아직(명절휴가중)이다.  내 문서에 자료 사진을 죄 쏟아 부었는데....큰 일이다!

지금은 아들방,

 

이상한 일이다.

다 같은 컴텨라도 제 께 아니면 글이 통 써지질 않는다.  늘 다니던 목욕탕이나 미장원이 문을 닫으면  다른 데를 오도가도 못하고

뱅-뱅...맴만 도니...  나만 그런 건 아닌가보다.

교회를 가도 늘 앉은 자리에 그 사람이 앉았고, 목욕탕을 가도 우연히 그 요일에만 만나지는 사람,  또 늘 그 자리에 앉아 있다.

나 역시나 앉았던 자리를 찾아가 앉지만,

 

대단한 삶의 관성!!

도저히 멈출래야 멈출수가 없는....

명절이면 고향을 찾아가고 ..... 명절음식을 만들어야 하고....기름냄새를 풍기고, 과일들이 왔다 갔다하고,

 

오늘 아침 TV동물의 생태를 보면서(아마 어디 섬이었지) 애터지게 알을 부화해서 새끼를 기른 오리엄마.....육지에는 여우에게 시달리고

뒤뚱거리는 새끼들을 데리고 겨우 바다에 도착해서 안심하는가 싶더니 갈매기가 나타나서는 나머지 새끼 두 마리 마저 채 가고 마는....

오리엄마의 좌절!! (말못할 고통! 비애)

 

그걸 보면서 왜? 애터지게 새끼를 낳아 기르나 싶었다, 그냥 저들끼리만 편하게 알콩달콩 살지(그게 생태계의 약육강식의 먹이사슬이고...본능인 것을) ...싶다가도 사람은 어디 안 그런가?

애써 새끼를 낳아 힘들게 가르치고 기르고 대를 잇고 가계를 이루고.....그나마 만물의 영장 사람이라 조상을 기리고  산소를 찾고,

 

제사가 없다지만 나는 해마다 명절이면 똑 같은 음식을 마련해왔다.

늘 그래왔기에 멈출 수가 없다.

 

한 달 전 쯤 높은 곳에 뭘 올려놓고는 의자에서 내려서다가 치마가 걸려 찢겨나면서 나뒹굴어진 다리의 타박상이 이젠 멍이 가시고 그 흔적이 본인 아니면 모를 정도로 흐릿해졌는데.... 웬걸 그 자리가 후끈후끈 열이 나면서 벌겋게되어  성이 나서 다시금 부풀어 올랐다.

아마도 이젠 거의 낫아가던 근육타박상이 갑작스런  부산한 움직임에 자극을 받았나보다.

 

힘.들.다.

 

아무런 준비를 안해도 나무랄 사람 아무도 없건만,  친정 울 엄니도 아버지가 지차(둘째)라 그냥 차례지내러 큰집에 가시면 될 것을.... 조금씩이라도 골고루 늘 마련해 두시곤 큰댁으로 가셨다. 집에 남겨질 아이들을 생각해서....

 

그냥 큰집에서 차례지내고 가져온 음식을 먹이지 않으시려는 마음에서 그러셨을 게다.

나 역시 아이들이 때가되면 명절 음식을 알고 명절 음식의 추억에 헛허해 하지않도록 꼭 같이 만들어 먹이고픈 마음에서다.

 

종교는 기독교지만 햇반, 햇과일을 앞에두고 솔직히 부모님 생각이 난다.

 

제사란 그런 것 아닐까? 시작은 다 그런 마음에서 비롯된 것일텐데.....

비록 차례상은 없어도 부모님 대접하는 마음으로 나는 명절 음식을 정성껏 마련해 보았다.

<에이....하루면 지나갈 것을...>

 

 

글:사진/이요조

 

 

 

 

 방금 고쳤습니다.

늘 컴텨를 켜두고 주방일을 하다보니~

열받아서 그런 것 같다네요!! 큰 고장은 아니랍니다(오후3시)....

겨우 명절 연휴 동안만 반짝하더니....가을장마 시작인가요?

 

 죄송합니다. 원고 준비중이라...조금 신경을 썼습니다.<엄마의 요리편지 에세이>

사진과 글, 자랑이 아니라 작업이오니 너른 아량으로 봐 주시기를...

 

 고함을 지릅니다.

빗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겠지만....

방금 쓴 장문의 글을 다 날려 버렸습니다.

전화를 하니 <파워>쪽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네요!

얘를 병원에 보내얄란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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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날, 청계천 풍경  (0) 2007.07.16

 

 

 

목사님예,

마 이라는 것도 죄가 되능기라예?

 

울시어무이 가신지 얼추 일년이 되어가지만 추석은 처음 인기라예~

즈그아부지 친구가 울산에서 배농사를 짓는데예

울 어무이 잡수시라고 해마다 요맘때면  그리 A등급은 아니라도

자세히 봐야 마른 상채기 있을락말락한 거로

한 상자씩 늘 보내주능기라예~

 

울어무이 배를 엄청 좋아하셨는데...

어무이 가시고 올 해는 안 보내줄줄 알고 기대도 안 했는데...

방금 택배로 받고보이 눈물 먼저 왈칵 나능가라예!

 

살아생전 곱살시리 해 드린 것도 읍꼬

가끔 정신을 놓을 때,  저지리만 할라카믄 빽빽 고함만 냅다 지르던  왈패가튼 며느리~

솔찌키 울어무이 언능 돌아가시마....두 다리 뻗고 만사 내세상이 되어 편할 줄만 아랐어예~

 

<살아생전에 잘해 드려라~ 돌아가시고 나면 후회한다>

주자십회훈(朱子十悔訓)이나  네 부모를 공경하라 (엡6:1-4) 아니라도 노상 듣던 소리...그 소리!

 나이만 먹었지 바보가튼 지는,

고부간에는 영판 씰데읍는 소리로 알았다 아입니껴...

 

근데...근데,

막상 가시고 낭께 뭔지 모를 허전함에

마....몇 년 더 살다가시도 될낀데....쪼메마 더 사셔도 될낀데 싶더라고예!

 요즘도 종종 함께 계시는 듯한 착각이 듭니더,

저 혼자 밥먹다가...빨래를 개키다가

마당을 쓸다가

문득 문득 어무이 생각이 많이나예~

 

귀도 잡순 어머이 땜새 안그래도 큰 목소리가  더 더 커진

며느리...목소리  내싸 지를데가 없다는 사실에

가슴을 저미는 후회가

가슴패기에다 소금을 내지르는 것처럼 쓰립니더.

 

.....

 

배상자를 열고예

어무이 드리는 거 처럼 깎았어예

 

어무이는

아니 아부지까지도 독실한 크리스챤이라예

아예 먼저 가신 시어른 유언 받들어

우덜은  1주기 추도예배만 드리고는 암것도 없능거라예~

철없는 메누리는 좋아라 속으로는 만세를 불렀는데...살다가 봉께..그 것도 아니네예.

 

배가 마악 도착했는데...

울어무이에게 배 맛은 꼭 쫌 보여드렸으마 좋겠고...

그래서 깎았씸더!

<어무이~ 말봉씨네 수확한 뱁니더! 그 중 젤 좋은 늠은 아니라도 올 농사지은 배 때깔도 좀 보시고, 맛도 좀 보시이소!!>

하고

어무이 쓰시던 방에 갖다 드렸어예!

 

꼭 그라고 싶은데 우얍미껴?

 

<어무이? 말봉씨네 배가 차암 달지예?>

 

 

 

 -바보, 메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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